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 - 1994년, 닫히지 않은 기억의 기록
김보라 쓰고 엮음, 김원영, 남다은, 정희진, 최은영, 앨리슨 벡델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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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덕분에 몇 번 매스컴을 탔다.

기생충을 알릴 수 있어 좋긴 했지만,

이젠 네이버에서 기생충을 검색했을 때 나 대신 송강호. 봉준호. 관객수 등이 나오고

내가 사라져버린 게 아쉽다^^

이 영화가 과연 천만이 들 만한 영화인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출연자들의 연기가 훌륭했다는 데는 백만번 동의한다.

덕분에 영화가 훨씬 더 생생하게 내게 전달될 수 있었는데,

평소 책의 우월성을 강조하곤 하지만,

영화 기생충을 책 대신 시나리오로 봤다면 느낌의 강도가 훨씬 약했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영화의 시나리오가 책으로 나왔고,

내겐 놀라운 세일즈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충격이다.

무려 34천이나 되니, 이 정도면 베스트셀러 아닌가.

시나리오집의 수요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이렇게나 많을까 놀라게 된다.

덕분에 책에서 기생충을 검색했을 때 내 저작물의 순위가 3위로 밀렸다.

참고로 2위는, 기생충과 별 상관이 없는 <사랑하는 기생충>이란 소설이다.

 

8월의 어느날, 지인에게서 <벌새>에 대해 들었다.

자신이 본 영화 중 최고라며 극찬하기에 나도 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도저히 영화를 보러 갈 짬을 내기 어려웠고,

내가 사는 동네에선 상영횟수도 많지 않아 결국 못보고 말았다.

그 아쉬움을 달래려고 책 <벌새>를 구입했다.

이 책은 <기생충>을 넘어서 4만이 넘는 세일즈 포인트를 기록 중이었다.

정희진선생님 등 여러 분의 감상평이 있긴 하지만,

이 책은 어디까지나 시라니오가 주를 이룬다.

그런데 배우가 아닌, 글로 전달되는 <벌새>

내 가슴을 별로 울리지 못했다.

영화로 봤다면 나도 내 지인처럼 이 영화의 메시지에 압도돼서

벌새야말로 2019년 한국을 대표할 영화다라고 외쳤을 테니,

책으로 읽자는 내 선택은 그다지 현명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나중에 영화가 VOD로 나오면 그때 다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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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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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출판사에서 잘 읽어 달라는 메모와 함께 책을 보내왔다.

신간인 줄 알았는데 출간일이 614일이다.

아마도 좋은 책을 냈는데 판매량이 저조해 내가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랐을지도 모른다.

자리에 누운 채 책을 읽다가 놀라서 몸을 일으켰고,

알라딘에 들어가 세일즈 포인트를 확인했다.

세일즈 포인트 44,640, 종합 Top 100 11.

뭐야 이거, 이미 잘 팔리고 있는 책이잖아!

 

안도의 한숨과 더불어 정의는, 늘 그런 건 아니지만, 승리하는 비율이 높구나 싶었다.

이 소설은 초반부터 스피디한 전개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다른 할 일이 아무리 많아도, 한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이런 책이 잘 팔리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저자가 우리나라에서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이며,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라는 제목이 아주 흥미를 끄는 게 아니라는 사실도

책이 주는 재미가 다 삼켜버렸다.

이 책이 아마존 판매 1위를 차지한 것도 이해가 간다.

두 가지 정도 생각해 볼 지점이 있다.

첫째, 이 정도 책이, 나온 지 석달째를 향해 가는데도 겨우 4만점 대라는 건 아쉽다.

책 말고 다른 놀 거리가 너무 많아서 그럴 텐데,

특정 책을 저격하는 게 좀 마음이 아프지만,

떡볶이와 관련된 책이 11만을 기록한 현실에서

이 대단한 작품이 10만도 못 넘는다면 좀 너무하지 않은가?

 

외국독자1: 한국 독자의 수준은 어떤가요?

외국독자2: 제가 보기엔 별로에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란 책이 4만밖에 못찍었어요.

외국독자1: 그럴 수가!

 

둘째, 책의 저자는 동물학 전공자로, 이게 나이 일흔에 내놓은 첫 번째 소설이다.

난 늘 소설은 문학적 재능이 있는 사람만 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문학적 재능은 주머니 속의 송곳 같아서,

그걸 가진 사람은 어떻게든 자신의 재능을 드러내기 마련이라고.

델리아 오언스라는 분은 평생 야생동물만 연구했던 분,

그런데 이 소설로 미루어 보건대 오언스는 문학적 재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오랜 기간 이 재능을 숨겨왔던 것 같다.

동물학에 관한 몇 권의 책을 쓰긴 했지만,

자기 분야에 관한 책을 쓰는 건 대단한 재능이 필요한 일은 아니잖은가?

이런 아쉬움이 든다.

동물학 연구도 중요한 분야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일가를 이뤘다면 후배들에게 넘기고

좀 더 일찍 소설을 써줬어야지 않을까?

 

 

평생 한 권의 대작만 쓴 사람이 있다.

하퍼 리도 그 중의 하나,

하지만 훗날 그녀가 쓴, 하지만 발표하지 않았던 책이 발견되는데

그게 바로 <파수꾼>이다.

그 책을 읽어보면 발표하지 않은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하퍼 리는 그 책을 썼다가 마음에 안들어서 때려치우고 <앵무새 죽이기>를 쓴 것 같다.

그녀 의사와 달리 결국 <파수꾼>은 출간됐다.

그건 하퍼 리도 원치 않았을 테지만,

하퍼 리의 다른 작품에 목마른 독자들의 욕구를 세상은 외면하지 못했다.

오언스님,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당신이 해야 될 일이

뭔지 아시겠지요?

앞으로 세권은 더 써주십시오! 플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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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9-09-07 0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이 책 좋다고 난리더라고요. 작가 이력도 너무 놀랍고요. 빨리 읽어봐야겠습니다.

마태우스 2019-09-07 16:47   좋아요 0 | URL
안바쁘실 때 읽으세요. 마지막까지 결론이 궁금해 밥먹기도 싫더라고요^^

moonnight 2019-09-07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문 듣고 일찌감치 사 놨는데 아직도 못 읽었네요. 마태우스님도 감탄하시니 빨리 읽고 싶어요. @_@;

마태우스 2019-09-07 16:47   좋아요 0 | URL
역시 달밤님은 좋은 책을 보는 안목이 있으십니다. 다른 책 젖혀두고 이거부터 고고 하십시오

다락방 2019-09-07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장바구니에 담긴지 오래. 오늘은 사야겠네요.

마태우스 2019-09-07 16:49   좋아요 0 | URL
오옷 다락방님도 이 책을 감시하고 계셨군요. 읽고나면 남자들이 나쁜가 싶다가도, 또 그를 도와주는 이도 다 남자였으니 (예를 들어 테이트, 점핑) 너무 그렇게만 접근하는 건 안좋겠지요. 하지만...피해는 너무 크고, 도움은 그에 비하면 너무 약소하더군요. 하여간 마음이 아팠어요

stella.K 2019-09-07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대박이십니다. 이 책을 마태님 읽어 보라고 출판사에서 보내주기까지
했다니. 왜 그런 행운은 저한테까지 오지 않는 걸까요?
그랬다면 90도 각도로 받았을 텐데...ㅠㅋㅋ
전 어제 최측의 농간에서 무슨 철학 에세이 읽어보라고 해서
받기로 했습니다. 그동안은 마음의 여유도 없고
제가 철학은 좀 별로라 약간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출판사가 나름 선전하는 곳이기도 하고 앞으로는 그렇게 일부러
이메일까지 보내주는 출판사라면 사 주지는 못할 망정 거절하진
말아야겠다 싶어서요.
암튼 저도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마태우스 2019-09-07 16:50   좋아요 0 | URL
스텔라K님, 그러게나 말입니다. 왜 리뷰도 거의 안쓰는 저같은 사람한테 책을 주는지요. 그래도 철학책이 오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제가 철학에 유난히 취약하답니다. 스텔라K님한테만 철학책이 간 걸 보면, 책을 읽어줄 사람을 알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비연 2019-09-08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으려고 사두었는데 아직 펼쳐보지도 못했네요.
마태우스님 글 보니, 이번 추석에 최우선으로 읽어야겠습니다~

마태우스 2019-09-09 01:35   좋아요 0 | URL
어머나 비연님 안녕하세요. 그래요 추석은 가재와 함께입니다!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 - 명작동화 속에 숨어 있는 반전의 세계사
박신영 지음 / 바틀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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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돌아다닐까.’

제목만 봤을 땐 동화책 속 숨겨진 진실을 알려주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유의 책은 여러 번 봤기에 그다지 특별할 게 없지 않을까 싶었다.

내 착각이었다.

이 책은 동화책의 진실이 아닌, 그 이야기가 나오게 된 역사적 배경을 말해줌으로써

세계의 역사를 가르쳐줬다.

 

자랑은 아니지만 난 세계사에 굉장히 취약하다.

오스만 터키가 어떤 제국이었는지, 십자군 전쟁은 왜 일어났는지 등등

굵직한 사건을 알지 못하며,

블러드 메리와 엘리자베스 여왕은 어떤 관계인지,

루터와 칼뱅의 차이점은 도대체 무엇인지 등등의 소소한 이야기는 더 알지 못했다.

더 심각한 것은 내 무지를 알면서도 배울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인데,

무지의 심연이 너무 깊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화책과 함께 알아보는 역사 이야기인 이 책 덕분에

난 전 세계, 특히 유럽에서 일어난 수많은 사건들을 어느 정도 알게 됐다.

이제 난 <왕자와 거지>가 어떤 의미인지, <삼총사>가 왜 셋이 아니라 넷인지,

로미오네 가문과 줄리엣 가문이 왜 그리 싸웠는지 안다.

이 책에서 가장 고마웠던 것은 제목에 나온, 백마 탄 왕자가 왜 돌아다녔는지를

알게 됐다는 점이었다.

사실 난 잠자는 백설공주를 지나가던 왕자가 발견해 결혼했다는 얘기를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그 시대, 그러니까 17세기 독일어권 지역에는 300여개나 되는

작은 나라들이 있었다.

그 나라마다 왕자들이 몇 명씩 있었는데, 맨 맏이에게 나라를 물려주는 바람에

둘째 왕자부터는 자기 살길을 찾기 위해 떠돌아다닐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들에게 살 길은 이웃나라 왕의 외동딸을 만나 결혼하는 것,

그래서 그들은 미모와 나이는 전혀 따지지 않고 돈이 된다 싶으면 무조건 청혼을 했다!

그 많은 방랑 왕자들은....일거리와 부자 처갓집을 찾고 있는 떠돌이들이었다.” (19)

그래서 그들은 잠자는 공주를 봤을 때, 게다가 그때는 성추행의 개념도 없었을 때니,

대뜸 키스부터 했던 거였다!

 

이 책은 2013년에 나온 개정증보판이다.

6년 전에 이렇게 훌륭한 책이 있다는 걸 몰랐다는 게 안타깝긴 하지만,

서문을 읽어보니 꼭 그런 건 아니다.

작가는 그때 초보 작가라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못했다고 한다.

게다가 역사에 관한 설명을 더 친절히 해줬고, 이해를 돕기 위해 지도까지 삽입했다.

그 지도는, 물론 수시로 구글 지도도 찾아보긴 했지만, 세계사에 문외한인 내게

아주 큰 도움이 됐다.

이런 탄식이 나온다. 중고교 때 이 책으로 세계사를 배웠다면,

지금의 내가 우리나라 역사밖에 모르는 폐쇄적인 인간이 되지 않았을 텐데~!

참고로 박신영 작가는 이 책 말고도 <제가 왜 참아야 하죠?> <삐딱해도 괜찮아> 등의

명저를 낸 바 있는데

<왜 참아야>는 어떤 분이 올해 읽은 책 중 최고다라고 써놨다.

박신영 작가님, 제가 찜했습니다. 그간 내신 책들 다 읽어버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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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9-08-10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 책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정말 좋다 싶어 사서 소장하려고 검색했더니 절판이라 정말 섭섭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개정판이 나와 반갑네요.

마태우스 2019-08-11 00:44   좋아요 0 | URL
네 개정판이 훠얼씬 더 좋을 겁니다. 개정판 덕분에 저도 보게 됐으니, 내줘서 고맙네요.
 
천년의 질문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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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조정래 선생의 <풀꽃도 꽃이다>를 읽었다.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을 비판하는 책인데,
책을 쓴 목적이 뚜렷하다 보니 주인공들의 특징이 너무 전형적인 게 아쉬웠다.
좋은 사람은 늘 좋고, 나쁜 사람은 늘 나쁘다.
그게 좀 비현실적으로 느껴져 책장이 쉽사리 넘어가지 않았다.


선생이 새로 펴낸 <천년의 질문>은 많이 달랐다.
우리나라 정치사회를 비판하려는 목적의식이 뚜렷하고,
등장인물들이 전형적인 것도 같지만,
주말 내내 책에서 손을 뗄 수 없을만큼 재미있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지를 잠시 생각해봤다.


1) 교육현장 얘기보다 정치권과 기업, 법조계가 얽히는 얘기가 더 흥미진진하다.
2) 전형성을 가진 인물이 재미없는 이유는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에이, 이런 사람이 어딨어, 하는 생각이 소설을 비현실적으로 만드는데,
<천년>에서 늘 옳은 쪽으로 나오는 장기자는 시사인의 주진우 기자를 모델로 삼고 있다.
어떤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백건이 넘는 고소고발이 걸려 있는
이 시대의 참기자를 떠올리니, 비현실적이란 생각이 전혀 안든다.

3) 주인공 중 재벌 사위로 나오는 김전무가 아주 매력이 있다.
초반부에 하는 걸 보니 이대로 끝나겠구나 싶었는데
그는 그냥 사위가 아니라 능력있는 사위였고, 결국 다시 성공가도로 접어든다.
물론 그가 하는 일이 옳은 것은 아닐지라도,
이상하게 그가 밉지 않았고, 심지어 응원하게 됐다.
사랑에도 성공했으면 했는데 조작가님이 결말을 지어주지 않아 조금 섭섭했다.


4) 김전무 말고도 썸을 타는 또 다른 커플이 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젊은 친구들이 썸을 타면, 그냥 흐뭇해진다.
다만 너무 착한 사람끼리 커플이 되는 게 과연 좋은 일일까 의문이 든다.
장기자의 부인이 그런 것처럼 적어도 한명은 적당히 세속적이어야
그 가정이 유지되는 것은 아닐는지?
5) 이 책에선 장기자가 남성적 매력이 넘치고,
대시하는 여성들이 많은 것처럼 써놨다.
실제로도 주진우 기자는 여성들에게 아주 인기가 많은 분이다.
동의 안할 사람도 있겠지만,
주진우 기자는 얼굴만 놓고 본다면 나랑 별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주기자가 매력있는 인물이 된 건
나와 그분이 걸어온, 삶의 궤적의 차이일 것이다.
정의롭게 산 것만으로도 사랑받을 가치가 충분하지만,
그는 그 와중에도 유머와 여유가 있고
그게 그를 더 매력있게 만든다.

 

 

5)번에 이어서 첨언을 하자면, 주진우처럼 사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나쁜 놈은 한두번만 좋은 일을 하면 찬사를 받지만,
늘 강직하게 살아온 사람은 한번이라도 유혹에 굴복해 버리면
그간의 아름다운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니까.
적당히 세속적으로 사는 나지만,
주진우처럼 사는 게 어렵다는 걸 잘 알기에,
그냥 주진우를 존경하면서 살아가련다.
우리의 현실을 비판하며 대안까지 제시해준 대작가 조정래 선생께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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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9-06-19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닮으셨습니다..^^;;

마태우스 2019-06-19 14: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쿠키님 그죠 객관적평가 감사합니다 ㅅㅅ

자몽 2019-06-19 16: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두분다 좋아하지만 한번도 그렇게 생각해본적이 없는데..ㅋㅋㅋ

카스피 2019-06-19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사진을 보니 두분 참 많이 닮으셨네요^^

마태우스 2019-06-19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몽님 언젠가 구글이미지 검색하다 주기자님보구 깜놀했어요 전줄알았다니깐요 근데 주기자님팬들은 그말에 질색하십디다 ㅋㅋ

마태우스 2019-06-19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스피님 올만이어요ㅅㅅ 닮은사람이 조은사람이라 좋습니다

stella.K 2019-06-19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는 주진우 기자 좋아하다가 강준만의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 읽고
이미지가 좀 안 좋아졌어요.
미투까지는 아니지만 어쩌자고 그런 실수를 했을까 좀 아쉽더라구요.ㅠ

마태우스 2019-06-20 21:11   좋아요 0 | URL
오옷 작가님이닷 여기서 뵈니까 반갑네요. 근데 그 책 많이 안좋은가요. 전 역사 얘기라고 생각하고 읽었는데...

stella.K 2019-06-21 14:59   좋아요 0 | URL
아뇨. 오히려 넘 좋아서 문제죠.ㅎㅎ
넘 좋아서 주진우 같은 사람도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고.
솔직히 좀 실수를 하긴 했더군요.
근데 그 책 좋은 책인데 왜 안 읽으셨어요?^^

마태우스 2019-06-25 01:43   좋아요 0 | URL
앗 스텔라케이님 제가 말귀를 잘못 알아들었습니다. 글구 저 오빠 허락 페미니즘 읽었습니다...

sweetmagic 2019-06-20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닮으셨네요 !

마태우스 2019-06-20 21:11   좋아요 0 | URL
와 이게 얼마만인가요. 신혼생활은 즐거우신지요....라고 물으려 했는데 세월이 차암 많이 지났네요. 닉넴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울컥. 반가워요
 
고 온 Go On 1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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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픽처> 이후 더글라스 케네디 (이하 더글라스)는 내가 아는 작가 중 이야기를 가장 재미있게 풀어가는 작가였다.
하지만 내가 익숙해져서 그런지 그 다음 작품부터는 밤을 새면서까지 읽게 되진 않았고,
거기서 더 시간이 지나자 새 책이 나와도 안사게 됐다.
그의 신간 <고 온>을 읽은 것은 더글라스의 팬인 아내가 책을 샀기 때문,
요즘 어려운 책만 읽고 있어서 머리가 무거웠고,
마침 또 멀리 갈 일이 있기도 해서 가방에 <고 온> 1, 2를 챙겨넣었다.

‘이게 얼마만의 더글라스 케네디냐.’


헤어진 연인을 우연히 만난 기분으로 책을 펼쳤지만,
진도는 쉽사리 나가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주인공인 앨리스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글라스의 소설은 여성이 주인공인 경우가 많은데,
그 여성들의 말투가 좀 피곤한 스타일이다.
별것도 아닌 걸 물고 늘어진다고나 할까?
앨리스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자신이 사귀는 밥이란 친구가 풋볼선수라는 게 마땅치 않아 했는데
결국 밥은 풋볼을 그만두기로 한다.
문제는 그 결정을 풋볼팀에게 먼저 얘기했다는 점이다.
앨리스는 이게 못내 서운하다.

앨: 왜 어제 얘기하지 않고 오늘까지 기다렸어?
밥: 적당한 때 얘기하려고.
앨: 내가 들을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 같았어?
밥: 왜 그렇게 말해?
앨: 매우 중요한 결정인데 하루 반이 지나서야 나에게 얘기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모두들 알고 있는데 나만 모르고 있었던 셈이잖아.
밥:...풋볼은 내 삶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잖아. 익숙한 세계와 결별하자니 나도 모르게 기분이 서글퍼졌어.
앨: 나 때문에 풋볼을 그만두었다는 뜻이야? (184쪽)

풋볼을 그만둔 것은 밥이 그만큼 앨리스를 사랑한다는 뜻,
그런데 앨리스는 자기보다 풋볼팀에게 먼저 그 사실을 통보한 게 기분이 나빠 밥을 잡다시피 한다.
이때뿐 아니라 앨리스는 전반적으로 이런 식의 날선 태도를 보이는데,
이거야 뭐 캐릭터라고 넘어가자.

더 큰 문제는 앨리스에게 최소한의 도덕성마저 결여됐다는 점이다.
고교 시절 앨리스는 아놀드란 친구와 깊이 사귄다.
변호사를 꿈꾸는 아놀드는 매우 똑똑한 친구로, 앨리스가 사건에 휘말렸을 때 큰 도움을 준다.
둘이 다른 대학에 진학했을 때, 난 앨리스가 아놀드 때문에 다른 남자를 안사귈 줄 알았다.
그러기는커녕 빛의 속도로 밥과 사귀고, 곧 동거를 시작한다.
아웃 어브 마인드 어쩌고 하는 격언으로 이 행위를 이해한다 쳐도,
그 다음 하는 짓들은 정말 가관이다.
자신을 가르치는 행콕 교수에게 연정을 품더니,
소설을 쓰는 던컨이란 친구와 술을 같이 마신다.
밥이 모임이 끝나자마자 합류하기로 했으니 이건 그럴 수 있다고 치자.
다음 장면.
[던컨이 갑자기 내 손을 잡았고, 나는 뿌리치거나 빼지 않았다. 술기운 때문이 아니었다. 던컨이 내 입술에 키스를 했을 때에도 밀쳐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내가 더 적극적으로 키스했다. 이러면 안된다는 죄책감이 오히려 더욱 어두운 욕망을 부채질했다. (237쪽)]
일말의 양심이 있기에 더 진도를 나가려는 던컨을 앨리스가 만류한다.
던컨은 물러서지 않는다.
[던컨: 앨리스 나 네가 좋아. 넌 어때? 우리 감정에 솔직해지자.
앨: 난 감정에 충실해야 할 사람이 있어.
던컨: 충실? 지금은 1973년이고, 그런 의무 따윈 없어.
...잠시 뒤 나는 또 던컨을 껴안고 키스했다. 던컨이 더욱 격렬하게 반응했고, 나도 더 흥분을 느꼈다. 던컨의 손이...나는 거부하지 않았다. 오히려 짜릿한 전율을 느끼며 몸을 더 밀착시켰다.(237-238쪽)]

그러던 중 밥이 인생의 위기에 처한다.
밥의 행위는 비난받아야 마땅하지만, 그래도 둘은 연인 아닌가.
위로해 줄 수도 있을텐데 앨리스는 정말 냉정했고, 결국 이렇게 말한다.
“이제 우리도 끝이야.”
앨리스가 밥에게 요구하는 그 엄격한 도덕성을 자신에게 한번 되돌렸다면 어땠을까?
밥이 없어지니 이젠 거리낄 게 없어진 앨리스,
그녀는 그 뒤 마음껏 썸을 타는데, 좀 너무하다 싶었고, 짜증도 났다.

물론 그 뒤 큰 사건이 닥치는지라 계속 책을 읽게 됐지만,
그 큰 사건도 더글라스의 책을 몇 권만 읽어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짐작할 만하다.
줄거리를 재미있게 쓰는 능력, 존경한다.
하지만 난 소설을 읽을 때 주인공에게 동화되려고 노력하는지라
주인공이 최소한의 윤리는 지키는 사람으로 만들어주면 좋겠다.
그게 아니라면, 이번 책이 내 마지막 더글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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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9-06-10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느 순간부터 더글라스 작품에 손이 가지 않더라구요.
너무 뻔한 느낌이랄까
매력적이지 않다고 해야할까
암튼 그렇더라구요.

마태우스 2019-06-11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어요 그간안녕하셨어요 노통브 알랭드보통 베르베르 다들 확조아하다 절연한 작가들이죠 유일하게 오래가는 작가는 미미여사뿐

미운오리새끼 2019-06-13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제로 뵙게 될 기회가 있을 줄 알았다면 이 북플에서 멀어져 있지 말걸...하는 후회를 잠시 해본 하루였습니다. 오늘 낮에 해운대 어느 학교 계단에서 짧은 인사라도 드릴 수 있어 정말 반가웠습니다. 마태우스님 덕에 다시 리뷰를 공유하는 용기를 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3년이 지났네요. 물 속에서 혼자 버티고 있었던 시간들이...그냥 마태우스님의 등장만으로도 잠시 소통의 욕구가 생긴 하루였습니다. 감사해요.

마태우스 2019-06-19 11:56   좋아요 0 | URL
알라딘 어느 분이신지 궁금했는데 이렇게 댓글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물속에서 혼자 버티고 계셨군요. 물속은 너무 차갑습니다. 그래도 부대끼는 세상이 더 좋지요. 앞으론 여기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