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사아씨전 안전가옥 오리지널 29
박에스더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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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괜찮냐는 겁니다. 그 뒤틀린 운명을 그대가 가지고 싶어서 가진 것도 아니잖습니까.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는 화살을 마음에 두고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는 건 그대의 몫이고요.

나는 그런 그대가...... 왜 이리 안타까워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오컬트가 섞인 작품을 잘 읽지 않는다. 이 작품 역시 그런 작품이었는데, 그럼에도 벽사아씨전이라는 제목과 표지를 보는 순간, 오컬트 보다 조선시대라는 배경에 더 눈이 갔기 때문이다. 읽고 나서 보니 '영상화하면 정말 대작이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기 전에, 벽사가 무엇인 지 알아야 할 것 같다. 벽사는 삿된 것. 즉, 귀신을 물리치는 것을 말한다. 좀 익숙한 단어로 바꾸자면 퇴마가 될 듯하다. 서문빈은 서문가의 딸로 벽사가다. 어려서부터 끊임없이 귀에 들렸기에 가족들과 종들조차 그녀와 함께하는 것을 꺼려 했고 그녀는 홀로 별채에서 지낸다. 그리고 별채 앞에는 금줄이 달려 있었다. 그런 빈에게는 어려서부터 정혼자가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현은호. 빈의 이런 상황에도 은호는 늘 빈의 곁을 지켰다. 동생인 서문환이 세상을 떠난 날도 그랬다. 고통스러워하는 빈을 찾아오고, 늘 마음을 담은 편지를 건넸다. 하지만 그 일이 있은 후로 은호는 더 이상 빈을 찾지 않게 된다.

시간이 흘러 벽사가로 활동하는 빈은 영의정 한길전의 별장인 사곡정에서 일어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벽사 자리에서 동부승지가 된 은호를 다시 만난다. 하지만 은호는 빈을 기억하지 못한다. 은호의 목숨을 살린 빈은 과거 그 사건 때 도움을 받은 업신 파려를 다시 만난다. 구렁이, 유리뱀이었던 파려는 영의정 한길전의 집에 오래 머물고 있다. 한길전의 딸인 채령은 왕가로 시집을 갔는데, 사실 그의 남편 되는 휘는 왕이 되기에는 상당히 애매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세자를 비롯한 왕가의 사람들이 죽고, 다음 보위를 이을 사람들이 차례차례 죽게 된다. 결국 이휘는 왕이 되고, 그의 아내였던 채령은 중전이 된다. 채령과의 사이에서 왕자가 태어나지만, 휘는 아들을 세자로 올리지 않는다. 채령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왕자를 세자로 삼게 된다면, 3대의 왕을 섬기며 정치구단이자 막강한 권력자 한길전이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벽사의 일로 다시 만나게 되는 파려와 빈. 108번의 귀혼구를 모으면 다시 평범한 여자의 삶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에 빈은 파려와 함께 귀를 잡기로 한다. 파려와 이야기를 나누는 빈은 파려가 누군가를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자신에게 파려라는 이름을 준 그 누군가를 다시 찾아, 그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고 싶어 하는 파려의 마음을 들은 빈은 은호를 떠올린다.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그 은호를 말이다. 두 번째 은호를 만난 자리는 연등회였다. 사내처럼 옷을 입고 다니는지라, 빈을 남자로 착각한 은호.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지만, 왠지 빈이 낯설지 않다.

한편, 더 큰 꿈을 꾸고 있는 채령은 업신이자 어려서부터 자신을 키웠던 파려에게 조만간 열릴 풍운뢰우제에 자신의 편에서 힘을 써달라는 이야기를 전한다. 지난번 풍운뢰우제에서 삿된 것들이 출몰하여 임금 휘가 큰 어려움을 겪었던 사실을 아는 은호와 관상감 직장인 박진우는 벽사가들을 찾지만, 상당수가 영의정 한길전의 편이라는 사실을 알고 고민에 빠진다. 그때, 은호는 빈을 떠올리게 되고 빈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리고 풍운뢰우제 당일에 큰 사건이 벌어지는데...

오컬트 안에 시대상은 물론 로맨스와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가 모두 담겨있어서 흥미로웠다. 예상치 못한 반전 같은 상황 속에서 가슴이 아팠다. 지금이나 그때나 권력 앞에서 악마가 되어가는 인물들의 모습과 사람 취급받지 못한 사람들의 모습이 한데 어우러져 한이라는 이름으로 표현된 귀로 등장했을 때는 답답하기도 했다. 자신의 정체를 깨달은 인물들과 어떤 선택도 완벽하게 만족할 수 없는 상황들이 속이 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적절한 스토리 전개는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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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조선부동산실록 - 왜 개혁은 항상 실패할까? 2023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박영서 지음 / 들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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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부동산이다. 전작 시시콜콜 조선 복지 실록을 흥미롭게 읽었기에, 이번 시시콜콜 조선 부동산 실록 또한 기대가 되었다. 학창 시절 국사시간마다 배운 각종 부동산 개혁들이 떠오르긴 하지만 나열 정도의 지식인 탓에 정리가 되지 않았는데 덕분에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책의 큰 틀은 땅과 집이다. 상대적으로 땅에 대한 문제에서 비롯되었기에 여러 개혁들이 등장하게 된 것은 알았는데, 집은 과연 무슨 문제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책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지금이나 조선시대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조선에 맞는 토지개혁 법이 필요했다. 토지개혁론자들은 토지의 사적 소유를 원천적으로 제한하자는 의견을 바탕으로 새로운 토지개혁 과전법을 세운다. 분명 그렇게 시작되었다.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의 생각들이 퇴색된다. 개혁을 주장한 사람들이 집권층이 되자 생각이 바뀐 것이다. 그리하여 약간의 "예외"를 허용한다. 그 약간의 예외는 결국 토지개혁의 근간을 흔들게 된다. 서울의 사대부를 인정해야 한다는 방침이 예외로 인정되어 계속 세습이 이루어지고, 대토지를 소유한 자산가들은 관리에게 뇌물을 먹이고 면세 혜택을 받거나, 재해를 입은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최저 세액을 납부하는 걸로 정리하기도 한다. 물론 그 해에 거둬야 할 세금의 양은 정해져있기에, 그에 대한 세금을 소규모 자영농들에게 전가시킨다. 결국 세금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이들은 빗을 지게 되고 결국 갚지 못해서(이율 자체가 연 50%니 이건 현재에도 말도 안 된다.) 땅을 팔거나, 노비가 되는 경우도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

한편 땅을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 개간을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간척 사업을 통해 땅을 만들어 이윤을 보기도 한다. 아예 간척 사업을 하는 전문 가족기업도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나라 입장에서도 땅을 넓히는 간척 사업을 좋게 보고 면세 혜택을 주거나, 간척을 한 사람의 소유권을 일정 기간 인정해 주었다고 하니 어렵긴 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는 사업임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집은 어떨까? 지금도 서울에 내 집 마련을 하려면 숨만 쉬고 모아도 20년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조선도 예외는 아니었다. 서울은 조선시대부터 줄곧 수도였으니, 당시에도 한양에 집을 갖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에 집 한 채 마련은 조선 중기를 넘어 후기로 갈수록 더욱 심화된다. 집을 빼앗기 위한 각종 꼼수들이 등장한다. 여가탈입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공증이 된 집조차 빼앗기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특히 전쟁을 위시해서 공증이 사라지게 되니 그런 상황은 더 많이 일어났고, 상대적으로 잘 모르는 평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 지금도 부동산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은 법을 교묘히 이용해 각족 사기를 치기도 하고, 그래서 빌라왕 같은 전세사기도 일어나는데 조선시대 역시 시대만 달랐을 뿐 부동산 꼼수를 부리는 인간들이 계속 등장하는 걸 보면 정말 기가 차다.

조선시대의 부동산 개혁들을 보면,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좋은 뜻에서 시작되지만 예외가 발생하면서 결국 작은 구멍에 제방이 무너지는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화장실 들어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고, 개혁을 부르짖던 사람들이 특권층이 되니 얘기가 달라진다. 가진 자들이 자신의 배만 불리기 위해, 자기 것을 지키는 것을 넘어서 남의 것을 탐하게 되는 상황까지 일어나니 말이다. 우리의 암담한 현실을 과연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그럼에도 저자는 희망을 노래한다. 희망이 있는 곳에서 다시 일어날 힘이 나니 말이다. 역사 속 기록을 통해 마주한 조선 부동산 이야기를 마주하고 보니 역시 문제는 사람이었고, 해결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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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도시, 퍼머루트 1부 : 공중에 떠 있는 집 1 스토리 D
E. S. 호버트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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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린 연결된 집을 만든 거란다.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기억을 너에게 꼭 전해줘야 했기 때문이지.

중요한 많은 것들이 이 기억 안에 담겨 있겠지만, 나는 아무것도 알려 줄 수는 없다.

인생의 중요한 것이 늘 그렇듯, 직접 보고, 느끼고, 생각해야 한다."

오랜만에 흥미로운 판타지 작품을 마주한 것 같다. 신작을 기대하고 기다렸던 해리포터 시리즈가 생각나는 작품 보이지 않는 도시 퍼머루트. 한편으로는 해리 포터를 많이 닮았다. 우선 판타지라는 장르 자체가 마법이나 신비한 능력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큰 줄거리를 보자면 주인공이자 평범한 폴로(인간)라고 생각했던 이안 켄튼이 11살을 기점으로 큰 아픔을 겪으며 자신의 능력을 깨닫고 각성하게 되고, 자신을 괴롭히는 악의 무리에 맞서 싸우는 내용이다.

소녀지만, 소년처럼 짧은 머리를 하고 한 팔에는 보호대를 하고 있는 이안. 사고로 아빠를 잃고 엄마 클레어와 살고 있다. 얼마 전부터 2012년 12월 5일 생인 아이들이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그날은 이안의 생일이기도 하다. 수시로 이사를 하고, 덕분에 친구를 사귀기도 쉽지 않고 학교에도 다니지 않는 이안은 엄마의 알 수 없는 보호에 불만을 가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엄마를 믿는다. 바로 그날. 아침부터 유난히 예민한 엄마는 작은 소리에도 불안함을 감추지 못한다. 그리고 경찰이 이안의 집을 찾아온다. 이안과 같은 날 태어난 아이들의 실종사건 때문이었다. 이안을 보호하겠다는 말을 반복하는 경찰을 돌려보낸 클레어. 갑자기 이상한 조짐이 생기고, 집 앞 보도블록이 뒤바뀐다. 얼마 전 백발의 할머니(테오도라 대번포트)로 부터 신기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저 특별한 동화 정도로 치부했던 일이 벌어진다. 이마에 특이한 색이 달린 보석을 달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것을 보면 그저 동화는 아니었나 싶었다. 그리고 이안을 찾아온 두 아이. 노란빛 보석을 지닌 아키테림 비비스 위버와 푸른빛 보석을 지닌 코리도란 진 호킨스였다. 이들과 함께 갑작스럽게 집을 떠나게 된 이안. 그리고 그날이 엄마를 보는 마지막 날이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갑작스럽게 엄마가 사망하게 된다. 그리고 이안은 진, 비비스와 함께 공중에 떠있는 집에 들어가게 된다. 테오도라에 의해 정해진 곳까지 이동하는 연습을 하게 된 날, 이동을 위해 밟았던 계단을 통해 검은 옷을 입은 인물들의 창고 같은 곳으로 이동하게 된 셋. 순간 이동을 할 수 있는 진 덕분에 겨우 테오도라의 집으로 돌아오지만, 독에 중독된 진과 비비스는 위험에 빠진다. 결국 이들을 구하기 위해 퍼머루트의 치료사인 클로드의 도움을 받게 된다. 무엇 때문인지, 테오도라는 비비스와 이안을 숨긴다. 클로드의 약물 때문에 겨우 목숨을 구한 진과 비비스. 테오도라에게 자신들이 이동하다 검은 존재들을 마주했고, 그때 독에 중독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테오도라는 뭔가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한편, 놀이공원에 간 셋은 석연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공중에 떠있는 집 1.2권에서는 이야기의 시작이자, 폴로와 초능력을 가진 라이톤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처음 폴로와 라이톤은 서로를 도우며 살고 있었다. 하지만 폴로들은 라이톤들의 능력에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고, 라이톤들은 폴로들이 도움만 청하지 아무 능력 없는 존재라는 사실에 귀찮음을 느끼게 된다. 결국 이 두 존재 사이에는 전쟁이 벌어졌고 결국 이 둘은 공존할 수 없게 된다. 문제는 라이톤들 중에 폴로를 거부하고, 그들을 소멸시켜 버리려는 블락들이 생겨났다는 데 있다. 라이톤과 폴로를 연결해 주는 룩스 맥스웰의 소멸이 얼마 안 남은 가운데, 새로운 룩스에 대한 예언이 이루어질 날이 얼마 남지 않는다. 그렇기에 블록들은 새로운 룩스를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과연 새로운 룩스는 블록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해리 포터의 해리, 헤르미온느, 론 처럼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세 축인 이안, 비비스, 진은 각자 다른 능력을 지닌 라이톤들인데, 해리포터와의 차이점이라면 본인들이 지닌 보석의 색처럼 각자 다른 능력을 가지고 서로 돕는다는 사실이다. H.A.B 서약 때문에 결국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동시에 일어나게 되면서 다음 편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과연 이 셋은 평화를 지켜낼 수 있을까?

"그래서 우린 연결된 집을 만든 거란다.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기억을 너에게 꼭 전해줘야 했기 때문이지.

중요한 많은 것들이 이 기억 안에 담겨 있겠지만, 나는 아무것도 알려 줄 수는 없다.

인생의 중요한 것이 늘 그렇듯, 직접 보고, 느끼고,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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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도시, 퍼머루트 1부 : 공중에 떠 있는 집 2 스토리 D
E. S. 호버트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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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린 연결된 집을 만든 거란다.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기억을 너에게 꼭 전해줘야 했기 때문이지.

중요한 많은 것들이 이 기억 안에 담겨 있겠지만, 나는 아무것도 알려 줄 수는 없다.

인생의 중요한 것이 늘 그렇듯, 직접 보고, 느끼고, 생각해야 한다."

오랜만에 흥미로운 판타지 작품을 마주한 것 같다. 신작을 기대하고 기다렸던 해리포터 시리즈가 생각나는 작품 보이지 않는 도시 퍼머루트. 한편으로는 해리 포터를 많이 닮았다. 우선 판타지라는 장르 자체가 마법이나 신비한 능력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큰 줄거리를 보자면 주인공이자 평범한 폴로(인간)라고 생각했던 이안 켄튼이 11살을 기점으로 큰 아픔을 겪으며 자신의 능력을 깨닫고 각성하게 되고, 자신을 괴롭히는 악의 무리에 맞서 싸우는 내용이다.

소녀지만, 소년처럼 짧은 머리를 하고 한 팔에는 보호대를 하고 있는 이안. 사고로 아빠를 잃고 엄마 클레어와 살고 있다. 얼마 전부터 2012년 12월 5일 생인 아이들이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그날은 이안의 생일이기도 하다. 수시로 이사를 하고, 덕분에 친구를 사귀기도 쉽지 않고 학교에도 다니지 않는 이안은 엄마의 알 수 없는 보호에 불만을 가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엄마를 믿는다. 바로 그날. 아침부터 유난히 예민한 엄마는 작은 소리에도 불안함을 감추지 못한다. 그리고 경찰이 이안의 집을 찾아온다. 이안과 같은 날 태어난 아이들의 실종사건 때문이었다. 이안을 보호하겠다는 말을 반복하는 경찰을 돌려보낸 클레어. 갑자기 이상한 조짐이 생기고, 집 앞 보도블록이 뒤바뀐다. 얼마 전 백발의 할머니(테오도라 대번포트)로 부터 신기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저 특별한 동화 정도로 치부했던 일이 벌어진다. 이마에 특이한 색이 달린 보석을 달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것을 보면 그저 동화는 아니었나 싶었다. 그리고 이안을 찾아온 두 아이. 노란빛 보석을 지닌 아키테림 비비스 위버와 푸른빛 보석을 지닌 코리도란 진 호킨스였다. 이들과 함께 갑작스럽게 집을 떠나게 된 이안. 그리고 그날이 엄마를 보는 마지막 날이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갑작스럽게 엄마가 사망하게 된다. 그리고 이안은 진, 비비스와 함께 공중에 떠있는 집에 들어가게 된다. 테오도라에 의해 정해진 곳까지 이동하는 연습을 하게 된 날, 이동을 위해 밟았던 계단을 통해 검은 옷을 입은 인물들의 창고 같은 곳으로 이동하게 된 셋. 순간 이동을 할 수 있는 진 덕분에 겨우 테오도라의 집으로 돌아오지만, 독에 중독된 진과 비비스는 위험에 빠진다. 결국 이들을 구하기 위해 퍼머루트의 치료사인 클로드의 도움을 받게 된다. 무엇 때문인지, 테오도라는 비비스와 이안을 숨긴다. 클로드의 약물 때문에 겨우 목숨을 구한 진과 비비스. 테오도라에게 자신들이 이동하다 검은 존재들을 마주했고, 그때 독에 중독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테오도라는 뭔가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한편, 놀이공원에 간 셋은 석연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공중에 떠있는 집 1.2권에서는 이야기의 시작이자, 폴로와 초능력을 가진 라이톤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처음 폴로와 라이톤은 서로를 도우며 살고 있었다. 하지만 폴로들은 라이톤들의 능력에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고, 라이톤들은 폴로들이 도움만 청하지 아무 능력 없는 존재라는 사실에 귀찮음을 느끼게 된다. 결국 이 두 존재 사이에는 전쟁이 벌어졌고 결국 이 둘은 공존할 수 없게 된다. 문제는 라이톤들 중에 폴로를 거부하고, 그들을 소멸시켜 버리려는 블락들이 생겨났다는 데 있다. 라이톤과 폴로를 연결해 주는 룩스 맥스웰의 소멸이 얼마 안 남은 가운데, 새로운 룩스에 대한 예언이 이루어질 날이 얼마 남지 않는다. 그렇기에 블록들은 새로운 룩스를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과연 새로운 룩스는 블록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해리 포터의 해리, 헤르미온느, 론 처럼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세 축인 이안, 비비스, 진은 각자 다른 능력을 지닌 라이톤들인데, 해리포터와의 차이점이라면 본인들이 지닌 보석의 색처럼 각자 다른 능력을 가지고 서로 돕는다는 사실이다. H.A.B 서약 때문에 결국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동시에 일어나게 되면서 다음 편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과연 이 셋은 평화를 지켜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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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엄마라니까 - 쉰 아재의 엄마 생각 세상과 소통하는 지혜 6
조항록 지음 / 예서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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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름은 지나고 떠나야 할 텐데...... 네가 더위를 무척 타지 않니...."

엄마가 떠난 지 10년, 저자는 엄마의 부재를 지금도 느끼고 있다. 그리고 프랑스 기호학자 롤랑 바르트가 자신의 엄마의 부재를 느끼며 했던 말을 떠올리며 어머니 김경숙 여사를 기억하며 애도 일기를 쓴다. 이 책은 바로 그 엄마를 추억하며 쓴 산문집이다. 암으로 투병하다 6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엄마와의 병원생활이 첫 장을 장식한다. 그리고 엄마의 죽음과 화장... 삶은 다시금 시작으로 돌아간다. 엄마의 엄마 시절 전의 이야기, 그리고 엄마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엄마에서 할머니로 변한 후의 이야기까지... 세상의 모든 엄마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김경숙 여사에게 자식은 세상의 전부였던 것 같다. 해방둥이인 1945년생 엄마는 세무서에 다니는 외할아버지 덕분에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다. 5년간. 6.25 전쟁 앞에서 외할아버지는 세무서에 다니는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처참히 살해당했고, 외할머니는 재혼을 하면서 막내인 외삼촌만 데리고 떠난다. 결국 아들을 먼저 보낸 할머니 손에 엄마와 이모는 자랐다. 외할머니 역시 힘든 삶을 살았지만, 엄마의 부재를 느끼고 자란 엄마는 더 힘들지 않았을까? 엄마의 손길을 경험하지 못했음에도 엄마는 엄마의 삶을 참 잘 살아냈다.

아버지는 유부남이었다. 엄마의 뱃속에 저자가 생기고 나서야 그 사실을 털어놓는다. 이혼을 하고 돌아온 아버지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 배다른 형이다. 그렇게 엄마는 삼 형제를 키워낸다. 작은 거 하나에도 신경을 쓰며, 마치 완벽한 사람인 것처럼 살아낸 엄마의 희생을 기억하는 사람은 저자뿐이다. 그저 당연한 것은 없는데, 왜 다들 엄마의 희생을 완벽한 사람이라는 말로 퉁치려고 하는 걸까?

엄마의 삶은 오로지 자식을 위한 삶이었다. 책 속에는 마치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의 장면과 같은 빵집 이야기가 등장한다. 눈이 나쁜 저자가 안경을 써야 했을 때, 마치 자신의 잘못인 양 아들에게 미안해 하셨던 어머니는 저자와 돌아오는 길에 빵집을 들러 빵과 우유 한잔을 사주신다. 자신은 먹지 않고, 오로지 아들 입에 들어가는 것으로도 배가 부르다고 이야기하면서...왜 엄마들은 그럴까? 자신도 먹고 싶고, 자신도 배가 고플텐데 왜 그러는걸까? 물론 나 역시 '자식 입에 들어가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는 말의 의미를 깨닫는 엄마가 되긴 했지만, 여전히 내게는 내 아이들 만큼 내 삶도 중요한 걸 보면 아직 멀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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