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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 1~2 - 전2권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8월
평점 :
1999년, 한적한 소도시인 '마운트플레전트'에서 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다. 피해자의 이름은 '알래스카 샌더스', 근처 주유소에서 일하는 배우 지망생이었다. 의외로 빠르게 용의자가 검거되지만, 뜻밖의 상황이 발생하며 사건은 그대로 종결된다.
2010년, 베스트셀러 작가인 '마커스 골드먼'은 '해리 쿼버트 사건'을 함께 조사했던, 그리고 1999년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의 담당 형사였던 '페리'와 함께 다시 한 번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을 조사하기로 한다. 조사 과정에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여러 사실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경악할 만한 진실을 향해 가게 되는데...
모두 자신이 불리해질까봐 두려워 침묵했고,
그 결과 알래스카를 살해한 범인이 몸을 숨길 수 있도록 돕는 결과를 초래했다.
얼마 전 가제본 서평단을 모집할 때 '가제본은 소설 전체가 아닌 일부 내용만을 포함하고 있습니다'를 보고 고민했다. 조엘 디케르의 신작이라면 무조건! 먼저 읽고 싶지만 일부 내용만을 포함하고 있다면 어느 시점, 아마도 이 책이 가장 흥미롭게 '변주'를 시작할 그 시점에 타의에 의해 독서를 멈추는 일이 생길 거라는 것이었다. 과연 조엘 디케르의 책을 읽다 만 상태로 정식 출간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을까!? 치열한 고민 끝에 내린 답은 'NO'였고, 결국 가제본 서평단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정식 출간된 두 권의 책을 앞에 두고 흐뭇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을 때, 그리고 아마도 이쯤이 가제본 분량이 아닐까.. 싶은 부분에 다다랐을 때 나의 판단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절대로 그 시점에서 읽어나가기를 멈출 수 없다. 진짜 너무 재미있고, 너무 흥미롭고, 너무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이 책은 무조건! 두 권을 모두 갖추고 읽기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권을 다 읽은 시점에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다음 권을 사러 나가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소설은 현재인 2010년과 과거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인 1999년이 교차적으로 전개된다. 11년이나 지난 후에 사건을, 그것도 이미 종결된 사건을 다시 수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그만큼 전개 자체가 빠를 수가 없..어야 하는데, 지루하다거나 늘어진다는 생각이 단 한 번도 들지 않았다. 분명 그 자체로 완결되었던 이야기에 아주 자그마한 단서 하나가 새롭게 밝혀지는 것만으로도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고, 또 하나의 단서가 밝혀지는 것으로 또 다른 이야기가 되고.. 거의 1,0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에서 수도 없이 뒤집히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데 지루할 틈이 있을 리가.. 나를 지치게 만드는 영미 스릴러 특유의 장황한 심리 묘사를 정말 필요한 위치에 넣는 것 외에는 최소화 하고, 사실 위주로 써내려 간 소설인데, 심지어 그게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치밀하다.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이 '美쳤다..'였는데, 진짜 이 책은 재미도 미쳤고, 전개도 미쳤고, 복선도 미쳤다.. 도대체 이 작가는 어떻게 이렇게 빈틈없이 치밀한 책을 써낼 수 있는 거지? 하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던지.
보통 시계열을 오가며 전개되는 책은 흥미를 유발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평범한 시계열로 늘어놓고 보면 평범한 이야기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은 그렇지 않다. 평범하게 놓고 봐도 흥미롭고 재미있을 이야기인데, 이를 가장 궁금증을 유발할 만한 방식으로, 아주 철저한 구성으로 뒤섞어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책에서 손을 놓을 타이밍을 잡기 어려울 정도였다. 독자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작가의 능력이 정말 탁월하고, 1,000페이지에 달하는 볼륨 만큼이나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복잡할 수 있는 구성과 전개인데도 전혀 복잡하지 않게 느껴지는, 그야말로 독자에게 이해를 주입시키는 듯한 미친 가독성을 자랑한다. 이미 전작이 있는 책이지만 이 책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이해하기에 무리가 없고, 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히 전작들에 손이 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긴 말이 필요할까? 이 책은 재미있다. 진짜 재미있다. 엄청나게 재미있다. 모든 기억을 지우고 다시 한 번 읽고 싶은, 미친 재미의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협찬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