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사 - 창의적인 수용과 융합의 2천년사
소병국 지음 / 책과함께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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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아시아사' 출간으로 즐거운 독서를 하였습니다. 동남아시아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선물과도 같은 책입니다. 

 

 동남아시아는 다양성이 넘치고 역동성이 돋보이는 지역입니다. 우리의 이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지역의 사람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은 다소 협소했던 것 같습니다. 사업파트너 혹은 관광지 주민 정도로만 보아왔던 것은 아닐까요. 요새도 동남아시아를 근대화가 진행 중인 과거의 식민지 정도로 치부하는 듯한 언론 보도를 접하고는 합니다. 이 책은 그런 진부한 관점을 과감하게 뒤엎습니다.

 

 이 책에는 동남아시아 사람들을 창의적인 수용과 융합의 주체로 이해하는 저자 교수님의 따듯한 시선이 담겨있습니다. 동남아시아인들이 외부인들과 어디에서 접점을 찾았고 또 어느 지점에서 독자적인 길을 나섰는지를 세심하게 관찰한 기록인 것입니다. 그러니 결국 이 책은 이천년이라는 '시간', 서양과 동양을 이어왔던 거대한 군도와 반도라는 '공간'에서 살았던 '동남아시아인'들이 때로는 인도, 중국과 서양에서 온 외부인들과 교류하고 때로는 자신들만의 길을 돌파해나가며 꽃피워올린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들이 바닷길의 중재자로 나섰던 기록, 인도와 중국과 교류해나가며 번성한 기록, 교역의 시대를 헤쳐나간 기록과 근대에 들어와 근대성과 충돌하는 동시에 화합하며 국가를 만들어나간 기록까지가 앞서 말한 창의적인 수용과 융합의 키워드로 엮여서 마치 한편의 장대한 드라마를 보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한 권으로 묶은 최초의 동남아시아 통사이니만큼 넓고 깊은 범위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저자 교수님의 친절한 서술과 깊이 있는 통찰을 풍부한 사진과 지도를 길잡이 삼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즐거운 독서가 끝나있을 것입니다.

 

 독서를 마친 이후로는 동남아시아인들을 이전과 같이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외부적인 영향에 이끌리기만 하거나, 쇄국을 고집하며 고립된 생활을 한 사람들이 아니라 창의적인 수용과 융합의 지혜를 갖춘 이들로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이해야말로 동남아시아인들을 설명하는데 가장 정확한 열쇠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식의 전달뿐만이 아니라 관점의 전환까지 선사하는 '동남아시아사'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앞으로도 이처럼 좋은 책이 출간되기를 기다리며, 이미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동남아시아사'가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아 동남아시아를 궁금해하는 많은 이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적셔주기를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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