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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유나이티드 - 음악도 인생도 뿌리에 물을 주어야 꽃이 핍니다 ㅣ 클래식 유나이티드 1
정경 지음 / 똑똑한형제들(주) / 2022년 7월
평점 :
얼마 전, 별마당 도서관에서 열린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의 토크 콘서트를 다녀왔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개방된 도서관 공간에서 공연기획자이자 피아니스트인 문정재와 함께 연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무료 토크 콘서트였는데, 평일 저녁 시간대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관람했다. 관람용 의자가 준비되어 있었지만 많지 않았다보니, 일찍 온 사람들이 앉아 공연을 감상하는 행운을 누렸고, 뒤늦에 공연장에 온 이들은 서서 관람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공연무대 주변에 모여들었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인 클라라 주미 강의 연주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행운과 음악과 책에 관한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고, 이 시간 덕분에 클라라 주미 강의 연주활동과 음반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클래식 음악 혹은 클래식 음악 연주가를 좋아하게 되는 계기는 공연장이나 방송, 영화, 책, 인터넷 등을 통해 접하게 되면서일텐데,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는 클래식 전문 방송이지만 평소 클래식을 듣지 않는다면, 혹은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없다면 이 조차도 쉽지 않다. 이에 대한 대안은 역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내가 편할 때 읽으면 되기 때문이다.
"클래식 유나이티드"는 매일 오전 11시 EBS FM <정경의 11시 클래식>을 진행하는 바리톤 정경 교수가 국내 클래식 연주가를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부끄럽게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EBS FM에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는 프로그램이 있는 줄 몰랐다. EBS FM하면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방송이나 영어와 같은 어학 교육방송으로 구성되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회가 되면 라디오방송을 찾아 들어봐야겠다.
"클래식 유나이티드"는 국립합창단 윤의중 지휘자,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 첼리스트 양성원, 피아니스트 박종화, 오르가니스트 신동일, 퍼커셔니스트 심선민, 작곡가 최우정, 바리톤 고성현, 트럼페터 안희찬,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 플루티스트 조성현, 소프라노 박미자에 이르기까지 국내 클래식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12명의 음악가와의 인터뷰로 구성된 내용이라는 점에서 시선이 가는 책이었다. 12명 중 절반 정도는 연주회에서 만나볼 기회가 있었던 연주자였고, 나머지 절반은 책 덕분에 처음 알게 된 연주가였다. 알고 있던 연주가라 할지라도 공연책자에 소개된 프로필 이상으로 알지 못했었는데, 이 책 덕분에 음악가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고, 친숙하게 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양성원 첼리스트의 경우, 아버지가 1세대 바이올리니스트 양해엽, 형이 바이올리니스트 양성식이라고 하여 깜짝 놀랐다. 바올리니스트 양성식의 경우, 지인이 가지고 있었던 음반을 통해 알게 되었던 연주자였고, 공연을 관람했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첼리스트 양성원 역시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공연을 관람했었던 적이 있었지만, 아버지와 형에 관한 이야기는 이번에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음악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마음을 갖고,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독서도 하고 작품도 보는 "균형이 맞는 삶을 사는 사람"이 이상적인 음악가라고 생각한다는 첼리스트 양성원의 음악관도 책이 아니었으면 몰랐을 것이다. 이처럼 책을 통해 알게 된 12명의 음악가들의 이야기 덕분에 친밀감이 생기고 앞으로의 연주활동과 음반 출시 소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공연장에서 연주를 들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