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건강 격차 - 평등한 사회에서는 가난해도 병들지 않는다
마이클 마멋 지음, 김승진 옮김 / 동녘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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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격차, 또는 건강 불평등은 교육 수준, 직업, 소득 수준과 같은 사회경제적 조건에 따라 건강 수준이 차이를 보이는 현상을 일컫는다. - <건강 격차> 중에서

건강 불평등을 다룬 책 가운데 그간 학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어 왔던 책은 1980년 영국에서 발간된 《블랙 리포트Black Report》(영국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한 더글라스 블랙 경Sir Douglas Black이 위원장을 맡은 보고서)였다. 앞으로도 《블랙 리포트》가 건강 불평등 문제의 가장 중요한 역사서 자리를 유지하겠지만, 일반 대중을 위한 건강 불평등 책자의 자리는 당분간 마이클 마멋의 《건강 격차》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 <건강 격차> 중에서

우리는 그 여성이 우울증을 갖게 된 원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누구이며 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되면서 나는 정신과 의사가 되려던 생각을 바꿔 질병의 사회적 요인을 연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나중에는 정책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옹호advocacy 활동에도 나서게 되었다. 이 책은 그 옛날 시드니의 황량한 진료소에서 시작된 오랜 여정의 결과물이다. - <건강 격차> 중에서

그러고 보니 내가 본 환자들의 압도적 다수가 사회적으로 취약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극빈자라고까지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우울증 여성의 남편도 직업이 있었고 이민자들도 새 사회에서 자리를 잡고자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사회계층 사다리의 낮은 쪽에 있었다. 우울증 여성에게 벌어진 모든 일, 즉 구타당하는 아내, 감옥에 간 아들, 10대에 임신한 딸은 사회계층 사다리의 아래쪽에서 더 흔하게 발생한다. 그러니까 나는 사회적 불평등이 현실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를 보고 있는 셈이었다. 낮은 사회적 지위는 빈곤만큼이나 심각하게 건강을 해치고 있었다. - <건강 격차> 중에서

의사는 병을 고치는 사람이다. 물론 병은 고쳐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활습관과 건강이 사회적 여건과 관련된다면, 그 여건을 향상시키는 것은 누구의 일이어야 하는가? 나는 사람들이 건강해지게 돕고 싶어서 의사가 됐다. 그런데 병에 걸리고 난 다음에 그 병을 고치는 것이 일시적인 해법밖에 될 수 없다면, 병을 일으킨 여건을 고치는 일에도 의사가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 - <건강 격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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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정신의학의 탄생 - 광기를 합리로 바꾼 정신의학사의 결정적 순간
하지현 지음 / 해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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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 직접 전기충격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부작용은 피할 수 없는데, 바로 기억력 상실이다. 단기적으로 일시적인 기억상실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바로 회복되고, 지속되더라도 6개월 안에는 회복된다. 하지만 기억상실은 꽤 불쾌한 경험이기 때문에 전기충격의 세기를 최소화하고, 파동을 반복적 단파로 하고, 전기 자극을 한쪽이 아니라 양쪽에 균일하게 나눠서 주는 등 치료법을 개선함으로써 과거에 비해 기억상실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리고 사망률은 전신마취나 출산 때보다도 낮아서 환자당 0.01퍼센트 수준이다. - <정신의학의 탄생> 중에서

수용소에서 프랭클은 그동안 연구해 온 심리학 이론과 정신의학적 개념을 집대성한 원고를 옷 깊숙이 숨겨놓았지만, 그 옷을 잃어버리면서 원고도 함께 없어져버리고 말았다. 망연자실한 프랭클은 완전히 원점에서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자기가 직접 보고 들었던 것들, 경험했던 것들을 기반으로 새로운 책을 쓰려고 생각한 것이다. 그 원고를 갖고 있었다면 그 내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겠지만, 몽땅 잃어버린 덕분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 <정신의학의 탄생> 중에서

인간은 끊임없이 삶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고 그것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그다음에는 ‘왜’에서 ‘어떻게’ 살아야 좋은 삶인지 자신만의 답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삶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지가 아니라 삶이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왜 살아야 하지?"라고 질문하기보다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내 삶에 ‘답을 해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그래야 올바른 행동과 태도를 구체적으로 찾을 수 있고 현실적인 방법이 나올 수 있다. - <정신의학의 탄생> 중에서

죽음의 문턱에서 몇 년간을 버티면서 가족의 생사도 모른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겪은 찰나의 감정과 사고가 바로 로고테라피의 씨앗이 된 것이다. 프랭클의 삶 자체가 로고테라피에서 말하는 ‘삶의 의미를 찾는 것’과 ‘그 의미를 삶에게 들려주는 실천’을 보여준다. - <정신의학의 탄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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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정신의학의 탄생 - 광기를 합리로 바꾼 정신의학사의 결정적 순간
하지현 지음 / 해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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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런 실험을 시도할 수 있을까?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다. 아기에게 혐오스러운 자극을 줘서 놀라게 하는 조작적 실험은 비윤리적인 측면이 크다. 특히 실험 참가자가 실험 내용을 충분히 알고 그 위험성에 대해 동의해야만 진행할 수 있는데, 앨버트는 그런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고, 어머니 펄 바저는 존스홉킨스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로서 교수인 왓슨의 제안을 거절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 실험을 정말로 ‘공포증을 만드는 것’이 가능한지 재현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 <정신의학의 탄생> 중에서

윤리적 원칙을 저버리고 얻어낸 결과물은 아무리 훌륭하고 탁월하다고 해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개인의 양식에만 맡기지 않고 연구 심의 위원회에서 연구 계획의 윤리적 부분을 미리 검토하고, 그 계획이 준수되는지 감독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생명 존중이기 때문이다. - <정신의학의 탄생> 중에서

볼비는 애착 이론을 정립하면서 어린 시절의 엄마와 아이 사이의 안정적인 상호관계가 정상적인 심리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입증했고, 이를 이론으로 정리했다. - <정신의학의 탄생> 중에서

이러한 현상을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 또는 위약(僞藥) 효과라고 한다.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 그리고 왜 좋아질지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한 논리가 버무려져서 약을 먹거나 수술을 받지 않아도 실제로 증상이 호전되는 것이다. - <정신의학의 탄생> 중에서

최근 뇌영상학이 발전하면서 위약을 복용한 후 뇌를 관찰해 보니, 진짜 약을 먹었을 때와 같은 변화가 관찰되었다. 정신이 믿는 대로 몸이 반응한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 <정신의학의 탄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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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정신의학의 탄생 - 광기를 합리로 바꾼 정신의학사의 결정적 순간
하지현 지음 / 해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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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의 등장이 정신질환의 치료 대상을 넓히고 그 장벽을 낮추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인간의 괴로움은 뇌의 생물학적 기능 이상만 밝힌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환경이나 개인의 심리 상태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으므로 복합적으로 이해하고 치료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 <정신의학의 탄생> 중에서

우리는 아이들이 책상을 어지럽히면 공부할 준비가 안 되어 있다고 탓한다. 그렇지만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의 책상을 보면 정신없이 복잡하고 전혀 정돈되어 있지 않았다. 그는 그런 산만한 책상 위에서 상대성이론을 발견했고 세상에 널리 알렸다. 아인슈타인의 책상을 보면 ADHD로 진단받을 정도였다. 그의 일대기를 보면 시간 약속을 매번 놓치고, 산만하고, 관심 있는 것 외에는 지나칠 정도로 무관심해서 가정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의 엄격한 정신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비정상이라 할지 모르지만, 그는 천재였다 - <정신의학의 탄생> 중에서

정신의학적 측면에서 ‘정상’이란 사회적으로 ‘평균값’ 안에 들어가는 것을 일차적인 기준으로 삼는데, 그 사람의 창의성이나 재능을 평가하는 부분에서 정상과 비정상의 개념은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리는 우리와 다르게 보이는 사람을 ‘다름’이 아니라 ‘비정상’으로 보고 싶어 한다. 이것이 정신의학의 테두리 안에서 과학과 의학이라는 포장지에 가려지면 희생자를 만들어낼 가능성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정신의학의 탄생> 중에서

사이코패스’란 단어는 1801년에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 필리프 피넬(Philippe Pinel, 1745~1826)이 처음 사용했다. 그는 정신이 혼미한 섬망이 아닌 상태에서도 광기를 보이는 사람이 있는데, 정신분열증 같은 질환이 없고 이해력도 충분한 상태인데도 사회통념에서 벗어나는 행위를 하는 사람을 사이코패스라고 지칭했다. 어쨌든 정신(psycho)에 병(pathology)이 있다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 <정신의학의 탄생> 중에서

이후 프랑스에서는 최면 요법의 이론적 토대를 탄탄히 만들어낸 두 흐름이 등장했다. 하나는 장 마르탱 샤르코라는 살페트리에르 병원 원장으로, 여성 히스테리에 관심이 많았다. - <정신의학의 탄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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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어떻게 일할 것인가
아툴 가완디 지음, 곽미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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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글을 쓰라." 여러분을 겁줄 생각은 없다. 블로그에 올릴 다섯 문단 정도의 글이든, 전문 저널에 실을 논문이든, 아니면 독서 모임에서 낭송할 시 한 편이든 무엇이든 괜찮다. 무조건 써보라. 완벽을 기할 필요는 없다. 그저 여러분이 속한 세계에 약간의 관찰을 가미한 정도면 충분하다. - <어떻게 일할 것인가> 중에서

유효한 해법을 찾는 일은 어쩔 수 없이 느리고 어려운 과정이다. 그렇지만 나는 더 나아질 수 있음을 직접 보았다. 천재성은 필요 없다. 필요한 것은 성실함이다. 도덕적 투명성이다. 새로운 사고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꺼이 시도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 <어떻게 일할 것인가> 중에서

가장 단순하고 상식적인 이야기로 비치겠지만 의사가 따라야 하는 원칙은 바로 이것이다. 늘 싸우라는 것.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밤낮없이 찾아보라는 것. 나는 이 원칙에 공감한다. 우리가 도울 수 있는 환자인데도 포기하고 마는, 실수 중의 실수를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 <어떻게 일할 것인가> 중에서

한때는 의사로서 가장 힘든 싸움이

기술을 터득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비록 일에 자신감이 붙기 시작하려는 찰나

실패를 겪고 좌절하곤 하지만 말이다.

내가 깨달은 바로는, 의사라는 직업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는

능력 안의 일과 능력 밖의 일을 아는 것이다. - <어떻게 일할 것인가> 중에서

새로운 사고는 실패를 찬찬히, 심지어 극단적으로 반추하여 새로운 해답을 찾으려는 지속적인 노력에서 나온다. 분명 쉽지 않은 자질이긴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3부에서는 분만 방법이나 낭성섬유증 같은 불치병 치료에 혁신을 불러온 의료인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우리 가운데 더 많은 이들이 그처럼 할 수 있을지도 살펴본다. - <어떻게 일할 것인가> 중에서

개선은 끝없는 노동이다. 세상은 혼란과 분열과 짜증 나는 일투성이이고 의료계도 예외는 아니다. 의료계에 종사하는 우리도 한낱 인간에 불과하다. 때때로 길을 잃고 나약하고 타산적이다. 그렇지만 의사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자신의 삶이 타인과 과학, 그리고 그 둘 사이의 복잡한 관계에 묶여 있다는 뜻이다. 즉, 책임지는 삶을 살아가야만 한다. 여기서 책임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이 일을 하는 순간 우리에게 주어진 몫이다. 문제는 그러한 책임을 받아들인 상태에서 어떻게 이 일을 잘 해내느냐 하는 것이다. - <어떻게 일할 것인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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