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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음악 수업 - 미래 교육을 위한 음악과 과학의 인문학적 융합
스가노 에리코 지음, 한세희 옮김 / 현익출판 / 2022년 1월
평점 :
정보화',' 디지털화'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은 IT 기술의 발달로 인해 우리의 삶과 함께 사회 여러 분야에 영향을 주었으며, 특히 이전과 다른 인재상이 등장시켰다. 이는 단순히 기술이나 기능을 잘 습득한 인재상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 개발과 활용하는데 있어 다양한 시각을 가진 인재상이 요구되었으며, 이러한 인재 양성을 위해 학문간 융합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즉, 한 분야에서 전문지식을 갖추는 능력보다는 여러 분야의 지식을 활용하고 융합하여 기술에 접목시킨 창의적 융합능력을 중요시하게 된 것이다.
세계 최고의 공과대학인 MIT 에서도 '융합능력'을 키우기 위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음악'과 관련한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소개한 책이 'MIT 음악수업'이다. '공과대학'에서의 음악교육이라니 참 생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학창시절 교양과목으로 수강했던 '서양음악사'는 한학기 동안 서양음악사에 대한 강의를 듣고 음악회를 갔다온 공연티켓을 제출하고 서양음악사에 대한 필기시험을 보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공과대학에서의 음악교육도 이 정도 수준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MIT 음악수업'에서 만난 음악교육프로그램은 정말 놀라웠다.
단순히 교양과목 수준으로 이수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역사, 작곡,이론, 음악테크톨로지,연주실기에 걸쳐 다양한 과목들이 개설되어 있으며, 음악을 배운 경험이 없는 많은 학생들이 음악 과목을 이수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음악을 전공, 부전공, 주전공으로 공부할 수 있으며, 책 곳곳에서 컴퓨터 과학, 재료과학, 기계공학, 우주공학, 수학, 물리학 등을 전공하면서 음악을 복수전공하고 있는 학생들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전공 공부만으로도 힘들 것 같은데, 음악까지 부전공을 하고 있는 학생들의 이야기는 정말 놀라웠다.
MIT 음악학과장은 MIT의 많은 학생들이 음악을 배우는 이유로 '대부분의 엔지니어는 뛰어난 문제 해결사가 되려면, 에술이나 문화 분야의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테크놀로지나 과학의 발달로 인해 직면하고 있는 만은 문제는 인간성의 이해나 관심의 결여 등 엔지니어 이외의 영역에서 발생한다는 점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라고 말한다.(본분 39쪽)
'MIT 음악수업'은 MIT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서양음악사입문, 월드 뮤직 입문, 오페라, 비틀즈 , 화성과 대위법, 조성음악작곡, 20세기 음악작곡, 인터랙티브 뮤직시스템, 랩톱 앙상블, 실내악, MIT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음악 개설과목들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지 등을 대부분의 지면을 통해 소개하고 있는데, 단순히 해당음악에 대한 지식의 습득이 아니라 음악에 대한 생각과 이해를 통해 통찰력을 키울 수 있으며, 심지어 음악을 작곡하는 경험을 통해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음악교육 프로그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단순히 기계적인 디자이너가 아니라, 사운드 디자이너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하는 학생의 인터뷰(본문 172쪽)는 이러한 MIT의 음악교육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진로 영역을 전공분야에 한정시키지않고 확장시켜줄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자는 MIT 교육이념과 음악 수업 사례를 참고하여 미래 세대에 필요한 역량으로 '자신의 능력을 이해하기, 다양성 존중하기, 틀에서 벗어나 낯선 상황에 대처하기, 융합하여 구성하기'로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으며, 마지막 장에서는 음악과 창조의 접점으로 '관찰과 발견, 이야기의 상상, 의식의 성장, 사랑'의 관점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과학과 전혀 연결 고리가 없을 것 같은 음악 교육이 새로운 시각과 창의성을 키우는데 좋은 토양이 될 수 있음을 'MIT 음악수업'을 통해 확인 할 수 있었으며, 책에 소개된 MIT 음악 교육 프로그램 속 음악들을 찾아 들어보고 제시된 과제들도 따라 해보며 MIT 음악수업을 간접적으로 체험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