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대로 낭만적인 - 스물여섯, 그림으로 남긴 207일의 세계여행
황찬주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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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대로 낭만적인

 

여행기다.

저자는 스물 여섯에 270일간의 세계여행을 했다그 기록을 글과 그림으로 남겼다.

저자가 다녀온 곳이 모두 48 곳이 넘는데다음과 같다.

 

아시아 란저우타이위안주자이거우상그릴라리장,

라오파이하노이다낭호이안하롱베이시엠립방콕아그라뉴델리이스탄불괴레메.

 

아프리카 : 카이로.,

 

유럽 암스테르담파리 안시아미뇽아를마드리드바르셀로나,

쾰른잘츠부르크할슈타인베네치아피렌체바리로마나폴리,

아테네자킨토스.

 

남아메리카 :

우아라스리마와카치나맞추픽추쿠스코코파카바나,

산타크루즈수크레우유니아순ㄱ시온아구아수.

 

그런 도시들을 저자 뒤를 따라다니며 같이 여행을 했다,

가본 곳은 추억을 되새기고안 가본 곳은 지리를 공부하고

가보고 싶은 곳은 미리 알아둔다는 차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마음으로 따라다녔다.

 

가본 곳이 몇 군데 된다.

 

저자처럼 낭만적이 아니라 되는 대로 가본 곳들이니저자처럼 가보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다시 한번 추억을 되새기는 심정으로 읽었다.

내가 그때 그냥 스치고 지나온 것이 분명 있을 것이니저자의 뒤를 부지런하 따라다니며 꼼꼼히 살펴보는 심정도 있었다.

 

얼마 전에 다녀온 베트남은 더욱더 새롭다다낭과 그 옆의 도시 호이안.

 

베트남 여행을 하면서 이상하게 여긴 것은 집의 구조였다여행하면서 집들의 모습이 신기하게 보여 사진도 찍어두었던 것인데그렇게 만들어놓은 이유가 무척 궁금했었다.

저자도 그것을 이상하게 여겼던지예리하게 포착해서 나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107쪽 이하)

 

베트남의 좁은 집영어로 하자면 Tube house라 불리는 집이다.

 

튜브 하우스의 폭은 3~4미터 정도로 좁지만 내부는 깊숙이 들어가는 기다란 형태의 건축 양식인데기다란 통을 닮았기에 튜브라 부르는 모양이다.

그렇게 건물을 짓게 된 이유는 바로 세금때문이라는 것이다.

베트남 정부는 세금을 부과할 때에 건물이 도로에 면한 폭을 기준으로 삼았다.

 

그게 첫 번째 이유이고두 번 째 이유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혼재하면서 생긴 모순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은 108쪽을 참조하시라)

 

베트남의 하노이와 하롱베이 (88)

태국의 방콕 (140)

로마의 바티칸과 콜로세움 (248, 257)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275)

프랑스의 파리 (345)

 

하롱베이 여행은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저자가 투어 일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기에다음에 갈 때에는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그러니 이 책을 먼저 접하고 거길 갔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조차 들었다.

 

파리에서는그 때 파리 여행 때 맨처음 간 곳이 에펠탑이었는데저자도 마찬가지였다.

파리에 도착한 후 짐을 풀고 낮잠을 잔 후 시내로 나와 첫 목적지가 에펠탑이었다. (345)

 

못 가본 곳이 더 많다.

 

못 가본 곳이 더 많으니 이제 공부할 것만 남았다.

특별히 공부할 곳은 그리스 아테네이다.

 

파르테논 신전은 꼭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인데저자는 그 앞에서 며칠간 그림을 그렸다 한다.

 

그리고 프랑스의 아를네델란드의 화가 고흐의 흔적이 묻어있는 곳이다.

저자는 고흐에게 이런 글을 편지에 남긴다미리 읽어놓자나중에 갈 수도 있으니까. ‘

 

고흐 선생님의 그림은보면 볼수록 알면 알수록 저를 매료합니다그래서 저는 원래 계획에도 없던 아비뇽을 거쳐 아를까지 왔습니다이 프랑스 남쪽의 작은 시골 마을에선생님이 그렸던 카페에 앉아 있어요… 그래서 선생님이 그렸던 카페를 저도 한번 그려봤습니다여기는 이제는 유명해져서 테이블도 훨씬 많아졌고 사람들도 많아요카페 여기저기에 반 고흐라는 이름도 쓰여 있고카페 앞에는 선생님 동상도 있고요아스팔트 도로도 깔리고 초록색 문이 달려 있던 맞은편 건물에는 호텔이 생겼습니다이 카페에 앉아 계실 때도 선생님의 눈은 소용돌이쳤을까 궁금하네요앞으로도 선생님의 그림에서 많은 영감을 받고감사한 마음으로 감상하겠습니다. (378)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저자가 다 했다.

고흐를 만나고고흐의 그림에 빠져들면서 나도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다.

 

저자가 이끌어가는 여행진짜 여행이다.

 

저자는 여행을 잘 이끌어간다그냥 눈으로 보고 온 게 아니라그 안에 스며들어가 조금 더 진한 현지의 냄새를 맡고 온 것이다.

 

베트남의 거리 풍경은 특징이 수많은 오토바이로 넘실댄다는 것, 그런데 그 물결 속에 아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 그러나 저자는 여행사 직원과 말을 나누면서 현지인을 알게 되어식사도 하고 같이 시간도 보낸다그러면서 이런 말을 남긴다.

 

응우웬은 능숙하게 오토바이에 올라 헬멧을 쓰고 시동을 걸었다그리고 곧 손을 흔들며 오토바이의 물결 속으로 사라졌다이제 저 물결 속에는 아는 사람이 한 명 있다. (90)

 

다시이 책은?

 

책이 두툼하다두껍다무려 490쪽이니 여행기치고는 쪽수가 많은 편이다.

물론 저자가 다닌 곳이 여러곳이니 그러기도 하겠지만저자의 입담이 보통이 아니기에 그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오히려 다 담지 못했을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만큼 자세하기도 하고또 여러 가지로 정보도 친절하게 담아놓았다.

그래서 정보와 여행 에피소드가 같이 잘 어울어진 책이라다른 여행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할 것이다다음 여행을 떠날 때에는 필히 지참할 것이라는 메모를 남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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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반복된다
배기성 지음 / 왕의서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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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반복된다

 

우리는 어떤 역사를 배웠던가?

 

이 책을 잡고다 읽고나니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학창 시절에 배운 역사는 어떤 역사지?

내가 대체 어떤 역사를 배웠기에이책에는 내가 듣지도보지도 못한 이야기들이 허다한 것인가?

내가 배운 것은 정사고 이 책은 야사를 기록한 것인가?

분명 그렇지는 않은데역사를 반절만 배운 것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 책으로 우리나라 역사의 빈틈을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나머지 빈틈을 찾아 배우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1부 일본의 야욕무기력한 조선

2부 처절하게 살아남는 메이지 일본

3부 도탄에 빠진 민중탐욕에 눈먼 지배층

4독립운동과 제주 비극의 시작

5부 미국 손아귀의 해방 직후 한반도

6부 슬픈 땅 제주 그리고 여순

7부 이승만 정권의 제공화국

8부 깨시민의 혁명 4·19

9부 불행하거나 잔혹한 군인 대통령

 

모든 부분이 밑줄 긋고 새겨야 할 것들이지만특히 요즘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느닷없이 벌어지고 있는 역사 논쟁들에 대한 기본 지식도 새겨놓을 필요가 있다.

 

<4>에서 이런 항목들이다.

 

<최운산홍범도 장군 - 역사 전쟁은 없다.>

<백선엽과 민주 독립운동 -  역사 전쟁은 없다.>

 

이런 항목들이 장관이 장관직을 걸겠다고 나선 판이라 귀추가 주목되는 건들이니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그게 국민된 도리가 아니겠는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역사들

 

2차 대전이 끝나자 미국은 서유럽국가들에게 마샬플랜이란 재정 원조 정책을 시행한다.

 

영국아이슬란드프랑스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벨기에룩셈부르크오스트리아덴마크노르웨이그리스튀르키예스웨덴스위스아일랜드포르투갈.

 

이런 나라들에게 많게는 32억 달러적게는 4,300만 달러를 지원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그 재정원조로 들어간 돈은 물론 자기 나라를 부흥시키는 데 쓰였지만다른 용도로 쓰였음직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바로 2차대전 전에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식민지로 갖고 있던 서유럽의 국가들이 2차 대전이 연합국의 승리로 끝난 것을 기화로 다시 동남아시아에 종주권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영국은 버마와 말레이시아에,

네덜란드는 인도네시아,

프랑스는 라오스와 베트남 그리고 캄보디아를 다시 식민지배하려고 했다.

그결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다시 한번 강대국들과 치열한 투쟁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오죽 했으면 인도네시아의 독립운동 지도자 수카르노는 미국의 트루먼을 만나 마샬 플랜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했을까? 마샬 풀랜 때문에 서구 열강들이 다시금 식민통치를 하려고 오지 않느냐고 항변했던 것이다. (172)

 

이런 내용 기록해두고 싶다.

 

1948년 9월 1대한민국의 모든 공직사회의 뉴스를 전하는 대한민국 관보 제 1호에 [대한민국 30]이란 연호를 쓰며 이를 증명했다. (174)

 

저자가 <건국절은 언제인가?>라는 항목 맨 첫머리에 기록해 둔 말이다.

우리 나라인 대한민국의 건국은 그러므로 48년이 아니라그보다 30년전인 1919년 4월 11일부터라는 것이다그때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정식으로 쓰고 있었으니 말이다.

 

제주도와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며칠 전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우리나라 소설가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2023년 11월 9(현지시각프랑스의 저명한 문학상인 올해의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에 선정됐다는 소식이다.

 

이번에 상을 받은 <작별하지 않는다>는 2021년 나온 장편 소설로 제주 4·3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냈다는데제주 4.3의 비극은 무엇이고왜 제주도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는가 하는 궁금증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잘 살펴볼 수 있다이 책 146쪽 이하를 읽어보시기를.

 

다시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역사는 반복된다』 이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읽고나면 이 책 제목은 이렇게 읽히게 된다.

<역사를 알지 못하면 역사는 반복된다.>

 

이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좀 더 심도있게 생각한다면 이 책 제목은 다시 이렇게 읽힌다.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역사는 반복된다.>

 

이 책은 불행한 우리나라의 슬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귀한 가르침을 주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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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살인의 시대와 법 - 중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와 독일 형사법 박사가 직접 겪고 정리한 명예훼손, 모욕, 스토킹범죄의 모든 것
류여해.정준길 지음 / 실레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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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살인의 시대와 법

 

먼저 이 책의 제목인 손가락 살인의 시대와 법』에서 손가락 살인이란 무엇을 말하는지 알아보자.

 

이 말은 저자가 작명한 것이다.

구체적인 개념 정리는 안 하고 있지만저자가 <프롤로그1>에 말한 것을 간추려본다면이런 의미가 아닐까?

 

인터넷 상에서 반복되어 온 손가락 총 :

이는 인터넷 SNS에 올리는 데 필요한 키보드 작업을 말하는 것.

사이버 상의 허위와 비방으로 얼룩진 글을 올리는 것을 말하고결국 이런 허위의 글에 대항하지 못하고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기에이를 저자는 열 손가락 살인이라고 부른다. (5)

 

그 피해를 생각해보자.

 

가해자는 허위와 비방에 가득한 내용을 쓰는데 30초면 충분하다.

그러나 피해자는 그것이 허위임을 알지만그것을 바로잡을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

바람처럼 퍼지는 사이버 공간에서 그 말이 전파되는 데는 그야말로 순식간인데그걸 일일이 따라다니며 바로 잡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 허위의 글을 읽은 사람이 사이버 공간에만 퍼트리라는 법이 없으니글을 읽은 것을 말로 퍼트릴 경우어떻게 대처할 수 있다는 말인가?

 

다행하게도 이런 경우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법이 있다형법에 관련법이 있다.

바로 명예훼손죄와 모욕죄가 있다.

 

이 책은 SNS에서 열손가락으로 무자비한 비방으로 인해 아픔과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돕기 위해 법조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저자들이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아 놓은 것이다.

 

특별히 그들이 법조인임에도 그런 경험을 했기에 그에 대처하는 방법은 그저 책상머리 글이 아니라실전에서 사용하고 검증하기까지 한 것들이어서아주 구체적이다.

 

손가락 살인은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다사실상 모욕이나 명예훼손 그리고 스토킹이 최근 들어 증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유럽에서는 모욕과 명예훼손은 논란을 거쳐 형법상 폐지를 한 뒤 민사상 보상을 하는 추세로 흘러가고 있고스토킹은 2020년 초 이미 많은 논의를 거쳐 처벌법들이 정비되었다. (24)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부 손가락 살인의 시대

2부 사례로 알아보는 명예훼손과 모욕의 모든 것

3부 명예훼손과 모욕이 스토킹범죄와 보복범죄로 이어질 때

4부 내가 피해자일 때 혹은 내가 가해자일 때 대응방법

 

특히 법에 대하여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책 말미에 <부록어려운 법률 용어 풀이>를 마련하고 있다는 것도 적어둔다.

 

먼저 우리나라 형법상 관련 법조문을 확인해두자

 

명예훼손죄(名譽毁損罪) 다른 사람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사실 또는 허위 사실을 공공연히 지적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를 말하는데이에 대하여는 우리 형법 307조에서 규정하고 있다.

 

형법

307(명예훼손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10조 (위법성의 조각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이나 서유럽 각국에서는 모욕죄는 물론 명예훼손죄도 형법상의 범죄가 아니다다만민사상의 불법행위로 위자료 청구의 대상이 된다.

 

모욕죄

311(모욕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이지만 모욕죄는 친고죄라는 차이점이 있다.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한다.

 

단순하게 법조문만 가지고는 다양한 사건 속에 들어있는 명예훼손과 모욕의 경우를 다 설명할 수가 없는데그래서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와 판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카톡방의 경우

 

다양한 사례들이 있지만특히 누구나 사용하는 카톡방에 관한 내용이 있어 소개한다.

카톡방에서 이뤄지는 대화중에서 특히 명예훼손이나 모욕죄에 해당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조심해야 하는데몇 가지 추려본다.

 

공연성과 관련하여 :

공연성(公然性)이란 세상에서 다 알만큼 떳땃하게숨김이나 거리낌 없이 그대로 드러나게 하는 의미이다.

 

불특정한 소수인인 경우특히 카톡방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더하여 전파성 이론과 결부되어이런 기록도 있기에 옮겨놓는다.

 

피해자의 가족이나 친인척매우 친한 사람 등 특정인에게 피해자의 비방을 한 경우에는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지만,

명예를 지켜줄 만한 친분관계가 없는 특정인이라면 전파성 이론과 결합하여 공연성이 인정된다. (63)

 

해서전파성과 관련하여내가 할 이야기들의 비밀을 지켜줄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없는 사이라면 전파성이 인정된다. (70)

 

명예훼손과 모욕죄의 구분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이므로 피해자가 아니더라도 제3자가 고발할 수 있으나

모욕죄는 친고죄이므로 피해자만이 고소할 수 있다또한 친고죄인 모욕죄는 고소 기간에 제한이 있어 범인을 안 날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고소할 수 없다. (79)

 

<4부 내가 피해자일 때 혹은 내가 가해자일 때 대응방법>

 

인간사는 알 수 없다명예훼손 또는 모욕죄와 관련하여 졸지에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본의아니게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일은 일어나야 하지 않겠지만사건이 발생하여 피해자 또는 가해자의 자리에 서게 될 경우를 대비하여 이 책의 4부에서는 구제 방법인 고소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고소를 해야 한다면?

또한 고소를 당했다면이란 항목으로 고소장의 양식부터 어떻게 처리하는가를 실무적 차원에 이르도록 자세히 설명해놓았다.

 

더하여 형사고소만 있는 게 아니라민사로 처리하여 손해배상청구하는 방법도 있다 

 

다시이 책은?

 

이 책은 많은 사례들을 살펴보고 있는데요즈음 늘어나고 있는 SNS의 활용 추세에 따라 이런 정도의 법 지식은 이제 상식적인 수준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자기가 지켜야 할 권리를 본의아니게 놓치는 일이 없도록미리 준비를 한다는 차원에서 이 책은 아주 유용한 지식 창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구급 상비약처럼 곁에 두고 사건이 발생한다면,  참고할 책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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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
장석주 지음 / 나무생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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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

 

요즘

시를 잊었다잊고 있었다.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시를 잊고 있었다.

게다가 시를 읽는 법도 잊었다.

그러니

예전 국어 시절에

다음 시를 읽고 주제를 찾아보라는 문제,

별다른 의식도 없이 시를 문제 지문으로 삼아 읽어보던 때,

힘겨운 첫사랑에 한숨이 저절로 시가 되어 나오던 때로

돌아가 볼까하는 생각을 이 가을에 했었다.

그래서 잡은 책이 바로 이 책

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이다.

 

이 책은?

 

이 책잃었던 시를 되찾게 해준다.

시에서 생각의 줄을 찾아내고생각을 완성하게 만든다.

 

내가 이 가을에 기다리는 시는 어떤 시인가?,

저자가 말해준다이런 시라고.

 

우리가 기다리는 시는 불행과 격투를 마다하지 않는 시,

낡은 사물이나 생각을 바꾸는 상상력으로 가득 찬 시,

청춘의 착란 속에서 빛나는 미래 비전을 담은 시다. (5)

 

그러한 시가이 책을 통해 나에게 찾아온다오고 있는 중이다.

 

시를 음미하다글을 음미하다.

 

그래서 이런 글을 읽으면서생각하고 또 씨름한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이나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에서 발원하여 이성복의 <남해 금산>으로 이어지는 우리 서정시의 흐름 안에는 늘 당신이나 이 남아있다. ‘의 안에서 은 결핍과 부재의 흔적으로 생생하다. (9)

 

우리가 즐겨 읽는 시는 바로 그런 결핍과 부재로부터 시작한다그래서그래서 필연적으로 늘 슬픔과 허무로 주저앉는다는 것이다.

그런 슬픔과 허무가 시가 되어 나오는 게다그게 바로 시라는 것이구나.

 

모두 29편의 시읽어보자.

 

시에 대한 흐름을 조금이나마 듣게 되었으니이제 본격적으로 시를 읽어볼 차례다.

저자는 모두 29편의 시를 보여준다나에겐 모두 처음 보는 시들이다.

 

저자는 시를 이렇게 읽어준다.

 

먼저 운을 뗀다시를 읽기 전에 은은하게 우리 마음을 덥히는 것이다시를 맞이할 준비 운동을 하는 셈이다.

이렇게 말이다.

 

사랑하는 자의 얼굴이 빛나는 것은 사랑이 감히 신의 영역인 무한과 불멸에 기대고 그 불기능성을 욕망하는 일이기에 그렇다. (43)

 

사랑을 말하다니기대가 된다사랑이라는 단어그 자체로 사람을 긴장하게 만들고 기다리게 만든다이어지는 말에 무언가 마음을 건드리는 그 무언가가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 것이다,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사랑은 진부하지만 사랑한다는 선언 속에서 그 생명을 얻는다. (43)

 

그 단어사랑은 진정 진부한 단어이지만그 사랑이 사용될 때는 늘 새로운 게 사랑이 아니던가그래서 사랑이란 말만 나와도 사람들은 귀가 번쩍 뜨이는 것이다.

그렇게 사랑에 대한 담론으로 독자들의 마음에 불을 지핀 저자는 이윽고 시를 한편 열어 보인다. <포옹>, 이기성 시인의 시다.

 

비가 수천의 하얀 팔을 뻗어

너를 안는다.

흰 도화지 같은 공중에

너의 입을 예쁘게 그려줄게

주르륵 녹아 흐르는 입을 다시 그려줄게

똑같은 노래를 반복하는 파란 입술 그려줄게

......(이하 생략)

 

저자는 이 시를 이렇게 말한다.

 

처음엔 <포옹>을 사랑의 시로 읽었다사랑에 빠진 마음을 보여준다고 믿었던 탓이다사랑은 삶을 약동으로 이끌며 메마른 마음에 기쁨이 넘치게 하고타자를 끌어들여 외로움을 해소하고 정념을 충족시키려는 욕망이 추동한다. (45)

 

그 다음 계속 읽어보자..

 

사랑은 영혼이 고갈되고전에 없던 혼란과 위기를 겪는 존재 사건이다. 그런 까닭에 사랑하는 자의 마음은 수시로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45)

 

저자가 시에서 주목하는 것은 너를 안는다에서의 이다.

 

는 의 저편에 있는 대자적 존재이다. ....시인이 를 특정하지 않은 까닭은 가 멀리 있기 때문이다.........지금 여기에 없는 는 헤어진 연인일까그렇다면 는 마음이 허전하거나 슬프거나 쓸쓸할 것이다한때 사랑했던지금도 잊을 수 없는 는 여기에 없다.

 

그다음시의 제목 <포옹>에서의 '포옹'이 등장한다.

 

비에서 연상한 하얀 팔로 누군가를 포옹하는 상상은 그래서 가능했을 테다.

......너를 끌어안는 이 포옹은 환대의 행위이고애틋한 다정함의 표현이다. (49)

 

다시이 책은?

 

역시 시인은 다르다사물을 보는 눈이 다르다비가 내리는 것을 보면서 포옹을 떠올리다니.

또한 시인의 시 풀이 역시 다르다단 한마디 등장하는 를 가지고 포옹을 정의하고 더 나아가 환대와 다정을 확신하다니!

 

그래서 이 책에는 그런 시를 쓴 시인과 그 시를 풀이하며 또다른 세계로 독자를 안내하는 시인이 있다.

 

이 가을에

누군들 시가 필요하지 않을까마는

요즘 시가 필요하다시가 필요하다절실하게.

그 필요를 충만하게 채워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라는 영탄의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이런 가을날,

시를 쓰는 것도 좋고,

저자가 보여주는 시를 새롭게 읽어보는 것도

가을이니까.....

아니가을이어서만 그런 것 아니다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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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
샐리 루니 지음, 김희용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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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이여그대는 어디에

 

이 소설가을에 읽어서 그런지 흠뻑 빠져들게 된다.

주인공이 네 명앨리스펠릭스아일린사이먼이다.

네 명의 등장 인물들이 만나고 헤어지고 또 만나면서 만들어가는 인생 이야기가 흡입력있게 펼쳐진다.

 

거기에 소설의 구성과 저자의 묘사력이 한 몫을 더해 독자들을 소설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맨처음 읽기 시작할 때에는 흥미를 끌만한 구석이 안보이는 듯 하던 소설에 어느덧 자기도 모르게 끌려 들어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그래서 이런 분석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첫 번째 소설의 구조가 편지글을 포함다음과 같이 이루어져 있다.

 

1 : 앨리스펠릭스처음 만남.

2 : 앨리스가 아일린에게 보낸 편지 (이메일)

3 : 더블린 시내아일린 사이먼

(아일린앨리스사이먼 간의 관계에 대한 총괄적인 서술.)

4 : 아일린이 앨리스에게 보낸 편지

5 : 펠릭스 앨리스

6 : 앨리스가 아일린에게 보낸 편지

7 : 아일린 (더불린), 사이먼(런던)

8 : 아일린이 앨리스에게 보낸 편지

9 : 펠릭스 앨리스

10: 앨리스가 아일린에게 보낸 편지

11: (더불린) 아일린사이먼 

12: 아일린이 앨리스에게 보낸 편지

13: (로마앨리스펠릭스

14: 앨리스가 아일린에게 보낸 편지

15: 사이먼아일린

16: 아일린이 앨리스에게 보낸 편지

17: 펠릭스앨리스

18 : 앨리스가 아일린에게 보낸 편지

19 : 아일린사이먼

20 : 아일린이 앨리스에게 보낸 편지

21 앨리스펠릭스

22 앨리스가 아일린에게 보낸 편지

23 : 사이먼아일린

24 : 아일린이 앨리스에게 보낸 편지

25 : 펠릭스앨리스

26 : 펠릭스 앨리스

27 : 펠릭스앨리스아일린사이먼

28 : 펠릭스앨리스아일린사이먼

29 : 앨리스가 아일린에게 보낸 편지

30 : 아일린이 앨리스에게 보낸 편지

 

둘째소설이 어떻게 서술되는지 살펴보자.

 

여기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그 카메라는 지금 작동중이다. 해서 카메라의 렌즈 앞에 보이는 대상은 모두 녹화가 되고 있는 중이다그 카메라가 어떤 모습을 찍고 있는지 살펴보자.

 

월요일 저녁 8시 15사이먼의 아파트 안방은 텅 비고 어둠침침했다자그마한 부엌 싱크대 위에 있는 창문과 맞은 편 거실의 더 큰 창문을 통해아직 남아있던 햇빛이 집 안 곳곳에 와 닿았다싱크대의 은빛 싱크 볼과 싱크 볼 안에 나이프와 함께 놓인 지저분한 접시 하나여기저기 빵 부스러기가 흩어져있는 부엌 테이블갈변중인 바나나 한 개와 사과 두 개가 담긴 과일 그릇소파 위에 아무렇게나 널려있는 편물 담요...........

 

(갈변중인 바나나 한 개와 사과 두 개가 담긴 과일 그릇여기까지 읽으면 세잔의 그림이 떠오른다더 읽어보자.)

 

........그 거실에는 적막이 감돌았다햇빛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는 사이 바깥 복도에서 사람들이 계단을 오르내리고거리에서 차량이 하얀 소리의 파도에 휩쓸려 지나가는 동안 내내 말이다.

 

(오디오도 완벽하게 작동중이지 않은가적막도 잡아내고 소리도 색깔까지 입혀 잡아내고 있으니 말이다.)

 

(이제 사람이 등장할 차례다.)

 

8시 40분에 열쇠 구멍으로 열쇠가 미끄러져 들어오는 소리가 나더니이내 아파트 문이 열렸다사이먼이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며 들어서다가비어 있는 손으로 ........(169)

 

독자들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그 장면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번에는 그 카메라가 고정된 게 아니라주인공 뒤를 따라가면서 촬영하고 있는 것살펴보자.

 

오후 5시 그 여자는 옷걸이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재킷을 집어들고는 남아있는 동료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휴대전화에 둘둘 감아놓았던 이어폰을 풀어 플러그를 꽂은 다음킬데어 가를 따라 나소 가를 향해 걸어가다가 왼쪽으로 꺾어 서쪽으로 구불구불한 길을 걸어갔다. 28분 동안 걸어간 끝에북쪽 부둣가의 새로 지은 복합 아파트에 멈춰섰다안으로 들어가서 3층으로 올라간 다음 .......(34)

 

그런 묘사를 읽으면독자는 들어간다.  저절로 그 장면으로 들어가 마치 자신이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된다그야말로 장면 속으로 흡입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셋째저자는 한 번에 전체를전부를 묘사하는 능력이 있다.

 

예컨대 3장을 읽어보면더블린 시내에서 아일린과 사이먼이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해서 어느새 아일린앨리스사이먼 간의 관계에 대한 총괄적인 서술을 하고 있다지금 현재에 이르기까지그 세 사람간의 관계와 그들의 과거 행적을 서술하고 있는 것이다1장과 2장에서 과연 이들의 정체는 무얼까관계는 어떤 것일까하고 궁금했던 것들이 한꺼번에 풀려버린다그래서 이제 이야기는 아연 활기를 찾고독자는 그걸 알게 된 기쁨으로 4, 5.....주욱 읽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 다음음음 .........재미있는 장면도 많이 등장한다해서 저자의 다른 작품인 <노멀 피플>이 영화화 되어 OTT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것처럼이 작품 또한 그렇게 영상으로 나올 것이 분명하다.

 

다시이 책은?

 

이것 또한 말하지 않을 수 없는데주인공 간에 이루어진 대화나 편지에서 지적 호기심을 잔뜩 충족시켜줄만한 내용 또한 많이 들어있다.

예컨대아일린과 앨리스가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후기 청동기 시대의 붕괴>를 이야기한다. 흥미있는 주제다그런 식으로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것들많다.

 

더블린을 무대로 하는 소설작품들이 많이 있는데여기에 하나 더한다.

바로 이 소설아름다운 세상이여그대는 어디에이다

이 가을에 책에 흠뻑 빠져들고 싶은을 때, 그런 책 어디에 있는가 찾는다면?

바로 여기에, 이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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