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길잡화점
이민혁 지음 / 뜰book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윤종훈, 진선규, 유지연 등 수많은 배우가 먼저 Pick 한 도서
대학로 인기 연극 <복길 잡화점> 원작 소설
울고 웃는 우리들의 로맨틱 코미디 소설


한 편의 잘 만들어진 연극을 본 기분이다. 실제 연극으로 먼저 만들어진 작품인지라 그런지 책을 읽으면서도 장면들이 자꾸 그려져서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복길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자연스레 떠올려지는 전원일기. 그만큼 복길이라는 이름은 세련되기보다는 투박하고 한편으로는 촌스럽기도 한 이름이다.



복길 잡화점의 주인인 해병대 출신 김경석(왕 사장)과 임연화 부부의 이야기가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옛날 그 시절부터 연애를 했던 김경석과 임연화. 입대하기 직전 연화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자신을 기다려달라는 말을 남기고 경석은 입대를 한다. 다시 돌아와 연화와 결혼을 하고 그들은 열심히 모은 돈으로 잡화점을 차린다. 그리고 학수고대하는 아들 복길이 태어난다. 투박하지만 손님을 진심으로 대할 줄 알았던 복길 잡화점은 동네에서 입소문이 났고 결국 동네를 대표하는 가게가 된다. 츤데레지만 손님에게는 살뜰했던 경석과 나누어줄 줄 아는 따뜻한 마음씨의 연화는 환상의 커플이었다.



그리고 아들 복길. 불치병에 걸린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딸 소리를 키우는 복길은 아버지가 키운 복길 마트를 물려받는다. 하지만, 복길이 가게를 맞자마자 매출이 떨어진다. 근처에 큰 마트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가게의 직원들은 이 모든 것이 복길 탓임을 안다. 가게 매출을 핑계로 오래 다닌 직원들을 구조조정하는 복길. 이제 복길 마트의 직원은 민정과 창남이 전부다. 매출이 저조하다는 핑계로 복길은 마트를 접고 카페를 열고자 아버지 눈치만 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비상이 걸린다. 경석은 복길과 소리 등 가족들을 다 불러 모은다. 이유인즉, 연화가 끓인 국에서 리모컨이 나왔기 때문이다. 연화의 병이 심상치 않긴 했지만, 치매가 이렇게 순식간의 중증이 될 줄이야...! 의사인 친구는 얼른 입원을 권유하지만, 경석은 연화를 떠나보낼 수가 없다. 평생을 함께한 연화를 어떻게 병원에 놓고 자기 혼자 살 수 있을까...?



고민을 하던 경석은 아내인 연화의 기억을 되찾아주기 위해 복길 잡화점을 다시 열기로 한다. 그녀가 기억하는 날. 바로 자신의 생일이자 가장 행복했던 그 날인 1978년 8월 8일로 그녀의 기억이 돌아간 것이다. 경석과 소리, 민정을 비롯한 과거 복길 마트의 직원들 그리고 복길은 연화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복길 잡화점은 물론 연화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서커스와 경양식 식당의 식사까지 준비하는데... 과연 이들의 노력은 빛을 발할 것인가?



사실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근데, 생각지 못한 반전이 있었다. 그리고 결국 울었다. 울 수밖에 없었다. 이들 노부부의 사랑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평생을 함께했던 이들임에도, 그들은 서로를 너무 사랑하고 그리워했다. 아닌 척하지만 아버지를 사랑하면서 미워했던 아들 복길과 알지 못했던 손녀 소리의 상처들... 그리고 복길 마트 직원들의 이야기와 민정의 이야기까지.. 어느 하나 덜어낼 수 없는 소중한 이야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괴어사 2 - 각성
설민석.원더스 지음 / 단꿈아이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시 돌아왔다. 요괴어사대의 활약기. 요괴어사2편의 부제는 각성이다. 1권에 비해 내용적으로 더 깊이가 있어졌고, 그만큼 더 흥미로워졌다. 1권을 안 읽어도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지 않지만, 1권부터 이어지는 내용이기에 차례대로 읽기를 권한다. 요괴어사대의 등장부터 그들의 활약 기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함께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요괴 어사대는 정조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죽은 이를 보는 능력이 있었던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는 죽기 전 아들에게 특별한 편지를 남긴다. 그리고 어머니 혜경궁 홍씨에 의해 남편 사도세자의 편지는 아들 정조에게 전해진다. 아버지의 유언을 읽은 정조는 살아있는 백성도, 죽은 백성도 내 백성이라는 마음으로 죽은 이의 명복을 빌어주고, 그들이 생전 가진 원한을 풀어주기 위해 어사대를 꾸린다. 그리고 어사대의 대장으로 죽은 이를 보는 벼리, 말보다 빠른 발을 가진 광탈, 각종 무기를 잘 다루는 백원, 미래를 보고 금계를 칠 줄 아는 무령이 어사대를 이룬다. 1권의 말미에 요괴 홍련이 복수를 위해 무령에게 요구했던 그림 연리도가 실제로 살인을 하는 장면이 그려졌는데, 그 일에 대한 해치의 재판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요괴의 복수를 위해 연리도를 그렸다는 사실은, 무령이 자신의 신비한 힘을 악용한 것으로 해치는 그에 대해 무령을 심판하고자 한다. 어사대장인 벼리는 무령을 변호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한편, 이상한 낌새를 느낀 정조는 신수인 해치의 재판장으로 오게 된다. 이승의 왕인 정조는 해치를 보자마자 두 손을 맞잡는다. 그리고 해치에게 한마디를 한다. "우리 모두 죄인이오."

적절한 때에 위험을 무릅쓰고 나타난 정조 덕에 무령은 상황을 벗어날 기회를 얻게 된다.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내용은 어사대들의 트라우마인 과거 이야기와 그를 극복해가는 모습이다.

재판 후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이복 언니 서은지의 남편 이용태에게 성폭행을 당한 무령과 홍련의 복수로 사망한 이용태의 죽음 이후 소박을 맞고 친정으로 돌아오는 서은지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하지만 은지의 어머니 박정임은 은지를 감싸기 보다 다시 시댁으로 돌아가라고 다그친다. 그러면서 딸인 은지에게 노리개가 달린 향낭을 준다. 향낭을 받아든 은지는 갑자기 이상하게 변한다. 마치 어머니 박정임의 모습이 옮겨간 것 같았다. 과연 이 향낭의 정체는 무엇일까? 또한 광탈의 이야기도 그려진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버림받고 도토리 두말에 팔렸다는 이야기에 큰 트라우마를 가진 광탈은 그날 이후로 도토리묵을 먹지 않는다. 자신을 팔고 받은 도토리로 묵을 쑤어먹는 부모에 대한 원한만 깊어질 뿐이다. 그런 광탈에게 붙어있는 송장벌레(넉점박이)는 과연 누구일까? 수라와의 싸움에서 뿔을 빼앗기고 힘을 잃은 신수 해치 등 2권에는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각자 가지는 트라우마와 상처가 하나씩 나열된다. 강해 보이고 뛰어난 능력을 소유한 그들임에도 그들이 가진 상처는 벗어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그들은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그들 개인의 성장은 어사대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물론 어사대의 성장만큼 요괴들 역시 악랄하고 강력한 힘을 자랑하는데...

역사 속에 판타지가 가미되어 더욱 흥미를 자아내는 요괴어사의 다음 활약기는 계속 이어진다. 과연 이들은 정조와 함께 상처 입고 스러져간 백성들의 원한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다음 편이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는 자녀와 함께 성장한다 - 사춘기 소통 전문가가 알려주는 관계·성적 향상 시크릿
김유진 지음 / 디아스포라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아이가 불량품으로 보이는가? 그러면 아이가 아닌 엄마의 눈을 고쳐야 한다.

아이는 잘못이 없다. 본인의 기질 대로 잘 살고 있는 것이다.

아이가 아니라 엄마의 눈과 마음이 고장 난 것이다.

나의 불안과 욕심을 수리해 주자.

아이를 있는 그대로 믿어주고 지지해 주면 된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가 있다. 벌써 사춘기가 온 것은 아닐 텐데, 부쩍 짜증과 화도 많이 내고 덕분에 부딪치는 일이 많아졌다. 아니 8살에도 이런데, 성장기 때는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어졌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에게 필요한 책이지만, 나 역시 부쩍 자란 아이와 의견 충돌을 빚고 있기에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예습 차원에서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는 세 자녀를 키우는 엄마이자, 기질 전문가로 20년 이상을 학급. 진로 코칭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전문가인 저자 역시 사춘기를 맞이한 딸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춘기 관련 책을 읽기도 하고, 여러모로 공부를 많이 하고 딸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한다. 배운 것을 바탕으로 딸에게 다가갔지만 오히려 한걸음 뒤로 가는 딸을 보고 좌절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딸과의 관계의 회복을 위해 노력했고 결국 이 책 안에 자신의 경험과 전문적 지식을 녹여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마음이 다르다고,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 역시 그렇지 않을까? 나 역시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고 마음을 졸이다 큰 아이를 가졌다. 직업 교사는 아니었지만, 20년 가까이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기에 솔직히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자만이 내 안에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번, 2시간 남짓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과(그것도 초등학생 아이들) 신생아를 키우는 것은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말을 하지 못했을 때나, 말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어린이가 된 후에도 사정은 그리 다르지 않았다. 내 뱃속에서 나온 내 아이인데,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 책에서는 먼저 엄마(아빠)와 아이의 기질을 확인해 볼 것을 이야기한다. 여기서 기질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난 것을 성격과 달리 바꿀 수 없는 기품과 성질을 말한다. 그렇기에 기질은 좋고 나쁨이 아닌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부모와 자녀의 기질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데 있다. 부모의 입장에서 자녀를 바라볼 때 부딪치거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생길 수 있는데, 그를 고치기 위한 행동이 자녀와의 충돌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자아가 생기고, 존재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는 사춘기 시절을 겪으며 부모와 자녀의 충돌은 더 심해지고 이때 곪은 상처는 결국 훗날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책 속에는 아이의 강점을 키우는 방법을 마음과 학습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3부에서는 사춘기 아이와 엄마가 함께 행복해지는 방법을 설명한다. 또한 에필로그 이후에 사춘기 Q&A를 통해 각 상황에 맞는 팁을 제시해 준다. 엄마 역시 엄마가 처음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부족과 잘못을 자녀에게 솔직히 이야기하고 자녀를 이해하지 못하고 했던 행동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내용들도 담겨있다. 사춘기는 아이 입장에서는 알을 깨고 나오는 성장기이기도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도 내 아이를 한 사람의 인격으로 인정하고 이해하는 단계인 것 같다. 다행이라면, 사춘기가 되기 전에 이 책을 마주할 수 있어서다. 내 아이를 내 관점에서 재단했었기에 아이의 행동을 이상행동으로 치부했던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우연히 회사 대표님과 식사를 나누며 기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얼마 전 큰 사고(?)를 친 직원의 이야기를 나누며, 과거였으면 감정적으로 바로 처분을 했겠지만 요즘은 그 사람 역시 그가 타고난 생각과 상황이 그렇기에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있는걸, 이 책의 내용을 알고 나눈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같은 이야기가 나와서 놀라웠다. 기질을 알고 나니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고, 화가 줄었다는 이야기가 책과 상통했기 때문이다. 나와 다름을 인정할 때 관계의 묶임은 풀릴 수 있다. 특히 내 사랑하는 자녀와의 관계 역시 꼭 풀어야 하지 않을까? 다름을 인정하고, 존재 자체를 귀하게 바라보자. 처음 내 뱃속에서 나왔던 자녀는 지금도 그대로다. 단지 내 눈이 바뀌었을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번 읽은 책은 절대 잊지 않는다 -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어른의 독서
허필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감하게 나는 말할 수 있다.

답은 책에 있다고.

칠면조가 될지, 파티를 주최하는 집주인이 될지는

지금 내가 보내는 시간에 달렸다.

책을 참 좋아한다. 어려서부터 책이 좋았고, 지금도 출근 가방 안에는 언제나 책이 한 권 이상 들어있다. 물론 핸드폰에 전자책도 있어서 어디서든 남는 시간에는 늘 책을 읽는다. 이 책의 서평을 쓰며 블로그를 둘러보니, 서평을 작성한 책이 50여권 빠진 2천 권이다. 읽고 서평을 쓰지 않은 책도 상당하니 참 많은 책을 읽었구나 싶다. 문제는... 그렇게 열심히 읽었지만, 읽은 지 얼마 안 되는 책임에도 내용이 헷갈리거나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리즈로 이어지는 작품들의 경우, 시간이 흐르면 앞 이야기가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 때면 내가 쓴 서평의 도움을 받는다. 흥미롭게 읽었음에도 왜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하는 걸까? 그래서 저자의 이 제목이 부럽기도 하고, 과장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떻게 한번 읽은 책을 절대 잊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인가?

이 책에는 GC카드 활용법을 중심으로 자신의 독서법을 만든 저자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일주일의 한 권의 책을 읽는 저자는 1년에 50권을 읽는다고 한다. 사실 나는 한 달에 20권 정도의 책을 읽는 편인데, 다독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살짝 들긴 했다. 책을 읽는 이유 때문이다. 책을 왜 읽는가? 나 역시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타인의 경험을 간접이나마 체험해서 지식과 지혜를 얻기 위해서가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독서를 위한 독서를 할 때도 많다는 사실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내가 부러웠던 것은, 제목 그대로 한번 읽은 책을 다시 되새김할 수 있는 저자만의 방법이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어찌 보면 단순해 보이는 이 방법을 통해 여러 방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니! 놀라웠다. 내 경우는 책을 읽고 서평을 남기는 작업이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다. 나 역시 서평을 남기는 이유가 내가 읽은 책을 다시 기억하기 위해 서기 때문이다. 저자는 서평과 함께 GC(Gain & Change) 카드라는 이름으로 특허까지 출원한 자신만의 독서법을 소개한다. 보통 문구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는 손바닥 크기의 단어장(왼쪽 위에 구멍이 뚫려 있고 고리로 연결하는 형태의 카드)을 이용하여 한 권의 책을 읽고 얻게 된 것을 적는다. 제일 위 칸에는 책의 제목과 저자(옮긴이) 그리고 책을 읽은 날짜를 쓴 후,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는 문장을 적는다. 두 번째 칸에는 책의 내용을 요약하여 적는다. 뒷장에는 책을 읽으며 얻게 된 것들(정보나 지식, 위로, 힐링 등) 그리고 마지막 칸에는 행동 또는 생각의 변화를 적는다. 그리고 이 카드를 개인이 구분한 카테고리별로 보관한다.

책 표지에 담긴 한 권 읽으면 3배를 남기는 독서의 기술은 과연 무슨 뜻일까? 우선 일주일 동안 책 한 권을 읽는다. 읽으며 기억에 남는 문장에 표시를 한다. 그리고 마지막 날 GC카드를 작성한다. 일주일에 거쳐 1권을 읽고(1독), GC카드에 기억에 남는 문장과 내용 등을 적고(2독), 카드를 분류해놓는다. 비슷한 내용의 책을 마주하거나, 책이 필요할 때 자신이 적은 내용을 다시 한번 마주한다(3독). 이렇게 한다면 정말 저자의 말대로 잊기가 힘들 것 같다. 이미 1독과 2독을 통해 책의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바꾸었기에 확실히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저자는 이 책에서 특히 김정운 교수의 에디톨로지를 여러 번 언급한다. 나 역시 에디톨로지를 읽었다. 참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기에 제목이 기억난다. 그런데, 내용은 확실히 기억나지 않는다. 같은 책을 읽었지만, 저자는 그 책을 통해 GC카드 활용법을 고안해냈는데, 나는 글쎄...

이 책에는 자신이 책을 가까이하면서 겪게 된 변화와 GC카드 활용법, 그 외에도 어떻게 하면 독서를 꾸준히 할 수 있을지 등의 경험담이 담겨있다. 새해가 시작되었다. 매년 독서의 목표를 세우고 있다면, 저자의 책을 먼저 읽어보길 권한다. 분명 독서의 시작점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과감하게 나는 말할 수 있다.

답은 책에 있다고.

칠면조가 될지, 파티를 주최하는 집주인이 될지는

지금 내가 보내는 시간에 달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리아 푸르셰 지음, 김주경 옮김 / 비채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만큼이나 난해했다. 날짜와 함께 등장하는 체온, 호흡수, 심박수와 혈압. 이런 내용들은 병원에서나 볼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수시로 접할 수 없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두 주인공이 번갈아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상대를 향한 자신의 감정을 풀어낸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그들. 남들이 보기에는 매력적이고, 탐낼만한 것들을 소유한 그들의 이야기는 글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그 깊이와 의미가 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 누군가는 이 소설이 지극히 쾌락을 좇는 외설적인 작품으로 볼 수도 있겠고, 누군가는 인간이 가진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풀어내는 작품이라고 평할지도 모르겠다. 당신은 어떤가?

로르는 사회과학 교수로 두 딸과 남편 앙통이 있다. 성공한 여성인 그녀는 은행의 임원인 클레망을 심포지엄에서 마주한다. 클레망의 외모는 책 속의 묘사로 보기에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외모를 가졌다고나 할까? 처음 만난 클레망에게 연락처를 요구하는 로르. 그리고 로르는 클레망에게 만나자는 연락을 한다. 그녀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왠지 서두르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나름 시간을 끈다고 했지만, 그녀의 연락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충분히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들의 불장난 같은, 숨바꼭질 같은 관계가 시작된다. 자녀가 있고, 가정이 있는 로르는 두 딸 몰래 클레망을 만나지만, 그를 만나기 위해 그녀가 하는 행동과 말에 죄책감을 느낀다. 엄마를 찾는 딸에게 꽉 끼는 스타킹을 갈아 신고 왔다고 이야기했지만 사실은 클레망과 부적절한 관계를 하고 있었다. 클레망 역시 평범하지 않다. 그는 모든 사람을 연봉으로 판단한다. 그래서 그는 로르 앞에서는 왠지 모르게 위축된다. 그 위축은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역시 안될 때가 많다. 그래서 의기소침해지기도 한다. 자신의 모습을 보고 로르가 실망할까 걱정이 된다. 번갈아가며 등장하는 로르와 클레망의 이야기는 이 외줄 타기 같은 관계가 잘못되었다는 것도, 둘의 관계의 끝이 어떻게 될 거라는 것도 너무 잘 알지만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책 속에는 주인공이 아닌 두 목소리가 등장한다. 클레망의 늙은 반려 견 파파와 로르의 세상을 떠난 엄마다. 로르의 엄마는 로르를 보고 독설을 쏟아낸다. 이미 사망한 엄마가 어떻게 독설을 쏟아내는 걸까? 엄마의 세상 속에 갇혀있던 로르는 클레망과의 관계가 지속될수록 엄마의 독설을 더 자주 접한다. 하지만 읽다 보니 그녀는 엄마의 독설을 즐기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파파. 이름부터 특이하다. 파파는 아빠를 뜻하는 말이다. 더 이상 가장의 역할을 못하는 아빠를 버리고, 클레망은 반려견 파파에게 아빠의 이름을 부여한다. 씁쓸한 대목이다. 상처받은 두 인물의 성장기가 그 두 존재를 통해 드러난다.

과연 클레망과 로르는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결혼이라는 계약된 관계 속에서는 오픈되어 있는 성이라는 문제가 계약되지 않은, 혹은 계약관계가 아닌 타인과의 사이에서 오픈되는 것을 사회는 불법 혹은 죄 혹은 잘못이라고 이야기한다.

결혼을 하고 보니 조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왜 사람들은 "성"에 집착을 하는 걸까? 그리고 그것을 누리지 못해 안달일까? 마치 드러나면 자신의 삶이 어떻게 판단 받을지 잘 알지만, 서로를 놓지 못하는 이 둘의 관계를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남들이 선망하는 자리에 있기에 그 모든 치부가 드러났을 때 더 처참히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 과연 이들의 사랑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과연 그것은 사랑일까? 아니면 그저 욕구에 불과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