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정치인이다(그런 정치인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여성이여 테러리스트가 되라>는 책을 쓰더니만

자신이 직접 테러리스트가 되어 맹렬한 테러를 자행하는 일관성을 보이기도 했다.

찌라시에다 노무현을 열심히 욕하는 글을 쓰다가

그 인기를 발판으로 직접 정치권에 뛰어든 이래

돌발영상을 비롯한 각종 매체에 끊임없이 이슈를 제공해 주고 있다.

그가 입을 열 때마다 정치권은 시끌벅적해졌고

그가 나오는 토론은 언제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괄괄하기 짝이 없는 성질을 보면

군사독재 시절엔 어떻게 참고 기자생활을 했을까 의아했지만

하는 말을 가만히 들어보면, 그가 그리워하는 건 바로 그 시절인 것 같다.


정치인으로 워낙 맹활약을 해서 사람들이 까먹었을지 모르지만

정치를 하기 전 그는 대단한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일본 특파원 시절에 썼던 <일본은 없다>는

드넓은 시야와 명석한 판단력을 한껏 드러내줬다는 평을 들으며 백만부가 넘게 팔렸고

일본에서도 ‘일본을 가장 왜곡한 책’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혹자는 남이 쓴 원고를 통째로 베꼈다고 주장하지만

단순명쾌하기 짝이 없는 그 책을 그 아니면 또 누가 쓰겠는가?


정치권에 감으로써 더 이상 그의 글을 못보는 걸 아쉬워하는 사람들을 생각해서인지

그가 이번에 두권으로 된 <폭풍전야>란 책을 냈다.

1권은 정치권에 입문한 뒤 “안에서 바라본 정치인들의 실체를 생생히 전하고” 있다는데

소개된 구절을 보면 구미가 당긴다.

[내가 정치판에 들어와서 놀란 것은 기존의 이미지를 배신하는 정치인들이 너무도 많다는 점이다.... 언론에 '젊은 피'로 알려진 A의원, 참신한 이미지와는 달리 거의 술독에 빠져 살다시피 할 뿐만 아니라 상임위에는 눈도장만 찍는 등 매우 불성실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일본은 없다>의 정치인 판이 될 텐데

베스트셀러 작가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알라딘 측은

이 책을 주문하는 독자들에게 무료배송을 결정했다.


하지만 알라딘 서재지기들은 이 책에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출간한 지 벌써 12일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페이퍼나 리뷰에서 이 책을 언급한 사람이 없다.

이건 아니다 싶어서

작년 한햇동안 나한테 소홀했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다.

“나 바람맞힌 거 다 용서해 줄테니 전여옥 책을 읽고 리뷰를 써라.”

그는 무척이나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이렇게 말했다.

“차라리 용서해 주지 마라.”


베스트셀러 작가의 책이고

사회과학 주간베스트 18위에 오를 정도로 절찬리 판매되고 있는 이 책에

알라딘 분들이 무관심한 이유를 나는 모르겠다.

그리고 

이 책을 구입한 독자들이 많이 구입한 책 중

<당신들의 대한민국2>가 있다 이유 역시 미스테리하다.

누구, 가르쳐 주실 분?

참, 땡스 투는 절대 사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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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1-01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떤 책이길래 신년 벽두부터 마태우스 님이 이렇게 리뷰를 쓰실까, 혹시 심윤경 작가가 새로운 글 집필에 들어간건가, 생각했는데 이러한 책도 나오는군요! 아마 이 글로 마태우스 님께 땡스 투 할 일은 제 인생에 없을 듯 합니다. 하긴, 얼마 전엔 누군가의 부탁으로 제 멤버쉽 포인트 늘릴 겸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를 주문하긴 했지만 이 책은 부탁받아도 안살겁니다.

아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태우스 2007-01-01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드님/호호 카테고리도 3류소설입니다^^ 님도 올 한해 의미있는한해가 되길 빕니다. 님의 인생에서 2007년은 끊임없이 언급될 해잖습니까^^

이매지 2007-01-01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마태님이 새로 책 내시는 줄 알았어요^^;;

클리오 2007-01-01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쪽 의원님 보좌관이 전화하면 어쩌실려고 그러세요... ^^;

모1 2007-01-02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치쪽에는 관심이 없어서가..아닐까요? 주로 소설이나 아동용도서를 서재인들은 많이 보는 느낌이던데요. 저도 관심이 없어서...

Mephistopheles 2007-01-02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은 얼짱각도로 찍었네요...나원참...

가을산 2007-01-02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A가 누군지는 궁금하네요.

oldhand 2007-01-02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1권에 붙은 부제에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비상식이 통용되는 이상한 나라"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왜 실소를 금치 못했는지는 굳이 이유를 첨언하지 않겠습니다. (사실은 실소에 그친것이 아니라 혈압도 상승하더군요)

moonnight 2007-01-02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저도 카테고리 먼저 확인했답니다. 역시. ^^

stella.K 2007-01-02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여옥 비판하는 사람들 많던데요. 저도 <일본은 없다> 아주 오래 전에 읽었는데 뭐 여옥씨 스럽더군요.^^

픽팍 2007-01-02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본은 없다를 읽으려고 노력(?)했으나 도저히 그 편협한 사고관과 코끼리 다리를 만지고 코끼리가 작다고 하는 이상한 논리에 납득이 안되어서 그만두었답니다. 또 책을 내다니 팔리긴 하는가 보군요. 말 잘하는 건 인정하지만 말속에 씨가 전혀 없다는 면에서는 씨없는 수박과 막상막하가 아닌가 감히 아니 쉽게 생각해 봅니다. 절대 안 사볼 책..돈 주고 이 책 사라고 하면 다른 책 사야지

마노아 2007-01-02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쵝오! 카테고리 분류 너무 잘되어 있어요^^ㅎㅎㅎ

마태우스 2007-01-03 0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부끄럽습니다. 3류소설처럼 쓰려고 했는데 머리가 잘 안돌아가더이다..
픽팍님/그사람, 일관성 하나는 알아줄 만 합니다. 일본은 없다 식으로 세상을 살더라구요^^
스텔라님/문제는 거기서 더 발전을 못했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자기가 본 정치인을 비판한다니 어떤 내용인지 알 것 같아요. 코 후비는 걸 보면 "깨끗한 이미지의 이면엔 코딱지가 있다"고 할 사람이죠
달밤님/전 무조건 달밤님 편이어요 히히
올드핸드님/부제 보니 무슨 전쟁터 나가는 십자군으로 착각한 건 아닌가 싶어요. 노무현이 독재라나 뭐라나.... 하여간 비상식적인 짓은 혼자 다하면서...
가을산님/사실 저도 그렇습니다 호호 내기해서 진사람이 그 책 읽고 알려주기 할까요?^^
메피님/그러게 말입니다.......
모1님/그게 아니구요 전여옥이 그간 해온 짓들이 워낙 '어의상실'이라서...^^
클리오님/그럴까봐 전화 안받고 있다는...^^
이매지님/안그래도 올해는 책을 한권 내는 게 목표랍니다^^


sayonara 2007-01-05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많은 상식인들의 지탄을 한 몸에 받는 전여사의 책이군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전여사의 책을 무척 즐겨 읽습니다. 그녀의 현란한 글빨과 맛깔스런 문장들 때문에요. 차라리 소설을 쓰면 좋겠구만.(100% 진심.. -_-+ )

토탈리콜 2007-01-06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테우스님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처음인사드립니다
지금예스24에서는 전여옥 인터뷰기사를 새해첫 인터뷰로 올렸다가 많은 분들이 회원탈퇴를 하는등 정말로 폭풍전야가 된모습ㅂ입니다. 물론 저도 회원 탈퇴하고 알라딘으로 바로 옮겼구요. 한번 구경가보세요 예스인터뷰란 코너입니다^^
 

최근 서재계를 가장 즐겁게 해주는 분이 누구냐,는 설문에서 1위를 차지한 분은 바로

메피스토님이십니다. 모두 93.1%의 알라디너가 메피스토님을 선택해 주셨는데요(2위는 야클님 1.7%)

다들 아시다시피 메피스토님은 마당쇠를 자처하며 마님을 극진히 모시는 바람직한 분이십니다.

그 메피스토님이 그 동안 알라딘에서 서재질을 하면서 쓴 글과 댓글들을 모아 책을 내셨습니다. 

 

메피스토

알라딘 Popular Point : 836,120

PopularPoint`는 판매량과 관계없이 댓글과 추천수에 근거하여 산출한 알라딘만의 인기지수법입니다.  `PopularPoint`는 일년에 한두번 업데이트됩니다.


서재문학 주간베스트 1위
마이리뷰 평점 : /26

 

알라딘멤버십 마일리지
최근 3개월간의 구매 총액을 기준으로 마님급, 마당쇠급, 쥬니어급의 등급을 부여하여, 30~1% 추가 마일리지를 드립니다.

Thanks to 마일리지
마이리뷰, 마이페이퍼, 묻고답하기 등 토크토크를 읽으신 후, Thanks to 버튼을 누르고 해당 상품을 구매하시면, 마님한테 5%의 마일리지를 드립니다.
OK Cashbag 포인트
신용카드로 1,000원 이상 결제하면 결제액의 5%를 마님께 적립해드립니다.

대부분의 도서는 유료배송되나, 마님과 친분이 있으신 분께만 무료배송됩니다.
      (치카님처럼 제주도에 사는 경우 왕복 비행기값까지 보내주셔야 배송이 가능합니다.)  

마이리뷰   서재폐인. 위태로운 몰골. (17) 새벽별을보며 2006-11-29
마이페이퍼   메피스토님, 대박나세요(34) 하늘바람 2006-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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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스트   서재질은 재미나다.
vkbell7 2005-01-10

  

도서 > 서재학 > 서재만담




알라딘에서 여러 편의 히트작을 내며 추천과 댓글을 싹쓸이하고 있는 메피스토가
서재질을 하면서 추천을 많이 받은 작품들과 서재질을 하면서 어려웠던 기억,
그리고 빠른 시간 안에 서재 평정하는 법 등의 글을 모아 책으로 냈다. 메피스토는 머리말에서
"땀과 눈물, 직장에서의 쿠사리를 각오하지 않으면 서재질을 잘할 수 없다"고
주장했는데, 여기 실린 글들은 그런 눈물겨운 작업의 결실이라 하겠다.
 



내가 원하는 것은 주간 서재의 달인이었다. 원래 월요일 아침에 순위를 발표해 일요일마다 밤잠을 못잤는데 수요일로 바뀌어 주말을 편히 쉴 수 있어서 좋다. 내 이름이 순위 안에 없으면 일주내내 우울하다. 이건 꼭 돈 5천원의 문제만은 아니다. 바로 서재폐인으로서 자존심이 거기 달려 있는 거다.

 


메피스토(본명 매피순) - 집에선 마당쇠로, 직장에선 M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2005년 12월 31일 서재계에 데뷔했으며, '마당쇠의 생활백서'  '난 이 배우가 느무느무 좋더라' '거울아 거울아' 시리즈를 히트시키는 등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메피스토는 내가 눈여겨 보고 있는 서재인이다. 그의 본명이 매피순인 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서재폐인이 되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책 곳곳에서 마님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낸다. 이건 비단 마님이 쌀밥을 제공하기 때문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파란여우(알라딘 폐인)

 


    

프롤로그 :나는 서재폐인 메피스토입니다.

마당쇠의 생활백서
마님이 내게 쌀밥을 주는 이유는
댓글 & 답글
건방이 하늘을 찌르는 페이퍼
악구, 낙구
에필로그

 

제가 얼마 전 서점에 갔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반가워서 사진 찍었어요. 후훗.




메피스토님, 대박나세요!

 

* 너무 유치해서 죄송해요. 시간이 있었다면 좀 잘만들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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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11-30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대박나세요^^ 그래서 저희에게도 콩고물 좀 주세요^^

마태우스 2006-11-30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제게도 따스한 말 한마디 해주삼^^

참고로...에디터 쓰기로 해야 댓글이 달립니다. 저도 어찌 이렇게 됐는지 모른다는...


파란여우 2006-11-30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인이 정말 근사한 추천서를 썼군요.
와우! 메피순 작가 홧팅에요. ㅋ

야클 2006-11-30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할인쿠폰 안주나? -_-+

Mephistopheles 2006-11-30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박나면 인세료 90%를 알라딘 서재분들에게 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마태님...^^ 모형 만든다고 칼질하다 왔더니 이런

유쾌하고 즐거운 뻬빠가 올라와 있었군요..^^


진/우맘 2006-11-30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맞아. 요즘은 솔직히 마태님의 유머보다는 메피님의 유머가 한 수 위라는 생각이...ㅋㅋㅋㅋㅋㅋ

=3=3=333333


paviana 2006-11-30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무생각없이 썼다가 댓글 2개만 날라갔자나요. ㅜ.ㅜ

마태님 이 페이퍼 만드느라고 이번엔 어떤 조교선생을 조르셨나요?

절대 님의 실력이라고는 볼 수 없네요.ㅋㅋ

그나저나 심윤경님을 상당히 미시는군요. 다 클릭해 봣어요.ㅎㅎ


아영엄마 2006-11-30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에디터로 댓글 달란 말을 못 봤어요!!(날아갔다.  ㅜㅡ) 
-  요런 건 팍팍 눈에 띄게 문구를 달아두셔야...
인지도 높은 저자(?)의 도서이니만큼 대박날 것 같습니다!
리뷰어도 모집하세요~

프레이야 2006-11-30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순님이 책을 내셨군요. 대박나시길... 이렇게 홍보페파를 만드신 마태님에게도 박수 ~~  ^-^


새들처럼 2006-11-30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핳! 한참 웃다 갑니다. 넘 재미나네요.

해리포터7 2006-11-30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저도 본것 같아요.ㅋㅋㅋ 매피순이란 본명이 저에겐 왜 매취순으로 보인걸까요? ㅎㅎㅎ 마태우스님 느무 멋지삼! 잼있어요^^

짱구아빠 2006-11-30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과 메피님께서 만나 황야의 결투를 벌이시거나,
진검승부를 펼치신다면 용호상박이 따로 없을 듯합니다.^^
근데 댓글달지 못하게 무슨 짓을 해 놓으신거야요??
두어번 허탕쳤네요...


전호인 2006-11-30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말로 이렇게 댓글달기가 까다로워서야.....ㅎㅎ
우쨋든! 알라딘에서 여러가지를 알게 됩니다그려, 그것이 새내기가 겪을 수 있는 특권이겄쮸?


해적오리 2006-11-30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랬군요...

댓글달다가 자꾸 튕겨져 나가길래..우쒸 이러면서 갔다가 혹시나 해서 왔는데..

흠.. 메피스토님의 포스가 걸린거 아닐까요???


멜기세덱 2006-11-30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게, 있었넴. 전 몰라서 3번이나 똑같은 댓글을 달고 있었넹...엉엉, 아까 맨첫빠따로 댓글 달려고 그랬는뎅 ㅠㅠ;; 오늘 낮에 구내서점엘 갔다가 이 책 보고 저도 비슷한 상상을 해보았답니다..역시 마태님 손을 거치니까 완전 재미나네요...ㅎㅎ 아참, 메피님 사인본 구하고 싶은뎅,..ㅋㅋ

chika 2006-11-30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왕복 비행기표 값, 에 추천요 (수줍~ )

----- ㄴ ㅑ ~ 핫 ^^


실비 2006-11-30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당첨된거 저책으로 부탁드려야겠네요.ㅎㅎ

마태님 진짜같이 잘 만드셨어요 역시 마태님 ^^


2006-12-01 0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6-12-01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hanks to 마일리지도 okcashbag도 모두 마님차지!

마님 만세!!!


바람에 맡겨봐! 2006-12-01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전 진짜로 도서검색 해봤다는........ㅠㅠ

sweetmagic 2006-12-01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 깜찍하신 마태님
전 깜박 속았네요.

근데 이거 어디서 보던...ㅎㅎㅎㅎ


무스탕 2006-12-02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글 올리신날 일터에서 몰래 보다 너무나 즐거워서 댓글 올렸는데 안 올려지더군요.

히히히... 메피님. 대박나시면 꼭 파뤼~ 하시와요~ ^^*


마태우스 2006-12-02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님이 즐거우셨다니 저도 즐겁습다


매직님/다 매직님한테서 배운 거죠.... <서재질이 젤 쉬웠어요>의 포쓰란....


바람에 맡겨봐님/속여먹는 자의 재미와 속는 자의 비애라...^^


조선인님/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실비님/아직 재주가 미천합니다. 복사해 붙이다가 오류가 많았어요...


치카님/감사합니다. 님의 추천은 늘 저에게 기쁨을 가져다줍니다


멜기세댁님/아마 메피님이 책에 사인해서 보내주실 겁니다^^


해적님/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몰라요....


별님/님의 리뷰가 없는 책이 어찌 좋은 책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전호인님/호홋 그렇죠 세내기의 특권^^


짱구아빠님/제가 그런 능력이 있었다면...인터넷 시스템이 지금과는 달랐을 겁니다. 네이버가 지식검색 1위가 아니었을지도...^^


해리포터님/님의 칭찬을 해줄 때마다 저는 늘 몸둘바를 모르는 부끄러운 소년이 됩니다^^


백일홍님/재밌다고 해주셔서 감사!!


배혜경님/근데...이 페이퍼에 땡스투는 안들어온다는....^^


아영엄마님/땡스투의 달인이신 아영엄마님이 1순위죠^^


파비님/저도 기본은 한답니다. 흥. 글구 제가 미는 거, 절대 말하면 안되요.


진우맘님/남들 다 아는 사실을 이제사 폭로하면서....흥!


메피님/아유 아닙니다. 제가 더 열심히 해야죠.


야클님/제 마음 아시죠?


여우님/어머 님은 추천글도 댓글도 다 예술이네요^^




 

 

“타앙!”

메피스토가 친 볼은 경쾌한 소리를 내며 상대 코트 구석에 떨어졌다. 세계랭킹 9위인 무스탕(세르비아)은 500위권 선수에게 패한 게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상대선수와 악수하는 것도 잊은 채 머리를 싸매고 주저앉아 버렸다. 아시아 남성으로는 최초로 윔블던 8강에 올랐고, 그랜드슬램을 다 합쳐도 일본의 마스자까에 이어 두 번째에 불과하건만, 메피스토는 시종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사인을 받으려고 줄을 선 팬들에게 그는 일일이 사인을 해줬다.

“지금 기분이 어떻습니까?”

흥분한 어조로 묻는 아나운서 플레져에게 메피스토는 짧게 답했다.

“알라딘에서 이주의 리뷰 당첨된 기분입니다.”

플레져가 다시 물었다.

“제가 알기에 메피스토님은 한번도 이주의 리뷰에 뽑힌 적이 없는 걸로 아는데요?”

“그, 그건...”


잠시 뒤. 열탕에 들어간 메피스토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제 세 번 남았구나.’

그는 어깨에 찍힌 도장을 바라보았다. 처음에 비해 잉크가 많이 바라져 무슨 글자인지 알아볼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딱 사흘만 견뎌 줘라.’

메피스토는 머리를 기댄 채 눈을 감았다. 지난 두달간의 기억이 생생히 떠올랐다.


두달 전만 해도 지금의 상황은 상상조차 할 수가 없었다. 집에서는 가장의 탈을 쓴 마당쇠이자 건설회사의 우수한 사원이었던 그에게 유일한 취미가 있다면 그건 바로 테니스였다. 그는 공을 힘차게 때려 네트 위로 넘기면서 한주의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가 때리는 공은 회사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산사춘 소장의 얼굴이었고, 내공 높은 글로 사람을 기죽이는 로쟈의 얼굴(죄송합니다^^)도 되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테니스는 그 자체가 스트레스로 변했다. 잘 쳐야 한다는 욕망, 게임에서 이겨야 한다는 강박, 이런 것들이 메피스토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쳐도 실력은 제자리걸음이었고, 패배가 쌓여 가면서 테니스를 치는 게 더 이상 기쁨이 아니었다. “코트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란 말은 옛말이 되었다.


대낮같이 훤한 달밤, 그날도 메피스토는 중요한 테니스 게임을 망치고 집에 돌아가고 있었다.

‘결정적인 순간에서 내가 실수만 하지 않았다면 이길 수도 있었을텐데.’

그것도 그렇지만 친목을 도모하자는 경기임에도 자신에게 계속 면박을 줬던 진우맘도 괘씸하기 짝이 없었다. 마포대교를 도보로 걷던 메피스토는 잠시 멈춰서 한강을 바라보았다. 저 물 어디에선가 괴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그는 낮게 중얼거렸다.

‘내가 테니스를 잘 칠 수만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겠다.’

순간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물이 출렁이더니 거기서 예쁜 선녀가 나오는 거다. 메피스토는 너무 놀라 주위를 살펴보았다. 밤이 깊어서 그런지 사람은 없었고, 차들만 씽씽 다리 위를 달렸다.

“놀라지 마라 메피스토여. 난 깍두기라고 하는 선녀다.”

초면부터 반말을 하는 게 귀에 거슬렸지만, 최소한 해롭게 할 의사는 없어 보였다.

“그런데요?”

“내가 너의 고민을 들어 주겠다. 네가 친 볼은 아무도 막을 수 없을 것이고, 어느 누구도 네가 막지 못할 공을 치지 못할 것이다. 너의 발은 바람구두처럼 빠를 것이고, 네 팔 힘은 실론티보다 세리라.”

메피스토는 누군가가 컴퓨터 기술을 이용해서 장난을 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장단을 맞춰 주기로 했다.

“왜 제게 그렇게 해주는 거죠?”

깍두기가 웃었다.

“그건 네가 이쁜 선녀를 밝히고, 그들에게 특별히 잘해줬기 때문이다. 이건 네 행실에 대한 우리의 작은 보답이다.”

허황된 얘기에 짜증이 난 메피스토가 돌아가려고 하자 선녀는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

“네 어깨에 말의 형상을 딴 도장이 있을 것이다. 그 말 모양이 지워지는 날이면 내 주문도 힘을 잃으리라.”




선녀의 말은 사실이었다. 어깨에 말도장이 있는 걸 확인할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던 메피스토는 직접 테니스를 쳐보고서야 자신이 세계 최정상의 테니스 선수가 되었다는 걸 믿을 수 있었다. 그를 구박하던 친구들은 하나같이 놀라움을 표시했다.

스텔라: 너 갑자기 왜 이렇게 잘하냐? 약물이라도 먹은 거야?

물만두: 내가 그동안 구박한 보람이 있구나!

전호인: 이 실력이면 윔블던 나가도 되겠다.

전호인의 말에 메피스토의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맞아, 내가 왜 이 생각을 못했지? 난 세계 최고의 선수잖아!”

메피스토는 당장 회사에 사표를 제출했다. 산사춘 과장은 집요하게 그를 붙잡았다.

“이봐. 오늘 황소곱창 어때? 그거 먹으면서 얘기나 하자고.”

메피스토는 단호하게 말했다.

“저 오늘부터 곱창 끊었습니다. 산과장님이나 많이 쳐드세요.”

회사에서 받은 퇴직금으로 메피스토는 윔블던에 나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마님에게는 비밀로 한 채.


윔블던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세계랭킹 80위 안에 진입해야 했다. 그러지 못한 경우 예선을 통과해야 출전이 가능했는데, 그 예선참가도 어느 정도 랭킹이 되는 사람에게만 열려 있었다. 메피스토는 우선 대한 테니스협회에 선수등록을 했다. 등록처에서 일하던 세실은 메피스토를 보고 큰 눈을 깜빡였다.

“아니 서른네살에 선수등록을 한다고요? 뭐하려고 그래요?”

어이없어하는 세실에게 메피스토는 이렇게 대꾸해 줬다.

“제가 이래뵈도 동안입니다. 스물넷으로 보이지 않나요?”

등록을 마치자마자 메피스토는 중국에 건너가 챌린져 대회에 참가했다. 결과는 당연히 우승이었고, 그 대가로 얻은 건 윔블던 예선 참가자격이었다. 메피스토는 가끔씩 어깨의 말도장을 확인했다. 물을 안 튀기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도장은 이미 절반 이상 희미해져 있었다.


챌린져 대회 우승 때만 해도 그러려니 했지만, 메피스토가 윔블던에 출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 기자들은 부쩍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형택 이외의 선수가 출전하는 것도 빅 뉴스였지만, 선수등록도 얼마 전에 마친 서른네살의 선수가 그 어려운 윔블던 예선을 통과한 것도 놀랄만한 일이었다.

“다락방 스포츠의 실비 기잡니다. 테니스는 대체 몇 년이나 치셨나요?”

클리오는 더 심한 질문도 했다. “그 몸매로 어떻게 테니스를 쳤지요?”

메피스토가 1회전에서 세계랭킹 30위권인 날나리난장이해적(노르웨이)을 3-0으로 완파하고 2회전에 오르고 나자 그를 해프닝성으로 여기는 사람은 없어졌다. 이형택이 2회전에서 도미니카의 또또유스또에게 져서 탈락하자 그에 대한 관심은 더더욱 높아졌다. 그는 더 이상 한국기자만의 관심거리가 아니었다.

“My name is Bluefox, Uganda.(우간다의 파란여우다). What did you do with this skill until now(이 실력을 가지고 지금까지 뭐했니?)?”

메피: My life was dancing life.(내 인생은 춤추는 인생이었다). Now, I find my way.(이제야 길을 찾았다.)

“I'm Santaclausly(나는 산타클로슬리다). What's your goal?(목표가 뭐니?)”

메피: Naturally win the title.(당연히 우승이다).

메피스토가 이렇듯 승승장구할 때, 반대편 시드에서는 이집트의 크리미슈슈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28세 전까지 선수생활을 해본 적도 없고, 예선을 거쳐서 올라온 것 등 모든 조건이 메피스토와 비슷했다.


3회전에서 그가 만난 상대는 터키의 마노아였다. 세계랭킹 10위 안에도 들었던 그는 경기 전 이렇게 말했다.

“난 메피스토가 누군지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고, 알 필요도 없다. 경기는 한시간도 안걸릴 거다.”

그의 말은 맞았다. 마노아가 메피스토에게 지는 데는 겨우 48분이 소요되었다. 메피스토는 US 오픈의 이형택에 이어 그랜드슬램 16강에 오른 두 번째 한국인이 되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마노아는 이렇게 말했다.

“역시 아는 게 힘인 것 같아요.”

4회전 상대인 주드(브라질)는 다행히 한시간을 넘게 버틸 수 있었다.

“메피스토는 정말 테니스 기계 같았어요. 제가 로저 페더러와도 붙어 봤는데요, 장담하건대 페더러보다 더 잘해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마님의 전화에 메피스토는 미안해,만 연발했다.

“알면 걱정할까봐 그랬어. 정말 미안해.”

“미안하다니! 그 전에도 그랬지만, 난 당신이 뭘 하든 당신 편이야. 내 맘 알지?”

마님은 이렇게 덧붙였다.

“옆집 사는 수니나라랑 아영엄마랑 영국 가자고 난리야. 만일 당신이 결승에 진출한다면 나도 경기장에 가서 당신을 응원할께”


서른네살, 테니스 불모지인 한국 태생, 참가선수 중 유일하게 배가 나온 선수. 선수경력 2개월. 메피스토의 이력은 그야말로 경이 그 자체였다. 그런데 그 선수가 8강에 올라 쟁쟁한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니. 그는 페더러와 더불어 한세트도 잃지 않고 8강에 올라온 선수였고, 빼앗긴 점수는 가장 적었다. 윔블던이 발칵 뒤집힌 것은 두말할 것도 없고, 자기 나라 사람이 뭘 좀 하면 난리가 나는 한국은 축제분위기였다. 16강전 때부터 메피스토가 경기를 할 때마다 붉은 옷을 입고 거리에서 관람을 하는 사람들이 몇 십만에 달했다. 갑자기 테니스 붐이 불었다.

치카:. 앞으로 열심히 테니스를 쳐서 메피스토 선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될 거예요.

박예진: 노은중 1학년 박예진입니다. 제 꿈은 윔블던 무대에 서보는 것입니다.

조선인: 갑자기 마로를 테니스선수로 키우고 싶네요.

배혜경: 배가 나와서 고민이었는데 테니스 2주 치니까 싹 들어갔어요.^^

대통령인 체셔고양이는 2010년까지 전국에 테니스코트를 1,000개 이상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그다티스 선수의 모습


 

메피스토는 8강전에서 시칠리아의 신예 바그다티스와 붙었다. 그 경기는 8강전 4경기 중 가장 시시한 경기였다. 20살임에도 40대의 얼굴을 가진 바그다티스는 그날 따라 몸도 40대인 듯, 시종 헉헉거리며 이렇다할 공격조차 하지 못했다. 준결승에서 만난 사람은 세계랭킹 2위인 스페인의 나달. 그의 동물적인 순발력은 하지만 메피스토 앞에서 무력했다.

“파앙!”

“파앙!~”

공이 라켓에 맞는 소리가 날 때마다 나달은 얼어붙은 듯 꼼짝하지 못했다. 매치포인트에서 나달은 메피스토의 공을 받아내려다 코트에 나뒹글고 말았다. 3-0, 메피스토의 완승이었다. 이제 남은 경기는 단 한경기, 상대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를 꺾고 올라온 크리미슈슈였다.


대회 내내 흐릿하던 날씨가 기어이 사건을 쳤다. 결승전 당일,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오후에 들어서도 그칠 줄을 몰랐다. 오후 세시, 윔블던 조직위원장 로드무비는 결승전이 하루 연기된다는 사실을 공표했다.


“왜 그래? 무슨 고민 있어?”

런던에 와서 꿈같은 나날을 보내는 마님이 메피스토에게서 심상치 않은 기색을 발견한 것이었다.

“아, 아냐. 좀 피곤해서.”

메피스토는 하늘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왜 하필 오늘입니까. 결승전인데 하루만 참아 주시지.’

어깨에 새겨진 말도장은 색깔이 거의 바라져 있었고, 움푹 들어간 피부로부터 도장이 있었다는 흔적만 알아볼 수 있었다. 결승이 열리는 다음날 아침이면 완전히 사라질 게 분명했다. 하지만 메피스토는 그 사실을 마님에게 말할 수가 없었다. 만약에 기자들이 알게 되면 어떻게 될지도 두려웠다.


다음날 아침, 비가 그친 하늘은 평소의 우중충한 모습을 되찾았다. 그 하늘만큼 메피스토의 마음도 우중충했다. 예상했던대로 말도장이 전부 사라져 버린 것. 형편없는 실력으로 치느니 기권하는 게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는 16강전 이후부터 그의 트레이너를 자청한 아프락사스를 불렀다.

“나와 테니스를 한번 쳐주겠나?”

“그러죠. 단, 무리하시면 안됩니다.”

잠시 뒤. 아프락사스가 메피스토에게 다가갔다.

“지금 장난치시는 겁니까? 공이 왜 이래요? 제대로 들어오는 게 없잖아요?”

“팔목을 좀 다쳤어. 이를 어쩌지?”

오전 내내 고민하던 메피스토는 마님과 상의를 했다.

“전 세계인 앞에서 망신을 당하느니 기권하는 게 낫지 않겠어? 더구나 상대는 페더러를 이긴 크리미슈슈라고.”

마님은 한참을 생각하던 끝에 말했다.

“지금까지 온 것만 해도 당신은 충분히 잘 했어. 하지만 지는 게 무섭다고 마지막 대결을 회피한다면 그건 옳은 길이 아냐. 나가서 뛰어. 어~~서!”


막상 코트에 서니 그렇게까지 두렵지는 않았다. 더구나 상대인 크리미슈슈 역시 처음이라 그런지 얼굴빛이 창백했다.

“에라 모르겠다”

메피스토는 첫 서비스를 넣었다. 그전까지 보여줬던 200킬로짜리 서브 대신 시속 100킬로도 못되는, 동호회 수준의 서비스가 들어갔다. 하지만 크리미슈슈는 그 서비스를 받지 못한 채 헛스윙을 해버렸다.

“오잉?”

다음 서비스는 겨우 받아냈지만, 공의 속도가 너무 느렸다. 메피스토는 침착하게 그 공을 상대 백핸드 쪽으로 받아쳤다. 득점.

“에.. 두 선수 모두 결승까지 오느라 피로가 누적된 모양입니다.”

중계를 하던 수암이 이해가 안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1, 2세트를 빼앗고, 3세트를 뺐겼다. 그리고 4세트. 하품과 야유를 번갈아 해대는 관중들을 생각해서인지 메피스토가 과감히 공격으로 나섰고, 상대의 어이없는 범실과 어우러져 6-2로 낙승하며 경기가 끝난다. 관중들은 우승자에게 지극히 형식적인 박수를 쳐 줬다. 조직위원장 로드무비로부터 우승컵을 받아들 때도 박수를 친 사람은 한국 응원단뿐이었다.

“어쨌든 180만달러는 벌었잖아?”

의기소침한 메피스토에게 마님이 한 말이었다.


"저기 좀 봐. 당신하고 시합했던 그 선수 아냐?“
런던 공항에서 집으로 돌아갈 비행기를 기다리던 중, 메피스토는 마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그대로 얼어붙었다. 나시를 입은 크리미슈슈의 어깨에 희미하게나마 말도장 자국이 나 있었다.


* 말도장을 만들어주신 가을산님께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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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11-23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솨합니다..세계1등을 시켜주셔서요..^^
(집 어디를 뒤져보면 분명 붉은색 윌슨 라켓이 어디 처박혀 있읉텐데..^^)
3류소설이지만...역시 마님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을 얻어먹는다는 숨은
진리가 담겨있었습니다...ㅋㅋ

비로그인 2006-11-23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아......~

가스노트 보다 더 재밌는데요???
추천~!!!(재미없으면 추천 안하는 거 알죠?^^)

조선인 2006-11-23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깍두기 2006-11-23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녀 이름이 깍두기라니, 너무 안 어울려요^^

sooninara 2006-11-23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영국응원 가느라 출혈이 컸어요^^

산사춘 2006-11-23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헤헤헤헤헤(개콘 '착한 녀석들' 버전으로), 전 악역이 좋아요. 감사합니다.
말도장의 힘이란!

진/우맘 2006-11-23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말, 오랜만에 보니 반갑네요.^^
이제 말도장이 생겼으면, 그 옛날 직접 그린 말 사인이 있는 대통령과 기생충은 경매가 권당 1000만원이 되는건가요? ^^

클리오 2006-11-23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메피스토 님의 이미지가 마태님 + 야클님 인듯한... ^^; 그래요, 메피스토 님. 그대의 몸매가 보고싶소... (오잉? 말하고 보니 이상한 이미지?? ㅇㅎㅎ)

moonnight 2006-11-23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마태님은 대단하셔요. 이렇게 훌륭한 분과 소주잔을 나누었던 사이라니, 갑자기 어깨가 으쓱해집니다. ^^ 너무 재미있어요. 대낮같이 훤한 '달밤'에 깍두기선녀와의 만남이 이루어졌다는 대목도 의미깊구용. ^^;;; 그나저나, 마태님, 요즘 엄청 바쁘시던데 메피님 몸매는 언제 보셨담. ;;

마늘빵 2006-11-23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지금 장난치시는 겁니까? 공이 왜 이래요? 제대로 들어오는 게 없잖아요?

물만두 2006-11-23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는 왜 야클님이 잠깐~ 이러실것 같죠^^ 마태우스님, 야클님, 메피스토님 혹시 세쌍둥이???=3=3=3

파란여우 2006-11-23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우간다 맘에 듭니다.
어쨌거나 제가 인터뷰 당하는것보다 하는게 더 잼나요.ㅋ
메피님의 S라인을 위해서 그날까지! 가는거야욧!!

ceylontea 2006-11-23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팔힘이 세기는 해요.. ^^
윔블던 우승 축하드려요 메피님.

무스탕 2006-11-23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심코 읽다가 깜딱을 놀랐습니다 ^^;
처음부터 메피님과 붙여놓으시니 말 도장이 없어도 제가 감당할 상대가 아니시죠.
담엔 제게도 도장 하나 눌러주시고 출전시켜 주시와요~
그래도 절 이긴 상대가 우승을 했으니 제 체면도 완전 구겨진게 아니라 다행입니다. ㅋㅋㅋ

마노아 2006-11-23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 놀라워요! 아는 게 힘 맞다니까요^^ㅎㅎㅎ

2006-11-23 1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적오리 2006-11-23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니스 딱 한본 쳐본 저도 세계 30위권이라니..하하하하하...
이 소설의 주인공은..

말도장이네요. 넘 귀여워요~ 마태님의 컨셉이 그대로 베어나오는 듯..

또또유스또 2006-11-23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정말 로긴 안할려는 저를 알라딘으로 끌어 당기는 늪과 같으신 마태우스님...
제가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인 것을 어찌 간파하시고...
처음부터 끝까지 숨도 쉬지 않고 읽어 내려갔습니다....
ㅎㅎㅎ 저 며칠후에 말 도장 좀 꽉 찍어 주세요...
님의 힘이 필요 합니다.. 11월 28일에 빔이라도 쏴 주세요~~~~~

멜기세덱 2006-11-23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핫핫, 최근 읽은 소설 중에 가장 재밌어요...ㅋㅋ 마태우스님의 3류소설에 내 이름은 안 나오나? 막 그러면서 봤어요. 언제 한 번 저도 출연시켜 주세요...ㅎㅎ

프레이야 2006-11-23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마태님의 소설에 출연하게 되어 기뻐요^^
메피님, 우승 축하드리구요.. 근데 테니스 2주 하면 정말 배 다 들어가요?? =3=3=3

마태우스 2006-11-23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그럼요! 2주 동안 하루 여섯시간씩 매일 치면 배가 들어갑니다^^
멜기세댁님/그죠? 호호 감사합니다. 이번 소설에선 작품성을 많이 강화했다는....^%^
유스또님/댓글 내일 달려다 님 댓글보고 오늘 달아요. 절 댓글의 늪으로 끌어들이는 늪같은 댓글...^^ 28일날 무슨 일 있으신지요? 그날을 위해 빔을 저축해 놓겠습니다^^
해적님/원래 3류소설의 세계에선 부리도 장동건이 될 수 있다는...^^ 그 귀여운 도장을 만들어주신 분이 바로 가을산님이라는 거~~~
마노아님/그죠? 저도 열심히 공부할래요 히히힝.
무스탕님/첫판에 나왔다 탈락하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도장 받으시려면...번호표 뽑고 기둘리세요^^
실론티님/천기를 누설해서 죄송합니다^^
파란여우님/저한테도 S라인 덕담 해주시어요!
물만두님/전혀 다릅니다. 저는 여러 미녀를 밝히고 야클님은 한명의 미녀를 찾아서 헤매고, 메피님은 이미 미녀이신 마님의 노예를 자처하십니다^^
아프락사스님/님이 테니스까지 잘치면 캡 멋있을 듯....^^
달밤님/남자 30대라면 배의 고민에서 자유롭기가 쉽지 않거든요.그냥 찍었답니다^^
클리오님/음, 다들 메피님 몸매가 궁금하신가봐요 사실은 저도 보고 싶어요. 메피님이 다른 건 다 밝히는데 얼굴과 몸매는 신비주의 컨셉이란 말야...
진우맘님/그거 가지고 돈버시려고... 여전히 깜찍하신 진우맘님...세상이 그리 만만하진 않더이다^^
춘님/이 악역을 누구한테 맡길까 고민했습니다. 역시 님은 좋아해 주시네요^^
수니님/런던 물가가 생각보다 비싸죠?^^
깍두기님/하지만 외모를 보면 다들 수긍할 거라는 거...
조선인님/지금 시작해야 힝기스가 된답니다^^
고양이님/추천에 공정하신 님의 추천은 언제나 제게 기쁨입니다^^
메피님/늘 제게 잘해주셔서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근데 윌슨은 초보자용이래요..전 두개 다 윌슨이지만... 페더러 보니까 윌슨 안쓰더라구요.






기인 2006-11-23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잼있어요~ 진짜 마태우스님 소설 언제 한번 분석해야겠어요. :)

심술 2006-11-23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재밌습니다. 딱 한 가지 마태님 실수가 눈에 띄는데 바그다티스는 시칠리아가 아니라 키프로스 출신입니다. 키프로스 사람들이 이 3류 소설 보면 웃으면서도 서운해 할 거 같아요.

야클 2006-11-24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녀가 등장하는데 제가 안나오다니 섭섭해요 -_-+

짱꿀라 2006-11-24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재미있는 한편의 소설 하루의 피곤함을 씻어주네요. 소설가 하시죠. 추천해드립니다. 꾸벅

마태우스 2006-11-24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님/호호 소설가는 아무나 하나요^^ 고맙습니다
야클님/요즘...님이 제게 품은 애정이 많이 식은 것 같아서요...앞으로 잘하세요
심술님/어머나 저 원래 알았는데! 지적 감사하구요 제가 알기엔 알라딘에 키프로스 출신이 네명 정도 있거든요. 당장 고치겠습니다.
기인님/정말 재밌어요? 감사! 분석 기다리겠습니다

2006-11-24 1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6-12-02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핫! 제 이름도 나오다니!! 진짜 영광이에요..ㅠㅜ 근데 소설속에서 제가 남자인것 같은데요? -_-;; 흠흠.. ㅋㅋㅋ그리고 저도 말도장을 지닌걸 보니 선녀들에게 꽤 잘한듯..ㅋㄷ 어쨋든 멋진 캐릭터 감사해요!! ㅎㅎ
 

 

 

 

 

* 데스노트를 엄청나게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걸 리메이크해 오랜만에 3류소설을 써봤습니다. 음...이거 읽으시면 영화가 덜 재미있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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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슬라이드 부탁합니다.”

11월 10일 오후 두시반, 유성관광호텔, 가정의학 추계학회장. 연단에 선 가을산은 레이져포인터로 사진 속의 환자를 가리켰다. 그때였다.

“뽀오오옹.”

사람들의 얼굴이 충격으로 굳어졌고, 졸던 사람도 잠에서 일어났다. 5초가량의 맹렬한 방귀가 끝나자 잠시 멍해 있던 사람들은 하나둘씩 폭소를 터뜨렸다. 그 웃음은 한동안 계속되었다.


“가을산 선생, 그럴 수도 있지요. 기운 내세요.”

학회장 밖으로 뛰쳐나간 가을산을 배꽃이 위로했다.

“당신이 내 심정을 이해나 해요? 전 생전 이렇게 큰 방귀를 뀌어 본 적이 없어요. 이건, 음모라구요!”


비슷한 시각. 공사계약을 따내기 위해 입찰에 들어간 메피스토는 갑자기 속이 부글부글 끓는 걸 느꼈다.

‘이러면 안되는데...’

최악의 사태를 피해 보려고 엉덩이를 드는 순간, 메피스토는 자신의 몸에서 “뽀옹” 하는 소리가 나는 걸 들었다. 모두의 시선이 메피스토 쪽으로 몰린 것도 잠시, 사람들은 일제히 코를 막고 흩어졌다. 그 자리에 있던 클리오는 이틀 후 그 사건을 이렇게 회고한다.

“내가 겪은 최악의 방귀였어. 인간의 방귀가 그렇게 냄새가 독할 수 있다니 놀라운 일이야.”


마태우스의 일기.

[난 세 살 때부터 방귀를 잃고 살았다.

친구로부터 똥침을 당한 뒤다.

그 뒤 난 방귀 뀌는 사람이 부러웠다.

그러다 이런 생각을 했다.

니들이 뀌는 그 방귀가 결정적인 곳에서 터진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다 그 노트를 주웠다.

술을 먹고 집에 가다가 범상치 않은 노트가 떨어져 있는 걸 봤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 집에 가져온 것.

다음날 술이 깬 뒤 노트를 열어봤더니 첫 페이지에 이런 문구가 있었다.

“이 노트에 얼굴을 아는 사람의 본명을 쓰면 40초 내에 방귀를 뀐다. 방귀를 뀌는 상황, 방귀의 종류와 지속시간도 조정할 수 있으며, 다른 설명이 없을 때는 5초간 냄새가 그다지 심하지 않는 방귀를 뀐다.”

피식 웃었다.

그러다 장난기가 발동해 어머니의 이름을 적어넣었다.

1분이 채 못되어 엄마 방에서 뽀옹 하는 방귀소리가 났다.

생전 처음 듣는 큰 소리의 방귀가.

내가 아는 우리 엄마는 절대 그런 방귀를 뀌는 분이 아니셨다.

.....


난 그 노트의 안내문이 사실인 걸 깨달았고

그 이후부터 알라딘 서재인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기 시작했다.

-가을산. 본명 간미연. 11월 10일 오후 두시반, 학회 발표 도중.


난 학회가 열리는 유성에 가서 가을산을 지켜봤다.

아니나다를까, 가을산은 5초간 방귀를 뀐 뒤 울면서 뛰쳐나갔다.


-메피스토, 본명 장동건. 11월 10일 오후 두시 40분, 입찰 장소에서. 냄새가 아주 독하게.

그날 밤, 메피스토의 페이퍼가 올라왔다.

“방귀 뀌는 바람에 입찰에서 탈락했다. 내 생전 이런 일이 없었는데.”


-moonnight, 본명 문근영. 11월 11일 오후 세시 반, 극장에서 <프레스티지> 보다가 10초간. 냄새 살짝.

그날 인터넷 신문들은 대구시내 모 극장에서 한 여인이 방귀를 뀌는 바람에 관객들이 놀라 대피하는 소동을 겪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제 세상은 방귀를 뀌는 게 더 이상 특권이 아닌 곳이 될 것이다.

니들의 방귀는 내가 지배한다. ]


“이건 뭔가 이상합니다.”

평범한 여대생이 준비한 자료를 가리키며 말했다.

“방귀를 뀐 사람들은 모두 착실하고 평소 샤워도 잘 하는, 즉 방귀와 거리가 먼 사람들입니다. 분명 누군가가 이 사태를 조정하고 있다는 게 제 결론입니다.”

브리니가 손을 들었다.

“무슨 방귀 바이러스 같은 건 아닐까요?”

여대생은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대형 방귀를 뀐 사람들이 모두 알라디너라는 점을 보면, 범인은 알라디너거나 알라딘에 대해 잘 아는 자입니다.”

마노아가 입을 열었다.

“그래 스물넷 측의 음모는 아닐까요?”

여대생은 잠시 생각한 끝에 고개를 저었다.

“제 육감이긴 하지만 이번 사건의 범인은 한명일 확률이 높습니다. 뭔가 방귀에 얽힌 사연을 가진 사람....”

마노아가 이의를 제기했다.

“말도 안됩니다. 메피스토와 가을산은 서로 다른 장소에서 방귀를 뀌었다고요. 범인이 한명이라면 그게 어떻게 가능하죠?”

여대생이 대답했다.

“놈은 아마도...사람을 만나지 않고도 방귀를 뀌게 하는 재주를 가진 것 같습니다. 지금으로선 모든 게 추측이지만요.”


청주도서관. 사람들이 한가롭게 책을 읽고 있었다. 도서관 안은 책장 넘기는 소리만 간간이 들렸다. 그때 엄청난 방귀 소리가 들려왔다.

“뽀오오오오옹.”

사람들은 경악한 표정으로 소리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세실이 놀란 표정으로 방귀를 뀌고 있었다. 방귀는 15초나 지속되었다. 방귀가 끝난 후 거기서 책을 읽던 로쟈가 중얼거렸다.

“젊은 사람이 참 대단도 하지.”


날개는 배드민턴을 치다가 냄새나는 방귀를 뀌었고, 산사춘은 대형 방귀로 <황소곱창>을 쑥밭으로 만들었다. 체셔고양이는 33초간 방귀를 뀌어 사람들의 혼을 빼놓았다. 하이드는 외국 투자가들 앞에서 마늘냄새가 나는 방귀를, 바람구두는 구두를 신다가 말똥냄새가 나는 방귀를 뀌었다. 다시 수사본부.

“이거이거, 범인 잡는 게 가능이나 하겠어요? 때와 장소를 안가리고 방귀를 뀌어대니...”

마노아의 푸념에 브리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를 좀 봐주십시오.”

여대생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표는 방귀를 뀐 시각입니다. 오후 두시반, 오후 네시, 오전 8시... 모두 오후 6시 이전이지요? 이 얘기는 범인은 밤마다 무슨 다른 일을 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밤마다 해야 하는 일이 과연 뭐가 있을까요?”

주드가 손을 들었다. “불꽃놀이요.”

여대생이 얼굴을 찌푸리자 주드는 머쓱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음주운전?”

울보가 괜한 말을 했다 싶어 자리에 앉는 순간 여대생이 손가락으로 울보를 가리켰다.

“바로 그겁니다. 제 생각에 범인은 술을 아주 즐겨 마시는 자입니다.”

사람들의 입에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달콤한책이 말했다.

“그렇다면 용의자가 많이 축소되네요?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이라면 딱 한사람 떠오르는데...”

여기저기서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나도! 그런 사람이라면 딱 한명밖에 없지.”

“브라보!”

여대생은 넓은 손바닥으로 박수를 쳤다.

“저 역시 마태우스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일단 그를 좀 감시할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여대생은 잠시 트림을 한 뒤 말을 이었다.

“지금까지 방귀를 뀐 사람들은 모두 마태우스와 한번 이상 만난 적이 있습니다. 즉 마태우스가 얼굴을 아는 사람들이란 거죠. 반면 로드무비나 치카, 이매지처럼 신비주의 컨셉을 가져가는 사람들은 방귀 목록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마태우스와 만났더라도 stella09처럼 본명을 가르쳐 주지 않은 경우에는 방귀를 뀌지 않았어요. 그러니 우리끼리라도 절대 본명을 부르지 맙시다. 전 만약을 대비해 이름을 콸츠로 바꾸겠습니다.”


물만두는 점심을 먹다가, 조선인은 국정감사를 받다가 대형 방귀를 뀌었다. 파란여우는 염소 사료를 사러 하나로마트에 갔다가 냄새가 지독한 방귀를 뀌어야 했다. 인터라겐은 시댁 제사 때 절을 하다 큰 방귀를 뀌었다. 수니나라는 재진이 학교에서 학부모 간담회를 하다가 뀌었다.

“제가 조사한 바로는 물만두가 마태우스를 만난 적은 없답니다. 그런데도 방귀를 뀌었거든요.”

브리니의 지적에 콸츠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어쩌면....직접 보지 않아도 얼굴을 아는 것만으로도 방귀가 가능한지 모르겠군요. 물만두는 서재에 자기 사진을 잘 올렸고, 마태우스한테 연말 카드를 보내며 본명을 썼다고 하니까요. 우리 모두 정신 똑바로 차립시다.”


11월 13일 월요일, 오후 3시 33분. 학생들한테 유전학을 가르치던 마태우스가 오초간 방귀를 뀌었다. 학생들은 대피소동을 벌이느라 난리였다.


마태우스의 일기.

[놈들이 눈치를 챈 것 같다.

엊그제도 어떤 놈이 날 미행했다.

집안 분위기도 좀 이상하다.

감시카메라가 설치된 것 같다.

놈들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오늘 난 방귀소리가 나는 고무공을 가지고 가

수업 중에 방귀소리를 냈다.

아쉬운 건 그 고무공이 5초밖에 소리를 못낸다는 것이지만

놈들의 의심을 거두기엔 충분할 듯하다.]


수사본부는 혼란에 빠져 있었다. 콸츠 역시 머리를 싸매고 앉아 환타만 마셔댔다. 그때 주드가 전화가 왔음을 알려왔다.

“콸츠님이세요?”

전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내 이름은 딸기다, 마냐하고도 잘 아는 사이다, 어릴 적부터 마태우스 집 근처에 살아서 그를 잘 안다, 마태우스는 수암으로부터 세 살 때 똥침을 당한 이래 방귀를 뀌지 못한다, 그런데 이번에 방귀를 뀐 게 이상하다...

콸츠는 딸기에게 고맙다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

“놈은 머리는 나쁘지만 잔머리에 능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자신을 용의선상에서 제외하기 위해 자신 스스로 방귀의 대상이 된 것일지 모르죠. 알면 알수록 더 수상하네요.”

콸츠는 실비를 불러 귓속말을 했다.


천안 기차역. 기차에서 내려 개찰구를 나오던 마태우스 앞에 미모의 여인이 서 있었다.

“마태우스 씨죠? 전 실비라고 합니다. 본명은 보아죠.”

마태우스는 만나서 반가운데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잠깐이면 됩니다.”

실비는 최대한 뜸을 들이며 마태우스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저...제가 좀 바빠서요. 급한 게 아니면 다음에...”

“전 당신이 이번 방귀사건의 범인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어서 자백하시죠.”

마태우스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가 주세요.”

실비가 소리쳤다.

“자, 내 본명도 말했잖아! 여기서 내가 방귀를 뀌게 만들어봐! 어-서!”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실비의 몸에서 뽀옹 하고 방귀 소리가 났다. 마태우스의 얼굴에 놀라움의 빛이 스쳤다. 시원하게 방귀를 뀐 실비는 마태우스를 향해 돌진했다.

“내 본명은 보아가 아니야! 이효리라고! 그런데도 네놈은 내게 방귀를 뀌게 했어. 도대체 정체가 뭐야, 넌?”

마태우스는 죽을 힘을 다해 달리기 시작했다.


마태우스의 일기.

[오늘 정말 황당한 일이 있었다.

실비님을 만났는데 내가 범인이라는 걸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실비가 갑자기 방귀를 뀌었다.

기껏해야 3초 정도였고 냄새도 강했다.

그건 내가 한 짓이 분명 아니다.

하지만 운이 나쁘게도 그 순간에 실비가 방귀를 뀜으로써 나에 대한 의심은 더 깊어질 것이다.

이왕 의심받는다면....할 수 없다.


-실비. 본명 이효리. 5분 간격으로 10초씩. 지금부터 시작해서 내일까지 24시간.]

 

다음날 아침.

“네...저 실비인데요....죄송합니다. 사정이 안좋아서 출근을 못하게 되었..뽀오오오옹...”

전화기에 귀를 대고 있던 콸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실비가 당했어. 그것도 혹독하게. 더 기다릴 수 없어. 마태우스를 급습하게.”

마태우스의 집을 뒤지던 브리니는 책상서랍에서 방귀 소리가 나는 고무공을 발견했다. 다른 수상한 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마태우스의 일기.

[우리 집을 놈들이 뒤진 것 같다.

서랍에 넣어둔 고무공이 없어졌다.

하지만 그걸로는 날 어떻게 하지 못할 거다.

방귀노트는 이미 다른 사람에게 줘 버렸으니까

내가 어떻게 방귀를 뀌게 했는지 평생 알아내지 못할 걸?

음하하하하. ]


Kel은 떨리는 손으로 노트의 안내문을 읽었다.

그리고는 결심한 듯, 사람들의 이름을 적기 시작했다.

-낡은구두. 본명 고소영. 사흘 후 이집트로 출장가는 비행기 안. 15초.

-클라인수선. 본명 이영애. 회사 창립 기념일날 상받는 자리에서 냄새나는 걸로 6초.

-플레져. 본명 이소라. 싱가포르에서 10초(참고로 싱가포르는 3초 이상 방귀뀌면 과태료를 낸다)

-야클. 본명 최민식. 맞선 보다가 냄새 지독한 걸로.

-아프락사스. 본명 안성기. 학생들한테 빼빼로 받다가 3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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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11-12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마태우스님..저 숨...넘..어..갑..니..다~~~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실비님한탠 너무한 테러에욧! 24시간이라니...

paviana 2006-11-12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데스노트 만화로 다 받아놓은거 있는데,보내드릴까요?

기인 2006-11-12 0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진짜 역시, 대단하세요 ^^ㅎㅎ

마늘빵 2006-11-12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깜짝출연 감사합니다. 저도 데스노트 만화책 빌려다가 7권까지 봤는데.

마늘빵 2006-11-12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님 저도 주세요.

水巖 2006-11-12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죄는 수암에게 있구먼. ㅎㅎㅎ

BRINY 2006-11-12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aa

야클 2006-11-12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리 정보를 입수하고 청국장집에서 맞선을 봤지요. ㅋㅋㅋ

"어머, 제대로 삭힌 건가봐요.호호 " 했다는.... ^^

moonnight 2006-11-12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너무 웃겨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시는지. 대단하세요. 안그래도 오늘 프레스티지 보러가는데, 조심해야겠네요. ^^; 참, 근데 데쓰노트가 그렇게 재밌어요? 꼭 봐야겠네요. ^^

날개 2006-11-12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 대단하신 마태님....ㅋㅋ

로드무비 2006-11-12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스노트 명단에 오를까봐 님들 안 만나는 거예요.('' )

다락방 2006-11-12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그래서 가스노트군요. ㅋㅋ

마노아 2006-11-12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사본부는 공황상태예요. 크크큭..^^;;;;

마태우스 2006-11-12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글고보니 다락방님을 빼먹었군요 -.-
로드무비님/님의 신비주의 컨셉마저 제가 존경하는 거 아시죠?
날개님/결국 우리의 배드민턴은 해를 넘길 것 같군요....ㅠㅠ
달밤님/제마음 아시죠?^^
야클님/다시 연락은 안올 것 같군요^^
브리니님/헤....
수암님/그러게 말입니다^^
앞락사스님/감사까지...님은 알라딘 공식 대표모델이잖아요
기인님/아니어요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생각이죠 뭐....
파비님/나중에 책이랑 교환해요^^
해리포터님/실비님한테 제가 좀 심했죠^^

마태우스 2006-11-12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아앗 그새 댓글을... 님 새로 바꾸신 이미지 참 강렬해 보입니다

클리오 2006-11-12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악의 방귀...냄새를 맡는건 싫지만, 3류 소설에 등장하는건 언제나 즐거워요.. 호호호...^^

물만두 2006-11-12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진짜 뀌었어요 ㅡㅡ;;;

비로그인 2006-11-12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미칩니다. ㅠ.ㅜ 제가 본명을 바꾼 이유를 정확히 알고 계셨군요... ^^;;;

조선인 2006-11-12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본명은 뭐죠? ㅎㅎㅎ

세실 2006-11-12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워 미워 15초는 너무해요. 흑... 푸하하하~~~ 재밌어요~
제 본명은 뭘까요?

2006-11-13 0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eylontea 2006-11-13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재미있네요.. 그 가스노트 저한테도 좀 보내주시지.. ^^

Mephistopheles 2006-11-13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허구에요 허구~ 전 마태님을 뵌적이 없어요~!! ㅋㅋㅋㅋ

비로그인 2006-11-13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다가 울었어요! 아, 제가 했다는 저 대답, 제 맘에 쏙 듭니다. 마태우스 님께서 쓰시는 페이퍼야말로 별들의 은하수입니다.

sooninara 2006-11-13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남편 이름 좀 지워주세요. 휴일 내내 독가스를 살포해서 죽을뻔했어요^^

박예진 2006-11-13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하하하~그래도 처음엔 약간 섬뜩했어요! (응?)

박예진 2006-11-13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세상은 방귀를 뀌는 게 더 이상 특권이 아닌 곳이 될 것이다.

니들의 방귀는 내가 지배한다. ]
요부분 말이에요~ㅎㅎ

stella.K 2006-11-14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웃겨요! 그래요. 우리 영원히 본명을 알려고도 부르려고도 하지 말아요. 전 스텔라가 좋아요. ㅎㅎㅎ

2006-11-14 15: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6-11-15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관심토크에 떠서 잽싸게 내렸다는...^^
스텔라님/그렇게 하겠습니다 스텔라님^^
예진양/호호 지금 읽어보니 저도 좀 섬뜩하네요^^
수니님/켈님에게 부탁하세요^^
주드님/님의 댓글이야말로 다이아몬드지요^^
메피님/어차피 3류소설이니까요^^
실론티님/방귀 뀌게 할 사람이 주위에 있나보죠?^^
세실님/님의 본명은 미녀 아니겠어요?
조선인님/님의 본명은... 강수정 아나로 해드릴까요?^^
만두님/냄새나요.^^
클리오님/감샤합니다. 기꺼이 출연을 허락해주셔서...^^
 

 

* 출퇴근길에 짬짬이 비자림님의 서바이벌 이벤트-비자림님이 알라딘에 있어야 하는 이유-에 응모할 글을 생각했다. 금요일 밤에 올려야지 생각했는데, 비자림님이 쑥스럽다며 조금 일찍 이벤트를 종료하셨다(엉엉!!) 그래도 생각한 게 아까워 써 본다. 유치한 게 맘에 걸리긴 하지만, 원래 3류소설은 유치함이 특기지 않는가.

---------------

황금양털의 비밀


알라딘의 버그가 잦아졌다. 어느날은 세시간, 다음날은 네시간 동안 알라디너들은 글을 쓸 수가 없었다. 하루 종일 글을 못쓰게 된 날도 있었다. 금단증상에 빠진 알라디너들은 술과 수예로 시간을 때우면서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봤다.

“이러다 알라딘 서재가 없어지는 거 아니야?”

전호인이 무심코 던진 말에 사람들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싸이런스와 스윗매직은 미국으로 떴고, 치카는 한라산에 들어갔다. 라주미힌은 산새아리로 닉네임을 바꿨다. 수니나라는 대구로 내려가 버렸다. 미국서 돌아온 마냐는 다시 잠적했다. Kel은 그간 썼던 수많은 글들을 다른 곳으로 옮기느라 땀을 뻘뻘 흘려야 했다. 적립금을 많이 쌓아 둔 하이드와 이매지, 마노아 등은 그걸 다 써버리느라 사흘에 한번씩 이벤트를 열었다. 울보는 계속 울기만 했다. 기인은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로드무비는 라면을 사재기했다.


“자, 정신 차리고 이 난국을 어떻게 극복할지 지혜를 모아 봅시다!”
파란여우의 말에 사람들은 비로소 공황 상태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나선 멋 모르고 당황한 자기 자신을 부끄러워했다. 그들은 다시 예전의 삶으로 돌아갔다. 진우맘은 은둔처에서 나왔고, 실비는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아프락사스는 첫 출근을 했다. 문나이트는 이주의 리뷰에 당선됐다. 로드무비가 말했다. “내가 원래 라면을 좋아해! 하하.”


주드가 버그의 원인을 알아냈다.

“황금양털을 찾아오면 돼요!”

다들 어안이 벙벙했다.

“뜬금없이 그게 무슨 소리야? 황금양털이라니? 좀 천천히 말해봐.”

실론티의 말에 주드는 숨을 고르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니까...... 황.금.양.털.을 찾.아.오.면. 된.다.고.요.”

파란여우는 조용히 물었다.

“그래, 그 양털은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주드가 속삭였다.

“다, 다락방에...깐따삐야 지방의...”

파란여우는 황금양털을 찾아올 원정대를 조직했다.

“일단 서재에 글을 쓰는 사람은 다 가는 걸 원칙으로 합시다. 사정이 있는 경우만 빼 주겠어요.”


많은 사람이 빠졌다.

평범한 여대생: 제가 사실은...여대생이 아니거든요. 헤헤.

박예진: 전 사실 중학생이어요. 공부를 해야 한다고요.

플라시보: 애 낳은 지가 엊그제라...아이고 허리야.

클리오: 전 모유 수유까지 한다고요!

아영엄마: 아영이 태권도 심사가 임박해서...

하루: 하루에 갔다올 거리가 아니라서 안가!

조선인: 난 조선의 딸이오. 조선 땅을 한치도 벗어날 수 없소!

따우: 난 염소가 좋아!

딸기: 난 산사춘이나 마시고 있을께요.

나를 찾아서: 나도 못찾고 있는 판에 양털이라니요?

바람구두: 흥, 제 서재에 놀러오지도 않으면서!

부리: 전...입만 살았어요..

플레져
어머나 내 정신 좀 봐! <주몽> 봐야 하는데! ^^ - 2006-09-01 00:03
 
세실
그런 일을 하기엔 제가 넘 미모라서....   - 2006-09-01 00:15
 
Mephisto
저희 마님이 가지 말래요^^ - 2006-04-18 10:03
날개
조류를 잡으러 갈 일 있으면 연락해요.  - 2006-09-01 21:39
 
낡은구두
이  구두로는 한발짝도 못가요!-_-;; - 2006-09-01 21:49
kleinsusun
과장이 얼마나 바쁜지 알아요? 과장이 아니라 진짜 바빠요! ^^ - 2006-09-01 20:12 삭제
 
하늘바람
제가 이름만 바람이지 요즘 몸이 무거워요 닉네임을  - 2006-09-01 00:05 삭제

할 수 없이 남은 사람들만으로 원정대를 조직했다. 잡기에 능한 가을산, 댓글의 최고수 야클, 전투경험이 많은 날나리난쟁이해적, 삶의 지혜로 충만한 수암, 철학의 일인자 발마스, 새벽을 지켜 줄 새벽별, 마법에 능한 해리포터7, 추리에 능한 물만두... 이렇게 모인 108명의 호걸들은 전설의 섬 깐따삐야를 향해 출발했다. 참여하진 못했지만 마태우스는 이들을 위해 말 열필을, 체셔고양이는 고양이 세마리를 내놓아 찬사를 받았다.


길은 멀고 험했다. 네무코족에게 붙잡혀 수난을 당하기도 했고, 올리브 기름에 미끄러지기도 했다. 파비아나를 만나서 돈과 음식을 빼앗겼으며, 배꽃을 따려다 나무에서 떨어진 사람도 있었다. 야클은 비연의 여인을 만나 대열에서 이탈했다. 갖은 어려움 끝에 일행은 깐따삐야에 도착했다. 하지만 거기엔 커다란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호랑녀가 황금양털 위에서 자고 있었던 것. 용맹하기로 이름난 사야가 다가가 황금양털을 집는 순간, 호랑녀가 눈을 떴다.

“어흥!”

사야는 죽을힘을 다해 달아나 버렸다. 스텔라가 덤벼봤지만 역부족이었다. 파란여우가 탄식했다.

“호랑녀가 저렇게 세니 우리 중 누가 감히 대적할 수 있겠는가!”

“제가 가겠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한 미녀가 서 있다.

“그대는 누군가?”

“소녀는 달콤한책이라 하옵니다.”

파란여우는 기특하게 여겨 아끼던 목도리를 건내줬다.

“부디 양털과 함께 돌아오길 바라오.”

하지만 달콤한책은 목도리를 받자마자 달아나 버렸다. 파란여우의 시름은 더 깊어졌다.


“제가 가겠습니다.”

낭랑한 목소리를 듣고 여우는 잠을 깼다.

“그대는 누군가?”

여인은 고개를 숙인 채 대답했다.

“저는 자우림 동생 비자림이라고 하옵니다. 제가 기필코 호랑녀를 물리쳐 알라딘 버그를 없애도록 하겠습니다.”

여우는 그 패기가 마음에 들었다.

“소녀는 고개를 들라.”

여인이 고개를 들자 파란여우는 화들짝 놀랐다.

“아니...어찌 그럴 수가?”

여인이 말했다. “무예의 참맛을 깨우치기 위해 많은 세월을 보냈습니다.”

파란여우는 비자림에게 마지막 남은 목도리를 건넸다.


비자림은 호랑녀와 맞섰다. 다른 서재인들과 달리 비자림은 호랑녀의 눈을 직접 보지 않았다. 대신 손에 든 방패에 비친 호랑녀의 모습을 볼 뿐이었다.

“어흥!”

호랑녀가 달려들었다. 비자림은 몸을 날려 잽싸게 피했다. 아니, 피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호랑녀는 그만 비자림에게 사로잡히고 말았다.

“아뿔사! 거울상을 보는 거니 반대로 피했어야 하는데..”

호랑녀에게 깔린 비자림은 구슬픈 비명을 질렀다.

“우우우--------------”

그 와중에 비자림은 손을 뻗치면 닿을 거리에 황금양털이 있는 걸 보았다. 비자림은 양털을 향해 손을 뻗었다.


파란여우와 일행은 초조하게 비자림을 기다렸다.

“누군가 옵니다!”

파란여우는 로쟈가 가리키는 방향을 봤다. 비자림이 어깨에 호랑녀를 매고, 손에는 황금양털을 들고 걸어오고 있었다. 파란여우의 입에서 탄성이 나왔다.

“알라딘에 비자림이 없었다면 어찌 오늘의 시련을 견딜 수 있단 말이냐!”

일행 중 남은 사람들은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했다.


긴 여행 끝에 파란여우는 집에 도착했다. 염소들은 다 건강했다. 파란여우는 엽서가 몇통 와 있는 걸 봤다.

“누구지?”

첫 번째 엽서의 내용은 이랬다.

파란여우님, 마을지기입니다. 버그는 잘 해결되었습니다. 이참에 서버를 큰 걸로 바꾸었거든요. 어여 돌아오세요.”

두 번째 엽서.

파란여우님, 마을지기인데요, 깐따삐야로 이미 떠나셨다면서요? 이를 어쩌나... 제가 주드님한테 농담 한건데, 그걸 믿으시다니...”

세 번째 엽서.

저 호랑녀입니다. 여우님 덕분에 맹수의 본성을 버리고 착하게 살고 있습니다. 비자림님도 잘 지내고요. 언제 님 댁에도 가고 싶군요. 거기 염소가 그렇게 살이 토실토실하다던데.... 어맛! 저도 모르게 본성이.... 제가 이렇다니깐요.”

파란여우는 엽서를 손에 쥔 채 움직일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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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9-01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추천을 누르며 움직일 줄을 모르겠습니다. 님의 재주의 끝은 어디인가요? (>_<)

비로그인 2006-09-01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가 이렇게 비중있는 인물이 되었다니, 감동적입니다. 역시 마태우스 님의 글을 기다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추천을 백 번이라도 누르고 싶어요.

2006-09-02 0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06-09-01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 제 이름 딱 한 줄은 여전하시군요. 마태님이 여우님을 좋아하시는 줄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너무해요. 이젠 서재쥔장 이름 할수 있으면 많이 거론됐다고 약발이 통하는 시대는 지나간 줄 아뢰오!
제가 어떻게 하면 마태님의 마음에 들 수 있을까요? 흐흑~ 소저 이밤 외로워 그냥 제 처소로 물러가 짱 박혀 있겠나이다.ㅠ.ㅠ

비자림 2006-09-01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마태우스님!!!!!!!!!!!!
이렇게 저를 감동시키면 어찌하옵니까?
마태우스님, 미오!!!!!!!!!!!!!!!!!!

감사합니다. 알라딘 폐인 된 이후 가장 큰 선물 받은 느낌이에요. 환한 햇살이 제 다락방으로 한아름 들어와서 눈을 뜰 수조차 없을 정도로 따스한 온기를 받고 있는 느낌이랄까.. 이벤트에 관심 가져 주신 것만 해도 영광이온데 이렇게 멋진 글로 저를 기절시키시는군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stella.K 2006-09-01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라니까 그러네요!!! 정말 나의 미움을 받고 싶사옵니까?! 그럼 제가 그리 해 드리겠습니다. 문자 보단 댓글이 나은 듯하여 댓글로 씁니다.
저의 마음을 풀어주실 묘책을 하나 알려 드릴까요? 백세주 사주세요! =3=3=3

다락방 2006-09-02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대단한 재주예요, 마태우스님!

말없이 뒤돌아 가기엔 너무나 재미있는 글이라 추천 한방 눌러드리고 가요 :)

하루(春) 2006-09-02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우림 동생 비자림 ㅋㅋ~ 최고로 웃겨요

진/우맘 2006-09-02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오랜만에 보는 삼류 소설, 더 재미있네요. 풋! 특히 막판 반전은 과거 진모여인의 사류 소설 피의 수요일에 버금갑니다요. ^0^;;

sooninara 2006-09-02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진우맘은 서재질 시작하고..난 대구로 이사 온거군요^^
이제야 알았음.

프레이야 2006-09-02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넘 재미나요.. 영화 한 편 본 것처럼~~~

세실 2006-09-02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저는 따라 가고 싶었지만~~~~~~~

Mephistopheles 2006-09-02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낄낄낄...마져요...마님이 위험한 곳은 따라가지 말라고 그랬쪄요...!!

해리포터7 2006-09-02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요..자우림동생이었군요.ㅋㅋㅋ 전혀 다르게 단아하게 생기셨는데요...환상적인 황금양털원정대.!!!그나저나 목도릴 들고 도망가버린 달콤한책님은 어쩌나이제...ㅎㅎㅎ

moonnight 2006-09-02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십니다!!! 역시 마태우스님. 그저 추천을 누를 뿐입니다. 흐흐흐. ^^ (비연의 여인을 따라가버린 야클님이라니 ^^;;;)

호랑녀 2006-09-02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맹수의 본성... 여기서 버려버렸는데, 자꾸만 본성을 살릴 일들이 학교에서 일어나네요. ^^
저 동물조연상 이번에 탈 수 있나요?

야클 2006-09-02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번엔 좀 멋진 배역을 준다더니 너무 한거 아닌가요? 아무리 내가 전화랑 문자를 좀 씹었기로서니...   그래도 재미는 있네. ^^ 

야클 2006-09-02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날 우리끼리 서재주인장 보기로 댓글 주고 받는거 알라딘사람들이 알까? ㅋㅋㅋ 

참, 오늘저녁에 공연보러가니까 전화하지 마세요.


비로그인 2006-09-02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하하하~

제 위에 야클님 댓글 넘 웃겨요~ ㅎㅎㅎ
그럼 속삭이던 분이 모두 야클님? ㅎㅎ

Mephistopheles 2006-09-02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요즘 묘한 신통력이 생겨서 서재주인만 보이는 댓글도 보입니다..
여러분 조심하세요...

깐따삐야 2006-09-02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당. 쿠쿠. 전설의 섬, 좋으네요. ^^

ceylontea 2006-09-02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오랜만에 3류소설 재미있었어요...
음.. 여전히 '삼국지체'군요.. ^^

stella.K 2006-09-02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문자 보내주셔서 고마웠어요. 그렇게 까지 할 필요없으셨는데...아니라고 말씀 드려도 믿지 않으시니 그냥 제가 미움을 드립니다. 잘 가지고 계셨다 겨울에 백세주와 교환해 주세요. 그때까지 저의 미움은 유효한 것입니다. ㅋㅋ

모1 2006-09-02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이 없어서 놀랐습니다. 그나저나 황금양털이라고 해서 그리스 로마 신화 떠올리고 들어왔다는...

아영엄마 2006-09-03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 서재 주인인가요? 서재주인보기 글들이 다 보여...@@;;

가시장미 2006-09-04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여전히 형의 서재는 재치발랄한 글로 가득하네? :)
수술도 잘 했고, 퇴원해서 푹 쉬고.. 이제는 아주 건강한 장미가 되었어요!
참! 내가 기생충이었다면 형한테 수술받을 수 있었을텐데. 으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