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시작하는 마음 - 우리들의 새로운 출발선 위 아 영 We are young 4
이주호 외 지음, 임나운 그림 / 책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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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9 글을 잘 쓴다는 이야기를 들어 왔지만 내게는 일어난 생의 사건을 나열해서 가장 근사한 하나의 서사를 풀어낼 수 있을 만큼의 재능이 없다는 것을 전부터 조금씩 깨달아 왔던 것 같다.


첫 장부터 고개를 끄덕이느라 정신이 없었다.
해가 깊게 들어오는 토요일 아침,
좋아하는 베이글과 커피를 두고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 p.15 남의 주머니에 있는 돈을 자기 주머니로 가져오기가 을매나 힘든 일인지 아나. 니그 나중에 똥꼬 빠지게 고생하는 기 뭔지 알게 될 기라.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어른은 없었지만 있었다고 한들 알았을까.
책폴에서 출판하는 엔솔러지 위아영 we are young 시리즈의 네 번째 #봄_시작하는마음 (우리들의 새로운 출발선) 은 그런 것을 담고 있다.

아무것도 알지 못했던 나이에 몰라도 되는 일들을 겪고 선택하고 후회하는
우리가 기억하는 최소한의 시절. 뚝딱거리는 그 과거의 시간이 그럼에도 지금의 우리를, 아마도 어른이라고 불리는 현재를 만들었음을 말한다.

스물 여섯에 소위 돈을 버는 직업을 선택하고 10년 넘게 곧장 같은 길을 걸어왔다. 버티고 견디는 것만이 답이라 생각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계절은 그보다 더 급히 흘렀다. 너무 빨라 겨울에 어느새 여름이 덮이고 가을을 볼 새 없이 눈이 내렸다.

그리고 지속할 수 있을 줄 알았던 내 일에도 제동이 걸렸다. 끝을 내야만 하는 순간이 오고야 말았다.

그러다 만난 ’봄,시작하는마음‘ ㅡ 읽지 않을 수 없는 제목이었다.


✏️ p.64 ‘더 잘해야 해.‘,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내게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게 될 거야.‘라며 스스로를 채찍질하다 보니 내가 이미 가진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바라보는 일에는 자꾸 소홀해졌다.


10년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일을 하며 매일 다니던 길을 걸으며 늘 같은 생각을 했다. ’더 잘해야 돼,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그러나 머리를 쥐어짜도 안되는 일이 있었다. 능력 부족이든, 환경의 변화이든 그게 핑계든 진짜 이유든 내가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지속되었다. 그것은 대부분 경제적인 불안정과 직결됐다.
자주 불행과 가까워졌고, 급기야 불행에 잠식되는 날이 많았다. 걷다가 울고, 앉아서 울었다. 그리고 내가 슬퍼지는만큼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바라보는 일에는 자꾸 소홀해졌다.‘


✏️ p.70 ’나는 커서 무엇이 될까?‘ 그렇게 고민하고, 부족한 점을 채워 넣으려고 노력했는데 나는 커서 결국 그냥 내가 되었다.


책에는 대부분 작가들의 10대, 20대 초반 이야기가 적혀있다.
비슷한 경험도 있었지만 늘 뒤늦은 나는 그들이 그 어린 나이에 얻었던 꺠달음을 책을 읽으며 이제야 느끼기도 했다.

이 책은 결국 영young 한 시간에 있던 우리가 각자의 속도에 맞게 각자가 가진 환경에서 깨닫고 앞으로 나아가는 시간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젊다는 기준을 반드시 학창시절에 두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 시절의 작가들에게 40대의 나는 또 배우고 있었다. 과거의 그들에게, ’조문하는 것도 모르는 조무래기‘ 시절의 그들이 겪은 ’그럴싸해질 만한 기회를 주지 않‘은 작별의 순간이나 ’자주 불안했고 간간이 불쾌했던‘ 학창시절에서 모든 것을 마무리 짓기 위해 봄 앞에 선 지금의 나를 만났다. 서툴고 어설픈 그들은 나보다 더 용기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나에게 말한다.
너는 그냥 너 자체로 살면 된다고.
그렇게 사는 것이 봄의 일부라고.


✏️ p.115 돈은 소중하고 꼭 필요한 것이었지만, 이상하게도 금세 시시해졌다. 돈을 더 많이 번다고 일의 쓰고 매움을 감수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오로지 좋은 사람들과 쌓은 좋은 기억만이 오래도록 시시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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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 목숨 걸지도 때려치우지도 않고,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기
황선우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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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작가님 글은 언제나 단단하고 가볍진 않지만 유쾌한 편안함이 있어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로 새 책 출간 소식에 달려왔습니다. 빨리 받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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