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나름대로 구해봤는데 능력부족으로 실패했습니다

가급적 빨리 구하고 싶어서 님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습니다

 

 

이 책이고요

9월 말까지 구해주시면 제가 5만원에 사겠습니다

책이 더러워도 상관없습니다.

도와주십시오ㅠㅠ

 

*  구하신 분은 제게 이메일로 연락 주심 감사하겠습니다

 

 bbbenji@naver.com

 

** 알라딘은 정말 좋은 곳입니다.

이 책을 구하려고 출판사에 알아보기도 했지만 없다고 하더군요.

아무리 비싼 대가를 치루더라도 구해야 했는데,

어느 분이 집에 책이 있다고, 보내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분이 싸게 살 수 있는 사이트를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제게 책을 보내주신 분은 아무 답례도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안된다고 우겨서 겨우 책 한권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너무 아름답지 않습니까!

조국 논쟁 때문에 저도 심신이 피곤했는데

알라딘 덕분에 힐링됐습니다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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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0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9-20 1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9-20 1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9-09-20 22:09   좋아요 0 | URL
따뜻한 마음씨에 감사드려요 흑흑. 언젠가 제 책 중 원하시는 거 있으면, 그때 은혜 갚겠습니다

blanca 2019-09-20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저 책 저도 읽고 싶어지네요. 꼭 구하시기를 바랍니다...

마태우스 2019-09-20 22:09   좋아요 0 | URL
네 감사드립니다 구할 수 있을 듯요!

slobe00 2019-09-20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어..알라딘 직배송중고에 있던데요..^^;;;

마태우스 2019-09-22 11:43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제가 검색능력이 한심하더라고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2019-09-21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교통사고는 매일 일어난다.
‘어제 교통사고가 20건 일어났습니다’라는 뉴스를 봐도 놀라지 않는 건 그 때문이다.
하지만 머리로 아는 것과 눈으로 보는 것은 달라서,
경미한 접촉사고라 할지라도 눈앞에서 직접 교통사고를 목격하면 충격을 받는다.
나이가 나이니만큼 수십 년간 우리 정치를 관찰한 결과

같은 편이라고 믿었던 이들의 비리에 눈앞에서 사고를 목격한 듯한 충격을 받곤 했다.

그 충격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이제는,
한자리하려는 사람은 진영과 무관하게 비리의 종합선물세트라는 것을 잘 알게 됐다.
정권교체라는 것도 비리인사들 내부의 권력투쟁일뿐이고,
그럼에도 정권교체에 열광하는 것은

스포츠게임처럼 내가 미는 팀이 이기는 게 좋아서이지,
새로 권력을 잡은 이가 갑자기 이 나라를 좋게 만들어줄 것을 기대해서가 아니란 얘기다.

 


이런 우중충한 생각을 갖고 있는 나지만,
연일 터져나오는 조국 소식에 많이 놀랐다.
이건 단순히 교통사고를 직접 목격해서 놀라는 것과 좀 달랐다.
그에게 완전무결함을 기대한 적은 없지만,
그가 다른 정치인보다는 덜 기득권스러운 줄 알았기 때문이다.

이건 내 착각이었다

공직자 중 드물게 사모펀드에 재산을 맡긴 것도 어이없지만,
그게 가족펀드인지 몰랐으며,
대표를 맡은 5촌이 왜 해외로 도망쳤는지도 모른다는 말을 태연히 하는 그를 보면서
아직도 내가 순진했구나 싶어 머리를 쥐어뜯게 된다.
조국 딸의 논문 이슈에 참전해 본의 아니게 조국 편을 드는 모양새가 돼버렸지만,
이 사태에 관해서도 난 조국이란 자에 대해 혀를 내두르게 된다.

거듭 말하지만 교수가 고교생의 연구를 돕는 것은 국가적으로 장려할 일이다.
이득은커녕 시간과 돈을 손해보면서 그 연구를 돕는 교수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교수다.
고교생이 연구에 참여해 논문에 이름이 올라가는 것은
설령 그게 자소서에 들어가 대입에 유리하게 작용할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해도,
그 학생의 삶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태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분노는 교수와 연줄이 있는 경우
교수와 같이 연구할 기회를 더 많이 받는다는 사실에 기인했지만,
그런 연줄이 없다해서 꼭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충남에 있는 A고 학생들이 그랬다.
그들은 내게 이메일을 보내 학교 과학축제에서 발표할 연구를 나와 같이 하고자 했다.
솔직히 귀찮았지만, 그때의 난 그게 교수의 의무라 생각해 그러자고 했다.
그들은 주말마다 내게 왔고, 난 그들에게 맞는 실험을 같이 했다.
그 중 한 명이 내게 물었다.
“이거, 논문으로도 쓸 수 있어요?”
그의 질문은 날 안타깝게 했다.
귀한 주말을 바친 연구가 축제발표라는, 1회성으로 소비되는 이벤트가 아닌,
논문으로 쓰여 영원히 남을 수 있다면 더 좋았을 텐데,
그 연구는 너무 초보적인 거라 논문이 불가능했다.
그 후에 온 학생들에겐 어떻게든 논문을 같이 써보려고 했지만,
늘 뜻대로 된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방송에 나가게 되면서 주말이고 뭐고, 내 시간 자체가 없어져 버렸기에
언제부터인가는 학생들에게 미안함을 표하면서 그들의 부탁을 다 거절했다.
돌이켜보면 그게 다행이었다.
이 정권 들어 미성년자 논문을 전수조사했으니,
하마터면 ‘미성년자에게 상습적으로 논문저자를 준 입시브로커’가 될 뻔했다.


장영표 교수는 임상교수로는 보기 드물게 장교수는 연구에 뜻이 있는 교수였고,
덕분에 임상교수를 위한 연구시설인 ‘의학연구소’를 맡게 됐다.
그가 조민 어머니의 부탁을 흔쾌히 수락한 것은
내가 A고교생들의 부탁을 들어준 것과 같은 마음이었으리라.
밥 한번 사주면 되는 것도 아니고,
2주 동안 미성년자 학생을 연구에 참여시키는 건 생각보다 훨씬 귀찮은 일이라,
아무리 친분이 있는 사람이 부탁했다 해도, 이걸 수락하는 것은 쉽지 않다.
교수는 학생의 연구를 도와야 한다는 사명감이 아니었다면,
그런 일에 연루되지 않은 수많은 교수들처럼
바빠서 안된다며 단칼에 거절했을 것이다.
장교수가 베푼 선의는 10여년 후 그의 이름이 매스컴에 도배되고,
어제 검찰에 끌려가 새벽까지 검찰 조사를 받는 것으로 돌아왔다.
나 때문에 다른 이가 억울하게 피해를 볼 때, 사람은 부끄럽고 미안해한다.
그런데 조국은,
미안함이 쌓이고 쌓여 에베레스트산 정도의 높이가 됐어야 할 이 상황에서,
자신은 딸의 논문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면서 버티고 있다.
그가 털끝만큼의 양심이라도 있었다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기 전에 장관 후보에서 내려왔어야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영화 <배심원들>에서 들었나 싶은데,
법은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있다고 했다.
조국이 법무장관이 돼서 대체 어떤 일을 하려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득권의 비리에 절고 전, 그로 인해 다른 이들을 피해자로 만든 이가 법무장관이 된다한들,
어떤 대단한 일을 할 것 같진 않다.
이런 조국을 문빠들은 연일 ‘확인된 비리가 없다’며 피의 쉴드를 치고,
논란의 인사를 임명할 때마다 해외에 나가시는 우리 대통령은
‘기자 간담회에서 소명이 다 됐다’며 임명을 강행하려 한다.
이 광경을 보면서 다음과 같은 결심을 하게 된다.
첫째, 어떤 이도 믿어선 안된다. 믿으면 그만큼 좌절도 크다.
둘째, 어떤 경우에도 남을 돕지 말자. 그 도움이 칼날이 돼서 내게 돌아올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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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오리새끼 2019-09-04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3입시지도를 꽤 오랫동안 해오면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요구들을 많이 받았습니다.
교과세특을 이렇게 적어달라 외부 컨설팅 해보니 학교 상이 부족하다더라 대회를 더 만들어달라... 겪어보지 않은 이들은 조국이라는 사람이 어마어마한 잘못을 저지른 것으로 말들합니다.
정유라건 때에도 수많은 고3들은 정유라였고 지금도 수많은 고3들이 조민입니다.
기득권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많은 학부모들이 이너클럽으로 자식들을 인도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지요.
조국이란 사람에 대해선 아직 제가 갖고 있는 확증편향을 인정 안할수는 없지만
지금 그에게 돌을 던지는 그 이너클럽회원들의 모습 또한 우습습니다.
꼭 서울대 82학번들이 나보다 니가 더 잘 되면 안돼 싸움을 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구요.
이참에 프랑스식 대학 개혁을 해보는 것은 어떨지 싶습니다

마태우스 2019-09-04 1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장서 보시는분들은 더 기가막히겠지요 지름길이 있다면 어떻게해서든 자식을 그길로 가게하려 할테니까요 그 길을없애는것도 한 방법일테고 아예 활짝여는것두 좋을듯합니다 다만 후자를 택할 여건이 되는지 그게 문제겠지요

카스피 2019-09-04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조국교수의 여러가지 의혹중에서 딸과 관련해서는 그간 자신의 한 그 주옥같은 명언과는 180도 다른 처신을 한 것에 대해 자식가진 부모로써 그럴수 있다고 생각됩니다.물론 4연타석 입시 홈런이나 장학금 의혹과는 별개로 말이죠.(하지만 일반 청년들한테는 그처럼 미사여구로 정의를 말하면서 자신의 딸과 관련해서는 온갖 특혜가 난무하고 이에 대한 사과나 반성보다는 미꾸러지처럼 빠져나가려는 언행에 많은 청년들이 분노하는 것도 사살입니다)
하지만 딸의 특례입학과 관련해서 문서 위조까지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도가 너무 지나차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ㅜ.ㅜ

마태우스 2019-09-05 12:56   좋아요 0 | URL
네 진영논리에 의해 도가 지나친 공격이 있기도 하더라고요. 기자들 역시 보고싶은 것만 보고요. 역시 높은 곳에 가려면 정말 깨끗해야 한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어요. 문대통령은 그런 면에서 보기 드물게 깨끗한 분이죠. 물론 깨끗한 것과 능력있는 것은 또 다른 얘기지만요

w 2019-09-05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 잘 읽었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어렵네요.
조국 후보자와 교수님, 그리고 저 모두에게 말이지요.

마태우스 2019-09-05 12:56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 이해합니다. 다만 내부에 있는 경우 사정을 좀 더 잘 알 수 있구요, 그래서 이게 뭐 범죄냐,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그 점은 너그러이 이해해 주십시오.

석경 2019-09-15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국대 논문은 한영외고 학부모인턴쉽 프로그램 차원에서 이뤄진 거고, 조민 이외에도 몇명이 더 지원했다가 나머지는 중도 포기하고 조민만 끝까지 남은 거로 알고 있는데, 정경심이 장영표에게 청탁했다는 얘기는 근거가 있는 주장인가요?

마태우스 2019-09-16 21:37   좋아요 0 | URL
석경님, 안녕하세요. 말씀하신 질문에 답변 드립니다. 고등학교에 프로그램이 있다고 쳐요. 그 프로그램을 교수가 들어줄 의무는 전혀 없지요? 교수가 귀찮게 그걸 왜 합니까. 내 연구하기도 바쁜데. 그 프로그램이 있다, 그러면 들어줘야 할까요? 친한 학부모 부탁이 아니면, 99.99% 거절합니다. 학부모 간담회 때 만났고 거기서 부탁받았다는 얘기는 기사에 여러번 나온 걸로 아는데요.
 

“나만 떳떳하면 된다.”
한때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지요.
근데 지금은 그게 순진한 생각이란 걸 알겠네요.
어떻게 프레임을 짜느냐에 따라 한 인간이 대선후보급 인물에서
구속돼야 마땅한 나쁜놈이 돼버리더군요.
조국이 물러나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지만,
제 전문분야, 그것도 제가 속한 대학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선
제 나름의 진실을 전해드리자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이렇게 변명해서 뭐하나, 어차피 아무도 안 믿을 텐데, 하는 회의감도 들지만,단 몇 분이라도 이 글을 읽고 오해를 풀면 좋겠고,
부당하게 오해받는 저희 대학 구성원들을 위해서도 글을 쓰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1. 논문분석

이 연구는 주산기, 즉 태어날 때 산소부족으로 뇌손상을 받는 아이들의 유전자를 분석한 것입니다.
어떤 유전자를 가진 아이들이 이런 일을 더 많이 당하는가,인데요,
이 연구는 2008년 이루어졌고, 그 해 말 투고돼 2009년 병리학회지에 실립니다.
참고문헌 서른 개의 연도를 보면 놀랄 것입니다.
2000년 이전 연구결과들이 대부분이고, 2005년 이후 것은 단 4개에 불과합니다.
이 말은 그다지 새로울 게 없는 연구라는 얘기입니다.
주산기 산소부족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찾는 연구는 오래전부터 있었고,
여러 유전자가 이 현상과 관계가 있다는 게 이미 밝혀졌습니다.
“그래? 그럼 나는 혈관 상피세포의 NOS 가지고 해봐야겠다”
한 사건은 수많은 요소가 결합돼서 일어납니다.
당연히 NOS란 유전자도 산소부족과 관련이 조금은 있고, 실제 결과도 그렇게 나왔습니다만,
그래 봤자 남이 한 연구를 조금 변형시킨 것에 불과하지요.
Originality가 없어서 해외학술지, 특히 좋은 학술지에는 실리지 못할 테지만,
국내학술지에는 얼마든지 실릴 수 있지요.


이 연구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샘플을 모으는 것인데
이 일은 2002-2004년에 이미 끝났습니다.
연구자는 이 샘플에서 DNA를 뽑아 PCR이란 기계로 증폭하기만 하면 됩니다.
사이언스, 네이처에 실리는 논문들을 보면 연구방법이 굉장히 길어요.
그런데 이 논문은 한 페이지가 채 못됩니다.
실제로 간단한 연구니까요.
DNA를 뽑아서 PCR을 돌린 연구자가 있다면, 1저자를 줘도 무리가 아닙니다.


2. 숟가락만 얹었다?

8월 22일자 조선일보 기사는 연구가 끝난 논문에 조국딸이 이름을 얹었다고 합니다.
이게 진짜 황당한 일이지만, 기자 입장에선 그렇게 생각할만 합니다.
논문 안에 ‘이 연구는 2006년 한국연구재단에서 받은 연구비로 이루어졌다’는
소위 ‘연구비 사사’가 들어 있거든요.
기자 입장에서는 2006년에 받은 돈으로 조국 딸의 연구를 지원했다고 볼 수 있지요.
하지만 요즘은 연구비가 현금으로 나오지 않고 카드로 나오니,
2006년 한 해 동안 다 쓰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러니 저 가설은 맞지 않아요.
그 대신 이런 추측은 할 수 있지요.
2006년에 연구비를 다 썼다면 연구도 그때 이루어졌겠지?
그러니까 조국딸은 그 연구에 숟가락만 얹은 거겠네?


한 언론에서는 이 연구비를 받은 분-논문에서는 6명의 저자 중 5번째 저자-이
“조국 딸을 본 적이 없다”고 하는 바람에 잔잔한 파문이 일기도 했어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분은 실제 실험을 한 게 아니어서입니다.
나온 결과를 해석할 때 주저자인 장영표 교수에게 도움을 준 것이
공저자로 들어간 이유지요.


그렇다면 연구비 사사는 어떻게 된 것일까요?

5번째 저자분-이하 5저자-은 2006년 연구재단에서 연구비를 받습니다.
그 목적에 맞게 연구를 수행했고, 2007년 비교해부학회지라는 해외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했습니다 (Comparative Medicine 2010년 인용지수 1.25)
그리고 그는 조국딸이 1저자가 된 그 논문에서 일정 역할을 수행합니다.
조국딸의 연구는 별다른 연구비 지원 없이 수행됐기에,
그는 그 논문에 자기가 2006년 받은 연구비 사사를 넣습니다.
주저자가 아닌, 5저자가 사사를 넣는 것이 조금은 이례적이지만,
연구자 입장에선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연구비를 받으면 그에 걸맞은 업적을 내야 하는데,
이왕이면 그 업적이 많을수록 다음에 연구비를 딸 때 유리하거든요.
같은 연구비로 논문 1편을 낸 사람과 5편을 낸 사람을 상상해 보시면 됩니다.
5저자는 그런 차원에서 약간의 욕심을 부린 것인데,
그게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기사가 만들어지네요.


3. 왜 장교수는 조국딸을 박사로 표기했을까요?


논문이 나오면 교내 시스템에 등록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승진이나 호봉승급 등에 반영이 되니까요.
정보를 입력할 때 중요한 것은 논문제목과 학술지이름, 게재연도입니다.
나머지 사항은 다 부수적이어요.
학교 행정팀에서는 이 정보를 가지고 해당 논문을 웹에서 검색하고,
이 교수가 저자에 포함이 됐는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따진 후 점수를 부여하지요.
그러니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내 구성원인 장교수지,
다른 사람은 소속이 뭔지, 학위가 뭔지 하등 중요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학내 구성원이 대부분 박사인지라,
학위의 디폴트 값이 ‘박사’로 돼있다는 점이지요.
석사학위를 가진 저자를 입력한다면 박사를 석사로 고쳐야 되는데,
솔직히 이게 귀찮거든요.
그래서 그냥 다 박사로 놔두는 경우도 종종 있지요.
저도 그랬습니다.
제가 저자로 넣은 고교생도 찾아보니 박사로 돼 있더군요.
이게 학내검증을 피하기 위한 꼼수다, 라고 하는데,
저자가 고교생이라고 행정팀에서 따지는 일은 전혀 없습니다.
심지어 논문에 등재된 저자를 다 입력 안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저자가 10명, 20명인 경우 그 사람들을 어떻게 다 입력합니까?
그냥 자기 자신만 입력해도 아무런 지장이 없기에,
저 혼자만 써넣은 경우도 제법 됩니다.
어차피 교학팀에서 논문 원본을 보면서 저자 수를 카운트한 뒤
교수업적 점수를 부여할 테니까요.


이건 그 당시 그랬다는 것이고요,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교내입력 시스템이 바뀌더군요.
미성년자 논문이 문제가 되니까 저자에 미성년자를 체크하는 칸이 생겼고,
박사학위 기재가 문제가 되니까 디폴트 값이 ‘학위없음’으로 바뀌더군요.
한 가지 의문은 조국딸의 소속을 왜 의과학연구소로 했는가, 입니다.
동명이인도 있을 수 있으니, 입시에 써먹으려면 해당 고교 이름을 써넣는 게 나았을 텐데 말입니다.
의과학연구소 인턴쉽을 내세우고 싶었어도, 해당 고교도 같이 병기하는 게 맞거든요.
여기에 대해선 고교생이 1저자인 걸 숨기려는 의도도 있지 않았을까 의심이 됩니다.


오늘 단국대에선 다섯명 정도가 플래카드를 들고 장교수의 파면 & 구속을 주장했습니다.
정의에 대한 그들의 용기를 높이 평가합니다만,
제 기준엔 장교수가 그럴만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그건 조국딸도, 최소한 이 연구에 있어서만큼은,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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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마할 2019-08-24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마태우스 2019-08-24 13:29   좋아요 0 | URL
네 첫댓 감사드립니다

단발머리 2019-08-24 08: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논문은 조국 교수의 딸이 선택한 전형에서 전혀 의미가 없었다는 것, 조국 교수의 딸이 논문 제1저자가 된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이번 사항의 포인트인데, 언론은 이런 것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전, 이런 기사도 봤습니다. 조국, 딸 학원 결석시 자료 요청..... 딸이 학원에 빠지게 되어 아빠가 유인물 있으면 보내달라 전화하면 불법입니까? 기사는 불법이라는 냄새를 피우기 위해 온갖 애를 쓰고 있더군요.

제가 왜, 자꾸 마태우스님 서재에서 이렇게 성토하는지 모르겠어요. 죄송해요, 마태우스님 ㅠㅠ
왠만한 교수, 학교에서 입시 관리하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데, 이렇게 사정을 아시는 분 몇 분이라도 용기내 주시면 될텐데, 뉴스만 읽는 사람들이 정유라랑 똑같다, 할 때, 정말 속상합니다.
이렇게도 훅 갈 수 있겠구나 생각에 좀 우울해지고요.
마태우스님도 이번 일로 여러가지 원치 않게 바쁘시겠어요. 올려주신 글 감사합니다.
죄송하면서 감사해요.

마태우스 2019-08-24 13:31   좋아요 0 | URL
언론은요 보고픈대로 봅니다. 저랑 통화했던 기자분은 제가 원하는 대답을 안하자 알겠다고 하더니 원래 쓰려던대로 기사를 쓰더군요 -.- 요즘 보면 정말 학자 타이틀을 달고 논문도 써본 분들이 너무 이상한 얘길 많이 해요. 논문저자 중 기여 하나도 안하고 이름 들어가는 교수도 천지일텐데, 그게 조국 딸이기 때문에 저리도 난리를 치는 거겠지요.

숲노래 2019-08-24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벼슬자리라든지,
교사나 교수 같은 자리에 서는 분이라면,
‘적법한 행동‘이 아니라
‘아름답거나 사랑스럽거나 기쁨이 흘러넘치는 노래와 춤으로 이야기하는 살림‘으로
나아갈 노릇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불법을 저지르지 않기‘가 아닌
‘아름다운 사람이자 어른으로서 웃음꽃을 나누어 주기‘를 할 수 있을 적에
비로소 벼슬자리이든 교사나 교수이든
이런 일을 맡을 노릇이라고 느낍니다.

마태우스 2019-08-25 00:27   좋아요 0 | URL
숲노래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특히 높은 자리에 나가려는 사람은 더더욱 조심해야 하는데요, 실제 그렇게 하는 이는 없죠. 개인의 양심에 기대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고요, 특권이 끼어들지 못하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특히 대학입시는 정말 문제가 많습니다. 누구를 위한 수시인지, 전 모르겠습니다

새벽 2019-08-25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언론사에 기고한 글에선,
며느리가 짊어질 부담, 가족 간 돈거래 등 팩트체크가 되지도 않은 사안에 대해서
비꼬는 톤으로 비난하더니

조국교수의 딸, 논문 문제에선
자신의 대학, 동료, 비슷한 문제로 얽혀있다는 이유로
이건 내가 억울하지 않게 밝혀준다라고 하시네요.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팩트체크 해줄게. 단, 선택적으로.
대단하시네요.

˝어떻게 프레임을 짜느냐에 따라 한 인간이 대선후보급 인물에서
구속돼야 마땅한 나쁜놈이 돼버리더군요.˝
이걸 정말 몰랐다구요? 우리나라 언론이 어떤 짓들을 해온 지
몰랐다구요?

당연히 부끄럽지 않으시죠? 왜? 난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마태우스 2019-08-25 17:38   좋아요 0 | URL
새벽님, 제가 이런 댓글을 기다렸어요. 알라딘은 너무 착하다니깐요. 님처럼 로그인안하고 댓글을 다는 게 아니면 다들 착한 댓만 달아요. 전 이 논문의혹 역시 조국이 사퇴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국민정서법에 위반되니깐요. 하지만 이로 인해 고교생이 논문쓰는 것이 무슨 적폐인 것처럼 몰아가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이죠. 다른 나라는 어릴 적부터 과학실험에 참여합니다. 교수가 학생 받아서 실험 시키는 거, 정말 귀찮습니다. 저자가 많아지면 업적점수도 깎여요. 십원한장 받는 거 없이 이런 일을 합니다. 왜 하는줄 아세요? 부탁받아서가 다가 아니어요. 얘가 과학이 뭔지 알고, 나중에라도 과학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는 마음이 없다면 그짓 못하죠.

조국이 물러나야 한다는 것과 별개로, 제가 아는 분야에선 ‘이건 지나친 비난이다‘라고 하는 게 나쁜가요? 한 분야에서 나쁜놈이면 모든 분야에서 다 욕을 먹어야 하나요? 그리고 제가 저희 동료교수들의 억울함에 관해 글을 쓰는 게 나쁜가요? 님이 어떻게 생각하든 자유지만, 전 여기에 대해 남보다 많이 알고, 그래서 글을 쓰는 겁니다. 부끄럽긴 개뿔입니다.

마지막으로 언론 프레임에 대해서. 그거야 저도 알고 있었죠. 다만 조국이 저런 사람인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제 동료교수들도 갑자기 적폐가 됐고요. 아무리 언론이 대단해도, 이런 게 가능한지 몰랐습니다. 됐나요?

별족 2019-08-26 08:52   좋아요 0 | URL
국민정서법,이라는 게 어떤 건지 모르겠네요.
그걸 통과할 ‘부자‘들이 ‘가난뱅이‘들이 과연 있을까요?
부자,일 때는 억울함을, 가난뱅이,일 때는 무능함을 자극하면 언제라도 누구라도 지나가지 못할 거 같습니다만.

새벽 2019-08-25 2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교수님 일단 성의있는 답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수님의 말씀처럼 조국의 법무부장관 자격에 대한 의견은 당연히 자유입니다.
다만, 제가 교수님께 문제를 제기하고자 하는 점은
현재 대한민국 언론의 행태를 보면 불확신한 팩트를 이용해
의혹부풀리기와 도덕적 흠집내기를 교묘함을 넘어 뻔뻔하고 파렴치하게 행하고 있는 겁니다. 이 부분은 교수님도 인정하셨습니다.

교수님이 경향일보에 투고한 글도 팩트와는 상관없이 언론이 부풀려 놓은 의혹만을
기반으로 (교수님 특유의) 비아냥식의 비난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두려운 이유 둘째와 셋째 문단에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 였으면 교수님의 글에 동의하든 아니든 문제제기할 마음은 들지않았을 겁니다. 원래 그렇게 글을 써오셨으니까요.

그런데 논문문제에 있어서 자신의 대학과 동료, 그리고 교수님 자신도 조사받고 있는
사안인 문제가 나오자 적극적으로 팩트체크와 해당분야 전문가로서의 의견을 밝히셨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이중적 태도입니다.

만약 교수님이 조사받고 있는 의혹에 대해 언론이 팩트와 상관없이
프레임을 짜서 구속되어야 마땅한 놈을 만들면 어떻습니까?
그리고 어떤 논객은 그 언론을 바탕으로 비야냥 거리는 글을 투고한 것 본다면
‘나만 떳떳하면 된다‘ 세상이 원래 그런거지 라고 하실 건가요?

왜 둘째, 셋째 문단 글을 쓰실때는 그러한 팩트체크와 해당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실 생각은 안하신 건가요? 조국측의 해명으로 인해 언론이 가짜뉴스를
활화산처럼 생산해 내고 있음이 밝혀지고 있지않습니까.

교수님은 본인이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고 의견도 말 못하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교수님의 영향력에 대해 조금은 더 무겁게 받아들이셔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경향신문에 실리는 글이란 점에서 그 글의 무게는 더 커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마태우스 2019-08-28 00:17   좋아요 0 | URL
잘못이 없다는 것과 물러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정서법에 위반됐다면 물러나는 게 맞지요. 법무장관은 법을 행사하는 자리인데, 국민의 지지를 잃은 이가 법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겠습니까. 논문 건은 잘못이 없습니다. 위장이혼설도 사실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정서법에 어긋나니 물러나야 한다고 일관되게 말하는 것입니다. 고교생 저자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우리 학교 교수들이 욕먹는 게 싫기도 했지만, 이게 장려될 일이 아닌, 적폐가 된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어서입니다. 우리나라 과학은 죽는구나, 이게 안타깝습니다. 저를 변호하기 위해서라 생각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저는 학생의 기여도에 대해 여러 차례 소명했고, 그게 받아들여졌으니 제가 아직 교수로 있는 거겠지요.

venise 2019-08-27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조국 후보가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은 다른 곳에 쓰신 적이 있나요? 후보 사퇴 의견에 대해서는 교수님이 피력하신 것은 어느 공간에서 읽어 볼 수 있을까요.. 궁금해서요. 이 서재 블로그에는 없는거 같은데

마태우스 2019-08-28 00:03   좋아요 0 | URL
블로그가 아니라 경향신문에 썼답니다. 조국이 두려워지는 이유, 라는 제목입니다.

ㅋㅋㅋㅋ 2019-08-28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진짜 양심 있냐? -원생

마태우스 2019-08-28 21:21   좋아요 0 | URL
응 있어. 너도 이딴 곳에 댓글 그만달고 제발 연구해서 논문써라

의대본4 2019-08-28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선배들이랑 술먹다가 가끔 듣던 한마디가 기억이 납니다. 의사가 다른 길을 걸으면 의사가 아니게 된다고요. 공천 받는 순간 국회의원이지 의사가 아니고, 티비에 나오면 예능인이지 의사가 아니라고 하던. 안타깝지만 이젠 교수님이 더 이상 의사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마태우스 2019-08-28 21:22   좋아요 0 | URL
네 님이 저를 뭐라고 평가하든 신경 안씁니다. 의대본4라고 하면 평가에 좀 더 객관성이 부여된다고 생각하나봐요^^ 여기서 이러지 말고 본분에 충실하세요. 의사고시는 붙어야죠

석사졸 2019-08-28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당신과 당신 대학원생들은 저런 1저자를 용인하는 대학원을 운영하시나보네요? :0 놀라고 갑니다.

마태우스 2019-08-28 21:23   좋아요 0 | URL
많이 놀라세요. 전 잘하고 있어요^^ 석사졸업했으면 끝이 아닌 거 알죠 갈길이 머니 여기서 이러지 말고 연구하세요^^

쑨원 2019-08-28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적폐로 몰린 기분이 어떠신가요 교수님?

그간 안온한 중간지대에서 칼같은 펜을 휘둘러오셨습니다. 진영을 가리지 않고 까대며 ˝나는 고고한 사람이야.
나는 저 아둔한 대중들과는 다르지. 짜릿해˝ 하며 자기 위안 하셨는지요?
얼마나 평안하고 만족스러운 삶입니까.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고 조롱하고 비난하며 본인의 낮은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니요.

물론 아무나 그렇게 할 수는 없죠.
나름 열심히 살았다는 자부심과 나름 깨끗하게 살았다는 확신이 없으면 그런 행동도 할 수 없을테니까요.

그런데요 교수님, 언론이라는 미친 칼이 조국을 내려치니 국민 정서법을 위반했다.
사퇴하라!며 언론에 편승해 신나게 조롱하시더니 그 동일한 칼로 본인 손가락 마디 하나 상처내니
˝아이고! 억울해. 미치고 팔딱 뛰겠다˝ 하시는건 그래도 좀 우습고 볼썽사납지 않습니까?

뭐, 이 정도로 길길이 뛰십니까?
겨우, 이 정도로 뭐가 그렇게 억울하십니까?

아, 그 동안 중간에서 다른 사람을 비꼬고 억울하게만 했지 본인이 억울해본 적은 없으셔서 그런 모양이군요.

참으로 안온한 기득권의 삶이십니다.
억울함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좀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교수님, 당신은 교육 적폐 카르텔을 공고히하는데 일조했을지도 모르고,
제겐, 교육자로서 기득권 학생과 가지지 못한 학생을 차별한 것처럼 보입니다.

평범한 가족의 자녀가 감히 의대 교수에게 인턴이나 논문을 어찌 부탁합니까?
혹시나 본인 연구실에 있는 아이의 부모가 누구인지 미리 확인하고 받아주신건 아니신지요?

외국은 다 그렇다고요? 그렇지 못한 대한민국에 과학 발전은 없다고요?
본인의 수상한 행동이 지탄받으니 대한민국 과학을 비난하는 것은 무슨 처사입니까.

또 이 사달이 난 본질엔 정부가 만든 ‘나쁜 제도‘에 있다면서도
그 ‘나쁜 제도‘에 기꺼이 참여하길 자처했던 당신의 표리부동은 어떤 논리로 보호하실런지요.

조국이 위선이라면 서민도 위선이고,
조국이 겉과 속이 다르다고 비판 받아야 한다면
서민도 그러합니다.

교수님께서 무려 ‘의학‘ 논문 ‘1저자‘에 고등학생을 올렸다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국민들은 그런 행동이 가능했던 카르텔에 절망하고 있으며, 교수님께서도 실제 교육부에 조사를 받고 계시지 않습니까.

얼마나 많은 걸 누리고 살아왔으면, 그간의 행동이 그토록 이율배반적이었는지도 느끼지 못했을까요.
그러면서도 당신의 입과 펜은 학처럼 고고했군요.

마지막으로, 이제 그만 ‘폴리페서‘같은 행동 그만두시고 교단으로 돌아가시길 희망합니다.

아니면 교수직을 내려놓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시던가요.

벌써 이 게시글에도 당신의 행동을 비판하고 나서는 시민들 그리고 제자들이 있지 않습니까?

얼마나 학생들이 답답하면 익명으로나마 이런 글을 올리겠습니까? 부디 헤아려주시길 바랍니다.

교수님, 부디 억울해하지마시길, 당신 역시 누가 만든지도 모르는 그 ‘정서법‘에 걸린 것 뿐이니까요.

마태우스 2019-08-28 21:26   좋아요 0 | URL
쑨원님, 누가 미치고 펄쩍뛴 건지 모르겠지만 저는 해당사항 없네요. 혹시 님이 그런 거 아닌가요? 교육부 조사 사실 다 끝났고요, 소명자료가 충분해서 별일없이 교수하게 됐네요? 이를 어째요. 글구 교수직 내려놓으라 마라, 님이 간섭할 건 아닌 거 같아요. 하나도 억울하지 않고, 잘 누리고 살고 있고, 제자들도 저 아주 좋아해요^^ 그러니 님의 삶이나 예쁘게 사세요! 아참, 저한테 백도 없이 연구 같이 해달라고 한 고등학생 아주 많아요. 그러니 백이 있어야만 그런 일을 할 수 있다, 이딴 편견도 버려주시고요. 님도 고교생들을 위해 뭘 할것인지 한번 생각해 보길 빕니다.

김중현 2019-09-01 0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연구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샘플을 모으는 것인데 이 일은 2002-2004년에 이미 끝났습니다. 연구자는 이 샘플에서 DNA를 뽑아 PCR이란 기계로 증폭하기만 하면 됩니다.˝ 맞습니다. 이런 구상과 설계를 해내는게 제1저자입니다. 그러니깐 한영외고 유학반 2학년이 자신이 초등학생때 신생아를 대상으로 채혈한 샘플에서 DNA를 뽑아 PCR이란 기계로 증폭해서 분석하면 허혈성 내변증 환자와 정상인 간의 유전적 차이를 주제로 논문하나 뚝딱 만들 수 있다는 발상을 인턴 2주 다니면서 생각해냈다는 거네요? 더욱이 인턴 2주참여했다고 하는 기간은 이미 해당 논문의 연구설계가 끝난 이후였습니다. 그리고 10년후에는 의전원에 낙제와 유급을 반복했다는 얘기? ㅋㅋㅋㅋ 님이 얘기라면 진실을 밝히기가 더 쉽네요. 샘플에서 DNA를 뽑아 PCR 기법으로 분석을 했던 기간과 조민이 인턴을 했던 2주의 기간이 서로 겹치는지 비교만 해봐도 확실해지겠네요.

마태우스 2019-09-04 09:49   좋아요 0 | URL
1저자에 대한 님의 생각, 존중합니다. 그렇게 믿고 저 욕하고 장영표교수 욕하고 조민 욕하십시오.

jazz0924 2020-06-17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학교수분들과 석박사 하신 현직분들이 논문1저자말도 안된다는 주장이 있어서 링크 걸어도 되는지 여쭙니다.

마태우스 2020-06-21 16:10   좋아요 0 | URL
그럼요. 괜찮습니다.
 

어젠 정말 바쁜 날이었다.

9시반부터 국가사업+학교사업 으로 진행되는 인터넷 동영상촬영 3회분을 찍었다.

KBS 앞에 간 건 두시, 거기서 해장국을 한 그릇 먹고

라디오 출연을 했다.

그로부터 1시간 40분 뒤 다시 라디오 출연이 있었는데,

5시 20분에 나간  라디오-김용민의 라이브-는 조국 논문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나간 것이다.

조국의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다 딸의 논문에 이르러서는 거의 폭발 지경에 이르렀고,

그건 특권층들이 쉽게 대학에 가는 현실에 서민들이 분노한 것이다.


문제의 논문을 쓴 책임저자 장영표 선생이 울학교 교수라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난 이 논문사태가 핀트를 잘못 맞추고 있다고 본다.

 

이 사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입시.

 

1) 수시가 확대되고 학종으로 대학에 갈 수 있는 시대가 됐다

2) 각종 스펙이 입시에 반영됐고 논문도 그 중 하나다.

특목고에선 아예 학생들한테 방학 때 교수랑 연구해서 논문 쓰라는 걸 숙제 비슷하게 내줬다.

3) 학부모들이 아는 교수를 찾기 시작---> 연구 좀 하는 과학 쪽 교수들이 다 연락을 받음.

4) 일을 했으니 논문에 이름을 실어줌---> 그걸로 대학에 감.

5) 조국 교수 딸이 그 중 하나라는 게 알려지자, 난리가 남. 무려 10년 전 일인데!


여기서 나쁜놈은 누구일까.

제도를 잘 이용한 조국 딸과 부인? 논문을 같이 써준 교수? 아니면 특권층에 유리하게 입시판을 짠 정부?

아무리봐도 난 세번째 같다.

지름길을 만들어놓고 거액의 통행료를 매겨 특권층만 다닐 수 있게 했으니까.

하지만 첫번쨰와 두번째를 욕할 분도 있을테니, 이제 논문에 대해 말해보자.


1) 조국 딸은 2주간 장영표 선생님 밑에서 일을 했다.

2) 그 논문은 병리학회지에 실렸다.

3) 조국 딸은 제1 저자가 됐다.


여기에 대해 욕하는 사람들은

-1저자가 말이 되느냐

-학생이 그 논문을 이해하고 썼겠느냐.

-2주 동안 논문을 쓸 수 있느냐?


논문을 안써본 이들이 이런 말을 하는 건 이해하겠지만,

서울의대 교수들 등 논문을 제법 써본 사람들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조국에 대한 사적인 감정이 아니라면, 이해하기 힘들다.


-사이언스, 네이처 등 외국학술지에 실리는 논문이면 모르겠지만,

병리학회지에 실린 그 논문은 엄청난 실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었다.

병리학회지는 국내학술지며, 당시엔 잠깐 SCIE-좋은 논문의 척도-였지만 곧 탈락했다.

-논문을 쓰는 기간이 길다고 훌륭한 논문이 되는 건 아니지만,

해당 논문은 이미 수집해놓은 데이터를 이용했고, 2-3일 정도 실험을 하면 가능한 수준이다.

2주면, 이 일을 하기엔 차고 넘친다.

-학생이 어떻게 논문을 썼겠느냐고 비난하지만,

논문을 꼭 1저자가 쓰는 건 아니다.

학위가 필요한 경우라면 대학원생에게 초고를 맡기고 1저자를 주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주저자가 쓰는 경우가 많다.

그게 시간과 노력을 가장 덜 들이면서 좋은 논문을 쓰는 방법이니까.

조국 딸은 논문을 쓸 능력도 없었겠지만, 써야 될 이유도 없었다.


-논문저자에 학생이 들어가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하지만,

저자는 일을 하면 들어가는 것이지 거기에 어떤 특별한 자격이 필요없다.

그리고 논문 공저자들이 무슨 엄청난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잠깐 현미경을 봐줬거나, 장비를 쓰게 해줬다 같은 이유만으로도 공저자가 되는 게 현실이고,

그들은 다른 실험이 어떻게 되는지, 논문은 누가 쓰는지, 어디에 게재되는지 모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주저자는 논문이 학술지에 게재되면 '요기 실렸습니다 도움줘서 감사했습니다'라고

공저자에게 메일을 돌려야 한다.


-조국 딸은 2주간 연구에 참여했다. 다른 공저자들 중 그만큼 시간을 투자한 이가

주저자 말고 또 있을까? 난 그렇지 않다고 본다.

저자 중 유일한 대학원생은 풀타임으로 일하는 분이니 실험실에 계속 있었을 테지만,

나머지 분들은 논문 기여도로 봤을 때 조국 딸보다 높다고 장담할 수 없다.

-문제는 1저자 여부인데, 이건 전적으로 주저자의 책임이다.

공동연구가 깨지는 것은 대부분 여기서 오는 갈등에서 비롯된다.

일전에 네이처 논문을 둘러싸고 저자끼리 싸움이 나고, 결국 다 학교를 옮긴 전례가 있듯이 말이다.

그런데 이 논문에서 그 학생에게 1저자를 줬다고 해서 무슨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를

난 듣지 못했다.

이건 해당 논문이  평범한 국내학술지에 실렸기 때문이기도 한데,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장교수는 조국 딸에게 1저자를 줄 수 있었을 것이다.


-조국 딸은 고교 3년의 시간 중 2주를 연구에 투자했고, 그로 인해 1저자 타이틀을 얻었다.

제도적으로 허용되는 것이었기에 그녀는 대학입시 때 이 논문을 이용했을 것이다 (이건 추측).

이것이 비난받아야 할 일일까?

봉사활동과 각종 스펙, 심지어 동아리활동까지,

고교 과정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입시를 위해 이용되는 현실에서,

2주를 바쳐 연구를 한 걸 입시에 이용하는 건 너무도 당연하며,

이게 무슨 적폐인 것처럼 얘기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시험문제를 유출하는 등의 부정한 방법으로 이득을 얻으려는 게 아니라

자기가 시간을 투자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일은 나쁜 게 아니다.

조국 딸처럼 많은 이들이 논문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리고, 그걸 이용해 대학에 갔다.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이름을 올렸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걸 비난할 이유는 없다.

점수 몇 점을 더 올리려고 입시 코디를 쓰는 나라에서,

있는 제도를 활용하지 않는 게 말이나 되나?

그래서 난 지금처럼 수시가 주를 이루는 대학입시를 반대하고,

100% 정시가 훨씬 더 공정한 사회라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조국 딸은 부산대학교 의전원에 갔다.

의과대학만 있던 시절, 많은 의대교수가 자기 아이를 의대에 넣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하는 일이 잦았다.

그러다 의전원이 생겼다.

전수조사한 건 아니지만, 그 뒤부터 의전원 학생 중 의사나 기타 권력자를 부모로 둔 이들의 비율이 늘었다.

부산대 의전원은 아예 MEET 점수조차 안봤다는 설이 있는데,

이 학교는 그런 소문이 파다한 만큼, 한번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

 

 

 

 


* 말이 너무 길어지는 느낌이지만 이것도 얘기해야겠다.

공정한 입시를 위한답시고 현 정부 들어 2010년 정도부터 미성년자가 등재된 논문을 뒤지고 있다.

당시 불법이 아니었던 걸 뒤져서 뭐하겠는지 모르겠지만,

한때 난 고교생의 실험참여를 돕는 걸 교수의 의무라고 생각했었고,

덕분에 지금 두편의 논문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그 중 한 편은 1저자를 줬다고 뭐라 하는데, 그 학생과 나 둘이서 모든 연구를 다 한 걸 가지고

나를 무슨 적폐처럼 몰아붙이는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

(물론 내가 90%를 했다. 그리고 그 학생은 3수를 해서 모 의대에 다닌다)

1년반 가량 조사를 받으면서 결심한 것은 앞으로는 다시 이런 짓 하지 말자, 였다.

다른 교수들도 다 같은 생각일 터,

앞으로 우리나라는 외국처럼 고교생이 자유롭게 연구에 참여하는 일은 일체 없어질 것이다.

중고교 때 논문연구에 참여하는 게 학생들이 진로를 선택할 때 큰 동기부여가 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가 과학강국이 되는 날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어느 분이 제 글을 퍼가서 거기에 댓글이 달렸는데, 제가 1저자를 준 학생이 의대 간 게 논문 덕이 아니냐고 하네요. 그 학생은 그 해 대학에 떨어졌고, 결국 3수끝에 정시로 의대에 갔다고 썼습니다. 전 재수생은 수시가 안되는 줄 알고 3수를 강조한 건데, 그게 아니네요^^ 글구 제가 받고 있는 조사는 교육부 조사고요, 이건 미성년자를 저자에 올린 모든 이에 대한 전수조사입니다. 그 과정에서 아무 것도 안했는데 저자로 넣어준 경우는 처벌을 받았는데 제가 아직 무사한 이유는 증빙자료가 다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논문에서 제일 중요한 저자가 1저자라고 착각하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주저자, 혹은 책임저자가 제일 중요합니다. 그러니 제가 주저자를 하고 그 학생에게 1저자를 준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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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08-22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단히 실증적인 분석에 감탄
했습니다.

제도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엮어가는 언론의 탁월한 능력
도 못지 않네요.

그나저나 황머시기 씨의 딸도
비슷한 케이스인데 왜 그거에
대해서는 입 싹 닦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마태우스 2019-08-22 11:45   좋아요 2 | URL
황머시기는 혹시 황교안인가요 지금 찾아봤더니 봉사상으로 대학 간거 같은데 맞나요? 이거 역시 수시의 폐해죠. 돈과 권력이 있으면 학종에 들어갈 경력을 더 화려하게 포장하는 게 가능하죠.

근데 사실 제가 님이 단 댓글의 취지를 모르겠습니다. ‘입 싹 닦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의 주체가 저인가요 아니면 언론인가요. 전자라면, 논란이 이렇게까지 안됐으니, 그래서 제가 몰랐으니 가만 있었던 거구요, 후자라면 언론이 편향된 결과겠지요.

레삭매냐 2019-08-22 13:14   좋아요 2 | URL
아, 제가 주체를 빼먹었네요.

언급해 주신 대로 편향된
언론과 내로남불의 전형을
보여 주는 어느 정당이
맞습니다.

stella.K 2019-08-22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이렇게 설명해 주시니까 이제 좀 이해가 갑니다.
입시에 관해선 통 아는 바가 없어 뭐가 문제인건지
조국이 정말 나쁜 사람인 건지 계속 남의 다리 긁고 있는 기분이었는데
이런 입시 시스템을 갖추게 된 것도 정치에 이용해 먹으려는 속셈이었는지
의문이 가기도 합니다.ㅋ
암튼 정시 모집에 백만 표 던지겠습니다. 우리나라엔 수시 정말 말이 안되는
구조죠.

마태우스 2019-08-22 19:24   좋아요 0 | URL
제가보기엔 내로남불이 맞구요, 법을 위반한 게 아닐지라도 이런 신뢰도를 가지고 법무장관을 하기엔 어렵다고 봅니다. 친분이 있다면 물러나길 권할 겁니다. 글구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대입이 거의 전쟁입니다. 이런 나라에서 수시가 70%인가 그렇다는 건 말이 안됩니다

재는재로 2019-08-22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해석감사 전형적인 내로남불깉은데 사실이 어떻게 판명나든 믿음이라는게 신뢰가 없는 사람을 과연 인정할수있을지

마태우스 2019-08-22 19:25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논문에 윤리적 문제가 없다고 나오든, 고대에서 입시에 이용 안됐다고 발표하든, 국민들은 이해해주지 않습니다. 물러나는 게 맞습니다

그냥 2019-08-22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냥 지나가다가 한마디 하고싶네요.
이래서야 그 엄마가(아빠는 당연히 바빠서 관여 할 여지가 없으므로)
그도 전문직 직장인으로 참으로 바빴을텐데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에너지를
이정도로 많이 써야 할까? 하는 의문이 드네요.
그래서 제가 지금 반성을 하고있습니다. 나는 애들을 공짜로 키웠구나~

논문에 대해서는 여러분들이 객관적으로 결론을 내릴테니 저로서는 모르겠고요.
그 이후의 여러 행적들로 봐서 이 삶이 과연 좋은 인생이겠는가? 라는 생각이 든다는 겁니다.
낙제를 한걸로 봐서는 딱히 그 계통으로 소질있어 보이지도 않는데
오늘 내가 다니는 내과 선생님께 의사가 참 대단한거군요. 의사 되기가 정말로 힘든거였어요 하며 존경을 표했습니다. 같은 뜻으로 마태우스님도 참말로 대단하십니다.
그 어려운 의사도 되시고 교수님도 하시고 책도 많이 쓰시고 강연에 방송에 다른 사람들은
하나하기도 어려우걸 이렇게 많이 하시는걸 보면 정말 뛰어난 유전자를 가지신 모양입니다.
평소에도 마태님의 글은 재미있기도 해서 꼭 읽어보고 했는데 오늘 글은 너무 성급한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왜때문에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진영 논리에 빠지면 어쨌든 팔이 안으로 굽은것 같은 생각을 지울 수가 없군요.

마태우스 2019-08-22 19:29   좋아요 1 | URL
그냥님, 제가 전날 쓴 칼럼을 안보셨군요. 그걸 보셨다면 저한테 진영논리에 빠졌다는 말씀은 안하셨을 텐데 말입니다. 지금 나온 의혹만으로 물러나는 게 맞습니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짓을 여럿 저질렀고, 법적으론 문제없다는 말을 하는 게 이전 정권 분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리고 그냥님이 신경을 못써주셨다고 자조적으로 말씀하시지만, 그래도 아실 겁니다. 울나라는 아이 교육에 모든 걸 올인하는 나라입니다. 올인이란 가진 걸 다 쏟아붓는 것이고, 이 경우 많이 가진 자가 유리합니다. 조국 딸도 부모 덕을 본 것입니다. 논문으로 입학하는 건 그래서 반대입니다만, 그렇다고 그가 시간을 투자해 논문을 쓴 것마저 부정할 수 없다는 게 제 말입니다.

저는 늘 수시와 의전원, 모두 없애야한다고 주장합니다. 공정성이 결여된 제도거든요.

120퍼센트 2019-08-22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쾌한 분석에 완전 공감합니다

마태우스 2019-08-22 19:30   좋아요 0 | URL
제가 쓴 정도는 논문을 쓰는 교수면 다 아는 것입니다. 우모 교수가 비슷한 논지로 인터뷰를 했는데 의대교수가 아니라는 이유로 까이는 걸 보고 의대라고 특별할 게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숲노래 2019-08-22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모로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짬을 내어 글을 적어 주시니 좋군요.
생각할 대목이 곳곳에 있네요.
고맙습니다.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말은 그다지 듣고 싶지 않아서...
벼슬아치라는 자리에 서려고 하는 분들이라면
˝법에 안 어긋나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아름다운 삶이 되는 일˝을 하면 좋겠습니다.

모두 말끔하게 털어내든지
아니면 조용히 숲을 마주하고 살아가시든지 하는 길을
그분들이 슬기롭게 가면 좋겠습니다.

마태우스 2019-08-22 23:51   좋아요 0 | URL
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다른 사이트에 썼다면 욕을 무지하게 먹었겠지만, 이곳 분들은 그래도 글 자체를 읽어주셔서 좋네요. 글을 읽고 이해를 해야 소통이 되는데, 다른 곳은 그게 어렵더라고요. 역시 믿을 곳은 알라딘뿐입니다.

단발머리 2019-08-23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큰일이 난것처럼 호들갑 떠는 언론도 우습고,
사정을 다 알면서도 아닌척 하는 교수 사회도 너무 우스워요.
마태우스님처럼 사정을 아는 몇 명만 이렇게 말씀해 주시면 되는건데,
온 국민이 초미의 관심사인 대학 입시 관련 문제라, 불길이 어디로 향할지 너무 걱정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역시 믿을 사람은 마태우스님 뿐이라는^^

마태우스 2019-08-23 21:3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저도 사실 조국 비판하는 입장이긴 한데요, 제 전문분야가 나오니까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요. 깔 때 까더라도 억울하진 않게 까야하니깐요. 근데 이미 조국은 어려울 듯합니다. 국민정서법을 크게 위반한 터라서요.

카스피 2019-08-23 08: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마태우스님의 글을 보니 조국 따님의 논문문제가 많은 부분에서 해명이 되는것 같네요.마태우스님의 글에 따르면 문제의 논문은 이재정 교육감이 말한것 같은 에세이류에 해당한다는 말씀인것 같네요.그런측면에서라면 조국 교수가 억울해 하는 표정(?)이 이해가 가긴 하네요.다만 평범한 일반 흙수저가 금수저 조국 따님같은 스펙쌓기로 4연타석 홈런을 치는 것을 불가능하기에 평범한 일반 서민들인 엄마 아빠와 그 자녀들이 불같이 분노하는 것도 당연하단 생각이 듭니다.마태우스님 말마따나 불법이 아니더라도 편법과 꼼수가 횡행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 후보 사퇴를 하는것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ㅡ.ㅡ

마태우스 2019-08-23 21:34   좋아요 2 | URL
앗 이재정 교육감 말은 잘못된 겁니다. 정식 논문이 맞습니다. 다만 사이언스 네이처 같은 저 높이 있는 학술지와 달리 평범한 국내학술지라는 거죠. 그 정도면 고교생이 저자로 들어가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고, 실제 수백여명이 그렇게 이름을 올렸어요. 근데 이건 어디까지나 교수랑 연줄이 있는 경우 가능하고, 오픈된 것도 아니어서 이걸 모르는 수많은 학부모들은 뒤늦게 뒤통수 맞은 기분이겠지요. 법무장관을 맡으려면 이런 특혜는 좀 조심해야 하는데, 안그런 장관후보가 있을지가 걱정이네요.

단발머리 2019-08-23 1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국 교수 딸의 스펙쌓기는 편법과 꼼수가 아니라 당시 외고를 비롯한 특목고에서 권유되던 입시 전형 방식 중 하나일 뿐입니다.
불법도 편법도 꼼수도 아닙니다.

마태우스 2019-08-23 21:35   좋아요 0 | URL
네 편법 꼼수 불법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습니다. 다만 그 길을 몰랐던 수많은 이들이 억울해하는 건, 대학입시가 그만큼 울나라에서 사활을 건 싸움이기 때문이겠지요.

마태우스 2019-08-23 2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루에도 몇 개씩 조국 딸 논문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네요. 연구책임자가 조국딸 본 적 없다는 기사나 이게 이미 된 연구인데 딸이 숟가락만 얹었다, 이런 기사를 보면 그저 놀랄 뿐입니다. 이런 행위가 저렇게 커져서 정치적 공격으로 쓰일 수 있구나, 하는 부분에서요. 그 부분에 대한 것도다음 글에서 쓰겠습니다.

2019-08-27 07: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9-08-28 00:22   좋아요 0 | URL
그런 깊은 이해와 고찰은 주저자가 갖고 있으면 됩니다. 1저자가 1등 저자라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너어어어어무 많은데요, 주저자가 논문의 실질적인 지배자입니다. 나머지 저자 중 한 명이 1저자여야 하는데, 조국딸이 가장 기여를 많이 했다면 1저자가 되는 게 맞습니다. 고교생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1저자가 못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주저자라면, 그것도 맞습니다. 장영표 교수는 전자였던 모양입니다. 고교생이 2주간을 바쳐 연구를 해서 얻은 저자입니다. 고교생의 2주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폄하하지 맙시다. 일주를 바친 봉사활동도 당당히 평가에 반영되는데, 2주를 바친 연구의 결과물이 입시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게 더 이상합니다. 주사와 의사면허는 정말 어이없는 비유입니다. 이 비유 하고 스스로 대견해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여기엔 대꾸할 가치가 없네요. 참고로 주사는 원래 간호사가 놓습니다.

2019-08-27 0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9-08-28 00:27   좋아요 0 | URL
IRB 위원으로 활동한 적 있어요. 환자샘플을 조국딸이 뽑은 게 아니라니까요. 그보다 4-6년 전에 뽑은 샘플을 가지고 연구한 거고, 뽑을 당시 동의 받았습니다. 연구 시작하기 전에 IRB 심사받고요, 심사받을 때 주저자가 소명합니다. 그리고 연구한 뒤 논문을 씁니다. 저자의 순서도 그때 결정됩니다. 이번에 샘플을 채취했다면 저 인간 말이 맞을 수 있지만, 그게 아닙니다. 모르면 가만 있으라고 해주십시오. 그리고 고소한다고 해서 고소하는 측이 옳은 건 아니지요. 근데 소아과학회가 왜 고소하죠? 당사자도 아닌데? 병리학회는 도대체 누구를 고소한 건가요? 장영표 교수? 이유는 명예훼손? 이유가 궁금하네요

학생1 2019-08-28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 잘 봤습니다.
저는 박사과정에 있는 그저 평범한 학생인데 글을 보다 의문이 생겨서 댓글 남깁니다.
논문 자체가 IF 매우 낮은 저널의 어떻게보면 질 낮은 논문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런걸 떠나서 어째든 정식 논문이니 드리는 말씀인데
정말로 1저자에 대해서 그러한 생각을 하시는지요?
제가 연구 윤리 교육을 받을 때도 그렇고 first author로 검색해봐도 나오는 사실이지만
1저자는 연구를 주도적으로 수행했으며 논문을 주도적으로 집필한 사람
논문의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국의 딸이 실험에 참가했다면 2저자나 3저자에 이름을 올릴수는 있었겠지요
하지만 1저자는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수라는 생각이드는데,
교수님이 쓰신 내용은 현재의 연구윤리의식에 심각하게 반하는 생각아닌지요?
또한 해당 논문은 사람 혈액을 이용한 실험으로 생명 윤리문제가 있습니다.
윤리위원회에 심사를 받아 통과해야하고 실험에 참가하는 전원이 명단에 있어야합니다.
실제로 논문 본문에도 관련 사항이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단국대 측에서 밝히기로는 조국의 딸은 명단에 없었다고 하는데
이 경우 실험을 실시하는 것은 규정 위반입니다.
마지막으로 제1저자가 곧 주저자인데 본문에서 말씀하신 1저자보다 주저자가 중요하다는 무슨뜻인지요? 제가 모르는 어떤 사실이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정말 놀랍네요
아주 약간의 실험으로 1저자를 줄 수 있다고 하시는 교수님의 말씀이
당시에는 그런일이 흔했나보죠?
입시문제를 탓할게 아니라 연구 윤리에 반하는 이러한 행동은 이번기회에 철저히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태우스 2019-08-28 00:37   좋아요 0 | URL
저 박사과정 정말 맞습니까? 혹시 아직 논문을 단 한편도 써보지 않으신 거 맞지요? 1저자와 주저자를 구분 못하는 거 봐서는 틀림없이 그런 것 같군요. 주저자는 맨 마지막에 나오는 저자로, 그 논문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집니다. 이걸 모르시니 조국 딸의 1저자에 열받으시겠지요. ˝1저자를 줄 수 있다˝에서 주체가 누구인가요? 1저자가 주저자라면 누가 1저자를 주는 거죠? 연구윤리교육을 다시 받고 오십시오.

IRB에 관해서는 위에 쓴 댓글로 대신합니다. 환자샘플을 조국딸이 뽑은 게 아니라니까요. 그보다 4-6년 전에 뽑은 샘플을 가지고 연구한 거고, 뽑을 당시 동의 받았습니다. 연구 시작하기 전에 IRB 심사받고요, 심사받을 때 주저자가 소명합니다. 그때 누가 연구자인지는 그닥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연구한 뒤 논문을 씁니다. 저자의 순서도 그때 결정됩니다.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새로운 저자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학생1 2019-08-28 00:4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정말 실망스럽습니다.
논문 써봤습니다.
맨 마지막에 나오는 저자는 corresponding author지요
보통 연구비를 대고 내용에 책임지는 그 연구실의 교수가 가져가구요.
잘 아시리라 생각하는데요?
first author가 주저자니 논문 저자 표기할 때 first author et al 이런식으로 표기하는것이지요.

IRB에 관한 내용은 조국딸이 채혈을 했다 이런내용이 아닙니다.
생체샘플을 이용하는데 명단에 실험자의 이름이 없는걸 지적한겁니다
제대로 안보신건가요? 아니면 일부러 못본척 하시는건가요?
어차피 이 내용은 이미 대한병리학회측에서 언급하고 해명 없을시 논문 철회하겠다 했으니 제가 더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마태우스 2019-08-28 22:32   좋아요 0 | URL
학생1님, 주저자에 대해선 아래 댓글로 적었습니다. 사실 제가 댓글싸움 하는 걸 싫어합니다. 어차피 자기 하고픈 말만 무한반복이라.... 시간이 좀 아깝기도 하고요. 이거에 대해서 논리에서 밀리니까 빤스런한다, 이렇게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그럼 이만...

질의 2019-08-28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존경하는 서민 교수님, 문빠들의 쉴드만 보다가 교수님의 글을 보니 또 다른 시각으로 사안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런데,
그 미성년자 논문등재 전수조사에 조국 딸이 누락되었고,
그걸 감찰한 민정수석실이 바로 조국 민정수석실이라는 사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마태우스 2019-08-28 21:29   좋아요 0 | URL
미성년자 전수조사가 2008년것도 뒤졌는진 모르겠네요. 전 왜 2010년으로 알고 있을까요. 글고 민정수석실이 아니라 교육부가 주 기관이었어요. 민정수석실이 그 인원 가지고 그걸 어케 다 뒤집니까? 만일 님 말이 맞다면, 그건 조국이 나쁜거죠. 너무 당연한 질문이라....

정윤욱 2019-08-28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신저자 의문의 주저자행

정윤욱 2019-08-28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이 안되는걸 말이 되게 하려니 1저자가 주저자라는 간단한 상식조차도 흔들리지요? 논문을 써보셨으면 모르실 수가 없으실텐데..

마태우스 2019-08-28 22:33   좋아요 0 | URL
뭐 제 상식과 님 상식이 충돌했나보죠? 정윤욱님도 논문 많이 쓰셔서 과학강국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마태우스 2019-08-28 2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터넷 찾아보니 1저자를 주저자라고 하는 경우도 있군요. 모 교수한테 물어보니까 1저자 교신저자 다 주저자라고 하기도 하네요. 저는 28년을 주저자 =교신저자로만 알고 있었네요. 그런 경우가 있다는 걸 알게해주신 여러분들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조국 얘기는 이제 여기선 그만할게요~~ 님들이 많이 까주세요. 참고로 사모펀드 그것도 좀 까주시면 좋은데, 전 그쪽에 지식이 없어서 말입니다. 어디서 글 읽으니까 그것도 뭔가 있다더라고요.

정윤욱 2019-08-28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1저자가 주저자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새로운 지식 배워 갑니다. 남 까는 얘기 해봐야 무엇 하겠습니까? 변하는 것도 없을진데.. 미천한 제 소일거리나 마저 하러가렵니다. 우연히 읽은 글에 옹졸한 댓글로 실례 많았습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마태우스 2019-09-04 09:50   좋아요 0 | URL
실례라니요. 님 덕분에 알게 됐으니 제가 감사해야 맞지요. 욱해서 죄송합니다

2019-08-29 0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9-09-04 09:55   좋아요 0 | URL
이런 주옥같은 글을 저 혼자 보기 아깝네요. 답이 늦어 죄송했습니다. 수시에도 분명 장점이 있을 테지만, 사람들이 바라는 건 오직 공정성인 것 같습니다. 수시는 이 공정성 면에서 정시의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12년 교육을 1회성 시험을 평가한다는 게 가혹하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이를 대신할만한 공정한 시험이 없다면 100% 정시를 원하는 민심을 외면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주옥같은 의견 감사드리고요,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님이 말씀하시는 연구기금, 아마 잘 안될 겁니다. 연구기금 제도가 있다해도 기꺼이 학생을 맡아줄 교수는 이제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거예요. 고교생을 맡아서 연구에 참여시키는 건 정말 귀찮은 일이거든요. 안그래도 귀찮은데 검찰조사까지 받는 걸 보면 무슨 생각을 하겠습니까. 게다가 울나라에 교수 말고 연구할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고요.... 그런 점에서 안타깝네요. 이 나라 과학이 죽어간다는 게요.

전지운 2019-09-04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그렇군요. 역시 교수님!!! ^^
 

* 경향신문에 실리는 칼럼 마감일이 내일 오전이다. 즉 나는 오늘밤 안으로 칼럼을 써야 한다. 아직 한 줄도 안썼다. 주제조차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글을 시작하려니 막막해, 계속 잡글을 쓰고 있다. 아무래도 오늘 밤을 새야 할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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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밥상’이란 출판사에서 새 책을 낸다며 추천사를 부탁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끼린 서로 도와야 한다고 생각해 추천사를 거절하지 않는 편인데,
하물며 내가 책을 낸 출판사였으니 기꺼이 수락했다.
추천사를 쓸 때 어려운 대목은 피디에프 파일로 책을 봐야 한다는 점이다.
종이의 질감을 좋아해서 그런지, 아니면 내가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책을 보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책밥상에서 보내준 책은 책에 관한 이야기들을 모은, 소위 메타책이었다.
<침묵의 봄>을 번역하신, 그리고 <럭셔리> 잡지 본부장이신 김은령 선생님이 썼다.
장정일의 독서일기 이후 본 메타책이 한두권이 아니고,
그 책들에 대단히 감동한 적은 없기에 별 기대없이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잠시 후 내 입에서 ‘오옷’ 하는 감탄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책이 굉장히 재미있었던 것이다.
하나의 주제를 책 두 권 혹은 세 권을 가지고 얘기하며,
거기에 자신의 경험을 살포시 담는 것은 여느 메타책과 다를 바 없었지만,
저자가 고른 책들이, 그리고 저자가 말하는 경험들이
해당 주제에 맞춤복처럼 들어맞아 묵직한 감동과 여운을 선사했다.
스마트폰으로 책을 보면서 그렇게 재미를 느낀 것은 처음이었다.
그렇구나. 아주 재미있는 책은 꼭 종이책이 아니어도 괜찮은 것이구나.
오늘 발생한 자투리 시간은 죄다 그 책을 읽는 데 투여됐다.


내가 처음 썼던 추천사.
메타책, 즉 책에 대한 책은 웬만큼 내공이 뒷받침돼야만 쓸 수 있다. <제목>의 저자는 상상 이상이다. 막연히 책 이야기만 하기보단 자기 삶과 결부시켜 진한 울림을 준다. 메타책 중 단연 최고의 책이라 장담한다.”

이 추천사를 보내고 나니, 내가 느낀 감동을 전하기엔 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 대표에게 격찬의 문자를 보내다 추천사를 다시 썼다.
“책을 읽고 출판사에 제안했다. ‘이 책에 귀사의 운명을 걸어보면 어떨까요?’ 정의가 꼭 이긴다는 말이 맞다면,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다. 아니, 돼야 한다.”


저자는 밤마다 동화책을 읽어주신 어머니 덕에 책의 세계에 들어왔고,
지금도 여전히 그 세계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글을 잘 쓰는 것일까, 아니면 25년간 잡지사에서 일을 한 게 도움이 된 것일까.
만일 전자라면, 어머니를 원망하련다.
“어머니, 왜 제게 동화책을 읽어주지 않으셨나요? 아들이 글쓰기 너무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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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2019-08-21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정도 글을 쓰는 아드님을 두신 어머님은 성공^^ 아닐까요?

마태우스 2019-08-22 10:03   좋아요 1 | URL
앗 이런 찬사를....! 감사합니다 어린왕자님. 어머니한테 성공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2019-09-25 1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9-09-25 21:04   좋아요 0 | URL
어머나 안녕하세요. 알라딘 계정 있으시군요! 이런 멋진 글을 쓰시는 분과 이렇게 대화를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그런 날이 온다면, 저도 너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