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코드도 코드다...

 

 

 

일시: 1월 31일(화)

마신 양: 그래도 꽤 마셨지?


베스트프렌드를 포함한 친구 몇몇이 술을 마시기로 한 날. 하지만 친구 아버님은 지금 중환자실에 계시며,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생명을 부지하시는 중이다.

“원래 월요일날 쯤 뗄까 했어...하지만 막상 아버님을 보니까 그렇게 못하겠더라.”

지극한 효자로, 아버님께 살아생전 도리를 다 한 친구건만, 호흡기를 떼는 건 역시 어려운 일이다. 설 연휴라 세브란스 옆에서 숙식을 하는 친구를 만나 힘내라고 말해 줬다.


그래서 할 일이 없어져 버린 화요일. 집에 가서 운동을 한 뒤 짐을 싸야겠다고 생각할 무렵, 술약속이 잡혀 버렸다.

“이번주 안되는데...차라리 오늘 마실래요?”

그녀는 흔쾌히 응했고, 남자 둘과 미녀 하나는 즐거운 술판을 벌였다.


술자리가 즐거우려면 꼭 오래 사귀어야 하는 건 아니다. 십년을 넘게 사귄 친구와 있어도 별반 재미가 없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역시나 중요한 건 연륜보다는 코드, 그들과 난, 내 착각일지 몰라도 나와 코드가 잘 맞았다. 오랜만에 프로야구 이야기를 하고-야구장에서 고기 구워먹는 방법에 대해서-가끔씩 책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술을 원없이 마셨다. 다행히도, 어쩌면 지난 일주간 쉬면서 몸을 충전한 탓인지 모르지만, 어제는 술이 잘 받았다. 놀란 그녀가 말한다.

“주량이 소주 한병 반이라면서요?”

그 말을 듣고나니 내가 무슨 큰일이라도 한 듯한 뿌듯함이 몰려왔다.


‘홍익보쌈’에서 보쌈과 소주를, 그리고 2차에서 전골을 먹었다. 그집은 노래를 신청하면 엘피 판으로 틀어주는 집이었는데, 내가 신청한 ‘인형의 꿈’은 끝내 안틀어줬다. 원 사람들 하곤, 무슨 신청할 노래가 그렇게 많은지, 신청한 쪽지가 테이블에 쌓여 있고, 사람들은 부지런히 노래를 적어 낸다.


3차로 기가 막히게 맛있는 그 떡볶이를 먹었다. 그리고 난, 새벽에 일어났다.


* 집에 가서야 그 친구 생각이 났다. 내 친구는 아버님 때문에 걱정이 많은데, 나 혼자만 즐거운 게 미안했다. 친구야, 미안하다.

 

** 생로병사에 내가 잠깐 나왔다. 술먹느라 나온 걸 못봤는데, 엄마를 비롯한 지인들은 “잘 나왔다.”고 해줬다. 아버님 생각이 났다. 내가 한창 잘나갈 때 아버님은 늘 못마땅한 눈으로 날 보셨다.

“학문적인 데를 나가야지 저런 데나 나가고 있냐!”

아버님이 살아계셨다면 아마 어제 프로를 보시면서 기뻐하셨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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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1 1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LAYLA 2006-02-01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생로병사에 나오셨군요!!! 전 어제 미라 보면서 마태우스님 생각했는데..보다가 징그러워서 돌려버리고 말았어요 이런 -,.-

마늘빵 2006-02-01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생로병사에요? 흠 학교서 창재시간에 생로병사 잘 틀어주는데 혹시 볼지도 모르겠어요. 나오면 애들한테 아는 사람이라고 자랑해야지.

Mephistopheles 2006-02-01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5년은 술이란 걸 거의 가깝게 지내지 않았지만 왠지 마태님의 서재에 들락거리면서 2005년 말부터 지금까지 알게 모르게 술 자주먹게 되더군요..^^
요상한 건 음주 후 아침 숙취로 지독한 두통도 없어 졌습니다..
아무리봐도 마태우스님의 서재가 해장을 해주나 봅니다....

2006-02-01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06-02-01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생로병사. 보다 그만 잠들어버려서. ㅠㅠ; 즐거운 술자리셨군요. 짐은 다 싸셨나요? 직장 상사 한 분도 내일 외국 가셔서 똑같은 질문을 아침에 했었는데.. 건강히 잘 다녀오시길 바래요. ^^

모1 2006-02-01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술계획 1년치를 엄청나게 초과할 것 같은 느낌...그런데 페이퍼에 언제 나온다 말씀해주셨다면 보았을텐데..아쉽네요. 너무 늦게 하는지라...

Kitty 2006-02-01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벌써 17번째!
맞아요. 코드가 맞아야 술자리도 즐겁지요 ^^
그나저나 마태우스님은 언제나 미녀와 함께시군요! ^^

하늘바람 2006-02-01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어쩌다 제가 그걸 못 보았을 까요? 참으로 안타깝네요

paviana 2006-02-01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멋 며칠있으면 스페인으로 사랑의 도피여행을 떠나실 분이 테레비젼에도 나오셨군요. 공사다망하시네요..ㅎㅎ

깍두기 2006-02-01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쫌 있으면 스페인으로 가시겠네요. 혹시 인사 못할지 모르니 이곳에 남깁니다.
잘 다녀오시고,
신이시여! 마태님을 지켜 주소서!
 

 

 

 

 

알라딘을 쉬는 동안에도 전 계속 술을 마셨습니다. 100번만 마시겠다고 해놓고선 벌써 16번째, 올해도 목표달성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20일까지 14번을 마셔서 "이대로 간다면 250번을 넘기겠네."라고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지난주에는 술을 한번도 마시지 않아 예상치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간 마신 술일기는 강물에 띄워보내고, 16번째부터 성실하게 술일기를 쓰겠습니다. 꾸벅.

---------------------

일시: 1월 28일(토)

누구와: 친구 둘과

 

어디서 주워들은 말을 따라해 보자면, 음식 때문에 눈이 먼 적이 세 번 있었다. 어릴 적 전주에서 비빔밥을 먹고 눈이 멀었고, 병천에서 순대를 먹고 그 엄청난 맛에 두 번째로 눈이 멀었다. 그리고 세 번째. 평소 좋아하지 않던 족발을 장충동에서 먹고나서 난 그만 맛이 가버렸다. “천국이 있다면, 거기서는 이런 족발을 매일 먹고 있을 거예요.”라는 말을 같이 먹던 선배에게 했을 정도.


그 족발이 못견디게 생각이 나, 토요일의 술약속 장소를 그 근처로 잡았다. 하지만 설 연휴라 내가 갔던 원조집은 문을 닫아버렸고, 호객행위를 하는 다른 가게 아주머니들만 잔뜩 나와있다. 호객행위를 한다는 건 사람이 없단 소리, 그래서 난 그런 아주머니들의 꼬임에 잘 넘어가지 않는다. 언제언제 방송에 출연했다는 간판들 틈에서 난 그럴듯한 집을 발견했고, 거기로 가려 했다. 하지만 그집 간판엔 족발보다 보쌈을 더 크게 강조해 놓았다. 족발에 마음이 있던 우리가 망설이는 사이 호객행위를 하며 우리를 꼬시던 아주머니가 해서는 안될 말을 했다.

“그집 맛 없어요. 우리집으로 와요.”

보쌈집 아주머니가 그 말을 듣고 발끈하는 동안, 우리는 그 아주머니 집으로 가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싸움은 커졌고, “저 손님 가져가라 그래!”라며 주인 아저씨가 우리에게 나가라고 손짓을 한다. 가게에서 나와보니 양측 다 사생결단으로 싸우고 있다. 하루이틀 보는 사이도 아닌데 왜 저렇게 싸울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 싸움이 우리 때문에 벌어진 거라 마음이 편치 않았다.


다른 집으로 옮기는데 우리를 계속 따라다니던 아주머니가 이런다.

“싸움 그만 붙이고 우리 집으로 와요.”

이 말이 말도 안되는 말이라는 걸 떠나서, 우리가 겨우 세명인데 그 정도라면, 이십명 쯤 되는 단체가 그랬다면 각목을 들고 싸우지 않았을까.


어느 한 식당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족발을 시켰다. 그 족발은, 일주일 전 내가 선배와 먹었던 족발에 비해 50%쯤 맛이 없었다. 그 족발을 먹으며 “맛있다.”고 하는 친구를 보면서 난 속으로 “그때 그집 갔으면 기절했겠다.”는 생각을 했다. 맛있는 족발집은 역시 장충동이고, 동대입구에서 전철을 내려 3번 출구로 나간 뒤 원조집과 원조집 사이 골목에 자리한 집이 가장 맛이 있다. 상호 이름을 적어놓는다는 걸 또 까먹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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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06-01-29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족발집이었군요. ^^; 아직 일월인데 열여섯번이라니요. ㅜㅜ 역시 대단하신 마태님. 저도 족발 먹게 된 것이 2002년 겨울인가부터니까 몇 년 안 됐어요. 생각보다 쫄깃하고 맛있어서 깜짝 놀랐던 기억나네요. 흠. 장충동 족발. 한 번 먹어보고 싶어요. ^^

모1 2006-01-29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족발집이야기가 아닌 싸움이야기였군요. 와...무서운데요. 손님이 무슨 죄인가..싶기도 하네요. 그냥 맛있는 것 먹으러 왔을뿐인데...

모1 2006-01-29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 잘 보내고 계신가요?

다락방 2006-01-29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족발 먹고 싶어요. 상추에다 족발 한 점 올리고 생마늘에 쌈장을 찍어 고추와 함께 올리고 한입에 다 넣은 뒤 마무리는 참이슬로. 와우~ 온몸에 전율이 일어나는군요. :)

하루(春) 2006-01-30 0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맛있는 족발을 왜 안 좋아하셨었어요? 족발 좋아하기 시작하면 뼈 채 들고 뜯는데...

마태우스 2006-01-31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발이라는 단어가 제게 안좋은 느낌을 줬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맛없는 데서 족발을 배웠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다락방님/마무리는 참이슬이라...그러니까 님에게 술은 족발의 맛을 높여주기 위한 추임새 비슷한 역할을 하네요. 전 참이슬을 더 잘 넘기게 해주기 위해 족발을 먹습니다^^
모1님/이번 설도 대충 아름답게 보낸 것 같습니다^^ 그죠? 저 정말 억울하죠? 다시 거기 가기가 싫더라구요.
달밤님/다음에 서울 오시면 그 환상적인 원조 집으로 모시겠습니다. 님도 족발을 늦게 시작하셨네요^^

산사춘 2006-02-01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덕에 족발이 땡겨부리는 화창하지 않은 오전입니다. 합정동 족발은 다 시켜봤는데 정말 맛이 개떡같아요. 죽이는 족발파는 동네가 그리오요.

마태우스 2006-02-01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춘님 언제 우리 족발 먹으러 가요. 그간 우리가 너무 곱창에만 치우쳤던 것 같습니다.
 

 

 

 

 

일시: 1월 10일(화)
마신 양: 소주 한병, 맥주 1500

한국의 회식문화는 폭식을 유도한다. 사실 짜장면 한그릇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사실은 아니다. 만두도 같이 먹어야 한다). 그런데 중국집에서 회식을 하면 요리를 먹고 또 짜장면을 먹는다. 공기밥 한그릇은 충분히 배가 부르다. 하지만 일식집에 가면 회와 쯔끼다시를 먹고 나서 매운탕에다 공기밥 한그릇을 먹는다. 식사로 냉면만 먹는 사람도 있는데 우린 꼭 고기를 먹고 냉면을 먹는다. 냉면을 안먹을 수는 없는가? 없다. 그걸 안먹으면 왠지 정리가 안되는 느낌이 드니까. 회식은 그래서 다이어트의 영원한 적이다.

아는 분과 공덕동에서 만나 ‘하나 하나’(제육과 김치찌개를 뜻하며, 그집의 주요 메뉴다)를 시켰다. 공기밥 한그릇에 소주도 한병씩 먹었다. 그리고 나서 2차를 가서 맥주를 각각 1500cc씩 마셨다. 그런데도 집에 가니까 뭔가 허전하고 배가 고프다. 뭐가 문제였을까. 우리 회식문화가 폭식을 유도하는 까닭은, 술이라는 건 사람을 배고프게 만들기 때문이다. 아무리 안주를 많이 먹어도 집에 갈 때면 꼭 떡볶이나 라면 같은 게 생각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술먹은 다음날 지독한 공복감에 잠이 깬 기억이 다들 한번씩은 있지 않은가? 그날 난 안주에 술을 먹은 게 아니었다. 그 대신 밥을 먹으면서 반주를 곁들인 것. 하지만 반주로 삼기엔 술의 양이 너무 많았고, 그 결과 집에 와서 배가 고팠던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됐을까. 배고픔의 유혹을 이기고 자버렸다면 좋을 테지만, 내가 그런 사람이면 오늘날의 몸매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 대신 난 어머니한테 배가 고프다고 했고, 간만에 아들이 밥먹는 게 신이 나 어머니는 돼지고기를 후라이팬 가득 구워 주셨다. 다음날 아침 뼈저리게 후회를 했지만, 이미 체중은 2킬로가 늘어난 뒤였다.

사족: 윤리 문제에 대해 말하고 싶다. 그 하나하나 집에서는 반찬으로 약간 큰 계란말이가 다섯개 나온다. 예의를 차리느라 한 개만 먹는 사이 그는 세상에, 계란말이 세개를 다 먹어치운다. 남은 한 개는 당연히 내 몫이었지만, 달랑 하나 남은 걸 먹기엔 내가 너무 예의가 발랐다. 게다가 그가 자꾸 계란을 주시하는 느낌….난 숟가락으로 계란을 두동강낸 후 반쪽을 먹었다. 그러자 그는 당연하다는 듯, 나머지 반쪽을 먹는다. 계란 한 개, 더 먹을 수도 있고 덜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세개 반과 한 개 반이라면 좀 너무하지 않는가? 이 세상이 점점 각박해짐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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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돌이 2006-01-12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섯번째는 왜 건너뛰나요? ^^ 전 연 50회로 끊겠다는 말도 안되는 결심 이후 아직까지는 잘 실천하고 있답니다.

마늘빵 2006-01-12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 죄송합니다. 저도 안주를 잘 축냅니다. 술을 잘 안먹게 되고, 조금 먹고 취하게 되면, 자꾸 먹게 되더군요. 흠.

moonnight 2006-01-12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2번째 집에서 드셨나봐요. 그 집 아주머니 이젠 마태님을 단골로 인정하시죠? ^^ 술을 마시면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중추가 마비된다더군요. 그래서 실제로 배는 부른데도 자꾸만 뭔가 먹고 싶어지는 거래요. ㅠㅠ 이래선 안 돼. 생각하면서도 술마시면서 먹는 안주나 술마신 후 먹는 라면은 어찌나 맛있는지 -_-+ 그건 그렇고 계란말이 세개 반과 한개 반은 너무해욧. 제가 사는 곳에 계란말이 대빵대빵 크고 맛있게 만드는 곳이 있는데 모시고 가고 싶네요. ^^

커피우유 2006-01-12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합니다..안주나라 여왕 백 (__)

2006-01-12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6-01-12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픈달님/6번째는 부리가 해결할 겁니다.
아프락사스님/그때 보니까 안주도 별로 안드시던데요? 매너님이 한 세배는 더 드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달밤님/그, 그게요, 본점은 만원이라 별관을 갔답니다. 앞으로 또 가도 구박받을 것 같아요. 으음, 그게 포만중추가 마비된 탓이군요.... 나쁜 술...
커피우유님/아닙니다. 전 여성 분과 야클님의 안주발에는 무지하게 관대합니다.
새벽별님/그, 그래도 계란말이에는 예의를 차려야 한다는 생각이....

2006-01-12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6-01-12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 음식을 앞에 놓고 주춤주춤하는 것은
계란말이에 대한 예의가 아니옵니다... 오직 잽싸게.

Mephistopheles 2006-01-12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까 송년회때에도 샤부샤부+정종+소주로 시작해서 중간에 맥주+안주 끝으로 오뎅집가서 정종+소주+오뎅..이였네요.. 마태님 글보니까 그날 엄청 먹었네요.

야클 2006-01-12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난 뭐든 잘 먹는 사람이 좋아요. ^^
그리고 이건 상관없는 얘긴데...

저 계란말이 잘해요. 냐하하~~~~

moonnight 2006-01-12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야클님 진짜요? 저 계란말이 좋아하는뎅. +_+; (불쑥. 엉뚱한 인간이 군침 흘리는 ;;)

모1 2006-01-12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우 2킬로라고 생각하는 전 이상한 사람일까요? 그런데...계란말이 무척 맛있나 봐요? 5개 밖에 안 나오다보니 그 치열함(?)이란..

검둥개 2006-01-13 0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계란말이에 대한 보론이 너무 멋져요. 저두 계란말이를 좋아하거든요.
정말 왜 술만 마시면 더욱더 배가 고플까요. 배가 터지게 안주를 먹으면서 술을 마셨는데도요... 흠흠.

다락방 2006-01-13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난 고기먹고 난 후에 냉면도 좋지만 된장찌개랑 공기밥도 꼭 먹어요. 결론으로 말씀드리자면 죄다 먹어댄다는. 그리고 마태님 말씀처럼 어째서 안주를 많이 먹어도 집에 갈때 라볶이가 먹고 싶고, 오뎅이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걸까요? ㅜㅜ

코마개 2006-01-13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은 인생의 자세가 진지하지 못하군욧!!
좌우명 하나 알려 드리죠.
"먹는데서 밀리면 인생에서 밀린다!"
써두고 아침마다 복창하세요.

한솔로 2006-01-13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재밌다면 재밌는 또는 자학적인 기록이 있군요. 저도 함 흉내 내볼래요.

마태우스 2006-01-13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솔로님/술일기에 달밤님도 동참하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술일기를 쓰시면 좋겠어요.
강쥐님/사실은요 제가 계란말이를 좋아한답니다. 앞으론 안밀릴께요 화이팅.
다락방님/공기밥과 된장찌개도 맛있지요. 죄다 먹어댄다는 님의 말씀 캡 웃겨요^^ 그리고... 안주 많이 먹어도 떡볶이 생각이 나는 건 술먹는 게 에너지를 많이쓰는 노동이라서 그런 게 아닐까요^^
검둥개님/배고픔을 아신다니 님도 진정한 술의 맛을 아는 겁니다. 그리고 계란말이를 좋아하신다니 님도 풍류를 아는 분이세요.
모1님/그 계란말이가 맛도 있지만 제가 워낙 계란말이를 좋아해요 호홋. 글구 2킬로면.. 으으...
달밤님/앗 저의 소중한 야클님을 빼앗어가려구요?
야클님/님이 해주시는 계란말이 먹어보고 싶습니다^^
메피님/그렇군요. 담날 차근차근 따져보면 늘 엄청 먹었다, 이런 결론이 나오지요^^
칼19렌님/앞으로는 예의를 갖추겠습니다^^
속삭이신 분/꾸벅.

2006-01-13 1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6-01-17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한끼에 2kg가 차이나요? 마태님 넘 유연하고 탄력적이시다....ㅎㅎ

2006-01-17 1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1-19 0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1-22 2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1-23 2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올해 술 목표를 100번으로 잡았다. 작년의 50번보다는 훨씬 현실적이 된 거지만 주당 2회씩 마셔야 하니 그리 만만치는 않다. 작년에 4월이 안되어 50번의 벽이 허물어진 뒤 “이왕 깨졌으니 마셔 버리자.” 모드로 바뀌었던 기억이 있으니, 목표를 잘 세우는 것은 중요하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첫주를 어떻게 끊느냐는 것. 첫주에 2회를 마실 수만 있다면 100번은 불가능만은 아니다. 하지만 1월 1일과 2일 이틀간 술을 안먹고 버텼다고 좋아했었는데, 그 후부터 계속 달리는 중이다. 1월 7일까지 마신 술은 무려 다섯 번, 아무래도 목표를 수정해야 하려나보다. 그래도 1월 7일은 미녀와 즐겁게 보냈는지라-영화보고 술마셨다- 전혀 후회가 없다.


교실 신년회 때 후배와 말싸움이 붙었다. ‘킹콩’이 영화 시작 후 얼마만에 나오냐는 것. 난 1시간 5분이라고 주장했고 후배는, “영화 볼 때 재봤는데 1시간 40분이어요.”

상영시간이 세 시간인데 영화의 절반 이상을 킹콩이 안나온다니 말이 되는가. 그래서,

“만원 내기합시다.”

내가 아는 영화 전문가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이런 답이 온다.

“한시간 7분이요. 내기에서 이기세요.”

잠시 뒤 그녀는 또다시 문자를 보내왔다.

“한시간 20분이라는 설도 있더군요.”

또다른 친구의 문자, “한시간 11분”

가까운 걸 따지면 내가 맞는데도 후배는, 그런 종류의 내기가 다 그렇듯이 “아직 정확한 게 아니다.”며 버텼다. 뭐, 나도 그에게 만원을 받을 마음은 없었지만.


그래서 난 미녀와 두 번째로 킹콩을 보기로 한 날, 정확한 시간을 재보기로 했다. 예고편과 타이틀이 나가고 노래와 함께 영화가 시작된 후 난 두 번째 휴대폰의 스톱워치를 눌렀다. 그러나. 삼십분 쯤 지났을 때 그 전화로 다른 미녀한테서 전화가 왔다. 스톱워치 기능은 당연히 중단. 할 수 없이 난, 제물이 되어 묶여있는 여자 앞에 킹콩이 나타났을 때 휴대폰을확인했다. 4시 15분 영화인데 그때 시각은 5시 30분. 하지만 영화가 15분 이후에 시작된 걸 감안하면 1시간 10분 내외가 맞는 것 같다.


예전에 ‘용가리’를 본 기억이 난다. 조카 둘을 데리고 그 영화를 봤는데, “심형래가 무슨 영화냐?”는 남들의 비아냥에 맞서 “보지도 않고 왜 그러느냐?”며 심형래를 옹호한 게 무척이나 부끄러웠다. 그때도 영화 시작 후 40분 가량 용가리가 나오지 않았고, 킹콩이 그런 것처럼 우리말이 아닌 영어 대사였다. 조카들은 지겹다고 짜증을 부리고, 나 역시 졸음이 쏟아지는 걸 겨우 참아냈다. 쥬라기공원처럼 시작 후 바로 공룡이 나오면 모를까, 아이들에게 30분 이상을 괴물 없이 기다리라는 건 좀 무리한 요구가 아닐까. 하지만 용가리가 나오자마자 조카들은 다시금 즐겁게 영화를 봤고, 영화가 끝나고 나오면서 “재미있었다.”는 말까지 한다. 역시 애들은 애들이다. 킹콩은 아이들에게 어떤 영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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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6-01-08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기는 이기신 거죠?
ㅎㅎㅎ

▶◀소굼 2006-01-08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끝까지 버틸 수 있고 마지막에 원하는 걸 얻는다면..그건 성공한 겁니다: )

모1 2006-01-08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0년대 킹콩에서 생략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일부러 넣은 것이라고는 들었는데..그 정도로 오랜 시간후에 킹콩이 등장하는 것이군요.

2006-01-09 0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06-01-09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첨에 킹콩영화맞나 했어요

산사춘 2006-01-09 0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수치에 강하시군요. 짝짝짝!

Mephistopheles 2006-01-09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 초등학교때 킹콩을 본 기억이 나는데...가물가물합니다...^^ 그때도 저렇게 늦게 나왔는지..

moonnight 2006-01-09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이 일하는 선생님께서 아이들을 데리고 킹콩을 보셨다더군요. 미취학 아동인 둘째는 킹콩 언제 나오냐며 칭얼거리다 잠들어버려서 킹콩 나왔다고 깨워주니 무섭다고 울더랍니다. -_- 초등학생인 첫째는 끝까지 재미있게 보더라네요. 전 아직 못 봤어요. 얼른 봐야하는데.. 너무 슬플까봐서. 주저 주저. ㅠㅠ;

마태우스 2006-01-09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음, 초등학생은 재미있게 볼 수 있단 말이죠.... 슬프긴 해요 같이 보던 미녀도 울고, 옆의옆 여자는 휴지를 많이 썼더군요.
메피님/글쎄요. 전 흰옷입은 여자와 킹콩밖에 생각이 안나요. 우리 세대는 다 그 세대인 듯..^
산사춘님/춘님의 매력지수는 9.3!<--수치에 강한 티를 내려고...
하늘바람님/하지만 그 한시간이 그닥 지루하지 않더군요(미녀랑 봐서 그런가...)
모1님/네 그렇다고 하더군요
소굼님/아 네... 열심히 해서 야클님의 애정을 얻도록...제가 지금 무슨 말을???^^
몽님/당근 이겼죠. 그쪽에서 패배를 인정하진 않지만...
 

 

 

 

 

일시: 1월 6일(금)

마신 양: 집에 가다 정신 잃음.

 

여권 문제가 해결이 안되었지만, 마드리드행 비행기는 이미 예약해 놓았다. 여권 만들 때의 혼란은 규정이 바뀌어서라는데, 왜 하필 내가 십년만에 외국 가는데 규정을 바꿨는지 원망스럽기만 하다.


같이 가기로 한 미녀와 전화를 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우리, 스페인 가기 전에 한번은 봐야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지난 금요일에 그녀를 만났다. 그녀의 홈피에서 사진을 이미 본 상태였지만, 사진과 실물은 많이 틀리다. 그녀는 어느 쪽일까?


지하철 사당역에서 그녀를 봤을 때 난 부끄러움 때문에 제대로 얼굴을 보지 못했다. 인근 커피숍에 들어가고도 계속 커피잔만 보면서 얘기를 했는데, 삼십분 가량의 적응기간이 끝나고 나서 난 내가 그녀 얼굴을 못본 게 수줍음 탓만은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건.. 그녀의 미모가 너무 눈부셔서였다.


밥을 먹고 술을 마셨다. 10시 정도가 되어 “이제 집에 가시지 않겠어요?”라고 물으니 단호하게 “싫어요!”라고 한다. 그래서 술을 더 시키고 얘기를 더 했다. 12시 정도가 되어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 준 후 집에 갔다.


그녀가 나에게 마드리드행을 제안한 건 나를 믿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나를 믿었다. 하지만 그녀의 미모를 보고나니 자신이 없어진다. 신이여, 마태를 지켜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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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01-08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마태님을 안 믿어요. 흥!

mong 2006-01-08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라? 야클님 질투에요?

깍두기 2006-01-08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빌어드릴게요. 하느님이 마태님을 지켜 주시길.
(사실은 바라지 않으시죠?=3=3=3)

chika 2006-01-08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하느님. 야클님에게는 믿음을 주옵시고, 제가 좋아하는 깍두기님의 바램은 들어주시옵소서~! (깍두기님! 진정 바라시는게 뭐예요? ㅎㅎㅎㅎ)

다락방 2006-01-08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 :)
신이여, 도와주소서!!

깍두기 2006-01-08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야 하느님이 마태님을 지켜주길 바라지.
문제는 마태님이 진정으로 그것을 바라느냐 아니냐 하는 것....^^

모1 2006-01-08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굴도 잘 모르는데 같이 스페인을?? 이란 생각이 순간 들었습니다. 와!!!

진주 2006-01-08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꺄오옷~~~~
흥미진진!

진주 2006-01-08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전...솔직히..마태님보다 그 미녀분을 더 못 믿겠어요~
여자의 말도 다 믿을 건 못 되기 때문에...

하늘바람 2006-01-09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사당역에 오셨었군요 제가 그곳을 지키는데^^헤헤

산사춘 2006-01-09 0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식으로 믿었느냐가 중요한 듯 싶어요. ㅎㅎㅎ

Mephistopheles 2006-01-09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꾸만 전차남이 생각 납니다...마태님과 전차남은 전혀 틀리다고 생각되지만......왜그런지...??

이네파벨 2006-01-09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동화같은 이야기네요. 마드리드에서 영화 찍고 오세요~

moonnight 2006-01-09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알쏭달쏭하지만 좌우지간 신의 가호가 필요하긴 하겠네요.;; 왜 이렇게 자꾸 웃음이 나오는 건지 ^^; 아, 스페인 여행 너무 기대됩니닷 !! ^^

kleinsusun 2006-01-09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둘이서 가시는거예요?
학회 그런거 아니고 놀러? 우와!!!!!!!!!!!!!!!!!!!!!!!!!!!!
정말......Happy New Year네요. 홧팅!

마태우스 2006-01-09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그, 그게요...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런다고 저를 멀리하심 안됩니다.
달밤님/현재 ARS 조사에 의하면 별일있다 27%, 없다 69%, 기타 4%입니다. 아직도 사람들은 절 믿는 거죠
이네파벨님/남자배우가 영 후져서 안될 것 같습니다^^
메피님/전차남이 누구에요?????????
산사춘님/전 제가 저를 믿는다는 걸 믿어요^^ 춘님, 오랜만이어요!
하늘바람님/앗 그렇군요. 사당역 부근이 미녀가 많다더니 역쉬..
진주님/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설도 있더군요. ^^ 진주님도 신의 가호를 빌어주세요
모1님/나이가 들면 외모보다는 신뢰로 움직인다는....^^
깍두기님/진정으로 바랍니다!!! 하여간 전 님이 제일 좋아요
다락방님/졸리님, 언제 술이라도 한잔...^
치카님/치카님에게는 용기와 더불어 천진무구함이 계속되기를 빌겠습니다^^
몽님/어머 우리가 그런 사이인 거 모르셨어요??
야클님/유혹의 순간이 올 때마다 님을 생각하며 아무일없이 오겠습니다.



Mephistopheles 2006-01-09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차남이란.. 옆나라 일본에서 있었던 픽션이였는데.. 이걸 책으로도 내고 영화로도 만들고 드라마로도 만들었답니다. 쉽게 말해 소심한 남자가 전차안에서 만난 미모의 여성을 위기상황에서 도와줘서...사랑을 이뤄 낸 내용입니다.. `지하철 사당역에서 그녀를 봤을 때 난 부끄러움 때문에 제대로 얼굴을 보지 못했다.' 이부분에서 연상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