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 지음, 한기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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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꼭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위시리스트에 올려놓은 책이 여러 권 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을 처음 만난 것은 책 띠지에도 적혀 있듯 나 역시 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 들이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제목만 익숙했던 책을 읽고 보니 추천의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월든이라는 제목이 무슨 뜻인지 내심 궁금했는데,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머물렀던 호수의 이름이었다니...! 지명이라고는 생각 못 했는데 말이다.

법정 스님의 책만큼이나 두꺼운 이 책은 수필문학이라고는 하지만, 전문서 만큼이나 내용이 깊고 생각할 여지를 불러일으킨다. 19세기를 살았던 인물임에도 현재 우리의 삶을 마구 흔들어놓을만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2세기라는 시간은 그 어떤 때보다 큰 변화를 일으켰다.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이 지금도 수시로 일어날 정도로 발전된 사회라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그 변화의 시간 동안 바뀌지 않은 것이 있다면 인간의 탐욕과 마음이 아닐까? 첫 번째 이야기만 읽어도 그 깊이와 공감은 내 짧은 실력으로 설명하기 쉽지 않다. 그저 읽어보라는 말 밖에는...

그의 글 속에 등장하는 장소들은 사실 낯설다. 당시 분위기도 그렇고... 각주가 없었으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겠다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장소나 분위기가 이 책을 주도하지 않는다. 그 모든 것을 모름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이야기는 정말 가슴에 와닿는다. 원래도 지성인이었겠지만 그가 쓴 글에는 그의 아픔과 고통이 성장을 이루어낸 것 같다. 월든 호수에서의 2년 2개월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형 존 주니어의 사망 때문이라고 하니 말이다. 소로 개인에게는 참 고통스럽고 힘겨운 시간이었겠지만, 덕분에 우린 그의 주옥같은 책 월든을 만날 수 있게 된 것 같다.

책 속 이야기는 어느 것 하나 뺄 수 없을 정도로 각자의 색을 가지고 있다. 한 장 한 장 곱씹으면서 읽으면 더욱 좋은 책이다. 그렇기에 그의 책은 시간이 꽤 흐른 지금까지고 계속 회자되고 사랑을 받는 것 아닐까? 코로나19로 모든 생활이 무너지고, 변해버린 지금. 한적한 곳이면 좋겠지만... 나만의 장소에서 소로처럼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월든을 읽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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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 - 유물과 유적으로 매 순간 다시 쓰는 다이나믹 한국 고대사 서가명강 시리즈 12
권오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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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역사는

과거의 역사가가 사실을 선택하고 재구성한 결과다.

사학자라면 과거의 해석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역사는 그런 질문과 대답으로 시작되고 이어지며

미래로 나아간다.(p.71)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영향으로 한국사를 참 좋아했다. 휴가나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마다 아버지는 우리나라 곳곳의 유적지를 돌며 우리의 역사에 대한 설명을 참 자세하게 해주셨다. 덕분에 학창 시절 내내 단연 국사는 가장 자신 있고, 가장 재미있는 과목이었다. 그 영향 때문인지, 머리가 복잡할 때면 늘 생각나는 곳은 고궁이었다. 지금의 남편과의 데이트 코스 역시 고궁이었으니(다행히 남편도 한국사 광이었다.) 말이다.

대학 입시를 앞두고 사학과를 지망하는 것에 상당한 고민이 있었다. 어린 시절 꿈꿔왔던 고고학자(단연 영화 인디아나 존스 때문이지만...)의 꿈도 꿈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한국사를 좀 더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로 다른 과를 선택하긴 했지만, 주변의 사학과를 진학한 지인들이 많다 보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인 서울대 국사학과 권오영 교수 역시 그런 내 꿈을 좀 더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서가 명강 시리즈를 접하면서 그동안 어렴풋하게 꿈꾸고 있었던 이야기의 실제를 만날 수 있었으니 말이다. 특히 많이 낯선 삼국시대 이야기가 이 책의 주된 포커스였다. 조선시대나 고려 시대 보다 상대적으로 기록이나 알려진 유물이 적은 시대이기에 그에 대한 역사는 과연 어떻게 구성된 것일까 의문이 가득했는데, 하나하나 풀어서 설명하는 이야기를 통해 여러 방면의 지식과 더불어 생각할 여지 또한 남겨준 것 같다.

특히 유물과 유적이 등장하면서 기존의 통설이 뒤집히는 경우가 상당하다는 이야기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내가 가진 역사 혹은 관련된 학문적 이미지 자체가 보수적이고, 변화를 싫어하는(?) 성향일 거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학문적 성격이 개방적이고, 능동적이라는 반증일 것이다. 특히 이 책을 접하며 얼마 전에 부산에서 토목공사 중 대규모 유적지가 발견되었다는 이야기를 접했던 터라, 나도 모르게 저자의 경험담과 책 속 이야기를 상상하게 되었다.

저자는 그동안 자신이 경험했던 유적과 유물 발굴의 이야기와 함께, 유적과 유물이 얼마나 귀중한 사료가 되는지와 더불어 그를 위해 관련 전문가들이 타 분야의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연구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진실과 반전의 역사라는 제목에 뜻에 대한 궁금증이 가득했는데, 책을 읽으며 그 뜻이 명확하게 다가왔다. 또한 내 성향 상 사학을 전공하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 또한 들었다.

유물과 유적은 바꿀 수 없지만, 그를 토대로 역사의 이야기는 순간순간 다이내믹하게 변한다. 따분하지 않고 매력적인 역사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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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수법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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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만나는(책은 실제로 3권이지만...) 살인 곰 서점의 이야기다. 역시나 우리의 주인공 하무라 아키라는 이번에도 등장하자마자 큰 부상을 입는다. 탐정 일을 하다 보면 부상은 당연한 것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다른 탐정들에 비해 많이 다치니...ㅠㅠㅠ 읽는 내내 안타까울 뿐이다.

유품정리 중 서적이 다수 나왔다는 연락을 받고 하무라는 맨션에 들어간다. 상태가 좋지 않은 책이 대부분이라 폐지로 넘기고, 또 다른 방에서 꽤 상태가 괜찮은 책을 찾아 정리하던 중 오래된 집의 바닥이 내려앉는 사고를 당한다. 바닥이 내려앉으면서 정신을 잃은 하무라는 공교롭게 그 일로 백골 상태의 두개골을 발견하게 된다. 큰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해있던 하무라는 경찰 조사에 의외에 추리를 제공해 범인을 잡게 된다. 당시 하무라와 경찰의 이야기를 듣던 전직 배우 아시하라 후부키. 퇴원을 앞둔 어느 날 한 여인 이즈미 사야가 하무라를 찾아온다. 그녀의 용건은 자신의 이모인 아시하라 후부키의 20년 전 실종된 딸 아시하라 시오리를 찾아달라는 것이었다. 몸 상태도 꽝이고, 법적으로 탐정사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하무라는 거듭 거절을 했지만 몸이 좋지 않은 후부키의 이야기를 거절하지 말아달라는 사야의 말과 가뜩이나 병원비와 생활고에 시달리는 하무라에게 300만 엔이라는 돈은 절대 넘길 수 없는 제안이었다. 과거 2개의 탐정소에 사건을 맡겼고(한 곳은 딸이 실종되고 한 달 후 전직 경찰 출신인 이와고 가쓰히토에게 맡김. 또 한 건은 친척인 이시쿠라 다쓰야가 후부키의 재산을 노리고 맡김), 조사 내용에 대한 자료를 받게 된 하무라는 사건을 맡기 위해 도토 종합리서치의 사쿠라이 하지메에게 연락을 한다. 결국 모든 조사는 하무라가 하지만 계약은 도토 종합리서치와 아시하라 후부키(이즈미 사야) 사이에 맺어진다. 기존 탐정들의 조사를 바탕으로 사건을 추적해가는 하무라. 우선 첫 번째 탐정인 이와고 가쓰히토를 찾아가는 하무라는 뜻밖의 사실을 듣게 되는데...

역시나 큰 사건을 중심으로 중간중간 치고 들어오는 작은 사건들이 등장한다. 처음 사건을 맡게 되는 계기가 된 사건부터 시작해서 후부키 딸 실종사건을 수사하는 중간중간 또 다른 사건도 하나 둘 해결하는 능력 많은 우리의 주인공! 역시나 사건을 해결해가지만, 역시나 크고 작은 사고를 당하는 독보적인 탐정 하무라 아키라. 마지막의 여운이 기대를 한껏 자아내는데, 옮긴이의 글을 읽다가 기가 막힌 반전이 담겨있어서 순간 당황했다. 이런 것도 미스터리 소설의 묘미인 것일까? 제발 다음에는 다치지 않고 사건을 해결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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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엔젤
가와이 간지 지음, 신유희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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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느껴지는 밝고 화사한 느낌은 한 번에 날려버릴 수 있는 반전 있는 소설을 만났다. 스노우 엔젤...눈의 천사라고 해석되는 이 아름다운 이름의 정체는 신종 합성 약물이다. 약물에 접촉하면 천사를 경험할 수 있다는 약물 말이다.

프롤로그부터 흡입력이 대단하다. 두 개의 장면이 등장하는데, 첫 장면은 신종 약물의 개발자에게 레시피를 빼앗기 위해 협박하는 장면이다. 이미 노인의 아내인 앤을 살해한 후, 미스터 샤로노프에게 다가가는 남자. 그에게 권총으로 협박하며 최후의 레시피를 내놓으라는 장면을 처음 접했을 때는, 최후의 레시피? 하얀 약물이 무엇인지 내심 궁금했다. 그리고 다음 장면은 더 당황스럽다. 요란한 매미 소리에 신경이 쓰이는 남자는 왠지 모를 공포를 느끼고 있다. 무언가에 부딪친 소리가 난 후 주변을 둘러보니 주변에 좀비가 가득하다. 좀비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가속페달을 밟는 남자는 돌벽에 부딪친다. 좀비들은 점점 차 주변으로 몰려오고, 남자는 뒷좌석 쇠지레 자루를 들고 석조탑 위로 올라간다. 물론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좀비들을 쇠지레로 처단하면서 말이다. 테라스에 오른 남자는 하늘에 떠 있는 천사를 만나게 되고 정신을 차렸을 땐 자신의 등에 날개가 돋아있다.

이 기묘한 이야기의 진실은 이렇다. 한 남자가 보행자 전용도로를 광속으로 주행하며 보행자 십여 명을 들이받는다. 그리고 유명한 백화점 벽에 부딪친 남자는 뒷좌석의 쇠지레를 들고나가 사람들에게 무참히 휘두르며 백화점 꼭대기로 올라간다. 뒤쫓아온 직원들 앞에서 천사 머라고 이야기를 하며 그래도 뛰어내려서 즉사한다. 조사 결과 남자 옆에서 발견된 약물. 바로 스노우엔젤이다.

9년 전 변호사 부부의 사망사건에 이상을 느낀 형사 진자이 아키라는 이 사건을 파헤친다. 사망한 남자 변호사의 고급 손목시계가 사라진 걸 안 진자이는 조사를 시작하고, 동료였던 여형사 히와라 쇼코는 그런 진자이를 돕는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그 검은 조직의 함정이었다. 결국 그들의 뒤를 밟던 중 히와라 쇼코는 사망하게 된다. 히와라를 죽인 5명의 범인은 사살했지만, 진자이는 형사일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그는 경찰을 그만두게 된다.

한편, 마약 단속반이자 후생노동성에 근무하는 미즈키 쇼코는 약물을 하고 사고를 낸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9년 전 사건 이후 법적으로 사망자가 된 진자이 앞에 나타난 선임 기자키 헤이스케는 진자이를 찾아와 누군가를 만나주기를 부탁한다. 그리고 그 사람은 바로 미즈키 쇼코다. 약물과 사건이 연관이 있다는 사실에 집중한 미즈키는 진자이에게 수사에 협조를 부탁한다. 결국 진자이는 스스로 마약 상이 되어 스노우 엔젤의 제조자 하쿠류 노보루를 찾아 나서게 되고, 결국 하쿠류 노보루를 만날 기회를 얻게 되는데...

마약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그런지, 스토리 몰입도가 엄청나다. 한번 책을 펼치면 궁금해서 마지막까지 읽을 수밖에 없는걸 보면 마약만큼이나 중독성이 있는 작품인 것 같다. 쉴 틈 없이 조여가는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내가 그 상황인 듯 두근대고 불안함 감정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2020 도쿄 올림픽이 미뤄졌지만(실제였다면 더 소름 끼쳤겠지만...) 소설 자체가 2017년 배경이라서 그런지 어색하지는 않다. 처음 만나는 작가였는데, 전 작(데블 인 헤븐)이후의 이야기라고 하니 꼭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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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운 건 8할이 나쁜 마음이었다
이혜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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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마음에 강하게 와닿았다. 누구나 그런 마음을 품고 있지만, 내 입으로 차마 뱉어낼 수 없는 그 한 마디가 제목에 담겨있는 걸 보고 이 책은 그 어떤 책 보다 사실적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본인이 그렇다고 대놓고 쓴 작가인지라, 독설도 만만치 않겠구나 싶긴 했지만...^^;;

생각보다 강도가 상당했다. 무엇을 생각하든 그 이상일 것이다. 속이 후련한 사이다급 발언들도 많지만, 작가의 반대편에 서서 공격을 당하는 입장이기도 했기에 저자의 글을 읽으며 '내 지인 중에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었겠구나..'에 생각이 미쳐 쓰린 속을 움켜 잡기도 했고, 또 다른 반성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총 4장의 싫은 객체(?)가 등장한다. 사람. 회사. 너. 나 이렇게 말이다. 근데 제목만 봐도 누구나 싫을 수밖에 없는 존재 아닐까? 싶기에 묘한 스릴이 느껴진다. 사람이 살면서 제일 힘든 것이 인간관계라고 하지 않나? 그 인간관계에 스트레스를 대놓고 쏴 대기 때문에 후련하기도 하다. 저자의 글을 보니 내가 인간관계의 하수라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난 그저 단순하게 생각했던 건데, 조금 씁쓸하기도 했다. 역시 인간관계에도 머리가 있어야 한다는 걸.. ㅠ

아마 인간관계에서 왠지 모를 반감(?)을 느꼈다면- 결혼한 사람에 대한 적대적인 이야기가 좀 있다. 아니 내가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겠지만, 공공의 적인 회사의 이야기를 읽으니 제대로 속이 시원하다. 내 얘기 같기도 하고, 한 번 이상 내가 느꼈던 감정이기도 하고, 울화통이 터지기도 핵 사이다기도 하다. 회사가 싫다의 첫 장을 넘겨 빨간 페이지의 담긴 글을 읽으며 정말 왠지 모를 울컥을 제대로 느꼈다. 사실 나 역시 내가 이 정도 밖에 안될 거라고는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엄청 유명인은 아니더라도, 나름 유능하고 스스로도 만족할만한 사람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현실에 눈물 쏟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겨우 이렇게 살라고 우리 부모님은 그 고생을 했던 건가...! 하는 생각도 하고 말이다.

3번째 "네가 싫다"에는 다시 연애 이야기가 등장한다. 근데 읽다 보니 나도 그랬던 것 같다. 꼴에 결혼한 게 마치 뭔가 이룬 것처럼, 뭔가 더 나은 사람처럼 생각했던 때가 있었으니 말이다. 물론 신혼 초와 현재는 상황이 워낙 다른지라, 주위에 싱글인 친구들이 물어보면 차마 거품을 물 정도는 아니지만 장단점이 있다는 이야기는 한다. 물론 언니들 말처럼 능력 있으면 그냥 혼자 살라는 말... 가끔은 나도 한다.

마지막 "내가 싫다"에는 자조적인 이야기도, 내가 싫지만 마냥 미워할 수는 없는 애증의 관계인 나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를 막 욕하고 싶지만, 나마저 욕하면 나는 진짜 그런 상태(?)가 될 테니 말이다. 누군가의 독설과는 또 다른 참신한 맛이 있는 책이다. 때론 저자가 욕하는 상대가 돼서 반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런 책은 처음이다 싶다. 얼마 전 한 드라마에서 남자배우가 자기한테 욕하는 사람이 이상형이라고 했던 말이 급 떠오르기도 하고 말이다. 한편 저자가 결혼을 하고, 결혼의 맛(+육아의 맛)을 보게 되어도 과연 지금같이 이야기할 수 있을지 급 궁금해지기도 하다. 그땐 혹시나 2편에서 사과의 글이 등장하는 건 아닐지 사뭇 기대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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