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첫 유럽 미술관 여행 워크북 세트 우리 아이 첫 유럽 미술관 여행
송지현 지음 / 리얼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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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음악과 미술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음악을 고를 것이다. 어릴 때부터 미술과 친하지 않았던 터라, 가끔 미술관을 가긴 했지만 감상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미술과 담을 쌓고 지냈었는데, 아이가 태어나니 마냥 멀리할 수만은 없었다. 다행히 아이는 미술을 좋아한다. 다분히 만화의 영향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만화의 내용을 보면 마법으로 명화 속에 들어가 명화를 훼손하는 악당을 찾아내고 명화를 원래대로 돌려놓는 것이 주된 이야기다 보니, 자연스레 명화나 화가, 미술에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문제는 아이가 직접 명화를 보러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종종 한다는 데 있다.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먼 거리를 오고 가는 것에 대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으니 말이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통해 책으로나마 첫 미술관 여행을 할 수 있어서 반가웠다.

이 책의 저자는 예상과 달리 미술을 전공한 사람도, 관련 분야의 일을 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저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더 멋진 경험과 지식을 선물하고 싶은 엄마이고, 미술에 관심이 있어서 여러 전시회를 다녀왔던 경험뿐이었다. 그런 그녀는 아이와 여행을 계획하며 선택한 여행은 38박 39일 동안 유럽 5개국 여행이었다. 그중 핵심은 바로 미술관이다. 영국과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 이탈리아에 걸쳐 20개의 미술관과 유명 유적을 통해 미술여행을 떠났다. 책 속에는 각 나라의 미술관 소개와 함께 그곳에서 꼭 봐야 할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중에는 우리가 익숙한 그림도 상당수 있지만, 처음 접하는 낯선 장소와 그림도 등장하기에 책을 통해서나마 새로운 작품과 미술관을 접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흥미롭고 깊은 인상을 남기고 싶은 엄마의 바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책 외에 워크북이 바로 그런 엄마표 미술여행을 보여준다. 그저 유명한 그림만 보고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아이가 기억했으면 하는 것과 아이만의 방법으로 작품을 곱씹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어서 실제 활용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관심이 있었던 곳은 단연 만화를 통해 많이 본 작품들이 있는 미술관이었다. 루브르박물관의 모나리자를 비롯하여 영국 내셔널 갤러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화, 반 고흐의 해바라기 등의 그림을 무척 반가워했다. 여기에 사족을 곁들여 얼마 전에 책을 통해 반 고흐가 네덜란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았기에 네덜란드의 반 고흐 미술관을 함께 보며 내 나름 엄마표 지식을 살짝 얹어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곳은 스페인의 호완 미로 미술관이었는데, 그 이유는 저자의 아이들이 그곳에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는 사진을 봤기 때문이다. 멋진 명화를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미술관 한편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또 다른 작품으로 꾸며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듯싶다.

이 책의 강점이라면 실제 활용 가능한 정보가 가득하다는 점이다. 당장 비행기 티켓팅부터 숙소 예약 등 현지에 가면 부딪칠 부분들을 꼼꼼히 설명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미술관들을 설명하기 앞서 꼭 봐야 할 그리의 동선과 관람 팁, 주소나 휴관일, 요금까지 꼼꼼하게 담아냈기 때문에 초행자라도 여러 정보를 찾아다닐 수고를 덜어준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여행을 떠나기 앞서 만나게 될 작품에 관한 영화나 책, 프로그램도 별도의 페이지를 통해 소개하고 있으니 꼭 참고해 보면 좋겠다.

유럽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색다른 경험을 아이에게 건네고 싶다면, 유럽 미술관 여행은 어떨까? 시간이 지나도 아이와 함께 같은 공간과 경험을 공유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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