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세웅 평전 : 정의의 길, 세 개의 십자가
김삼웅 지음 / 소동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함세웅 평전 정의의 길세 개의 십자가

 

김삼웅의 책부지런히 찾아 읽는다.

저자가 쓴 평전만 해도 열 손가락이 넘는다.

그런 글책 하나같이 읽어야 할 것인데그렇게 하면 이 시대가우리 시대가 처해있는 역사적 상황이 잘 보이는 은혜를 입게 된다.

 

이 책 또한 마찬가지다함세웅 평전.

덧붙인 제목은 정의의 길세 개의 십자가이다.

 

아는 바와 같이 십자가라는 게 요즘 누구나 걷기 원한다는 꽃길이 아니라가시밭길이다형극의 길이다그런 십자가를 세 개씩이나 지고 있는 분이 바로 이 평전의 주인공 함세웅 신부다.

 

그분이 지고 다니는 십자가세 개는 어떤 어떤 것들일까목차를 통하여 알아보자.

 

1장 사제가 된 소년(1942~1974)

2장 예수의 길정의의 길(1974~1978)

3장 찬란한 항쟁의 시대(1980~1988)

4장 민족사적 반성과 남북통일의 꿈(1988~2000)

5장 세 개의 십자가(2000년대 이후)

 

아뿔싸찾아보니 십자가가 세 개가 아니다더 된다.

그러니 여기 제목의 세 개의 십자가에서 세 개란 완전수 세 개를 말하는 것이다.

실제 세 개라는 숫자보다도 그 분이 지고 있는 십자가가가 훨씬 더 많은 것이다.

이런 것세어보면 그 말이 맞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당국에 연행된 것은감옥에 갇힌 것은?

대법원 판결로 형이 확정되어 감옥에 있었던 적은?

또 구속된 것은?

 

쓰여지는 단어들연행감옥확정 판결구속 등 이런 험한 단어들 때문에 혹시 범죄인(?) 이라는 생각이 떠오르거든 얼른 거두는 게 좋다형이 확정되었다니까 분명 죄인일텐데 그건 시대가 만들어놓은 단어에 불과한 것, 그런 단어들이 포함하고 있는 현실은 훨씬 더 혹독하고 엄중하다.

 

그 내용을 알아보면이렇다.

 

1975년 5월 명동 학생 총연맹 사건 배후로 지목되어 중앙정보부에 연행됨.

1976년 3월 : 3.1 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김대중문익환 등과 함께 구속됨.

이듬해 3월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 여러 교도소를 거치며 투옥생활을 하다 1977년 12월 25일 형집행정지로 석방.

 

이어지는 연행투옥 등은 생략한다그분의 인생에 그런 단어는 늘상 있는 것이어서이어지는 것들이니 뭐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렇게 함세웅 신부는 이 시대의 어둠을 물리치기 위해 십자가를 지고 묵묵히 걸어오셨다.

 

굳이 여기서 그 내용을 일일이 옮기지 않더라도 제목만 들으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우리 역사의 고비그런 고비마다 함세웅 신부는 같이 하셨다.

 

정의구현 사제단 출범.

그리고 이어지는 감옥 생활,,,,,,,,,

 

그래서 이런 제목은 극적이기까지 하다.

감옥에서 전해들은 독재자의 최후 (133)

여기에서 등장하는 인물은 누구 누구일까?

굳이 일일이 거론할 필요 없겠다.

 

이렇게 제목을 전해보는 것은 그런 시대가 있었다는 것그런 상황에 있었던 함세웅 신부를 기억하자는 것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시대의 징표를 깨닫는 것은 신앙인의 책무다. (13)

 

너무 무서웠어요사람들 비명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었고요. (156)

 

그때 정말 힘들었어요제 생애에서 가장 힘들더라고요절망의 터널 속에 갇혀 있으면서 모욕을 고스란히 참아내야 한다는 것.(156)

 

저희들이 일을 할 때 인간적으로 두렵기도 하여 피하고 싶지만 꼭 해야 한다는 것을 성서적 틀 안에서 해석하니까 섭리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지요. (196)

 

다시이 책은?

 

저자는 이 책의 필요성과 절박성을 다음과 같이 피력하고 있다.

 

세상은 또다시 어지럽다. (20)

 

이 말 한마디에 더 무슨 말을 보탠단 말인가?

그만큼 저자는 이 책을 쓰기가 펴내기가 절실했다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저자의 심정을 충분히 헤아릴 것이다아니 헤아려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 - 어떤 공주 이야기
연여름 외 지음 / 고블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원히 행복하게그러나 

 

세상에 널려 있는 게 공주다현실 말고 동화 속 이야기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공주만 해도 여럿 된다백설공주엄지공주인어공주잠자는 숲속의 공주, <겨울 왕국>에 나오는 안나 공주........하여튼 많다공주가.

 

그런데 그런 공주들을 한번 비틀어보면 어떨까?

그들을 현실로 모셔 오면 어떨까하는 생각 해본 적이 있는데여기 그런 생각을 해본 소설가들이 있다.

 

책 제목이 벌써 그것을 암시한다.

영원히 행복하게그러나

영원히 행복하게 살면 좋지거기에 왜 그러나가 붙는가?

힐난할 게 아니다그래야 진짜 이야기가 시작이 되는 것이다이제 그런 동화 같은 이야기는 동화책 속에서나 있는 것이지현실에서야 어디 그런가?

 

여기 여섯편의 단편 작품이 있다.

 

스왈로우 탐정 사무소 사건 보고서

측백나무성의 라푼젤

변신

미혼모 백설의 기고

산맥공주

고들빼기 공주와 전설의 김칫독

 

각각의 작품에서 비틀어놓는 동화 속 인물은작품 순으로 이렇다.

엄지공주라푼젤신데렐라백설공주엄지공주알라딘과 요술램프.

 

이중 읽고뭔가 느낌이 번쩍 하고 온 작품은 세 번째 작품인 <변신>이었다.

 

<변신>이 비틀어 놓은 동화는 <신데렐라>.

 

모든 사람(여기에는 여자만이 아니라 남자도 포함된다)이 은근히 품고 있는 신데렐라 되기.

이름하여 신데렐라 증후군. 

현실에서 그게 과연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가?

 

주인공은 신디재투성이 족이다재투성이라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신데렐라.

그러니 재투성이족이란 신데렐라 기질이 있다는 모든 사람을 의미하는 게다.

그런 성향을 가진 신디는 재투성이 행성을 떠나 도피를 한지 84 생애주기째이다.

그러면서도 신데렐라 이야기에 푹 빠져있다같이 지내고 있는 흰눈이의 입으로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디.

 

신디나가자야 너 또 <신데렐라보고 있었냐그만 좀 봐너 왕자가 나타나면 결혼이라도 하려고 해?” (110)

 

그러기에 내가 <신데렐라좀 작작 보라고 했지?” (114)

 

이 작품 구성에 등장하는 장치들이 신데렐라 성향을 가진 인간의 알레고리라 생각하면 이 소설이 이해가 될 것이다.

 

이 말특히 아직도 신데렐라 증후군에 머물러 있는 이 세상의 모든 공주들에게 보내는 일침이다들어보자.

 

생각해봐신데렐라는 젊은 여자의 이야기잖아나는 이제 늙었으니신데렐라 속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가 된 거라고. 나는 다른 이야기로 건너갈래.”

어떤 이야기?”

아직 쓰여지지 않은 이야기가 좋겠어나이 든 할머니가 아주아주 억세게 행복해지고 왕자 따위는 코빼기도 나오지 않는 이야기로 말이야.” (123)

 

 

이 작품에서 저자가 묘사하는 지구인 모습한편으로는 우습지만 그 날카로움에 가슴이 서늘해진다.

 

지구인들은 생식 욕구를 탕으로 끓여서는인정욕구와 자아실현과 신성에 대한 욕망이라는 고명으로 장식한 다음외모지상주의를 조미료로 뿌린 뒤 여성혐오와 동성애 혐오라는 그릇에다가 퍼담는다. (102)

 

지구인들이 펼치는 로맨스를 그렇게 묘사한다그러니 들어갈 것은 모두 들어간그야말로 짬뽕 같은 것이다그러니 맛이 없을 리 있나그렇게 해서 다음 회를 보게 만들고, 60초후에 만나자고 해도 군말없이 광고를 보면서 인내하는 것이다.

 

그런 지구 모습그래서 이런 말은 들어도 싸다.

 

지구인들은 고통을 좋아하잖아요전쟁학살고문 (..........) ....지구인들은 항상 고통을 찾아 헤맨답니다주로 남의 고통을그러다가 종종 자기 고통을요. (107-108)

 

다시이 책은?

 

신데렐라 공주를 빙자한 유쾌한 세태 비틀기작가는 성공했다.

신데렐라 되기를 은근히 바라며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지 않으려는 지구인들아주 통쾌하게 한방 먹였다잘 했다.

 

그 작품 읽으면, 물론 다른 작품들, 모두 소설 읽는 맛이 바로 이거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이 땅의 모든 공주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공주가 아니라면그래도 읽어야 한다.

혹시 모를잠복해 있을지도 모를 공주 증후군 때문에.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시우행 2024-01-17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복해 있을지도 모를 공주 증후군 때문에 그래도 읽어야 한다는 글에 빵 터졌어요.ㅎㅎㅎ

seyoh 2024-01-30 20:02   좋아요 0 | URL

읽어주셔서, 빵 터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반항과 창조의 브로맨스 에밀 졸라와 폴 세잔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반항과 창조의 브로맨스_에밀 졸라와 폴 세잔

 

책 제목에 브로맨스라는 말이 들어있다.

 

브로맨스(영어: bromance)는 미국에서 시작된 단어로써 형제를 뜻하는 브라더(brother)와 로맨스(romance)를 조합한 신조어이다남자와 남자 간의 애정을 뜻하는 단어로 우정에 가까운 사랑을 의미한다단순히 진한 우정에서부터 깊게는 로맨틱한 분위기가 가미되기도 하지만 성적인 관계를 맺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나무 위키)

 

이 말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검색했더니위와 같은 내용이 나온다.

그냥 단순하게 남자와 남자 사이의 진한 우정을 의미하는 줄 알았는데약간 묘한 분위기가 있는 단어다.

 

이 책은 폴 세잔과 에밀 졸라 간의 우정을 다루었는데저자는 과연 그런 의미까지 생각하면서 이 말을 제목으로 썼을 것 같지는 않다단순히 두 사람간의 우정그 중에서도 조금 더 가까운 죽마고우막역지우 정도?

 

폴 세잔은 화가에밀 졸라는 작가다. 그런 두 사람 사이에 우정은 어떻게 싹이 트게 되었을까?

 

세잔과 졸라는 각각 12, 13 세때 처음 만나 서로 격려하면서 각각 현대 미술의 아버지와 현대 문학의 아버지로 대성하는 브로맨스 죽마고우로 자랐다. (15)

 

그 뒤로는 어떻게 되었을까?

 

우정까지 사로잡은 젊음의 열정은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식어가다가 오십 대 이후드레퓌스 사건을 둘러싸고 날카롭게 대립했고그 뒤로는 죽을 때까지 서로 만나지 않으면서 각자의 길을 갔다. (17)

 

이상이 두 사람 브로맨스의 기본 얼개다어릴 때 만나 우정을 쌓고 각자 자기의 분야에서 성공했는데그 사이 드레퓌스 사건이 일어나자 서로의 입장차가 달라 우정까지도 식었다는 것이다이런 것을 기본으로 하여저자는 둘 사이의 관계를 조명하면서 그들이 걸었던 반항과 창조의 여정을 살펴보고 있다.

 

그렇다면 그 둘 사이를 갈라놓은 사건에 유의할 필요가 있는데저자 역시 그 사건을 기점으로하여 그 전과 후의 두 사람 사이를 구별하여 살펴보고 있다.

 

1장 청춘의 브로맨스(1839-1866)

2장 졸라와 세잔의 초기 창조(1867-1872)

3장 인상파전세잔졸라(1872-1877)

4장 졸라의 노동소설과 세잔의 구조주의

5장 작품의 세잔과 졸라

6장 작품』 이후의 세잔과 졸라

7장 드레퓌스 사건과 졸라

8장 만년의 졸라

9장 만년의 세잔-서정주의

 

드레퓌스 사건이 보인다.

 

저자는 드레퓌스 사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안타까워한다.

 

드레퓌스 사건은 세잔과 졸라의 관계에서뿐만 아니라 그 사건 자체가 한국에서는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이 책을 쓰는 이유 중의 하나다비단 드레퓌스 사건뿐만이 아니다. 1789년의 프랑스 데혁명이 단순한 정치혁명이 아니라 경제혁명이자 사회 혁명이자 문화 혁명이었다는 점도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45)

 

그러니 드레퓌스 사건에 대하여 제대로 알기 위해서 이 책 제 7장 <드레퓌스 사건과 졸라편을 잘 읽어볼 필요가 있다피상적으로만 알던 그 사건이 책을 통하여 제대로 살펴볼 수 있다.

 

관심을 두고 있던 사람과 사건들이 보인다.

 

빅토르 위고의 <왕은 즐긴다>

베르디의 <리골레트>의 원작이 되는 작품인데이런 기록이 보인다.

 

1832년의 연극 <왕은 즐긴다>의 상연은 다시 <에르나니>와 같은 소동을 낳았다그래서 다음날 정부는 공공질서와 도덕성을 위배한다는 이유로 공연을 금지했다. (80)

 

세잔의 그림 <음탕한 양치기>

 

그리스 신화 <파리스의 심판>을 주제로 한 그림인데이 책에서 작품 이름을 처음 듣는다.

지금은 유실된 작품이라니 안타깝다. (379)

그림 내용은 저자가 전하고 있는데이렇다.

 

파리스가 아프로디테에게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의 사과를 건네는 모습이 그려졌고세 여인의 모습도 서로 경쟁한다기보다는 다정하고그림 오른쪽에는 제 4의 여인도 그려져 있어서 신화나 루벤스 그림과는 다르다.

 

검색하다 보니세잔의 <파리스의 심판>이라는 그림이 보인다.


 

설명에 따르면표정이 없는 얼굴은 인물에 대한 개성을 나타내지 않고 있으며벌거벗은 몸에서 에로틱한 분위기는 별로 풍기지 않는다세잔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구도와 색채뿐이었다. (https://esrim21.tistory.com/346)

 

몇 가지 정리해 놓을 것이 있다.

 

엑상프로방스와 엑스 :

 

이 책에서 프로방스의 도시 하나가 등장한다엑상프로방스다.

 

세잔은 시골 엑상프로방스 출신으로 22세에 처음으로 파리에 갔지만평생 반반씩 머물다가 마지막 10년 정도는 아예 고향 시골에서 살았다. (25)

 

그런데 저자는 엑상프로방스라는 도시 이름에 이렇게 설명을 붙여 놓았다.

 

엑상프로방스 (마을 자체의 이름은 엑스이므로 이하 엑스로 약칭함) (25)

 

저자가 엑상프로방스라는 도시를 엑스로 약칭한다기에 그 두 개의 이름 관련성을 알아보았다.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 )는 프랑스 남동부 프로방스 지역에 자리한 지방 도시로마을 자체 이름은 엑스(Aix)이다. Aix는 라틴어로 물을 뜻하며, Aix-en-Provence는 프로방스 지역의 물이 많이 나오는 마을이라는 의미이다. (나무 위키)

 

그러니 엑상프로방스라는 도시 이름을 엑스라 하는데약칭이라기 보다는 실제 이름이 그렇다는 것이다.

 

숨어있는 글 꼭지 찾기

 

이 책에는 <다양하게 읽기라는 타이틀 아래 몇가지 글을 싣고 있다.

장과 장 사이에 있는 것으로 목차에 적어놓았지만뜻밖에 다른 곳에 위치하고 있어찾기 어려웠다그런 글들이 흥미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기에잊지 말라는 차원에서 여기 쪽수를 밝혀둔다.

 

<다양하게 읽기>

세잔과 졸라의 전기 영화 졸라 소설의 영화화 (49)

반 고흐가 가장 사랑한 작가 졸라 (229)

20세기 한국의 드레퓌스 사건’ (355)

한국의 세잔 수용 세잔과 철학 (390)

 

이런 사항더 찾아볼 생각이다.

 

세잔도 2년을 보낸 오베르의 반 고흐 하숙집이나 아를의 아틀리에를 본 사람이면 세잔 아틀리에의 규모에 놀란다. (61)

 

문장의 의미가 애매하다세잔이 2년을 보낸 곳이 오베르라는 말이겠지오베르에 있는 고흐의 하숙집이 아니고.

 

다시이 책은?

 

폴 세잔과 에밀 졸라도 알고그리고 드레퓌스 사건도 알고 있었는데그 두 사람과 그 사건을 이런 식으로 연결해서 생각해본 적은 없다.

 

더하여 저자의 날카로운 안광에 의해 포착된 많은 작가들화가들의 이야기를 덤으로 전해 듣게 되는 것도 이 책을 읽는 기쁨 중의 하나다.

 

이런 것들 말이다.

발자크 :

소설이 철학적인 가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한 월터 스콧의 소설을 읽음으로써 발자크는 많은 역사가들에게 잊힌 역사와 그 사회에 관하여 서술하고 민중의 실제 모습과 소설을 겨루며 서로 다른 사회 계층과 그 사회를 이루는 개개인을 탐구하고자 했다. (10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탈리아 미술관 산책 - 예술의 천국을 함께 거닐다
한광우 지음 / 시공아트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탈리아 미술관 산책

 

여행을 떠난다어디를 갈까이탈리아에 가면 여기 꼭 들러야 한다.

도시로 말하면 로마피렌체그리고 밀라노베네치아가 거기 해당이 되는데그런 도시에 가면 물론 볼 것이 어디 한 두 군데가 아니겠지만 이런 미술관은 꼭꼭 들러야 한다.

 

이 책은 로마에서 군데피렌체 3군데그리고 밀라노에서 3그리고 베네치아에서 한 군데그렇게 모두 11곳의 미술관을 소개하고 있다.

 

목차에서 우선 어떤 미술관이 있는지 알아보자,

 

1로마

 

로마 국립박물관의 팔라초 마시모(Palazzo Massimo):

카피톨리니 박물관(Musei Capitolini):

바티칸 미술관(Musei Vaticani):

보르게세 미술관(Galleria Borghese):

 

2피렌체

 

우피치 미술관(Galleria degli Uffizi):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Galleria dell’Accademia di Firenze):

메디체오 라우렌치아노 단지(Complesso Mediceo Laurenziano):

 

3밀라노와 베네치아

 

밀라노

브레라 회화관(Pinacoteca di Brera):

암브로시아나 회화관(Pinacoteca Ambrosiana):

노베첸토 미술관(Museo del Novecento):

 

베네치아

베네치아 아카데미아 미술관(Le Gallerie dell’Accademia di Venezia):

 

그리스 로마 신화와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을 공부할 적에 나왔던 미술관 이름에 우선 황홀해진다책에서 이름으로만 듣던 미술관들이 이 책에서 마술처럼 펼쳐지니 말이다.

 

로마의 미술관과 박물관에서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미술과 함께 르네상스와 바로크양식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로마의 보르게세 미술관(Galleria Borghese)

 

카라바조의 작품 몇 점을 여기에서 볼 수 있다!

<바쿠스>, <과일 바구니를 든 젊은이>, <마돈나 데이 팔라프레니에리>, <예로니모 성인>,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

그러니 그리스 로마 신화와 그리스도 관련 소재를 그림으로 형상화한 그의 작품을 한꺼번에 여기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112)

 

여기에는 또 코피아라 불리는 작품들이 있는데복제 또는 모작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 중에 하나 다빈치의 그림 <레다>가 있다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이야기인데제우스가 백조로 변신하여 접근한 아름다운 여신 레다를 그린 것이다. (111)

 

피렌체의 미술관에서는 무엇을 볼 수 있는가?

 

르네상스 시대 작품과 피렌체를 르네상스 도시로 만든 메디치 가문과 관련된 건축물을 볼 수 있다피렌체는 꼭 들어봐야 할 미술의 성지다.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

 

보티첼리는 피렌체 르네상스의 아이콘과도 같다인물에서든 자연에서든 그의 작품에는 늘 화사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그리스 신화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나 종교적 주제를 그린 것도 역시 아름답다.

 

우피치 미술관의 10전시실에서 14전시실까지는 보티첼리의 그림들로 가득하다. (149)

 

이 책에서 우피치 미술관은 소개하는 중흥미로운 화가를 만난다.

젠텔레스키라는 여성 화가다. (161)

그녀가 그린 <홀로페르네스의 머리를 자르는 유디트는 그녀가 영향을 받았다는 카라바조의 <홀로페스네스의 머리를 자르는 유디트>와 구도가 아주 유사한데같이 비교하면서 감상하면 더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밀라노에서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우선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도 보아야 하지만그 밖에 여러 르네상스 대가들의 작품들과 더하여 1900년대 초반에 활동한 근현대 이탈리아 작가들의 작품들도 볼 수 있다.

 

베네치아에서는 무엇을?

 

베네치아는 이제 갈수록 가기 힘든 도시가 되어서 안타깝다그때 갔을 때는 그저 도시 경관을 구경하느라 미술 작품은 생각하지도 못했던지라 더욱 그렇다.

더구나 베네치아는 르네상스 당시 다른 도시들과는 달리 베네치아만의 독특한 문화 속에서 나름대로의 예술을 탄생시킨 도시이기에 더욱 특별하니 더더욱 아쉽다.

 

여기에는 피렌체에 있는 아카데미아 미술관과 동일한 이름을 가진 미술관이 있다.

의아해서 자세히 살펴보지 이런 사연이 들어있다.

,

아카데미아 미술관은 미술학교 설립 시 인접한 곳에 교육 목적의 부속 기관처럼 만들어진 경우가 많아 피렌체뿐 아니라 베네치아를 비롯한 크고 작은 도시에서 볼 수 있다그렇기에 단순히 아카데미아 미술관이라기보다는 도시 이름을 붙여서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하다, (171)

 

그래서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과 베네치아 아카데미아 미술관이 각각 다르게 구분이 되는 것이다.

 

다시이 책은?

 

정작 다닐 적에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하던 호사를 이 책에서 누린다.

그때는 알지 못해서또는 가더라도 시간이 없어서 그저 주마간산 식으로 점찍고 눈도장만 찍고 나오던 미술관에 이 책으로 마음껏 드나들며 누린다.

 

이 책이탈리아의 미술관 산책에서 정말 산책을 하는 기분이다.

진짜 발로 걷고 감상하는 실제 미술관에 들어서면 산책하는 기분은커녕 100미터 결승에 나서는 달리기 선수마냥 마음이 급해지니 어느 그림 하나 마음놓고 구경하지 못하는 것과는 천지차이다그러니 이 책으로 마음껏 호사를 누려보자그림 보고 그림에 들어있는 사연도 알고또 그림끼리 비교도 하면서 신나는 산책을 해보자.

 

그나저나 이 책 들고 가상 말고 진짜 미술관에 들러 하나 하나 그림을 완상하며 산책해보고 싶다그게 가능할까하는 아쉬움이 더더욱 밀려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침없이 우아하게 젠더살롱 - 역사와 일상에 깊이 스며 있는 차별과 혐오 이야기
박신영 지음 / 바틀비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거침없이 우아하게 젠더살롱

 

저자의 글을 아주 재미있게 읽고 있는 중이다.

저자가 쓴 글을 모아 책을 펴낸 것이 벌써 권째이 책이 4권째이다..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 다닐까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

제가 왜 참아야 하죠?

 

저자의 책들을 읽으면서 역사란 무엇인가를 다시 배운다.

역사는 교과서혹은 실록으로만 배우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해서 저자의 글을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읽고 있다.

역사가 단지 역사책에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게 나의 생각인데저자는 역사책이 아니라 현실에서 역사를 찾아내역사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꺠우쳐 주기 때문이다.

 

이 책역시 마찬가지다.

이 책에서도 역시 역사가 주제로 등장한다,

어떤 역사인가 하면가부장제가 어떻게 약자를 지배하는지차별과 혐오가 어떻게 일상에 스며 있는지를 역사에서 찾아내그 현실의 잘못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만 현실에서 일어나는 황당한 사건을 풀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일례로 쇼트커트를 한 여성을 페미니스트로 여겨서 걸러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쇼트커트 하면 페미라고? 39쪽 이하>

 

쇼트 커트를 한 여성은 페미니스트이고 나쁜 여성이라는 것그래서 양궁 선수 안산에 대하여 시비를 걸고심지어 일부 남성들은 안산 선수가 금메달을 반납하고 사과하게 하라며 양궁협회에 압력을 넣었다대체 무슨 일인가여성이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다니면 페미니스트라고나쁜 여자라고?

 

기가 막힐 노릇이지만거기에 대응할 논리가 없었는데이 책에서 저자가 명쾌하게 가르쳐주고 있다.

 

인간은 사자나 공작에 비하여 겉으로 보기에 성차가 뚜렷한 종이 아니다. 그렇게 인간은 성차가 뚜렷한 종이 아닌데 굳이 인간 사회는 남녀 성차를 부각시킨다.

가장 적절한 사례가 남녀 간에 옷을 다르게 입히는 것이다남성은 바지를여성은 치마를 입게 하고 다른 성의 옷을 입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다.

즉 성인 여성은 공식적인 자리에 나갈 때에 여성임을 드러내는 복장을 하도록 되어 있다치마와 화장을 강요하는 것이다왜 그런 것일까?

 

저자는 여기에 히틀러 치하에서 유대인들에게 다윗의 별 표식을 달고 다니도록 한 사례를 보여준다실제 역사에서 가져온 사례다.

유대인의 외모는 한눈에 봐서 유럽인들과 분간하기 어렵다그래서 독일인들 사이에 섞인 유대인을 빨리 알아보기 위해 차별의 표지다윗의 별을 달도록 한 것이다.

구별할 수 있어야 차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43)

 

바로 여성에게 치마와 긴 머리카락화장을 요구하는 이유가 바로 그런 차별의 역사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어떤 사례든 여성인 주제에 남성과 구분이 가지 않는 차림을 하는 것을 문제로 여긴다는 점이 핵심이다그래서 몇몇 사람들은 쇼트커트를 한 여성을 페미니스트로 여겨서 걸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여성은 2등 인간이므로 남성과 쉽게 구별되어야 하는데구별할 수 있어야 차별할 수 있는데그 구별을차별을 없애려는 사람들이 바로 페미니스트이기 때문이다. (45)

 

그런 역사적 과정을 거쳐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니, 우습지 아니한가? 페미니스트를 가당치도 않은 이유로 규정하는 허섭한 논리를 이제 깨부셔야 하지 않겠는가?

 

서구인들의 뿌리 깊은 유대인 혐오 (57)

 

여기저기서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서구인들이 유대인을 혐오하는 이유가 구세주 예수를 유대인들이 처형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그런 논리로 유대인은 예수를 죽였으니까 나쁘다는 것이다.

 

설마 그런 논리가 먹힐까 의아하지만그건 사실인 모양이다.

나치가 유대인들을 학살하고 독일인들은 거기에 모두 방조하는 자세로 일관하고또한 유렵의 역사를 살펴보면 유대인들의 역사는 혐오로 얼룩져 있는 것이다. (57)

 

그런데 왜 이런 생각을 하지는 못하는 것일까?

 

유대인들이 죽였다는 예수는 어떤 민족이었을까?
성경에서 성군으로 떠받드는 다비드(다윗)는 어떤 나라 사람이었을까?

신에 버금갈 정도로 모시는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어떤 민족이었을까?

 

그들도 모두 유대인들인데왜 유대인 전체를 싸잡아 혐오하는 것일까?
예수를 죽인 사람은 따지고 보면 유대인이 아니라 당시 로마인인데왜 로마인을 미워하지 않고 유대인을 미워하는 것일까?

 

가성비 좋은 혐오와 차별의 정치 (78)

 

여성 노예들은 남성 노예들이 받는 고기의 절반을 배급받았다. (85)

자신보다 더 차별받는 여성 노예들이 있기에 남성 노예들은 현실에 만족하고 백인 노예주에 저항하지 않았다.

 

이런 예는 비단 노예제도가 있었던 미국만이 아니다우리 역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일제 강점기우리 나라 여성 노동자들의 비율은 전체 공장 노동자들의 1/3 정도였다그런데 같은 공장에 일본인한국 남성한국 여성이 있을 때에 받는 임금이 다 달랐다.

 

이런 전략은 도처에서 찾아볼 수 있다.

1차 대전에서 패배한 독일이 닥친 위기를 유대인 혐오로 극복하려던 히틀러가 아주 분명한 사례에 해당한다. (87)

 

같은 일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이구나정말 그런 것의 역사를 훑어보니 불합리한 일들의 진면목이 제대로 보이는 것이다.

 

이런 것 알게 된다.

 

탈리오 법칙은 계급에 따라 차등 적용되는데귀족이 귀족의 눈을 멀게 하면 가해자의 눈도 멀게 했지만귀족이 평민의 눈을 멀게 하면 가해자는 벌금을 낸다.(30)

 

언뜻 들으면 불공평하다 생각하겠지만거기에는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이 책에서 알게 된 것이다.

대개 귀족의 경우는 돈이 많아서 눈을 잃어도 생계에 지장이 없지만 평민의 경우에는 가난하니 귀족의 눈을 멀게 하는 것보다는 대신 벌금으로 받는 게 낫다가난한 사람들은 몸으로 일해서 먹고 살아야 하니벌금으로 받는 것이 생활에 도움이 되니이게 훨씬 합리적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억울하게 돌에 맞는 사람은 이유가 궁금하다이 돌이 어디에서 온 돌인지 알고 싶다. (127)

 

인류에게는 각 시대와 세대마다 해결해야 할 과거 청산의 과제가 늘 존재한다. (143)

 

남성들이 어머니를 사랑한다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는 경우가 많아서 놀랍다. (154)

 

다시이 책은?

 

<조선 실록>등 역사 교과서에 나오는 것만 역사는 아니다살아가는 모든 현장에서 역사를 찾아볼 수 있는데특히 남녀간의 문제는 정말이지 그 근원을 찾아가야만 현실의 잘 잘못이 제대로 파악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역사를 살펴보면서 우리가 알게 모르게 젖어버려 이제는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차별의 현장을 파헤쳐놓는다그게 근거가 없다는 것을 명쾌하게 드러내 보여준다.

 

현재의 모습도과거를 제대로 알아야만 제대로 볼 수 있다이 책의 가르침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