앞서 언급한 영화 「인터스텔라」의 처음 부분에는 인상적인 두 장면이 나온다. 하나는 자동차로 달려도 달려도 지평선 너머 끝없이 펼쳐지는 옥수수밭의 풍경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병충해 때문에 북미에서 더이상 밀 경작을 하기 어려워지자 주식이 옥수수로 바뀐 탓이다. 다른 하나는 동네 야구처럼 진행되던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경기가 갑자기 불어닥친 모래폭풍 때문에 중단되는 장면이다. 기후변화 때문에 야외 스포츠 같은 행사와 오락이 예전처럼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알려주는 모습이다.
-알라딘 eBook <코로나 팬데믹과 한국의 길> (황정아 외 지음) 중에서
지난 4월 28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이해관계 대립으로 미뤄졌던 대규모 국책사업도 신속한 추진으로 위기 국면에서 경제 활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밝혔고, 경제부총리와 관계 장관들도 건설, 석유화학, 철강 산업계 지원 같은 대책들을 강구하고 있다. 오히려 ‘그린뉴딜’이 아닌 ‘토건뉴딜’로의 회귀이며 더 많은 규제 완화, 더 많은 온실가스 배출과 환경파괴를 야기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5월 말에 와서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의 결합으로 정리되고 이에 따라 추경도 편성되었지만, 여전히 과감한 사회 ‘계약’(deal)도 없고 그럴싸한 ‘새로운’(new) 사업도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알라딘 eBook <코로나 팬데믹과 한국의 길> (황정아 외 지음) 중에서
팬데믹 시기 의료는 미증유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 20세기를 거치면서 의료는 전통적인 의사-환자 간의 영역에서 국가, 병원, 보험, 전문직 등 다양한 요소가 집결·개입되는 영역으로 변모하였다. 팬데믹 시기를 통과하면서 의료는 어떠한 변화를 거칠까? 방역의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면서 의료는 이제 필수적인 안보 역량으로, 정부와 사회의 긴밀한 통제가 필요한 분야로 정립될 가능성이 크다. 국가에 의한 계획과 기술에 의한 개입은 더욱더 의료의 주요한 요소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알라딘 eBook <코로나 팬데믹과 한국의 길> (황정아 외 지음) 중에서
재택근무는 기업 내, 기업 간 불평등을 심화할 수도 있다. 재택근무는 기업 종사자들을 기업 내에서 자주 보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계층화할 수도 있다. 재택근무자가 할 수 없거나 미뤄두는 필수적인 조정 업무나 잔 일감 처리는 온전히 비재택근무자의 부담으로 떨어질 것이다. 재택근무 가능성이 높은 대기업과 재택근무 여지가 없는 중소기업 사이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재택근무는 관계 지향보다는 업무 지향을 강조하여 능력주의를 확산시키고 불필요한 회의나 대면접촉을 줄여 생산성을 높이며 값비싼 사무실 비용을 줄일 수 있으나, 대면접촉에서 오는 창의와 혁신, 그리고 협력을 줄인다는 단점도 있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 말대로 정해지지 않은 시간과 공간에서의 불특정한 만남으로부터 창의성이 나온다.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 속에서 협력이 가능하고 혁신도 그 과정에서 나오며, 이러한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은 작업실에서 이루어진다
-알라딘 eBook <코로나 팬데믹과 한국의 길> (황정아 외 지음) 중에서
감염병의 유행으로 수개월간 공공기관이 폐쇄되고 상거래의 형태가 바뀌고 모임이 줄어들었다. 그간 사람은 마치 생물 가운데 우위에 있는 존재인 것처럼 굴어왔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을 최소화하자는 방역지침은 한 사람이 존엄한 인격체일 뿐 아니라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숙주이며, 그 존재 자체가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생물이라는 것을 각인시켰다. 한 사람이 말을 할 때 뿜어대는 침방울이 얼마나 많은지가 친절한 그래픽과 함께 알려졌다. 우리가 신체의 다양한 증상을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생물이라는 점이 더욱 선명해졌다.
-알라딘 eBook <코로나 팬데믹과 한국의 길> (황정아 외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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