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tarsta > 그날 밤, 알라딘 채팅방에선

                                          
 - 아름다운 밤이에요~~ 알라딘 채팅방에 잘 오셨습니다..
    저는 타스타에요. 조 위에 있죠? 요술국수 타스타. :)  (타스타)


 - 와! 제가 이등으로 들어왔어요! (이등)

 - 타스타님 나이가 어떻게 되어요?  (강릉댁)
 - 이잉.. 그림 보면 아시면서.. 돼지띠에요. ^^ (타스타)

 - 돼지띠? 어떤 돼지띠요? 47년? 59년? 71년? 83년? 설마.. 95년.? -_- (쥴)
 - 아..부끄럽게 뭘 그런걸.. (수줍) 전부 다 아니에요. 호호호...(타스타)



 - 돼지띠라면서, 47,59,71,83,95 다 아니면 뭐라는 겁니까 도대체. -_-++   (휴지)
 - 1월생이라서 그래요. 띠하고 연도하고 달라요. 대화나 계속해요. 흑흑(타스타)

 - 그래요. 나이야 무슨 상관이랍니까.? (여울효주)




 - 음.. 착한 제가 다른 말을 하죠. ^^ 다들 어디 사세요?  (*^^*에너)

 - 흐흥.. 좀 재밌는 질문 없어요? 
   차라리 창밖에 뭐가 보이는 곳에 사냐고 물어보는게 어때요? (타스타)

 - 검은비가 내리는게 보여요, 하려고 그러죠? (검은비)
 - 허걱! (타스타)



 - 느티나무도 보여요, 하려고 그랬죠? (느티나무)

- ......으으..네. -_- 뎡말 알라디너의 눈치는... (타스타)
- 음핫핫핫.. 거봐요. 그림대로 말할줄 알았다니까.! (뚜벅이)


 - 그러지 맙시다. 챗방에 와서 사람 챙피주고 말야..(꽁알꽁알)


 - 네네. 현명한 시종처럼 대화하자구요. 
   근데 저 고민있어요. 전 언제나 시종에서 벗어날까요? 흑 (로렌초의 시종) 

 - 음핫핫핫핫.........!!! 그래도 은근히 좋아하시쟎아요. (치카)




- 그래도 가끔 숨고싶죠? (라일락와인)
     



- 원래 내 안엔 내가 너무 많은 법이에요. (내가없는이안)



 - 그렇게 고민한다고 저처럼 요정이 되지도 않죠. 호호호.. (꼬마요정)



 - 그럼요 그럼요. 술이나 한잔 하십시다. (라피스) 






 - 어머나...!!! 정말 반가와라. 안주는 없어요? (방긋)

 - 거참.. 여깄어요. 안주는 그쪽에서 내세요. 음홧홧 (단비)


- ....어디서 개가 짖나? 딴청... (물장구치는 금붕어)



- 뭔 챗방이 이래요. 초심으로 돌아가서 잘 해봅시다. 
   시간나면 뭐하세요, 들? (처음마음처럼)


- 놀죠! (놀자)



 - 좀 포스가 느껴지는 대답을 해보세요. (DJ뽀스)

 - 뭐.. 저는 공부해요. (김지)



 - 풉!  잠깐 뒤돌아 앉을께요. 웃음을 참을숙아 업스....!!! (on your mark)


 - 실은 꽃미남을 훔쳐보려 도서관엘 가죠. (평범한 여대생)




 -헤헤.. 저도 책 고르는 척 하면서 곁눈질하는게 취미에요. ^^ (진/우맘)




 - 전 틈날때마다 거울을 봐요. 저는 너무 멋지거든요. (매너리스트)


                           

 - 말투는 다정다감하신데.. 입술에 빠다라도 바르심이...(다정다감)



- 빠다? ㅋㅋㅋ 빠다바른 입술로 도장도 찍어드리죠. 움핫핫..!! (물만두)

- 입냄새..!!! 양치 좀 하세요...!!(마냐)



- 아까부터 발냄새도 만만치 않군요. 비누칠 해서 좀 싹싹 씻으세요. (비누 발바닥)


                         
 - 네. 다같이 반성좀 해봅시다. (반성하는 사유)


- 무슨 얘기 했더라.. 아 시간나면 하는거. 전 책읽는건 좋아해요. (박찬미)





- 카프라가 최고죠. (대학생) 


- 피아노 연주를 빼놓을 수 있나요. (시야일합운빈현) 


 -  ㅎㅎㅎㅎㅎ.. 솔직해지세요. 이런 자세를 제일 좋아하시죠? ^^ (기스)


 - 그럴리가.. 당신 정말 매캐해요. 좀 부지런해지시죠? (매캐한 당신)
  


 - 전 그냥 이대로 책방을 지키다가 늙으면 큰 개를 키우며 살고 싶어요. (늙은개 책방)

 
- 개의 이름은 어린왕자가 어때요.?  (로드 무비)


- 어린왕자처럼 새벽별이 보일때까지 하늘을 보고싶군요. (새벽별을 보며)


 - 그럼 그때 내가 비를 뿌려줄께요. 우흐흐흐흐흐...(레인 메이커)

 

 - 저랑 같이 해요. 호호호호 (보슬비)




 - 저, 전 잠시 뒷간에...;;; (마립간)



 - 컹컹! 저도 끼워주세요....!!!  (마태우스)


 - 저두요! 좀 어두운 것 같지 않아요? (반딧불)


- 아 정말.. 사람만 끼워주고 싶지만 뭐. 말을 할 수 있으면 오세요. (밀키웨이)


 - 저도요 저도요..!! (멍든사과)


 - 반가워요. 저도 왔습니다. (비발)


 - 네네. 어서오세요. 거기! 꽃 아가씨들. 오셔도 돼요. (소굼)


 
 - 선인장도 꽃은 피니까... 흠흠. (선인장)

 
- 꽃 아가씨? 저 부르셨나요? (미네르바)


 - 대한민국의 꽃은 다 오세요. ^^ (대한민국)

 
- 헤..그럼 저도. (블랙 플라워)


- 어머.. 친절하시군요. (머털이)

- 그러게요. (수니나라)


 - 하하..그러면서 물고기도 오는군요. ^^ 좋습니다. ..근데 저쪽에 눈만 보이는 사람은 누구에요? (수수께끼)



 - 어, 우린 밥먹고 있었는데.. 엄마, 밥좀 더 주세요. (미누리)

 - 밥은 너희가 퍼 먹으렴. (밥 핼퍼)



 - 저쪽에 누가 있어요?  (데메트리오스)


 

- 어디요? (어디에도)

 - 음... 저에요. 숨어있으려고 했는데..(숨은 아이)


 - 근데 내일 대학로 번개에 나갈꺼에요? 난 마태님 팬인데.. (팬)


 - 글쎄요.. 전 대전이라.. (대전복수동지윤)


 - 전 브라질에 살지만 갈껍니다! (브라질)




- 저는 구두가 떨어져서.. (바람구두)


 - 방법이 있어요. 집을 판다! 혹은 땅을 판다! (판다)



 - 이 얼굴을 보시면 맨발로라도 오실꺼에요.호호..(스텔라)



 - 엉엉..전 너무 느려서 갈수가 없어요. (느림)


 - 느림님, 저도 그래요. 흑흑 (달팽이)   


 - 별이 지기 전에 못 오세요? (스타리 스카이)


 - 시간이 그렇게 많이 소요돼요? (소요)


 - 휴우.. 가든파틴줄 알았더니..그 가든이 아니더군요. 흥 (가든)

 
 - 그래요? 음.... 고민을 좀 해봐야겠군요. (정수민)



 - 가을이라서 산도 좋은데... (가을산)


 - 그러지들 말고 오세요. 폭스바겐 태워드릴께요. (폭스바겐)


- 깍두기는 저한테 붙으세요. 호호.. (깍두기)

 

- 저같은 아이도 가도 돼요? (조선인)


 - 초등학교 5학년은 되는데... (지족초5년 박예진)



 - 저도 된댔어요. 저는 2학년이에요. (쥐수니)

 
 - 켈켈켈.. 그럼 나도 가볼까 (kel)



 - 저는 별을 따서 갈꺼에요. 선물해야지. 랄랄라~~ (별따라기)


 - 저는 자몽이나 한상자... (몽상자)

 
 - 저는 잘 익은 포도나 한송이.. (파란여우)


 - 그럼 저는 좋은 차나 한잔.. (실론티) 


 - 흐흐..저는 빈손으로 가서 그림자도 모르게 먹고 올꺼에요. (그림자)

 

- 저는 사실 고기는 관심 없어요. 제가 술고래거든요. (어항에 사는 고래)


 - 전 갈꺼에요. 지금 팩하고 있어요. (유아블루)


 - 저도 처음부터 끝까지 있을꺼에요. (처음과 끝)


 
 - 그래요. 마태님은 절대 오지마! 오지마! 하실 분이 아니죠. (오즈마)


 - 맞아요. 걘 정말 짱이야! (켄짱)


 - 자자 여러분. 번개는 번개고, 도넛좀 드세요. (도넛공주)



 - 캬캬. 고양이에게 도넛을 맡기시는군요. ^^ (샌드캣)


 - 복순이좀 가져다 줘도 될까요? (복순이 언니)


 - 저도.. 아영이가 엄청 좋아하거든요.  (아영엄마)

 

 - 호호..걱정말고 드세요. 제가 오병이어의 요술을 부리죠. (스위트 매직)


 - 왓, 마술이다. 잘 봐야지. (호밀밭)

 

 - 앗, 또 요술을 부리다니... (부리)


 - 아야! 근데 이건 뭐에요? (아이야)


 - 엇? 왜그러세요? (예은맘)


 - 증거사진... 확보! (에고이스트)


 - '이따우'로 하시면... 아니됩니다..!! (따우)


 - 마술이라니, 내 알아봤으... (아라비스)


 - 여러분. 그러시면 안돼요. 팬티가 먹성이 좋아서 그런것 뿐이에요.
   다같이 따뜻한 말한마디 해줍시다. (작은 위로)

 
- 그것 참 탁월한 선택이에요. (쵸이스)


 - 마법님, 이게 빠져서 그래요. 책으로 울타리를 치고.. (책울타리)

 

 - 맞다.. 나뭇가지가 빠졌군요. (책읽는 나무)

 
 - 야.. 여러분 정말 짱이에요. (털짱) 


 - 자 이제 주문을 욉시다. ....얍...!!!!  (얄)

 

 - 와...!! 하늘이 연보라빛이 되었네..!! (연보라빛 우주)

 

 - 네. 다른말로 라일락색이라고도 하죠. (라일라)
 
 - 태양은 저편으로 사라졌나봐..!! (서니사이드)


 
 - 그래도 빛은 스며 나와요. (스밀라)



 - 흐흐 네. 그래도 이제 깜깜해졌습니다. 내일을 위해 그만 가죠. (플라시보)


 - 그래야겠죠? 저도 책 정리하고... (호랑녀)

 
 - 우리 만화방도 정리해야 하는데.. (혜지니네 마나빵)


 - 네. 혜진님, 한국 만화 화이팅! 입니다. (한국만화 화이팅)


 
 - 쳇, 노익장 과시하지 마시고들, 더 놀면 좋겠어요. (카이레)



 - 카이레 허니. 그래도 잘때 자야 미인이 된답니다. (하니케어)

 

 - 앙.. 더 놀고 싶지만. 그럼 내일 만나요.
   누가 누군지 내가 다 맞춰야지. (토깽이 탐정)


 - 이렇게 생긴 사람이 저랍니다. 호호호.. (투풀)


 - 예전엔 그랬는지도..원스어펀어 타임~~(키노)


 - 아~~함. 여러분 전 잘께요.  (하늘거울)


 - 즐거웠어요.. 여러분은 나의 기쁨.. (플레져)



 - 그럼 저도 찬바람을 일으키며 퇴장합니다. (하얀마녀)


 - 하나, 둘, 셋 하고 같이 가요. (한나)


 
 - 좋아요.  하나..둘..셋! (Andy Dufresne)

 
 - 여러분 안녕..!! (사요나라)

 

#. 그리고

지구별 11호에는 (earth11)


아무도 남지 않았다. (호련) (*)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태우스 2004-09-03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전에 타스타님이 쓰신 규중칠우쟁론기를 읽고 까무라칠 뻔했다. "이, 이건...인간의 글이 아니야!! 어찌 이런 고강한 내공을..." 그 후부터 난 타스타님을 주목했다. 내 감시의 눈길 때문인지 타스타님은 평범한 분인 척 위장을 했지만, 난 알 수 있었다. 기가 뻗쳐 나오고 있음을. 그리고 이 글을 봤다. 정성과 재치, 둘 다가 있어야 쓸 수 있는 대작, 한사람이 한번의 추천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기만 한 그런 페이퍼다. '위아더 월드'를 표방하신 정신도 이쁘고. 아무래도 안되겠다. 내가 지켜온 아성이 흔들리는 걸 느끼는데, 가만 있을 순 없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흐흑. 타스타님을 제거하지 않고서는 안되겠단 생각을 할 수밖에.

sweetmagic 2004-09-03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류소설 [퍼온글] 그날 밤, 알라딘 채팅방에선

-> 삼류가 아니라고 봅니다 ~!!


마태우스 2004-09-03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자상하신 스윗매직님...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하지만 내가 본 영화는 아니고, 대작이니 잡담도 아니고, 술일기는 더더욱 아니잖습니까. 이해해 주십시오.

stella.K 2004-09-03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대단하시네요. 나도 타스타님 서재 가서 퍼와야쥐.

panda78 2004-09-03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타스타님의 내공은... 가늠할 수가 없어요, 그쵸? ^^

soyo12 2004-09-04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등장합니다. 그래서 더욱 감격했답니다. ^.~

노부후사 2004-09-04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저걸 다 어떻게 생각하신답니까?
매번 볼 때마다 감탄, 감탄
그래서 추천 꾸욱.

마태우스 2004-09-04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피메테우스님은 이걸 내가 쓴 걸로 아는 듯했다. 그래서 서재에 찾아가 장황하게 설명해 드렸다^^
그림자님/그죠. 저같은 놈은 한계라는 게 있거든요. 타스타님은 1류십니다.
소요님/3류에도 괜찮다면 담번엔 꼭 님을 등장시켜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1류에 한번 나오고 나면 3류 출연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판다님/크게 한건을 해서 사람 기를 죽이죠. 그게 내공인가봐요. 그럼 난 뭐지??
스텔라님/정말 '위아더월드' 아닙니까? 대단한 글이어요. 아트야, 아트!
 

 

 

 

 

 

사진설명: 30위 안에 드는 당당한 서재인이 됩시다! 라고 썼다가 어느 분의 지적을 받고 고칩니다.

30위 안에 집착하지 않는 당당한 서재인이 됩시다!

 

부산 사하구 괴정1동. 오즈마는 맨홀 뚜껑을 열고 하수도로 들어갔다. 후레시 불빛을 비추며 뭔가를 찾던 오즈마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여기 있군!”

오즈마는 주머니에서 뻰찌를 꺼냈다. 그때였다. 맨홀 뚜껑이 열리면서 후레쉬 몇 개가 오즈마를 향했다.

“거기서 뭐하는 거지?”


다음날 아침, 별 생각없이 뉴스를 보던 밀키웨이는 낯익은 얼굴이 TV에 나온 걸 보고 씹던 껌을 삼켜 버렸다. 완벽하지 않은 모자이크 속에 보이는 사람은 틀림없이 오즈마였다.

[...오즈마(26. 주식회사 헤이리 직원)는 주간서재 30위에 들기 위해 경쟁자인 멍든사과의 인터넷 전용선을 끊으려다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되어....

오즈마: 돈 5천원이 문제가 아니었어요. ‘주간서재의 달인’은 제 자존심이라구요!..]

오즈마는 결국 구류 10일이 선언되어 유배지인 파주로 가야 했다.


갈대가 이 소식을 알리자 순식간에 수십개의 댓글이 달렸다.

물장구치는금붕어: 아아 불쌍한 오즈마님! 우리 모두 파주로 면회가요!

매너리스트: 으음, 전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사필귀정!

마냐: 30위 안에 꼭 들어야 하나요? 전 그런 거 관심 없어요.

평범한여대생: 매너리스트님,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요? 오즈마님은 지나친 과당경쟁의 피해자라구요!

매너리스트: 죄송합니다. 전 사필귀정이 무슨 뜻인지 모르고 썼습니다.

이파리: 30등이라.. 그게 인간의 등수냐?

바람구두: 그래도 범죄를 저지른 건 나쁘지 않나요?

kimji: 오즈마님의 적은 다 나의 적이야! 다 덤벼!

바람구두님: 허걱!


안갈 것 같던 열흘이 지나갔다. 유치장에서 나온 오즈마는 눈물을 뿌리며 호랑녀가 건네준 두부를 먹었다. 오즈마가 말했다.

“두고봐! 난 다시 도전할 거야!”

두부 파편이 호랑녀의 얼굴로 산산히 흩어졌다.


토요일 아침, 주간서재의 달인 순위를 보던 마냐는 깜짝 놀랐다.

‘아니 내가 29위라니!’

조금만 노력하면 30위 안 진입도 가능할 듯 싶었다.

‘어디 보자. 28위가 평범한여대생이고 29위는 나, 30위가 실론티.... 31위는 로드무비, 32위 스위트매직, 33위 마태우스, 34위 토깽이탐정...’

주말이면 글을 왕창 몰아써 ‘새러데이 매직’이라고 불리는 스위트매직이야 당당히 한자리를 차지할 터였다. 오늘 평범한 여대생이 쓴 리뷰 둘과 페이퍼 세 개는 내일 아침이면 점수에 반영되어 마냐와의 격차를 벌릴 터였다. 마냐는 순간 현기증을 느꼈다.

‘위험하다!’

로드무비까지 페이퍼 4개를 썼으니, 마냐의 30위는 그야말로 바람 앞의 등불이었다.

“하지만 이 기회를 놓칠 순 없어!”

마냐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주먹 안에 있던 호두가 우지끈 소리를 내며 깨어졌다.


다음날 아침, 마냐는 평소 알고지내던 털짱을 불러 봉투를 건냈다.

“평범한 여대생에게 전화를 걸어 술을 사겠다고 하라. 안나오겠다고 하면 도서관 앞에서 난동을 부려라. 필경 거절하지 못할 것이다. 술을 잔뜩 먹여 정신을 잃게 만들면 큰 공을 세우는 것이다”

털짱이 무슨 말을 하려는데 마냐가 등을 밀어 내쳤다. 털짱이 투덜거렸다.

“아니 2만원 가지고 무슨 술을 먹여? 나 혼자 먹어도 부족하겠구만”

마냐는 On your mark를 불렀다.

“넌 내 차를 몰고 실론티에게 가라. 피부에 좋은 약초를 알아뒀다고 가자고 꼬시면 틀림없이 응할 것이다. 실론티를 태운 뒤 용인에 있는 정남산에 실론티를 내려놓고 잽싸게 돌아오라. 그러기만 하면 니 공로를 인정하리라”

마냐는 하얀마녀를 불렀다.

“넌 로드무비를 만나서 예전에 괴롭혔던 시인을 혼내주러 가자고 해라. 시인이 부산에 산다고 한 뒤 남포동 대우아파트 211동 1304호를 찾아가라. 거긴 내 친정어머님 댁인데, 미리 입을 맞춰뒀으니 ‘외국에 출장갔다’고 대답할 것이다. 왔다갔다 열세시간을 붙잡아둔다면 일은 성공한 것이나 진배없다”

마냐는 다시 chika를 불러서 이렇게 지시했다.

“넌 토깽이탐정에게 산 속에서 토끼를 잃어버렸다고 울며 고하라. 그리고는 인왕산 전체를 샅샅이 훑고 다녀라. 내가 오후 다섯시쯤 *^^*에너를 시켜 100년 묵은 소나무 앞에 토끼를 놔둘테니 무조건 그 토끼라고 우겨라. 해가 진 후 집에 와도 피곤해서 페이퍼를 쓰기 힘들 것이다”

마냐는 리스트를 보면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제 한놈 남았다.....”


그때였다. 심복인 따우가 연락을 취해왔다.

“마태우스가 몸이 안좋아 끙끙 앓고 있답니다”

마냐는 껄껄 웃었다. “드디어 대업이 이루어지는구나!”

옆에 있던 단비가 간한다.

“마태우스란 놈은 원래 간사하기 이를 데 없는 자입니다. 저번에도 아프다고 해놓고선 페이퍼 11개를 쓴 적이 있는데, 마냐님은 어찌하여 그에게 속으려 하십니까?”

황망히 깨달은 마냐는 정원에서 선인장 가시를 다듬던 수니나라를 불렀다.

“내가 너에게 쌕쌕 오렌지 쥬스를 줄테니 마태우스의 집에 가서 문병을 왔다고 한 뒤 그의 상태가 어떤지 자세히 알아보라”

수니나라가 무슨 말을 하려는데 마냐가 등을 밀어 밖으로 내보내고 문을 닫았다.

“우쒸, 쌕쌕오렌지 한캔 가지고 어떻게 문병을 가냐고요!”


문을 지키던 파란여로부터 수니나라가 왔다는 말을 들은 마태우스는 껄껄 웃었다. 곁에 있던 스텔라가 궁금해서 물었다.

“그 웃음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이는 필시 마냐의 사주를 받고 내가 정말 병이 났는지 알아보러 온 것이오. 이번 일의 성패는 그대들에게 달려있소”

수니나라가 들어가보니 마태우스는 머리에 수건을 얹은 채 이불을 푹 뒤집어 쓰고 누워 있었는데, 얼굴에 땀이 비오듯한다. 수니나라는 마태우스의 침상에 다가와 절하며 말한다.

“오랫동안 마태님을 뵙지 못했는데 이렇듯 병이 위중하신 줄 몰랐습니다. 마냐님께서 마태님을 뵙고 이 쌕쌕오렌지를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마태우스는 희미하게 웃으며 엉뚱한 말을 했다.

“내가 섹시하다고?”

수니나라가 고쳐 말한다. “쌕쌕 오렌지 쥬스라구요!”

“그대가 섹시하다고?”

“쌕쌕오렌지 쥬스라니깐요!”

마태우스가 머리를 끄덕이며 크게 웃는다.

“오오라, 스텔라가 섹시하다고!”

곁에 있던 스텔라가 얼굴을 붉히는데, 수니나라는 답답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흑표범같던 마태우스가 어쩌다가 이렇듯 아픈가?”

그때 초인종이 울리더니 웬 미녀가 들어온다.

“별다방에서 온 스타리에요. 커피 배달 왔어요”

마태우스는 떨리는 손으로 커피를 받아들더니 질질 흘리며 마셨다. 커피는 입술을 타고 이불을 흥건히 적셨다. 마태우스가 짐짓 목멘 소리로 다시 입을 연다.

“내 너무 몸이 안좋아 이번주 서재달인은 포기한 상태네. 마냐님이라도 대신 30위 안에 들어 달라고 전해주게나”

말을 마친 마태우스는 기침을 몇 번 하다가 그대로 침상에 쓰러져 버린다. 수니나라는 마태우스의 집을 나와 마냐에게 본대로 상세히 고했다. 마냐는 크게 기뻐하며 말한다.

“마태우스만 글을 안쓰면 30위 진입에 무슨 문제가 있겠느냐?”

마냐는 페이퍼 두 개만 달랑 쓴 채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다. 세시간이 채 못되어 마냐의 혀가 꼬부라졌고, 네시간이 지났을 때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한편 마태우스는 수니나라가 나가자마자 침상에서 일어나 무스탕을 벗었다.

“어휴, 더워 죽는 줄 알았네”

내복 상하의까지 벗고 반바지에 티셔츠로 갈아입은 마태우스는 컴 앞에 앉았다. 스텔라가 간한다.

“지금 글을 쓰면 마냐가 알아챌 수 있사옵니다. 한글로 저장했다가 오늘 자정을 기해 와장창 올리심이 좋을 듯 합니다”

마태우스가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경의 생각이 내 뜻과 같소!”


한편 로드무비를 태우고 서울로 오던 하얀마녀는 고속도로에 앉아 울고있는 여인을 발견했다.

“피부가 좋은 여인이니 태우고 갑시다”

차에 타자마자 여인은 울음을 터뜨렸다. “흐흑, 전 실론티라고 하는데요...엉엉....”


다음날 아침, 겨우 일어난 마냐는 잽싸게 컴퓨터를 켰다. 서재의 달인 리스트를 클릭한 마냐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내, 내가 술이 덜깼나? 다, 다시 세어보자. 하나, 둘, 셋....이십구, 삼십, 삼십일. 잉? 내가 왜 31위지?”

도대체 누가 날 역전한 걸까? 마냐는 순간 깨달았다. 33위이던 마태우스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아래로 내려갔나 했지만 그의 이름은 없었다. 갑자기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호, 혹시?’

마냐는 떨리는 손으로 리스트 위를 향해 마우스를 움직였다.

“진우/맘, 지족초5년박예진, 꼬마요정, 물만두, 아영엄마...”

순간 마냐는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마태우스의 이름이 5위에 자리잡고 있었다. 마냐는 떨리는 손으로 마태우스의 서재로 가봤다.

“8월 29일... 페이퍼 17편, 리뷰 11편, 리스트 4개....아, 가, 가슴이....여봐라, 누구 없느냐?”

아영엄마가 달려왔다. “아니 마냐님 무슨 일이십니까?”

“누, 눕고 싶구나...”

아영엄마는 마냐를 부축해 자리에 눕혔다. 마냐가 말했다.

“마태우스, 그 더벅머리놈이 감히 내게.....꼭 복수할 거야!”


한편 모 여대 도서관에서는 작은 소란이 일고 있었다.

“쟤 벌써 몇시간째 자냐? 세상에, 침까지 흘리네”

“술냄새도 나지 않냐?”

“그러게. 나까지 취하겠어. 이름이 뭐야? 평.범.한 여대생? 직원한테 얘기해서 밖으로 내보내지 않을래?”




댓글(28)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소굼 2004-08-29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리플 후감상-_-;
30위 안에 드는 당당한 서재인이 됩시다!
//이런 선동문구는 싫어요~;; 안들어도 당당!;;

마태우스 2004-08-29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굼님/죄송합니다. 제가 좀 웃겨 보려고 하다가 그만 선동문구를...

진/우맘 2004-08-29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이거, 30위를 노리고 쓴 삼류 소설 아녜요?!

stella.K 2004-08-29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진우맘님 생각과 같사옵니다. 이번 주 내내 예전만큼 못 쓰셨잖아요. 지금 29위시니...하지만 마태님이 꼭 순위만 생각해서 쓰시겠습니까? 기쁨주고 사랑 받으시려고 쓰신다는 거 다 알아요.^^

로드무비 2004-08-29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저도 꽤 비중 있는 역할로 등장하는군요. 반가워라.^^
그런데 이번주 서재 순위 저거 사실이에요?
하루에 한두 편 페이퍼 올려도 30위 근처에 갈 수 있나요?
그렇다면 하루 두세 편 올리면 30위 진입이 확실하겠군요.(회심의 미소)

마냐 2004-08-29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재 스코어, 마태우스님이 저보다 조금 아래에 계시는군요...크하핫. 어제 드신 약주가 평소보다 좀 쓰지는 않던가요. 으흐흐. (하지만, 이게 다 왠일이야...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데이 매직이 계속되다니...갸우뚱...털짱님이 실패한걸까? 에잇, 스텔라님을 뇌물로 매수하여, 작전을 다시 짜야겠어!)

암튼, 삼국지 덕분인지 마태우스님의 3류소설 내공이 예전보다 훨 출중해지셨슴다. 서재 순위에서 감히 제가 마태우스님 앞에 이름을 올리는 건, 저조차 이해가 안된다니까요. ^^;;;

마냐 2004-08-29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 마태우스님...저 오늘 야근이걸랑요. 즉, 이봉주가 우리시간으로 자정에 마라톤을 시작하니..대충 새벽 3시 전에 퇴근이 어렵다는 얘기죠. 뭐, 이런저런 딴 일도 해야하지만, 컴 앞에 앉아있을 시간이 오늘은 유난히 길군요..호호호.

panda78 2004-08-29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타 찾기. 파란여-> 파란 여우. ^___^
아, 정말 그런데 30위 안에 들기.. 왜 이렇게 어려워졌을까요.. ;; 주말이 두려워요-

아영엄마 2004-08-29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태위태한데..어제 오늘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어서...^^;;

코코죠 2004-08-29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싸, 드디어 오즈마도 6개월 무명의 설움을 딛고 초절정인기의 삼류소설 메인에 등장했어욧욧(침을 튀기며) 보세요 보세요 저 앞에 떡하니 나온 거 보면 저도 꽤나 비중이 있지 안나욧? ... (문득) 음 그런데 왜 저는 맨날 설거지 하고 구박 받고 역적모의하고 하는 역할만 주시다가 결국은 구류 10일까지...=_=...;;; 머 어쨋거나저쨋거나 삼국지의 향기가 살짜콩 머무른 추리심리휴머니티대서사시였어요. 기립박수, 짝짝짝! 아아 마태님, 대단해욧~

조선인 2004-08-29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흠흠. 주말이면 30위 문제가 최대의 화두가 되는군요. -.-;;

sweetrain 2004-08-29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제 대사가 생겼습니다...ㅠ.ㅠ 감격스러울 따름입니다...

sweetmagic 2004-08-29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우 오만 도도하게.... ) 작가님 !!
전 맨날 세러데이 매직으로만 나오는군요 !! 흥 !! 덩말 덩말 식상해요 ~~!!
대 배우가 되려면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야 하거늘... 다음에도 세러데이 매직 걸 로만 출연시키시려면 전 출연을 거부하겠어요 !!!

superfrog 2004-08-29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에.. 3류소설을 써주시라구요.. 반전이 너무 약해서 2류에요..^^;;;

panda78 2004-08-29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이제 선데이 매직걸로 출연시켜 주세요. ^^;; =333

2004-08-29 2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얀마녀 2004-08-29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부가 좋은 여인이니 태우고 갑시다”
제 실체가 제대로 탄로났네요. 어찌 그걸 아셨죠?
언제나 말씀드리지만 출연시켜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출연했으므로 당연히 추천. ^^

이파리 2004-08-29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보는 삼류소설입니다.(그동안 뭘 했을까요?)
서재 활동도 안하고... 잠적아닌 잠적을 했었는데... 이름이 나와서 당황했습니다.(아니 왜 당황을 하는지... 우헐~*)
스타리...가 다방의 미스터리가 될 줄이야...ㅎㅎㅎ
마태님... 상상력과 엮어넣기 실력... 대~단해요~*

비로그인 2004-08-29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이 사마의를 흉내내는 부분에서 마구 웃었습니다-ㅂ=

미완성 2004-08-30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부산시 사하구 괴정1동이라...! 제가 사는 동네는 아니지만(그 동네는 산동네가 아니라구요 흙흙) 마태님의 인고의 과정을 거쳐 써내신 삼류소설을 보니 울컥...!!!!!!!!!!!!!!!!
죄송해요, 인기도 많은 데다 미모까지..! 흙, 저라고 뭐 처음부터 이렇게 태어나고 싶었겄어요? 남는 미모라도 좀 퍼다드리고픈데 하도 택배값이 비싸서..흙!

2004-08-30 0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호랑녀 2004-08-30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즈마님, 두부까지 갖다줬건만 내 얼굴에 튀기다니... 그거 우리동네 손두부집에서 만든 엄청 맛있는 건데...ㅠㅠ

mannerist 2004-08-30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마의 새끼들이 나라 따먹기 직전이군요. 수고하셨습니다. =)

2004-08-30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04-08-30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응원하던 선수가 아깝게 져버렸어요.. 크흑.. 슬픔이 물밀듯이 밀려왔지만 서재의 전쟁에서 이기고자 게임하자는 남편의 유혹도 뿌리치고(낮에 좀 했거든요..^^;;) 열심히 페이퍼와 리뷰를 올렸습니다. 이만하면 저도 전쟁에 승리한건가요?
음..마냐님의 시중을 들어드렸으니 남는 건 책밖에 없는 마냐님이 뭔가 던져주실지도 모르겠군요..아이 좋아~~ ^^*

마태우스 2004-08-30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슬퍼하지 마세요. 저희들이 있지 않습니까
매너리스트님/부끄럽습니다. 이제 거의 다 읽었어요. 오늘은 리뷰를 쓸 수 있을 듯...
호랑녀님/그러게 말입니다. 호랑녀님의 정성어린 두분데...^^
멍든사과님/미모를 택배로 전달하는 데는 얼마나 들까요?? 갑자기 궁금...
갈락틱 티티/영어로 쓰면 근사한데 한글로 써서 죄송해요. 웃어 주셨다니 저야 감사할 따름이죠
이파리님/그러게요. 너무 오래 서재를 비우셨지요? 회의 그만 느끼시고 다시 돌아와 주시길...
하얀마녀님/님만 그런가요? 다 그렇죠. 하하. 님이 아니었던들 추천이 하나도 없을 뻔 했다는...
판다님/님의 유머가 미모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금붕어님/님의 과감하고도 적절한 지적에 경의를 표합니다. 앞으로도 매운 채찍질 부탁드립니다.
스윗매직님/새러데이가 지겨우셨죠? 담번엔 좋은 역을 맡겨 드릴께요. 죄송해요. 흐흑.
단비님/그런 걸로 감격을 하시다니요. 세상엔 감격할 일이 참 많습니다...
조선인님/저 29위 했습니다. 만세!
오즈마님/저에 대한 님의 한결같은 마음, 고이 받겠습니다. 늘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냐님/님과 제가 나란히 29, 30위를 했으니 어찌 기쁘지 않겠습니까.
판다님/오자 수정하면 님의 빛나는 코멘트가 퇴색할까봐 그냥 놔둡니다.
로드무비님/음, 페이퍼보다는 리뷰를 더 많이 써야 합니다. 리뷰 세개에 페이퍼 열댓개 정도면 그럭저럭 30위를 노려볼만 합니다.
스텔라님/저를 좋게만 생각해 주시다니 마음까지 아름다우시군요!!
진우맘님/님도 음모론에서 벗어나서 저를 좀 이뻐해 주시기 바랍니다. 옛날에 호형호제할 때가 그립습니다.

비로그인 2004-08-30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헛... 제가 잘 때 (입을 테이프고 붙이고 잘까 종종 생각할 정도로...;;) 침을 흘린다는 사실을 어찌 아시고 --;; 그나저나 전 2만원 어치의 술을 마시고 저렇게 뻗었단 말씀이십니까? 커허...--;;; 다시 당하지 않기 위하야 술로 몸 단련을... 으쌰으쌰~

ceylontea 2004-08-31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직 한번도 서재의 달인 30위안에 들어본 적이 없음인데.. 이렇게 소설 속에서나마 30위를 해보니 마태님의 은혜로움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이 쵸코렛은 아영이 거, 영양깽은 혜영이 거...”

과자를 한아름 안고 집으로 가는 아영엄마의 마음은 흐뭇하기만 했다. 그간 아이들이 과자를 사달라고 노래를 불렀는데도 사주지 못했었는데, 오늘은 곗돈을 탄 김에 슈퍼에 들러 과자를 왕창 산 것. “애들만 줄 게 아니라 나도 좀 먹어야지. 피부엔 쵸코렛이 제일이잖아. 흐흐흐”

혼자 웃고 있는데 눈앞에 누군가가 서 있다. 놀라서 보니 눈 주위가 검은 것이 영락없는 판다다.

“어머나 판다구나! 서니랜드에서 도망왔니?”

판다는 대답 대신 가슴을 쾅쾅 치더니 아영엄마가 들고 있는 과자봉지를 빼앗는다. 놀란 아영엄마가 봉지를 뺏으려 하는 순간, 판다의 주먹이 커다랗게 보이고, 얼굴이 얼얼해지는 것과 동시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한시간 후. 아영엄마는 거울을 보면서 눈 주위를 계란으로 문지르고 있었다.

“판다, 두고보자! 내가 복수할거야!”


날이 밝자마자 아영엄마는 동사무소 민원실로 달려갔다.

“웬 사람이 이렇게 많은거야?” 아영엄마는 사람들을 밀치며 앞으로 갔다. 그때 누군가가 그녀의 팔목을 잡는다. 아영엄마가 째려보니 만만치 않은 미인이다.

“당신은 누구죠? 왜 날 막는거요?”

미녀가 껄껄 웃었다. “난 쥴이라고 하오. 댁이 줄을 안서기에 약간 무례를 범했소”

“전 판다 때문에 왔어요. 상황이 급하다구요”

쥴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여기 온 사람들 모두 판다 때문에 왔지요. 제 머리를 잘 봐요. 판다에게 대들다가 뽑힌 거라우”

아닌게 아니라 쥴의 정수리 부근 머리털이 비어 있었다. 뒤에 서 있던 사람이 말했다.

“전 YAL이어요. 판다한테 물렸어요” 자세히 보니 볼에 이빨 자국이 선명하다.

목소리가 굵은 여자가 말했다. “난 진우맘이요. 쵸코렛을 안뺐기려다 새우꺾기를 당했다우. 아, 허리야”

아영엄마는 놀랐다. 판다 때문에 고초를 겪고 있는 사람은 그녀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낮게 탄식했다.

‘도대체 이게 웬 난리란 말인가!’


알라딘 마을은 원래 평화로웠다. 누군가가 글을 쓰면 따뜻한 코멘트와 함께 추천을 날렸고, 이주의 리뷰에 당첨되면 이벤트를 열어 상금을 나누어 가졌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위로를 하고 기쁜 일에는 같이 즐거워하니 사람들의 얼굴에 늘 미소가 가득했다. 그런데....

“판다가 이렇듯 설치니 어찌하면 좋겠소?”

파란여우가 털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주군께서는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누군가 보니 스윗매직이다. “그동안 제가 마립간, chika, 반딧불 등 강호의 고수들을 숱하게 무찔러 왔는데, 그깟 판다 한 마리가 대수겠습니까. 판다 한마리는 검은비에 옷젖는 정도의 수고만으로 능히 물리칠 수 있습니다”

파란여우가 기뻐하며 너굴 한마리를 하사한다. 한시간 후, 스윗매직이 눈 주위가 검게 되어 돌아와 울며 고한다.

“판다의 주먹이 보통내기가 아니고, 심성이 더럽더이다. 항복을 했는데도 계속 때립디다”

“주군께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파란여우는 소리나는 쪽을 바라본다.

“신은 따우라고 합니다. 어릴 적 정글에 버려져 맹수들과 벗하며 살았습니다. 2년 전 인간세계로 돌아왔지만, 맹수의 본성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말을 마친 따우는 “까오------” 하고 우렁차게 우는데, 그 소리가 자뭇 웅장하다. 파란여우는 크게 기뻐하며 폭스바겐 한 대를 상으로 줬다. 두시간 후, 따우가 온몸에 상처를 입은 채 돌아와 울며 고한다. “흑흑, 맹수의 본성이...흑흑...남아 있는 줄 알았는데...흑흑... ”

파란여우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사정이 이런데 어찌해야 좋단 말인가?”

모사 냉열사가 간한다. “방법이 하나 있긴 있사온데 주군께서 들어 주실지 모르겠습니다”

“뭐든 말해보라. 지금 판다보다 더 급한 게 뭐가 있단 말인가?”

냉열사가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주군께서는 따님이 한분 계십니다. 판다를 물리치는 사람에게 따님을 주겠다고 하면, 전국에서 영웅호걸들이 구름같이 몰려들 것입니다”

“뭣이? 내 귀한 딸을 주라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파란여우는 신고있던 바람구두를 힘차게 던졌고, 구두는 5미터를 날라가 냉열사의 이마를 강타했다. 냉열사가 나지막한 비명 소리를 냈다.

“아야!” 


그때였다.

“어머니”

옥구슬을 굴리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미인이 들어온다.

“오, 내 사랑스런 스텔라 공주, 낮잠 잘 시간인데 어인 일로 왔는가?”

스텔라는 단호한 표정으로 말한다.

“병풍 속에서 다 들었어요. 상황이 이렇다면 제 한 몸을 희생하겠어요”

파란여우는 쓰게 웃었다.

“네 뜻이 가상하구나. 하지만 판다를 물리친 사람이 대머리면 어쩌려고 그러느냐?”

“머리는 있다가도 빠지고 없다가도 나는 법, 전 상관 없습니다”

“닭살이면 어쩌겠느냐?”

“사람도 원래 닭에서 나왔는데, 제가 어찌 닭살을 두려워하겠습니까?”

“새우눈이면?”

스텔라가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연다.

“그게 제 운명이라면 달게 받겠습니다”

결국 파란여우는 판다를 없애는 사람에게 스텔라 공주를 아내로 맞이할 수 있게 해준다는 방을 곳곳에 붙였다. 과연 전국의 영웅호걸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었다.


“털에는 털로 맞서야 합니다. 제 털을 보십시오! 음하하”

털짱이 다리를 걷어 보이며 포효했다. 하지만 한시간 후, 털짱은 온몸의 털이 다 뽑힌 채 울며 돌아왔다. “그놈이..내 털을....모두 뽑았어요...흑”

“김치의 왕이 쉰김치라면, 사과의 왕은 멍든사과올시다. 주군께서 내리신 이 실론티가 식기 전에 판다를 사로잡아 오리다”

하지만 멍든사과는 궁궐을 나가다 문턱에 걸려 넘어져 이가 부러지고 말았다.  파란여우의 실망감은 점점 깊어만 갔다.

“소신은 스타리라고 하옵니다. 판다의 기세가 저렇게 세니 우리는 계교로써 놈을 사로잡아야 합니다. 신에게 좋은 방책이 있으니 하루만 기다리십시오”

스타리는 판다가 다니는 산길에 함정을 판 다음, 판다가 좋아하는 갈대를 잔뜩 넣은 뒤 흙으로 덮어 두었다. 다음날 스타리는 병사 20명을 데리고 함정으로 갔는데, 파란여우도 구경차 따라갔다.

“앗!” 

함정 안을 들여다본 스타리는 망연자실했다.

“당신은 누구요?”

함정 안에서 우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전 마냐라고 해요. 흑흑. 먹을 게 없어서 칡뿌리를 캐러 왔다가 그만...”


스타리마저 실패로 돌아가자 파란여우는 답답해졌다. 기분도 전환할 겸 궁궐 지붕에 올라가 목놓아 울부짖었다. “오오오-----” 그때였다.

“가을산은 높고 새벽별은 영롱한데, 주군께서는 어찌하여 울고 있사옵니까?”

파란여우가 보니 웬 남자가 서 있는데, 눈이 새우눈이다.

“소신은 마태우스라고 하옵니다. 오즈마의 난을 평정하고 방금 돌아오는 길입니다”

“지금 판다 한 마리가 마구 설쳐 백성들의 피해가 잇따르니 어찌 슬프지 않겠소?”

파란여우의 눈에 눈물이 그득한 걸 본 마태우스는 껄껄 소리내 웃었다.

“주공께서는 용맹함으로 말하면 명성이 연보라빛우주에 가득하신데, 기껏 판다 한 마리 때문에 그리 울고 계신단 말이오. 제가 재주는 없지만 당장 판다를 잡아 그 털로 목도리를 짜드리라”

말을 마친 마태우스는 밧줄로 커다란 그물을 짠 뒤 판다가 다니는 길목에 숨었다. 두시간쯤 있으니 과연 판다가 지나간다. “휙!” 마태우스가 던진 그물은 정확히 판다를 사로잡았다.

“이렇게 간단한 걸...”

마태우스는 마취총을 들고 판다에게 다가갔다. 그때였다.

“쉭쉭!”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연거푸 나더니 화살 세대가 마태우스의 히프에 박힌다. 무지하게 아팠다.

“으....누, 누구냐?”

마태우스는 뒤를 돌아볼 새도 없이 혼절하고 말았다. 깨어보니 그물은 찢겨져 있었고, 판다는 흔적도 없었다.


“스텔라 공주님, 어쩌자고 그러셨어요?”

로렌초의 시종이 스텔라에게 물었다.

“판다를 거의 잡을 뻔 했는데...”

스텔라가 노기 어린 목소리로 답했다.

“넌 내가 새우눈이랑 결혼하면 좋겠니? 난 그렇게는 살 수 없어. 없다구!”

그때, 파란여우에게 보고를 드리러 가던 마태우스는 스텔라가 한 말을 듣고야 말았다.

“아, 새우눈인 게 이리도 서럽구나! 내 얼마가 들더라도 미남으로 거듭나고 말리라!”

마태우스는 울며 돌아갔다. 이틀 뒤, 변방의 한 성형외과에 한 남자가 나타났다.

“싹 바꿔 주시오. 완전히!!”


그러는 사이 물만두는 판다에게 맞아 속이 터졌고, 자몽상자는 ‘몽상자’가 되었다. kimji는 얼마나 맞았는지 파김지가 됐으며, 얼굴을 가격당한 *^^*에너는 늘 웃는 표정이 되어 버렸다. 금붕어는 비늘이 다 벗겨졌으고, 머털이는 머리가 다 뽑혔다. 판다에게 당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판다를 잡겠다는 사람은 줄어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에서 모셔온 판다 전문가 조선인마저 실종되고 나자 더 이상 자원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사람들은 무서워서 집밖에 나다니지 않았고, 페이퍼는커녕 댓글도 안달았다.

“파란여우님, 제가 너무 늦게 왔지요?”

풍채가 당당한 사람이 웬 약병을 들고 서있다. 파란여우는 의아했다.

“그대는 누군가?”

남자는 넙죽 엎드려 절했다. “저는 하얀마녀라고 합니다. 제게 판다를 잡을 좋은 계책이 있습니다”

하얀마녀의 설명은 이랬다. 그는 지난 보름간의 노력 끝에 판다의 성호르몬인 카이레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판다의 특성상 카이레를 일정 농도 이상 맡게 되면 나무에 올라 짝을 찾게 되는데, 그 나무에 미리 끈끈이를 발라 놓으면 판다가 나무에 오르다 달라붙어 버릴 거라는 것. 

“공의 생각이 내 뜻과 같소! 그런데 판다를 달라붙게 할만큼 끈끈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 걱정이오”

하얀마녀가 웃으며 답한다. “이건 보통 나무가 아닌 책나무라야 합니다. 책나무에 아교와 풀을 바르고, 소굼을 뿌린다면 능히 판다를 붙일 수 있습니다”

다 듣고 난 파란여우는 기쁨에 겨워 하얀마녀의 무릎을 내리쳤다. 근데 너무 세게 쳤다. 파란여우가 탄식했다. “이런, 그대 무릎 위에 자국이 생겨 버렸네!(on your mark!)”


하얀마녀는 허허벌판에 카이레를 잔뜩 뿌려둔 뒤 그 옆에 책나무를 심었다. 백미터 떨어진 곳에 술상을 펴고 파란여우와 술을 마시는데, 갑자기 판다 울음소리가 들린다. 하얀마녀가 껄껄 웃는다.

“판다가 잡혔나 봅니다. 이 잔을 마저 마시고 가보도록 합시다”

과연 판다 한 마리가 나무에 붙어 옴싹달싹 못하고 있다. 파란여우가 다가가 판다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이놈, 착하게 살라고 그렇게 말했거늘, 어찌 행패를 부린단 말인가?”

순간 판다가 아직 붙지 않은 왼쪽 발로 파란여우를 걷어차니, 파란여우는 저만치 나동그라진다. 신하들이 우르르 달려간다. “여우님, 괜찮으십니까?”

누워 있던 파란여우가 눈을 떴다. “니들 눈엔 이게 괜찮아 보이냐?”

판다는 결국 서니랜드로 돌아가 책울타리에 갇혔고, 아이들이 벗이 되어 그들이 던져주는 쵸코렛을 받아먹으며 살았다.


알라딘 마을에는 다시 평화가 왔다.

하얀마녀가 말했다. “약속대로 스텔라 공주를 제게 주십시오”

파란여우는 흐뭇하게 웃으며 스텔라를 불렀다. “스텔라! 어서 오렴. 영웅이 왔다”

하지만 스텔라는 나타나지 않았다. “스텔라! 어디 있니?”

밀키웨이가 다가와서 말했다. “저, 스텔라님은 아까 짐을 싸가지고 어떤 잘생긴 남자를 따라갔습니다”

“뭣이!” 파란여우의 수염이 파르르 떨렸다. “당장 나가서 스텔라를 찾아!”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스텔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크게 실망한 하얀마녀는 머리를 깎고 산으로 들어가 중이 되어 버렸다.


한편 스텔라는 한 남자와 배를 타고 이웃 수니나라로 가고 있었다.

“당신은 어쩜 그리도 멋지게 생겼나요. 당신과 함께라면 어디든지 가겠어요”

남자가 껄껄 웃었다. “스텔라, 내가 잘생긴 건 다 당신 덕분이오”

스텔라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어요? 제 덕분이라뇨?”

남자는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았다. 열달 후, 태어난 아기의 얼굴을 보고 스텔라는 망연자실했다. 아기의 눈은 영락없는 새우눈이었다.


* On your mark 님, 님 닉넴은 너무 어려워요T.T


댓글(4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조선인 2004-08-26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을 넘보시다니, 이런!!!

ceylontea 2004-08-26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보고 3류소설임을 알았어요... 히히

superfrog 2004-08-26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어케 데이타를 살리셨나봐요? ^^ 코멘 쓰고 읽어봐야지.

마태우스 2004-08-26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10시 반부터 인터넷이 됩니다. 하하. 다 주겄어!! 그나저나 실종되신 줄 알았는데 어디 계십니까?
실론티님/그럼요, '역습'이 들어가는 건 정상적인 글로는 힘들죠
금붕어님/노트에 써뒀거든요^^ 전 치밀하답니다.

비로그인 2004-08-26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그래도 제 이름 한 줄이 들어가 영광입니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조만간 무협지를 한 권 탈고하시지 않을가 하는 억측이...

로렌초의시종 2004-08-26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트에 미리 적어두셨다니 그 주도면밀함에 새삼 감탄을...... 그런데 저는 역시 저렇게 높은 분 졸졸 따라다니는 게 좋아요. 구경거리도 많고, 저보다 훌륭한 분들하고 말도 할수 있고...... 아무튼 재밌게 잘 읽었어요. 역시 마태우스님의 내공은 소인과는 천지차이이옵니다.

superfrog 2004-08-26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쿠쿠쿠.. 카이레님은 판다의 성호르몬이 되셨네요..^^ 이번 3류소설도 아주 3류스러워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절대 1류소설 따위는 되심 안되요!!

ceylontea 2004-08-26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정말 오랜만에 등장했다구요... ㅎㅎ

갈대 2004-08-26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3류 소설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네요. 삼국지와 적절히 버무리시니 너무 재밌습니다.

stella.K 2004-08-26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워즈가 생각이 나요. <판다의 역습>이면 다음엔 <스텔라의 귀환>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상상했었는데...저를 공주로 만들어 주시고, 눈물납니다. 근데 마태님, 저 그런 사람 아니어요. 전 한번 말하면 지키는 사람이니 믿어주시어요. 앤딩은 객관적으론 비극일지 몰라도 저에겐 해피 앤딩입니다.
역시 마태님은 절 실망시키지 않는군요. 그런 의미에서 추천들어갑니다.^^

진/우맘 2004-08-26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하하~~~~
이거, 제목은 판다님이 주인공 같은데, 사실은 스텔라님을 위한 글! 스텔라님, 그동안 보채신 보람이 있습니다!!

가을산 2004-08-26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새우눈이라... ^^

하얀마녀 2004-08-26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마태우스님 3류소설은 언제나 재미있어요.
거기다 저를 출연시켜주시니 정말 고맙습니다.
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저도 추천하고 갑니다.

물만두 2004-08-26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무협지를 쓰심이... 조만간 책 내자고 출판사에서 문의올 것 같아요...

아영엄마 2004-08-26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흠... 쁜이 삼총사를 다 동원하셨군요~ 아영이, 혜영이까지 등장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어제 초콜릿 먹으면서 글 쓸려다 말았는데(맛있어서가 아니라 질려서...^^;;) 역시 우린 텔레파시가 통했던 거예요.. 반대로!! ㅜㅜ~~ 어쨋든 님과 저의 우정이 세 배로 증가했음을 알리며 저도 초콜릿 페이퍼(짧은 걸로~) 쓰러 갈랍니다.. 아! 추천~ 세 방쯤 넣어 드리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되네요.. 다른 분 글 잘 안 퍼가는데 추천 두 방은 퍼가기로 대신합지요!(__)

노부후사 2004-08-26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군께서 내리신 이 실론티가 식기 전에 판다를 사로잡아 오리다"
최강입니다. ^^

chaire 2004-08-26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성호르몬이라니... 어떻게 그런 생각을! 정말 대단하십니다..!!^^

로드무비 2004-08-26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왜 베드신은 없나요? 아니면 키스신이라도...^^

2004-08-26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04-08-26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로드무비님.. 그런 것까지 기대하시다니.. 마태우스님도 총각인데 그런 걸 글로 쓰다 보면 무지 속상하지 않을까요~~?^^;;

진/우맘 2004-08-26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로드무비님, 스텔라님을 <두 번 죽일> 작정이십니까아~~~~

stella.K 2004-08-26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요. 아이고 망칙해라. 저 그냥 갑니다...

비로그인 2004-08-26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헤헤헷... 역쉬...
그나저나 좀더 자주 출연하기 위해서는 닉네임을 바꿔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영엄마 2004-08-26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범한 여대생님~ 님보다 더 평범한 닉네임을 가진 저도 출연시켜주는 저력을 발휘하시는 마태우스님이 계시는데 뭐가 걱정이세요! (실은 저도 제 닉네임때문에 님과 같은 고민을 많이 한 사람입니다.^^;; 다른 분들 닉네임은 다들 정말 독특하고 멋진데...ㅜ.ㅜ)

물만두 2004-08-26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정작 판다님은 어디가셨을까???

panda78 2004-08-26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움하하하하! >ㅂ< 저 여기 있어요! 저를 위한 글이로군요, 마태우스님. 감사합니다 <(_ _)>
아, 세상에... 이렇게 기쁜 날이----!!!
당장 퍼 갑니다. 두고두고 읽어야지. ^________________^ ****

ceylontea 2004-08-26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공주님은 지금 서재 이미지랑도 딱 어울립니다.



노부후사 2004-08-26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나 해서 기다리건만, 저는 출연요청이 들어오질 않네요. ㅜ.ㅡ;;

파란여우 2004-08-26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의 미모가 출중한 건 엄마를 닮아서 그런것이오. 모전여전이라는 말도 있잖소...호호호

sooninara 2004-08-26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이름이 문젠게여..공주님으로도 안나오고..여주인공은 택도 없고..
이름을 바꾸어야 해...^^ 그래도 수니나라에서 새우눈의 아기와 알콩달콩 잘 살겠죠?

미완성 2004-08-26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트에까지 쓰시는 치밀함...으어, 마태님 무릎 꿇었습니다 (_ _)

마태우스 2004-08-26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범한여대생님/아니어요. 제가 앞으로 잘 할께요. 님의 명성은 워낙 유명하잖아요...
새벽별님/판다님의 연약한 이미지를 제가 망가뜨린 게 아닌지 걱정입니다.^^
스텔라님/로드무비님이 3류소설에 너무 많은 걸 바라시는 것 같습니다. 너무 걱정 마십시오. 괜히 3류소설입니까. 손잡는 것도 안나옵니다.
진우맘님/그러게요. 두번 죽인다가 정답이네요.
아영엄마님/어머나 제가 왜 속상해요???? 흐흐흐<--웃음의 의미는 뭘까
로드무비님/3류소설의 지향점: 되도록 많은 분들을 등장시킨다. 등장 인물의 특성에 맞는 배역을 주도록 한다. 신체적 접촉은 때리는 것 말고는 불허한다. 이상입니다
카이레님/전 님의 글이 더 존경스럽습니다. 글 많이 써주세요.
에피메테우스님/아...삼국지의 고사를 우려먹었는데, 마음에 드신다니 저도 좋습니다.
아영엄마님/님과의 우정이 세배로 증가했다니 저도 좋습니다.
물만두님/제 내공 가지고는 안되죠.... 알라딘에서만 사랑받아도 행복합다.
하얀마녀님/간만에 님께 비중있는 역을 드려서 빚을 갚은 기분입니다
진우맘님/아네요 판다님이 주인공이어요!!!!
가을산님/제 별명이 새우눈이었어요. 슬픈 추억이죠
갈대님/님이 좋아해 주시니 저도 좋습니다. 님께도 좋은 역을 드려야 할텐데...
피부가 좋은 실론티님/그러게요. 자주 등장시켜 드려야 하는데...
스텔라님/님이 해피엔딩이라니 저도 좋습니다. 만세.
금붕어님/1류 소설은 쓸 수도 없고, 써서도 안되며 쓰지도 않을 겁니다.^^
로렌초의시종님/닉넴에 충실한 삶을 살고자 하는 님께 인사 올립니다. 꾸벅.
On your mark님/부끄럽습니다. 정말 힘들었다구요!
물만두님/저도 판다님이 보고 싶었는데...
판다님/이렇게 나타나셨군요. 요즘 왜이리 뜸하신지요? 다시 예전처럼 호형호제하면 좋겠습니다.
실론티님/아마도 자신의 사진으로 이미지를 대신한게 아닌가 싶어요
파란여우님/그러게나 말입니다. 모전여전^^
수니나라님/아닙니다. 님 닉넴이 너무 유명해져서 바꾸시면 안될 것 같습니다. 출연을 못한들 어떻습니까. 님의 명성이 하해에 달했는데...
멍든사과님/아니어요. 어여 일어나서 제 손을 잡아요...

sweetrain 2004-08-26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도 자주 출연시켜 주세요...ㅠ.ㅠ

마태우스 2004-08-26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단비님, 상처받으셨군요... 죄송합니다. 담번엔 꼭 비중있는 역할을...

마냐 2004-08-26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국지를 읽으시면서 3류 소설이 진화하고 있슴다...흐흐. 마태우스님, 답글 안 달아주셔도 이해하니, 그냥 넘어가셔도 됩니다...^^;;;

바람구두 2004-08-26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출연거부할래요. 이렇게 맨날 비중없는 역으로 출연시킬 바에는 차라리 출연시키지 말아주세염. 힝힝.... 흐흐.

털짱 2004-08-26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스텔라공주를 제거해야겠군...-_-++++++

stella.K 2004-08-26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털짱님, 지금 시기하시는 겝니까? 마태님이 계시는 한 그렇게는 아니될 것입니다. 암, 아니되고 말구요.
실론티님, 앞으로 실론티님을 더 가까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료. 이리 가까이 드시지요. 크크.

panda78 2004-08-26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저는 쪼꼬렛이나 먹으면서 뒹굴래요- 끝까지! >ㅂ<
마태님 마태님, 제가 요즘 좀 뜸했지만, 그래두 항상 마음만은.... ^m^

sweetmagic 2004-08-27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미워요 ~ 제 얼굴을 밤탱이로 만들어 버리시다뉘~~~ 흑흑흑
 

 

 

 

 

 

-프롤로그

“저... 연회장으로 가실 시간입니다”

밤색 밍크코트를 입고 거울을 보던 털짱은 하얀마녀의 말에 놀라 시계를 보았다.

“이런,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나?”

하얀마녀가 모는 차에 탄 털짱은 몸을 등받이에 기댄 채 눈을 감았다. 옛날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전국시대

십년 전, 알라딘은 혼란에 빠져 있었다. 지족초5년박예진이 황제가 되자 ‘마립간의 난’을 진압한 공로로 영의정이 된 파란여우가 실권을 장악, 사실상 왕 노릇을 했다. 밥도 제때 주지 않는 등 탄압이 계속되자 지족초5년박예진은 마태우스에게 밀서를 보내 자신을 구해달라고 요청을 하고, 마태우스는 ‘호밀밭 대첩’에서 파란여우를 물리치며 사실상 알라딘을 평정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마태우스는 지족초5년박예진을 책울타리에 가두고 스프 대신 소굼을 친 라면을 먹이는 등 한층 더 잔인한 탄압을 가했고, 스스로 ‘서재의 달인’을 자처하는 등 오만이 하늘을 찔렀다. 이에 알라딘의 정통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세력들이 곳곳에서 들고 일어나 알라딘엔 하루도 잠잠할 날이 없었다. 그중 한명이 털짱이었다.


-털짱

검은비는 고기집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갈비살을 먹고 있었다. 서른점째를 먹는 순간 입에 뭔가 물컹한 게 씹혔다. 뱉어보니 털이 한웅큼 나온다. 검은비는 고기집 사장 호랑녀를 불렀다.

“아니 이봐! 고기에 털이 있잖아!”

미안하다고 하기는커녕 호랑녀는 검은비의 멱살을 쥐었다.

“털이 몸에 얼마나 좋은데 그래?”

이 말과 동시에 호랑녀는 주머니에서 털을 왕창 꺼낸 뒤 검은비에게 먹였다.

“으...안돼! 안돼!” 입안 가득히 털을 씹으며 검은비는 비명을 질러댔다.

“여보, 정신차려!”

남편의 말에 검은비는 눈을 떴다. ‘꿈이었구나!’

하지만 꿈은 현실처럼 생생했고, 아직도 입에 털이 있는 듯했다.

“카악!” 목이 컬컬해 침을 뱉어보니 털이 한가닥 나왔다. 그로부터 열달 후, 검은비는 아이를 낳았다. 온몸에 털로 가득 덮힌 아이를. 검은비는 그의 이름을 ‘털짱’이라 불렀다.


-마태우스에게 

털짱은 어려서부터 야망이 컸다.

“도탄에 빠진 알라딘을 구할 사람은 나 털짱밖에 없다구!”

하지만 큰 야망에 비해 털짱의 세력은 미미하기 짝이 없어, 스타리와 쥴, 폭스바겐만이 그를 따랐다. 아영엄마에게 패해 오갈데가 없어졌을 때, 털짱은 알라딘을 탈퇴할 생각까지 했었다. 스타리가 그를 말렸다.

“매너리스트는 코멘트가 하나도 안달리는 외로운 세월을 3개월이나 견뎠고, 복돌이 또한 한달에 글을 두편씩 쓰면서 버틴 시절이 있습니다. 그런데 주공께서 겨우 이런 시련에 알라딘 서재질을 접으신다면 후세 사람들이 비웃을까 두렵습니다”

쥴도 거들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일단 마태우스에게 가서 몸을 의탁하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

털짱은 결국 마태우스를 찾아 하례하니, 마태우스는 서재 밖 20리까지 나와 털짱을 맞았다.

“님의 털을 늘 부러워했는데, 이렇게 뵙게 되니 영광이오. 하하하”

“미천한 이몸을 서재의 달인께서 거두어 주신다니 감사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천둥칠 때

털짱은 마태우스 몰래 자신의 즐겨찾기 숫자를 늘려 나갔다. 리뷰와 페이퍼는 밤에만 썼고, 그걸 위장하기 위해 낮에는 글은 안쓰고 코멘트만 달았다. 그러던 어느날, 마태우스가 부른다는 전갈이 왔다. 털짱은 겁이 났지만 하는 수 없이 참이슬이 있는 서재로 갔다. 소주 두병과 참치캔이 차려진 상에 둘은 마주앉았다.

“요즈음 큰일을 하신다고요?”

마태우스의 말에 놀라서, 먹던 참치가 기도로 들어갔다. 열심히 기침을 하고 있는데 마태우스가 덧붙였다.

“코멘트 쓰는 데 재미를 붙이셨더군요”

그제야 털짱은 긴장을 풀며 대답한다.

“전 글을 쓰는 것보다 댓글 다는 게 좋습니다”

마태우스는 껄껄 웃으며 말한다. “하하, 그렇게 서재 마실만 다녀서야 어찌 알라딘을 평정하겠소?”

‘평정’ 소리에 털짱은 가슴이 뜨끔했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꾸했다.

“소재는 이미 바닥이 났고, 글재주도 없어 제 서재를 즐겨찾기에 등록할 사람이 있기나 한지 의문스럽습니다”


한참 술을 마시는데 갑자기 마태우스가 묻는다.

“털짱님도 서재질을 한지 두달이 다 되어 가니, 알라딘의 영웅들을 잘 아실 것이오. 어디 한번 말씀 좀 해 보시오”

털짱이 마지못해 대답했다.

“글쎄요, ‘평범한 여대생’은 다스리는 서재가 450개가 넘고, 최근에는 괴기스러운 사진도 올리는 등 가히 영웅이라 할 수 있겠지요”

마태우스가 웃는다. “평범한 여대생은 이름처럼 ‘평범’하고, 올해 졸업을 했으니 이미 여대생도 아니오”

털짱이 말한다. “400개에 가까운 서재를 거느린 플라시보는 ‘cool함’을 무기로 세력을 넓혀 나가고 있으니 영웅이라 할만하지 않습니까?”

“플라시보는 ‘헐렁한 인간’이며 책도 헐렁하게 읽소. 게다가 집에 인터넷이 안된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데 어찌 영웅이라 하겠소?”

“리뷰로 입신양명한 마냐는 어떻습니까?”

“흥, 마냐에게 남은 거라곤 책밖에 없소이다. 그런 그가 어찌 영웅일 수 있겠소?”

“추리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물만두는 영웅이지 않을까요?”

“물만두는 요즘 이벤트를 쫓아다니느라 페이퍼를 쓰지 않고 있소”

“글을 기가 막히게 쓰는 바람구두는 어떻습니까?”

“바람구두는 가장 중요한 주말에 글을 쓰지 않아요. 그래서야 어찌 영웅일 수 있겠소?”

“요즘 무섭게 세력을 넓혀 나가는 멍든사과는 어떻습니까?”

마태우스는 고개를 흔들었다. “멍든사과는 ‘멍든’ 사과일 뿐이오. 최근 들어서는 난초와 대화를 하고, 문장부호를 글 제목으로 쓰는 등 제정신이 아니오”

“그렇다면 진우맘은 어떻습니까?”

마태우스는 손뼉을 치고 껄껄 웃는다.

“진우맘은 이미 소재가 고갈됐소. <나무2>를 두번이나 우려먹는 걸 보면 모르겠소?”

“<서재질이 가장 쉬웠어요>를 쓴 스위트 매직은 어떻습니까?”

“쳇, 그는 주말에만 강할 뿐, 주중에는 거의 글을 쓰지 않소”

“스텔라, 연보라빛우주, 타스타는 어떻습니까?”

“그들은 미모 때문에 인기가 많을 뿐이오”

“그들 외에는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모름지기 서재영웅이란 새벽별을 보며 서재질을 해야 하고,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도 알라딘에 접속, 코멘트를 남길 정도라야 되오”

털짱이 물었다. “알라딘에 그런 사람이 대체 누구란 말씀입니까?”

마태우스가 빙그레 웃으며 손가락으로 털짱을 가리키고, 다시 자신을 가리킨다.

“지금 서재영웅은 당신과 이 마태우스 뿐이외다!”

털짱은 그 말에 소스라치듯이 놀라서 손에 들고 있던 포크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때 마침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며 우레 소리가 크게 울렸다. 털짱은 포크를 집으며 혼잣말처럼 되뇌인다.

“무슨 천둥 소리가 이리 대단한고...”

그 모양을 보고 마태우스가 웃으며 묻는다.

“아니 님처럼 털이 많은 사람도 천둥을 무서워합니까?”

“털이 많아봤자 비에 젖으면 오히려 골치만 아프니, 어찌 천둥이 두렵지 않겠소?”

마태우스는 털짱의 소심함에 실소를 머금으며 더는 그를 의심하지 않았다.


-새가 날아가다

변방에 있던 오즈마가 반란을 일으켰다. 좋은 기회다 싶었던 털짱은 마태우스를 찾아가 아뢴다.

“제가 님에게 의탁한 뒤 이렇다할 공을 세우지 못했습니다. 오즈마의 세력이 그다지 크진 않지만 단비, 밀키웨이 등 명장들이 많고, 평소 님에게 불만이 많았던 이따위와 힘을 합친다면 무시못할 골칫거리가 될 것이오. 제게 글 소재 몇 개만 주시면 당장에 달려가서 평정하겠습니다”

마태우스는 웃으며 쾌히 승낙했다. “좋은 생각이오. 곧 떠나도록 하시오”

털짱이 털을 날리며 달려가는데 폭스바겐이 묻는다.

“주군께서는 이번 출정을 왜 이리 서두르시오?”

“여태까지 내 신세는 우리 속의 판다요 어항에서 물장구치는 금붕어와도 같았다. 이 길이 바로 어항 안 금붕어가 바다로 나아가는 길이며, 우리 속의 판다가 야생으로 돌아가는 기회인데, 어찌 마음이 급하지 않겠느냐”

털짱의 말에 스타리, 쥴, 폭스바겐이 모두 경하해 마지 않았다.


-창업, 그리고...

털짱은 서재의 명칭을 ‘털이 있는 나라’로 고치고 털을 무기로 다른 서재들을 차례로 점령해 나갔다.

“찌리릿님, 제 털 드릴께요, 그만 화 푸세요!”

“가을산님, 상심하지 마세요. 제가 털 몇 개를 뽑아드릴께요”

게다가 사진을 공개해 자신의 미모를 뽐내니, 즐겨찾기 숫자는 무섭게 올라갔다. 마태우스는 그제서야 자신의 결정을 후회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결국 마태우스와 털짱은 알라딘의 패권을 놓고 갈대가 무성한 수니나라에서 숙명의 일전을 벌인다.

“이봐 털짱! 내가 키워준 은혜도 모르고 이게 무슨 짓인가?”

“더벅머리 마태우스놈아, 니가 나한테 털 하나 보태준 것도 없으면서 어찌 키워줬다고 우기는가?”

둘의 승부는 털짱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털짱의 ‘모족외전’은 추천을 무려 7개나 받은 반면, 마태우스가 쓴 ‘마태부리전’은 자신의 분신인 부리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추천을 하지 않았던 것. 대패를 한 마태우스는 결국 서재를 빼앗기고 교봉으로 도망갔고, 거기서 칼을 갈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에필로그

털짱이 연회장에 나타나자 모두들 일어나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연단에 선 털짱은 흐뭇한 눈길로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에... 즐겨찾기 2000명 돌파 기념식에 와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2000명은 분명 대단한 숫자지만, 제겐 제가 거쳐갈 하나의 이정표에 불과합니다. 3천명, 4천명이 되었을 때, 또다시 모입시다!”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났다. 박수 소리가 잠잠해질 무렵 털짱이 말을 이었다.

“이 경사스런 날을 기념하기 위해 건배를 합시다. 모두 테이블에 놓인 소주잔을 들어 주세요! 자, 제가 선창하겠습니다. 위하여!”

“위하여!”

군중의 화답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연회장 구석에 밀짚모자를 쓰고 남루한 옷을 입은 사내가 있었다. 그는 연단에 선 털짱을 째려본 뒤 더 열심히 칼을 갈아댔다.

“털짱, 두고보자! 내 꼭 복수할 거야!”

 


댓글(47)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깍두기 2004-08-22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일등! 내가 일등을 하다니...마태님 어디 갔다 오셨어요?

비로그인 2004-08-22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내용인지 다는 못알아 듣겠지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쉼표 2004-08-22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마태우스님도 털짱님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신건가요??

털짱 2004-08-22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님! 오셨군요. 보이시나요, 버선발로 뛰어나온 제 모습이..? *^^*

Fithele 2004-08-22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털짱전이군요. '소굼 친 라면' '졸업을 했으니 여대생이 아니오' 원츄

깍두기 2004-08-22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등 먼저 찜하고 이제서야 글을 읽었네요.호호호(겸연쩍)
마태우스님, 공부는 언제하고 무협지는 언제 읽으셨단 말인지. 님에게는 하루가 48시간이란 말인가.....

sweetmagic 2004-08-22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謁裸眞戰에 한자에 걸릴 태클에 대한 답을 미리 준비 하신 듯하여 안 물어 볼랩니다~!!

점점 재미와 재치가 떨어지는 건 짱아님을 비롯한 신흥 세력의 등장 때문에 상대적으로 기운이 쇠하신 건가요 아님 진짜 재미와 재치가 떨어지시는 건 가요 ~~ ㅎㅎㅎㅎ



메롱 메롱 ~~ 히히히 ~~ ~~~

파란여우 2004-08-22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를 물리쳤다고 기뻐했던 마태우스님에게 추천한 분 누구셔요? 무횹니다....음....

털짱 2004-08-22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전데요... =_=;

마태우스 2004-08-22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윗매직님/앗 그 태클에 대한 답 준비 안했어요!
깍두기님/2박3일로 상록리조트 다녀왔습니다. 요즘 제가 삼국지를 읽고 있거든요. 책 읽다가 생각이 나서 썼어요
피델한님/사실상 털짱전이죠^^
털짱님/어머나 반갑게 맞아 주시다니 감사합니다.
YAL님/지, 진심???
On your mark님/으음, 이해가 어려우셨다니, 님은 서재질을 열심히 안하셨나봐요^^

마태우스 2004-08-22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님이 가장 보고 싶었어요!
털짱님/역시 님이시군요. 감사!
스윗매직님/앗 저런 촌철살인의 코멘트를...

아영엄마 2004-08-22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놀러 갔다 오신 건가요? 음.. 그래도 스토리 배경상 어울리지도 않는 제 이름을 내용 속에 한 번 등장시켜주심으로서 우리의 우정을 유지해 주시는군요..^^; 고마워용~~

비로그인 2004-08-22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 데굴데굴.. 역시 재미있습니다...

ps] 그래도 마음은 여대생이니, 부디 여대생으로 받아주시옵소서...-_-v

mannerist 2004-08-22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정훈이의 트러블 삼국지 이후 최고의 패러디군요 =)

조선인 2004-08-22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그야말로 전국시대군요. 매일같은 전쟁이라니... 아이 무서워라.

갈대 2004-08-22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건적 토벌을 떠올리게 하는 멋진 패러디입니다. 마태우스님은 '동탁'이 제격이고
털짱님은 '유비'가 좋겠습니다. 마무리를 보니 2탄이 있을 것 같은데 있나요?

하얀마녀 2004-08-22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도 삼국지 분위기가 물씬 나는군요.
덕분에 밤에 낄낄거리며 웃었습니다.
전장은 털짱님과의 애정전선인가요?
그리고 이번엔 잊지 않고 추천할께요. ^^

마냐 2004-08-22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진작 삼국지를 다시 읽지 않으셨습니까.
당분간 수호지, 열국지, 영웅문 등을 섭렵하시기 바랍니다.
주군이 다시 칼을 뽑으니, 강호에 마파람이 불고 있습니다.

마태우스 2004-08-22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대님/동탁은 아주 뚱뚱하던데, 저 그냥 조조 하면 안될까요? 그리고...원래 제가 항상 2탄이 있을성싶게 글을 마치지만 2탄을 쓴 적은 거의 없답니다.
조선인님/평화를 사랑하시는 조선인님.... 안그래도 삼국지를 다시 읽으면서 왜 이 책을 청소년들에게 읽게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매너리스트님/부끄럽습니다!
평범한여대생님/재밌다고 해주셔서 감사. 제게 님은 언제나 여대생이옵니다.
아영엄마님/호호, 잦은 출연에 깊어가는 우리의 우정!

stella.K 2004-08-22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래에 읽어 본 중에 가장 많은 사람의 이름이 언급됐군요.
이번에도 전 이름만 언급되는 정도로 끝나는군요. 그리고 마태님, 여행 떠나시기 전에는 재가 제일 많이 보고 싶을거라더니, 지금은 파란여우님을 가장 많이 보고 싶어하셨군요. 그래요. 마태님 마음도 못 믿겠어요. 저 이제 마태님 미워할꺼예요. 흐흑~ 여자가 한을 품으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드리고 말죠. ㅠ.ㅠ


마태우스 2004-08-22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얀마녀님/운전기사 역에도 호탕하게 웃어 주시는 님의 아량에 경의를...
마냐님/그러게 말입니다. 이번이 8년만에 읽는 것 같은데, 역시 열번은 읽어봐야 등장인물을 다 꿰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태우스 2004-08-22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앗! 그, 그게 아니라...그, 그러니까 ...모, 모든 게 오해이옵니다. 전 님이 가장 보고 싶었어요!!! 제가 안그래도 님을 주인공으로 한 장편소설을 구상 중이어요!

stella.K 2004-08-22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그럼 일단 한은 철수시키도록 하옵죠. 기대하겠사옵니다!

마태우스 2004-08-22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panda78 2004-08-22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흐- 역시 마태님, 그러나 저는 스따리양이 댓잎 챙겨주고, 솨과양이 털도 빗어주고, 털땅님이 손도 잡아주는 우리 안이 좋은 것을 어찌할까요- ^m^

panda78 2004-08-22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참. 추천! ^^

starrysky 2004-08-22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하, 내용도 너무 멋지지만 이미지 제목이 '고교 털잡이'여요. 아, 웃겨 죽어요~ ^-^
여행 동안에도 틈틈이 알라딘에 들러주시다니 상록리조트의 인터넷 시설이 그리 좋았던 건가요, 아님 별로 재미가 없으셨나요..
푹 쉬시고 좋은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

마태우스 2004-08-22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모나 판다님, 이 밤에 안주무시고 뭐하십니까. 2박3일간 님을 못뵜더니 겁나게 반갑네요. 사실은 저도 우리 안이 좋아요^^

sweetrain 2004-08-22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흑....ㅜ.ㅜ

마태우스 2004-08-22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리님/반갑사옵니다. 상록리조트엔 컴퓨터가 7대 있는데요, 낮엔 애들이 게임하느라 거의 쓸 수가 없었어요. 그게 한이 되었는지 어제 술먹고 새벽에 인터넷을....저도 모르게... 님도 좋은 한주 되시어요.

마태우스 2004-08-22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비님/앗 단비님이 우시는 까닭은 무엇인지요?

마냐 2004-08-22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아참참, 추천!

sweetmagic 2004-08-23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다 맞다 !! 영웅문 !!!!!

추천

코코죠 2004-08-23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어 우어 우어어~
저는 별 효과는 크게 못 봤으나 동네 쪼무래기 수준의 반란을 깔짝대며 일으켰던 오즈마 장군이옵니다.
우어 우어어
마태님은 어찌 이리도 재기발랄하신지. 아아 내가 반하지 않을 수가 없으니... 언젠가는 털짱님과 맞짱뜨는 내용으로 한편 써주시와요.

sweetrain 2004-08-23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흑...ㅜ.ㅜ (마태우스님...ㅜ.ㅜ)

호랑녀 2004-08-23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털짱아, 이제 그만 니 아비를 찾아라. 이럴 때 니 아비가 뒤를 봐주면 얼마나 든든하겠냐만, 니 아비는 그저 시골에서 철따라 농사짓는 촌부로구나. 다만 신분은 플래티넘이니 너무 슬퍼하지 말기 바란다.

검은비여, 미안하오. 내 좋아하는데 이미 남편이 있는 그대를 어쩌겠소. 그리하여 꿈에 나타난 것이었소. 털짱을 잘 키워줘서 고맙소.

바람구두 2004-08-23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저는 낙향하여 도나 닦아야 하겠습니다. 흐흐.
"이럇, 노새야! 와우와려로 가자꾸나."
와우강이나 벗삼아 음풍농월하려 했더니 마태우스님이 자꾸만 들쑤셔서 서재계에도 피바람이 불겠구나. 흐흐.

ceylontea 2004-08-23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삼국지 읽으시는 바람에... 3류소설도.. 그에 따라 달린 댓글도 모두 삼국지풍입니다..

미완성 2004-08-23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여튼 중년으 사랑도 불붙으믄 무섭다니까...;;

마태님, 뭘 먹으면 그리 발랄해질 수 있는 겁니까....!
전 허리도 튼튼한데...!

▶◀소굼 2004-08-23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닉네임을 바꾸던지~ 닉네임의 제약이 역할을 줄여버리는군요오~;

가을산 2004-08-23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은 적벽대전인가요? ^^

sooninara 2004-08-23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이 드디어 내 리플을 씹어버렸어요..
다시 쓰기 싫어..ㅠ.ㅠ..마친구님 내맘 다 아시죠?

노부후사 2004-08-23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자게 재밌네요.
근데 지족초5년박예진 양은 어떻게 된 거에요?

진/우맘 2004-08-23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나무2를 두 번 우려먹었다는 사실을 두 번이나 우려먹다니....으흑...

마태우스 2004-08-23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제가 원래 우려먹는데 일가견이 있죠^^
에피메테우스님/윽, 예리하신 님... 글 쓰다가 까먹었어요.
수니친구님/그럼요 알죠!
가을산님/안그래도 오늘 적벽대전 읽고 있는데...
소굼님/그죠. '소굼이 천하를 통일했다' 좀 이상해요...^^
멍든사과님/아, 님과 운명이라고 믿었던 때가 엊그제인데....
실론티님/그게 삼국지의 마력 아니겠습니까. 님의 피부처럼요^^
바람구두님/ 낙향해서 세력을 키우시려는 게 아닐까 두렵소.
호랑녀님/호호,호랑녀님... 님 혹시 여자분 아니십니까.
오즈마님/하핫, 전국에서 시나리오가 답지하고 있군요. 역시 인기는 좋은 것이여!
스윗매직님/님의 추천은 제게 힘을 주지요. 우아아아아---<--기합소리...

물만두 2004-08-24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가 이벤트 따라다니기 종료되었음을 알립니다...

마태우스 2004-08-24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이벤트보다 적립금을 택하시다니, 님의 선택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럼 제가 이벤트 도사로 나서 보겠습니다^^
 

 

 

 

 

 

수니나라에 두 호걸이 살고 있었다. 마태우스와 부리, 둘다 새우눈과에 속해서인지 그들은 쉽게 친해졌고, 자몽상자를 앞에두고 의형제를 맺었다.

“우리는 평생 화목하게 지낼 것이며, 이 맹세를 깨는 사람은 폭스바겐을 사내야 하오!”

둘은 술과 여자를 좋아했다.

부리: 강남에 <스타리의 별다방>이라는 곳이 있는데, 마담이 천하절색이요. 같이 한번 가봅시다.

마태우스: 오오, 나도 그 이름은 익히 들었소. 오늘 당장 가도록 합시다.


하지만 둘의 우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부리는 원래 털짱이란 미녀를 사귀었는데, 털짱을 보고 한눈에 반한 마태우스가 ‘스텔라’라는 진귀한 보석을 보내는 등 잦은 선물공세로 털짱의 마음을 돌린 것. 부리는 크게 노했다.

“더벅머리 마태우스놈이 어찌 그럴 수가 있단 말인가!”

부리는 연보라빛우주와 복돌이를 앞세워 마태우스의 서재를 공격했고, 마태우스도 책자매-책울타리, 책나무를 일컫는다-와 더불어 부리의 공격에 맞섰다. 부리가 외쳤다.

“넌 즐겨찾기 숫자도 많고 코멘트도 많이 달리면서 어찌 남의 여자를 빼앗는가?”

마태우스가 화답했다.

“무슨 소리인가? 털짱은 원래 나를 좋아했다. 이 글을 보라”

털짱(mail) 2004-07-31 02:22

마태우스님/.. 달빛 아래에서 맹세한 우리의 사랑은 다 거짓이었단 말인가요? 영원히 저만 사랑한다 하시고선...

부리는 분기탱천했다. 82근 청룡도를 들고 마태우스를 향해 달려든다. 마태우스도 지지 않았다. 애마인 조선남자를 타고 방천화극을 휘두르며 대항한다. 창과 칼이 부딪히고, 곳곳에 함성이 진동하는 가운데, 둘은 100여합을 겨뤘지만 승부가 나지 않았다. 날이 저물자 둘은 휴식을 취했고, 날이 밝으면 다시금 싸움을 했다. 싸움은 100여일간 계속되었다. 마립간, 마냐, 오즈마, 아영엄마는 마태우스에게, 부라세보, 부족초5년박예진, 부킹웨이는 부리에게 합류하는 등 수니나라는 두패로 나뉘었다. 자연히 분위기가 뒤숭숭해졌고, 사람들은 예전처럼 글을 많이 생산하지 않았다. 삭막해진 모니터를 보고있던 수니나라의 왕 파란여우는 길게 탄식했다.

“부리와 마태가 싸움을 그치지 않으니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진우맘이 답했다. “이번 싸움의 본질은 여자 때문이 아닙니다. 부리가 그간 마태우스로부터 받아온 차별대우에 앙심을 품고 싸움을 일으킨 겁니다. 주군께서 마태우스를 불러 부리에게 일정 지분을 나누어 주도록 명령한다면 싸움이 끝날 수 있을 것입니다”

파란여우는 무릎을 탁 쳤다. “공의 뜻이 내 뜻과 일치하오!”


파란여우는 부리에게 조서를 내려 궁궐로 들어오라고 했다. 부리는 모사 가을산에게 물었다.

“파란여우님이 날 부른다니, 이게 무슨 연고요?”

가을산이 대답했다. “이건 필경 부리님과 마태를 화해시키려는 계략입니다. 화해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마태우스 놈이 워낙 교활해 우리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두렵습니다”

부리가 껄껄 웃었다. “내 어릴 적 별명이 잔대가리요. 마태우스 더벅버리놈이 아무리 꾀를 낸다해도 내 손바닥 안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요”


부리가 궁궐에 가자 식탁에는 이미 마태우스가 앉아 있었다. 놀란 부리는 칼을 빼들었고, 마태우스도 방천화극을 집어들었다.

“내 앞에서 이게 무슨 짓둘이요!” 파란여우가 고함을 치자 둘은 할수없이 자리에 앉았다. 로렌초의 시종이 멍든사과와 물만두를 가져와 식탁에 놓았다. 나가려는 로렌초의 시종을 파란여우가 불러세웠다.

“소굼도 갖다줘야지! 물만두를 어떻게 그냥 먹나?”


소굼이 오자 파란여우가 입을 열었다.

파란여우: 경들이 싸움을 시작한지 어언 100일이 되었소. 민심은 날로 흉흉해지고, 서재 주인들은 글을 안쓰고 있소. 이제 그만 싸움을 끝내는 게 어떻소?

부리: 7월에 제게 배당된 글은 단 5일에 불과한 반면, 마태우스는 29일이나 됩니다. 저는 딱 한번 5000원 적립금을 탄 반면, 마태우스는 15주 연속 기록을 세우는 등 늘 주간서재의 달인에 포함됩니다. 게다가 제게 할당되는 글이란 게 “남창을 허용하라!”같은 남우세스러운 글들이라 가족들이 볼까 두려울 지경입니다. 이런 불공평과 어거지를 시정해 주지 않는 한 군사를 물릴 뜻이 없습니다.

파란여우: 그렇다면 자네의 요구는...?

부리: 리뷰건 페이퍼건 마태가 쓰는 글의 절반을 제게 배분해 주십시오.

마태우스가 말을 잘랐다.

마태우스: 그건 안됩니다. 저도 겨우겨우 주간 서재의 달인에 턱걸이하는 판국입니다. 지금 5천원에 대한 경쟁은 사상 유례없이 치열해, 스윗매직은 주말마다 30여편의 글을 올리고, EGOIST는 지난주말 70편의 글을 올렸습니다. 이런 판국에 글을 나누면 5천원은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갈 것입니다. 될 사람을 밀어줘야 합니다.

파란여우가 들어보니 그도 그럴듯했다.

파란여우: 내가 듣기에도 부리의 요구가 터무니없소.

부리: 그렇다면 인기프로인 3류소설과 알라딘 뉴스레터 중 하나를 제게 할애해 달라고 하십시오.

파란여우는 마태우스를 바라보았다.

파란여우: 들어줄 수 있겠소?

마태우스: 3류소설은 제가 아끼는 프로입니다. 둘 중 하나를 줘야 한다면 알라딘 뉴스레터를 드리지요.

뉴스레터를 준다는 말에 부리는 크게 기뻤다. “그렇게 나온다면 저도 더 이상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마태우스와 부리는 결국 평화조약에 서명을 했다. 서재로 돌아간 부리는 군사를 해산시키고 장수들과 더불어 만찬을 가지며 그간의 노고를 치하했다. 술에 취해 열나게 자는데 가을산이 부리를 깨웠다.

“큰일났습니다”

잠에서 덜깬 부리의 눈에 가을산이 신문을 들이밀었다. 잠이 확 깼다.

[알라딘 뉴스레터 폐지! 새신문 창간!

...마태우스는 그간 식상하다는 평을 들어온 알라딘 뉴스레터를 폐지하고 주간 알라딘 뉴스를 창간하기로.... ]

부리는 허리에 찬 칼을 뽑았다. “마태우스 이 더벅머리놈을 당장...”

가을산이 그를 만류했다. “참으셔야 합니다. 싸움을 끝낸 지 얼마 안되어 다시 싸움을 일으키는 건 도리에 어긋나고, 가뭄이라 논이 메말라 가고 있는데 싸움을 일으키는 건 경우가 아닙니다. 군사력을 기르며 때를 기다리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리가 망설이는데 밖에서 꾀꼬리같은 소리가 들렸다.

“그래요, 싸움 그만하고 나랑 놀러가요!”

모두들 놀라서 소리나는 곳을 쳐다봤다. 털짱이 눈부신 미소를 띄며 걸어오고 있었다. 부리는 부리나케 달려가 털짱을 맞았다.

“아니 털짱! 마태에게 간 줄 알았는데...”

“부리, 미안해요. 제가 잠시 흔들렸어요. 재물보다 귀한 게 사랑이라는 걸 나중에 알았어요. 이젠 다시 떠나지 않을께요”

부리가 행복에 겨운 표정을 짓는데,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비가 내렸다. 가뭄의 ‘단비’였다.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영엄마 2004-08-19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녀 쟁탈전이라.. 내가 낄 자리가 아니구먼~ (아, 그보다 마태우스님은 알라딘 첫돌 기념으로다가 하는 자기 소개 페이퍼 안 만드시남유?)

sweetmagic 2004-08-19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하호걸 부리의 한자이름에 부자를 아내 부자를 쓰신 연유는 무엇이옵니까 ??

책읽는나무 2004-08-19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결국 털짱녀는 부리님에게로 넘어간거에요??
배신을 때렸구만!!
끝부분이 멋지네요..가뭄의 단비가 내리다니~~~^^
우리의 마태우스는 어찌 되는가요??

꼬마요정 2004-08-19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국지의 한 편을 보는 것 같네요..^^ 털짱님은 미녀 초선이가 되는건가??
털짱님의 마지막 말이 맞아요..재물보단 마음이 중요한 거죠~~^^ 게다가 가뭄 끝의 단비라니.. 멋진 마무리에요~~
게다가 마태님은 정치해도 되겠어요~ 알라딘 뉴스레터 폐지라니..ㅋㅋㅋ

sweetmagic 2004-08-19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기 추적였다는 하루를 보내신 털짱 님 요즘 따라 부쩍 더 짱아님의 외로움, 그 냉기어린 기운이 하늘에 뻗쳐 남단서 북상하는 뜨거운 기운과 마주치어 폭풍우를 수반한 맹렬한 비가 떨치니 이점 깊이 찰지하시어 두루살펴 주시옵소서. 어제는 외갓 남정네와 손목을 붙잡고 프다는 푸념을 저 서재에 하신 후 몰아치는 태풍에 밤잠을 설쳤나이다. 지혜와 용기가 뛰어나고 기개와 풍모가 있는 장안의 호걸, 천하의 호걸님이 어찌 제 품에 여린 여인네 마음 하나를 붙잡지 못 한단 말씀이시옵니 까 ~~!!! 유심하여 주옵소서....

 증거자료 이옵니다 ㅎㅎㅎ

털짱(mail) 2004-08-18 21:05
새삼 동률이의 가느다란 흰 손을 덥썩! 잡아보고싶은 밤이로군요... 사랑했다, 동률아-!ㅜ_ㅜ


▶◀소굼 2004-08-19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국지 읽으시더니 재미난 이야기를^^; 삼국지에 소재가 많아서 몇개 더 하셔도 되겠어요:)

stella.K 2004-08-19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졸지에 보석이 됐군요. 저 물건되기 싫은데...물론 그래도 털짱님에게 갔으니 나쁘다고는 볼 수 없지만...이런 말씀은 안 드릴려고 했는데요, 언젠가 저도 재대로된 역 좀 맡게해주세요. 한강둔치에서 각목 휘두르고, 남의 환심이나 사는 그런 물건 말구욧!!

하얀마녀 2004-08-19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도 멋진 삼류소설이군요. 놀랍습니다. ^^

조선인 2004-08-19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물보다 귀한 사랑이라니, 부리 만세!

진/우맘 2004-08-19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라~ 신흥미녀 털짱의 위력이 담뿍 배어 나오는 소설입니다!
그나저나 멍든사과님, 어디 계시나? 요즘 털짱님에게 너무 밀리는 거 아녜요?ㅋㅋㅋ

ceylontea 2004-08-19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국지를 읽으시더니.. 문체가 그쪽으로 기울었네요..
아주 즐거이 읽었습니다.

마냐 2004-08-19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님은 무협지도 안보시는데...삼국지로 단번에 저런 비장한 작품을 내놓으시다니...넘 기죽이시는 거 아닙니까...
앗참, 저도 부리의 '부'자가 궁금하나이다.^^;;;

sooninara 2004-08-19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국지체..ㅋㅋ..수니나라에 평화가 왔도다...

메시지 2004-08-19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라라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도록 제가 뛰겠습니다. 42.195Cm를....

nugool 2004-08-19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 멋져요 ^^

털짱 2004-08-20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에 대한 일편단심 제 마음이 구름에 달 가듯이 전해졌다는 것만으로도 소녀는 기쁨에 이밤을 지새울 것이옵니다. 님에 대한 은혜로움은 누추한 제 화답가 속에 있사오니, 부디 살펴 읽어주시와요. -,,,-
님이 보름달이 뜰 때마다 부리님으로 변한다 한들 님에 대한 제 연모의 정은 조금도 줄지 않음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며... =3=3=3

털짱 2004-08-20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신: 전 원래 제물에 관심이 없사옵니다. 차에도 관심이 없사옵니다. 오로지 손에만 관심이 있사오니 님의 따뜻한 손만 가져오시면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사옵니다...

마태우스 2004-08-20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털짱님/어쩌죠? 전 손이 못생겼는데... 화답가는 잘 읽었습니다. 역시 님의 내공은... 그런 분과 드렁칡처럼 얽혔다니 너무 기뻐요!
너굴님/피, 님이 더 멋지면서... 은혜갚을 기회를 달라!
메시지님/아, 42.195센티라니 얼마나 멋진 유머인가!!!!!! <--진짜로 그리 생각합니다.
수니나라님/한때 님이 3류소설의 샤론스톤이었지요^^ 샤론스톤은 은퇴했지만 님은 꿋꿋이..^^
마냐님/부끄럽습니다. 갑자기 저걸 써야겠다는 충동이 일어서요.
실론티님/피부가 좋으신 님을 출연시키지 않은 건 중국의 모래바람이 거세서 피부에 안좋기 때문이라는...
진우맘님/그러게 말입니다. 요즘 사과님이 절 너무 멀리하세요. 흑흑
조선인님/하하, 감사합니다. 사회참여적 지식인인 조선인님도 만세입니다.
하얀마녀님/부끄러워요...그리고 사과님 울리지 마세요. 흑흑.
스텔라님/죄, 죄송합니다. 담번엔 님의 우아함에 걸맞는 배역을...
소굼님/하핫, 제가 우려먹는 데 일가견이 있지 않습니까.
스윗매직님/그런 식으로 저와 털짱님을 갈라놓으려고 하다니... 님의 마음은 알겠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저도 맘이 아파요... 그리고 아내 부를 쓴 까닭은... 부리 골탕먹이기의 일환이죠^^
아영엄마님/음... 서재 일주년은 맞는데요, 전 가입한지 일년이 안되었던 것 같고, 그리고 제가 느끼는 서재 첫날은 페이퍼가 생긴 11월 말이랍니다.
꼬마요정님/헤헤, 제가 마무리는 늘 좋지 않습니까. 칭찬에 감사.
책나무님/저도 요즘 부리와 마태의 정체성이 헷갈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