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첫사랑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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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상평과 느낀점

오랜만에 퍽퍽한 내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해주었다. 연아를 향한 동재의 절절한 마음을 보면서 어린 시절 첫사랑이 기억났다. 그 당시에는 어느 연예인보다 그 친구가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 친구가 세상의 전부였고, 그 친구가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지나고 보니 웃음만 남는 추억이 되었다. 그 당시에는 내 나름의 의미부여였지만 지금은 바꾸기 귀찮음 때문에 지금도 내 비밀번호 조합에는 그 친구의 삐삐번호의 조합이다.


이 소설의 중심은 동재가 연아를 사랑하는 이야기지만 동재 아빠와 친엄마, 그리고 새엄마의 사랑 이야기, 은재와 민규의 사랑, 옆집 할머니를 잊지 못하는 할아버지의 사랑 등 다양한 관점에서 사랑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모든 세대가 걸쳐 사랑 이야기를 작가는 말한다. 결국 사랑을 빼고는 인생을 이야기할 수 없다. 때로는 힘든 게 사랑이지만 결국 우리가 찾는 것은 사랑이 아닐까 싶다.


동재의 첫사랑 이야기를 보면서 곧 쌍둥이들이 사랑 타령할 것을 상상하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연아와 헤어진 후 슬퍼하는 아들을 공감하고 동재 엄마와 지나간 사랑에 대한 아쉬움과 지금 다시 찾아온 사랑을 지키고 싶어 하는 동재 아빠의 진솔한 마음과 사랑의 정의를 내려주는 아빠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참 다정다감해 보였다. 나도 아이들과 사랑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102쪽

“사람이 책을 만들지만 책이 또 사람을 만든다는 말 못 들어 봤어? 나는 책이 영혼의 음식이라는 말을 믿어."


119쪽

"거봐. 정말 이상하다니까."

“이 세상에 이상한 건 없는 거래, 자기가 이해를 못 하는 거지.”


204쪽

“어떤 만남이든 한쪽이 희생하는 만남은 건강한 게 아니야. 오래 가지도 못하고, 너 계속 데이트 비용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 그게 어려워지면 연아 만나는 게 부담스러워지고, 그럼 연아도 네가 변했다고 생각할 거고, 그러다 결국 헤어지는 거야.”


223쪽

“앞으로 살면서 넌 많은 사랑을 하게 될 거야. 그때마다 온갖 감정들을 경험하겠지. 기쁨과 행복만 있는 건 분명히 아닐 거야. 아빠는 우리 아들이, 그 사랑들을 만날 때마다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사랑이 널 성장시켜 준다면 그 사랑은 어떻게 끝나는 해피엔딩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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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아파트에 삽니다
김도요.이광식 지음 / 사회복지법인 동행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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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감상평과 느낀점

 지금 장애인 복지현장은 탈시설화가 이슈다. 그러기에 이 책이 더 눈길이 갔었다. 언젠가 우리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도 지역사회에서 일반 거주 형태로 살아갈 날이 멀지않았다. 아직은 막연하다. 다만, 이곳에 있는 장애인들이 당황하지 않고 시행착오를 덜 겪길 바라는 마음에 내 마음도 조급하다.


 이 책은 사회복귀를 위해 장애인들과 사회복지사가 겪는 이야기들이 나와 있다. 마치 곧 우리 시설에게 일어날 수 있는 과정들을 미리 보기 하는 느낌이었다. 우리 시설에서 생활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들과 비슷하여 공감되고 그 모습들이 그려진다.


 장애인의 사회통합은 장애인의 하겠다는 의지와 사회복지사의 노력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또한 장애인이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구조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체장애인에게는 홀로 다닐 수 있는 경사로 설치되어 있어 보행이 자유로워야 하며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적장애인에게는 활동보조인을 당사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구조이어야 한다. 결국 모든 유형의 장애인들이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

예전에는 완벽한 준비가 이루어져야만 탈시설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다. 비장애인도 완벽한 독립을 준비가 된 상태로 홀로서기를 하지 않듯이 장애인도 마찬가지다. 장애인이 준비해야 할 것은 비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 연립이다. 사람은 장애 유무를 떠나 함께 살아가야하는 존재이다.


 좌충우돌을 겪고 있는 이 책의 주인공들인 장애인과 사회복지사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② 마음에 남는 글귀

63쪽

전화를 받은 직원은 전화가 끊기고도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가 이렇게까지 심할 줄은 몰랐다. 강아지보다 장애인을 먼저 의심하다니.

복도에 강아지 오줌을 누인 사람.

그 오줌을 장애인이 쌌다고 민원을 넣은 사람.

그 민원을 동백원에 전한 관리사무소 직원.

그 모두가 미웠다.


동백원에서 생활할 때도 아무 곳에서나 소변을 보는 장애인은 없었다. 인지능력이 아무리 낮아도 끊임없이 반복된 훈련과 교육을 통해서 대소변 처리는 스스로 할 수 있게 도왔다. 화장실 가는 길에 실수를 하는 경우는 더러 있었고, 어쩔 수 없이 기저귀를 차는 사람도 있었지만, 혼자서 아무 곳에나 오줌을 싸는 장애인은 없었다.

더군다나 아파트로 이사 온 사람 중에는 소변을 아무 곳에서나 보는 사람은 없었다.


72쪽

원장님이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우리에 대해 이런저런 설명을 하는데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표정을 짓던 손님이 대뜸 "장애인이랑 같이 살면 무섭지 않아요?" 했다. 거울에 반사되어 날아오는 날카로운 그 말에 직원은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그런 질문은 처음이었다.

지금까지 동백원에시 십 년 넘게 근무했지만 징애인과 같이 살면 무섭지 않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장애인과 같이 사는 것이 무섭냐는 생각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먼저 민현 아저씨를 살폈다. 못 들었는지 못 들은 체 하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아무런 표징의 변화도 없이 그저 앞만 보고 있었다.

숨을 고르면서 대답할 말을 찾았다.

이 손님의 장애인에 대해 인식을 바꿔주는 것도 동행 빌리지 직원의 임무로서 중요한 일이었다.


85쪽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비장애인과 어울려 살아야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비장애인에게 장애인은 낯선 존재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공존하지 못하고 서로 떨어져 살아왔기 때문에 서로에게 익숙하지 않다. 그렇기에 비장애인에게 장애인은 더더욱 낯선 존재, 부정적인 존재가 되어가는 건 아닐까?

기분이 좋으면 뛰어 다니며 소리를 지르는 은규 씨를 무서워하기보다 ‘좋은 일이 있구나' 하고 생각하고, 발달 장애인의 행동에 대한 낯선 시선을 거둘 수 있으려면 서로가 서로에게 익숙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


87쪽

아침마다 해안도로를 뛰는 아저씨가, 아파트 놀이터에 모여 노는 동네 아이가, 교복을 입고 등교 버스를 기다리는 학생이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풍경이듯, 기분이 좋을 때면 소리를 지르며 빙글빙글 도는 은규 씨도 그런 자연스러운 풍경이 되어야 한다.

사람들의 특별한 시선을 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익숙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동행빌리지는 낯설음을 익숙함으로 만들고자 지금도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다.

중증 장애인들이 우리의 이웃으로 받아들여질 때까지.


135쪽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중증 장애인에 대해 물으면, 백이면 백 ‘돌봐줘야 할 사람’이라고 말한다. 가족과 상담할 때도 대부분의 가족은 “그냥 건강하게 잘 돌봐주세요'라고 한다. 시설에 맡겨두었으니 알아서 돌보라고…….

그냥'이란 말에는 꿈이나 희망이 없다.

그러나 중증 장애인이라고 해서 그냥 돌보기만 할 수는 없다.


180쪽

장애인에게 일자리는 단순히 돈을 버는 목적을 넘어서 사회와 단절되지 않는 끈이다. 시설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배 안 고프고 편하게 살면 되지 않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인간은 어울려 살아아 하는 존재다.

그렇기에 직원은 앞으로도 조그만 일거리라도 만들거나 지속적으로 취업의 문을 두드려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 사회에서 '내 일'을 가지고 좀 더 당당하게 '나의 삶'을 꾸려나가는 농행빌리지 가족들이 될 수 있도록.


206쪽

시설의 역할은 이런 것이다. 단지 장애인들이 먹고 자는 것을 해결하는 곳이 아닌, 장애인과 그 가족의 꿈과 행복을 함께 지켜주는 곳.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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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복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 인형에서 여성, 여성에서 사람으로 여성복 기본값 재설정 프로젝트
김수정 지음 / 시공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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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감상평과 느낀점

페미니즘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일 년이 좀 지났다. 알면 알수록 여자가 생활 곳곳에서 차별 당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성복마저 배신할 줄 몰랐다. 적잖은 충격이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여성복의 몸매를 강조하는 라인, 성적 대상화를 위해 여성복이 만들어지는 것에 대한 비판이 담긴 내용인줄만 알았다. 옷을 처음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차별은 시작되었다. 남성복과 여성복의 차별의 범위는 실루엣, 주머니. 옷감의 재질, 주머니 개수, 천의 단가, 기능성, 워싱처리과정 등 차별을 당하고 있었다. 편한 옷을 입어 볼 기회가 없어서 불편한 옷을 입고 다닌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남자들처럼 구김이 덜 가는 옷, 활동성이 보장된 옷은 여자들은 입어볼 기회가 없었다. 여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입어야하는 것으로만 알았다. 결국 옷 또한 여성은 조신하게 행동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라인을 강조하는 옷들이 판매되기에 여자는 예쁘게 보이고자 살을 뺀다. 자연히 사이즈는 점점 작아진다. 결국 여자는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는 게 아니라, 옷에 체형을 맞추어 입는다. 불편해도, 예쁜 것을 강조하는 옷이 아니라, 자신의 체형에 맞게 편하게 옷을 구입하여 입을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자가 운영하는 퓨즈 서울 쇼핑몰처럼 남성복과 별반 차이 없이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쇼핑몰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② 마음에 남는 글귀

16쪽

남성복의 여밈은 앞에 달린 단추나 지퍼가 기본이다. 이와 달리 여성복에서는 속옷부터 일상복까지 뒷여밈이 들어간 옷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타인의 도움으로 옷을 입고 여미던 과거의 방식이 뒷여밈으로 현재까지 이어져온 것이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뒷여밈이 후크나 지퍼로 대체됐을 뿐 누군가 도와줘야 입을 수 있는 ‘수동적’인 특성을 지녔다는 점에선 변함이 없다.

 

35쪽

생수가 들어가는 사이즈를 장점으로 광고하는 15만 원짜리 핸드백과 너무나 비교가 됐다. 남성복은 상하의 모두 가격대 상관없이 주머니가 매우 깊었고, 개수 역시 많았다. 남성용 핸드백이 왜 발달이 안 됐는지 단번에 이해가 됐다.

 

 

53쪽

여성들도 제대로 된 원단으로 만든 제대로 된 옷을 입을 권리가 있다. 누군가는 여성복의 질이 낮아진 이유로 계속된 수요가 있기 때문이라며 시장 원리를 운운한다. 애초에 저질로 제작된 옷들만 쏟아지고 마땅한 비교군도 없으니 어쩔 수 없이 기존의 여성복을 소비할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닐까. 고밀도 원단으로 꾸준히 여성복을 만들어 공급하면 소비자들은 더 이상 질 낮은 의류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58쪽

시장 조사를 해보니 남성복 핸드메이드 코트도 울 함유량이 높은 건 마찬가지였는데, 여성복에선 볼 수 없었던 값비싼 캐시미어가 혼방으로 들어가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분명 도매가는 동일한데 남성복은 캐시미어 혼방에 오리털 내피까지 주는 상황이니, 이쯤 되면 여성용 핸드메이드 코트를 파는 게 죄송스러울 지경이다.

 

74~75쪽

남성들은 ‘활동성’이 많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활동에 제약이 없도록 옷을 튼튼하게 만든다고 했다. 이 말은, 여성복은 '활동성'이 많지 않은 혹은 없는 사람이 입는다는 전제하에 만들어진다는 뜻이었다. 사회가 규정한 여성성'이 만들어낸 편견을 하루빨리 옷에서 걷어내야 했다.

 

78쪽

실제로 여성복과 남성복 발주를 동시에 넣어도 제품 출고 일자가 다르다. 여성복은 원단 워싱 가공도 복잡한 봉제도 주머니도 생략하기 때문에 원단만 준비되면 2~3일 안에 옷이 뚝딱 만들어진다. 반면에 남성복은 워싱 가공에 사흘, 봉제에 일주일 정도 소요되어 최소 열흘은 지나야 옷이 출고됐다.

 

204~205쪽

퓨즈 서울의 목표는 탈코르셋을 지향하는 의류를 판매하는 것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여성복의 판도를 바꾸는 것이다. 한두 번 입고 찢어지거나, 타이트한 라인이 몸을 가두거나, 드라이클리닝으로만 관리해야 하는 의류는 일상복으로서 존재 이유가 없다. 남성복과 동일한 혹은 남성복보다 더 좋은 퀄리티와 기능을 가진 의류들이 많아져야 한다. 제대로 만들어진 의류를 가까이 접하고 착용해본 경험이 쌓일수록 여성들이 옷을 고르고 소비하는 기준 역시 달라질 걸라 생각한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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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편 소설 쓰기 - 짧지만 강렬한 스토리 창작 기술
김동식 지음 / 요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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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상평과 느낀점

다른 소설 작법서를 읽으면 우리가 평소 접해보지 못한 단어들로 설명되어있다. 이해가 잘 되지 않아 문장을 반복해서 읽은 적도 있다. <초단편 소설 쓰기> 소설 쓰기의 팁들은 경험을 바탕으로 아주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작가의 경험을 써 놓았다.

 

김동식 소설을 읽을 때마다 남자 주인공 이름이 매번 ‘김남우’ 등 인물들의 이름이 반복해서 나온다. 『13일의 김남우』라는 소설집 제목도 있어서 작가와 인연이 깊은 사람이거나 심오한 뜻이 있는 줄 알았다. 별 뜻 없이 ‘남자 배우’를 줄인 말이라는 말에 궁금증은 해소되었지만 허탈하였다. 같은 이름을 반복하여 쓰는 것은 ‘초단편에서 인물 설명을 길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계산된 것’이라고 했다. 단지 소설을 짧게 쓰는 것이 아니라 인물 캐릭터 설정, 반전 등을 다 생각하고 쓴다는 것이 놀라웠다. 어쩌면 장편소설을 쓰는 것보다 압축해서 써야 하므로 더 어려울 것 같다.

 

김동식 작가의 단편소설을 읽을 때마다 ‘이런 기발한 생각을 어떻게 할까?’ 하며 작가의 머릿속이 궁금했다. 결국 다양한 콘텐츠를 보고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걸 알았다. 그래야만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려 일으킬 수 있는 소설을 쓸 수 있다.

 

나는 네이버 카페 <엄마의 꿈방>에서 소설 쓰기 스터디를 참여하고 있다. 사실 위주로 반전도 없이 쓰다 보니 재미도 없다. 사건이 없으면 문장이 이어지지 않아 곤욕스러울 때가 있다. 소설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형편이 없다. 이 책에서 말한 것처럼 결말을 미리 생각하고 반전을 염두에 두며 단문 쓰는 연습을 해보아야겠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24쪽

쉬운 단어로 구성된 간결한 단문에다가 이중 해석의 여지가 없고, 동어 반복이 적은 문장이 가독성 좋은 초단편에 어울리는 문장이다. (중략) 초단편의 흡입력은 그런 절단 신공을 잽처럼 계속 날림으로써 유지된다.

 

26쪽

초단편 소설에서 반전은 필수다. 애초에 초단편 독자는 반전을 기대하면서 읽는다. 그건 작가와 독자 간 무언의 약속이다. (중략) 작가는 항상 신선한 반전으로 독자에게 보답해야 한다.

 

43쪽

상상력은 아는 만큼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다. 상상력을 키운다는 것은 그 자리에 앉아서 영감이 떠오를 때까지 궁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최대한 많이 접하고 수집하는 행위다.

 

56쪽

규칙과 제한은 글의 설득력을 높이는 효과도 가져온다. 똑같이 황당한 이야기라도 제한이 하나씩 추가되면 사람들의 반응이 조금은 너그러워진다. 단순히 주인공이 길을 가다가 100억 원을 주웠다고 하면 매우 터무니없게 느껴지지만, 하루 만에 다 써야 한다는 조건이 붙으면 조금 덜 황당해진다. 이러한 제한도 현실적이진 않지만, 독자의 생각과 감정은 이러한 설정에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믿어도 좋다. 정말 그렇다.

결국 이 규칙과 제한을 절묘하게 설정해야만 이야기를 잘 만들어나갈 수 있다.

 

122쪽

다만 캐릭터 작명 시 주의할 점이 있는데, 현실에서 너무 유명한 사람의 이름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초단편은 캐릭터 묘사에 지면을 많이 쓸 수 없기 때문에 지나치게 알려 '사람의 이름을 쓰면 등장인물의 이미지가 유명인 이미지에 잡아먹힌다. 심하면 작가와 독자의 감정선이 미묘하게 엇갈릴 수도 있다.

 

153쪽

콘텐츠에서 패턴을 읽어낼 수 있는 사람이 창작도 쉽게 한다. 다양한 콘텐츠를 많이 보면 초단편을 쓸 때 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는데,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 패턴 읽기다. 분석을 잘하는 사람이 글도 잘 쓴다. 내가 이 콘텐츠의 결말에서 느낀 감동, 오싹함, 통쾌함 등의 감정이 어떤 패턴을 통해서 만들어졌는지, 또 그 패턴이 결말에서 어떤 식으로 연출되었는지를 생각해본다. 이 과정에서 길러진 능력은 착상을 이야기로 발전시킬 때 크게 도움이 된다. 패턴을 체득하면 어떠한 착상이든 척척 이야기로 써낼 수 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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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없다고 매일 슬프진 않아 -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란 통역사의 성장 에세이
박정은 지음 / 서사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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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상평과 느낀 점

이 책은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란 통역사가 자라오면서 느꼈던 감정과 경험을 기록한 에세이다. 책에 나오는 문장들을 읽으면서 문체들이 섬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섬세함이 아프게도 다가왔다.


내가 어릴 적 만해도 한 부모 가정이라는 사실을 숨기고는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한 부모 가정에 대한 인식이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남들의 이목 때문에 부부가 참고 사는 것보다 개인의 행복을 포기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또한 한 부모 가정의 자녀 또한 그것으로 인해 위축될 필요도 없다. 마음으로는 받아들이지 어렵겠지만 부모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엄마, 아빠가 있어야만 ‘정상적인 가족’이라는 범위를 설정해서는 안 될 일이다. 단지 가족의 형태와 구성원이 다양할 수도 있음을 인정하는 사고가 필요하다.


작가는 비록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랐기에 힘든 상황도 있었다. 그러나 아빠도, 엄마도 새엄마도 원망하 기보다는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이해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으며 수없이 생각했을 것이다. 그 아픔을 그대로 두지 않고 책으로 담담히 우리에게 들려주는 작가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이 책을 통해 한 부모 가정을 바라보는 시각도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란 것이 큰 문제가 아니므로 당사자들 또한 숨기려 애쓰기보다는 오픈함으로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으면 좋겠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33쪽

어린 마음에 비밀을 들키지 않았더라면 서로 불편해지지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가능한 한 나를 감추면 불편할 일이 덜 생기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37쪽

사회는 소수의 의견보다 다수의 의견을 쉽게 받아들이다 보니 소수인 내가 나서서 무언가를 말하는 덴 용기가 필요했다. 나의 세상은 다른 사람에게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세상이었다.

58쪽

선입견이 팽배한 사회였으니 우리 역시 부모의 이혼을 숨기기 바빴다. 차별받을까 두려워 숨죽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에 우린 마치 전염병을 앓는 사람인 양 행동했던 것 같다

105쪽

새엄마와 나의 관계는 맞지 않는 옷처럼 불편하고 어색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그것이 그간 받아 보지 못했던 관심과 사랑의 표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새엄마와의 관계가 봄볕에 눈 녹듯 풀어질 즈음 나도 나의 옷차림과 주변 친구들의 시선에 서서히 적응하기 시작했다.


221쪽

세상도 점점 나아지고 있습니다. 당신에 대한 편견 어린 시선과 인식도 어제보다 하루하루 더 나아질 거예요. 그러니 밥도 잘 먹고 일도 열심히 하세요. 당신의 날이 곧 올 것입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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