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달라도 괜찮아 - 자폐인 과학자가 말하는 완벽하게 나다워지는 법
카밀라 팡 지음, 장한라 옮김 / 동녘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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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상평과 느낀 점

이 책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과학자가 장애의 특성과 과학에 연관 지어 설명하였다. 과학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하여 장애를 설명한 접근 방식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책은 장애에 관해서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과학에 대한 호기심이나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에 의문이 드는 사람이 읽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이 ‘타협’이었다. 기존에 장애인을 바라볼 때 비장애인은 장애인의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타협’을 제시한다. 비장애인의 기준에 맞추는 것도 아니고 장애인이 비장애인 사회에서 큰 틀에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자신이 편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예를 들어 단추를 싫어하는 장애인이 교복에 달린 단추로 인해 입기를 힘들어하는 경우 똑딱이 단추로 바꾸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 장애 학생은 단추로 인해 교복 입는 것을 싫어하는 요인을 제거하고 학교에서도 똑딱이 단추 교복이 교칙에는 크게 위배되지 않는다. 서로에게 피해 주지 않고 윈윈할 수 있다.


이해는 약간 타인에게 요구하는 느낌이라면 타협은 자신의 노력과 수용이 포함된 느낌이 강하다. 따라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이해’라는 단어보다‘ 타협’이라는 말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이 책의 말미에 혹시 ‘여기서 이야기한 차별들을 겪게 된다면 너에게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 둬. 너는 다채롭고, 아름답고, 놀라운 자아를 지닌 걸 축하해야 해.’라는 말한다. 사람들과 내가 다르다는 사실에 위축이 되었는데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다르다는 것도 축복받을 수 있는 것에 마음 위로가 되었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31쪽

고정 관념은 실제 모습이 아니라, 우리가 예상하는 모습대로 사람들을 대하게 만들어.


41쪽

차이가 나쁜 게 아니라는 사실은 금속과 반응성이 알려 주었지. 차이란 좋은 거야, 모두가 똑같다면 우리는 살아남을 수가 없거든 사람들은 서로 잘하는 일이 달라야 하고 반응도 달라야 해. 안 그러면 우리는 모두 다 같은 일을 못할 테니까.


164~165쪽

결국, 발전은 연습의 결과야. 발전하려면 예전에는 할 수 없었던 무언가를 해낼 때까지 시도하고 노력하고 작은 진전을 수없이 만들어 가야 해. 발전은 조그만 한 발을 내딛으면서 스스로를 더 나은 사람으로, 더 똑똑하고 강한 사람으로 만드는 일이야. 성장해 가면서 우리만의 고유한 길을 찾아내고, 그러다가 차질이 생기더라도 우리 발걸음으로 받아들이는 거지.


209쪽

혹시 여기서 이야기한 차별들을 겪게 된다면 너에게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 둬. 너는 다채롭고, 아름답고, 놀라운 자아를 지닌 걸 축하해야 해. 한발 더 나아가가면 세상은 늘 똑같은 자리에 머무르지는 않을 거야.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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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은 참지 않아 탐 청소년 문학 34
설재인 지음 / 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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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여자들>, <사뭇 강펀치>를 읽고 이 작가의 팬이 되었다. 이전에 읽었던 소설과는 결이 달랐다. 청소년들의 풋풋한 소설도 쓰시다니 새롭게 보였다.

 

이 소설은 항만 중학교에 인기 셀럽에게 악플을 단 사람이 자기 쌍둥이 형제임을 알고 밝히고자 어른들에게 말하지만, 어른들이 그냥 넘어가려고 한다. 하지만 그 어떤 어른도 소녀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자신들의 입장만 생각하고 아무 일 없듯이 잘못을 덮으려는 어른들을 믿지 못한다. 어른들을 맞서는 여중생들의 용기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소설의 배경은 중학교이지만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어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나와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넘어가라고’, ‘너만 조용하면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무언의 강요 속에서 우리는 살아간다. 그 결과 우리 사회는 병들어 가고 있다. 교권은 무너지고, 부실 공사로 인해 인명피해가 생기고 부정부패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나 또한 그 자리에 있었다면 이 소설의 어른들과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어쩌면 가족, 명예, 지위, 부 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용기 있는 행동을 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지켜야 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어른으로서 타성에 젖어 바르게사는 것을 애써 사는 우리에게 경각심을 알려주는 듯하다. 좀 더 정직하게 아이들에게 믿을만한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다.

- 인상 깊었던 문구

52~53쪽

어른들이 크게 착각하는 것이 있다. 자기들이 우리에게 엄청나게 중요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과대평가하는 것. 집에서의 양육 방식, 학교에서의 교육 방법으로 우리를 어른들 입맛에 맞춰 백 퍼센트 조각해 낼 수 있다고 굳게 믿는 것. 그래서 사랑 주고 관심 주면 착한 아이가 될 거라고 확신하며 기대하는 것.

212~213쪽

사실 어른이 되면 기회를 얻기가 힘들거든요. 대부분 자기만의 세상과 가치 판단에 완전히 갇혀 모든 탓을 남에게, 특히 자신보다 더 약한 자에게 돌리려 들곤 하죠. 그러나 은희 씨는 더 단단한 어른, 자기가 그려 왔단 좋은 어른의 상에 조금 더 가까워질 기회를 얻게 된 거나 다름없습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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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 파랑이는 왜 기저귀를 떼지 못했을까? - 기저귀를 한 일곱 살 파랑이와 온 가족이 함께한 마음치유 여행기
박정혜 지음 / 리커버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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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상평

7살이 되어서도 기저귀를 떼지 못하는 파랑이와 그의 가족이 변화되는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기 위해 해님과 바람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강압이 아닌,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 있어야만 사람이 변화된 것을 또 한 번 알게 되었다.


 아이의 기저귀를 떼기 위해 치료센터를 찾았지만, 가족이 변화되는 과정을 보면서 전적으로 아이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파랑이를 보면서 장애인 시설에서 근무하는 나는 장애인의 문제를 도전적 행동으로만 치부하고 파랑이 부모처럼 변화되리라는 믿음으로 그들을 격려하고 노력했는지 되돌아보았다. 나는 그러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어쩌면 시설에 있는 장애인의 문제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내가 좀 더 그들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거나 개입하지 않고 몇 번의 시도로 내 역할을 다했다고 말하면서 단시간에 포기했음을 고백한다.


 파랑이는 기저귀를 떼지 못하는 행동으로 끊임없이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어른들은 기저귀를 떼지 못하는 표면적인 문제에만 치중했고 해결하고자 했다. 나 역시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이 나에게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들의 행동 이면에 깔린 마음을 들여다보도록 노력해야겠다.


우리는 문제에만 집중하느랴 그 사람의 내면을 이해하고자 노력하지 않는다.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연습이 필요함을 또 한 번 알게 되었다.


2. 기억에 남는 문구

35~36쪽

아이 엄마는 그녀만의 논리와 생각을 갖고 있었다. 마음 깊이 자리한 것을 뽑는다고? 배추나 무처럼! 마음속에 묻혔던 것은 뽑히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도 이미 알고 있으면서? 스며든 것은 뿔이가 길고 넓다. 일부러 그걸 뽑는다고 뽑히지도 않는다. 그것을 그대로 둔 채 건강한 것이 자라나도록 두면 된다. 건강한 뿌리가 뻗어나가다 보면, 쓴 뿌리들을 하나씩 툭툭 건들게 되고, 그러다 보면 어느 날에는 쓴 뿌리들이 나아떨어져 버리게 된다.


58~59쪽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분노를 풀어주고 아이가 스스로 조절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노력은 다먄 안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와서 마음의 문이 활짝 열어야만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게다가 모든 변화는 체험 속에서 다져지기 마련이다. (중략) 가슴을 자극하는 감성과 감수성을 바탕으로 마음이 촉촉해져야 새싹이 돋게 된다.


128쪽

내가 가진 생각들은 잘못되었다고 제쳐두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 내 생각대로 하다가 예상대로 잘되지 않으면, 성찰을 통해 수정할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중략) 뚝심으로 밀고 나갈 힘이 없으니 우울할 수밖에 없다. 뭔가 해보지 않으니 성찰마저 할 수가 없다.


이 책은 네이버 카페 <책과 콩나무> 서평이벤트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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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 인간관계가 불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7주년 기념 개정판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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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처럼 미워하는 사람이 있다. 단지 이 사람이 왜 나는 그토록 싫을까? 이유를 알고 싶어서 읽게 되었다.


내가 싫어하는 상사는 감정을 상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준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그 상사의 정년 퇴임 날짜를 세고 있다. 따라서 내가 그 상사를 향한 분노는 정당하다고 생각했다. 모든 원인은 그 사람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생각할 때 아래 사람을 품어주거나 리더십이 있거나, 중재의 역할을 잘하며 아래 사람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상사의 자격을 갖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 모습 조건을 갖추지는 못하더라도 하나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내가 믿고 따를 수 있다. 불행하게도 내가 모시는 상사는 그렇지 못하다. 제대로 된 슈퍼비전도 제시하지 않으며 힘든 일은 회피하며 우리에게 떠넘긴다. 내가 생각하는 상사의 이상형과 다르다 보니 나는 그 상사에게 인간 알레르기를 일으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무조건적으로 나는 그 상사의 모든 행동이 못마땅하고 심지어 확대해석했음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인간 알레르기를 없애기 위해서는 불쾌하게 한 행동을 분해하거나 안 부딪히는 것이 좋다고 책에서는 말한다. 분해한들 잊을만하면 다른 건으로 부딪치는 이 상사와는 내가 퇴사하든 그 사람이 퇴사하던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그 사람을 향한 분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분노는 멈추고, 책에 나온 대로 사건과 감정을 분리하는 훈련을 해야겠다.

③ 마음에 남는 글귀

52쪽

자신이 상대에게 악의나 불만을 품고 있으면 실제로 상대가 어떤 마음 인지와는 관계없이 그가 자신에게 악의를 품고 있다고 단정 짓는다. 상대의 지나친 욕망 때문에 자신의 행복이 줄어들었다고 판단해버리는 것이다.

91쪽

가장 중요한 기준은 나에게 손해를 끼치는 사람인지의 여부이다. 폭력 같은 신체적인 위협은 두말할 것도 없고, 기분이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 것,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설령 조금 귀찮게 하더라도 나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영역을 침범하지만 않아도 허용의 폭은 넓어진다.

92쪽

상대방의 기분을 해칠 만한 말과 행동을 일삼는 사람이다. 이들은 사방에 강한 알레르기 반응의 씨앗을 뿌리고 다닌다. 만약 당신이 화가 나면 자신도 모르게 감정적인 말을 내뱉고, 얼굴에 감정을 날것으로 드러내는 사람이라면 주의해야 한다. 아마도 당신 주변 사람들은 내면에 당신에 대한 거부 반응을 차곡차곡 쌓아놓고, 당신이 약해졌을 때 숨겨두었던 날카로운 발톱을 꺼내 공격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93쪽

다음으로 중요한 판정 기준은 상식과 규칙을 공유할 수 있느냐의 여부이다. 상식과 규칙이 다르면 자신의 기대가 어긋나기도 하고, 상대의 기대를 저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좋은 뜻으로 한 일인데, 오히려 질책을 받기도 한다. 서로 호흡 맞추기가 상당히 힘들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인다.

116쪽

인간 알레르기가 생겨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동안의 신뢰 관계를 생각해 이성의 힘을 발휘한다. 따라서 갑자기 상대방을 제거하거나 공격하지 않고, 어떻게든 상대방을 받아들이며 지내려 한다. 하지만 거기에 더 안 좋은 요인이 겹치면 결국 한계에 도달한다. 일단 한계를 넘어버리면 알레르기를 억제하기 위해 작동하는 이성과 애착의 힘이 단숨에 힘을 잃는다. 오히려 이성의 힘까지도 제거와 공격을 정당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역전 현상이 벌어진다.

172쪽

미움이란 좌절한 사랑이며, 사랑의 반대편에 있는 게 아닌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인지도 모른다.

206쪽

그 사람과 아무 관계도 없는 타인에게까지 분노를 터뜨리며 공격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때로는 자신에게 도움을 주려는 사람에게까지 말이다.

이는 화재의 원리와 비슷하다. 불이 났을 때도 최초의 불씨보다는 그와 전혀 관계없던 물건들이 더 심각한 피해를 주게 마련이다. 인간 알레르기를 극복하려면 바로 여기에 해당하는 '과민반응’을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221쪽

또 하나는 자기 성찰이다. 자신을 돌이켜봄으로써 언뜻 상대방의 문제로 보이는 것도 자신의 문제로 생각할 수 있다. 그것이 행동 개선으로 이어져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자기 성찰이 부족하면 상대방이 잘못을 지적했을 때 자신을 공격한다고 받아들인다. 공격하는 사람은 적으로 판단해 복수하려고 반박하거나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솔직히 반성하지 못하므로 행동 개선도 할 수 없고 마찰만 늘어난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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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볼래요? - 엄마들의 삶에 스며든 영화 이야기
부너미 기획 / 이매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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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상평과 느낀점

나를 잃지 않기 위한 애쓰는 여자들의 목소리가 담겨져 있는 책이다. 결혼을 하고 엄마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이 많이 될 것이다.

여자는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는 순간 자아도 사라지고 커리어를 쌓는 일에도 제동이 걸린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여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엄마와 아내이기 앞서 자신을 찾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책에는 같은 여자로서 공감가는 구절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눈물이 왈칵 쏟아진 곳이 있다.



그 날개가 어떤 쓸모가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내게 날개가 있다는 사실을. 이 날개가 어떤 쓸모가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앞으로 영영 쓸모없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언제 어떤 모습이든 내 날개도 나름대로 형태와 기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억해주고 싶다. 그래야만 나는 여전히 새일 수 있을 테니까.(119쪽)

우선순위에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잠시 밀어두고 엄마와 아내, 며느리의 역할을 해내는 것이 때로는 무겁다, 여자에게 모성애를 강요하는 사회, 남자보다 여자는 자신의 커리어보다는 가정을 충실히 수행하기를 강요하는 무언의 강요가 여자들의 날개짓을 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결혼 유무를 떠나 여자도 꿈이 있다. 하지만 결혼과 동시에 그 꿈을 반납하는 것이 과연 옮은 일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결혼은 누구의 희생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을 쓴 작가들이 자신을 찾기위해 날개짓을 펐듯이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날아오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19쪽

가족이기 때문에 마법 같은 순간을 만들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질 듯하지만, 나처럼 어리석은 이들은 그 기회를 날려버릴 뿐 아니라 주워 담을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관계를 무참히 어그러트리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가족만 있지는 않다. 가족 밖에서도, 너와 나를 '우리'로 만드는 마법 같은 기회는 드물지만 운명처럼 찾아온다.


36쪽

내 시간을 너그러이 헐어 내어주는 일들 속에 돌봄의 감수성이 스며 있다.


65쪽

여자라는 이유로 내 꿈을 제한달할 때면 남자들 앞에 놓인 다양한 선택지가 부러웠다. 개의치 않는 척했지만, 끊임없이 떠도는 말들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었다. 서른이 넘어서야 알았다. 나는 '남자'라는 성별을 바라지 않았다. 남자든 여자든, 또는 그 경계 어디쯤이든, 자기가 원하는 삶을 꿈꿀 세상을 원했다.

그런 깨달음을 얻은 뒤부터 남자로 다시 태어나기보다는 여자인 모습 그대로 더 나은 세상에서 살고 싶어졌다.


76쪽

며느리는 내 아들의 가장 소중한 친구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기억력을 믿을 수 없는 나이니까 냉장고에 써 붙여놓아야 하나?각자 인생을 존중하고 공존의 선 긋기를 하면서, 지위로 관계 맺지 않고 존재 자체를 바라보려 노력하면서, 오해가 생기면 먼저 풀고 이해하면서, 그렇게 며느리하고 적당히 잘 지내고 싶다.


103쪽

힘들어하는 배우자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마음이 부부라는 한 팀을 단단하게 만든다.모래사장에 빠진 유아차는 혼자 힘으로 끌 수는 없다. 두 사람이힘을 모아야 비로소 세상은 움직인다.


107쪽

가족을 건사하는 일과 개인의 행복은 별개라는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아신 걸까? 그 시절 여성상하고 사뭇 다른 외할머니는 그때는 이해받지 못했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많은 영감을 준다.


118쪽

어느 날 아이하고 낱말 카드를 보다가 그림책이나 아동용품에 유독 펭귄이 자주 등장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왜 하필 날개가 퇴화한 펭귄일까? 새는 날아다니는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앞다리를 날개로 변형했는데, 펭귄은 헤엄이 비행보다 중요해서 날개를 지느러미처럼 사용하게 됐다. 하늘을 나는 능력을 포기한대신 자유자재로 수영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날고 싶었다. 알바트로스처럼 가장 높고 가장 멀리 날지는 못하더라도, 날개가 있다면 날아야 한다고 믿었다. 전신주 사이를 날든, 고작 장 속의 횃대에 내려앉든 상관없었다.


125쪽

어머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시간이나 에너지를 내어줄 만한 여유가 없을 뿐이었다. 보상 없는 노력은 그 열매를 자신이 맛보지 못하게 만들고, 그 결과 개인은 소진된다.


180쪽

따뜻하고 다정한 위로는 내가 아니라 '엄마'를 향해 있었다. 여전히 건재한 배우자의 삶과 빛나는 아이들의 성장 뒤에 잔뜩움츠러든 나를 봤다. ‘나는 누구일까, 왜 이곳에 있을까, 뭘 향해 가는 걸까, 정말 괜찮은 걸까?’ 나에게만 들리고 나에게만 보인 질문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애써 생각을 멈추고 입을 다물어야만 하는 질문들 때문에 자꾸만 목이 메었다.


이 도서는 네이버 카페 <엄마의 꿈방> 카페에 진행하는 서평 이벤트로,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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