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사회를 향하여 - 문재인 정권의 실패와 새로운 희망
신평 지음 / 수류화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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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씨 이제 내려오십시오."

 

조국사태가 한창이던 20198, 신평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늘 진보의 편에 서 있던 분이었지만, 그 후폭풍은 엄청났다.

 

자신의 신상이 털리는 것은 물론이고 처가까지 탈탈 털어주겠다고 협박한 이도 있었다나.

 

하지만 신변호사는 이런 것에 굴할 사람은 아니었다.

 

판사 시절 민주화운동 인사들에게 번번히 무죄를 때려 검사들한테 시달렸고,

 

법관사회 정풍운동을 주도해 법관재임용에서 탈락한 첫번째 인사가 됐으며,

 

로스쿨 교수 시절엔 입시비리에 대해 언급해 같은 대학 교수로부터 소송까지 당했던,

 

한 마디로 소신껏 살아오신 분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신변호사는 조국사태 이후 가열차게 현 정권을 비판했고,

 

그 글들을 모아 <공정사회를 향하여>라는 책을 낸다.

 

유튜브에서 뵙고 책 얘기를 할 거라 미리 읽어봤는데,

 

생각보다 수위가 세다.

 

심지어 친문들을 서슴없이 '대깨문'이라 부르는 걸 보면, 나보다 더 세게 말씀하시는 듯.

 

책 제목이 좀 더 선정적이었다면 화제를 모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 정권 까로 돌변했는지라 신변호사의 비판에 다 고개를 끄덕거리며 읽었지만,

 

문대통령에 대한 견해에 대해선 의견이 달랐다.

 

7쪽을 보자. "(문대통령이) 인격적으로 나무랄 데 없는 사람이나, 휘하를 장악할 능력이 없다"

 

현 정권의 잘못은 진보귀족의 잘못이다,라고 썼던데,

 

인격이란 그가 하는 언행을 통해 유추해야 하는 것,

 

문대통령이 지금껏 해온 수많은 내로남불은 그의 인격과 무관할까?

 

그렇다고 신변호사가 문대통령을 아주 칭찬만 하는 것도 아닌 것이,

 

144쪽에 가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성격에는 3가지 타입이 있는데 문대통령은 그 중 마음 중심형이다...

 

그의 성격은 자신을 조종하는 윗사람에게 충성을 바치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자신을 심리적으로 조종하는 데 능숙한 조국 교수 같은 이에게 충직함을 다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전 법무장관에게 충성을 다한다?

 

이보다 더 모욕적인 말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이 책이 별로 안팔려 화제가 안됐을 뿐,

 

조금만 더 팔렸다면 조국에게 쓴소리 했을 때보다 훨씬 더 큰 파장이 있었을 듯하다.

 

 

 

물론 파장이 있다해서 신변호사가 상처받는다, 뭐 이런 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지금까지 몇 번의 시련을 견딘 것도 그렇지만,

 

신변호사는 지금 경주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데

 

영농인이라 우기며 농지를 산 어느 분과는 달리

 

정식으로 국가에 등록된 농업인이란다.

 

자연을 벗삼아 사는 분들은 세속적인 평가에 휘둘리지 않을 테니,

 

대깨문들이 우르르 몰려가 욕한들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나는 절대 그렇게 못하지만 참 멋지다고 생각하는 분,

 

신평변호사는 그런 분이다.

 

내일 있을 첫 만남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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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 혼돈의 시대, 당신을 위한 정치 인문학
육덕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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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은 대중의 말초신경을 행복하게 해줄지언정, 새로운 미래를 열어주진 못한다. 육덕수 기자가 쓴 이 책은 아주 냉정하게 현실을 진단하고 앞으로 어떤 정치를 만들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좋은 책이다. 나같은 독설가보다 이런 주장을 하는 이가 더 대접받는 세상이 오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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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1-02-15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낫! 오랜만이십니다.
명절 잘 지내셨나요? 반갑습니다.^^

마태우스 2021-02-15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꺄아악 일케반겨주시니 반갑습니다 ♡♡♡♡

stella.K 2021-02-16 15:02   좋아요 1 | URL
하트 뿅뿅이 2제곱! ㅎㅎㅎ
앞으로 자주 뵈어요.^^
 
당인리 : 대정전 후 두 시간
우석훈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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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로 유명한 우석훈 선생이 소설을 썼다기에 놀랐다 (첫번째 놀람).

하지만 더 놀란 건 소설이 아주 재미있다는 점 (두번째 놀람)

책이 배달된 건 어제인데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

전기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보니 내게 관련지식이 없는 게 아쉬운 적도 있었지만,

그렇다 해도 줄거리를 파악하는 데 별 어려움은 없었다.

시작은 지진이었다.

한국전력 본사가 위치한 나주에 지진이 나는 바람에 전국이 블랙아웃,

그러니까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것이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전기를 켜기 위해 분투하는데,

저자가 말하고픈 것은 그들의 영웅담이 아닌한국 사회의 후진성이었다.

책에 나오는 정치인들그리고 공기업 임원들은

다들 정치질에 미친 나머지 국민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출세를 먼저 생각했다.

좀 지나친 감이 있지 않나 싶다가도,

요즘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이게 과장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게 된다.

어쨌거나 주인공들은이런 걸 스포일러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서울을 시작으로 해서 전국에 전기를 다시 공급한다.

소설 속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전기가 들어올 때는 가슴이 뭉클했다.

저자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방대한 자료조사를 했던 모양이다 (세번째로 놀랐다).

그 지식을 바탕으로 저자는 아주 그럴듯한실제를 방불케 하는 소설을 썼는데,

책을 읽고 나면 우리나라의 전기공급 현황에 대해 학사급 지식은 갖출 수 있으리라.

 

소설적 재미도 재미지만책 곳곳에 배치한 저자의 주장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공기업의 지방 이전에 관해 대체로 찬성했는데그건 아닌 듯하다.

서울에 있던 공기업들을...전국에 보내다 보니까 전력은 나주에 가게 된 거다원자력발전..어랍쇼이건 또 경주에 가 있다에너지의 브레인 역할을 하는 에너지경제연구원과 후방지원을 맡는 한국에너지공단은 울산에 있다....서로 긴밀하게 협력하기에는 좀 너무 멀다.” (68)

-한국의 남자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그걸 들어주는 사람과 친구가 된다한국의 여자들은 상대방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먼저 꺼내고리액션이 마음에 드는 사람과 친구가 된다..남자들은 상대의 말에 대꾸하는 대신연거푸 술잔만 비운다그들만의 리액션 방식이다그러나 정이 통하지는 않는다. (110)

-돈에 대한 걱정 없이 산 그녀는 좀 더 가정적인 남자를 원했다그러나 그녀는 결국 아버지처럼 능력있고 잘생겼고 아주 매력적인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었다치명적으로 매력적인 사람이 가정적일 가능성은 그렇게 많지 않다...(127)<---이 대목은 저자 자신에 대한 변명 같다우석훈 형님은 능력은 있지만아무리 봐도 잘생기진 않았으니까나도 형님처럼 가정적이어야 하는데반성한다.

 

세 번 놀라고 반성까지 한데다 재미까지 느꼈으니이 정도면 투자 대비 훨씬 남는 장사가 아니겠는가전기세까지 아낄 수 있다면 일석사조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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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05-22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시네요. 우석훈 씨가 소설을 썼다니 저도 놀랍네요.
근데 보니까 전에도 소설을 썼네요.
언젠가 중고샵에 갔더니 대정전을 소재로한 일본 소설이 있는 걸
발견했는데 읽으면 재밌을 것 같은데 안 사고 나온 기억이 있네요.ㅎ
80년대까지만 해도 가끔 정전도 되고 했던 것 같은데
이 책이 얼마나 공감을 얻으며 읽힐지 약간 고개를 갸웃거려 봅니다.
요즘엔 정전 잘 안 되지 않나요?
더구나 코로나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치안도 우리나라가 나쁘지 않다잖아요.
아니 뭐 안 읽겠다는 건 아니구요. 저도 나중에 기회되면 읽어 보겠습니다.
저 인용하신 글 소설에선 어떻게 연결되는지 모르겠지만 재밌네요.^^

마태우스 2020-05-26 04:21   좋아요 2 | URL
스텔라님 무플방지 감사드립니다. 우리나라에서 지금 정전이 안되는 건 맞죠. 그런데 우리나라 발전은 철저히 중앙집중식이라, 한 곳만 문제가 생기면 수습이 안되는 수준이랍니다. 게다가 막상 일이 벌어졌을 때 우리 관료들의 보신주의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걸 이 소설은 잘 보여줍니다. 읽다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싶더군요. 사실 제가 원래 원전 신봉론자였는데, 원전이 조금은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걸 안 것도 이 책의 소득입니다.

2020-08-10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13 1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필터 2020-12-31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참 오랫만에 어젯밤 서재를 들여다 봤습니다.
한때는 정말 자주 깃들곤 했는데
알라딘을 늘 이용하면서도 서재는 클릭조차 안할 수 있다니^^

어젯밤 여기저기 클릭하면서... 낯설더라고요.
그런데 혹시 제 닉이 기억날까요?
여하간
새해 건강하시란 인사 남깁니다.
 
공룡 사냥꾼 - 집착과 욕망 그리고 지구 최고의 전리품을 얻기 위한 모험
페이지 윌리엄스 지음, 전행선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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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매불망 기다리던 '대면강의'가 무산됐다.

5월 4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민감한 시기에

학교 측이 이번 학기 내내 온라인 강의를 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외부강의도 없고 해서 집에만 있는데앞으로 이런 생활이 더 지속될 것 같다.

개들과 같이 있는 건 좋지만,

일의 진척이 평소보다 훨씬 느리고심지어 책도 잘 안 읽힌다. 

게다가 아내가 밥을 차려줄 때마다 '삼식이'라고 투덜대기까지 한다!

이런 혼돈의 와중에 읽은 책이 바로 <공룡사냥꾼>,

집중력이 저하된 이때 470쪽이 넘는 이 책을 완독했다는 게

이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말해준다.

 

이 책의 sub 주인공인 티라노사우르스 바타르.



이 책은 에릭이라는 화석사냥꾼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1억년 전 동물들의 뼈가 심심치 않게 출토되는 플로리다에 산 덕에

어릴 적부터 화석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던 에릭은

결국 전문 화석사냥꾼이 돼서 티라노사우르스의 가장 유명한 뼈를 발견하는 개가를 올린다.

문제는 그가 그 뼈를 찾은 곳이 몽골의 고비사막이고,

그가 몽골의 허락 없이 그 뼈를 밀반출했다는 점이었다.

여기서 딜레마가 생긴다.

그냥 놔두면 발견이 안됐거나 훼손됐지도 모를 유물을

단지 밀반출했다는 이유로 죄인 취급하는 게 옳은지.

과거 재미있게 봤던 <인디아나 존스>도 사실 에릭과 비슷한 사람이 아닌가?

수도 없이 많은 미라를 약제로 만들어 먹거나 외국에 팔아치운 이집트의 예에서 보듯,

유물을 잘 관리하는 곳에서 보관하는 게 어쩌면 더 나을 수도 있다 (물론 그 나라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안하는 건 문제다).

물론 이건 내 생각일 뿐이고,

<공룡 사냥꾼>에서는 에릭에 대해 옳다그르다는 판정을 내리지 않는다.

저자는 정말 존경스러울만큼 치밀한 조사를 통해 에릭의 일생을 조명하고,

화석사냥의 역사에 대해 또 많은 분량을 할애한다.

과거 화석사냥꾼은 물론이고 몽골의 발굴자들까지 그 이력을 소개하는 통에

등장인물이 무지하게 많지만,

이들의 삶을 조명하는 와중에 독자는 에릭이 옳은지 그른지,

절대적인 정의라는 게 과연 있는지에 관해 판단을 내리게 된다.

22천원이라는 책값이 오히려 싸게 느껴질만큼 재미와 유익성을 보장하는 이 책을 읽고 나니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 책을 읽었으니재택근무한 보람이 아주 없는 건 아니구나.”

 

* 책을 읽고 나니 기생충이 뼈가 없다는 게 아쉽게 느껴진다그것만 있었다면 기생충뼈를 찾으러 다녔을 텐데.

몽골에서 발견된 싸우다 바위에 깔려죽은 공룡. 오른쪽이 그 유명한 벨로시랩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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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0-05-05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번 학기 전체가 온라인 강의인가요? 초중고는 개학하던데..ㅜㅜ 마태우스 교수님 강의 기다렸을 학생들 안스럽네용ㅠㅠ 저도 공룡 좋아해서 궁금한 책입니다♡

마태우스 2020-05-05 21:46   좋아요 0 | URL
초중고와 달리 대학은 이렇게 가는 거 같더군요ㅠㅠ 나름 고심했을텐데 아쉽습니다 공룡뼈에도 관심이 있으시군요! 달밤님의 학문에 대한 관심은 정말 대단하십니다.

2020-06-09 1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20-06-21 16:12   좋아요 0 | URL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일단 한번 읽어볼게요. 글구 저는 소설의 기법 같은 걸 잘 몰라서, 제가 쓰면 유치한 소설이 됩니다 ㅠㅠ 다른 소설가랑 협업해서 쓰는 게 어떨까 생각해보겠습니다. 여러가지 감사합니다.
 
밥상의 말 - 파리에서, 밥을 짓다 글을 지었다
목수정 지음 / 책밥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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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관한 책은 수도 없이 많지만,

쓰는 사람에 따라 그 내용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역사학자가 쓴다면 과거부터 현재까지 음식의 역사를 쓰고,

지리학자가 쓴다면 세계 각국의 음식을 쓸 것이다.

기생충학자라면 기생충이 즐겨먹는 음식을 쓰지 않을까 싶은데,

파리의 생활좌파 목수정이 쓰는 음식 책은 과연 어떨지 궁금했다.

 

읽어본 소감은 역시나였다.

내 예상과 맞아떨어졌다는 게 아니라

음식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해 줬다는 점에서 역시나였다.

내가 재미있게 읽은 대목 세 군데만 얘기하자.

첫 번째목수정의 부모님은 민주주의자였다.

그 집에선 요일마다 가족 한 사람이 그날 먹고 싶은 메뉴를 정했다고 한다.

월요일은 아버지화요일은 어린 목수정수요일은 목수정의 형제자매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것의 장점은 아이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식단을 밀어붙일 수 있다는 점인데,

목수정의 어머니는 떡볶이짜장면오므라이스통닭 등등 아이들이 써넣은대로 음식을 차려주셨단다.

그 결과 목수정은 매일이 원하는대로 실현되는 이벤트를 기다리는 흥분과 기대로 채워질 수 있다고 하는데,

지금의 목수정은 애어른 할 것 없이 평등한 권리를 행사했던 그 시절부터 잉태된 게 아닌가 싶다.

목수정의 어머니가 혼자 이 모든 메뉴를 다 장만하셨다는 점은 아쉽지만 말이다.

 

두 번째요리는 설거지보다 힘들다

이 책에 따르면 프랑스 남자들은 요리 두세가지 쯤은 기본적으로 할 줄 안단다.

그런데 목수정의 남편은 요리에 잼병이라 설거지만 한다나.

이 정도면 넘어갈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지만목수정에게 그건 정의가 아닌 것 같다.

갑자기 옛 생각이 났다.

남이 차린 음식을 먹고 싶다는 아내의 말에 요리학원을 등록해 주말마다 두 달을 다녔다.

하지만 요리학원에서 난 지진아였고,

집에 와서 배운대로 요리한 음식은 다 엉망이었다.

아내는 내가 요리한 음식을 먹지 않았다. “내가 뭐 실험 대상이야?”

난 하던대로 설거지만 하게 됐고, “남이 차린 음식을 먹고 싶다는 아내의 투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셋째설거지만 잘하면 되지라는 내 생각에 브레이크를 거는 대목 하나.

유럽에선 은퇴한 이들이 모여 사는 참여형 주거공간이 인기를 끈다는데,

이곳의 특징은 하루 한두끼공동의 부엌에서 구성원들이 돌아가면서 식사를 준비한다는 것.

한 할머니의 말이다.

은퇴 후 주거공간을 참여형으로 계획할 때여성들은 남성들과 따로 있는 게 편해남자들은 평생 여자들에 의해 돌봐지는데 익숙해 있잖아...그래서 여자들은 여기 와서까지 또 남자들 시중을 들어야 하는 거지.” (154)

다시 요리를 시작해 볼까 싶다.

 

소개한 에피소드만 봐도 이 책이 여느 음식책과 달리,

삶의 방식과 이를 지탱하는 노동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독특한 책이라는 걸 알 것이다.

이렇듯 주관이 뚜렷한 책을 읽는 건 독자로서 기쁨인데

딱 한 군데 동의하지 않는 대목이 있다.

저자는 자폐증이 제초제 성분과 유전자조작 식품에 의해 일어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자폐증이 늘고 있는 건 맞지만글쎄다.

일부의 사례를 가지고 그리 쉽게 단정할 수 있을지.

자폐증에 관한 최고의 책 <뉴로트라이브>는 그런 물질들이 없는 태고의 인류에게도 자폐증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가.

하지만 이 부동의는 책의 극히 일부에 관한 것일 뿐,

이 책에 대한 나의 지지는 확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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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0-04-21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내분의 말씀에 되든 안 되든 요리학원을 등록하고 노력하셨다는 점 높이 삽니다. 다시 요리를 시작해 볼까 싶다 생각하시는 것도요. 저도 보관해 놓은 책인데 사야겠군요. ^^

마태우스 2020-05-05 09:07   좋아요 0 | URL
앗 달밤님 답이 너무 늦었습니다 ㅠㅠ 근데요 아내 말이요, 요리를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잘 하는 게 중요하다네요. 저는 해도 안된다고 제발하지 말랍니다 ㅠㅠ 암튼 무플 방지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