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공식 - 상위 1% 억만장자들이 부를 얻는 방법
윌리엄 그린 지음, 방영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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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작은 종잇조각을 사서 부자가 되어야

삶에서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은 진정 실패한 삶이다.

인생이란 약삭빠르게 부를 축적하는 일만으로는 충분히 채울 수 없다."

매년 워런 버핏과의 식사에 대한 경매가 기사화된다. 투자의 귀재라고 할 수 있는 그와의 식사에는 상당히 큰 금액이 걸린다. 길지 않은 시간인데 말이다. 경매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그 시간을 통해 무엇을 얻기 위해서 그 큰 금액을 걸고 워런 버핏과 식사 자리를 만들고 싶은 것일까?

돈이 삶의 절대적 위치를 차지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에 비해 부의 축적은 더욱 심화되어가고 있고, 부익부 빈익빈의 격차는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 몇 년 사이에 집을 사는 건 꿈조차 꿀 수 없을 정도의 일이 되어 버렸다. 물론 돈으로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지만, 돈이 있으면 할 수 있는 게 많은 건 사실이다. 신분제도가 철폐되었다 하지만 지금의 신분은 과히 돈으로 결정되기도 한다. 과연 돈을 끌어모으는 인물들은 어떤 능력을 가진 것일까? 이 책의 저자는 소위 상위 1%의 부를 가진 투자의 대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부를 쌓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저자가 만난 인물들은 투자가들이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전문용어들이 상당히 등장한다. 그렇다고 미리 걱정은 금물이다. 생각보다 그들과의 대화는 유쾌했고, 흥미로웠고, 재미있기도 했다. 이론만을 늘어놓는 게 아니라 실제적인 자신의 경험담을 펼쳐놓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을 벤치마킹해 투자자로 성과를 거둔 모니시 파브라이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 책 안에는 8장에 거쳐 8 명의 인터뷰와 그들의 투자 원칙이 담겨있다.

각 장마다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신기하게도 그들은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성실하고 꾸준함,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뛰어난 정보력 등 다양한 주제가 등장한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첫 장과 끝장에 등장하는 모니시 파브라이와 찰스 멍거의 이야기였다. 워런 버핏의 투자 성과에 큰 충격을 받은 파브라이는 워런 버핏의 투자를 복제하고자 한다. 그 투자의 원칙 중 하나는 자신의 능력 안에서 투자를 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투자자에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 원칙이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깨닫기도 한다. 사람이 가진 욕심 때문이다. 그들은 투자의 원칙을 삶에도 적용하고 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내용 중에는 이미 우리도 익숙하게 알고 있는 것도 있다. 물론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책이 흥미로웠던 이유에는 실제적인 이야기가 담긴 것 외에도 투자를 마치 확률 게임처럼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투자자라면 알아야 할 투자의 지식(복리처럼) 뿐 아니라 투자를 위해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나, 지켜야 할 원칙 등을 통해 투자의 법칙들을 만날 수 있다.

돈이 많다고 행복하지는 않다. 그들에게 돈은 성과를 내는 도구이자, 삶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도구이기도 했다.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결코 쉽지 않은 사실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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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술사 - 므네모스의 책장
임다미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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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린 시절부터 기억력이 좋은 편이었다. 그날의 분위기부터 어떤 말을 주고받았는지까지 또렷하게 떠오르다 보니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놀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책을 통해 처음 만난 기억술사라는 직업이 신선하고 색다르다. 손을 얹으면 타인의 머릿속 기억을 볼 수 있다. 선오는 기억술사다. 우연히 알게 된 그의 재능은 결국 그를 므네모스 기억 치료소로 인도한다. 선오를 통해 본 우리의 기억은 커다란 도서관과 같다. 매일매일 기억이 한 권의 책으로 빼곡히 꽂혀있다. 그날의 이야기가 많다면 두꺼운 책으로, 기억할 만한 이야기가 없다면 동화책처럼 얇은 책으로 만들어진다. 흥미롭고 즐거웠던 기억은 표지도 다채롭지만, 평범하고 흥미 없는 기억은 무채색 표지를 가진다. 그리고 그를 찾아온 의뢰인 희주. 언제부턴가 희주의 기억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어린 시절 쓴 일기를 읽다 보면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히는 희주. 분명 며칠 전까지 선명하게 떠올랐던 기억인데, 얼마 후 일기장을 읽어보니 너무 낯선 기억이 되어버린다. 병원과 치료소의 도움을 받았지만 점점 기억이 잊힐 뿐 딱히 해결책은 없던 와중에 선오의 므네모스 기억치료소를 알게 된 희주는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선오를 찾는다. 희주의 머릿속으로 들어간 선오는 엄청나게 큰 도서관 속에 얇디 얇은 무채색 책들이 가득한 희주의 기억 속에서 희주의 기억책을 먹는 이상한 존재를 만나게 된다. 무엇이 먹는 책을 찢어낸 선오는 그 기억 속에 등장한 희주의 친구 은아. 태준의 이름을 발견하고 그들과 희주의 기억이 사라지는 것과 연관이 있을거라 생각하고 은아와 태준을 찾아나서는데...

과연 기억이란 무엇인가? 옛 기억은 현재와 미래에 꼭 필요한 걸까? 책의 주인공인 희주 역시 그에 답을 찾지 못하고 고민한다. 현재의 기억은 또렷하니 그 기억만을 가지고 살아도 사는 데 문제가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희주처럼 기억이 사라지지만 좋은 기억만 남아있는 은아의 모습은 어떤가? 좋은 기억만 남아있다면 삶이 과연 행복할까? 때론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기억들 조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마치 추억이나 경험으로 잘 포장되어(나름의 왜곡을 거쳐) 남아있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기억에 대한 책이었지만, 이상하게 유독 마음이 가는 문장이 있었다. 선오가 은아에게 해주는 이야기였는데...

"억지로 기운 내려고 할 필요도 없고, 자책하지 말란 말도 아니에요.

기운이 없을 땐 푹 쉬는 거고, 자책 도 뭐, 내가 하기 싫다고 안 하게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다만, 너무 그런 기분 속에 갇혀 지내지 말고 그다음은 '뭘 해볼까'를 생각해 보는 거예요.

...

그냥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그 속에서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어떤 '의미'를 찾게 될 수도 있다는 거죠."

기억이 사라지는데 힘들어하는 은아와 희주에게 들려주는 선오의 이야기는 책의 내용만큼이나 내게 울림이 되었다. 억지로 무엇인가를 하려고 찾는 것보다 꾸준히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쌓이면 결국 내가 갈 길을 만들어 준다는 것. 하루하루 겨우 살아간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요즘인지라, 내게 또 다른 용기가 되는 문장이었다.

책 속에서는 선오가 기억을 정리해 주는 장면이 등장한다. 머릿속 책들을 잘 정리하고 나면 머리가 한결 맑아진단다. 가끔씩 머리를 씻어내고 싶을 정도로 뒤죽박죽일 때, 내게도 선오와 므네모스 기억 치료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결 맑아진 머리가 필요할 때가 종종 있으니 말이다.


"억지로 기운 내려고 할 필요도 없고, 자책하지 말란 말도 아니에요.

기운이 없을 땐 푹 쉬는 거고, 자책 도 뭐, 내가 하기 싫다고 안 하게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다만, 너무 그런 기분 속에 갇혀 지내지 말고 그다음은 ‘뭘 해볼까‘를 생각해 보는 거예요.

...

그냥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그 속에서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어떤 ‘의미‘를 찾게 될 수도 있다는 거죠."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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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평전 - 호랑이를 탄 군주
박현모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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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역사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들이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태종도 그중 한 명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태종에 대한 이미지가 딱히 좋지 않았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는 살인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철의 군주의 이미지가 강한 탓이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나 역시 태종에 대한 단편적인 이미지만 가지고 곡해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태종은 시대를 아우르는 유능한 리더였다.

태종 하면 문 보다는 무에 능한 인물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태종은 고려 말 문과에 급제하고 정 3품 제학에 임명될 정도로 문과 무를 겸비한 인재였다. 그런 태종에게는 5번의 위기가 있었다. 훌륭한 사람은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고 했듯이 태종 역시 5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던 인물이다. 그는 소위 빅데이터라고 하는 발 빠른 정보력과 함께 정확한 판단력이 있었기에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었다. 그의 판단력은 첫 번째 위기인 위화도회군에서부터 이성계의 낙마로 인한 중상, 이방석이 세자로 책봉되었을 때, 1.2차 왕자의 난 등을 거치며 빛을 발한다.

내게 태종의 이미지의 찬물을 끼얹은 일화 중 하나는 왕비인 원경왕후 민씨의 형제들을 제거했던 부분이었다. 사실 원경왕후는 태종이 왕이 되는데 상당한 업적을 남긴 인물이었다. 민씨의 도움이 없었다면, 태종의 위기를 해결하기 쉽지 않았을 터이니 말이다. 그런데 왕이 된 후 태종은 민씨의 형제 4명을 모두 죽였는데, 마치 토사구팽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태종실록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 속을 보자니 어느 면에서는 이해가 되기도 했다. 물론 이 책의 저자 역시 왕비 민씨의 형제들의 이야기가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보긴 했지만 그럼에도 개인과 국가는 엄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태종은 애써 강조한다. 가족 간의 불목은 이해가 되지만, 불충은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 어찌 보면 지금의 정치인들 또한 태종과 같은 마음가짐이 필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자연스레 친인척 비리가 달라붙게 마련이니 태종처럼 관계의 선을 잘 그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또 하나 기억에 남는 부분은 5장에 등장하는 외교에 대한 이야기였다. 사실 태종은 이미 왕자 시절에 명나라에 사신(볼모 아닌 볼모)으로 갔던 적이 있다. 당시 우리와 명의 관계가 쉽지 않았고, 명에서 왕자를 볼모로 요구했다. 상당한 업적을 세웠지만 세자로 책봉되지 못한 이방원에게 태조 이성계의 부탁은 사실 면목이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방원은 아버지의 말을 따라 명 태조 주원장을 만나고, 생각보다 좋은 성과를 얻게 된다. 후에 태종은 3대 황제 영락제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물론 사대교린 등의 문제가 있긴 했지만, 그럼에도 태종은 악화일로의 관계를 편안하고 우호적인 관계로 만드는 데 상당한 외교력을 발휘했다.

책을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태종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었다. 태종이 있었기에 세종이 훌륭한 군주로 나라를 이끌어갈 수 있었다. 만약 태종이 아니었다면 조선의 기틀이 제대로 마련될 수 있었을까? 우리는 늘 뛰어난 지도자에 목말라한다. 책 떼지의 말처럼 "뛰어난 지도자가 나오면 온 나라가 복받는다."라는 말은 진리인 것 같다. 뛰어난 지도자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를 보내고 있는 요즘이라서 태종의 리더십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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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 - 정여울이 건네는 월든으로의 초대장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해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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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데이비드 소로와 월든 그리고 정여울. 정여울 작가를 처음 만난 것은 베스트셀러였던 TOP10시리즈에서였다. 당시 워낙 선풍적인 인기를 오래 끌었기에 분위기에 편승해서 나 역시 두 권을 구입했고, 10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 한 권은 여전히 완독하지 못한 채 서가에 꽂혀있다. 생각보다 유명하고 볼 거리 많은 유럽의 여행지를 간단히 소개하는 정도의 내용이라서 아쉬웠지만, 볼 거리 많은 사진들이 상당히 수록되어 있어서 그때보다는 요즘같이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때에 더 힐링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은 내 서가에 총 3권이 있다. 번역자에 따라 조금은 다른 분위기를 띄기는 하지만, 저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와는 달리 여유 있게 읽지 못해서 그런지(아무래도 마감일자가 있으면 촉박해진다;;) 아쉬움이 남았었다. 정여울 작가 역시 월든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바로 완독에 대한 부분이었다. 좋아하는 책이었지만 생각보다 진도가 안 나갔고 여러 번 시도 끝에 완독을 했다고 한다. 아마도 작가나 나뿐 아니라 워낙 바쁘고 빠른 일상을 사는 현대인이기에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변명을 해본다.

월든을 읽으며, 언젠가 월든 호수에서 월든을 읽고 싶다는 그녀의 바람은 15년이 지나 이루어진다. 그녀의 바람이 이루어졌기에, 우리 역시 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월든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월든의 저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 대해서는 아는 게 거의 없었다. 이 책을 통해 그의 본명이 데이비드 헨리 소로라는 것도, 콩코드 출신이라는 것도, 그의 형인 존 소로와 한 여인을 두고 사랑에 빠졌다는 것도, 영혼의 쌍둥이라 할 수 있는 형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책 속에는 소로에 대한 이야기만큼이나 그녀의 삶 속의 월든도 담겨있었다. 1부와 2부로 나누어진 이야기를 보자면 1부에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이야기가 담겨있었고, 2부에는 월든의 이야기가 담겨있었는데 과연 내가 월든을 읽은 게 맞을까? 싶을 정도로 새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책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단순함(simple)"과 "있는 그대로"의 삶이 주는 의미였다. 많은 것을 소유하고, 많은 것을 누리고 사는 것이 최고의 가치인 듯한 우리에게 월든을 통해 정여울이 건네는 이야기는 코로나19로 많은 것이 바뀐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또 다른 가치를 생각하게 해준다.

월든 호수와 소로가 살았던 오두막(당시 소로가 살았던 오두막은 아니지만)을 거닐며 그녀가 전하는 이야기는 여행과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함께 담겨있는 모 출판사의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기도 했다. 아마 글과 사진이 함께 어우러져서 깊이 있는 울림이 닮아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자연과 함께 지내며 자족의 법을 알았던 월든 속 이야기가 지금 우리에게 피부로 깊이 와닿는 이유는 잠시 멈춤. 거리 두기로 자연을 가까이하지 못한 아쉬움과 함께 우리의 삶도 소로가 이야기하는 삶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여러 페이지에 걸쳐 진하게 담긴 사진과 글. 그리고 다시 한번 소로와 월든을 만날 수 있었던 마음만은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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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란의 계절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4
김선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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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 "춘"이 들어가면 좋게 말하면 정겹고, 나쁘게 말하면 촌스럽다. (외삼촌 죄송해요;;) 제목에 춘란은 이 소설의 주인공 박춘란의 이름이다. 출생의 비밀을 가지고 태어난 춘란. 그런 그녀는 엄마에 대한 기억이 없다. 엄마에 대해 묻는 춘란에게 아빠는 늘 춘란을 자신이 낳았다고 이야기한다. 어린 시절부터 연애를 꾸준히 하는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는 춘란. 딸의 머리는 아침마다 열심히 묶어주는 아빠 덕분에 유치원 시절에는 나름 인싸였지만, 엄마가 없다는 사실을 짝에게 고백한 어느 날부터 춘란은 따가 된다. 그런 춘란과 비슷한 처지에 있었던 강태승. 태승이는 남자아이지만 화장을 하고 다닌다. 그냥 비비크림 정도가 아니라 풀 메이크업을 하고 다닌다. 문제는, 그런 태승에게 학교 일진인 서지우 무리가 학폭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태승을 강게이라고 부르는 서지우 무리. 우연한 계기로 태승과 친해진 춘란. 둘은 버려진 창고 같은 아지트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서지우 무리에게 발각되어 강제 키스를 당한 그날 이후 태승은 사라진다.

아빠의 재혼으로 새로운 가족이 생긴 춘란. 하지만 춘란은 그 가정에 속하는 것이 어색하다. 아니, 하나 있던 아빠마저 빼앗긴 기분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춘란에게 다가오는 신비. 신비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순간, 묘한 감정에 빠지게 되고 신비를 사랑하게 되는 춘란. 과연 신비는 어떤 아이일까?

책 속에는 학폭. 왕따. 몰캠. 재혼가정 등 여러 가지 사회적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그 모든 것을 경험한 춘란의 성장기라고 하기에는 아픈 이야기가 너무 많다. 한편, 익숙한 이야기도 있다. 요즘 특히 이슈가 되는 연예인들의 학폭 이야기가 이 책 속에도 등장한다. 어려서 몰랐다는 핑계는 사실 너무 구질구질하다.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말의 의미도 솔직히 모르겠다. 왜 연예인이 되고, 뜨고 나서 갑자기 사죄를 하는 걸까? 미리 사과를 할 순 없는 걸까?

또한 이유 없는 선의에 대하 다시금 의심해 보게 되었다. 어른이 되니, 순수할 수 없나 보다. 이유 없이 다가오는 선의에 대해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 의심의 눈초리를 갖게 되니 말이다. 신비가 춘란에게 한 행동을 보며, 춘란 나와 같은 색안경을 끼고 주위를 바라보게 될까 봐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 출생의 비밀. 지금 방영하는 모 드라마의 설정과 너무 비슷해서 당황스러웠다. 아이를 버리고 떠난 엄마. 그리고 죽을 병에 걸려 아이에게 연락을 하는 엄마. 한 번도 너를 잊은 적이 없다... 너무 식상하지 않나? 그럴 거면 왜 버린 거지?

춘란의 계절. 아니 유진으로 개명했으니 이제는 유진의 계절이 되는 걸까? 두 자 차인데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 춘란의 계절이 낫다. 더 임팩트가 있다.(춘란아 미안해... ㅠ) 물론 식상한 부분도 없지 않긴 하지만, 그만큼의 사이다도 준비되어 있다. 그래서 속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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