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 경쟁 시대
임용택 지음 / 해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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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경자년이 시작되었다.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 올해의 목표를 설계하면서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꿈꾼다. 신년은 항상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계획으로 시작된다. 개인적인 바람도 있지만 한해를 기약하고 나은 내일을 향한 다짐은 국가적 차원이나 기업적 차원에서도 설계되는 중요한 일이다. 경자년 신년에 새롭게 접한 분야의 책은 해냄 출판사에서 나온 임용택 교수의 <디테일 경쟁시대>라는 책이다. 제목으로만 봐서는 경제서인지 과학서인지 구분이 안되서 읽기 전에 서점의 분류를 살폈더니 서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기술공학 분야와 기업경영 분야의 책으로 분류되고 있다. 기술관련 이야기도 하지만 결국에서 내부적인 조직경영의 문제도 함께 다루고 있다는 것은 저자 서문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서 기계설비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 석사 학위를 받고 한국과학기술 기계공학과 교수로 후학 양성과 정밀제조업 분야 발전에 힘쓰고 있는 임용택 교수는 보다 나은 한국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그동안 경험했던 학교 행정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학교 및 조직 경영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을 위하여 상세히 풀어낸 책 『디테일 경쟁 시대』를 출간했다고 한다. 이 책 역시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제언을 담은 책으로 새해의 시작점에서 읽을 만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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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제목에서 나의 관심을 끈 단어는 '디테일'이라는 단어였다. 좋아하는 책의 저자이자 강연자인 유홍준 교수님은 '디테일'이라는 단어를 곧잘 사용하곤 하셨다. 미는 디테일에서 나온다.미의 한끝차가 디테일에서 결정되듯 사실 우리 인생의 모든 분야는 디테일이 결정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남들이 흘려버릴 수 있는 소소한 것들에 대한 관심과 관찰은 과학기술이 발전하기 위한 경쟁시대에서도 필요한 부분이었다. 저자 서문에 나오는 점멸 신호등에 대한 일화가 대표적이다. 누구나 신호가 바뀌기만 기다리는 일반적인 신호등 체계를 탈피한 디테일은 '건너고 싶을 때에는 스위치를 누르고' 건널 수 있는 점멸신호등에서 찾을 수 있다.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오히려 신호 위반을 하고 싶은 충동이 더 생긴다고 하니 필요한 때에 신호등을 누르고 사람이 없을 때는 차가 마음껏 달리도록 하는 것이다. 넬슨은 ' 물리적 기술과 사회적 기술이 경제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물리적 기술과 무언가를 사람들에게 하도록 조직하는 사회적 기술, 이 둘은 결국 복합적으로 진화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과학적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물리적 기술이 사회 조직에 영향을 끼치고 이 둘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는 의미이다. 이 말 속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다. 단순힌 과학적 개발이나 발전에 한정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체계 속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고리가 함께 달라지고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그의 경험 속에 담긴 운영체계과 경험을 나누고자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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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KAIST 아시아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되는 과정과 현재의 상황, 평가 시스템의 합리성과 객관성에 대한 고민과 투자 등에 대한 이야기, 재정과 대한 운영의 긴밀한 관계는 일반적으로 생각할 기회가 흔치 않은 주제이기도 했다. 연구 중심대학과 성과 중심의 대학, 혹은 지원중심의 대학에서 세계중심의 대학으로 가기 위한 중요한 점을 체크할 수 있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신규사업에 대한 시도 역시 지원과 연결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발전에서 실패가 따르기 마련이나 이러한 모험이 필요하다는 주장 역시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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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사실 과학기술에서 이 부분의 발전을 이룩하도록 하자 주장을 하는 과학적이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목차를 살펴보면 알 수 있듯이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서 간과되어서는 안되는 한 부분이 바로 대학운영과 재정, 기술협력과 안정화의 문제라는 것이다. 아무리 연구를 해도 그를 뒷받침 해 줄 수 있는 경제적인 지원과 안정화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해외 협력의 문제 역시 연장선상의 있는 문제라고 생각되었다. 과학과 경제에 문외한인 나에게도 생각보다 책은 어렵지 않게 읽힌다. 교육현장에서 강의를 하고 운영체계를 경험한 사람으로 부터 듣는 이야기라 그런지 탁상공론같은 느낌은 들지 않는다. 신년에 처음 접하게 된 과학분야, 경제 분야의 책이다. 경제와 과학 역시 떼어놓는 분야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정치, 경제, 과학, 사회 모든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에 한국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서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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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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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의 눈물 - 개정판
김연정 지음 / 매직하우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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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흥행을 달리고 있는 한국 영화 <백두산>은 백두산이 폭발한다는 가설에서 출발하는 영화라고 한다. 영화를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소문으로 영화의 내용은 대강 알고 있다. 누군가 한번쯤은 백두산의 폭발에 대한 영화를 만들거라는 추측을 했지만 막상 영화로 나오고 흥행 가도를 달리니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던 백두산에 대한 관심이 더 생긴다. 이런 시점에 만나게 된 책이 한 권 있으니 김연정 작가의 <천지의 눈물>이다. 영화와 비슷한 시기에 나온 듯하지만 사실 이 책은 8년만에 새롭게 나온 개정판이라고 한다. 그러니 이미 8년 전에 작가는 백두산 천지의 폭발에 대한 상상력으로 이 작품을 집필했던 것이다. 김연정 작가의 작품은 이번이 두번째이다. <안중근과 데이트하러 떠난 길 위에서>라는 작품으로 처음 만났는데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소설로 풀어내는 작품을 주로 집필하는 듯하다. 방대한 지식에 감탄했었는데 이번 작품은 어떨까 기대를 했다.

 

백두산은 우리 민족에게는 가장 높은 산이면서 가장 신성시 되는 산이었다. 남북으로 나뉘고 잠시 백두산을 볼 기회는 있었지만 지금은 북한을 통하지 않고 중국을 통해서 백두산에 오를 수는 있다. 그의미는 더 이상 백두산이 우리나라의 산이 아니라 중국과 공동으로 관리를 한다는 의미이다. 중국 중심의 역사를 구축하면서 주변의 모든 나라의 역사를 동북공정으로 새로운 색을 입히고 있는 중국에서 백두산을 신성한 산으로 여겨질 리 없다. 그렇게 소홀히 된 백두산으로 여행을 떠난 승현, 가이드로 만나게 된 선화, 그리고 탈북을 해서 백두산의 위험을 알리고자 하는 서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단순히 백두산이 폭발할 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설정에서 이제는 더 확실시 될 것만 같은 이유들이 더 붙었다. 북한의 지하 핵실험이 이뤄지는 풍계리는 백두산과 거리가 멀지 않고 충분히 백두산이 폭발할 수도 있다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작가의 상상력에 충분히 감탄하게 된다. 전작을 읽으면서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사전조사를 많이 하는 작가라고 여겼기 때문에 이런 상상 역시 충분한 자료에 근거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1000년 전 백두산의 신은 사람들의 다툼으로 분노해서 불을 토해냈다고 한다. 그렇다면 소설 속의 백두산 천지의 눈물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단순한 폭발이 아니라 남과 북이 나뉘어 분열되고 긴장하는 상황이 오래 전 그것과 비슷하지 않은가 하고 말이다. 천지의 눈물에서 말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는 결국 남과 북의 분열에서 의미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8년전의 작품은 모르겠지만 자신의 아픈 손가락이라고 생각되는 작품을 살피면서 독자의 쓴소리도 다시 한번 찾아 읽으면서 열심히 재탄생 시킨 작품이라는 글을 통해 작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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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 카페 - 손님은 고양이입니다
다카하시 유타 지음, 안소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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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고양이를 키우면서부터 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생겼답니다. 고양이털 알러지가 있어서 쉴 사이 없이 재채기를 하지만 이름을 불러주고 개인적인 정이 쌓이다 보니 많이 달라지더군요. 그냥 고양이가 아니라 애정이 담긴 또 하나의 가족처럼 느껴진답니다. 어린시절에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았던 고양이에 대해서 이렇게 달라질 줄이야~ 그러면서 고양이가 나오는 영화나 책 등도 책여보게 되는 것 같아요.

이번에 읽은 책은 다카하시 유타의 <검은 고양이 카페> 손님을 고양이입니다. 라는 부제를 달고 있네요. 제목만 보고도 뭔가 재미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기대감을 가졌는데 역시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재미있게 읽은 책이랍니다.

 

말 그대로 정말 고양이카페랍니다. 손님을 고양이~ 상상이나 했겠어요? 카페에서 고양이 손님을 받는다고 하면 직원들은 고양이일까? 사람일까? 문득 궁금해지지 않나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마시타 구루미는 27살의 전직 출판사 직원. 다시 말하면 지금은 백수가 되었다는 거죠. 새로운 직장을 얻게 위한 소망도 담아서 신사에 가서 빌기도 하는데 우연히 길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구해주게 된답니다. 그리고 우연히 가게 된 카페<커피 구로키> 그곳에서 구인을 한다는 걸 보고 직장을 구할 수 있을 거라는 새로운 희망을 갖고 가게를 찾게 되죠. 그리고 그곳에서 아주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답니다.

어제 만난 노부인 대신 훤칠하게 잘 생긴 청년이 이미 점장이 되어 있네요. 그런데 처음 보는 청년이 반말부터 하고 구루미와 몸이 닿자마자 귀가 쫑긋 코가 뾰족하면서 고양이로 변신하고야 만답니다. 어째 이런일이~~ 게다가 고양이로 변한 고양이 말을 구루미가 알아듣게 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답니다. 책을 읽는 중에 이런 애니메이션 같은 일이 종종 일어난답니다. 그래서 책을 보면서도 애니메이션을 함께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소설이에요.

고양이 카페에는 고양이 말을 알아 듣는 구루미와 사람이 되었다 고양이가 되었다 하는 고양이들이 직원이 된답니다. 그리고 고양이 말을 알아듣는다는 소문을 타고 상담을 하고자 하는 고양이들이 손님으로 찾아오게 된답니다. 고양이카페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만약~~하면서 나 역시 한번 상상해보게 되네요. 고양이를 키우지만 짐작으로 이럴거다~라고 생각하고 교감하지만 정말 고양이의 말을 알아 듣게 된다면 내가 생각하는 것과 너무도 다를 수 있겠죠? 심각하지 않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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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모먼트 스콘 달콤함이 가득한 베이킹 클래스 1
김다해(스위트모먼트) 지음 / 로지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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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
스위터모먼트 스콘 달달한 베이킹 클래스 | 내책 2019-12-2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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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스위트모먼트 스콘

김다해(스위트모먼트) 저
로지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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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그닥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빵 종류가 있답니다. 달달함이 덜한 담백한 베이글이나 치아바타 같은 빵을 좋아해요. 그리고 또 하나 커피와 함께 먹으면 더 좋은 디저트 스콘을 좋아한답니다. 정말 취향이 분명하죠? 스콘을 만들 수 있는 레시피가 있는 책을 한 권 만났어요. 대학에서 요리를 전공하고 취미로 베이킹을 시작했다가 르 꼬르동 블루와 슈크레를 수료했다는 스위트모먼트 김다혜 씨의 책이랍니다. 취미에서 본격적인 베이킹 공부까지 했으니 베이킹에 대한 애정이 정말 큰 분 같아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스콘을 개발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한 스위트모먼트의 레시피가 돋보인답니다. 요리에 관심이 많은 우리집 아들도 조금씩 배워가고 있는데 요즘은 베이킹을 하는 중이라서 이 책이 도움이 될 거 같네요.

 

내가 좋아하는 스콘이 가득해요! 스콘을 만드는 방법도 전혀 몰랐는데 이번 책을 통해서 엿보게 되었네요. 스콘이라고 하면 반죽하는데 힘이 들지 않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그래도 기본적인 반죽법은 있는 거 같아요. 기본적으로 필요한 재료와 도구를 설명하는데 버터를 잘게 자르면서 밀가루와 섞는 스크레퍼는 우리집에 아직 없는 도구인데 눈에 뜨이네요. 스콘을 만드려면 스크레퍼부터 장만해야겠어요. 스크레퍼로 버터를 자르면서 반죽을 정리하는 모습이에요. 겹겹이 층을 이루면서 계속 반죽을 올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곁들여 잼을 만든는 방법도 소개된답니다. 올 여름에 처음으로 먹어 보았던 무화과로 잼 만드는 방법 등등 잼만들기 레시피도 챙길 수 있답니다.

건강한 스콘을 워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리고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스콘을 위해서 스위트모먼트가 사용하는 재료가 눈에 뜨이네요. 보통 제과점에서 사는 스콘은 견과류가 들어있는게 보통이에요. 스위트모먼트의 스콘에는 현미 병아리콩, 호밀, 공주 밤, 오징어먹물, 무화과, 통밀과 올리브 , 천도복숭아, 수수뿌꾸미 맡 등등 다양한 재료로 스콘을 만들고 있어요. 치즈나 견과류는 서양의 느낌이 나기도 하지만 수수부꾸미 맡 레이어드 스콘이나 현미 병아리콩 스콘 같은 걸 보면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었던 스콘 같아요.

 

 

스콘을 만드는 모양도 여러가지랍니다. 일반적으로 긴 모양, 그리고 삼각형모양, 그리고 적당히 둥글게 뭉친 모양 등등

내가 좋아하는 스콘 모양이 있어서 그것도 유심히 보게 되네요. 여러 레시피를 보다보면 스콘을 만드는 기본 방법은 익히게 되네요. 안에 어떤 재료를 넣는가에 따라서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이 스콘 만들기의 포인트 같아요.

 

 

다양한 스코 레시피를 보면서 아들에게 만들어 달라고 기다리는 중이랍니다. 사실 저보다 아들이 요리에 관심이 많거든요. 연말이라 바쁜 일이 많아서 아직 시작하지는 못했지만 조만간 스콘 만들기 도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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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서 일어서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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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주제 사라마구의 유명한 장편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를 읽고 그의 또다른 작품을 읽을 기회가 생겼다. 작품을 읽을 때 작품이 지어진 연대를 살피게 된다. 인생을 살면서 사람의 가치관이 변하고 습관이 자연스럽게 변해가듯 작품 역시 초기작품과 후기 작품 등 그 사람이 처한 상황에 따라서 많이 변하기 때문이다. 미술작품 역시 그러하고 모든 예술가들에게는 삶이 담기기 때문에 작품에 영향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이들은 소설을 쓰면 상상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 그것 못지 않게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간접 경험이 되든 직접 경험이 되든 경험하지 못한 자에게는 상상력에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보통은 자신이 경험하고 생각한 것을 글로 표현하기 때문에 오로지 뜬구름 잡듯이 갑작스럽게 공상속에서 불쑥 탄생하는 작품은 그리 흔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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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사라마구의 작품을 읽으면서는 상상보다는 그가 살고 있는 사회의 현실을 생각하게 된다. 처음으로 읽었던 주제 사라마구의 <눈 먼 자들의 도시>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모든 사람이 눈이 멀게 되는 도시 그 가운데 한 사람만이 볼 수 있을 때 벌어지는 상황을 적나나하게 접하면서 인간 내면의 다양성과 현실을 묘하게 풍자한 그의 시선에 놀라게 된다. 가장 유명한 <눈 먼 자들의 도시>1995년 작품이고 <바닥에서 일어서서>는 1980년 그의 나이 58세의 작품이다. 오랜동안 공산당 활동에만 전념하다가 늦은 나이에 소설을 쓰기 시작한 주제 사라마구에게 인생의 경험이 얼마나 많았을까 생각해본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용접공을 시작하면서 사회에서 받았을 수많은 차별과 빈부의 격차를 몸으로 느꼈을 것이다. 그의 초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바닥에서 일어서서>는 그가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언급한 그의 할아버지에서 뿌리를 찾고 있다. 가난한 농부의 가족이 겪었던 수많은 경험을 간직한 주제 사라마구는 <바닥에서 일어서서>에 가장 자기와 가까운 이야기를 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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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루투칼의 20세기 현대사를 담았다고 칭해지는 이 작품에는 어김없이 가진자와 그렇지 못한 자가 등장한다. 자기가 살고 있는 곳 외의 다른 나라의 역사를 알지 못해도 모든 나라에는 이러한 빈부의 격차가 존재하고 이로 인해서 고통받는 자들의 저항이 시작된다. 어떤 면에서는 나라를 불문하고 사회가 변화 발전하는 모든 단계에서 보여지는 현상인가? 혹은 인간의 욕심 때문에 돌고도는 문제인가?라는 생각을 문득 해본다.

우리나라에서 있었음직한 상황과 그리 다르지 않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거대한 농토를 갖고 있는 지주와 지주의 밑에서 소작을 하면서 살아가는 노동자. 그리고 농장주인의 심복이 되어서 그의 모든 명령을 수행하는 또 다른 부류의 사람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이 세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대농장 라티품다움에서 벌어지는 마우템푸가족 3대에 걸친 이야기는 마친 우리나라의 소설 토지를 떠올리게도 되고 저항하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문득 대학 초년시절에 읽었던 막심고리키의 <어머니>도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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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을 읽으면 많이 불편해진다. <눈 먼 자들의 도시>도 그랬고 <바닥에서 일어서서>역시 그러했다. 불편함은 내가 살고 있는 안락함 너머에 이와 같이 부당하게 고통받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외면하려고 하면 내 안락한 삶 속에 숨어있을 수도 있지만 눈을 뜨고 응시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서는 너무도 감취지고 혹은 외면당하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동시대를 살아도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고 변화의 속도도 다르다. 어떤 나라에서는 이미 50년 전에 치뤘던 과정을 어떤 나라는 지금 거쳐가기도 한다. 주제 사라마구의 초기작품 포루투칼 역사소설 이라고 할 수 있는 <바닥에서 일어서서>를 보면서 우리역사와 겹쳐지는 부분, 그리고 시대가 달라졌어도 아직까지 남아있는 빈부의 격차와 차별, 사회의 부조리한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한 해가 가는 시점에서 나만의 세상에 갇혀 있는 나에게 조금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게 해주는 기회를 준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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