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서 무엇을 들어 낼 것인가 - 세계적 작곡가의 음악 사용 설명서 음악의 글 3
에런 코플런드 지음, 이석호 옮김 / 포노(PHONO)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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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점은 작곡가에 따라 구사하는 음향의 요소가 다르다는 것, 그리고 음향을 사용하는 방식이 여러 작곡가의 서로 다른 스타일에 있어서 중대한부분을 차지하므로 감상하는 입장에서도 그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것입니다. 따라서 독자들은 음악 감상의 가장 일차원적인 층위에 대해서도 더욱 의식적인 접근을 하는 편이 도움이 되는 일임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 P55

저는 일반적인 개념 정도에서 선을 그어야 한다고 봅니다. 음악은 변화무쌍한 것이어서 평온함과 활기참을 나타낼 수도 있고, 후회와 승리감을 노래할 수도 있으며, 분노와 기쁨의 표정을 지을 수도 있습니다. 음악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미묘한 차이를 통해 이 외에도 수많은표현의 대상을 거느립니다. 심지어는 세상 그 어느 언어로도 안성맞춤의단어를 찾을 수 없는 그러한 뜻마저 품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음악입니다. - P57

반면 베토벤은 그가 음악을통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꼬집어 말하기가 쉽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음악가들이 열이면 열 베토벤이 차이콥스키보다 더 위대한 작곡가라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언제 들어도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은 음악은 머지않아 지루한 음악이 되고 맙니다. 그렇지만 들을 때마다 의미가 조금씩 바뀌는 것 같은 음악은 그만큼 긴 생명력을 유지할수 있겠지요. - P58

자기가 쓰고 있는 음악에 황홀해하면서도 동시에 냉정하게 평가하는자세를 잃어선 안 되니까요. 주관적 태도와 객관적 태도는 음악을 만드는 입장에서도, 음악을 듣는 입장에서도 반드시 고루 겸비해야 할 자세입니다. - P63

인식의 폭을 넓히기 위해 깨어 있는자세를 가질 때만이 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가 가능하니까요. 그저 듣는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들어 내려 노력해야 합니다. - P64

다만, 어쨌든 결국 작곡 방식을 결정하는 건 작곡가의 몫입니다. 어떤 방식을 택했느냐가 중요한 건 아닙니다. 중요한 건 결과물이니까요. - P67

주제는 잇따르는 음표의 집합체라는 사실을 언제나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셈여림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그러니까 당당한 듯 세차게 연주하거나 주눅 든 듯 여리게 연주하는 것만으로도 같은 주제의 정서적 느낌이 바뀌곤 합니다. 곁들이는 화음을 바꿔서 주제에 새로운 느낌을 부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리듬 처리를 달리하면 자장가였던 것을 출정의춤곡으로 탈바꿈시킬 수도 있습니다. 모든 작곡가가 주제의 변형 가능성을 유념하고 곡을 씁니다. 우선은 주제의 본질적인 특성을 간취하려 하고, 그러고는 주제에 어떤 수작을 부릴 수 있을지, 그럼으로써 어떻게 주제의 본질적인 특성을 잠깐이나마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 P70

작곡가가 낙점한 구조와 형식이 어떤 것이건 간에 한 가지 절대로잊어서는 안 될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제가 작곡을 배우던 젊은 시절만 하더라도 ‘거대한 라인la grande ligne‘이라는 명칭으로 통했던 바로 그것이 형식 전체를 관통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 ‘거대한 라인‘이 정확히어떤 의미인지 일반인이 납득하도록 설명하는 건 무척 까다로운 일입니다. 음악 작품이라는 맥락 속에서 거대한 라인은 우선 느낌으로 다가와야 제대로 이해가 가능합니다. 굳이 말로 하라면 부족하나마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잘 쓰인 곡은 음악의 흐름-최초의 음표에서부터 시작해 최종 음표까지 이어지는-이 뚜렷하게 느껴진다고 말이지요. - P77

제 이해가 틀리지 않는다면, 예술 음악에 있어 거의 모든 리듬적 윤곽은 박자와 리듬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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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 현상학 뉴아카이브 총서 6
미셸 앙리 지음, 박영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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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 현상학은 질료적 혹은 인상적 ‘구성요소‘로서 아래-놓여있는 것, 즉 모든 초월성에 대한 근본적인 환원으로부터 유래하는주체성의 본질의 해방을 의미한다. - P29

제화하는 것이다. 다른 한편 철학적 의미에서 현상학의 대상은 현상이라는 말의 일상적인 의미에서 구성되지 않는다. 현상학의 대상은 현상으로, 더 자세히 말하면 이 순수한 현상성이 스스로를현상화하는 본래적인 양태이다. 현상학의 대상은 "어떻게 안에서의대생‘objet dans le comment " 그것의 증여의 ‘어떻게‘ 안에서 대상, 즉 ‘어떻게‘ 그 자체이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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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서 무엇을 들어 낼 것인가 - 세계적 작곡가의 음악 사용 설명서 음악의 글 3
에런 코플런드 지음, 이석호 옮김 / 포노(PHONO)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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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청취라는 본분에 충실한 관객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사실 이러한결핍은 간과할 수 없는 중대한 문제다. 음악 생산의 과정에서는 듣는이의 역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 P34

어쨌든 청취자는 작곡가, 연주자와 함께 음악을 떠받치는 세 솥발 가운데 하나이니 말이다. 수준 높은 음악이생산되고 그것을 제대로 향유하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한다. 훌륭한 작품이 눈부신 연주를 통해 빛을 보길 기대하는 것이 모든 관객의 심사겠지만, 뛰어난 청취 또한 필요하다는 점을이해하는 관객이 과연 그중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 P35

음악으로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많은 이들이 그저 감정이라는욕조 속에 들어앉은 채 소리에 둘러싸이는 감각적 차원의 반응에만 안주하고 만다. 하지만 음악에는 질서와 체계가 있음을, 음악은 감각적 호소력뿐만 아니라 지적인 호소력 역시 가지고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 P35

하지만요점은, 작품이 가지는 특성과 작품이 지니는 목적 사이에는 결정적인상관관계가 있으며, 그러한 암묵적 목적을 얼마나 성실하고 훌륭하게 실현했느냐 하는 것이 작곡, 연주, 청취 각각의 성패를 가른다는 사실이다. - P36

‘지적인 음악 감상의 기초를 최대한 뚜렷하게 정립한다‘는 것이 이 책의목적입니다. 음악을 ‘설명‘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가 그 일을 다른 사람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우쭐댈 수도 없는 형편입니다. 하지만 음악 감상에 관한 책은 열이면 열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교육자나 음악평론가의 입장에서 문제에 접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이 책은 작곡가의 관점에서 쓴 책입니다. - P39

기회만 주어진다면 아마 모든 작곡가가 진지한 음악 애호가에게 다음 두 가지 중요한 질문을 하리라 봅니다.
1. 진행 중인 음악에서 모든 걸 들을 수 있습니까?
2. 음악의 진행에 정녕 민감하게 반응합니까?
이 질문은 달리 말하면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1. 일단 음표만 놓고 보면 조금도 놓치지 않고 들을 수 있습니까?
2. 음악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망설여집니까, 아니면 스스로의 감정적 반응을 명쾌하게 납득할 수 있습니까? - P40

진정한 음악 애호가는 옛날 것이건 요즘 것이건 가리지 않고 예술의 모든 형태에 친숙해지고자 하는 압도적인 열망을 가진 사람인 경우가 많습니다. - P41

음악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싶다는 욕구를 만족시키려면 듣는것만큼 중요한 일이 없습니다. 음악을 듣는 것을 대신할 수 있는 행위란없다는 말입니다. 제가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모든 것 또한 이 책 바깥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경험에 대한 내용입니다. 따라서 이 책을 손에 쥐고있는 독자들도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음악을 듣겠노라 굳은 결심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 P47

머리를 사용해 음악을 들을 줄 아는 사람 혹은 그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최소한의 필요조건이 딱 하나있습니다. 어떤 선율을 들었을 때 그것을 선율로서 인지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 P49

음악을 이해하는 지름길이 있다고 믿는 작곡가는 하나도 없습니다. 듣는 이를 위해 그들이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작품 속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지적하고 그것이 거기에 있는 이유를 알려주는것입니다. 나머지는 오롯이 듣는 이의 몫으로 남습니다. - P52

음악을 듣는 가장 단순한 방식은 음향 그 자체가 주는 순수한 즐거움을 좇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음악 감상의 감각적 층위입니다. 다시말하자면 그 어떤 방식의 사고도 배제한 채로 음악을 듣는 것이라 할 수있습니다.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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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 현상학 뉴아카이브 총서 6
미셸 앙리 지음, 박영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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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장에 ‘후설의 복귀‘는 방법론의 발명, 특히 철학의 본질이 밝혀지는 질문의 발명에서 유지되는 지성의 힘의 복귀이다. 현상학은 독일 관념론이 19세기에, 경험론이 18세기에, 데카르트주의가 17세기에, 토마스 아퀴나스와둔스 스코투스가 스콜라 철학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고전철학에 속하는 것처럼 20세기에 속할 것이다. 이제 현상학도 저 위대한 사유의 모델들처럼 과거에 속하여 찬란하고 지고한 사유들의화랑에 한 자리를 차지하지 않겠는가? - P9

현상학의 갱신은 오늘날 하나의 조건에서만, 현상학을 궁극적으로 결정하는 질문, 그 철학의 존재 이유이기도 한 질문 자체가 갱신된다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 여기서 갱신은 확장, 교정, 더 나아가 다른 것을 위해 현상학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의존하는 것을 전복해서 모든 것이 변화하는 방식으로 현상학을 근본화하는 것이다. - P10

다시 말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나타남 그 자체와 관계한다. 이 후자를 통각하고 그 자체를 분석하는 것은 역사적인 현상학에 대한 진정한 기여가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현상학의 주제이다. 그런데 이것은 전통적인 철학의 문제 제기, 즉 고전적인 의식이나 그리스적 진리의 문제로 돌아가는 것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 P10

물질 현상학은 이 비가시적인 현상학의 실체를 지시할 수 있다.
이 실체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라 어떤 정감un affect), 더 자세히말하면 모든 정감을 가능하게 하는 것, 궁극적으로 모든 촉발과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물질 현상학의 관점에서 현상학적인 실체는 삶이 자기를 느끼는 정념적인pathétique" 직접성이다. 이런삶은 정념적인 밀착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며, 이런 방식으로 삶은본래적인 현상화의 ‘어떻게‘에 의한 현상성 그 자체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 P12

역설적이게도자기 속에서 자기하고만 관계하는 삶만이 유일하게 가능한 상호주체성을 완성할 수 있는 환경e milieu을 제공한다. 그런데 이 역설은, 삶이 자기에 이르고 자기의 고유한 존재를 획득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내재적인 주체성의 시련‘épreuve‘ 에서라는 것을 이해하면 생각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다. 이 시련으로부터 자기는 자기이고, 이런 방식으로 자기는 자기로부터 불어나고 성장한다. 이것은 이 장의 두 번째 텍스트에서 다뤄지는 것으로, 특히 타자의 ‘존재‘를 촉발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자기 속에서 본래적으로 도래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여기서 자아와 타이는 공통의 탄생, 즉 같은 본질을 가진다 - P16

다시 말해 모든 것은 삶으로 기울고 삶 속에 존재하며 모든 것은 살아있다.
물질 현상학의 과제는 거대하다. 그것은 실재를 사유하는 것이문제인 경우, 지금까지 무시된 현상들의 질서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하는 것이다. 실재의 각각의 영역은 새로운분석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분석은 실재 속에서 그것의비가시적인 영역으로까지 나아가야 한다. 이것은 또한 결국 살아있는 우주로 우리가 물질적 자연이라고 부르는 것과도 연관된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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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서 무엇을 들어 낼 것인가 - 세계적 작곡가의 음악 사용 설명서 음악의 글 3
에런 코플런드 지음, 이석호 옮김 / 포노(PHONO)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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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플랜드는 그 자체로 우리 음악의 역사이자 우리의 집단적 음악 양심을 대변하는 인물이었다. 전시와 평시平時를 불문하고 코플런드는미국이라는 나라가 겪고 있는 느낌에 목소리를 부여했다. 그가 쓴 사실상 거의 모든 작품에서 우리는 코플랜드만의 개성이 배어나오는 것을 직감할 수 있다. 한마디로, 코플런드의 음악은 오로지 코플런드만이 쓸 수있었다. - P7

결국 핵심은 음악에 집중하는 것, 그리고 음악을 즐기는 것으로 압축된다. 코플런드는 음악을 그저 생각없이 흘려듣는 대신 정신을 집중하고 들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이 특별한 음악가는 본 저작을 통해 작가로서의 또 다른 목소리를우리 모두에게 들려준다. - P11

과거의 음악을 어떻게 들어야 할 것인지(그리고 무엇을 들어 내야 할 것인지)를 가르쳤고, 습득한 음악적 기술을 현재 그리고 미래의 음악에 어떻게 접목해낼 것인지를 지도했으며, 무엇보다도 그들을 둘러싼세계에서 새로운 음악적 원천을 찾아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다.
과거의 모델을 맹종하여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음악을 대량생산해내기보다는 새로운 미지의 영역으로 용감하게 발을 내디딜 줄 알아야 한다는가르침이었다. - P13

나디아 불랑제는 문하생들로 하여금 미국이라는 나라의 뿌리를 인식케 했고, 또한 이러한 인식을 위대한 음악에 접목시킬 기술을 길러주었다. 불랑제의 독려 덕분으로 미국 음악은 마침내 본래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었다. 중서부 지방의 발라드와 춤곡은 로이 해리스의 교향곡으로 통하는 진입로를 찾았고, 버질 톰슨의 피아노 소품과 풀 스케일 오페라에서는 남부 침례교도의 성가를 들을 수 있다. - P15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경험과 배움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알면 더많이 즐길 수 있다. - P29

작곡가가 작곡을 가르치는 경우 본인의 견해를 학생에게 강요하거나 본인의 작곡 기법을 맹종하도록 요구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코플런드는 그런 면에서 참으로 드문 타입의 교사라고 하겠다. 제자의 재능과 궁합이 맞을지 어떨지 불확실한 본인의 기법을 강요하는 법은 결코없고, 제자가 스스로를 표현하는 수단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승이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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