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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시작하면 잠들 수 없는 세계사 - 문명의 탄생부터 국제 정세까지 거침없이 내달린다
김도형(별별역사) 지음, 김봉중 감수 / 빅피시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역사를 좋아한다. 굳이 구분하자면, 한국사를 세계사보다 좋아한다. 아무래도 한국사는 우리나라의 역사고 등장하는 역사인물의 이름이 익숙해서다. 세계사를 좋아하지만, 번번이 정리되는 느낌이 덜하다. 참 다양한 세계사 책을 읽지만, 막상 읽을 때는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도 이래저래 섞이고 나면 도로 아미타불이다. 그래서 꾸준히 읽고 또 읽게 되는 게 세계사 책인 것 같다.
사실 "세계사"라는 이름만 보고 덜컥 책을 잡았다. 제목이 눈에 띄는 것도 아니었던 것이, "하루 만에 읽는"이나 "한눈에 정리되는", "만화로 읽는", "밤새도록 읽는"과 같은 제목들의 책도 이미 다 읽어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으며 고개가 끄덕여지고, 눈에 밝아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바로 애매하게 알고 있던 각 나라의 지식을 한 챕터를 통해 완벽하게! 정리해 주기 때문이다.
세계사 입문서로도 좋고, 각 나라의 역사를 정리하는 책으로도 훌륭하다. 물론 책 안에서 다루는 나라들은 일부에 불과하지만, 세계사에서 굵직한 역할을 한 나라들임에 틀림없다. (아쉬움이 있다면 세계사보다는 각 주제에 맞춘 나라들의 역사만 담겨있다 보니, 전체의 틀을 읽기에는 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긴 하다.)
아쉬움이 남음에도, 한 나라의 역사를 조금 더 체계적이고 확실하게 정리하고 싶은 독자라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책에 등장하는 미국, 일본, 중국, 이스라엘, 이탈리아, 영국, 북한 등에 이르기까지 이 나라들의 역사를 꿰뚫는다면 이를 접점으로 다른 세계사 속의 나라들을 연결하여 이해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사실 러시아가 왜 하필 많은 나라 중에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면적인 전쟁을 시작했는지,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왜 계속 전쟁 중인지, 몽골은 왜 칭기즈칸 때 세계 최고의 영토를 가졌음에도 현재는 뒤처지는 상태가 되었는지, 중국은 영토도 크고 인구도 많음에도 왜 미국만큼 세계 1위의 나라가 되기 힘든지 등에 대해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해당 나라의 역사를 통해 그 문제점을 짚을 수 있다. 길다 생각했는데, 어느새 한 나라가 끝나고 새로운 장이 시작된다. 물론 중간중간 사진이나 그림, 지도들이 곁들여지긴 하지만 소설처럼 흥미롭게 읽어나가는 페이지터너 같은 역사 서술 덕분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왜 일본은 패망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는지, 남한보다 잘 살았던 북한은 왜 현재 이 모양이 되었는지를 정확하게 마주할 수 있어서 속이 시원했다. 역시 역사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과 함께 그 나라들 사이에 벌어진 안타까운 선택들이 어우러지니, 실패의 이유도, 성공의 이유도, 그런 선택을 한 이유도 고개가 끄덕여질 뿐이다.
마치 MBTI를 보고 나면, 그 사람의 그런 선택과 행동이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가고 이해가 된다고 설명하면 이해가 빠를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싸움의 시작에는 영국의 지 중심적인 부도수표 남발이 있었고,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세계 1위를 빼앗아오기 힘든 이유에는 지리적 영향이 있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인 이유에는 완충지를 통해 자신의 나라를 지키려는 생각이 깔려있었다.
덕분에 좀 더 확실하게 세계사 속 주요국들의 행태와 역사를 속시원히 정리할 수 있었다. 또한 각 나라의 역사가 마무리되면 각 나라의 주요 사건이 연표로 등장하기에 한 번 더 체크하고 넘어갈 수 있어서 여러모로 정리가 되었다. 이 책에서 다루지 않은 다른 나라들의 역사 또한 후속작을 통해 또 만나볼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