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번째: 8월 4일(금)

필라델피아에 갔던 분이 나를 위해 모자를 사 주셨다. “네게 모자가 많으니 하나만 달라”고 하는 대신, “네가 모자를 좋아하니 하나 사주겠다”는 태도는 얼마나 훌륭한가. 덕분에 난 빨간색의 멋진 모자가 생겼는데, 70개가 넘는 모자 중 정품으로 따지면 그게 4번째 쯤 될 거다. 황소곱창은 자리를 옮겼음에도 무지 맛있었고, 냉방 시설이 무척 열악한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 모자 증정식엔 내 영원한 벗 야클님도 함께 해주셨다.


86-87번째: 8월 18일(금), 8월 19일(토)

맨날 바쁘다 바쁘다 하면서 놀 건 다 노는 나, 오래 전부터 잡힌 친구들과의 부부 동반 여행에 참여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친구의 아이들에게 난 인기 폭발이었고, 그 절정은 수영장에서였다. 이상하게도 그들은 ‘수영 팬티 벗기기 놀이’를 좋아해, 그 놀이를 하면서 두시간 가량을 놀았다. 전에 봤을 때는 5월이었고 지금이 8월이니 불과 석달 차이밖에 안났지만, 그 석달간 애들이 무척 자란 듯 싶다. 그전에는 물속에서 그들을 따돌리는 건 일도 아니었지만 이번엔 그게 쉽지 않았고, 결국 애들한테 붙잡혀 팬티가 완전히 벗겨질 뻔한 위기에 몰린 것도 세차례나 되었다. “살려달라”는 말을 했고, 심하게 저항하느라 아이 한명의 발이 까지는 일도 있었으며, 모르는 아이의 배를 발로 차기도 했다 (머리를 조아리며 사죄했다는-.-). 혹시 그 석달간 내가 늙어버린 건 아닐까?


늙었든지 말던지 변함이 없는 건 주량. 첫날 난 홀짝홀짝 맥주를 마시기 시작, 여덟캔을 마심으로써 건재를 과시했고, 둘째날은 고추참치를 안주 삼아 소주 두병을 비웠다. 난 남이 술을 따라주지 않아도 별로 신경을 안쓰고, 다른 사람이 마시던 말던 내 술을 꿋꿋이 마신다. 우리 친구들 중 술이 센 애는 하나도 없었기에 나 혼자 열심히 마셨다. 타지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지만, 술은 날 조금 더 행복하게 해줬다.


88번째: 8월 21일(월)

지도교수 생신 겸 해서 마련된 술자리, 다른 대학에 있는 친구와 술값을 똑같이 내기로 했는데, 집도 다섯채인 그 친구가 저항해서 애를 먹었다. 훨씬 비싼 1차를 내가 냈는데, 그 친구는 겨우 4만여원이 나온 2차를 자기가 냈다고 3차로 간 불닭집 계산을 안하겠다고 우겼다. 집도 다섯채 있는 놈이 말이다. 차근차근 타이르고 협박도 하고 했더니 투덜거리며 계산을 한다. 2, 3차를 다 해봤자 내가 낸 것의 3분의 2도 안될 텐데, “똑같이 내자”는 애초의 약속은 그새 잊어버린 걸까? 그런 투철한 정신을 가졌기에 다섯채의 집을 소유하고 있는 거겠지만.


그날 모임은 내 유머가 경지에 올랐음을 보여 줬다. 지도교수가 귀가한 뒤 3차를 가면서부터 내가 수다를 떨기 시작했는데, 다들 웃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오는 말마다 10점 만점에 7점 이상되는 유머였으니, 그간의 수양이 이제야 빛을 발하나보다. 밤 11시 반이 되었는데도 애들은 갈 생각을 안하고 내 입만 바라봤다.


89번째: 8월 23일(수)

* 이걸 보시고 “바쁘다는 거 다 거짓말이었구나”고 하실지 몰라도, 저 정말 일 열심히 합니다. 믿어 주세요.


테니스를 같이 치는 분들에게 한 턱 쐈다. 쏜 이유는, 거기 입단한 지 일년만에 코트를 평정했기 때문. 물론 실력으로 따지면 내가 많이 모자라지만, 내게는 옆의 파트너로 하여금 자기 실력 이상을 발휘하게끔 만드는 능력이 있는지라 복식을 주로 하는 아마 테니스에서 빛을 발할 수밖에. 이겨야 할 사람들을 다 이기고 나서 사는 저녁은 무척 짜릿했다. 그리고 월요일과 화요일 계속 빛을 발했던 내 유머는 그날도 멈출 줄 몰랐는데, 열명이 넘는 40대 아줌마, 아저씨들을 앉혀놓고 나 혼자 떠들었다. 처음 가입해서 말없이 밥만 먹던 장면, 그리고 웃겨 보려고 말을 했지만 개미만큼의 반향도 얻지 못했던 수많은 나날들이 머리 속에 떠오른다. 테니스를 평정한 게 그들이 치는 공에 익숙해진 덕분이듯, 내 유머가 그들에게 먹히는 것도 내 유머에 그들이 적응한 결과이리라. 그렇게 본다면 세상의 모든 일은 작용과 반작용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뉴톤 선생의 말씀이 딱 맞는 것 같다. 밥값이 나오긴 했지만 내가 성별, 연령, 종교에 무관하게 어떤 계층의 사람도 웃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으니 그걸로 만족해야겠지.


90번째: 8월 24일(목)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그 전 주에 여행을 같이 갔던 바로 그 친구, 산적한 일을 미루고 빈소로 달려갔다. 친구 아버님은 5년간 병원에 누워 계셨다. 긴 병에 효자가 없다는 걸 알려 주신 우리 아버님이 풀 타임으로 입원해 계신 건 겨우 3년, 친구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간다 (하지만 난 여전히, 우리 어머님이 더 힘드셨다고 생각한다. 병도 환자도). 그 동안 내가 그에게 너무 무관심한 게 아니었나 반성하게 된다.


원래 난 그날 술을 안 마시려 했다. 요즘 몸이 좋지 않다는 걸 느낀 탓인데, 아침이면 이유없이 헛구역질을 하고, 장이 약해졌다는 걸 느낄 때가 많다 (심하게 늘어난 배변 횟수 때문에). 하지만 11시 반 쯤 소주 두잔을 마시고 나니 갑자기 속이 편해져, 한병 반을 혼자 달렸다. 그 결과 다음날 고생을 했고, 다음날 하루 종일 설사에 시달렸다. 친구 아버님은 오늘 한 줌의 뼈로 화하셨고, 학교 일 때문에 난 친구와 같이 있어 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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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8-26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마태님은 더 야하세요~ 다 큰 어른이 애들과 팬티 벗기기 놀이를 하셨다니...쿄쿄쿄~
음 야클님과는 역시 자주 만나시는 군요. 우리의 번개는 이대로 끝이 나는 건가요??? 흑.

Mephistopheles 2006-08-26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바램이라면 마태님의 오프라인 유머가 온라인에도 100% 완벽 복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욕심이 과했나 모르겠군요...ㅋㅋ

BRINY 2006-08-26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건강 지키셔야죠!
(동부화재 프로미 TV CF가 생각나요)

클리오 2006-08-26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제가 다시 술먹잘때까지 건강지키셔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쪼잔한 놈들과는 다시 술마시지 마세요!! 음, 또 그리고 마태님은 야클님만 좋아해!!

야클 2006-08-26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날도 제가 일찍 도망가서 미안해요. 근데 이런 뻬빠에는 모자쓰고 찍은 사진도 같이 올려주셔야 하는것 아닌가요? 화소도 빵빵한 핸펀 샀다면서. ^^

또또유스또 2006-08-26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건강도 지키시면서 음주가무를 즐기시길...
건강하셔야지 어머님도 기뻐하실걸요?
긴 병엔 효자가 없는데 자식에겐 끝없이 인내하고 보살피는 부모님...
그저 건강히 오래오래 사시기를 기원해 봅니다..

모1 2006-08-26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동안 술일기 없다 싶었는데..많이 바쁘셨네요. 어머님은 건강하시죠??

비로그인 2006-08-27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수영팬티 벗기기 놀이에 동참해보고 싶어요 ㅎㅎㅎㅎ

마태우스 2006-08-27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 고양이님/그, 그런............ 제 히프가 하얗긴 하지만....
모1님/네 덕분에요.
유스또님/정말 건강이 젤 중요한 거 같아요. 제가 이승엽한테 문자 날렸어요 홈런 못쳐도 좋으니까 건강하기만 하라구요.
야클님/사진을 찍으면 뭐합니까. 올릴 수가 없는데....ㅠㅠ
클리오님/야클님도 좋아하는 거죠 오해임. 님도 제 좋은 술친구 아니십니까.
브리니님/요즘 운동 못해서 마음이 무거워요...다리를 다친 관계로..
메피님/원래 온라인에서 웃기는 게 더 어렵지요.... 요즘 다리를 다쳐서 온라인 유머가 힘들어졌어요..
세실님/님이 미모를 유지하는 한 계속될 겁니다. 저스트어미니트.

비자림 2006-08-27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재밌게 읽었사옵나이당
아이들하고 노는 풍경이 머리에 그려져요. ^^
하오나

님의 장을 굽어 살피시옵소서. 마마^^

마태우스 2006-08-28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그래야죠... 원래 좀 튼튼했다고 해서 이렇게까지 혹사하면 아니되는 법인데.....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토요일, 표진인이 결혼을 했다. 꿈에 부푼 20대도, 어느 정도 패기가 남아 있을 30대도 아닌, 불혹의 나이라는 40대에 하는 결혼. 삶에 대한 기대가 많이 줄어든 나이니만큼 이상과 현실의 괴리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을 테고, 뭐든지 완벽하게 해내려는 진인이의 성격상 결혼생활도 잘 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신부 입장에서는 아들 넷의 막내와 결혼하면서 시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게 부담이겠지만, 신부 역시 자기 직업이 있는 바쁜 사람이라 크게 문제될 건 없어 보인다.


나이가 들어 결혼하는 친구한테 유부남들은 “걔는 왜 지금 결혼한데?”라며 탄식들을 한다. 살면서 가정에 대해 점점 회의적이 되가는 나지만, 진인이가 “왜 그 나이에 결혼을 했을까?” 의아하지는 않다. 누구나 자신만의 가치관이 있고, 진인이가 자기 뜻에 따라 한 결혼인데 내가 뭐라고 한담? 나와 달리 그는 늘 아름다운 가정을 꿈꿔 왔으니까. 이런 나한테 내 친구는 “너 50쯤 되면 니 인생이 허무하게 느껴질 거다.”라고 했지만, 그거야 그때 가서 판단할 문제다. 원래 허무라는 건 개미처럼 열심히 산 사람이나 느낄 수 있는 거지-삽을 놓고 문득 허리를 펴보니 벌써 50이더라!-나처럼 맨날 놀기만 하는 사람은 그런 거 모른다.


준 연예인의 결혼답게 많은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왔다. 안타까운 건 연예인이 생각만큼 오지 않았다는 것. 그건 진인이가 방송출연을 하면서도 연예인과 그다지 가깝게 지내지 않았던 탓, 유명한 사람이 결혼할 때는 원래 결혼 당사자보다 누가 왔는가에 더 초점을 맞추는지라 카메라가 좀 심심하긴 했다. MC 임성훈이 왔을 때 카메라 플래시가 엄청 터진 건 그 심심함 때문이었으리라(난 전지현이라도 온 줄 알았다는^^). 윤종신이 축가를 부르고, 박미선이 사회를 봤으니 그 정도면 기본은 했지만, 혹시 하는 기대를 가졌던 난 약간 실망했다.^^


그날 내가 마신 술은 85번째였으며, 그 양은 다음날 내가 무기력한 테니스를 치게 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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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8-17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어제 티비로 봤어요 ^^

두분이 행복하게 잘 사시길 바랄게용~
(왠지 마태우스님께 드리는 말씀같음 ㅎㅎ)

전호인 2006-08-17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분이신 갑습니다. TV에서 겉으로 풍기는 모습은 순수해 보인다고 할끄나......

stella.K 2006-08-17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이분 결혼하지 않으셨나요? 요즘 여자도 결혼식 사회를 보는군요.행복하게 잘 사시길...! 그나저나 마태님은 언제 가시나? 축하인파 엄청나지 않을까요? =3=3=3

달콤한책 2006-08-17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분...결혼하셨군요...결혼식은 잼없고, 결혼은 경험할 만한 일이라 생각되오니 마태우스님도 하시지요^^ ㅋㅋ

울보 2006-08-17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어제 보았는데,,
마태우스님이 저번에 친구라고 하셔셔 정말 열심히 보았는데,,
신부가 당차보이더군요,
음 마태우스님은 생각없으신가요,,

물만두 2006-08-17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아쉬우셨겠습니다^^

2006-08-17 1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06-08-17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저도 포털 기사에 올라 온 사진에서 열심히 님의 모습 찾아봤는데...^^

sooninara 2006-08-17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전에 신부와 아침방송 나온거 봤어요.,
여자 연애인과의 만남과 로맨스...드라마감인데..아깝네요.

해리포터7 2006-08-17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진인씨는 인상이 참 성실해 뵈서 잘사실것 같아요..이제사 짝을 만나셨으니 더 열심히 살아주실듯..마태우스님도 결혼을 안하셨다고요? 와~ why??

chika 2006-08-17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페이퍼에서 인터뷰한거 봤었는데... 음...
어쨌거나 마태님! 행복하세 사세요~ ^^

클리오 2006-08-17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꽤 유명인이라 여기저기서 기사 보도하고, 거기에 또 늘 그렇듯이 이상한 댓글들 달리고... 마태님은 그렇게 유명해지지 마세요... ^^

2006-08-17 2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1 2006-08-17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연예인이 오셨으면 마태우스님이 가장 좋아하셨을까...생각을 해봅니다. 후후...그 분 결혼한다고 뉴스나오더군요. 마태우스님도 요즘에 무척 바쁘신듯 한데...나중에 엄청난 유명인이 되시지 않을까..도 싶어요. tv에서 자주 얼굴뵐지도...

마태우스 2006-08-18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1님/저는 절대로 그렇게 되지는 않을 거예요. 저 자신이 티비를 싫어하거든요 요즘 바쁜 건 맞지만...그래도 놀 건 다 논다는....
속삭이신 분/맨 마지막 말씀...그런 일은 없을 것 같은데요....^^ 글구 저 별반 열시미 못살아요 부끄러워요
클리오님/당근이죠 유명하다는 건 뭔가를 많이 잃는 거자나요...댓글은 알라딘에 달리는 것만해도 과분하구요^^
치카님/존함이 또 바뀌셨군요 뭘로 하든지 치카님은 늘 반갑습니다...감사합니다
해리포터님/보기보다 더 성실한 친굽니다. 술도 잘 안마시고 사생활도 아주 깨끗했지요....앞으로 잘할께요^^
수니님/박소현 정도와 결혼했으면 난리 났겠지요&^^
아영엄마님/전 사회자인 박미선 근처에 앉아 있었구요 전체사진은 옷이 정장이 아니라서 못찍었답니다^^
속삭이신 분/감샤합니다 호호. 맘놓고 늙어야겠군요
물만두님/아쉽긴요 하고싶어하는 친구는 해야죠!!!^^
울보님/어느 티브인가요? 저도 다시보기로 보고 싶네요...글구 마지막 질문은 예스.
달콤한책님/결혼식이 뭐가 재미있겠어요. 그냥 동창들과 만나 수다떨다 왔지요^^ 글구 말씀 감사^^
새벽별님/전 카메라 계속 피했어요 모자 쓰고 와서 바로 티날 것 같았거든요..
스텔라님/그렇게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자기 삶을 넘 열심히 살다가 늦게 하는 거랍니다 글구....호호.
전호인님/티브이 나오는 친구에대한 선입견이 있게 마련이지요. 하지만 진인이는 정말 순수하다고 할까, 그런 친구죠...

고양이님/님이 많이 도와 주십시오. 많이 어렵습니다^^

sooninara 2006-08-21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아니구요. 마태님이 여자 연예인과 만나서 연애 하는 스토리가 펼쳐져야했는데..아쉽다구요^^
표님은 정말 어린신부랑 하셨더군요.

인터라겐 2006-08-24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지난 번 여의도 백화점 지하에 있는 유명한 칼국수 집에 갔어요.. 여전히 사람은 밀려서 줄을 섰는데 (여름엔 콩국수로 방송을 많이 타지만 넘 비싸요..) 세상에나 어떤 키도 크고 지적으로 생기신 여자분이 책을 서서 읽고 있지 뭐예요.. 무슨 책을 저리 재밌게 보나 관심을 갖고 봤는데요... 일행이 오자 책장을 덮는데... 헬리코박터의 변명... 으왕~ 너무 반가워서 와락 아는 체를 할 뻔 했어요...

뒤늦게 온 동료가 묻더군요.. 무슨 책을 그렇게 재밌게 봐?

" 의학 상식을 재밌게 풀어 놨는데 은근히 재밌네 다 보고 빌려 줄까?"

" 아니야 그렇게 좋은 책은 사서 읽어야지.."

전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어요..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으니 이 세상은 아직 살 만 하구나...

마태님 이거 농담아니구 진짜예요.. 폰카의 화소가 딸려 그 멋진 장면을 찍지 못해 안타깝구요..

참참 제 동료분께 이렇게 말했답니다. " 저 책 저자가 누구게? "
"어머나 저 유명한 의사 샘을 모른단 말야? 서민 선생님 이라고 나 저 분 하고 알
아..."

마태님 건강하세요


 

 

 

 

 

커리어 하이라는 말을 난 야구에서 처음 들었다. 김병현이 삼진을 9개 잡았는데, 그게 자신이 한경기에서 기록한 최다 삼진이라고 할 때, ‘커리어 하이인 9개의 삼진을 잡았다’라는 말을 한다. 가끔 생각했다. 내 알콜의 커리어 하이는 과연 어느 날이었을까? 3년 전 횟집? 아니면 소주 대병을 마시던 97년? 하지만 앞으로 당분간은 2006년 8월 2일이 내가 생애에서 가장 많은 술을 마신 날로 기록될 것 같다.



82번째: 8월 1일(화)

세 미녀와 더불어 술을 마신 날. 술을 비우는 속도가 무척 빠른 강적이었기에 이분들을 만날 때면 마음을 단단히 먹고 간다. 도미니카의 알콜 전문가 유스또에 의하면 술에 있어서 정신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63%라고 주장했다. 주량이 1.5배 차이가 나더라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60% 이상을 이길 수 있다는 것. 과연 그랬다. 정신력으로 무장하고 간 덕분에 난 나보다 주량이 훨씬 센 그들을 맞아 비교적 선전했고, 집에 갈 때 내 발로 걸어들어갔다. 하지만 격전의 여파로 그 다음날엔 그리 좋은 상태가 아니었고, 난 계속 헛구역질을 하면서 오전을 보내야 했다.


83번째: 8월 2일(수)

이승엽의 400호 홈런, 그리고 사촌형에게 보냈던 안부 메시지가 8월 2일의 술자리를 만들었다. 원래 매형, 매제와 술을 마시기로 했지만 극적으로 취소, ‘피곤한데 잘됐다.’며 간만에 엄마가 차려주신 저녁을 먹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전날 이승엽이 친 400호 홈런의 감격을 함께 해줄 사람이 없던 게 문제였다. 난 일본야구 매니아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이승엽 너무 잘하지 않냐?”는 내용으로 5분간 수다를 떨 예정이었다. 근데 그 친구가 내 전화를 받자마자 “요즘 많이 쌓인다”며 “술이나 한잔 하자”고 얘기한 것. 전날 술로 안좋았던 속은 해장을 위해 마신 점심 때의 소주 한병으로 회복된 터, 난 흔쾌히 수락하고 저녁 때 그를 만났다. 거기서 우린 소주 네병을 비웠는데, “쌓인 게 많다”던 그는 정작 나를 만났을 땐 순전 이승엽이 얘기만 했다.


4병째를 거의 비웠을 무렵, 사촌형한테 전화가 왔다.

“너 지금 어디서 마시냐?”

내가 이틀 전에 보낸 문자 메시지를 이제야 봤단다. ‘요즘 통 연락도 안하시고, 저를 잊으신 것 같아 슬픕니다’

사촌형은 지금 양재동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고, 그쪽으로 오라고 한다. 이상하게 그런 느낌이 들었다. 오늘 같으면 아무리 마셔도 안취할 것 같은 그런 느낌. 갔더니 사촌형은 회사 직원들과 맥주를 마시고 있었고, 난 거기 껴서 맥주를 4병 가량 마셨다. 그 다음 차는 사촌형과 나의 독대, 난 부자인 사촌형이 사준 비싼 양주를 열나게 마셨다. 우리 둘이서 양주 두병을 비웠다니 내가 생각해도 놀랍다. 사촌형이야 워낙 술을 잘마시니 그렇다 쳐도 이미 전작을 하고 간 내가 어떻게 그리 많은 술을 마실 수 있었을까?


내가 마신 술은 다음과 같다.

대낮에 처음처럼 한병<--이건 몸이 안좋다며, 나 혼자 홀짝홀짝 비웠다.

친구랑 처음처럼 두병씩.

사촌형과 맥주 4병+1병(3차에서)

사촌형과 양주 한병씩


내 몸 어디에 이토록 많은 알콜이 들어갈 자리가 있는지 모르겠다 (배를 보니 이 의문이 풀린다). 그 다음날 약간 고생을 하긴 했지만, 그날 일을 생각하면 뿌듯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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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1 2006-08-04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살아계신지가 궁금해집니다. 후후..

다락방 2006-08-04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정말 너무나 대단하세요!! 너무 많이 드신거 아니예요?

Mephistopheles 2006-08-04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엽씨에게 홈런 적당히 때리라고 연락이라도 해야 겠군요..^^
님의 홈런 한방에 서울에서는 양주 한병을 마시는 사람들 건강 좀 생각해달라고
해야 겠어요..^^

하이드 2006-08-04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새로운 커리어 하이에 도전해보시렵니까

해적오리 2006-08-04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평생가야 마실 양을 다 마신 듯 하옵니다. 부디 옥체보존 하시옵소서...

하늘바람 2006-08-04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운 여름 술은 조심해야해요

moonnight 2006-08-04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대단하십니다. ㅠㅠ 이 더운 날 술마시니 엄청 고생스럽던데요. 건강 조심하셔요. 전 요즘 술이 부쩍 약하답니당. 마태님과 대작할 날을 기다리며 몸을 만들어야할텐데. ^^

건우와 연우 2006-08-04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당분간 깨지기 어려울듯한 기록이군요.@.@
그래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계신분인데, 몸관리가 필요하실듯...^^

paviana 2006-08-04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제가 아무리 요즘 야구안 본다고 이승엽400호 친 것을 모르지 않았다구요..
‘요즘 통 연락도 안하시고, 저를 잊으신 것 같아 슬픕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이네요.ㅎㅎ

또또유스또 2006-08-05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도미니카의 알콜 전문가... 유스또입니다
제가 말한 63%를 차지하는 정신력은 .....
그때그때 달라~요.. ^^
ㅎㅎㅎㅎㅎ 이 재미에 알라딘을 3일 이상 끊을수가 없는 겁니다
작심3일...

비로그인 2006-08-05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쌀을 넣은 OB 맥주캔을 누군가 마시더니, 목 넘김이 정말 부드럽다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마태우스 님께도 알려드려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마시기에는 솔직히 그 맛이 그 맛인지라 맥주와 소주는 죄다 비슷비슷해 보여요.

마태우스 2006-08-05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드님/오오 쌀을 넣은 캔이라...으음...한번 해볼까요 오늘?^^
유스또님/호호 3일은 좀 그렇구요 하루씩만 쉬세요
파비님/전 한번도 파비님을 잊은 적이 없다구요 이승엽을 잊으면 잊었지^^
건우님/저 기록을 깨려는 시도도 안하려구요...넘 힘들어요
달밤님/제가 대구 간다구요 믿으시죠??????^^
바람님/더워서 제가 세진 건가봐요^^
해적님/원래 해적은 술 세던데...^^ 럼주 있자나요!
하이드님/사실 오늘도 한병쯤 마셨는데요 억수로 힘들었다는.... 자꾸 헛구역질이 나오구...
메피님/글쎄 오늘 또 때렸지 뭡니까...^^
다락방님/뭐 그냥..호호홋.'
모1님/제가 좀 힘들어요 흑..

비자림 2006-08-06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여름을 많이 타시나봐요???
술 그만 드셔욧 호호호

마태우스 2006-08-06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안그래도 이번주는 좀 자제할 생각입니다....자꾸 헛구역질이 나는 게 무서워요..

2006-08-06 2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6-08-08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그러게요 제가 아픔 안되는데...걱정해주셔서 감사드리구요, 님도 건강하세요!

OTL 2006-08-14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건강하시네요 술을 하루에 9병이나마시다니
 

 

 

 

장면 1. 지난 월요일, 삼각김밥으로 저녁을 때우려고 편의점에 갔다. 근데 모 회사의 삼각김밥을 두 개 사면 서비스로 콜라 한 캔을 준다는 게 아닌가? 길게 생각하지 않고 그걸 집어들었다. 계산대에 김밥을 올려놓았더니 아저씨가 그냥 김밥만 준다.

“여기 보면 행사 기간에 콜라를 서비스로 준다고 되어 있는데요?”

사장인 듯한 아저씨가 말한다.

“아, 그거 떨어졌어요.”

김밥 개수랑 콜라랑 맞춰서 들여놓았을 텐데 떨어졌다니. 기분이 확 나빠진다.

“저 그럼 안살래요.”

큰 몸을 돌려 나오는데, 아저씨가 급히 달려나온다.

“한번 더 찾아볼께요.”

결국 아저씨는, 삼각김밥에 그려져 있던 ‘펩시 맥스’ 한캔을 들고 나온다.

“저기 숨어 있었네요.”

어찌나 얄밉던지 김밥을 아저씨 얼굴에 던져 버리고 싶었다. 그 아저씨, 정말 나쁘지 않는가? 서비스 상품을 알아서 주지 않은 게 그 첫째고, 따지니까 떨어졌다고 성의 없게 대답하는 게 그 두 번째다. 난 김밥과 콜라를 들고나와 내 방에 가서 먹었다. 죄는 미워도 김밥은 미워하지 말라는^^


장면 2. 7월의 마지막 날인 어제는 정말 살인적인 더위가 서울을 강타한 날이었다. 땀이 워낙 많은지라 버스 타러 가는 그 짧은 시간에도 몸이 다 젖고 그랬는데, 친구가 전화를 하더니 밤 7시부터 테니스를 쳐달란다. 약속시간보다 30분이 늦게 목동 코트에 도착을 했고, 늦어서 미안한지라 몸도 안풀고 바로 경기에 들어갔다. 몸살이 아직도 회복이 안되었는지 테니스는 엉망이었지만, 내가 워낙 승부에 강한지라 두 번 다 이겼다. 그 동안 어찌나 땀을 흘렸는지, 몸 안에 폭포가 새로 생긴 느낌이었다.


끈적끈적한 몸으로 같이 테니스를 친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러 갔다. 원래 취지는 “딱 한잔만 하자”였는데, 에어콘이 빵빵한 우아한 맥주집에 앉으니 일어나기가 싫다. 결국 우린, 새벽 1시가 넘도록 수다를 떨었다. 삶과 사랑, 삶에서의 일관성, 인간의 이기성, 자유와 복종은 동전의 양면이다, 이런 주제를 가지고 얘기하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 동안 난 맥주를 4천 cc 가량 마셨고, 화장실을 네 번이나 갔다.


문제는 내가 집에 와서 그냥 잤다는 것. 땀을 많이 흘리긴 했지만 맥주 마시면서 다 말랐고, 보다 중요한 이유로 내가 너무 피곤했다는 거다. 이 말을 들은 한 미녀는 “니가 인간이냐?”고 날 질책했지만, 몇 시간 뒤 일어나 샤워를 했으니 된 거 아닌가? 과연 누가 더 나쁜가요? 콜라를 안준 주인인가요, 아니면 땀을 겁나게 흘리고도 샤워를 안하고 잔 저인가요?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습니다.

투표기간 : 2006-08-01~2006-08-04 (현재 투표인원 : 55명)

1.
61% (34명)

2.
29% (16명)

3.
9% (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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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8-01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번!!! 목욕은 저도 일주일넘게 안하고 있는 관계로=3=3=3

LAYLA 2006-08-01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연히 1번, 생각의 여지도 없이 1번, 아직 2번은 0% 네요 호호호 ^*^

건우와 연우 2006-08-01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을거 가지고 약올리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나빠요....

Mephistopheles 2006-08-01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건 너무 뻔한 투표잖아요.....
그런데..편의점 이미지가 발렌타인이라서...1번을 찍을 수가 없잖아요...!!

moonnight 2006-08-01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의점 주인 넘 응큼해요. -_-+ 전 어제 술 대빵 마시고 들어왔는데도 샤워하고 잤어요. 기특하죠? 으쓱. 헤헷. ^^

mannerist 2006-08-01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미녀가 마태우스님 침대 한켠에 있었다면 당근빠따 2번임다. =3=3=3=3

짱구아빠 2006-08-01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택의 여지없이 1번..... 피곤하면 그냥 잘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

ceylontea 2006-08-01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뻔한 투표잖아요... 음.. 2번에다 찍을 걸 그랬나요? 흐흐

해적오리 2006-08-01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 말씀처럼 너무 일방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2번에 투표했습니다. ㅋ

깐따삐야 2006-08-01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으로 하여금 투표까지 하게 만든 미녀가 젤 나빠요. ㅋㅋ

수퍼겜보이 2006-08-01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3.기타예요. 삼각김밥 드시지 마세요.@.@ 여름에도 안 상한대요. 콜라도 안 좋아요. 건강을 생각지 않는 마태님이 제일 나빠요. ^^

날개 2006-08-01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일방적인 몰표는 투표조작이라는 오명을 쓸수도 있기에 3번에....=3=3=3

Mephistopheles 2006-08-01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만히 생각해보니 마태님이 제일 나쁘시군요...
한끼라도 제대로 된 음식을 드셔야지..고깟 삼각김밥과 콜라로 끼니를
연명하시다니..... 이건 팬들에 대한 배신이고 배반입니다..=3=3=3

sweetrain 2006-08-01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욕을 한 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 관계로...1번요. ㅋㅋㅋ

박예진 2006-08-01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의점이죠 -_- 아아아아~~`

모1 2006-08-01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의점 주인이 나빠요.당연히 줘야하는 것을 ...

다락방 2006-08-01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2번이요. 사람은 정말 청결해야 해요. 만약 갑자기 미녀가 찾아와 깨우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셨어요오오오옷~~ 그런 의미에서 전 고민없이 2번 :)

미래소년 2006-08-02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2번! 하루 종일 흘린 땀을 고대로 말리고 그냥 침대로 쓰윽~ 하셨을 생각을 하니... 으윽! 그 이부자리, 오늘도 쓰실 거죠? ㅋㅋ

비로그인 2006-08-02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위 귀여운 얼굴에 한 표!!

비로그인 2006-08-02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방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저는 3번, 기타로 했습니다. 흐흐흐...편의점 주인이 당연히 너무 얄밉군요.

다락방 2006-08-02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제 이글을 봤을때만 해도 2번이 20%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보니 32%로 늘어버렸어요. 우째요. ^^;

조선인 2006-08-03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샤워 안 하고 주무시다뇨. 그 이불 빨래는 누가 하나요? 난 당근 2번. -3=3=3

瑚璉 2006-08-03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ll of the above는 몇 번으로 가야 하나요?

마태우스 2006-08-04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비님/안녕하시어요 당근 기타지요^^
조선인님/이불 빨래는.....생각해보니 그렇군요. 앞으론 안그럴께요
주드님/님의 균형감각에 경의를 표합니다^^
슈슈님/아유 제가 귀엽다니요. 다른 분들이 보시면 화냅니다^^
다락방님/그게 다 님 때문인 거 저도 알아요 흥.
미래소년님/침대가 아니라 요 깔고 자는데요, 계속 거기서 자고 있어요 제가 좀 무던하죠
모1님/역시 님은 제 편이군요 호호
예진양/저를 지지하는 숨은 분들의 정체가 하나씩 드러나는군요
단비양/이렇게 더울 땐 가끔씩 목욕 해줘야 합니다^^
메피님/아아 님은 저렇게 제 생각을 해주시는군요..감격의 눈물...
날개님/제 의도가 간파당한 듯...여론조사를 빌미로 계속 목욕 안하려 했다는..^^
겜보이님/헤헤 제가 늘 먹는 건 아니구요, 한번 먹어 봤어요. 근데 여름에 안상한다니 갑자기 신뢰가....^^
깐따삐야님/그러고보니 그러네요!!!^^
해적님/오옷 해적님도.....ㅠㅠ
실론티님/우리의 오랜 우정으로 볼 때 1번 하셨어야죠!!^^
짱구아빠님/전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아닌 분들도 계시더이다
매너님/그,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글구 제가 그렇게까지 나쁜 놈은 아닙니다 ㅠㅠ
달밤님/그러니까 제가 달밤님을 좋아하는 거 아닙니까^^
메피님/발렌타인, 사실 저도 가장 선망하는 술이죠^^
건우와 연우님/제말이 그말입니다아!
라일라님/그, 근데집계하고 나니 2번이 30% 넘었다는....ㅠㅠ
만두님/가끔은 목욕 하셔야죠 근데님의 존재가 위안이 된다는...^^
올리브님/으음, 하여간 님이 제 편인 건 의문의 여지가 없군요^^
속삭이신 님/미녀란 보기도 만들 걸 그랬어요 독창적인 대답에 경의를 표합니다


비로그인 2006-08-05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균형을 중시하는 천칭자리 태생이어서 곧잘 저런 짓(?)을 잘 합니다.^^

OTL 2006-08-14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표는 늦어서 못햇지만 1번!!! 손님이 가니까 어떻게 사은품 주냐 그런데 술고래시네요
 

 

 

 

 

 

낮잠을 두시간이나 잤다. 그래도 비몽사몽이다. 어제 못잔 탓이다. 어제까지 전달해 주기로 한 시험문제가 있었는데, 그게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바람에 좀 무리했다. 새벽 두시가 되어서야 시험문제를 담은 파일을 메일로 보낼 수 있었다.


너무 티를 내서 좀 그렇지만, 요즘 일이 밀려서 마음이 초조하다. 그래서 선언한 것이 “앞으로 술약속이 없는 날은 무조건 연구실에서 잔다”였다. 대단한 결심 같지만 그게 꼭 그렇지도 않다. 일단 이번 주를 보면 월요일과 화요일을 빼면 일요일까지 죄다 약속이 있다. 어제 밤을 샜으니 오늘은 집에 가야 할 터, 실제로 천안서 잔 날은 어제가 유일할 것 같다. 다음 주는 뭐 얼마나 다를까?


79번째: 의자에서 자다

일시: 7월 19일(수)

마신 양: 진짜 많이


테니스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 컨디션이 좋아 술이 입에 쩍쩍 붙는 느낌, 그래서 남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부어라 마셔라 했더니 집에 어떻게 갔는지 기억이 없다.

나: 어제 혹시 별일 없었니?

친구: 중간에 잤잖아! 너 데려다 주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

그랬구나. 요즘 술버릇이 좋아졌다 했더니 결국 옛날 버릇이 도졌다. 친구들이 안데려다 줬으면 어땠을까? 귀소본능 때문에 집에는 갔겠지만, 휴대폰 두개 중 최소한 하나, 그리고 지갑을 잃어버린 채 길바닥에 멍하니 앉아 있지 않았을까?


내가 아는 어떤 여자분은 술을 아무리 먹어도 정신을 잃지 않지만, 일단 집에 오면 그대로 쓰러져 잔단다. 험한 사회이니 그녀 정도의 미녀라면 긴장하는 건 당연하다. 바꿔 말하면 내가 쓰러져 자는 건 그런다 해도 별 일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내 귀소본능을 믿기 때문에, 아니면 친구들이 알아서 해주겠거니 생각하기 때문일 듯싶다.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 많이 마시진 말자. 술 먹고 뻗는 건 젊을 때의 객기일 뿐, 지금 그러기엔 내가 너무 나이가 많으니 말이다.


80번째: 중간에 도망치다

일시: 7월 22일(토)

마신 양: 내 한계 플러스 두잔 더


강원도로 진료를 가 있는 우리 써클에 선배들이 가는 날. 후배들이 마련해 준 버스를 타고 후배들이 만들어 준 안주로 후배들이 사놓은 술을 마시며 우의를 다지는 시간이다. 정말 진료를 하러 가는 훌륭한 선배도 있는 반면, 나처럼 하루 잘 놀아보자고 가는 선배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나같은 선배들 십여명과 한창 때라 밤을 샌다 해도 다음날 일하는 데 지장이 없는 팔팔한 후배들은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 어느덧 시간을 보니 새벽 네시, 후배들은 계속 “마태우스 선배님!” 하면서 술을 권한다. 아무래도 정신을 잃겠다 싶어 화장실에 가는 척하고 숙소로 도망갔다. 물론 그 시간에도 여전히 돌부처처럼 앉아 있는 많은 선배가 있었다지만, 주량 약한 난 이쯤해서 퇴장해 줘야지.


다음날 11시 쯤 잠에서 깨어 생각을 했다. 도망 나오기 정말 잘했다고. 친구랑 마실 때와 달리 난 거기서 취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고, 그런 긴장이 나로 하여금 자리에서 일어나도록 만든 것이리라.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 술대결을 할 때 졸면 그대로 굴러 떨어지는 낭떠러지에 있다고 생각하고 술을 마신다면 지금처럼 승률 17%의 초라한 성적표는 안받아도 되지 않을까. 이날의 여파 때문인지 오늘 아침 사우나에 가서 체중을 쟀더니 수치가 위험 수위에 달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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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6-07-25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조심하셔요. 우리 나이엔 조심하는게 최선입니당.

paviana 2006-07-25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시험문제라는 게 몰까요? 파에 대한 시험 문제인가요? =3=3=3

마태우스 2006-07-25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님/님 생각을 너무 하다가 그리 되었습니다 -.-
해적님/우리나이라뇨.... 님은 저보다 훨 젊으시지 않습니까..

Mephistopheles 2006-07-25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튼이 달린 상자하나를 선물해 드리고 싶어요..
누르면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나서 마태님을
집까지 모셔다 드리는....그런 버튼...^^

기인 2006-07-25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훗훗.. 저는 주량이 일치월장하여 선배들이 괄목상대하고 있습니다. 후생가외입니다요. :)

해적오리 2006-07-25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마태님도 ..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요.. 저 그리 젊지 않사옵니당...

moonnight 2006-07-26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참. 마태우스님의 술일기를 읽으니 또 한 잔 생각이 아침부터. 비도 오고. ;; 여전히 바쁘시군요. 식사 꼭 챙겨드시고 건강 지키셔요 ^^

마태우스 2006-07-26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님이 넘 관심이 없어서 건강 안챙길래요...흑.
해적님/글에서 젊음이 넘치던데요 뭐.
기인님/하는 일마다 잘되는군요...부럽삼.
메피님/누르면 메피님이 나타나나요^^

OTL 2006-08-14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사는 잘 드시고 주량좀 낮추세요 술은 맛없던데(어린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