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학살을 넘어 - 팔레스타인에서 우크라이나까지, 왜 인류는 끊임없이 싸우는가
구정은.오애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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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학살을 넘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벌어지면서 세계는 전쟁의 시대로 다시 한번  치닫고 있다비극이다.

하기야 인류 역사상 전쟁이 없었던 시대는 없었다.

태초에도 살인이 있었다 하니 전쟁은 우리 인류에게 필연적인 사건이다피할 수 없다.

 

그런 참혹한 전쟁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런 무기들을 사용하면서까지.

 

백린탄 (243)

사람의 몸 피부에 묻은 상태에서 불이 붙으면 물을 끼얹어도 끌 수 없어 살이 계속 타들어간다끔찍한 고통을 안기는 이런 무기들이 최근에 사용되었다바로 이스라엘 군이 사용한 것이다.

 

이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

 

1부 세계를 뒤흔든 우크라이나 전쟁

2부 팔레스타인은 왜 분쟁지역이 되었나

3부 아랍의 봄과 시리아 내전

4부 끝나지 않는 전쟁아프가니스탄

5부 세계가 반대한 이라크 전쟁

6부 전쟁을 막을 수는 없을까

 

그러니 현재 문제시 되고 있는 전쟁을 모두가 다루고 있다.

따라서 이 책으로 우리 지구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알 수가 있다.

이런 식이다

 

밤의 지구를 사진으로 찍어놓은 동영상 본적이 있을 것이다.

어떤 나라는 불빛이 환한 반면 어떤 나라는 깜깜한 그런 영상말이다.

그런 영상에 이번에는 포탄이 터지는 것을 찍어놓았다고 생각해보자.

여기저기 포탄이 터지는 광경이 밤낮없이 펼쳐지는 장면이 보일 것이다.

낮과 밤 가릴 것 없이, 민가든 전쟁터든 상관없이!

 

그중에 몇 곳 살펴보자.

 

우크라이나 전쟁을 들여다보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체 두 나라는 왜 싸우는 것일까?

그들의 주장을 검토한 저자는 이렇게 명쾌한 판단을 내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특별한 역사적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우크라이나 땅은 우리가 나눠준 것이며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만들었다라는 식의 푸틴의 주장은 분명 문제가 있다우크라이나를 소련에 강제병합하는 바람에 둘이 한 나라가 된 것인데 역사적 과거를 소련 시절로만 한정시킨 것이기 때문이다또 과거에 러시아 땅이었다고 해서 지금도 그렇다는 발상은 어불성설이다우크라이나 땅에 사는 우크라이나계와 러시아계 모두의 선택으로 독립을 해서 현재 주권국가로 존재하고 있는 것을 부정하고 침략한 행위는 국제법상 엄연한 범죄다. (24-25)

 

팔레스타인의 경우

 

이런 것 먼저 알아두자.

세계의 모든 분쟁에서 가장 큰 책임은 당사자들에게 있지만팔레스타인 문제는 다르다. (231)

 

왜 그런가?

역사적 사실을 살펴봐야 한다.

그런 역사여기 일일이 옮겨놓을 수 없으니책을 참고하시라.

 

대체 미국은 왜 그런 짓을 하는 것일까?

 

미국이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일은 다반사다.

명목도 다양하게 이 나라 저 나라를 침공한다.

그래서 심지어 미국민 자국 군대를 깡패라 칭한다.

 

2003년 1월 18미국 워싱턴의 의사당 앞에 수만명의 미국 시민들이 모여 전쟁 반대를 외쳤다미국을 깡패국가라 부른 것도 바로 미국의 시민들이었다. (201)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 지 2023년 3월 20일로 20년이 됐다그 전쟁으로 이라크 사람들은 공습과 테러와 무력 충돌에 죽어 나갔고미국은 빚더미에 앉았다. (202)

 

남의 나라도 엉망이 되고자기 나라도 빚더미에 앉게 되는 전쟁을 미국은 왜 하는 것일까?

정말 조폭 깡패같이 자기 위신을 세우려고 그런 것일까?

깡패 두목이 가끔 자기 존재감을 확인시키기 위해 지나가는 무고한 사람을 시비걸어 때리듯이 미국도 강대국이라는 것을 가끔씩은 이 세계 만방에 보여줘야만 하는 것일까?

 

미군은 2003년 3월부터 2011년 12월 말 철군할 때까지 8년 9개월간 이라크에 주둔했다전쟁에 직접적으로 들어간 돈과 이라크 재건에 투입한 비용미국 내 전역병·부상병 복지비용 등을 모두 합치면 미국은 2조 달러 이상을 들인 것으로 추산된다미국은 가장 많았을 때에는 이라크에 15만 명을 파병했다이라크에서 숨진 미군과 다국적군 사망자 수는 4,800명이 넘는다이라크에서 다치고 장애를 입은 전역병들은 재정적자와 함께 미국 사회가 앞으로 수십 년간 책임져야 할 짐이다. 더불어 수퍼 파워(초강대국)’로서 미국의 자존심, ‘선한 강대국이라는 이미지도 타격을 입었다이 모든 것이 부시의 전쟁을 승인해주고 그에게 연임까지 안겨준 못난 유권자들에게 지워진 부담이었던 셈이다. (211-212쪽)

 

어쨌든 미국은 전쟁을 일으킨 나라이니 그 짐을 짊어지는 수밖에 없다그러나 이라크인들은 무슨 죄일까미국은 전쟁의 상대국인 이라크의 민간인 피해에 대해서는 집계조차 하지 않았다이라크 전쟁을 맡았던 미군 중부사령부의 토미 프랭크스 사령관은 우리는 시체를 세지 않는다We don’t do body counts”라는 말로 표현했다. (212)

 

이런 황당한 통계는 그들에게 그저 숫자로만 보이는 것일까?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

 

오랫동안 언론사에서 일하며 국제 뉴스를 다뤄온 저자들이 전쟁과 분쟁으로 얼룩진 21세기의 세계를 심도 있게 분석한 책으로, 저자들의 고민이 가득 담긴 책이다.

 

이런 고민을 요즘 누가 하나?

제각기 제 살길 찾느라 바쁜데우리 일반인들이야 그저 강 건너 등 구경하기겠지만실상 우리와도 그런 전쟁이 아주 관련 없는 것이 아니니관심 가질 필요가 있다.

 

우선 전쟁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바로 그런 전쟁의 참혹함을 실제적으로 겪어온 나라가 아니던가?

그리고 지금도 이런 뉴스들이 들여오지 않은가?

 

동아일보|정치

김정은내년초 남한에 큰 파장 일으킬 방안 마련 지시

고도예 기자 신진우 기자

입력 2023-12-28 14:44업데이트 2023-12-28 14:53

https://www.donga.com/news/Politics/article/all/20231228/122811750/1

국정원 총선 앞두고 핵실험 등 군사도발 가능성

 

이런 기사가 아무렇지도 않게 등장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니 전쟁이란 말에 대하여 그저 무관심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 책을 읽고 읽어서전쟁이 왜 일어나며 그 잔혹한 폐해가 어떤 것인지를 뼈 속에 새겨두면 좋을 것이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발 그리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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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파라다이스 1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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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파라다이스 1

 

파라다이스로 가는 길은 모험이다.

손에 쥐어진 것은 달랑 지도 몇 장뿐이다.

지도조차 보통 지도가 아니니지도 읽는 데에도 가이드가 필요할 정도다.

그러니 그 내용이야 더 말해 무엇할까?

 

모험하는 기분으로깜깜한 밤길을 걷는 기분으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가던 길을 되돌아오면서 이게 가는 길이 맞는 것인가하는 의문 부호 주렁주렁 달아가면서 읽었다.

 

소설이다.

가상 소설그런데 공상 과학 소설은 아니다.

사는 것은 현재의 모습 그대로인데사회구조와 제도가 다른 과거의 사회를 그리고 있다.

1893년이다.

1893년이면 지리적 배경이 되는 북아메리카에 어떤 일이 있었지?

 

미국의 역사 (1865~1917)는 남북 전쟁 후에 재건 시대가 시작되어산업화가 진전된 시대였다사회와 노동력의 급격한 변화가 많은 노동조합을 낳았고 파업이 이어졌다남북 전쟁이 끝났을 때미합중국은 분열된 상태였다미국 재건과 그 실패로 인해 남부의 백인은 흑인들에 대한 지배 관계를 지속할 수 있게 되었고흑인의 인권은 부정당하고 경제사회 및 정치 분야에서는 제2계급에 두었다. (위키 백과)

 

이런 역사적 배경과 소설(1)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흑인의 문제?

 

등장인물 살펴보자.

빙엄 삼 남매가 있다.

데이비드 빙엄동생 존여동생 이든.

 

그런데 가족을 소개하는데뭔가 이상하다.

 

그는 그 말을 무시하고 남동생그리고 그의 남편 피터와 악수했다. (17)

 

이게 뭐지내가 잘 못 읽은 건가남동생의 남편이라니?

 

그다음 읽어보는데역시 이상하다.

 

먼저 여동생에게그리고 그 아내 일라이저의 오른 쪽 뺨에 입을 맞췄다. (17)

 

남동생에게 남편이 있고여동생에게 아내가 있다.

주인공 데이비드 빙엄은 그런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대이비드 빙업분명 남자다.

그런데이게 무슨 일?

 

데이비드의 할아버지가 말한다. 

너에게 중매가 들어왔다. (.........) 그 신사 세례명은 찰스다. (32) 

남자인 데이비드에게 신사라니 분명 남자일 텐데남자를 중매한다는 것이다.

정말 희한한 세계가 펼쳐지고 있는 겻이다.

 

그런 사회에서 가족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이런 서술이 보인다.

 

너희나 너희 아이들이 각각 좋아할 만한 물건들이지. (.........)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을 위해서는 따로 돈을 챙겨뒀다지금 있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신탁을 설립해뒀고. (21)

 

그러니까 남성과 남성으로 이루어진 가정여성과 여성으로 이루어진 가정에서 아이가 태어난다는 말이다아이가 있다는 말이다그런데 어떻게여기서 공상과학으로 소설의 장르가 바꿔는 건가?

 

그래서 이 소설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먼저 소설의 배경이 되고 있는 사회가 어떤 모습인지를 알아야 한다.

 

처음부분에 소개되고 있는 지도를 그래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1893년도의 미국은 북부자유주식민지 연합서부하와이로 구성되어 있다.

소설 속 사회 배경은 이렇다.

자유 주에서는 동성 결혼을 허용하고 백인 여성에게는 교육받을 권리와 투표권이 있지만 자유 주에서는 흑인의 시민권을 거부한다.

 

이제 본격적인 줄거리가 시작되면제목이 <투 파라다이스>라는 것을 기억해두자.

데이비드가 살고 있는 자유주는 파라다이스가 아니라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to paradise 니까 거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간다는 것이다.

 

소설 1부의 제목이 <워싱턴 스퀘어>.

워싱턴 스퀘어는 워싱턴에 있는 것이 아니고뉴욕에 있다뉴욕 워싱턴 스퀘어 파크 (Washington Square Park)

 

그곳이 어딘지를 잘 모를 수 있는데분명 뉴욕이다. (39)

이 책 앞부분에 제시된 지도에 의하면 뉴욕은 자유주에 속한다.

 

이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그 배경을 이해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한 책이다.

그러니 읽어가면서 느끼고또 느끼는 것바로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책 내용에 대한 정보를 조금도 제공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다.

심지어 저자 소개도 너무 야박하다.

 

한야 야나기하리

Hanya Yanagihara

뉴욕에서 살고 있다.

 

그러니 실질적인 정보는 한 줄인데그것조차 뉴욕에 살고 있다는 말뿐이니 구체적인 정보는 아예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뉴욕에 살고 있는 사람이 어디 한 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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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헬레나에서 온 남자
오세영 지음 / 델피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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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헬레나에서 온 남자  

 

저자의 다른 작품예컨대 베니스의 개성상인을 읽어본 독자들은 이번 작품에서 몇 가지

챙겨보면서 읽게 될 것이다.

 

베니스의 개성상인에서는 주인공이 임진왜란을 당하여 베니스로 가게 되는 기회를 만나게 되는데이번 작품에서 주인공은 어떤 일을 연결점으로 삼아서 세인트 헬레나 섬으로 가게 될까?

 

세인트 헬레나 섬은 나폴레옹의 최종 유배지이니다른 사항 말고 프랑스의 대혁명이라든지 아니면 전쟁과 관련된 사건이 있어야 하는데....그때 떠오른 게 바로 조선의 동학혁명과 홍경래의 난이다.

그런 사건이라면 세인트 헬레나 섬의 나폴레옹과 연결점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니까.

 

해서 연도를 확인해보니홍경래의 난은 1812년 1월부터 5월까지다.

 

홍경래의 난(洪景來)은 1811(순조 11음력 12월 18(양력 1812년 1월 31)부터 1812(순조 12) 5월 29(음력 4월 19)까지 홍경래·우군칙 등을 중심으로 평안도에서 일어난 넓은 의미에서의 농민 반란이다. (위키 백과)

 

나폴레옹이 세인트 헬레나 섬으로 유배를 온 것은?

1815년에 유배를 와서 1821년에 거기에서 생을 마감한다.

 

그러니 몇 년 사이가 있긴 하지만 두 사건의 연대가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차이나는 몇 년 정도야 주인공에게 준비할 시간을 주는 것이니까 오히려 안성마춤인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마주한 저자얼마나 신이 났을까?

 

시간상으로 그런 연결점이 하나그다음 연결점은 어떤 게 있을까?

사상이다.

 

홍경래를 보좌하면서 봉기를 준비했던 주인공 안지경은 난에 참여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금치 못한다왜냐면 혁명을 주도할 마땅한 대의가 부족한 것이다.

그래서 이런 속내를 내비친다.

.

학정에 반발해서 들고 일어난 민란과 새 세상을 여는 혁명은 다른 것이다.

혁명은 근본적으로 진취적이어야 한다.

속히 서북면에 한정하지 말고 팔도의 백성들로부터 호응을 얻어낼 수 있는 혁명의 대강을 만들어야 한다. (19)

 

새로운 세상에 대한 제시가 부족한 건 사실이다불만을 폭발시키는 것과 대안을 마련하는 것은 별개다열정으로 뚫고 나가는 일이 있고냉정으로 해결해야 하는 일이 따로 있게 마련이다. (23)

 

홍경래는 어떻게 군사를 움직이겠다는 계획도 치밀하지 못했고봉기의 대강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었다분노만으로는 조선의 숨통을 끊어놓지 못한다. (78)

 

혁명을 왜 하는가?

무엇을 위해 혁명을 하는지새 세상은 어떻게 다를지를 백성들에게 심어주지 못했다. (118)

 

결국 홍경래의 난은 실패로 끝나고 만다.

하는 수 없이 피신 길에 나서는 주인공 안지경파도의 도움으로 살아나 드디어 세인트 헬레나 섬도 도착나폴레옹을 만나게 된다아니 나폴레옹이 아니라 서양의 민주주의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프랑스 혁명에 대하여 공부도 한다이런 내용들

 

프랑스 대혁명은 유럽의 여러 나라로부터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유럽은 왕실끼리 혼인을 통해서 깊이 연관이 되어 있다프랑스 귀족은 프랑스 평민과 영국 귀족 중에서 당연히 영국 귀족에게 더 동질성을 지니고 있었다프랑스에서 평민들이 혁명을 일으켜서 국왕을 처형하자 유럽 각국은 일치해서 프랑스 부르봉 왕조 구원에 나섰다. (179)

 

<외딴 섬의 황제>라는 장에 보면주인공 안지경이 때로는 피에르 신부에게 때로는 나폴레옹으로부터 프랑스 역사과 프랑스 혁명에 대하여 듣고 배운다.

직접 몸담았던 조선의 혁명이 미완으로 끝이 난 다음이니 그런 배움은 안지경에게 꿀처럼 달게 느껴졌을 것이고또한 몸에 체화되어 남게 됐을 것이다.

 

더하여 프랑스 혁명에 대해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마치 안지경처럼 프랑스 혁명에 대한 가르침도 간력하게나마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성은 안에서부터 무너진다. (42)

 

칼레파 타 칼라 (kalepa ta kala) (179)

고대 그리스 격언, ‘좋은 일은 이루어지기 힘들다.’

 

혁명은 끝이 아니고 시작이다. (180)

 

이 그림은 어디에 있을까?

 

주인공이 나폴레옹 접견실에서 보았다는 그림이 있다.

 

백마를 타고 붉은 망토를 휘날리며 알프스를 넘는 접견실의 커다란 그림은 남자의 야망과 포부가 얼마나 원대한 것인가를 여실히 말해주고 있었다. (170)

 

그림의 내용을 보니 그 그림은 자크 루이 다비드가 그린 <알프스 산맥을 넘는 나폴레옹>으로 추정된다그 그림이 과연 세인트 헬레나 섬까지 갔었을까?

 


 

 

물론 이 책은 소설이니 그것에 대한 사실 여부를 따질 이유가 없지만 허실삼아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이 그림은 모두 5장이 그려졌다는데혹시 그중의 한 점이 세인트 헬레나 섬에 가 있었을지도 그런 상상을 하면 소설이 더욱 재미있어진다.

 

다시이 책은?

 

이 책은 역사책이다역사 팩션이다.

소설에서도 배울 게 많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작품이다.

 

소설이니 줄거리는 스포일러가 될까 봐 생략하지만이것 하나만 적어둔다.

다시 조선으로 돌아온 안지경세력을 규합하여 원수가 된 몇 명의 배반자에게 복수도 하고그다음 단계로 들어선다.

프랑스 혁명에서 배운 바그것을 조선에서 이루기 위해 열심을 내지만 그게 어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까?

 

그런데독자인 나로서는 역사의 실제가 그런 혁명이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그래서 성공도 하지 못했다는 것을 다 알고 있는 것이니까 소설의 결말이야 그렇다쳐도 그 사상만큼은그대로 주저앉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했었다그래서 주인공이 어떻게 해서든지 그 명맥을 이어가기를 바랐는데그 마음 저자가 알아차렸는지. 마지막 장의 제목이 <여명>이어서 얼마나 마음이 놓였는지 모른다그래서 마음 홀가분하게 책을 덮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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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처음 온 사람처럼
전유성 지음 / 허클베리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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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처음 온 사람처럼

 

그는 개그맨이다.

아니다그는 철학자자사상가다.

진작에 그걸 깨달아야 하는데그걸 이제야 깨닫는다.

깨달았다는 말은 그전에도 뭔가 느꼈다는 말이다그걸 알기는 알았는데그게 진짜라는 것을 알아차렸다는 것이다그가 대단한 생각쟁이라는 것을 말이다.

생각쟁이라는 말을 쓰다가 보니띄어쓰기를 조금 다시그리고 글자 몇 개 수정해본다.

생각 쟁이가 아니라, ‘생각의 장인(匠人)’이다.

 

그가 쓴 전유성의 구라 삼국지를 읽은 적이 있는데그때 알아봤다.

그는 철학자라는 것을.

이제 확신한다그는 사상가요 철학자다.

이런 글을 읽어보면 그 말이 맞다는 것을 알게 된다.

 

버섯 포장지에 이런 글 어떤가?

 

그늘에서 자랐지만 밝게 자랐다. (165)

 

그것뿐만이 아니다이런 생각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태정태세문단세를 처음 말한 사람을 찾아서 상을 줘야 한다.

그것을 처음에 누군가 하지 않았더라면 조선 왕조의 왕 이름을 아직도 못 외우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151)

 

태정태세문단세를 외우면서 조선 시대 역사 공부를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그 많은 사람중에 저런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 있을까아마 없을 것이다그러니 전유성만의 독창적인 생각이고따라서 그는 생각의 장인인 것이다.

 

이런 생각 해본 적나도 있다.

 

어묵집 간장 분무기로 뿌려 먹읍시다. (119)

 

그러니 반갑다 그런 생각을 했다니반갑고 또 그것이 여기저기 실천되고 있다니 더 반갑다.

생각이 그저 생각만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살아 움직이게 되는 게 생각하는 이유가 아니던가?

 

그래나도 이런 것 궁금했었다.

 

금이빨 삽니다 (224)

 

지나는 길에 금은방이 있다그런데 창밖에 이런 표지판 보인다.

금이빨 삽니다.’

 

그래서 궁금했었다대체 어떻게 금이빨을 산다는 것인가?

금이빨 없지만 있어도 팔 게 아니니 그저 궁금하기만 했는데저자도 그게 궁금했던 모양이다.

 

근데 금이빨을 팔 때 어떻게 판다는 거야자기가 뽑아서 파는 거야사는 사람이 펜치로 뽑는 거야아는 사람 손!

 

궁금했던 게 같은 것조차 공감되니맘에 든다.

 

흔히들 쌍팔년도라고 하는데그건 구체적으로 언제를 말하는 것일까?

 

전유성이 답한다.

우리가 흔히 쌍팔년도 라고 할 때 1988년인줄 알더라고.

내가 왕년에 대신 쌍팔년도에 어쩌고저쩌고 ~

이게 사실은 단기 4288서기로 1955년을 말하는 거야그 증거가 뭐냐고?

88올림픽 이전에도 쌍팔년도라는 말을 썼거든! (208)

 

완벽한 논증이다많은 사람이 그저 주장만 하지 그 근거를 대지 않고 무작적 말하는 데 비해 이 문장의 앞뒤를 살펴보면완벽하다현상과 그에 대한 반박 주장그리고 그를 뒷받침하는 근거그의 말과 글이 먹히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 아닐까?

 

그래도 이건 반댈세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이상하게 잠이 온다는 사람들을 여럿 만났다그렇다면 아예 클래식 음악 들으면서 잠자는 콘서트는 어때? (163)

 

이건 반대다그래도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그리고 그걸 과감하게 밖으로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클래식을 사랑한다는 것이니반대해도 맘에 든다.

 

다시이 책은

 

이렇게 읽어가다보니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엄청 많다.

이 책에 들어있는 저자의 생각대부분에 공감하고 동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렇게 공감과 동감이 한꺼번에 어울린 글을 다른 곳에서는 만나지 못했다.

훌륭한 책이다.

 

누군가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내놓은 걸 보면나는 나 자신한테 굉장히 불만을 터트린다. ‘왜 나는 이런 생각을 못 했나!’ (132)

 

그런 불만이 오히려 흡족해지는 것을 느끼게 되는 생각의 향연읽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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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짧은 우주의 역사 - 빅뱅 이후 138억 년
데이비드 베이커 지음, 김성훈 옮김 / 세종연구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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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짧은 우주의 역사

 

역사는 어떤 무언가가 시간을 따라가며 흔적을 남긴 기록이다.

그 흔적은 물건으로 남아있을 수도 있고 문자로 그것을 기록하여 남아있을 수도 있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인간은 그런 시간의 흐름이 남긴 흔적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려 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도역사라는 것 덕분에 우리의 과거흔적을 알고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우리 인간이 이렇게이런 모습으로 살아왔구나하고 알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역사를 좁게는 한국사넓게는 세계사또 분야별로 문화사과학사 등등폭을 좁혀 살펴보기도 한다. 이런 것을 보면, 인간은 대단한 존재라는 것을 역사라는 분야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이제 조금 시각을 바꿔보자.

우리가 살아오고 있는 이 땅지역 말고 지구는 어떤 역사를 지니고 있을까아니 조금 더 폭을 넓혀서 우리 지구가 자전과 공전을 하고 있는 곳인 우주는 어떤 역사를 지니고 있을까?

 

우주의 역사.

 

이 책은 바로 그런 의문에 대하여 답을 보여주는 책이다일컬어 우주의 역사.

내가 태어나기도 전을 보여주는 과거 역사만 아는 것도 황송한 일인데이 땅을 포함하여 우주의 역사를 알게 된다니정말 신기한 일이다.

 

그런 우주의 역사를 어떻게 말하고 있는가?

 

1부 무생명 단계: 138~38억 년 전

2부 생명 단계: 38~31만 5,000년 전

3부 문화 단계: 31만 5,000년 전~현재

4부 미지의 단계현재~1040년 후

 

이 책은 그렇게 네 개 단계로 구분하여 살펴보고 있는데, 4부는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미래의 이야기이다.

 

과거 역사를 다룬 부분만 살펴보자면무려 138억년전부터 이야기가 시작이 된다.

어제그제, 1년전백년전 이야기가 아니고 무려 1억년도 아닌, 무려 138억년 전 이야기다.

도저히 실감이 나지 않는 숫자들이다.

 

그렇다면 먼저 이런 의문이 든다대체 그 숫자들은 어떻게 해서 나오는 것일까?

대충 적당히 때려잡는 식으로 꺼내든 숫자일까?

 

그런데 그것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가 한 이런 말을 생각해보자.

 

아주 오랫동안 우리는 역사를 너무 편협하게 정의해왔다이것은 현실을 극적으로 왜곡하는 정의다. (6)

 

그 단적인 예를 이렇게 말한다.

협소한 역사관으로 보면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처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오류를 저지를 때도 많다인간의 이야기는 어느 한쪽만 떼어서 바라보면 안된다페스트 균과 그것을 옮기는 쥐의 생물학을 모르면 14세기 유럽을 이해할 수 없다그리고 애초에 시간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그리고 우리 각자가 항성으로부터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파악하지 않으면 지구에 생명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7)

 

그러니맞다현재의 현실을 제대로 알려면 1년전도 좋고, 100년전도 또한 138억년 전이라고 좋으니 제대로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의 현실을 왜곡해서 바라보지 않는 방법은 바로 우주의 역사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저자는 오늘의 역사를 빅뱅에서부터 시작한다.

빅뱅이란 용어도 그렇다빅뱅이란 말이 처음 나왔을 때 모두들 비웃지 않았던가그래서 용어조차도 웃긴다는 차원에서 빅뱅이라 한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 누구도 빅뱅이란 개념을 부인하지 않는다그리고 빅뱅의 내용도 다 받아들인다그래서 빅뱅이 일어났다는 시기인 138억년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빅뱅에서부터 생명의 진화인간의 역사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알 수 있다이제는 인간 사회가 복잡한 단계로 변화하는 것조차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그런 것을 역사라 부른다.

 

그렇다면이제 2부에서부터 4부에 다루는 다음 사항도 마치 우리가 우리나라 역사를 다루는 것처럼 다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부 생명 단계: 38~31만 5,000년 전

3부 문화 단계: 31만 5,000년 전~현재

4부 미지의 단계현재~1040년 후

 

인간과 가장 가까운 사촌에서부터 호모 에렉투스 까지(132-146)

 

해서 그중에 이런 기록도 자연스럽게 인정이 되는 것이다.

 

침팬지는 살아남은 진화적 친척 중 인간과 가장 가까운 관계다인간과 침팬지는 98.4퍼센트의 DNA를 공유한다인간과 침팬지는 약 700~500만 년 전에 마지막 공통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왔다침팬지는 인간보다 작아 키가 100~120센티미터 정도다하지만 일반적으로 힘이 더 세고더 공격적이다침팬지의 뇌는 사람의 3분의 정도로 작다그래도 침팬지의 본능이나 행동을 보면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다창의성기발함집단 정치는 말할 것도 없다(132)

 

호모 에렉투스에서 호모 사피엔스로 (150- 169)

 

구태여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거론한 필요조차 없다이미 우리가 호모 사피엔스라는 것을 다 알고 있으니호모 사피엔스는 어떤 존재인가?

 

호모 사피엔스는 집단학습 능력이 가장 뛰어났고가장 다양한 도구를 사용했으며새로운 환경에서 가장 잘 적응했다뇌가 컸고언어 능력도 더 발달했으며추상적 사고도 더 뛰어났다우리만 동굴에 벽화를 그리고보디페인팅을 사용하고음악을 연주하고보석으로 몸을 치장하고상징적 사고를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준다구석기 시대의 적대적 환경에서 먹이를 구하고 생존하는 방법에 관한 거대한 지식 기반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이 모든 특성이 집단학습 능력을 보완해주었다. (152-153)

 

이말에 대한 입증 작업은 불필요하다지금 이런 리뷰를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니 말이다.

 

다시이 책은?

 

이 책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바로 <4부 미지의 단계현재~1040년 후>이다.

그중 이런 말은 특별하게 새겨둘 필요가 있는데지구의 미래를 생각해보자는 차원에서다.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지구는 아주 큰 어려움과 회의론에 빠져있다인구는 압박을 경험하고 있고최악의 정치적 파벌주의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중략)

그럼에도 내가 인류세뿐만 아니라 우주의 종말에 관해 얘기하면서 대단히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어 참으로 기쁘다. (282)

 

저자의 희망적이고 낙관적인 태도가 정말 지구 끝까지 (장소뿐만 아니라시간적인 면에서도이어지기를 소망해본다이 책은 과거 138억년전 이야기부터 시작했지만 앞으로의 미래도 말해주고 있어가치가 있다우리 인류는 오늘 내일 살고 말 존재가 아니니까우주적인 시각을 가지고 다가오는 미래도 생각하면서 살아가기를이 책의 저자는 그런 말을 하고 싶은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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