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러시아 - 유라시아 대륙으로 안내하는 인문 교양서
이의찬.육명근.서진영 지음 / 자유문고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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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러시아

 

이런 말, 먼저 새겨두고 싶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가장 큰 약점 또는 빈틈은 관점의 부재다. 우리의 관점이 없다.

서방의 선진국들은 독자적 관점에서 국제 이슈를 해석하고 득실을 따질 줄 안다, 그들에 비라면 우리는 여전히 남의 관점을 빌려 국제 뉴스를 이해하는 데 익숙하다. (17)

 

이게 어디 다른 나라를 보는 데만 필요한 것일까?

나 이외의 사람, 사물을 바라보는 데에도 필요한 것이 관점일 것이다.

자기 관점이 없다면, 부득이 다른 누구의 관점을 가져다가 바라볼 것인데, 그게 문제가 된다.

다른 사람의 관점, 그게 만일 그 사람의 이익을 위한 관점이라면?

속절없이 그 사람의 꼭두각시가 될 게 분명하니 말이다.

 

이 책은 먼저 그런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관계에 있어서 주의할 점이 그것이다.

 

이 책에 추천사를 써주신 분들, 대부분의 의견이 바로 그것이댜.

 

러시아는 과연 국제사회의 악당인가?

한국에서 러시아는 어떤 의미인가? 이 책은 러시아에 대한 독자적 시각과 관점 부재가 야기하는 국익 손상을 경고하는 가운데 서구가 일방적으로 제공한 표준적인 대 러시아관, 다시 말하면 러시아에 덧씌워진 편견과 선입견을 거불한다. (추천사 중)

 

관점 부재가 야기하는 국익 손상, 여기 이 말에 밑줄을 굵게 그어야 한다.

국익 손상,

 

그런 것을 불식하기 위해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내용들로 우리들의 눈을 새롭게 뜨게 하고 있다.

 

1지정학적 생존전략에서 국제관계와 정세를 살펴보고 있다.

대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왜 싸우고 있는가, 그리고 러시아와 나토 국가간의 문제는 무엇인가, 그러한 복잡한 문제들을 누구의 다른 시각이 아니라, 냉정한 관점으로 살펴보고 있다.

 

2권력의 정반합에서는 러시아의 정치구조와 특징을 살펴보고 있다. 소련이란 나가가 붕괴하고 현재의 러시아가 되고, 그 과정과 현재까지의 정치적 사건들을 살펴보고 있다.

 

3천연자원의 빛과 그림자에서는 러시아의 경제 측면을 살펴보고 있다.

 

4러시아인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는 러시아의 사회 문화 측면을 살펴보고 있는데. 특히 러시아인들의 종교, 음악과 문학, 영화와 미술 등 문화예술은 기록해둘만 한 정보를 접하게 된다.

 

마지막 제5러시아에 새겨진 한인의 역사에서는 러시아 연해주로 강제 이주된 한인 동포들의 역사를 살펴보고 있다.

 

그러니 이 책을 통하여, 러시아의 모든 면, 정치로부터 경제와 문화 그리고 거기에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의 상황도 살펴볼 수 있으니, 러시아의 전체적인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러시아에 대하여 기록해 두고 싶은 것들이 많다.

 

첫째로, 러시아는 왜 우크라이나와 싸우고 있는가?

 

이건 나토와 관련이 있다. 러시아로서는 나토의 동진이 몹시 껄끄러운 것이다.

나토의 군사 방어선이 조금씩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지역이 되었다. (27)

 

이게 바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기본 전제가 된다. 이런 키워드를 통해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바라본다면, 무엇이 그런 전쟁을 하게 만들었나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둘째로, 러시아와 일본의 관계는, 그리고 그것과 관련되어 독도는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가?

 

러시아와 일본은 소련 해체 이후 정상화되기 시작하여 현재는 경제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47)

그런 상황이면 경제 말고 다른 면도 교류가 잘 이루어질 것 같은데, 문제는 영토 문제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80년이 되어가는데, 러시아와 일본이 평화 조약을 맺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다름아니라 일본이 제기하고 있는 영토 문제 때문이다.

영토 분쟁의 대상이 되는 지역은 쿠릴 열도다. 더 자세한 내용을 저자는 47쪽 이하에서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다음, 문화적인 측면에서 러시아의 문화등에 대하여 정리해 둘 게 많다.

왜 우리나라에서는 러시아 음악과 발레가 인기가 많은 것일까?

 

예컨대, 차이콥스키, 라흐마니노프, 무소륵스키 등이 클래식 선호도가 높은 음악가들이다. 어디 그뿐인가 러시아 발레 또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해서 몇 가지 기록해 둔다.

226- 229쪽 참조.

 

애초에 무용은 가뭄과 홍수 태풍 등 불가항력적인 자연 현상으로부터 생명을 지키려는 원시 종교 의식에서 비롯되었다.

이처럼 의식의 춤이던 무용은 16세기 르네상스 시대로 접어들면서 차츰 종교의 영역에서 여흥과 오락의 영역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무용이 함께 추는 춤감상하는 춤으로 분화되기까지 춤의 주체는 귀족이었다.

이 전통은 발레의 기원이 된 궁중 무용에서도 지속되었다.

소위 감상하는 춤은 19세기 이후 시민 사회의 형성과 맥이 닿는데, 예술이 시민들의 대리 만족의 대상이 된 것도 이때부터다.

 

서양식 무용을 러시아로 들여온 사람은 표트르 대제,

그는 귀족 중심으로 무도회를 개최하며 유럽식 무도회 문화를 정착시켰다. 이후 발레의 기초는 예카테리나 여제 때 다져졌다.

 

프랑스가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 발레의 메카였다면

19세기 후반에는 러시아 발레가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전성기를 맞았다.

 

세계 5대 발레단

 

모스크바 볼쇼이 1776년 창단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마린스키 : 황제 알렉산드로 2세의 부인 마리아 알렉산드로브나 황후의 이름을 딴 것이다.

로열 발레단 (영국)

파리 오페라 발레단 (프랑스)

뉴욕 시티 발레단 (미국)

 

마린스키의 김기민 발레니노

(2011년 수습단원으로 입단, 2012년 퍼스트 솔리스트, 20154월 수석 무용수로 승급)

 

발레리나가 입는 스커트 튀튀(Tutu)

 

로맨틴 튀튀 : 길이가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치마에 목, 어깨, 팔 등을 드러내고 상반신은 몸에 꼭 밀착시킨 상의로 감싼다.

클래식 튀튀 : 옷자락이 짧고 옆으로 퍼진 치마, 격렬한 도약이나 회전과 같은 고도화된 기교를 표현하는데 용이하다.

이것이 1887년 이탈리아 무희가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클래식 튀튀는 고전 발레의 제복으로 자리 잡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다시. 이 책은?

 

러시아가 어떤 나라인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나라인가?

 

이 책은 그간 러시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오해와 편견을 내려놓고 새로운 시각으로 보자는 취지에서 쓰여진 책이다. 관점의 변화가 러시아를 제대로 보게 만든다.

 

추천사에서 이런 글, 읽고 의미를 새긴다면, 이 책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것처럼,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미 중 일 러에 둘러싸여 있다. 숙명적으로 이러한 환경 속에 살아가는 우리는 주변 4강에 대한 지식을 가져야만 생존과 번영을 누릴 수 있다..

 

주변에 대한 지식을 가져야 하는데, 그것도 제대로 된 지식을 가져야 하고, 더하여 남의 관점에 휘둘리지 않는 우리만의 관점을 가져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 관점을 가지는 데 이 책은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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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LP가게와 별난 손님들
임진평.고희은 지음 / 인지니어스스토리이목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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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LP가게와 별난 손님들

 

이야기가 재미있다.

 

주인공인 정원은 죽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한 장의 LP 판을 듣고 죽으려고 했다.

게리 카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그래서 게리 카의 음반을 턴테이블에 올려 놓고 몇 곡을 들었다. 그리고 깊은 상념에 빠져들었다.

 

정원에게는 아버지가 남겨놓고 간 6천여장의 LP판이 있다.

음악을 듣다가 정원은 마음을 바꿔먹는다.

그 음반들을 새로운 주인을 찾아준 다음에 죽기로 한 것이다. 해서 그 음반을 팔 가게를 마련하고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다.

 

이 소설은 정원이 LP판을 가게에 진열하고 팔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그 가게에 우연히 들러 LP판을 고르고 듣다가 인생의 상처를 치유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고, 가게는 이제 단순히 LP판을 파는 가게가 아니게 된다. 세무서에 사업자 등록을 할 정도가 되었다. 상호는 <이상한 LP 가게>.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도무지 믿기 어려운 얘기지만 정원의 중고 LP 장사는 소위 말하는 대박이 났다. (19)

 

장사만 대박이 난 게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들고, 만들어지는 사연들도 대박이 났다. 소설이 재미있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정원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LP판이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해 할 것이다.

그중 몇 개만 소개한다.

이 목록을 들으면 클래식 애호가들은 실제 그 가게로 달려가고 싶을 것이다.

 

음반 목록 대신에 주인공 정원이 듣고, 책 속에 기록한 것을 소개한다.

 

슈베르트의 소나타 1악장과 3악장 사이,

라흐마니노프와 생상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11)

 

게리 카,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14)

멘델스존의 협주곡, 아르투로 미켈란젤로의 피아노 소리 (14)

쇼팽의 스케르초 선율을 누비는 미켈란젤로의 왼손 아르페지오를 들으며 (14)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를 듣고 있었다. (22)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듣곤 했다. (23)

 

글렌 굴드의 1955년도 연주를 들으며 잠들 수 있는 사람이라면 (23)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 (88)

Dvorak / Cello Concerto in b minor, Op.104

 

그때 이어폰을 통해서 흘러나오던 음악이 쇼팽의 피아노 왈츠 가단조였다. (141)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E 단조로 음악을 바꿔 틀었다. (158)

 

멘델스존의 협주곡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을 거쳐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 B 단조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중이었다. (158)

 

말러의 교향곡 2<부활>은 어떨까. (159)

 

지금 틀어놓은 곡은 로스트로포비치의 연주고, 이건 자클린 뒤 프레가 연주한 앨범인데, 한번 비교해 들어보시면 좋을 것이다. (162)

 

류이치 사카모도의 이런 일화도 듣게 된다.

단골 식당의 음악이 형편없어서 꽤나 괴로웠나 봐요, 그래서 식사할 때 듣기 좋은 플레이 리스트를 직접 만들었다. (41)

 

사연 있는 음악이 있다?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

 

그게 왜요?

이상하게 귀에 익어서요.

뭐 워낙 유명한 곡이니까.

아뇨, 그냥 유명한 곡이어서가 아니라. .. (162)

 

그 곡을 듣고 있던 알바 미래가 연신 고개를 갸웃하다가 나눈 대화다.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은 미래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이야기를 조금 앞으로 돌려보면 그 곡과 미래의 사연이 드러난다.

85쪽부터 읽어보면, 그 곡에 얽힌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

 

다시, 이 책은?

 

이야기가 끝에 가면 마치 LP 판에 올린 바늘이 튀는 듯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전체 이야기는 재미있게 흘러간다. 그런 이야기가 클래식 음반을 매개로 해서 진행이 된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고, 그러는 가운데 사람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사연들이 이어진다는 것 또한 이 책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소개되는 클래식 음악을 같이 찾아 들으면서 읽으면, 마치 그 <이상한 LP 가게> 안에 있는 듯한 느낌도 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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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으로 읽는 조선고전담 - 역전 흥부, 당찬 춘향, 자존 길동, 꿈의 진실게임, 반전의 우리고전 읽기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22
유광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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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으로 읽는 조선고전담

 

춘향전이 고전인 이유를 말하시오, 라는 문제가 나왔다면 뭐라고 답해야 할까?

춘향전,,,,,,,?

 

우리가 알고 있던 것처럼, 춘향의 정절을 말하려는 것일까?

아니면 당시 사회의 계급 사회를 타파하려는 두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일까?

 

이런 질문은 흥부전에도 해당이 된다 하겠다.

형제간에 우애를 지키면서 살아라. 또는 착한 일을 해야 복을 받는다는 교훈?

 

이 책은 그러한 질문에 답을 하면서, 그간 우리가 그런 작품을 얼마나 허투루 읽어왔는지를 깨닫게 해주고 있다.

 

여기 검토의 대상이 되고 있는 작품은 모두 4, 흥부전,춘향전, 홍길동전, 구운몽이다.

 

흥부전

 

저자는 흥부전에 대하여는 다음 세 가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놀부는 흥부에게 재산을 나눠주었을까?

흥부는 왜 일하지 않았을까?

흥부 자식들은 왜 아무 것도 하지 않았을까?

 

이 책에서 흥부와 놀부에 대해 여러 가지 궁금한 점을 해소할 수 있었다.

대체 흥부는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갔을까?

 

춘향전,

 

우리 고전 춘향전의 탄생 비화가 애처롭다.

춘향전이 탄생하는 데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원래 실제 인물인 춘향은 천하 미인이 아니라 박색이었다 한다. 기생이었던 춘향이 얼굴이 못생겨서 고을로 오는 지방관들이 모두 외면하고 따돌림을 당했는데, 그런 처지를 비관해 생을 마치고 말았다. 그렇게 죽은 춘향이 원혼이 되어 남원 고을에 재앙을 내리자. 그녀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춘향굿을 하게 되었고, 그 춘향굿의 내용이 바로 춘향전이 되었다는 것이다. (99)

 

그래서 실제와는 다르게 춘향전의 춘향은 절세 미녀로 등장한다.

 

이 책에서 춘향에 대해 여러 가지 궁금한 점을 해소할 수 있었다.

 

춘향은 기녀인가, 아닌가?

그녀가 맞다. (103)

그녀의 어머니 월매가 기녀 생활을 하다가 은퇴한 퇴기이니 그 딸도 기녀 명부에 오르는 기녀인 것이다.

 

변학도가 남원에 내려와, 처음 행한 업무 기생 점고는 그가 여색을 밝혔다는 증거인가?

 

아니다. 기생점고는 신임지방관이 꼭 해야 하는 인수인계 작업에 속하는 것이다, 만일 그가 기생점고를 하지 않으면 오히려 직무유기다. (110)

 

춘향전을 자세하게 읽어보면 이야기에 여기저기 무리수를 둔 게 보인다. 위에 언급한 기생 점고부터 시작해서 변학도의 행동에 별 이상이 없는데도 마치 변학도가 탐관오리인 것처럼 이야기가 흘러가고 때맞춰 이몽룡이 등장, 멋지게 대미를 장식하는 것이다,

 

그런 무리수가 보이는 춘향전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고전이라 하는 것일까? 그 해답은 이 책 126쪽 이하에서 찾아볼 수 있다.

 

홍길동전,

 

홍길동은 조선시대 민중들에게는 전혀 이상한 존재가 아니다. 이상하지 않았고 거슬리지도 않았다. 또한 이해하지 못할 존재가 아니다.

 

그럼, 그런 홍길동은 현재 우리들에게 어떤 존재인가?

홍길동은 영웅이다, 우리에게 소망과 열망을 담은 진정한 영웅이다. 그 홍길동의 심정에 공감하고 그 홍길동의 처지에 눈물 흘릴 수 있다면 홍길동전은 우리에게 고전이 될 것이다.

 

구운몽

 

먼저 구운몽에 대한 저자의 평가는 이렇다.

 

우리 민족의 고전은 구운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히 동서고금의 소설 중 구운몽을 뛰어넘는 작품은 없다.

 

다시, 이 책은?

 

저자는 각각의 작품에 다음과 같은 의미를 부여한다.

 

흥부전: 더 부자가 되고 싶은 놀부와 일하지 않는 흥부의 이항대립 그너머

춘향전: 춘향은 정절의 상징이 아니라 자기 결정권의 혁명가다.

홍길동전: 최약자 홍길동은 어떻게 만들어진 히어로가 되었는가?

구운몽: 인간 욕망의 끝없는 순환과 진정한 깨달음 이야기

 

고전의 가치는 박제된 관념에 있는 게 아니고, 어딘가 담겨 있을 주제를 확인하는 것도 아니다. 고전을 읽는 동안 그 안에 형상화된 가치를 이해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의 삶과 의미를 되돌아보는 데 있다. (279)

 

그럼, 저자가 소개하는 네 개의 작품은 현재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그런 의미가 과연 현재의 우리에게 고전이라 할 수 있을까?

 

저자는 답한다. 고전으로 부를 수 있다. 지금도 그런 작품의 가치를 이해하고, 우리들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간 이런 작품을 읽어오면서 오해 아닌 오해를 하게 된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고전을 그저 관념으로만 받아 들이고, 줄거리로만 이해했기 때문이다. (98)

그렇게 읽어왔기에 우리는 그런 작품들의 핵심에서 빗겨간 책 읽기를 해온 것이다.

 

이제 그런 핵심을 벗어난 고전 읽기에서 벗어나, 제대로 읽어볼 수 있는 좋은 교재를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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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행성
김소희 지음 / 아름드리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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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행성


쓰레기 별이 있다. 이 책의 제목이 되는 <먼지 행성>이다.

먼지와 쓰레기, 이 별에는 그 것밖에 없다.

그러니 사람이 살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거기 사람이 살고 있다면? 그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러한 곳, 다시 한번 어떤 곳인지 확인해보자.


태양과 멀어 그만큼 춥고 어두운, 식물이 거의 자라 않는 행성.

이곳의 정식 명칭은 먼지 행성이다 ,

하지만 사람들은 이곳을 쓰레기 별이라 부른다. (6쪽)


그런데 어떻게 해서 그곳이 쓰레기 별이 되었을까?


그곳은 다른 행성들의 청정 유지를 위해 그들의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다.

즉 다른 행성에서 생기는 쓰레기들을 버리는 쓰레기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 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있다니,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각 행성에서 보내는 쓰레기 종량캡슐에서 쓸만한 물건들을 건져 다시 파는 것으로 생활하고 있다. 쓰레기에서 쓸만한 물건을 골라내, 다시 파는 것이다.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즉 이 만화의 등장인물 중에 주인공은 다음과 같다.

나오, ’‘나’, 츄리

나오 : 정식으로 등록된 직원,

츄리 : 떠돌이 상인이었는데 시민등록이 되지 못해 이곳에 정착했다.

‘나’ (리나) : 쓰레기 종량 캡슐에 담겨 이곳에 버려졌다.

깜이 : 버려진 고양이 로봇

그리고 그곳에 살진 않지만, 부품 수거하기 위해 들르는 진 씨.


그런 곳에서 살아가던 그들에게, 어느날 사건이 벌어진다.


리나와 깜이는 다른 사람 모르게 모험의 길을 나선다. 산 너머에 보이는 불빛의 정체를 알아보려고 산 너머로 가보는 것이다.

빛을 따라 돌산을 오르던 리나는 그만 발을 헛디디지만, 거기에 등장한 로봇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그리고 다시 기지로 돌아가기 위해 SOS 신호를 보내고...

거기에서 만난 로봇은 기록봇이었다.


기록봇을 통해 기록된 영상을 보게 되자, 거기에 나노의 딸의 마지막 모습이 담겨있었다.


그곳의 어른들은 모종의 계획을 짜고 있다. 바로 리나를 다른 곳으로 보내려고 하는 것이다.


그곳이 폐쇄 결정이 나고 전기까지 끊기면 완전한 고립 신세가 되니까, 그전에 리나를 다른 곳으로 보내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진씨에게 부탁해서 중고 우주선을 구하려고 한다.

그리고 얼마후 드디어, 그 별에 마지막 시간이 다가온다.

그러니 거기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 하는데...

과연 그게 가능할까?


여기에서 나오와 츄리, 그리고 로봇 깜이까지 합세하여 모종의 일을 꾸민다. 바로 리나를 탈출시키는 것, 그게 가능할까?


다시이 책은?


이 책은 만화다. SF 만화. 우주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는데, 그 안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 그리고 사람과 로봇 사이의 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 쓰레기 별에 먼지와 쓰레기, 이 별에는 그 것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거기에서도 따뜻한 정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배경이 우주이기에 그 정은 더욱더 진지해진다. 사람이 살 수 없는 행성을 배경으로 하기에 사람과 사람 사이, 그리고 사람과 로봇 사이에 흐르는 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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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로마 설화 1 : 슬픈 나이팅게일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포티니 스테파니디 그림, 이경혜 옮김 / 파랑새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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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픈 나이팅게일


    맨처음 책을 들었을 때는 이 책이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인줄 알았다.

    책을 들고 살펴보니, 그리스 로마 신화가 아니라, 『그리스 로마 설화』였다.

    신화가 아니라 설화.


    설화는 說話, 각 민족 사이에 전승되어 오는 신화, 전설, 민담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그러니 이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넘어 전설, 민담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다.

    이 책은 그리스 로마 설화 중에서 한가지 이야기, <슬픈 나이팅게일>이다.


    설화를 읽어야 하는 이유 


    그러면 이런 설화를 읽어야 할 필요는 무엇일까?


    책 뒤에 보니, 이런 말로 그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옛날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 창조된 제우스, 헤라와 같은 신비로운 신들의 이야기인 〈그리스·로마 신화〉는 수천 년이 지난 현대사회에서도 마치 생명이 있는 것처럼 살아 숨을 쉬는 이야기로 여겨집니다. 이렇게 오늘날까지도 과학과 철학 그리고 예술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꼭 읽어야만 하는 문해력을 키워주는 감성의 보물창고 〈그리스·로마 설화〉 〈그리스·로마 신화〉는 엄청나게 많은 신들의 세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커다란 규모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신화 속의 세계를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상에서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 일을 마치 실제처럼 재미있게 엮은 이야기 즉, 전해져오는 상상의 이야기를 감성으로 이해할 줄 알고 익숙해져야 합니다. (84- 85쪽)


    신화 속의 세계를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설화를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이 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나니, 이 책의 의미가 보이기 시작한다.


    바로 신화라는 이야기 속에 들어있는 비현실적인 사건들이 바로 이런 설화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신화와 설화의 구분은 물론 애매하지만, 그러나 인간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신화와 설화 속에 들어있는 이야기들의 기능은 동일하지 않을까?


    이 책슬픈 나이팅게일


    이 책, <슬픈 나이팅게일>은 “옛날 옛날에 왕과 왕비가 살고 있었어요”라는 말로 시작한다.


    왕과 왕비가 살고 있었으니, 당연히 왕자와 공주가 등장할 것이고, 그렇게 설화가 시작한다.

    왕자와 공주, 오누이는 참으로 사이가 좋았는데, 그래서 화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 오누이는 참으로 사이가 좋았어요, 세상의 그 어떤 것도 공주와 왕자 남매를 갈라놓을 수 없을 정도였지요. (8쪽)


    이 책의 목표는 아동용이고, 아동들의 문해력을 기르도록 계획된 것인데. 문해력을 어느 정도 길렀다면, 이런 말 읽고 나면 무언가 떠오르는 게 있어야 할 것이다.


    화자가 왜 공연히 ‘세상의 그 어떤 것도’라는 말을 했겠는가?

    그러니 바로 그 어떤 것이 나타나 왕자와 공주를 갈라놓을 것이다, 라는 예감이 들어야 하는 것이다.


    정말, 어느 날 사건이 발생한다.


    왕자와 공주가 궁궐에서 놀고 있었을 때 갑자기 바람이 휘몰아치더니 왕자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공주는 애타게 동생인 왕자의 이름을 부르며 찾아보았지만 들리는 소리라고는 나이팅게일의 슬픈 울음소리뿐이었다. (10쪽)


    자, 다시 문해력에 조금 눈이 뜬 사람들은 나이팅게일의 슬픈 울음소리에 뭔가 감이 와야 한다. 그리고 어, 이게 뭔데 제목에도 나타나지, 하는 물음과 의문이 들어서야 한다.


    그렇게 일이 터진 다음에, 나이팅게일마저 사라지자 공주는 슬픔에 겨워 괴로워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자, 왕과 왕비는 아들 왕자를 잃은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이제는 슬픔에 젖은 딸이라도 살리기 위해 애를 쓰는데, 공주는 동생 왕자가 사라질 때 슬피 울었던 나이팅게일이 보고 싶다며, 찾아달라는 것이었다.


    다시, 이 책은?


    이렇게 서두를 시작한 설화, 다음은 어떻게 진행이 될까?

    이 이야기 그리 만만히 보아서는 안된다. 아동용이라고 해서 그저 순탄하게 일이 풀려서야 되겠는가. 아이들로 하여금 모든 일은 그리 쉽게 풀리지 않는다는 교훈을 가르치려는 듯, 이야기가 복잡하게 진행이 되는 것이 이 책의 특색이다.


    그러니 이야기의 결말이 해피 엔딩이 되기까지 얼마나 힘을 들여야 하는지, 인생사가 그렇다는 것도 알려주면서, 아이들과 이 책을 같이 읽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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