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의 쓸모 - 귀하지만 쓸모없는, 쓸모없어도 중요한 유용하고 재미있고 위험한 금속의 세계사
표트르 발치트 지음, 빅토리야 스테블레바 그림, 기도현 옮김, 김경숙 감수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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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의 쓸모

 

역사 공부를 하면서 신구석기 시대와 청동기철기 시대를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시대를 구분하는 중요한 물질이 있는데바로 금속의 유무다.

금속즉 철을 가지고 시대를 구분하는 것이다.

 

그런 철이 없던 시대가 바로 구신석기인데이 책에서는 도입부에 재미난 가정을 제시하고 있다바로 철금속이 없으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가정이다.

 

금속이 없으면애시당초 우리 지구가 존재할 수가 없다. (10) 

왜냐하면?

철과 니켈이 주성분인 지구의 핵이 텅 빌테니까.

 

그뿐만이 아니다 

칼슘이 없어져 치아와 뼈는 부서져 가루가 되고철분이 없으면 혈액이 몸 전체에 산소를 운반할 수 없다. (10)

 

그러니까 금속이 없다는 생각은 가정일지라도 해서는 안 된다.

그만큼 금속은 우리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금속을 주제로 하는 이 책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1장 금속이란 무엇일까?

2장 금속을 어떻게 찾아낼까?

3장 금속 산업은 어떻게 발전했을까?

4장 금속을 어떻게 얻을까?

5장 금속을 어떻게 활용할까?

6장 금속을 어떻게 보호할까?

7장 금속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이 책에서 인류 역사의 주요한 전환점이 되는 시기마다 금속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 저자는 금속과 관련아주 흥미있는 이야기를 펼쳐놓았다그중 몇 가지만 적어본다.

 

헤파이스토스가 비소 중독(?)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불과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가 다리를 저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는데이를 금속과 연관시켜 본다면? (49)

 

아마 비소중독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비소에 중독되면 신체 일부가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비소는 유독한 물질이기 때문에 비소가 녹은 물에 오래 노출되거나 비소 가스를 마신 대장장이는 비소 중독 증세를 흔히 겪는다.

 

이런 사실생각해 본 적이 없다그리스 신화에서는 헤파이스토스가 절름발이가 된 것은 그를 낳은 헤라가 그의 생김새를 보고 땅으로 내던져서 그렇게 되었다고 하는데이렇게 과학적으로 접근해서 추리를 해보니신화를 과학으로 해석할 수가 있겠다이런 논리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트로이 전쟁에 대한 언급

 

후기 청동기 시대에 철기를 가진 민족이 다른 민족을 침략한 사건들이 등장한다.

히타이트 족이 바로 그런 민족인데그런 히타이트 민족도 다른 민족 -  이 책에서는 해양민족이라 나온다 - 에게 멸망한다. (62)

고대 국가중 이집트만이 바다의 침략자로부터 살아남았다이 당시 일어났던 전쟁중 하나가 아카이아인에 의해 트로이가 함락된 사건인데이 전쟁은 신화로 다뤄지기도 한다.

 

이 말을 뒤집어보면트로이 전쟁은 실제 있었던 것이라는 말이 된다.

 

고대 로마의 수도관 때문에 로마가 쇠퇴했다.(?)

 

고대 로마의 수도관은 여러 가지로 유명한데그 수도관이 문제가 되었다는 기록을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다.

 

로마 시대에 로마 시민의 목욕탕 문화를 말해주는 것이기도 한 수도관그것은 또한 멀리서부터 물을 끌어오는데 아주 정교하게 설계 제작되었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그게 문제?

 

어떤 사연인가 

고대 로마가 쇠퇴한 이유 중 하나가 납으로 만든 수도관 때문일 수 있다수돗물에 녹아 있던 소량의 납이 로마 시민에게 납 중독을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것다른 중금속과 마찬가지로 납 역시 유독성 물질이다. (79)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고대 로마에서는 식수를 얻기 위해 칼슘염이 풍부한 물즉 경수를 수도관으로 끌어왔다그리고 경수는 납으로 된 수도관에서는 경수가 생명의 은인이 된다. 흰색 침전물이 층층이 쌓여 파이프 내부 벽을 뒤덮음으로써 납 성분이 수도관의 물에 녹는 것을 막아줘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납으로 만든 식기류 때문에 로마인은 자연스레 독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림의 색이 변하는 이유는?

 

이 것 역시 관심이 있던 사항이다그림의 색은 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하는 것일까?

예컨대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들을 색이 변색되어 복원작업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왜 그련 일이 생기는 것일까?

내 생각으로는 물감과 금속은 관련이 없다고 생각이 드는데....

 

실상은 이렇다.

그림의 색이 어두워진 이유는? (177)

첫째그림을 덮고 있는 광택제가 산화되어 어두워진 것이다.

둘째물감 성분인 안료가 공기 중에서 황화 수소와 반응한 것이다.

이런 화학 반응은 급속하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수십 년수백 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이 된다오래된 그림 중에 어두운 색을 띠는 그림이 많은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복원을 할까?

과산화 수소를 이용해서 어둡게 변했던 색을 다시 흰색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다. (178)

 

은으로 화산 폭발 예측할 수 있다.

 

화산은 분출되기 며칠 전부터 황화 수소나 기타 가스를 방출하기 시작하는데, 사람의 후각으로는 이 가스를 감지하기 어렵다은은 농도가 낮은 가스에도 무조건 반응한다그래서 화산 근처에 은 포크를 가져다 놓으면 화산 분출을 예측할 수 있다. (189)

 

다시이 책은?

 

위에 기록한 것처럼금속의 쓸모는 다양하다.

이 책에 언급된 금속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현대인은 금속에 대한 지식 없이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금속을 쓸모있고 이로운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은 여러분이 금속과 금속 화합물의 특성을 얼마나 아는지에 달려있다. (221쪽)

 

그렇다금속이 다양한 쓸모가 있지만그것을 알지 못하면 써먹지 못할 것 아닌가?

예컨대 위에 예를 든 화산 근처에 은수저가 아무리 많이 있어도 화산 분출시 은수저가 반응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면그 은주저를 차라리 엿바꿔 먹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이처럼 금속의 쓸모를 알려주는 이 책참으로 쓸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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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워커스
신인철 지음 / 빈티지하우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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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워커스

 

먼저 책 제목에 대해 생각해보자,

르네상스 워커스’, 즉 르네상스 시대에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말인데그게 무슨 의미일까?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니저자는 2010년부터 직장인 인문학 연구모임인 르네상스 워커스를 공동 설립해서 운영중이다그렇다면 르네상스 워커스는 예전의 르네상스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니라현재 이 시대에 살아가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리라.

그래서 르네상스 워커스라는 말은 이렇게 정의할 수 있겠다.

 

예전의 르네상스 시대를 살아갔던 워커스(일꾼들장인들)를 본받아 현재에 르네상스 정신을 구현하려는 사람들장인들일꾼들.

 

그런데 왜 거기에 르네상스 시대가 나오게 되는가?

예전의 르네상스는 페스트라는 미증유의 재앙이 일어난 다음에 찾아온 시기를 슬기롭게 겪어내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겪었던 팬데믹은 페스트에 버금가는 재앙이니과거의 르네상스처럼 지금 현재에 다시 르네상스를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저자는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페스트 팬데믹 이후인류 최고의 황금기를 만든 사람들처럼지금 우리도 코로나 팬데믹 이후2의 르네상스를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이 책에서 살펴봐야 할 인물들이 많다

르네상스 시대를 이끌어간 사람들이다.

 

니콜로 마키아벨리 (106)

 

단테 알리기에리 (131)

 

도나텔로 (162)

 

<닌자 터틀> (161)

이 영화를 이 책에서 알게 된다.

주인공인 닌자 터틀의 이름이 르네상스의 주역들 이름을 따라했다는 것흥미롭다.

레오나르도라파엘미켈란젤로도나텔로.

해서다른 인물들은 다른 책에서 많이 들은 인물이지만 도나텔로에 대해셔는 이 책으로 좀더 자세히 알게 된다.

 

알브레히트 뒤러 (177)

 

산드로 보티첼리 (202)

 

이런 얘기는 여기서 처음 듣게 된다.

그의 성씨가 원래는 다른 것이었다.

그런데, 그가 술을 많이 먹고 다니는 바람에 그의 별명이 작은 술통이 되었는데결국 그의 성이 작은 술통이라는 뜻의 보티첼리가 되었다는 것이다. (205)

 

코시모 데 메디치 (227)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265)

 

안코라 임파로 (Ancora Imparo) (279)

우리말 번역은 나는 아직도 배우고 있다이다.

미켈란젤로의 유언이 바로 이 말인데이 말은 그가 죽을 때까지도 무언가 배우고 익히는 자세로 살았다는 것이다.

 

파우스토 베란치오 (289)

 

파우스토 베란치오에 대하여는 이 책에서 처음 만난다.

다른 책에서는 듣지 못했는데이 책에서 만나게 된다새로운 인물을 알게 되니 기쁜 일이다.

 

그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의 메모에서 발견한 낙하산 스케치를 실제로 만들어본 사람이다. 그는 낙하산을 만들어서 베니스의 산마르코 광장의 종탑에서 뛰어내렸다 .(292)

그게 1617년의 일인데그렇게 뛰어내려서 죽었다는 말은 없는 것보니 성공한 것이다.

그 높이가 무려 98미터라 한다.

 

이 밖에도 그는 다양한 직업을 거쳤는데 거기에 박식가라는 직업도 갖게 되었으니 진정한 르네상스맨이라 하겠다.

 

조르조 바사리 (314)

 

안드레아 팔라디오 (340)

 

그는 로마의 건축가 비트루비우스가 쓴 <건축술에 대하여>를 읽고 큰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는 그 책을 읽고 건축이 단지 돌덩이만 다루는 일이 아니고건축은 인간이 활용하는 공간을 더 아름답고 편리하게 가꾸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건축물이라는 대상 혹은 돌이라는 재료 중심으로 해왔던 생각이 건축물 안에서 사는 사람 중심으로 큰 변화를 하게 된 것이다.

 

괴테는 팔라디오가 설계한 건축물을 두고

그의 건축물은 돌로 쌓은 그리스의 꿈이다라고 했다. (344)

아마이 책을 읽고 알게 된 인물중 가장 특기할만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특히 설계 도면에 대한 그의 생각은 더 놀랍다. (350)

그는 설계 도면을 그릴 때자신이 그리기 편하게 그리기보다는 실제 건물을 짓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게 그리려고 노력했다.

그는 설계 도면을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생각했고설계 도면에 자신의 건축 철학과 설계 방향을 담아 보다 정확하게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필리프 멜란히톤 (367)

 

비텐베르크 대학에 관한 기록 (369)

이 대학에 대한 기록도 기록해둘만 하다비텐베르크 대학에서 마틴 루터와 멜란히톤이 같이 교수로 일을 했으며여담이지만 셰익스피어도 이 대학에 대한 기록을 남겼는데 바로 그의 작품 햄릿에서 덴마크의 왕자 햄릿이 다니는 대학으로 비텐베르크 대학을 정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394)

 

다시이 책은?

 

이상은 이 책에서 뽑아낸 예전의 르네상스와 관련된 인물들만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관심은 다만 그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르네상스 정신을 구현하기 위하여 실제 경영 현장에서 굵직한 흔적을 남긴 사람들에 오히려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위에 기록한 사람들 이외에도 그런 사람들의 기록 또한 이 책에 풍성하게 실려 있으니경영 일선에서 르네상스 정신을 맛보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아주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그것이 저자가 르네상스 워커스라고 이 책을 이름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이 책은 과거와 현재를 르네상스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이어가는 작업을 아주 충실하게 해 놓은 역작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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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원더랜드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과학으로 읽다
안세실 다가에프.아가타 리에뱅바쟁 지음, 김자연 옮김 / 애플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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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원더랜드 

 

이 책 사이언스 원더랜드는 동물행동학자인 저자 두 사람이 앨리스의 나라에 숨겨진 과학의 비밀을 밝혀내고 있는 책이다 

앨리스가 맨 처음 만나는 흰토끼의 비밀그리고 앨리스의 몸이 변하는 것을 통해 변신과 변태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등장하는 다른 동물과 곤충들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루이스 캐럴이 쓴 두 작품의 숨겨진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이 책은 루이스 캐럴의 두 작품 이외에 영화도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는 것참고로 하기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나라의 앨리스

애니메이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영화 <거울 나라의 앨리스>

 

먼저변태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변태변태(變態)가 아니라 변태(變態).

나쁜 의미의 변태가 아니라 몸의 형태가 변하는 변태라는 말이다.

생물 과목을 학창시절에만 배우고 만 탓에동물과 곤충의 세계에 변태가 이리 많을 줄 생각하지 못했다.

 

개구리가 가장 대표적인 경우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못한다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개구리는 올챙이 적 달고 다니던 꼬리를 개구리가 되면 떼어버린다이런 경우를 무미류(無尾類)라 한다고 한다꼬리가 없는 무미(無尾)이에 비하여 도롱뇽은 성장한 후에도 꼬리가 남아 유미류(有尾類)라 한다.(28)

 

올챙이는 자라나면서 놀라운 변화를 보인다다리와 혀가 생기고초식에서 육식으로 변하는 탓에 장의 모양도 바뀌고 아가미가 사라진다이런 변화가 단 두세달 만에 나타난다니 놀랍지 않을 수 없다. (29)

 

곤충에서는 완전변태와 불완전변태로 구분할 수 있다.

 

여기서 앨리스의 변태에 대하여 이야기가 나온다. 

작품 속에서 앨리스는 몸의 크기가 줄었다가 늘었다가 하는데그런 변태가 과연 가능한 것일까가능하다물론 사람 얘기가 아니라동물들곤충들이 그렇다는 말이다. 

어떤 동물들은 적이나 잠재적 천적을 위축시키려고 몸을 크게 만들 수 있다스핑크스 나방의 경우가 그렇다애벌레가 위협을 느끼는 순간머리와 발을 집어넣고 가슴을 부풀린 다음 몸의 앞 부분을 뒤집어서 완벽하게 뱀머리 모양을 만들어낸다. (36) 

이런 식으로 이 책은 앨리스가 만나는 동물들곤충들에 대한 학문적 해설을 하고 있다그래서 작품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것이다그런 거였어이 말이 그렇다는 말이구나하는 감탄이 저절로 나오게 된다.

 

체셔 고양이와 만나다.

 

아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가 여기 등장하는 체셔 고양이 아닐까?

그림으로또 웃음과 관련해서 유명해진 체셔 고양이. 그 고양이는 몇 번의 등장만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가 되었다. 

체셔 고양이는 엘리스에게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면서 그 존재감을 과시하더니 드디어 미소만 남기고 몸통은 다 사라지더니 이윽고 그 미소마져 사라져우리들에게 존재감을 오히려 나타내고 있다. 

고양이도 사람처럼 입술을 움직이고 웃는 표정을 만드는 데 여러 근육이 관여한다. ‘대관골근이라는 특수한 근육의 움직임으로 입술 가장자리를 귀까지 들어올리는 것은 ‘AU12’라는 기호로 표시한다그런데 사실 고양이의 입술 가장자리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게다가 고양이는 돌출악이라서 사람보다 턱이 상당히 두드러진 데다가 털이 얼굴 근육의 움직임을 가린다결국 고양이도 웃을 수 있지만그 웃음을 보기는 매우 어렵다는 뜻이다고양이의 근육 움직임이 사람의 근육 움직임과 유사하다고 해도과연 그 표현이 사람과 고양이 모두에게 같은 의미를 지닌 것일까? (47) 

이 책에서는 그렇게 체셔 고양이의 미소에 얽힌 사연을 풀어내고 있다.

 

이렇게 이어지고 있는 앨리스 나라의 분석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Part 1.기상천외한 환상 동물 

1. 변태와 변화

2. 현실의 존재와 어색한 미소

3. 환상의 존재 모음

4. 거울 나라의 곤충들

5. 해변 산책

6. 앨리스와 동물들 

Part 2.이상한 나라의 다과회 

1. 정신 나간 손님들

2. 목을 쳐야 하는 것들

3. 끝이 없는 차 마시기

4. 말하는 꽃

5. 제자리에 있기 위한 경주

 

몇 가지 더 기록으로 남긴다.

 

길에 대하여 생각하다.

 

인생의 길, 가야할 길에 대한 이런 대화, 대단한 아포리즘이 아닐까.

 

내가 여기서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가르쳐 줄래?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 건지에 달렸어. (이상한 나라, 91)

 

아무리 어린 꼬마라도

자기가 가는 길은 똑바로 알고 있어야지. (거울 나라, 64)

 

그리고 <붉은 여왕 가설>이 등장한다.

이곳에서는 같은 자리에 있고 싶으면 아까처럼 빨리 달려야 한단다

만약 저만치 멀리 가고 싶다면 아까보다 두 배는 빨리 달려야 해. (거울 나라, 55) 

Now, here, you see, it takes all the running you can do, to keep in the same place. If you want to get somewhere else, you must run at least twice as fast as that!

 

이것을 진화생물학에서 가져다가 유용하게 사용한다그리고 경영학에서 가져다 사용하는 등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 밖에 기록해두고 싶은 것

 

모차르텔라베토베니 (Mozartellabeethoveni) (102) 

새로 발견된 식물의 이름을 정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는데그중 유명인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로 위의 이름이 등장한다.

책에서는 그게 어떤 식물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고또한 인터넷에서도 다른 자료가 보이지 않아이름만 소개할 수밖에 없다.

 

동물에게도 문화가 존재한다. (104) 

일본의 마카크 원숭이를 관찰한 결과젊은 암컷 원숭이 이모(Imo)가 해변의 해안가에서 고구마를 씻어 먹은 후 무리의 다른 암컷 원숭이들이 이 행동을 따라했다는 것인데인간을 제외한 다른 생물종에서도 문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로서 밝혀졌다.

 

다시이 책은?

 

지금껏 읽어온 책중 변신을 다룬 책들이 몇 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헤아려 보니 다음과 같은 책들이 보인다.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카프카의 변신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도 이 범주에 넣을 수 있겠다.

 

그렇게 변신을 다룬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름 다양한 시각을 접해왔는데이 책으로 다시 한번 변신에 대한 총체적인 생각을 가다듬어 볼 수 있었다. 

더하여 루이스 캐럴의 작품 두 권을 과학적으로 체계를 갖춰가면서 읽어볼 수 있다는 점도 말해두고 싶다어린이용 동화 차원이 아니라그간 우리가 보이지 않던 것에는 무심했던 그 시각을 고쳐야 한다는 것그래야 세상을 바로자세하게 읽을 수 있다는 것역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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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열림원 세계문학 2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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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사실 말이지 그간 몇 개 다른 번역본으로 위대한 개츠비를 읽긴 했는데 중간중간 놓친 부분이 상당했었다는 것고백한다해서 이번에는 개츠비를 한층 더 자세하게 이해하려고 작정하고 이 책을 펼쳤다.

 

등장 인물들

 

해서 이번에는 등장인물들도 정리해보면서스토리의 얼개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입력시켰다.

 

닉 캐러웨이

제이 개츠비

뷰캐넌 부부 톰 뷰캐넌데이지

조던 베이커

윌슨 부부 조지 윌슨윌슨 부인(머틀)

 

그들간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제이 개츠비 와 뷰캐넌 부부 간의 관계를 살펴보자.

톰 뷰캐넌의 부인인 데이지는 결혼전에 개츠비와 사귄 적이 있다.

그런 사이였는데결혼은 하지 못했다.

그런 미련 때문에 개츠비는 열심히 부자가 되어 지금 다시 데이지 앞에 나타났다.

데이지를 보기 위해 집도 뷰캐넌 부부가 살고 있는 집 앞으로 이사를 온 것이다.

(아래 지도에서 개츠비의 집과 데이지의 집을 확인해 보시라.)

결국 그런 사이였던 게 사단이 되어 비극이 벌어지고 만다.

 

또 다른 케이스톰 뷰캐넌과 윌슨의 부인 머틀둘은 내연의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개츠비가 원하는 것그 위태위태한 욕망

 

위대한 개츠비이제야 개츠비의 모습이 들어온다한 사람을 가슴에 품고 살아온 사내의 실루엣이 서서히 그 형체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

 

화자인 닉 캐러웨이는 이런 말로 개츠비의 속마음을 그려 보여준다.

 

개츠비나 톰 뷰캐넌과는 달리나에게는 얼굴이 육체에서 분리된 채 어두운 처마 밑과 눈부신 간판을 따라 떠도는 여자가 없었다. (137)

 

그 사람은 데이지한테 자기 집을 보여주고 싶어 해요그런데 당신 집이 바로 옆집이잖아요. (135)

 

데이지는 거기에 대해 알면 안 돼요개츠비는 데이지가 아는 걸 바라지 않아요. (137)

 

그렇게 다시 만나게 되는 개츠비와 데이지그 둘의 운명은 가혹했다.

계기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 시작한다.

 

닉 캐러웨이개츠비톰 뷰캐넌데이지그리고 조던 베이커.

이렇게 다섯 명이 만나 대화를 하다가 뉴욕으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하기로 한다.

뉴욕으로 가는 길톰의 제안으로 차를 바꿔 운전하기로 한다.

뉴욕으로 가서 거기에서 약간의 설전이 벌어지고그리고 다시 돌아오는 길거기에서 사건이 벌어진다역시 차를 바꿔 운전하고 오는 길이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누구를 비판하고 싶어질 땐 말이다세상 사람이 다 너처럼 좋은 조건을 타고난 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도록 해라. (9)

 

인생이란 결국 하나의 창()으로 바라보았을 때 훨씬 더 분명하게 보이는 법이다. (15)

 

하지만 나는 천천히 신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고내 머리는 욕망에 제동을 거는 내면의 규칙으로 가득 차 있다. (103)

 

나쁜 운전자는 또 다른 나쁜 운전자를 만날 때까지만 안전하다. (296)

 

다시이 책은?

 

스콧 피츠제럴드를 만난 것은 영화 <Midnight in Paris>에서였다.

그는 그 영화에서 헤밍웨이와 함께 등장한다.

여기 이 책에 수록된 그의 연보를 보니피츠제럴드와 헤밍웨이가 만난 것이 1925년이라 한다.

 

1925(29)

파리로 옮겨 아파트를 빌림헤밍웨이를 만나 친구가 됨 (5) (323)

 

또한 개츠비를 만난 것은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서였다.

로버트 레드포드가 개츠비 역으로 등장하는 영화다그래서 위대한 개츠비라는 인물을 생각할 때마다 로버트 레드포드의 얼굴이 먼저 떠오르곤 했었다그런데 역자인 김석희는 그런 것에 대하여 이런 말로 주의를 주고 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개츠비는 뜻밖에 부산스럽고그렇게 멋진 주인공은 아니다. (311)

 

그리고 그 아래 각주에 말하길,

개츠비의 이미지를 영화에서 개츠비역을 맡았던 멋진’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와 동일시 하기 쉽다.

딱 내 경우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개츠비에 대한 이미지를 재정비하게 만든 책이 바로 이 책이다.‘


 

1) 제이 개츠비의 집

2) 닉 캐러웨이의 집

3) 윌슨 부부의 집

4) 뷰캐넌의 집

 

어디 개츠비에 대한 이미지 뿐인가맨 첫 장에 등장하는 한 장의 지도가 책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놓았다읽을 때마다 붕 떠있던 것 같기만 하던 닉 캐러웨이의 집과 개츠비의 집, 그리고 개츠비의 위치가 눈에 선하게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그래서 개츠비가 이제 이해가 된다비련의 주인공사랑한 게 무슨 죄가 있는가그놈의 사랑그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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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김상근 지음, 김도근 사진 / 시공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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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시칠리아에 관한 책을 지금 세권째 읽고 있다.

다른 책들과 비교하여 보니, 몇 가지 특이하기에두 가지만 기록하고자 한다.

 

먼저그간 그리스 신화또는 다른 저작물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것들을 이 책에서 풀어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그리스 신화 중 뜻밖에도 시칠리아와 관련된 부분이 많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 가장 특기할만한 일이다.

 

신화의 땅 시칠리아에서 펼쳐진 그리스 신화 10편 (30- 49)

 

그리스인들은 시칠리아를 '신화의 섬'으로 만들었다.

그리스 본토의 신화가 만들어진 것은 기원전 16세기에서 8세기까지의 일이었지만 시칠리아에서는 기원전 8세기부터 신화가 탄생했다그래서인지 시칠리아의 신화는 그리스 본토 신화와 중첩되는 내용도 많고두 문화권을 연결하는 내용도 많다.(31)

 

첫째에트나 화산과 헤파이스토스

둘째나프티아 호수 이야기

셋째세 님프 이야기

넷째그리스와 시칠리아의 연결

다섯째헤라클레스와 에릭스

여섯째오디세이아의 외눈박이 거인

일곱째스킬라와 카리브디스

여덟째시칠리아에 추락한 아키로스

아홉째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 신화

열째그리스 신화 속의 신들의 전쟁과 시칠리아.

 

비극 작가 아이스킬로스의 시칠리아 활동 (69- 70)

플라톤의 시칠리아 방문 (91-94)

에트나 화산에 몸을 던진 철학자엠페도클레스 (94-97)

마키아벨리에게 극찬을 받은 시라쿠사의 참주 아가토클레스 (102-105)

 

앞부분 소개와 각주를 제외한 본문만 모두 350쪽인데나의 눈길을 연이어 붙잡은 쪽수가 무려 100여쪽이니이 책의 1/3에 해당하는 내용이다그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비극 작가 아이스킬로스의 시칠리아 활동 (69- 70)

 

그 첫번째페르시아인을 쓰다

 

그리스의 비극 작가 아이스킬로스는 히에론 1세의 초청으로 시라쿠사를 방문했다.

거기에서 그는 현존하는 유일한 역사극 페르시아인을 썼다살라미스 해전에 직접 참여했던 그는 페르시아인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면서카르타고와 맞서던 시라쿠사인들에게 감동을 주는 작품을 선물했다. (69)

 

그 두 번째시칠리아에서 죽다.

 

아이스킬로스는 아테네로 귀환했다가 다시 시칠리아로 돌아와 젤라에 머물렀다.

그런데 그의 죽음이 비극적이다.

 

전설에 의하면 아이스킬로스는지붕이 무너져 죽게 될 운명이라는 신탁을 받고 절대로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그러나 거북이를 잡아 하늘을 향해 높이 올라가던 독수리가 실수로 거북이를 떨어뜨렸고하필 그것이 지나가던 아이스킬로스 머리 위로 떨어져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고 한다. (70)

 

그 사연은 약간 다르지만아이스킬로스는 거북이 때문에 죽은 것은 확실하다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런 기록을 남겼다.

 

아이스킬로스는 기원전 456년에 황당한 사고로 사망했다맹금류 한 마리가 그의 머리를 매끈하고 둥근 돌이라 착각하는 바람에 등딱지를 깨서 먹으려고 살아있는 거북이를 머리에 내리친 것이다. (죽음(1), 베르나르베르베르, 46)

 

플라톤의 시칠리아 방문 (91-94)

 

플라톤은 시칠리아를 세 번 방문했는데당시 역사에 대해 상세한 기록을 남겼다.

 

그는 40세에 시칠리아를 처음 방문했는데기원전 387년의 일이다.

당시 시라쿠사의 참주는 디오니시우스 1세였다. (91)

그는 참주의 분노를 사게 되어쫓겨나듯 아테네로 돌아오게 된다.

 

두 번째 방문은 디오니시우스 1세의 아들 디오니시우스 2세 때의 일이다.

역시 이번에도 좋지 않게 끝이 났다오히려 더 나쁜 상황이 벌어졌다.

체포당한 뒤 시라쿠사의 아크로폴리스에 갇혀 있다가 겨우 풀려나 아테네로 돌아올 수 있었다.

 

세 번째 역시 디오니시우스 2세 때의 일인데이때도 플라톤은 체포되었고 억류되었다가 겨우 아테네로 돌아오게 되었다.(94)

 

마키아벨리에게 극찬을 받은 시라쿠사의 참주 아가토클레스 (102-105)

 

여기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사례를 발견한다.

 

그 책에서 시라쿠사의 참주 아가토클레스가 등장하는데언뜻 보면 그의 사례가 등장하니 그를 찬양하는 것처럼 보이나실은 악행을 통해 군주가 되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모범 사례다. (103)

 

마키아벨리는 아가토클레스의 냉혹했던 집권방식을 찬양한 것이 아니라, ‘단숨에 거사를 단행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을 유의하여 읽어야 하는 것이다. (104)

 

그 다음으로 특기할 것은 이 책에서 각주 기록 방법을 칭찬하고 싶다.

 

많은 책들이 주석들 달아놓으면서 저자가 편리한 대로 적어 놓는 경우가 많은데이 책은 독자들이 참고하기 쉽게 다음과 같이 친절하게 주석을 작성해 놓았다.

 

괴테, <이탈리아 여행> 1787년 4월 7일 일기

 

현재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은 몇 개의 번역본이 나와 있다그래서 그 번역본 중 어느 한 책을 사용하고그 책의 쪽수를 기록해 놓는다면다른 번역본을 가진 독자들은 그 부분을 찾는데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인용되는 책의 쪽수를 기록하지 않고 내용 중 찾아보기 쉬운 사항을 찾아내 위와 같이 기록해 놓고 있다해서 위의 <이탈리아 여행어떤 번역본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찾아보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다른 주석도 마찬가지다.

 

베르길리우스, <아이네이스>, 1권 50 - 156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20권 382

마키아벨리, <군주론> 6

 

다시이 책은?

 

위에 적은 것처럼본문에서 읽어 알게 되는 부분도 상당하지만각주를 찾아읽으면서는 지식의 폭을 더욱 넓힐 수 있다는 점이 책의 또다른 장점이라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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