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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한낮의 연애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5월
평점 :
인터넷을 떠돌다보면 무수히도 많은 신조어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국적이 도대체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를 단어부터 시작해서 수도 없이 많은 줄임말들까지 정말 가관이다.. 물론 내가 그 신조어들에 대해서 굳이 태클을 걸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건 그리도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단어와 문장들을 지어내고 하면서 어찌하여 사랑 그 이상의 단어는 새롭게 만들어내지 못 하는지..
사랑이 무엇일까?..... 이렇게 물어보면 저마다 각자 사랑에 대한 가치관과 철학이 즐비하겠지만, 그 위대한 사랑이라는 것이 어쩜 그리도 흔하고도 흔한지.. 난 사랑이란 정말 위대한 그 무엇의 감정이라 그리 쉽게 남발하는 감정의 표현 수단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뻑하면 '사랑한다'를 남발한다.. "아니지 그건 사랑의 감정이 아니고 그저 좋아한다는 감정을 애써 포장해서 표현하는 거겠지.. 좀 더 멋있게 보여서 상대방을 어떻게 해 보려고 말이야.."
작품 속에 주인공인 필용은 양희를 사랑한 것일까?.. 우리는 왜 꼭 사랑을 한다는 표시를 내기 위해서 입던 옷을 벗고 맨살을 부딪쳐가며 헐떡거려야만 사랑을 완성했다고 생각을 할까? 나는 필용이 양희를 좋아한 것이 아니고 사랑한 거였다면 그것으로 필용의 젊은 시절은 충분히 행복한 청춘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한때 내 옆에 누워있던 여자들을 가끔 생각하면서 내가 그녀들 중에서 단 한 명이라도 사랑한 적이 있었는지, 아니 내 인생을 통틀어서 이성의 상대인 여자를 한 사람이라도 사랑했었는지 스스로 자문해 본다.. 그리고 결론은 단 한 명의 여자도 사랑한 적이 없었다는 걸 실토하고만다.. 그래서 내스스로 창피함을 느끼고 내가 알았던 그 여자들에게 미안하다..
인터넷을 주도하는 신조어 제조자들에게 제안하고 싶다.. 사랑이라는 말이 이토록 쉽게 할 정도로 사랑이라는 단어가 별볼일 없는 감정의 단어라면, 이제야말로 사랑보다 훨씬 위대한 최고의 숭고한 감정의 단어를 새로이 만들어 봄직은 어떠할지.. 그래서 이제는 그 위대한 감정의 단어를 아무나 함부로 사용하는 데 양심의 가책이 들도록 이 세상을 변화시키면 어떨지 말이다..
필용이 양희를 정말 사랑했다면 그것으로 그의 젊은 시절은 위대한 시절이었다고 생각한다.. 평생을 살면서 진정한 사랑 한 번 제대로 못한 사람들이 부지기수인 요즘 세태에 그만한 사랑이라면 충분히 숭고하고 아름답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