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작품
윤고은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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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불타는 작품_윤고은

 

소설의 내용은 사진 작가가 동행한 개(로버트)가 주인이 살짝 한눈판 사이에 개의 발로 터치해서 사진을 찍는다. 사실 이것부터 나는 이거 완전 개 이야기구나 했다. 한마디로 개소리란 이야기다. 이야기는 그것에서 시작하여 대기업 창업주와 인연이 되어 상속받고 미술창작 프로그램에 안이지 작가를 초청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다. 처음에는 신선한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가기에 재미있게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하고 한편으론 우스웠다. 그래도 재미있으니 짬짬이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윤고은 장편소설 [불타는 작품]은 어찌 보면 조금은 따분한 이야기로 일관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 속에 화가로서의 자기 자신이 만든 작품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담겨 있다. 단순한 소설 속의 소재를 넘어 화가의 입장에서 자기 작품이 불태워진다. 이런 전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후반에 조금은 진지하고 문제의식을 우리에게 던져준다.

 

소설 속에 이런 표현이 들어 있다. ‘순간의 허락된 파본, 곧 뜯겨나갈 페이지이 표현에 내 생각이 고정된 이유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가 포함된 조직과 사람들. 내가 했던 많은 일들을 돌이켜 본다. 만약 내가 지금 잘못하고 있다면 되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그것이 아니라면 적어도 이 시점에서 뜯겨나가는 페이지가 아니라 남아야 하고 꼭 필요한 페이지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불타는작품 

#윤고은 

#은행나무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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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1 - 미래에서 온 살인자,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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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곰탕_김영탁

 

딸이 재미있는 소설이라고 먼저 읽고 권해 주었다. 소설가의 관점에서 반전과 읽는 독자에게 최적화된 소설이라는 생각이다. 그 이유는 짧게 끊어 쓴 글이 장황하지 않고 집중력을 키워준다. 그리고 숫자로 끊어주는 스토리가 지루함을 없애준다. 특히 해외여행 중 기간 내 집중해서 글을 쓰셨다고 한다. 더불어 작가는 영화감독이니 상상력을 풍부하게 그러나 넘치지 않게 앞뒤를 잘 조절한 소설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곰탕이라는 주제를 표방하지만 시간여행이라는 것을 슬쩍 넣어 흥미 유발의 자극한 것이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소설은 미래에 곰탕집에서 과거의 곰탕 맛이 그리워 시간여행을 하고 그곳에서 곰탕을 배워오는데 그 줄거리에 SF소설이라는 조미료로 맛을 더한 흥미로운 두툼한 두 권의 소설이다.

삶이 단조롭고 한곳에 푹 빠지고 싶다면 강력하게 추천한다. 재미있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른다. 그래서 추천한다.

 

한 번도 남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어본 적 없는 사람들은 안다.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이 된다는 건, 자신이 소중해져서가 아니라 더 소중했던 사람에게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는 걸._P52. 곰탕 1

 

돈을 가진 자는 더 가지게 되었고 그러지 못한 자들은 기회조차 잃은 시대였다. 머리가 좋다고, 공부를 잘한다고, 성실하다고, 노력한다고 기회를 가지던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가진 자들의, 가진 것을 지키려는 힘은 무엇보다 강했다. 어떤 이념, 어떤 가치보다도 확고했다._P223. 곰탕 1

 

아버지가 아들에게 하는 말이다. “니는 어떤지 모르겠다만, 나는 모든 게 달라졌다. 니가 태어난 후로.” _P363. 곰탕 2

 

 

#곰탕 #김영탁 #아르테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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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름, 완주 듣는 소설 1
김금희 지음 / 무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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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첫 여름, 완주_김금희

 

야근 후 쉬는 평일의 풍경은 요란하고 소란스럽다. 아침부터 남아 있는 소설을 마저 읽으려 애를 썼다. 소설의 내용과도 비슷한 몽롱함에 커피 마셨다. 소설 속 완주_지명이고 손열매의 레이스에 종점인 셈이다. 제목에서 여름을 말하지만 사계절이 있고 그곳에는 자기 삶에 긴 행로가 함께 있다.

특히 이 소설은 시각장애인들을 감안해 탄생한 소설이다. 소리로 전해지는 소설이다.

내게 학창 시절 유일한 방송은 라디오였다. 특히 주말에 소설을 라디오로 성우들이 들려주었는데, 나는 그때 소설에 대한 환상과 꿈을 품었던 모양이다. 어찌 보면 우리는 환상과 몽상을 꿈꾸며 사는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런 환상과 몽상 없이 사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건조하고 불행할까 생각해 본다. 소설이 소리로 변환되어 들려주는 일은 거의 환상적이다. 그것은 상상의 나래로서의 경험으로 말해주고 있다. 짧은 며칠은 김금희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야근 때문에 졸면서 다시 정신 차리며 소설을 영상으로 음성으로 변환해 보는 즐거움을 맛보는 시간이 되었다. 독자들도 그런 행복한 시간을 가져 보길 기원한다.

 

저는 기본적으로는 일등이 아니라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자꾸 세뇌받아서 내가 가진 것과 남이 가진 걸 비교하게 되는데, 그렇게 자꾸 비교하면서 살면 결국 종착역도 안식도 평화도 끝없이 피곤한 여행이 될 뿐이거든요. 산다는 게._P116

 

어저귀 열매 씨는 딱 도시에서 온 반건조 오징어 인간들 같아요. 불안과 공포와 의심과 적대와 적의가 압착된 냄새가 나거든요._P154

 

양미는 자전거 옆에 서 있었고 표정은 그림자처럼 텅 비어 있었다.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 앞에서 스위치를 꺼 버리는 건 상처받은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배우는 방어 기제였다. 하지만 그렇게 쳐내 버린 감정은 반드시 돌아오게 마련이었다. 일렁이는 물결처럼_P163

 

근데 그렇게 심각할 필요 없어. 인생은 고도다이, 혼자 심으로 가는 거야. 닭알도 있잖여? 지가 깨서 나오면 병아리, 남이 깨서 나오면 후라이라고 했어._P186

 


 

#첫여름,완주 #김금희 #출판사무제 #장편소설 #소리로하는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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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허수아비
유영숙 지음 / 작가마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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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겨울 허수아비_유영숙

 

시인의 고향인 철원에 성장해 외지생활 후 다시 고향에 정착하셨다고 한다. 유영숙 시인의 시집을 읽노라면 개울가에 물흐르는 소리, 청량한 철원 들녘의 바람이 코끝을 스치는 것 같은 생각에 빠진다. 고향이 양구인 내게도 시인과 같은 기억들이 하나 가득인데, 그래서 시인의 시어(詩語)들이 나의 마음에 비집고 들어와 꽈리를 뜬는 것 같다. 언젠가는 고향마을에 기거하며 그곳에 아리랑을 쓰고 싶은 작은 소망을 갖고 있다. 그런 연유로 아리랑에 대한 목록과 자료수집이 한 가득 해 놓은 상태다.

먼저 실행에 오기신 유영숙 시인이 전하는 시어는 어렵고 난해함을 배제한 순수한 아이의 손을 맞잡고 전해지는 따뜻한 온기같다. 또한 가을밭에 김장배추를 수확하기 위해 떡잎을 떼어내 싱싱히고 튼실한 알배추 같은 상상을 한다. 어렵고 난해해야지 진정한 시(), 입에 물어 사탕같이 긴 여운이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이해하기 싶고 추운 겨울 겨드랑이의 따뜻한 온기를 내어주는 것 같은 배려가 있다.

개천에는 겨울을 지나 세찬 물결이 돌틈을 돌아 내는 소리같이 소소 하지만 정겨운 울림을 지닌 시들이다. 눈을 감으면 시인이 느꼈을 철원의 곳곳에 전경이 그려지고 상상이 가능해 진다. 오랜만에 느껴지는 고향 내음을 가득 담은 시집을 만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시인의 시어들이 많은 독자에 마음이 전달되길 희망한다.



 

바람이 닿기도 전에/갈대는 먼저 엎드린다/스스로 자세를 낮추고/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린다/다 같이 엎드리고/다 같이 일어난다_갈대_P18

 

나는 커서 아빠랑 결혼할거야./검은 콩 먹여서 흰머리를 안 나게 할 꺼야.”/딸아이가 크레파스를 들고/ 아빠를 그리며 말했습니다/아빠 코, 아빠 눈아이는 하나하나 그려 넣으며/회사 가서 밤늦게 오는 아빠를/마음에 새겨놓고 그림으로 꺼내고 있었나 봅니다/내가 조용히 물었습니다/“그럼 엄마는 어찌하구?”/아이가 가만히 생각하더니//“엄마는 어머니로 모셔줄게했습니다//그런 딸아이가 사춘기가 되더니 대체 왜 아빠 같은/ 남자하고 결혼했냐며 이해못한다고 했죠/서른이 훌쩍 넘은 딸은/이제 아빠의 친구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갑자기 딸아이에게 남편을 뺏길 뻔했던/아찔했던 날의 사랑스러운 꼬맹이가 생각나는/어린이날입니다_어린이날에_P36

 

() 아버지,/당신이 있는 하늘나라와/까치발로 올려다보는 내가 사는 나라/그 사이가 너무 멀어서/오늘 유난히 그립습니다_아버지의 나라_P48

 

그리움은/가슴에 묻어 두는 거더라//묻어 두고/아주 가끔 꺼내어 보는 거더라//죽을 만큼 힘들어도/잠시만 꺼내 보는 거더라//그리움은/자주 꺼내 보면/미련이 되는 거더라//그리움은/가슴에 묻어 두어야 하더라_그리움은_P64

 

우울했다/담담했다/서운했다/힘들었다/외로웠다/걱정됐다/그리웠다/미안했다/그래도 지나갔다_어제_P83

 

다섯 남매의 맏딸로 태어나 굳이 대학진학을 하였고 기울어지는 가정 형편에 책임과 좌절을 겪던 어느 날, 목수였던 아버지가 큰 자루에 연장과 자재를 담아 등짐 지고 휘청휘청 걸어가던 장면에 내 알량한 효심은 자극당하여 밤새 울며 뒤척이다 평생을 부모를 위해 살겠다고 다짐하고 절절한 고백편지를 아버지에게 보냈다 아버지는 이내 답장을 보내왔다 부모를 향한 효도로 네 인생을 바치겠다는 너의 편지를 읽고 이 아비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물은 거꾸로 흐를 수 없고 자연의 모든 것은 다음 세대를 위해 기꺼이 한 세대를 바치는 법 하물며 인간이 거슬러 사랑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말해주고 싶구나. 내가 너희에게 준 사랑이 열이라면 너는 자식에게 열둘을 주어야 한다. 열둘을 받은 네 자식은 또한 그의 자식에게 열넷을 주고이렇듯 사랑은 아래로 흘러야 한다. 닭이 알을 품어 병아리가 태어나고 스스로 먹이를 구랗 수 있을 때까지는 어미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지켜주지만 혼자 힘으로 먹이를 구할 수 있게 되면 가차 없이 어미의 세계에서 쫒아낸단다. 곧 너희 힘으로 살아갈 날이 오게 되면 부디 다음 세대를 위한 생을 살아가기를 이 아비는 바란다.” 아버지, 당신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잊지 안겠습니다._아버지의 편지_P98

 

() 깊은 겨울잠을 즐겼던/바위들의 토정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 _겨울, 작별의 때_P104

 

#겨울허수아비 #유영숙 #작가마을 #문학고을회원 #시집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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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독은 축복이 될 수 있을까 - 1인분의 육아와 살림 노동 사이 여전히 나인 것들
김수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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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수민 아나운서의 책을 만났다. 한마디로 똑 부러지고 당찬 모습이 그려져 그녀를 응원하게 되었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엄마와 아나운서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다. 25세에 검사와 결혼했다. 그녀의 육아와 자신을 찾는 과정의 에세이를 읽으며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결혼한 그해, 아내의 나이가 25세였다. 그리고 육아, 전업 주부 되었다. 나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침마다 출근하며 손을 흔들어주는 그녀, 바로 아내다.

직장으로 인해 주말부부, 보름 부부, 한 달 부부를 넘어 지금은 함께 매일 아침을 여는 요즘이 내겐 모두 소중한 시간이다. 그런데도 김수민 아나운서의 책을 만나며 결혼을 앞둔 두 딸 생각하며 가슴이 저리다. 어떻게 하든 결코 일을 놓아서는 안 된다며 딸들에게 강조하는 아내를 보며, 김수민 아나운서의 에세이가 편치 않은 이유다.

두 딸이 결혼 이후에도 이루고자 하는 일을 어떻게 도움을 주어야 하나 고민이 앞선다. 인생이 계획하고 설계된 대로 흘러가지도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지와 열정만 있다면 원하는 것을 이루기도 한다. 자신의 의지와 노력이 있다면 바로 옆에서 도와주고 싶다. 힘들게 언덕을 오를 때 뒤에서 살짝 밀어준다면 산을 넘는데 수월하지 않을까. 엄마가 돼서 겪었을 마음을 아내 입장에서, 또한 딸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고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은 미국 UCLA 로스쿨에서 공부하는 김수민 가족을 응원한다. 그리고 아내와 두 딸도 함께 응원한다.


 



언젠가 네가 엄마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냐?” 묻는 미래가 온다면 나는 차가운 수술대 위에 누웠던 시간을 떠올릴 거야. 엄마라는 여정의 시작이 혼자 됨이었다는 걸 상기하며. 너를 낳으며 엄마는 아무에게도 이해받을 수 없는 존재가 되겠다는 운명을 순순히 받아들였으니까. 널 만나기 위해 누웠던 수술대는 차가웠지만, 우리가 나누는 온기는 따듯했으면 좋겠다._P28

 

없었기 때문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존재들. 무언가가 없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것들은 왜 그렇게 쉽게 사랑의 상징이 되는 걸까? 삶의 한 면을 꽉 채우지 못한 불완전한 면면들은 사랑이라는 온기로 채워진다. 타인과 나눈 정, 음식, 시간은 사랑의 발현지다. 불완전한 것들을 안고 살기 위해서 사랑이 있는가 보다. 없었다면 누구도 삶을 사랑하지 못했을 테지._P45

 

우리는 가만 보면 아이를 키우는 것 같지만 서로를 키우고 있다. 아이들의 키가 클 동안 우리는 늙어간다. 그리고 늙은 만큼 성장한다. 늙는 것도 크는 거라고 아무도 말해주지 않아 그동안은 미처 몰랐는데, 겪어보니 분명 늙었다는 것은 컸다는 뜻이다._P95

 

넘어지고 또 넘어져도 걷고자 하는 의지를 꺾이지 않는 것. 그리고 마침내 걷는 것. 내가 배워야 하는 모든 것이 아이에게 있다고? 아이는 내 곁에서 해맑게도 웃었다. 자비 없이 창으로 들이치는 아침 햇살은 내 목에 들어선 칼 같았다._P153

 

남들의 비웃는 소리가 귀에 닿지도 못할 만큼 성큼성큼 자신의 이상을 향해 걸어가는 나를 상상한다. 그것은 잘난 이만 가질 수 있는 기개이리라. 아름다운 사람일 거야, 그 사람은. 나는 그렇게 아파트 베란다에서 칭얼거리는 아기를 안고 서서 잘난 그녀를 남몰래 그려보고 흠모하고 골똘히 생각하고 그게 나이길 바라는 것이다. 이게 설명이 될지는 모르겠다. 이게 내가 아이 둘을 낳고도 유학을 하려고 하는 이유라고._P178

 

엄마도 하는데 나라고 못 하겠어?”라는 말은 틀렸다. 엄마가 해서나도 할 수 있는 거다. 엄마한테 말해줘야지. 엄마가 해서 엄마 딸도 할 수 있는 거야._P205



#이고독은축복이될수있을까 

#김수민아나운서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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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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