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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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프랑수아즈 사강이라는 작가의 작품이다. 그녀의 작품을 이번에 처음 만나긴 했지만, 이미 여러 권의 책의 제목을 통해 알고는 있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소설을 듣고 아! 했다.(물론 읽다가 생각보다 어려워 완독은 못했지만 말이다.) 이 작품 역시 조금 난해하긴 했다.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매치가 되는 지도 어려웠다. 비슷한 이름(베르나르, 베아트리스처럼)도 등장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많은 커플들이 등장하기에 관계를 묶는 것부터 헷갈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눈에 띄는 이름 "조제" 예전에 읽었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과 똑같다 생각했는데, 다나베 세이코가 프랑수아즈 사강의 책을 읽고 조제를 생각하며 쓴 책이라고 한다. 이렇게 또 연결이 되다니...^^

책 속에는 총 네 쌍의 커플이 등장한다. 조제와 자크, 베르나르와 니콜, 알랭 말리그라스와 파니 그리고 에두아르와 베아트리스는 연인 관계거나 부부다. 문제는 각 커플이 자신의 상대가 아닌 다른 이성에게 마음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조제와 베르나르는 연인 관계였고, 알랭은 아내 파니가 아닌 연극배우 베아트리스에게 마음이 있다. 에두아르는 알랭의 조카인데, 알랭 때문에 베아트리스를 알게 된다. 베르나르 역시 니콜과의 관계가 좋지 않고, 베아트리스 역시 여러 남자들과 관계를 가지고 있다.

책을 읽으며 인물들 만큼이나 어려웠던 게 사랑이라는 감정이었다. 책 속 인물들의 관계 속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엇갈리는 사랑의 감정들 때문에 누군가는 상처를 받고, 누군가는 씁쓸해진다. 같은 시기에 같이 마음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었을 때, 그 역시 나와 같은 감정을 가지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아직 조제에게 마음이 있는 베르나르는 조제의 연락을 오해한다. 베르나르의 아내 니콜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는 조제는 니콜과 베르나르를 이어주고 싶어서 베르나르에게 연락을 하지만, 베르나르는 조제와의 시간에 혼자 옛 감정이 동한다. 순수한 사랑의 감정을 베아트리스에게 전하고 싶은 에두아르의 마음은 알지만, 당장 자신의 성공과 좋은 발판을 위해 다른 동아줄 졸리오를 만나는 베아트리스에게 마냥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단지 사랑만 가지고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무모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연결되는 것은 내가 때가 묻어서 일까?

시간이 지나면 끔찍한 고통의 시간도 꽤 괜찮은 추억으로 각색되는 걸 보면, 이들의 이런 사랑 또한 훗날 보면 또 다르게 보일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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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 교실 - 젠더가 금지된 학교
무라타 사야카 지음, 최고은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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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의 무라타 사야카의 최신 단편소설집이다. 4편의 단편소설이 등장하는데, 이 책의 제목인 무성 교실은 세 번째 등장하는 소설이다. 각 소설마다 특징이 있다. 네 편의 공통점을 찾자면 모두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라는 것?!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 속에 평범함이 담겨있고, 그 안에 또 생각할 거리 또한 담겨있다. 한 편 한편 흥미롭기도 했고,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또 다른 면을 보게 되었다고 할까?

가장 독특했던 이야기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소재가 담겨있었던 무성 교실이었다. 말 그대로 성이 사라진 학교에서의 이야기인데, 그런 학교가 존재한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런 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사실도 놀랍다. 학교의 가장 중요한 교칙은 절대 성을 밝힐만한 차림새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남녀 학생 모두 머리는 커트이고 트랜츠셔츠를 입어야 한다. 여학생의 경우 가슴 부분을 천으로 감아서 가슴이 돋보이지 않게 해야 한다. 과연 성이 사라진 학교에 실익이 있을까? 그냥 모두가 학생이라는 것. 성에 대한 차별이 없다는 것이 실익일 테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 사랑을 나누고, 우정을 쌓는다는 것도 무성 교실의 강점이다. 물론 성 정체성이 ?y어지고,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상당하다. 워낙 독특한 소재라서 개인적으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각 편마다 상황을 풀어가는 열쇠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 사이다 요소가 등장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속 시원했던 이야기는 두 번째 비밀의 화원이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짝사랑했던 동창을 일주일간 감금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였는데, 사랑한다고 약자가 되는 것은 아닐 텐데, 둘의 모습이 그렇게 그려져서 처음에는 달갑지 않았다. 우치야마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하야카와를 짝사랑했다. 둘은 대학도 같은 곳에 진학했는데, 우치야마와는 달리 하야카와는 우치야마를 기억하지 못한다. 어리시절 순수한 왕자님의 모습을 했던 하야카와는 현재 대학에서는 바람둥이로 통한다. 과 술자리에서 늦게까지 술을 마신 하야카와는 차가 끊기게 되고, 그런 하야카와에게 자신의 집에서 하루 머물도록 한다. 우치야마의 순수한 의도(?)와는 달리 하야카와는 우치야마가 잠자리를 갖자는 의미로 알아듣지만, 실제 의미를 들은 후 하야카와는 집을 나서려고 한다. 하지만 이미 감금된 하야카와. 문제는 우리가 아는 감금과 다르다는 데 있다. 물론 갇혀 있긴 하지만, 성인 남자의 힘으로는 충분히 도망칠 수 있다. 하야카와가 도망치지 않는 이유는? 우치야마가 상당히 헌신적으로 감금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시 세끼 원하는 밥과 간식을 제공해 주고, DVD 등도 빌려다 주기 때문이다. 과연 이렇게 헌신적으로 감금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연 이들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우치야마는 오랜 기간 하야카와를 짝사랑해왔다. 많이 사랑하는 사람은 약자인 걸까? 단지 사랑해왔다는 이유로 하야카와는 우치야마에게 상당히 고압적이고 매너 없는 행동과 말을 한다. 그에 대해 우치야마 역시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마지막 반전! 사이다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소설 속 세상은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반어적인 모습을 통해 그 반대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다. 품고 있는 주제는 다르지만, 저자는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그에 대한 결론은 역시나 독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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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2 - 일상에서 발견하는 호기심 과학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2
사물궁이 잡학지식 지음 / arte(아르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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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답을 찾아야 하나 궁금한 질문들이 종종 있다. 물론 네이* 검색을 이용할 때도 있지만, 어떤 식으로 검색을 해야 할 지도 막연할 때도 있다. 그런 내 가려운 곳을 해결해 줄 만한 책을 만났다. 2탄이라는 걸 보면, 1탄이 있었다는 얘긴데... 이번에도 역시나 역주 행각이다.

줄임말이 유행이라고 하는데,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처럼 이 책 역시 사물궁이(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로 줄일 수 있다. 총 5개의 큰 주제 안에 작은 주제들이 담겨있다. 1부는 뇌, 2부는 실험, 3부는 생활, 4부는 몸, 5부는 잡학상식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가령 데자뷔 현상은 왜 일어나는 걸까? 나 놀이기구를 탈 때 붕 뜨는 느낌은 뭘까?, 스카치테이프가 여러 겹일 때 왜 노랗게 보이는 걸까?, 넷째 손가락은 왜 들어올리기 힘들까? 처럼 제목만 들어도 궁금해지는 이야기가 책 속에 가득 담겨있다. 단순해 보이는 질문 속에 과학이야기가 담겨있다. 물론 질문에 간단한 답만 줄 수 있지만, 그 답에서 파생되는 좀 더 디테일하고, 깊이 있는 과학 이론들이 등장한다. 생각보다 깊이있는 이야기가 조금 당황스럽긴 하지만;;;(농담으로 던졌는데, 강의로 답하는 느낌적 느낌이 든다.) 이 기회에 좀 더 깊이있는 과학 상식을 갖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행이라면...글만 나열했다면 정말 한장 읽고 덮었겠지만(?) 중간 중간 과학 이야기를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표나 그림이 등장하기 때문에 이해가 안된다면 그림을 참고하자! 생각보다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각 질문이 등장하기 한 페이지 전에 사물궁이 캐릭터가 질문을 두컷 만화로 알려준다. 허여 멀건한 둥근 캐릭터는 매 주제마다 자주 등장하니, 읽다 보면 친숙해질 정도다.

이쯤 되면 앞에서 내가 궁금했던 질문들의 답이 궁금할 것 같다. 전부 이야기하면 출판사가 돌을 던질 듯하니;; 그중 가장 궁금했던 한 가지 답만 살포시 공개하기로 하자. 놀이 기구를 탈 때 붕 뜨는 느낌은 뭘까? 개인적으로 새가슴인지라 타본 놀이기구 중 가장 무서운 것은 바이킹이었다.(자이로드롭, 롤러코스터는 죽기 전까지 안탈 것이다!) 근데, 탈 때마다 느끼는 붕 뜨고 떨어질 거 같은 공포는 과연 무엇일까? 쉽게 말하면 무중력 상태인데, 실제로는 무중량 상태가 옳은 답이라고 한다. 놀이 기구가 높이 올라갔다가 자유낙하를 시작하는 순간 수직항력이 0이 된다고 한다. 물론 그 느낌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존재한다고 한다. 무중력 상태 하면 떠오르는 우주여행과 우주비행사가 궁금해진다. 우주는 무중력 상태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우리가 놀이 기구를 탈 때 느끼는 그 괴상하고 짜릿한(?) 느낌을 우주비행사는 매 순간 느낄까? 답은 책 속에 있다.

의외로 우리 생활에 상당수는 과학이다. 궁금하지만, 물어보기 민망하고, 사소했던 질문들이 있다면 사물 궁 이를 통해 해결해 보자. 생각보다 다양하고 깊이 있는 상식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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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떨어지지 않는다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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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은 집에서 자란 거 맞지?"

책 소개 글을 읽는 순간 떠오르는 작가가 있었다. 그녀의 책을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왠지 그 작가일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들어서 이름을 보니 역시나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바로 그 작가인 리안 모리아티였다. 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과 허즈번드 시크릿의 작가인 그녀의 신간을 다시금 만나게 되었다. 예전부터 엄마가 하셨던 말씀이 있다. 부부의 일은 부부만 아는 것이라는 말. 보이는 모습과 당사자들의 실제 모습을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인데, 책 속 사건을 읽으면서 그 말이 자꾸 맴돌았다.

테니스 가족이라 할 수 있는 델라니 가족은 누가 보기에도 화목해 보이는 가족이었다. 스탠과 조이 부부 사이에서는 에이미, 트로이, 로건, 브룩의 2남 2녀가 있다. 테니스 선수였던 부모의 영향으로 자녀들 역시 테니스가 생활화된 가정에서 자랐다. 아이들이 크고 분가를 하자, 엄마인 조이는 우울한 기분과 함께 조금씩 기억력이 흐릿해진다. 뭔가 기분과 상황을 바꿔줄 거리를 원하지만,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이 쉽지 않다. 지금에서는 출가한 자녀들이 손주를 안겨주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 생각하지만, 그 사실을 차마 입 밖에 낼 수 없다. 자신의 입에서 손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자신은 쿨한 부모임을 포기하게 될 테니 말이다.

하지만 손주 외에 그녀의 삶을 흔들 사건이 일어난다. 어느 날, 처음 보는 여자가 조이의 집을 찾아온다. 그녀는 피를 흘리고 있었고, 알고 보니 남자친구와 싸웠다고 했다. 그렇게 사반나는 조이와 스탠의 집으로 들어온다. 그녀의 등장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삶을 뒤흔들기 시작한다. 몇 달 뒤 조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결국 엄마의 실종이 자녀들에게 알려지게 되고, 유력한 용의자로 아빠인 스탠이 거론된다. 같은 집에서 같이 자라난 이들 형제들은 각자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당연히 아빠는 용의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자녀들이 있는 반면, 아빠를 용의자로 의심하는 자녀들도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목해 보였던 이 가족은 도대체 무슨 사연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아니 조이는 어디로 왜 사라진 것일까?

역시 저자인 리안 모리아티는 사건을 풀어가는 능력이 뛰어나다. 사실 그동안 그녀의 책에서 만났던 사건들은 일반적인 추리소설의 사건들보다 자극적이지 않다. 소소한 가족들의 이야기나, 그들의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심리들이 꼬리를 물고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이번 작품 역시 한 집에 사는 가족이지만, 그들의 생각과 관계는 모두 같지 않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타인의 눈에는 완벽해 보였던 이들 안에도 상처로 얼룩진 모습이 있었고, 그 상처는 드러나지 않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터져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 같은 자리에, 같이 있어도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녀의 책은 600페이지가 넘는 벽돌 책이지만, 읽다 보면 페이지에 대한 기억을 잊는다. 살인 사건이나 끔찍한 트릭들이 등장하진 않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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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아빠
허정윤 지음, 잠산 그림 / 올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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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익숙했던 동화 인어공주와 달리, 이 책의 주인공은 아빠다. 인어인 아빠. 인어공주의 비극적 결말에 익숙한 우리에게, 인어 아빠는 색다른 재미와 또 다른 성격의 교훈을 들려준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몰랐던 감정과 상황들을 부모가 되고 나서는 피부로 와닿도록 느낀다. 엄마와 다른 아빠라는 존재가 책 속에는 어떻게 녹아있을지 내심 궁금했는데, 역시 인어 아빠도 아빠였다는 사실.

인어공주와의 차별점이 있다면, 책 속 인어들은 다리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인간이 되기 위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포기하고 다리를 얻었던 인어공주와 달리, 책 속 인어들은 맨땅을 걸을 수 있다. 꼬리를 가지고도 말이다. 그 방법이 참 특이하고 또 끄덕여졌다. 마치 물구나무를 서듯, 꼬리를 하늘로 치켜 올리고, 양 팔을 이용해서 땅을 디딘다. 이런 방법이 있을 줄이야...! 그럼에도 인어공주는 이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겠지만 말이다. (인어공주는 왕자와 똑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어떤 희생도 없이 자신의 힘으로 바다와 땅을 누비는 인어 가족들에게도 어려움이 등장한다. 뭍에서가 아닌 바다에서 말이다. 유유히 헤엄을 치던 인어 가족은 어망에 걸리고 만다. 아빠의 힘으로도 어망을 끊는 것은 쉽지 않다. 다행이라면 인어와 사람은 말이 통한다는 사실이다. 가장인 아빠의 역할은 바로 여기서 빛을 발한다.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 인어 아빠는 어부들을 만나러 나서는데...

인어 세계에서도 가장의 굴레는 참 무거운 것 같다. 어디서나 아버지들은 가족들을 부양하고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처럼 오색이 다양하게 담겨있진 않아서 그런지 공주파 큰 아이는 생각보다 반응이 뜨뜻미지근했다. 오히려 어른인 내가 읽기에는 인어 아빠의 고단함이 피부로 느껴져서 안쓰러웠다. 동화책이지만 어른을 위한 책이 아닐까 싶을 정도인데, 아무래도 이 책의 주인공은 아빠여서 그런 것 같다. (왠지 인어 아빠만 아니라 인어 엄마도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 세상의 룰을 잘 아는 것일까? 따뜻한 마음의 어부 몰래 선물을 건네는 아빠의 모습이 왠지 기브 앤 테이크(give & take) 같이 느껴지는 것은 내가 때가 묻어서 일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근데 또 반대로 생각하면, 나에게 그리 가치가 없는(혹은 가치가 덜한) 무언가가 상대에게는 큰 가치를 가질 수 있을 테니 서로에게 좋은 것을 나누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겠다 하는 생각도 해본다. 또 한편으론 아빠가 아빠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어부 역시 아빠였기에 인어 아빠의 상황을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동화이기에 그런 부분이 아름답게 묘사되었긴 하지만 말이다.

다른 성격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흥미로웠고, 왠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그런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애처로운 아빠의 모습에 숙연해지기도 했다. 책을 덮으며 자꾸 "아빠! 힘내세요" 동요가 생각나는 건 기분 탓만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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