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질문들
김경민 지음 / 을유문화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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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열전>을 냈던 을유문화사에서 책 한 권을 선물받았다.


<세상을 바꾼 질문들> (이하 세바질)이란 제목으로, 저자가 김경민이었다.


저자 이름을 굳이 언급한 이유는 내 책을 만들어준 미녀 편집자의 존함도 김경민이었기 때문.


책을 주자마자 “제가 쓴 게 아니라 동명이인이다”라고 말해 줬지만,


그 찰나의 순간 동안 난 미녀 편집자님이 쓴 책인 줄 알았다.


모르는 저자인지라 책날개를 펴는데 편집자님이 부연설명을 한다.


“올해 30대 초반인데, 글을 참 잘쓰더라고요.”


편집자의 말 중 뒷부분은 애써 무시한 채 이런 생각을 했다.


30대 초반이라면 내가 <마태우스>라는 저주의 소설을 썼을 때와 비슷한 나이가 아닌가.


그렇다면 이 책 역시 마태우스와 비슷한 수준이 아닐까?‘

절판됐지롱....ㅋㅋ


내가 간과했던 건 <마태우스> 원고를 들고 을유문화사에 갔다면 절대로 그 책이 출간되지 않았으리라는 점.


그 시절 김경민 편집자가 있었더라면 이런 말을 들었을 것이다.


“제가 많은 원고를 봤지만, 이건 좀 너무하네요.”




을유에서 나온 책답게 <세바질>은 참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그가 이 일을 한 건 어떤 질문에서 비롯된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 게 신선했다.


책에서 소개한 열다섯 명의 인물 중 원래 알던 이도 있었지만


작가의 관점으로 읽으니 인물이 다시금 조명됐다. 


코코 샤넬의 질문을 보자.

왜 여자들은 움직이기도 힘든 과도한 장식의 모자와 긴 치마를 입고 다녀야 하는가? 

단순한 것은 아름답지 않은 것인가?” (217쪽)]


샤넬의 이 질문은 다음을 가능하게 했다.


샤넬은 여성의 몸을 해방시켰다. 이제 여성들은 가볍고 편한 옷을 입고 어디든 갈 수 있었고, 

어떤 활동도 할 수 있었다.” (237쪽)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사람은 맨 뒤에 소개된 일론 머스크였다.


그가 제기한 질문은 ‘인간이 화성에 살 수는 없을까’였는데,


그런 생각을 한 사람은 그가 처음은 아니겠지만,


그가 그 생각을 실천하는 방법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했다.


1) Zip2를 창업, 3억7천만달러에 매각함으로써 28세에 억만장자가 된다.


2) Paypal이라는 인터넷 전자상거래 서비스 업체를 만들어 15억달러에 매각, 

31세에 어마어마한 부자가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서 멈추지만, 머스크는 달랐다. 


3) 그는 자신이 번 돈으로 스페이스엑스라는 회사를 만들고 사람을 우주로 보낼 로켓을 개발하기 시작한다.


이게 기상천외한 생각인 것은 우주개발이라는 건 천문학적 비용이 들기 때문에


무조건 국가가 해야만 한다는 게 그간의 통념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그의 도전에 우려를 표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머스크는 로켓을 좀 싸게 쏴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았는데,


그건 바로 ‘추진체 재활용’, 즉 로켓을 쏴올린 후 메인추진 엔진을 회수하는 것이었다.


2015년 12월 21일, 그는 정말로 이 작업을 성공함으로써


기존의 10분의 1 가격에 로켓을 쏴올릴 수 있게 됐다.


나를 감탄케 한 머스크의 또 다른 아이디어는 바로 전기차였다.


이미 개발된 전기차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 전기차들은 “나는 지구 환경을 좋게 만들어요. 


차가 좀 후지고 사용하기 불편하지만 환경을 봐서 타주세요”라고 호소하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머스크의 생각은 그와 차원을 달리했다.


자기 차의 경쟁자는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의 일시적 양심이 아니라


페라리와 같은 최고의 가솔린 스포츠카다. 실제로 로드스터 (머스크의 차)와 페라리의 시합이


벌어졌는데 0-400미터 결과는 로드스터의 압승이었다.” (353쪽)


디자인도 멋지고 한번 충전으로 주행거리가 394킬로나 된다니, 


이쯤되면 환경이란 이슈를 제쳐두고도 로드스터를 탈만하다. 



관점을 달리한 것과 더불어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저자의 필력이 대단하기 때문이었는데,


삼십대 초반부터 이런 필력을 보이는 저자라면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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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5-12-28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이 그래서 마태우스.
역시 수톡부족.
근데 엄청 잘생기신.

마태우스 2015-12-29 00:09   좋아요 1 | URL
그죠 마태우스가 저기서 출발했답니다^^ 근데 잘생겼다는 건 좀...-.- 열심히 가꾸겠습니다 님도 좋은 연말연시 보내시길.

하늘바람 2015-12-29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사인 진즉 받아놓으ㅡㄹ걸 후회막심 중 이어요.
새해엔 엄청 더 유명해지실듯한.

2016-01-25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5 2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02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 - 350만원 들고 떠난 141일간의 고군분투 여행기
안시내 지음 / 처음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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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쭙잖은 글쓰기 책을 낸 덕분에 이따금씩 글쓰기에 관한 강연을 한다.


서울시립대에 간 것도 그 때문이었다. 


주최측에선 혹시나 하고 큰 강의실을 잡았지만,


내 인지도로 그곳을 가득 메우긴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시간을 내서 와주신 분들이 고마웠다.


강연이 끝나고 난 뒤 예쁘장한 여학생이 사인을 요구했다.


사인을 해주자 가슴에 품고 있던 책 한권을 내민다.


“제가 쓴 책이에요.”



그 다음날 부천에 다녀올 일이 있어 지하철을 탔는데,


읽던 책을 다 읽는 바람에 전날 받은 그 책 생각이 났다.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이란 제목을 보니 내가 소싯적에 쓴 <소설 마태우스>가 떠올랐다.


“그 책 가지고 있다고 절 협박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강의 때마다 너스레를 떠는 그 책 말이다.


‘이것도 그것과 비슷하겠거니’ 했고,


‘350만원 들고 떠난 141일간의 고군분투 여행기’란 부제목도 그런 생각을 더 강화시켜 줬다.


하지만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4쪽부터 시작해 9쪽에서 끝나는 책의 서문은,


지난 십여년간 내가 읽었던 그 어떤 책의 서문보다 흡입력이 있었다.


거기엔 여행을 떠나기까지 과정이 담겨 있었는데,


배낭여행을 가야 할, 이보다 더 절실한 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 싶었고,


그녀를 앞에 두고 내가 강의를 했다는 게 부끄럽기까지 했다.


혼자하는 여행이 ‘나를 치열하게 사랑해가는 과정이었으며, 모난 네모가 점점 


세상에 부딪히며 둥글게 깎여가는 과정이었다’는 저자의 표현력은,


이제 만 스물둘인 소녀가 썼다고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게다가 그 다음부터 이어진 여행기도 그녀만의 매력이 듬뿍 담겨 있었다.


면밀한 사전조사가 있어야 경비도 아낄 수 있고 안전도 챙길 수 있다면서


인도여행 사이트를 4년이나 넘게 들락거렸고,


해외에서 만날 사기꾼들에게 해주려고 나라별로 간단한 욕설도 연마했다는 대


목을 읽으면서


“이 아이는 뭘 해도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74쪽을 보니까 세상에, 그림도 정말 잘 그린다!


존경심이 생긴 나머지 얼마나 팔렸을까 궁금해 맨 앞페이지를 펴니


거기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초판 1쇄 발행 2015년 4월 2일


초판 5쇄 발행 2015년 5월 29일


22세의 여대생이 쓴 책이 두달도 안 돼 5쇄를 찍었다는 것만으로


이 책이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안.시.내.


그 이름을 기억해 두자.


아니, 굳이 기억하려 애쓸 필요도 없다.


그녀가 뭘 하든, 우리는 그녀의 이름을 듣게 될 테니 말이다. 


다만 누구에게나 단점이 있듯,


그녀 역시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다음 글귀를 보자. 


저 말이 농담이 아니라면


남자보는 눈이 없다는 것, 어쩌면 이게 그녀의 발목을 잡을지도 모르겠다. 


* 리뷰 올리고 나서 알았는데, 최근 아프리카 여행에 관한 책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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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5-12-10 1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치..치명적인 약점이라뇨 ㅎㅎ 마태우스님 얼마나 매력이 넘치는데요 ^^;;(그렇죠?) 제목부터 발랄한 것이 좋네요. 저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ㅎㅎ 잘 지내시죠? 완전 바쁘신 듯 해요. 추위에 감기 조심하세요~^^

마태우스 2015-12-10 10:26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어머나 요정님 안녕하세요 요정님도 절 그렇게 생각하고 계셨군요^^ 다음 생애에 꼭 다시 만나요 호호호호. 글구 제가 자기관리가 부족하더라고요 ㅠㅠ 그래서 요즘 많이 어렵긴 합니다 흑흑.

해피북 2015-12-10 18:31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님은 다음 생에 만나셔야할 분들이 많으실듯 합니다. 제 주위에도 마태우스님 팬이 ㅋㅂㅋ~~

마태우스 2015-12-14 10:42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제 팬한테 대신 좀 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저도 님한테 잘할게요!

Mephistopheles 2015-12-10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이버 인물정보에 올라 올 정도면 유명인임에 확실합니다.

(물론 마태우스님도 인물정보에 올라와 있습니다.)

마태우스 2015-12-14 10:42   좋아요 0 | URL
글게 말입니다 매우 유명한 분이더군요!! 어쩐지.

2015-12-11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14 1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15 0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눈을감아 싱클레어 2016-01-02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작가님의 진심을 겸손으로 무마하시다니!!!! 정말인데...저도 교수님이 이상형이에요(수줍)

마태우스 2016-01-02 20:22   좋아요 0 | URL
오옷 제가 말년에 이렇게 인기폭발이네요 ^^ 고맙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블랙겟타 2016-02-02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들었던 여행 팟캐스트방송에 출연하신분이 안시내님이었는데 ˝어? 들어봤었는데 어디서지?˝라고 생각하다가 바로 마태우스님을 이상형으로 생각하시는 이분(!)인걸 알고 반가웠었네요. . ㅎㅎ 마태우스님 말 듣고 이 책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 - 네안데르탈인에서 데니소바인까지
스반테 페보 지음, 김명주 옮김 / 부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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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반테 페보 박사는 수만년 전에 멸종한 네안데르탈인의 DNA를 해독한 과학계의 스타다. 페보박사는 또한 오래된 인류로부터 DNA를 뽑는 게 가능하며, 그 방법을 정립하기도 했다. 내가 속한 ‘미라팀’에서 하는 일이 과거 미라에서 기생충과 기타 질병이 있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니, 우리 연구팀에서 페보박사는 거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는 그 페보박사가 자신의 30년 연구인생을 정리한 책이다. <사이언스 칵테일>에서 강석기 박사가 {원서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고 해서 번역되기만 기다렸는데, 그 책이 드디어 나온 것. 페보박사가 과학자다보니 책 시작부터 어려운 과학얘기가 나오지만, 워낙 설명을 잘해 줘서 일반인도 충분히 이해가능하다 (고 믿는다). 게다가 과학적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도 책을 읽는 데는 크게 지장이 없다. 이 책에서 배워야 하는 게 과학적 상식이 아니라 그가 어떻게 과학계의 신이 됐느냐 하는 것이니 말이다. 그렇게 볼 때 이 책은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자기계발서에 더 가깝다.

 

실제로 페보박사는 연구 과정에서 숱한 난관에 직면한다.
그와 연락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의 신기술을 이용하겠다고 몰려들 괴짜 과학자들을 차단하기 위해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 통로로 시도해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187쪽)
위기를 겪을 때마다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금요일 회의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아무래도 오염이 일어난 것 같으니 이제 그만 포기하자고 말해 버렸다.” (260쪽)
하지만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고, DNA를 통해 인류진화의 비밀을 벗기려는 페보의 의지는 이 난관들을 차례로 극복해 냈다. 그가 더 존경스러운 점은 자기 밑에 있는 팀원들이 언제든 자기 의견에 반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 것이었다. 이건 그 팀의 약점이기도 했다.
민주주의가 그렇듯이 가끔은 불합리한 생각들이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243쪽)
그래서 페보는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냈을 때는 교수의 말이 곧 법이던 독재 시대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가끔씩 했다.” (같은 쪽) 하지만 페보는 끝내 그 칼을 휘두르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다수의 의견에 잠자코 따랐다.” (같은 쪽)
인내의 열매는 달았다. 이게 자기 일이라고 생각한 연구원들은 더 열심히 일해 결과를 냈고, 문제점이 생기면 자기 일처럼 걱정하며 해결책을 찾아냈다.

 

페보로부터 배워야 할 또 다른 점은 남의 지적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받아들이는 태도였다. 이 분야 최고의 권위자가 바로 페보였으니 심사위원이 지적해도 무시하면 그만이었지만, 페보는 달랐다. 페보에 대해 한 심사위원이 쓴 글이다.
저자가 사용한 방법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면...저자들은 보통 설명하고 끝낸다. 하지만 페보는 내 논평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내가 제기한 문제들을 조사하고 내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상당한 수정을 가했다.” (400쪽)
이런 점들이 그가 이 업계에서 신이 되도록 만든 게 아닐까. 읽을수록 존경이 커졌는지라 나중에 페보가 동료의 아내와 잠자리를 함께 하는 대목을 읽을 때도 저항감이 생기지 않았다. 책을 읽을 때 감명깊게 읽은 대목은 그 페이지를 접는 버릇이 있는데, 이 책은 접힌 곳이 수두룩하다.

마지막으로 페보가 부러웠던 점. 네이처나 사이언스 같은 유명 학술지는 좀 오만하다. 전세계 과학자들이 그 학술지에 논문을 실으려 하니 그럴 만도 하다. 한 편집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학술지에 자주 투고하면서 언젠가 받아주겠지, 하는 학자들이 있는데 그러지 마시라. 우리는 그런 곳이 아니다.”
그래서 난 그쪽 학술지엔 논문을 아예 보내지도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그 학술지 편집장들이 페보한테 “이왕이면 우리 학술지에 실어달라”고 사정을 한다. 역시 신과 인간은, 다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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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0-08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팀원들이 언제든 자기 의견에 반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는 건 정말 신이 아니면 어려운 일 같아요. 저도 애들한테 ˝엄마한테 솔직한 니 의견을 말해봐. 엄마 생각이 틀리면 틀리다고 해도 좋아˝ 했다가 애들이 너무 가차없이 저를 비판해서 결국은 이런 저런 핑계로 권위를 이용해 애들을 굴복시켜 버리곤 하거든요 ㅎㅎ
그나저나 이런 신적인 분이 대관절 왜 동료의 아내와 잠자리를 하게 됐을까 궁금해서라도 어렵지만 한번 도전해볼까봐요^^

만병통치약 2015-10-08 13:58   좋아요 0 | URL
우리 나라 같았으면 사생활 폭로되고 난리 나지 않았을까요? 잘못하면 일자리 까지 물러났을지도요 ㅎㅎ

마태우스 2015-10-09 19:3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오로라님 동료 아내랑 원래 좀 섬을 타다가 헤어졌는데, 나중에 동료 부인으로 왔을 때 이 여자다, 이런 거죠. 정말 웃긴 건 그 부부를 자기 연구소에 초대하고 본격적으로 연애를 한답니다. 게다가 이분이 혼외자식에 또 bisexual이거든요. 울나라 같으면 만병통치약님 말씀대로 그걸로 엄청 까였겠죠... 글구 자유로운 분위기는 정말 웬만한 성격 아님 힘들 거 같아요. 저도 불가능...

만병통치약 2015-10-09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DNA쪽 까막눈이라 그런지 연구내용은 어려웠지만, 과학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는 유럽이 역시강하구나와 남녀관계는 역시 스웨덴출신이 자유롭구나를 느꼈습니다 ^^ 저도 스웨덴으로....

마태우스 2015-10-09 19:3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아무래도 DNA를 알면 읽기가 편하겠지요. 그래도 전 연구내용보다 페보박사의 태도가 더 인상적이었답니다. 이런 식이면 뭘 해도 성공하겠구나 싶었다는... 글구 울나라도 많이 자유로워졌구나, 이런 걸 많이 느껴요. 전 스웨덴 안가려고요^^

2015-10-09 0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5-10-09 19:38   좋아요 0 | URL
아 네...선생님 말씀 동의합니다. 선뜻 도전하기 어렵긴 한데, 이걸 읽고 나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글구 인내심도 길러지고요. 참, 답변은 선생님 서재에다 했습니다

2015-10-09 1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9 2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10 0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5-10-20 0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발음상 묘하게 들리네요.ㅎㅎ 잠시 생각했습니다, `개`놈을 찾는게 지금 한국에서 (세계적으로 물론) 그리 어렵지는 않을테니, 책을 한번 써볼까???ㅎㅎㅎㅎ 저는 책을 읽으면서 밑줄을 치는데, 선생님은 책 페이지를 접어두시네요. 또 다른 방법이 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마태우스 2015-10-23 04:25   좋아요 0 | URL
하하 게놈, 개놈이라뇨. 정말 그렇네요. 자주 쓰는 단어라 전 생각 못했답니다^^ 글구 밑줄도 열심히 치지요. 근데 거기에 더해서 접는 겁니다. 그래야 나중에 다시 찾을 때 유리하더라고요. 종이책의 장점이 그거 아니겠습니까.

2015-10-23 0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23 04: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슬비 2015-10-29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의 글도 글이지만, 책 페이지를 접은 사진을 보니 어려울것을 알면서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ㅎㅎ

마태우스 2015-11-17 04:13   좋아요 0 | URL
너무 어려운 책을 추천한 게 아닌지 뒤늦게 후회가 됩니다 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ㅠㅠ

도시여행자 2015-10-29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놈 발음이 좀 그렇죠. 저도 참 어려운 용어인데 순간 웃음을 준다는 생각을 잠시했습니다~^^ 책을 접는 습관이 계시군요. 전 접힌 게 싫어서 쫙쫙 펼칩니다. 이상하죠. 같은 세상 살아가는데 이렇게 다른 생각과 습관을 가졌는지 참 묘합니다. 서민적 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출판계에서 평판도 좋고 강연회도 활발히 여시고 멀리서나마 응원하겠습니다~^^

마태우스 2015-11-17 04:12   좋아요 0 | URL
답이늦었네요 죄송합니다.ㅜㅜ 저도 책접는 습관을 갖게 된 게 그리 오래 안됩니다. 그전엔 책 뒤에다 페이지를 적었었죠. 근데 언제부턴가 바뀌더라고요. 한 개인도 이런데 사람들이 습관이 다른 건 당연한 것 같아요. 응원 감사드려요.

2015-11-08 1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5-11-17 04:11   좋아요 0 | URL
윽....마태우스를 빌려읽으시다니 그, 그럴 수가 ㅠㅠ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사지 않아서 다행. 암튼 저도 님 만나뵈서 반가웠습니다. 덕담 감사드려요!
 
이기적 논어 읽기 - 현대 심리학의 눈으로 본 논어
김명근 지음 / 개마고원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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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깨우치려면 재물과 멀어질수록 좋다는 건 거의 상식적인 얘기다.

과거의 어떤 성인도 재물의 중요성을 강조한 적이 없다시피한데,

나이가 들어 생활인으로 살아갈수록 돈이란 건 어느 정도는 있어야지 않나 싶다.

시주를 받으며 도를 닦는 것보다는

밭을 일군다든지 하면서 자기 먹을 것은 직접 만들어 가면서 도를 닦는 게 더 멋져 보인다. 

절에서 만든 무말랭이를 사려다 가격에 흠짓 놀라긴 했지만

시주 받기 어려운 각박한 세상에서 직접 뭔가를 하는 게 존경스러워 

값을 치르고 무말랭이를 산 적도 있다 (사실은 물리고 싶었는데 스님이 계셔서...).


그런데 정말 옛 성인들은 돈의 중요성을 경시했을까.

<이기적 논어읽기>는 그게 아니라고 얘기한다.

예를 들어 논어 ‘선진 18장’의 한 구절.

“회 (안연)는 거의 (도에) 가까웠지만 자주 쌀독이 비었다. 

사(자공)는 명을 받지 않았지만 재산을 늘렸고, 생각한 것이 잘 들어맞았다.“

여기서 ‘명을 받지 않았지만’는 “공자님 말씀을 따르지 않았다”로 해석하는 게 주된 이론이다.

즉 ‘안연은 쌀독이 비었어도 도를 지켰고 자공은 공자의 말을 따르지 않고 재산을 늘렸다’는 뜻.

하지만 저자는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제자가 배를 곯는 것을 대견하다고 보는 건 스승의 도리가 아니며, 안타까워해야 한단다.

그의 해석은 어떨까.

“가장 도에 가까운 것은 안연이었으나 배를 곯는 것은 아쉬웠다.”

자공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돈을 모으는 걸 나무랐다면 그 뒤에 나오는 생각한 것이 잘 맞았다는 칭찬을 해석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명을 받지 않았다는 벼슬을 하지 않았다, 로 보는 게 맞다는 것 (이상 90-91쪽)

실제로 안연은 가난을 감수하며 도만 닦은 반면

자공은 장사를 해서 모은 돈으로 공자 교단을 먹여 살렸고

그가 벼슬길에 오른 건 먼 훗날의 일이다 (같은 쪽).

즉 자공은 도를 쫓으면서도 현실과 타협할 줄 알았다는데,

공자의 저 말씀은 “도를 닦는 것에 대해서도 이를 절대적인 하나의 잣대로 들이밀지 않”았다는 증거다 (92쪽). 


우리는 현실과 맞지 않는 공허한 소리를 공자님 말씀이라고 비아냥댔다.

하지만 <이기적 논어읽기>를 보니 공자에 대해 그런 편견이 만들어진 건

후세 사람들의 해석이 잘못된 것일 뿐,

공자님은 살아생전 공자님 말씀만 한 적이 없다. 

이 책은 이런 식으로 공자에 대해 잘못 알려진 오해들을 풀어줌으로써

공자에 대해 새로운 견해를 갖게 만든다.

기존의 편견을 뒤집는 깨달음을 주는 책을 좋은 책이라고 한다면,

이 책은 참 좋은 책이다. 

그간 논어에 대해 편견을 가진 분들도 이런 논어라면 좋아할 수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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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에게 고한다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10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이연승 옮김 / 레드박스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내가 사는 천안에서 가장 가기 힘든 곳은 인천이다.

거리로 따지면 더 먼 곳도 많지만,

부산과 울산, 여수 등 웬만한 곳은 다 기차로 갈 수 있는 반면

인천은 오직 버스로 가는 수밖에 없다 (터미널까지만 1시간 반이 걸린다).

버스는 기차보다 몇 배 더 피곤한 느낌을 주는지라

체감상 울산보다 인천이 더 멀게 느껴진다. 

어제, 그 인천을 갔다 왔다.

전날 경북대병원 모친상에 다녀온 것까지 겹쳐,

몸살이 나버렸다.


몸이 안좋을 때는 되도록 좋은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끙끙 앓는 와중에 전날 읽었던 책 생각을 하며 버티는 중이다.

<범인에게 고한다>라는 책으로,

저자인 시즈쿠이 슈스케는 내가 처음 접하는 작가다. 

대부분의 추리소설이 어떻게 범인을 잡느냐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이 소설은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재미를 준다.

제목에 나온 것처럼 TV를 통해 범인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도 나름 흥미롭지만,

그보다는 내부정보를 흘리는 경찰 내부의 스파이와의 싸움이 더 재미있었다.

그 스파이가 정보를 유출하는 이유는 그걸로 좋아하는 여자를 사로잡으려는 욕망인데,

그런다고 해서 여자가 넘어올 리도 없지만,

이 가느다란 끈이라도 붙잡으려 하는 게 남자들의 일면인 듯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점들.

1) 청문회 때 시종일관 ‘모른다’로 일관하는 정치인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평소 대기업 총수가 고위직 공무원이 해명 기자회견에 임하는 모습을 접할 때마

...왜 저런 추태를 보이나 하고 의아했는데, 지금 자신이 딱 그런 모습이었다..

이래서는 안된다는 마음은 이미 자취를 감췄고 이제는 될 대로 되란 식으로 돌변한 뒤틀린 심사밖에 남지 않았다.“ (128쪽)

2) 내가 그렇게까지 머리가 나쁜 건 아니었다.

326쪽을 읽다보니 갑자기 주인공 형사가 이렇게 묻는다.

아리가는 어떻지?”

질문을 받은 형사가 대답한다.

최근에는 밖에 나오는 일도 거의 없어졌습니다.”

이 대목에서 한숨을 쉬었다. 

‘아리가’가 도대체 누구였지? 그새 까먹다니 난 바보야, 바보!

마구 자책을 하다가 할 수 없이 그전 페이지를 다 뒤져가며 ‘아리가’를 찾으려 했다.

다행히도 ‘아리가’는 326쪽에 이르러서야 처음 등장하는 인물이었고,

그 인물에 대한 정보는 책 맨 마지막에 나왔다. 

3) ‘청출어람’의 의미에 대해 새삼 알게 됐다.

주인공이 묻는다.

남색 (쪽빛)과 청색 (파란색) 중 어느 게 더 진한 색일까?”

이 질문에 부하 형사가 대답한다.

남색 말씀이시죠? 청출어람이라고, 쪽은 푸른 물감보다 더 푸르다, 라는 말이 있으니 파란색보다 진한 색이겠네요.” (394쪽)

이 구절을 읽고 난 그게 당연하다며 고개를 끄덕였는데, 

주인공은 나와 부하 형사의 무지를 깨우쳐 준다.

‘청출어람’ 다음에 이어지는 구절은 ‘이청어람(而靑於藍)’이고,

이걸 종합하면 이런 뜻이다.

쪽에서 뽑아낸 푸른 물감이 쪽보다 더 푸르다.”

즉 남색보다 더 진한 건 청색이다. 


<내가 살인범이다>라는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기시감이 들 수도 있지만,

범인과의 싸움 말고도 공을 가로채기 위해 경찰끼리 다투고, 부하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사랑을 위해 배신을 일삼는 등 인간사의 온갖 면들을 엿볼 수 있는 멋진 소설이니,

장거리 여행을 떠날 분들이 챙겨가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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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5-07-26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댓글이 사라져버렸다는ㅠㅠ;
어쨌든;;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경북대병원까지 다녀가셨다니, 그이후 인천ㅠㅠ 몸살날 만도 해요ㅠㅠ
책은 바로 보관함으로^^

마태우스 2015-07-26 23:03   좋아요 0 | URL
네 덕분에 쾌차했습니다. 안되겠다 싶어 낮잠을 좀 잤어요. 자는 동안 악당한테 쫓기는 꿈을 꿨지만, 몸은 한결 낫습니다 역시 잠이 보약...! 그나저나 경북대 근처엔 달밤님이 계셨군요 어째 어디선가 따스한 바람이 불어온다 했더니ㅣ...!!!

곰곰생각하는발 2015-07-26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차 안에서는 추리소설보다 좋은 것도 없지요.
차 안에서 < 제2의 성 > 읽어보십시오. 가뜩이나 짜증나는 데 더 짜증이 납니다.. ㅎㅎㅎ
저도 사람 이름을 까먹곤 해서 아예 사람 이름만 나오면 노란 색연필로 밑줄을 긋습니다.
그래서 어라 ? 아리가 ???! 아리가가 누구지 ? 라고 할 때 읽었던 부분을 다시 찾으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사람 이름에 밑줄을 안 그으면 아리가 가 나오는 대목 찾느라 한참 걸리더라고요...

마태우스 2015-07-26 23:0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추리소설 짱입니다. 글구 사람이름 나올 때마다 표시를 해놓으면 도움이 되겠군요! 이래서 나이 젊을 때 한권이라도 많이 읽어야 하는데, 나이들면 색연필이네요^^ 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