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고양이
이용한 지음 / 꿈의지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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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개빠지만, 고양이도 좋아한다 (개빠 대부분이 그러지 않을까?)
길냥이들에게 참치캔을 뜯어서 접시에 담아준 적이 족히 100번은 될 것이며,
길고양이 한 마리를 구조해 다른 이에게 분양해준 뒤 사료비를 매달 보내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이유는
1) 이미 개를 키우고 있다.
2) 개들이 눈이 튀어나와, 고양이와 장난치다 눈에 상처가 날 확률이 높다
3) 사람에게 밀착한다는 점에서 개가 뛰어나다, 등등인데
그렇다 해도 고양이가 개보다 행동 면에서는 훨씬 귀엽다고 생각한다.


이용한 작가의 <당신에게 고양이>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건
내 안에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어서다.

저자가 고양이아빠가 된 것은 고양이로부터 선택을 받아서였다.
길고양이 랭보는 어느 날 수시로 고양이밥을 주던 저자의 가슴에 매달렸다.
“녀석은 가슴에서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뒤에서 목덜미를 들어 올려도 녀석은 완강하게 내 옷에 발톱을 박고 버티었다...결국 나는 녀석을 가슴에 품고 집으로 돌아왔다.” (18쪽)
랭보가 대견한 것은 저자가 자신이 매달리면 어쩌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챘다는 점,
그리고 한번 마음을 굳히고 난 뒤 실행에 옮기고 버텨냈다는 점이리라.
그렇게 저자 이용한은 고양이 아빠가 됐다.
여기엔 저자의 아내분도 저자만큼 고양이를 예뻐하고,
심지어 처가 역시 그렇다는 점도 한몫을 했다.
저자 부부가 나와 질적으로 다른 것은
내가 족보가 있는, 그래서 가격도 비싼 강아지들을 데려와 키웠던 반면
저자가 데려온 것은 길고양이라는 데 있다.
일정한 거처가 없고 제때 먹을 것을 먹지 못하는 길냥이로 살았다면
랭보와 랭이 일가의 수명은 길어야 3년을 넘지 못했을 테지만,
저자의 은총 덕분에 그들은 어엿한 집고양이로 장수하고 있다 (랭이의 일은 슬펐다).
그들에게 아름다운 삶을 선사해 준 이용한 작가는 참 좋은 사람이며,
책 곳곳에서 그 선함이 티가 난다.


많은 이들이 애가 태어나면 개나 고양이를 없애라고 난리를 친다.
대부분이 그 성화를 이기지 못하고 파양을 하지만,
저자 부부는 그런 것에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주변에서 아기가 태어났는데 아직도 고양이 키우냐고 묻는 분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당연하게 그럼요 하고 대답한다. 당연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222쪽)
아기가 고양이와 노는 모습으로 보건대 그 아이도 저자만큼 선한 어른으로 자라,
이 사회를 더 밝게 해줄 것으로 믿는다.
열혈 개빠라 앞으로도 쭉 개만 키우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고양이에 대한 호감도가 더 커졌다.
발랑 뒤집는 게 유일한 특기인 우리 개들과 달리 고양이들은
별 것 아닌 도구-예를 들면 박스-를 가지고도 포토제닉을 만든다.
고양이들이 천장에 맞닿은 높츤 책장에 올라가 있는 사진을 보면,
자신들을 위해 설치한 낮은 계단도 잘 못올라가는 우리 아이들 생각에 웃음짓게 된다.

 

 

저자는 스스로를 고양이주의자라고 칭한다.
이 땅엔 수많은 ‘주의자’가 있다.
민주주의자, 환경주의자, 종교 주의자 등등.
하지만 이들 중 누구도 고양이주의자만큼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고양이주의를 응원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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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8-09-26 1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너무 좋아요 ㅎㅎ 저도 냥이를 키워서인지 공감이 확 가네요 ㅎㅎ 물론 지나다니면서 산책 다니는 개를 보면 입꼬리가 귀까지 올라가기도 합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면 개도 좋아하는 게 대부분 아닐까요?^^

마태우스 2018-09-27 11:02   좋아요 0 | URL
요정님은 이미 키우고 계시군요. 개빠와 고양이빠는 서로 cross 하는 거 같습니다. ^^

blanca 2018-09-27 0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새 반려동물 키우고 싶어 고양이 눈여겨 보고 있어요. 그런데 너무 사랑하게 될까봐 --;; 무서워서 못 키우겠어요. 키우기 전부터 헤어질 걸 생각하는 나이가 되어버렸나 봐요.

마태우스 2018-09-27 11:01   좋아요 0 | URL
그 마음은 이해합니다만 그런다고 하고픈 일을 못해서야 되겠습니까. 맘껏 사랑하고 또 이별하는 게 인생의 행복이랍니다. 전 젤 걱정되는 것이 제가 개보다 먼저 죽는 건데요. 그럼 개들이 어찌되나 생각하면 ㅠㅠ
 
책에 빠져 죽지 않기 - 로쟈의 책읽기 2012-2018
이현우 지음 / 교유서가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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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청년이던 시절, 쇠고기는 그냥 쇠고기였다.
모든 쇠고기는 ‘소’라는 이유만으로 찬양받았고,
한번 소를 먹고 나면 적어도 보름 동안은 자랑을 하곤 했다.
언제부터인가 쇠고기에도 급이 생겼다.
투플러스와 2등급은 같은 쇠고기긴 하지만 다른 취급을 받았다.
2등급 소를 먹고 자랑을 하다간 본전도 못찾았는데,
심지어 2등급 소가 돼지고기보다 못한 취급을 받기도 했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고기를 못먹던 시절엔 고기 자체가 권력이었지만,
고기가 흔해지니 고기가 갖는 힘이 줄어들고,
고기 중에서 최상급의 고기만이 대접받게 된 것이다.


책이 귀하던 시절, 그러니까 사람들이 책값 때문에 책을 못읽던 그때,
책을 쓴 사람은 ‘저자’라는 이유만으로 칭송받았다.
A: 제가 저서가 하나 있는데요. <마태우스>라고...
B: 정말입니까? 그렇게 훌륭한 분인 줄 몰랐는데, 오늘 밥값 제가 내겠습니다.

하지만 책이 흔해진 지금은 저자라고 다 대접받는 건 아니다.
A: 제가 저서가 하나 있는데요. <마태우스>라고...
B: 흥, 그걸 저서라 우기다니. 제 조카가 써도 그것보단 잘쓰겠네요.


그렇다면 어떤 게 투플러스 책일까?
읽는 내내 가슴이 벅차고,
읽고 난 뒤 최소한 보름 동안은 뿌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으며,
누군가 만나서 얘기할 때면 “너 <xxxx> 읽었어?”라고 뻐기고픈 책이라면
투플러스 등급을 매겨도 괜찮으리라.
최근 읽은 책 중엔 로쟈님이 쓴 <책에 빠져 죽지 않기>가 바로 그런 책이다.
서평집이 흔한 시대에 나온 또 하나의 서평집이긴 해도,
로쟈님이 쓰는 서평은 그 차원이 다르다.
좋은 쇠고기가 사람의 입을 황홀하게 만들 뿐 아니라
우리 몸에도 도움이 되는 것처럼,
로쟈님의 책은 읽는 재미와 더불어 독자에게 큰 도움을 준다.
특히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기술해 놓은 앞부분은
요즘 독서에 관한 강의로 먹고 사는 내가 새겨들을 점이 많았다.
책을 읽는 이유에 관한 책들을 일일이 다 읽을 수 없는 터에
그 책들의 정수를 요약해서 저자 자신의 의견과 접목시켜 주는 이 책은
누군가가 투플러스 등심을 알맞게 구워서 내 입에 넣어주는 것과 같다.
맛있는 고기를 먹고 나면 “이 집 또 와야지”라는 생각을 하듯,
로쟈님이 서평에서 괜찮다 싶은 책들은 적어 뒀다가 다음에 읽게 된다.
내가 갔던 식당을 다른 이가 가면 반가운 것처럼,
내가 읽은 책을 가지고 로쟈님이 서평을 썼다면 그저 반갑다.


문화, 페미니즘, 철학 등 여러 방면에 걸친 로쟈님의 방대한 독서가 부럽지만,
어차피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서평이라도 읽고 대리만족을 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딱 하나 마음에 안드는 것은 책의 제목이다.
차라리 <책에 빠져 죽기>라고 했다면 좀 더 멋있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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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9-16 0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은 좋은 술이기도 하죠. 계속 마셔도(읽어도) 되고, 마시는 재미에 푹 취해도 되잖아요. 많이 취해도 죽을 일이 없습니다. ^^

나비종 2018-09-16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구워 먹기>… 마음의 양.식. ^^;;
제게 마태우스님의 글은 비오는 날 김치전 같습니다. 마음에 비내릴 때 읽으면 딱이거든요. 속이 따뜻해지면서 후련해져요. 청양고추같은 촌철살인의 멘트는 덤이구요.
책은 늘 에이플러스 취저(취향저격)이구요, 제 입맛이 참 고급스럽죠?^^;

꼬마요정 2018-09-16 09: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왠지 알라디너라면 이 책 다 갖고 있을것만 같아요^^;; 이 책이랑 이탈로 칼비노의 <왜 고전을 읽는가>랑 너무 좋아요. ㅎㅎ

북프리쿠키 2018-09-16 1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마태우스>리커버판 내심 제가 살께요 ㅎ

마태우스 2018-09-16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이러스님 좋은술이 더 좋은 기회인 거 같네요 이런 이런 술에다 비유할 걸 그랬습니다

마태우스 2018-09-16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종님 말씀은 감사하지만 제 글보다는 김치전이 낫지요ㅅㅅ특히 종로 빈대떡에 김치전은 !!그러고 보니까 김치전 먹고 싶네요 아 이런

마태우스 2018-09-16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마 요정 님 이 책 벌써 읽으셨나봐요 나온지 얼마 안 됐는데ㆍ 아무튼 모든 한국인이 이 책을 소장할 그날까지 달려 봅시다 말씀해 주신 다른 책도 마음에 담아 놓을게요

꼬마요정 2018-09-16 18:29   좋아요 0 | URL
아니요아니요 아직 다 못 읽었어요오~~ 다만 읽은 데까지 너무 좋아서요^^; 근데 결국 책 읽는 사람들이 또 책을 읽으니 책 읽는 사람들은 한국인이 얼마나 책 안 읽는 줄 잘 알게 된다는..^^;;;

마태우스 2018-09-17 07:22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건너뛴 부분이 많습니당.-.- 제 관심분야만 집중적으로 읽었다는...ㅠㅠ

마태우스 2018-09-16 15: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트리쿠키님 말씀은 정말 감사하지만 님 말고는 아무도 안 사 줄 것 같아요 한 분을 위해서 리커버 판을 낸다는 게ㆍㆍㆍ 아무튼 생각해 볼게요 ㅋㅋ

kwonhb 2018-09-19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오래전에 제게 강연 청탁하셨죠. 겨울 방학에 일정을 잘 조정하면 가능합니다. 몸이 좀 아픈 것은 사실이구요. 제 이멜 주소는 kwonhb75@naver.com 입니다.
고맙습니다.

Ajna 2018-10-17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게 읽었습니다.

마태우스 2018-10-24 20:4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2020-02-24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리 1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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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사람을 한 차원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 준다고 믿지만,
예외를 만날 때면 당황하곤 한다.
어릴 적부터 책벌레였다는 안철수도 왜 이러는지 설명이 안 되지만,
책을 읽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책을 수십 권 쓴 공지영 작가의 행보는
더 이해가 안 간다.
공지영은 차 옆자리에 탄 주진우의 통화를 들은 기억을 바탕으로 SNS에 글을 올렸다.
그는 그게 김부선과 이재명이 바람을 피웠다는 증거라고 넘겨짚었는데
그 다음엔 ‘주진우가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았다.’는 글을 SNS에 올리더니,
나중엔 이 모든 책임이 다 주진우에게 있다면서 해명을 하란다.
이 과정이 너무도 그로테스크해서, 신작 <해리>를 살까 말까를 망설여야 했다.
공지영의 총기가 흐트러졌지 않을까 걱정해서였다.
그래도 오랜 팬인데 사긴 사야겠다고 마음을 잡고 구매를 했는데,
역시나 그의 소설은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재미도 있었지만,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봤던 봉침사건의 궁금증이 풀린 게 최대수확이다.


출간 직후 인터뷰에서 공지영은 이 책을 쓴 이유가 진보인 척 하는 사람들의 위선을 고발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해리> 1권 250쪽에도 그 내용이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들어 언론의 투명성이 떨어졌고...지성이 사라지면서 감정과 원시적인 애증만 남았다. 그럴 때 진보를 가장한 장사꾼과 사기꾼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는 것만으로도, 세월호를 애도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장사를 할 수 있는 토양을 만난 것이다.”
이건 무슨 말일까?
이명박. 박근혜를 비판하고, 세월호를 애도하는 것은 국민 된 도리였건만,
이걸 가지고 ‘진보를 팔아먹는 장사꾼. 사기꾼’으로 매도하는 건 좀 이상하다.
공지영이 받았던 비판 중 하나가 ‘운동권을 팔아먹는 소설을 쓴다’였다는 걸 감안하면,
‘아니 공지영이 이런 말을 하다니?’란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인터뷰에 나온 공지영의 말을 더 들어보자.
70~80년대,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정의를 외치고 좌파가 되는 것은 투옥과 가난을 견뎌야 한다는 걸 의미했지만 (이제는) 좌파인 척하고 정의인 척하면 돈과 명예를 얻을 수 있는 그런 시대로 바뀌는 전환기에 우리가 있다...정의를 팔아먹는 걸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가능한 시대가 온 것.”
그러니까 공지영은 투옥과 가난을 견뎌야 진보운동의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해리> 2권에도 이 내용이 나온다.
89학번이면 이미 87년에 독재정권이 한풀 물러난 뒤라서 80년대 초나 중반하고 또 달라. 80년대 초. 중반에는 학생운동 이퀄 바로 감옥! 그런데 그땐 아니었거든. 뭐랄까. 개나 소나 학생운동 하던 그런 때라는 거지. (102쪽)”
이 말대로라면 절차적 민주화가 시작된 87년 이후의 진보운동은
감옥에 가지 않았으니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81학번으로 학생운동에도 몸담았던 자신을 정당화하는 말이기도 한데,
이런 걸 넷상에서는 ‘부심’이라고 하고, 이렇게 응용할 수 있다.
“거, 81학번부심 쩌네.”


그러고 보면 책날개에 있는 저자소개도 의심스럽다.
1988년 <창작과 비평>에 구치소 수감 중 집필한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공지영이 구치소에 간 이유는 1987년 발생한 구로구청 부정투표 반대시위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공지영은 구치소에 1주쯤 있다 나왔다는데,
굳이 ‘구치소 수감 중 단편을 집필했다’는 얘기를,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저자소개에 넣어야 하는지?
더구나 1200만부를 판 스타작가가 왜 그 경력에 집착하는 것일까?
책날개를 보면서 이런 의문을 가졌는데,
저 위 구절을 읽다보니 공지영은 ‘난 그 엄혹하던 시절에 구치소도 다녀왔어!’란 말이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재미있는 책을 써주신 공작가님을 위해 이렇게 부르짖어 본다.
“진보의 진정성은 구치소에서 나온다. 구치소 안갔다 온 분들은 닥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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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종 2018-08-12 0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짧은 댓글에 대한 변) 구치소 안갔다온 88인지라. .닥치는 중ㅎㅎ

마태우스 2018-08-12 08:28   좋아요 2 | URL
전 85인데도 닥치고 있습니다^^

stella.K 2018-08-12 14: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아예 공지영 책을 읽지 않고 있는데...ㅠ
이상하게 저는 공지영 책이 별로더라구요.
영화화하기는 좋은 것 같더라구요.
워낙에 사회성 짙은 글을 쓰니.
근데 구치소 1주일 가지고 우려 먹는 건 제가 생각해도 넘 심하네요.
주진우와의 공방도 그렇고. 엄한 사람 잡는 거 아닙니까? ㅉ

마태우스 2018-08-12 18:47   좋아요 1 | URL
안녕하셨어요. 그래도 저는 재밌으면 그냥 읽어요. 도가니 같은 책은 정말 재밌게 잘 썼고, 결국 약간의 해결도 이루어냈으니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SNS가 사람을 망가뜨리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하루종일 그거 하다보면 그게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게 되고 뭐 그러지 않을까요. 제가 SNS를 안하는 건-블로그는 SNS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그런 소신이 있어서입니다.

페크pek0501 2018-08-13 1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리함이 담겨 있는 리뷰 같습니다. 저는 그렇게 읽었습니다.

마태우스 2018-08-15 15:09   좋아요 0 | URL
앗 이렇게 예리한 댓글을! 감사합니다. 꾸벅

고양이라디오 2018-08-14 15: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원래 공지영씨 팬이었는데 요즘 좀 이상하더라고요ㅎ 그래도 소설은 재밌나보군요ㅎ

마태우스 2018-08-15 15:10   좋아요 1 | URL
자기 일 잘하는 거랑 사회생활 잘하는 게 꼭 일치하진 않죠.^^

북프리쿠키 2018-08-14 1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공작가 글은 잘 안 읽습니다.ㅎ
독자를 밀어내는 힘? ㅎ ㅎ

마태우스 2018-08-15 15:10   좋아요 1 | URL
혹자는 노이즈마케팅이라고 하는데요, 님 말씀대로 독자를 밀어낸 해프팅인 듯요. 역시 SNS를 끊어야 합니다..
 
칼리의 프랑스 학교 이야기 - 질문하고 토론하고 연대하는 ‘프랑스 아이’의 성장비결
목수정 지음 / 생각정원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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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 선생이 쓴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이후
프랑스 얘기를 전해준 분들이 여럿 있지만,
그 얘기들은 어떻게 된 게 들을 때마다 놀랍다.
목수정이 쓴 <칼리의 프랑스 학교 이야기>는
저자가 프랑스에서 딸 칼리를 키우며 알게 된, 그 나라의 교육현실 이야기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난 어김없이 놀랐고,
우리나라가 학생들에게 지옥임을 다시금 절감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선 초등학생이 중학교 과정을 배우는 게 우수한 학생이 되는 길이지만,
프랑스는 다르다.
목수정은 1학년 내내 구구단을 5단까지만 외우게 하는 등
학교가 별로 가르치는 게 없는 게 불안해 문제집을 사가지고 칼리에게 풀게 했다.
칼리가 싫은 티를 내자 학교에 가서 교사에게 조언을 구한 목수정은 뜻밖의 말을 듣는다.
“그 책은 당장 불태워버리세요. 집에서 문제집을 가지고 아이에게 추가적인 학습을 시키거나
선행학습을 시키는 행위야말로 공부에 대한 아이들의 호기심을 앗아가고
공부를 지겨운 것으로 만드는 최적의 방법입니다.” (141쪽)
이곳 역시 학습능력이 유달리 뛰어난 아이에게 월반을 권유하기도 하지만,
그건 우리나라에서처럼 “미래에 대단한 인물로 성장할 싹을 지녔”기 때문이 아니라,
그 아이로 인해 다른 아이들의 수업분위기가 망가질 염려가 있어서란다.
“성적이 좋다는 이유로 특별한 대우를 받지 않는다면, 공부를 잘하는 것은
한 아이가 갖는 특징 중 하나가 될 뿐이다.” (161쪽)
이런 곳에서 학교를 다닌다면 애들이 얼마나 행복할까 싶다.

 

그러다보니 다음과 같은 불평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유의 책들 뭐 어쩌라고? 프랑스로 이민가라고?” (어느 분의 100자평)
사회구조와 가치관이 다른데, 내 아이만 프랑스식으로 키우는 건 말이 안 되지만,
개인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것들도 여럿 있다.
아이를 아이로만 대하는 게 아니라 한 인간으로 대우해 주고
그의 고민에 공감해 주는 것,
아이가 고집을 부릴 때 설명하고 설득하고, 선택의 범위를 제시하는 것 등은
의지만 있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게 아닐까?
물론 거기에만 그쳐선 안 된다.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을 공유하고 또 널리 알리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현실에 대한 개탄의 목소리가 커지고
프랑스를 부러워하는 마음이 확산된다면,
도저히 변할 것 같지 않은 우리 사회의 악마성에도 균열이 생기지 않을까?
프랑스를 우리나라에 알리는 목수정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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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종 2018-08-12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꽉 끼어 붙어있는 그릇이 있을 때, 아래쪽 그릇을 따뜻한 물에 담그고 기다리면 그릇들 사이에 있던 공기가 팽창하여 쉽게 분리되죠. 여기에서 핵심은 온도 차인 것처럼, 도무지 변할 것 같지 않은 우리 사회도 도대체 가능할까 상상하기 어려운 사회와 계속 접하다보면 균열이 생기지 않을까요? 마태우스님의 생각에 공감합니다. 도자기를 구울 때도 온도차로 인해서 무늬라 착각할만한 작은 균열들이 나타난다고 들었습니다. 균열을 확산시키는 잠재적인 에너지를 믿습니다, 다만 속도의 문제일뿐이라고.

배움의 가장 큰 동기는 자발성이라 생각합니다. 학생들을 마주보는 자리에 서는 이들이 종종 고민하게 되는 무거운 숙제죠.^^

마태우스 2018-08-12 08:30   좋아요 1 | URL
나비종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공감해 주셔서 더 감사드려요. 글구...저도 좀 멋진 말로 표현하고픈데 그게 안되네요. 나비종님의 비유력이 부럽습니다. 꽉 붙은 그릇,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소재로 교육현실을 비유하는....

stella.K 2018-08-12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글 제목이 더 의미심장하네요.
외국에 살다 온 사람들은 우리나라처럼 살기 좋은 나라도 없다고
하잖습니까? 고놈의 교육과 정치만 바뀌면 우리나라도 좋은 나라 되지 않겠습니까?ㅎ
얼마 전에 입시 교육을 바꿀 거라더니 돈만 날리고
변한 건 없다고 개탄하던데 언젠간 우리나라도 남의 부러움을 살 날이
있겠죠. 우리가 죽은 뒤에라도...쿨럭~

마태우스 2018-08-12 18:50   좋아요 0 | URL
앗 울나라가 정말 살기좋은가요. 하기야, 우리나라가 좀 배타적이니, 우리가 살기엔 좋을 수도 있지만 타인에겐 좀 배타적이지 않나요. 글구 우리끼리도 서로 잘 지내자는 게 아니라, 매사 경쟁적이고 그래서 피곤할 것 같은데요. 글구 교육이 우리나라가 안좋은 이유의 절반 이상인지라ㅜㅜ 근데 교육을 바꾸는 게 말이 쉽지, 정말 먼 길 같더이다.

stella.K 2018-08-12 19:59   좋아요 0 | URL
아, 인프라가 좋다고 많이들 그러니까.
자연 경관도 좋다고 그러고.
말에 의하면 스위스 보다 좋다고 하더라구요.
글구 아주 배타적이지만도 않은 게
외국 사람들이 여행하다 돈이 떨어졌다고 그러면
그렇게 잘 도와준다는 말을 들었어요
마태님은 울나라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시는 거 아닙니까?ㅎㅎ.

마태우스 2018-08-12 23:36   좋아요 1 | URL
이해해 주세요. 프랑스 교육현실을 알고나니까 우리나라가 겁나 불쌍하게 보이는 중. 며칠 이러다 나아지겠죠 뭐. 어차피 저는 외국에는 3일 이상 나가지 못하는 처지라, 프랑스 외쳐봤자 소용없어요 ㅠㅠ

세실 2018-08-13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마태우스님 의견에 공감합니다. 좋아요 열번 누르고 싶네요.
프랑스의 좋은 교육 환경을 우리나라에 도입하는거죠.
시간이 걸리겠지만 조금씩 조금씩...
최소한 고3 내내 입시지옥만 기억하는 아이들이 되면 안되겠지요.

마태우스 2018-08-15 15:12   좋아요 0 | URL
앗 세실님 안녕하세요. 공감 감사요. 울나라는 애들 공부 안시키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굴지만, 프랑스는 그렇게 하고도 우리보다 더 잘살고 노벨과학상도 많더라고요. 설사 더 못산다해도, 지금같은 환경은 너무한 거죠..!

고양이라디오 2018-08-14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태우스님 의견에 백번 동의합니다. 우리나라 교육은 호기심을 앗아가고 공부를 지겨운 것으로 만드는 거 같습니다. 한 번 시스템이 형성되면 참 바꾸기 힘든 거 같습니다.

마태우스님 말씀처럼 아이를 하나의 인간, 인격체로서 대우해주고, 교육에 다른 방식들도 있다는 사실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한 거 같습니다.

마태우스 2018-08-15 15:12   좋아요 0 | URL
동의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읽는 내내 프랑스 환경이 부러워서 죽겠더군요. 그런 환경이니 프랑스 출산률이 2.0을 유지할 수 있는 듯요. 우리도 출산장려금 이딴 거 하지 말고, 좀 배우면 좋겠네요.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이기호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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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스텔라K님께 교회에 관한 책을 써달라고 한 적이 있다.
종교의 교리 이런 게 아니라,
신자 생활을 하면서 교회에서 겪는 이런저런 일들에 대해 알고 싶어서였다.
그러던 차에 이기호가 쓴 소설집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오빠 강민호>란 책을 보자
반가운 마음에 구매를 했다.


작가에게 죄송하지만 이 책은 내가 처음 만나는 이기호의 작품이었다.
내 관심사인 ‘교회오빠’ 얘기가 아니었다면 아마 이 책도 사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최미진은 어디로’라는 첫 번째 소설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작중 주인공인 소설가 이기호는 중고나라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책을 파는 것을 본다.
판매자가 내놓은 50여권의 책은 1-3그룹으로 등급이 매겨져 있었는데
자신의 책은 3등급으로 가격도 가장 쌌다.
하지만 참을 수 없는 것은 다음 구절이었다.
“병맛 소설, 갈수록 더 한심해지는, 꼴에 저자 사인본.
그룹 1, 2에서 다섯권 구매시 무료증정”
그가 올린 책들 중 무료증정이라고 표시된 책은 자기 책이 유일했다.
이기호는 판매자에게 전화를 걸어 직거래를 제안한다.
자신은 광주에 살지만, 판매자가 일산에 산다기에 “저도 그쪽 근처인데 직거래하시죠”라고 말한다.
약속 당일 이기호는 광주에서 KTX를 타고 행신역에 내린 뒤 약속장소인 정발산역으로 간다.
여기까지만 읽어도 너무 재미있는 거다.

그 다음 소설은 많은 희생자를 낳았던, 2009년의 용산 철거 사건에 관한 얘기였다.
무거운 얘기겠거니 했는데, 이기호의 시각은 다른 데 맞춰져 있다.
그날 오기로 했던 크레인 중 한 대가 오지 않는 바람에 희생자가 더 컸다는데,
이기호는 그 크레인 기사를 만난 얘기를 소설로 만들었다.
왜 당일에 오지 않았는지 크레인 기사가 늘어놓는 얘기를 들으면서
이런 것도 소설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고,
덩달아 내 시각도 넓어지는 느낌이었다.
그 두편을 읽자마자 인터넷에 들어가 이기호의 책들을 검색했고,
죄다 주문해 버렸다.
미리 그의 책을 읽은 분들이 재미만은 보장한다고 했으니,
당분간은 자투리 시간에 읽을 책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


나머지 단편들도 재미를 주는 동시에 저자 나름의 독특한 시각을 엿볼 수 있었지만,
책 전체에 걸쳐서 가장 충격을 받은 얘기는 의외로 마지막 소설(?)이었다.
‘이기호의 말’이란 제목인데,
이건 소설이 아닌, 작가 자신의 말이었다.
보통 이 공간에는 아내에게 감사드린다, 같은 말들이 있어야 하는데
이 책은 저자 자신이 낸 교통사고에 관한 얘기가 담겨 있었다.
이게 충격을 준 이유는 저자가 베풀고자 했던 작은 선의가
타인에 의해 엄청난 배신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원래 소설을 읽으면, 특히 이번 책처럼 찌질한 군상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이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구나’는 생각이 들고,
서로 배려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결론에 다다르게 되는데,
‘이기호의 말’은 그런 생각을 다 쓸어내 버리고,
타인에게 과잉으로 친절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줬다.
이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더운 여름철, 이기호의 책과 함께 버텨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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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7-26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작가가 제목은 저리 지었어도 교회 다니는 사람에
대해 쓴 건 별로 없지 않나요?
근데 작가가 좀 시각이 남다른 것 같긴 하네요.ㅎ

저도 제가 베픈 조그만 선의가 적잖은 배신으로 다가 온 적이 있는데,
혼자 사는 후배한테 명절 때 집에서 한 빈대떡 싸 가지고 나갔다가
되로주고 말로 받은 적이 있습니다.
걔는 혼자 산다고 그렇게 많이 외로운 것도 아니고,
웬만치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더군요.
자신이 잘못했는데도 끝까지 자신을 옹호하느라 저의 맛있는 빈대떡은 이미
산으로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맛있게 먹었다는 말도 없고, 그렇다고 물어 보기도 싫고해서
아직도 이 친구가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남자는 어떨지 몰라도 여자들은 그런 거 은근 민감하거든요.ㅋ
이거 가지고 단편을 써 볼까 하다가 여태 못 쓰고 있습니다.
전 이상하게 소설을 쓴다고 하면 장황 스펙타클이 되버리더라구요.ㅋㅋ
덥기도 하고...ㅠ

마태우스 2018-07-26 21:2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이 책에서 표제작인 저 단편은 교회를 다니다 이슬람에 빠진 분의 이야기일 뿐, 교회랑 관계있는 얘기는 거의 없습니다. 책 전체에 걸쳐 작가의 시각이 참 독특하다는 걸 느꼈죠. 여자건 남자건 호의를 베풀었을 때 답이 없으면 기분 나쁘죠. 저도 그런걸요. 스텔라K님이 빈대떡을 주제로 단편을 하나 써주시길 기대할게요! 장황한 스펙터클이면 어떻습니까. 9월부터 쓰시길!

stella.K 2018-07-27 12:14   좋아요 0 | URL
9월부터 바쁘게 생겼군요.ㅎㅎㅎ

박균호 2018-07-26 1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와 책을 구매하는 스탈이 비슷해서 반갑네요. 맘에 들면 그 작가의 책을 모조리 다 사야 직성이 풀리는...ㅎ

마태우스 2018-07-26 21:22   좋아요 0 | URL
이래서 저희가 돈이 없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18-08-04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글을 읽으니 이기호씨 책도 재밌을 거 같네요ㅎ

P.S 댓글 다신 스텔라님과 박균호님 두 분 다 작가분들이라서 저같은 중생이 감히 댓글을 달아도 되나 고민했습니다ㅠㅋ

마태우스 2018-08-11 09:02   좋아요 2 | URL
고양이라디오님, 답이 늦었습니다 죄송. 글구 작가와 일반인의 차이는 팔리든 안팔리든 책을 내는 것밖에 없는데요 뭐. 그런 말씀 마세용. 댓글 감사드리고요, 이기호님 책 두권 더 읽었는데 겁나 재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