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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세기는 끝났는가
조지프 나이 지음, 이기동 옮김 / 프리뷰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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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으로 세계를 지배한지 꽤 오랜시간이 지났다. 시기는 전문가마다 다르지만 소련과 양강을 구축한 세계제2차대전 이후부터 지금까지로 보는 것이 가장 무난한 견해다. 우리역시 천조국은 과거 중국에서 미국으로 자연스레 바뀐지 오래이며 이미 누리꾼들은 사이버공간에서 미국을 천조국이라 일컫는다.(이걸 중국애들이 보면 얼마나 웃길지.)

 저자는 이런 미국에 도전할 만한 세력으로 유럽연합, 일본,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을 언급하며 하나하나 여러 내외부의 요인으로 오르지 못할 나무를 쳐다본다고 일갈한다. 여기서 여러요인은 인구, 영토, 지정학적 위치, 정치체제, 군사력, 세계적 네트워크와 영향력등 여러가지다. 보통 두가지로 구분했는데 소프트 파워와 하드파워라고 저자를 말한다. 하드파워는 경제력, 군사력, 인구등의 요소이며 소프트 파워는 정치체제와 동맹국간의 네트워크다. 한국이 미국의 네트워크에 편승해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성장한 것이 예로 볼 수 있다.

 위의 잠재적 미국의 경쟁자중 중국을 가장 위협적으로 보기에 중국에 관해 한 장을 할애하긴 하지만 역시 위 요소들을 하나하나 들며 조목조목 중국이 미국의 적수가 되기는 어려움을 역설한다. 경제력이 앞설것은 상당히 자명해보이지만 경제력만으로 그 나라의 종합적 국력을 넘어서는 것은 어렵다고 말한다.

 미국이 중국에 앞서는 요소는 실로 다양하다. 가까운 시일에 총생산이 뒤지더라도 일인당 소득은 중국을 한참 상회하며(저자는 일인당소득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영원히 못따라 갈지도 모른다고 한다.), 장차 주변 라이벌 국들이 인구가 감소함에도 미국은 인구가 증가하며, 막강한 군사력과 주변에 이렇다할 강적이 없는 지정학적 위치, 거기에 높은 문화력과 교육력, 거의 반세기 동안 세계에 구축해놓은 동맹과 그 네트워크, 또한 새로운 공법의 발견으로 천연자원의 확보에 있어서도 상당한 자생력을 갖추었으며 충분한 식량자원, 그리고 4차산업에서의 엄청난 경쟁력이 그것들이다.

 반면 중국은 매우 암울하다. 주변에 인도와 러시아, 일본이라는 강력한 경쟁국들이 산재하며 인구는 감소추세, 거기에 과거 전통문화를 우수하나 현재는 매우 빈약하고 교육수준역시 아직은 낮다. 또한 네트워크 역시 매우 제한적이며 지나친 자국중심주의로 주변국들의 적대감이 높아졌다. 또한 식략및 천연자원이 매우 부족하여 해상무역에 의존해야 하며 그 루트역시 안정적으로 확보되어 있지 않다. 거기에 아직 군사력이 미국에 비해 한참 모자라며 환경문제와 민주주의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미국이 좀 쇠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번세기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은 분명하며 중국역시 무시하기는 힘들어도 이러한 미국을 넘어서기는 사실상 힘들다는 것.

 다 읽고나니 그러면 이러한 둘 사이에 끼어있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경제적으로는 이미 우리에게 제1의 교역국은 중국이며 미국보다 지리적으로 훨씬 가깝다. 하지만 미국은 아직 경제적으로 중요하며 일본의 패전이후 우리는사실상 군사적으로 미국에 종속되어 있는 형태이고 미국의 네트워크 하에 있는 동맹국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양자를 조심스럽게 저울하며 국익을 최대한 실현하고 안보를 실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있다.

 그래서 그 대단한 박근혜도 미국의 눈치를 다소 볼수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전승절기념에 과감히 갔던 것이고, 시진핑도 한국이 너무나도 필요하기에 박을 과감히 앞라인에 배치했던 것. 하지만 사드배치에 너무 일방적으로 미국편에 섬으로서 중국에게 얻어낼 많은 협상카드가 사라졌다.

 사드를 빌미로 서해안의 경계를 확정하는 카드로 쓸수도 있었을 것이고 어쩌면 통일을 위한 중요한 카드로 사용가능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나라의 정권은 너무 무의미하게 그것을 날렸다. 사드배치를 방안으로 미국과도 중요한 카드로 쓸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가지고 있었으면 트럼프가 이난리를 칠때 중요한 조커로 쓸수 있었을지 모른다.

 이러니 이나라의 정권은 상황과 때에 따라 입맛을 바꾸는 박쥐조차 될 수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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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EBS 자본주의 제작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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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이게 언제시작되었는지, 시작점은 어디인지는 좀 불분명하지만 하여튼 살고 있다. 하지만 이 사회가 돌아가는 시스템은 솔직히 잘 모른다. 그냥 돈이 좀 들어오면 좋고, 아니면 짜증나고 힘들고 그럴뿐이다. 게다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남이 부동산 투자나 주식투자해서 돈을 벌었다고 하면 엄청 짜증나고 만약 망했다면 안한게 다행일 뿐이다. 마치 쳇바퀴에 도는 다람쥐가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전혀 고민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랄까.

 이 책 자본주의는 쳇바퀴에서 다소 벗어나서 내가 살아가고 있는 자본주의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내용은 생각보다 쉽긴 하지만 경제학 저서 천권을 읽고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는 제작진의 고심이 느껴진다.

 가장 인상적인건 첫장과 마지막 장이다. 첫장은 자본주의의 비밀이다. 왜 물가는 오르고 자본주의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이다. 경제학에서 물가는 수요공급의 법칙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실상은 그렇지 않다. 수요공급은 크게 중요치 않고 계속 물가는 오르는데 그 이유는 지속적인 통화량의 팽창에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통화량은 마땅히 팽창하기 마련이지만 안타깝게도 경제성장 수준 이상의 통화팽창으로 물가는 항상 실물경제 이상으로오른다.

 그러면 통화가 팽창하는 이유는? 책은 이것을 은행업의 시작에서 찾는다. 과거 영국에서 화폐는 다른세계처럼 금이었다. 사람들은 금 보관의 안정성을 위하여  마을에서 가장 안전한 금고를 갖고 있던 금세공업자에게 자신들의 금을 맡겼다. 세공업자는 금을 보관하면서 금을 받았단 증서를 발급하는데, 공교롭게도 이게 화폐처럼 쓰이기 시작했다. 금보다 가볍고 유통이 편하니 당연했고 증서만 갖다 주면 금으로 교환할 수 있으니 더욱 당연했다. 

 그리고 세공업자는 곧 사람들이 한꺼번에 금을 찾으러 오지 않으니 항상 금고에서 놀고 있는 금으로 무언가를 할 생각을 한다. 즉 대출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 경우에도 역시 진짜 금이 아닌 보관증서를 유통시켰다. 이렇게 금세공업자가 쏠쏠하게 재미를 보고 있는 사이 금을 맡긴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화난 사람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금세공업자가 제시한 것은 과거 금 보관료를 받던 것에서 오히려 역으로 금을 맡긴 것에 대한 대가, 즉 이자를 주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우리가 알고 있는 예대차에 의한 은행영업이 시작된다. 

 이렇게 시작된 은행업에서 금 세공업자는 그래도 금을 실제로 찾는 사람들이 있으니 금을 금고안에 단 10%만 남겨놓는다. 이것은 경험에서 나온 수치였는데 실제로도 이어져 오늘날의 지급준비율은 통상10%정도라고 한다.(실제로는 이것보다 낮다.)

 통화팽창은 여기서 시작된다. 첫번째 은행이 100만큼의 화폐가 있으면 10을 지급준비로 남기고 대출하고, 그 금액을 대출받은 두번째 은행은 자기가 받은 90의 10%인 9를 남기고 81을 다음 은행으로 대출하는 식이다. 이러다 보면 실제 100만큼의 화폐는 놀랍게도 1000까지 불어나게 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통화량은 실물경제의 20배정도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신용경제의 탄생이다.

 은행이 빚을 권하며 통화를 팽창시키는 이유는 또 하나 있다. 놀랍게도 자본주의에는 이자가 없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이 100원을 발행했다면 사회의 총 통화량은 100이다. 그런데 그걸 a라는 사람이 모두 빌렸다. 이자는 5원이다. a가 열심히 일해서 돈을 갚고자 해도 사회의 총 통화량이 100이니 뭔가를 현물로라도 주지 않는 한 105를 만들순 없다. 그래서 중앙은행은 5에 해당하는 통화를 누군가에게 또 대출하는 형태(주로 채권)로 발행할수 밖에 없다. 이런일이 꼬리를 문다면 통화량을 급증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돈놀음의 자본주의를 읽으면 사상누각 갖다는 생각도 들며 경이롭다는 생각에 매우 위험하다는 생각도 든다. 과연 경제는 얼마만큼 성장할 수 있을까. 성장이 계속되는 것은 당연한가? 경제성장이라는 것이 인간이 지구의 자원을 이용하여 뭔가를 계속 생산해 내는 것이라면 아직 여지는 많다. 아직 꽤 대단하다고는 해도 우리 인간이 지구를 갉아먹는 것은 꽤나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화석연료 체제에 머무른다면 상당한 한계가 오겠지만 재생에너지로 넘어간다면 상당히 무한하다. 우리는 지구로 쏟아지는 태양에너지의 대부분을 활용조차 못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책은 자본주의의 실체에 대해 알고 개인이 주의할것을 당부한다. 쳇바퀴에서 벗어나 자본주의에 대해 시민이 되라는 말 같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경제교육을 제안하다. 그래서 이 책의 다음시리즈는 자본주의 설명서라는 경제 교육책이다. 역시 기대되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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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정원 - 진화론이 꽃피운 새로운 지식과 사상들 다윈 삼부작 3
장대익 지음 / 바다출판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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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윈시리즈의 마지막판이다. 장대익 교수의 큰 장점은 스스로 말하는 것처럼 과학 대중화에 앞장서서 노력하는 것이다. 그런 만큼 항상 글이 재밌고 쉽다는, 즉 가독성이 매우 높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만큼 다윈시리즈의 마지막 정수인 이책이야말로 그런 특성에 가장 부합하지 않겠는가라는게 일반 독자의 기대였을 것이고 당연히 나역시 그랬다.

 그런데 웬 걸. 좀처럼 읽히지가 않았다. 제법 어려운 편이었고, 이론 적이었다. 다읽고나선 듣 느낌이자만 저자는 웬지 자신이 치열하게 고민해온 진화에 대한 최전선의 소개와 자신의 입장을 명백하게 밝히고 싶어 한 것 같기도 하다. 이런말을 하기 위해 전편을 쓴 것 같기도 하고.

 은 두 개의 장으로 구성했다. 첫번째는 진화인간학이다. 기존 책들이 좀더 자연주의적(? 이표현이 적합할지 모르겠다.)진화론의 입장들을 제시했다면 진화인간학은 진화론이 인문학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그 토대를 이론적으로 제시한다.

 가장 처음 나오는 것은 인간의 참다운 모방력이다. 동물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인간의 모방력에 대한 여러 이론들과 실험결과들을 제시하면서 인간만의 독특성으로 모방력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 모방은 인간의 뇌, 그리고 거울 뉴런등에 의해서 가능하며 이것을 밈학과 연관시킨다. 그리고 더 나아가 밈을 설명하는 하나의 도구로 지향계 이론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 지향계 이론과 행위자연결망이론을 연계시키는데. 이 부분이 따라가기가 어려운 부분이었다.

 2장은 기존의 장대익 교수의 글처럼 상당히 재미있었다. 여전히 좀 딱딱하게 제시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인간의 사회성, 인간과 포르노, 종교와 인간, 도덕과 인간, 뇌에 대한 부분은 상당히인상적이었다. 인간과 포르노 부분은 특히 재미있었는데 남여의 진화성차에 따라 남성은 포르노에 집중하고 여성은 로맨스나 소설, 드라마에 집중하는 것이 성적 적응에 대한 현대적 반응이라는 것이 흥미로웠다. 남성의 포르노에 해당하는 여성의 성적 적응이 무엇일지 항상 궁금했기 때문.

 도덕 부분도 마찬가지다. 장대익 교수는 도덕은 전통적으로 이성에 기대왔고, 그것을 중심으로 삼았지만 최근의 연구결과는 감성이나 직관이 도덕 판단에 우선함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감성이나 직관은 진화적 적응의 결과라 할 수 있는데 진화의 입장에서 보아도 도덕성의 토대가 얼마나 허술한지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정말 재미있고 내가 어느 분야에 있건 많은 생각에 잠길 수 있게 고민거리를 많이 던져준 책이다. 책의 두께는 얇으나 내가 개인적으로 노트한게 가장 많았던 책이다. 얇은 책의 두께에도 엄청난 인용이 실린 뒷부분의 두께가 얇지 않은게 그래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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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 세계의 역사와 지도를 바꾼 물고기의 일대기
마크 쿨란스키 지음, 박중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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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알면서 일단 놀란 세가지. 일단 우리가 뻘건 탕에 끓여먹던 대구가 서양에도 있었고 오랜기간 사랑 받았다는 점. 다자란 대서양 대구의 크기가 무려 1미터를 상회한다는 점.(어릴적 참치의 크기를 알고 받았던 충격과 비슷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았고 사랑받았던 생선인 명태가 대구의 한종류란 점이다.(명태가 왕눈폴락대구란다.)

 책 대구는 이런 대구가 유럽과 북미 나라들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서술한 책이다. 일단 대구가 유럽의 주식이 될 수 있었던건 찬물에서 사는 생선이라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위도가 높은 북육럽지역에 개체수가 무척이나 많았다. 또한 바닥을 타고 움직이는 탓에 근육이 적어 낚싯줄이나 그물에 일단 걸리기만 하면 생각보다 정말 쉽게 잡을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과거에는 냉장고가 없던 탓에 중세유럽인들은 이 대구를 잡은 후 말려서, 혹은 소금에 절여서 말리는 형태로 유통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대구 교역이 가능했으며, 과거 기독교 중세유럽에는 사순절 기간 고기가 금지되었지만 희한하게도 대구의 섭취는 허락되어 그 수요가 엄청났다. 고기 금지기간에 일년의 삼분의 일에 가까웠다니 말 다한 셈이다.

 이러한 대구의 주 어장은 북해바다와 북미의 그랜드 뱅크스 지역들이다. 저자는 이 대구를 찾아서 스페인과 프랑스 중간에 사는 바스크인들이 바이킹보다는 이후에 그리고 콜럼버스보다는 훨씬 빠르게 북미 래브란도 반도 지역을 다녀왔다고 한다. 바스크 인들은 당연히 원거리이니 그럴수 밖에 없었겠지만 래브란도에서 대구를 사냥한 후, 바로 가공처리후 판매에 들어갔다.

 바스크인들 이후 이 북미지역에는 영국 신교도들이 자리한다. 이 지역은 위도가 높아 육지엔 딱히 농사도 잘 안되고 먹을게 없었지만 해산물은 넘쳐났다. 지금은 믿기 힘들지만 이들은 넘쳐나는 랍스터도 먹지 않았다.(하긴 과거 호주에서 랍스터는 형벌로 죄인들에게 억지로 먹였다고 들었다.) 이들이 유일하게 먹은게 대구였다. 그리고 먹은 대구의 부산물을 비료로 쓰게 되면서 이지역은 드디어 몇번의 실패끝에 인구를 감당할 만한 식량생산력을 갖게 된다.

 그리곤 교역이 시작된다. 당연히 래브란도나 뉴잉글랜드의 적은 인구에 비해 대구생산량은 많았으므로 이들은 이것을 대구 소모량이 많은 지중해 지역이 판매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서서히 이것은 세계사 교과서에 나오는 그 악명 높은 삼각무역으로도 이어지게 된다. 또한 카리브해 일대에 노예가 많아지자 이들을 부양할 식량이 필요해졌는데 당연히 땅 주인들은 설탕이나 사탕수수를 위한 땅은 있어도 노예들을 먹여살릴 식량을 재배할 땅의 확보에는 매우 인색했다. (마치 오늘날 제1세계 국가사람들을 위한 커피를 재배하느라 자기 먹을 식량을 재배하지 못해 굶어죽은 아프리카인의 사정과 비슷하다.) 이런 노예들을 부양한 것이 대구가공품이고 그중에서도 매우 하급품이었다.

 뉴펀들랜드나 래브라도 인들은 까다로운 지중해 시장에는 고급 대구 가공품을 팔았고, 문제가 있는 하급제품은 카리브해에 파는 형국이었다. 이처럼 대구는 노예를 먹여살렸다.

 그리고 대구는 삼각무역과 노예 부양에 이어 미국 독립전쟁에도 기여한다. 대구를 팔고 럼이나 설탕등을 수입하던 북미인들의 교역에 영국정부가 교역제한을 둔것. 이러한 갈등관계가 이어져 훗날 우리가 아는 유명한 사건인 보스턴 티사건으로 이어지게 되며 보스턴은 바로 대구교역으러 성장한 도시이기도 하다.

 대구는 미국독립만으로는 모자랐는지 남북갈등도 일으킨다. 미국이 독립후 대구와 관련하여 유리한 교역조건을 만들기 위해 남부여러주들이 싫어할만한 미시시피 강의 통행권등의 권리를 유럽에 넘겨 남북갈등의 씨앗이 되고 만것이다.

 다음으로 대구가 한 일은 해양영토권의 확립이었다. 불과 100여년전만 해도 해양에 대한 영유권개념은 전무했다. 그러던 것을 아이슬란드가 자국의 대구 어업권을 확보하기 위해 점차 넓히기 시작했으며 이는 오늘날 알게도니 것처럼 거의 200해리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아이슬란드와 영국이 대구어장을 놓고 어선의 뒷그물을 끊고 배들끼리 부딪히는 등의 3차례 대구대전을 치룬 것은 재밌는 역사의 한 부분이다.

 이렇게 세계사를 움직이고 많은 이들을 먹여살린 대구는 저인망 어선의 남획으로 인해 사실상 개체수가 급감한다. 오늘날 어장이 온전한 지역은 상당히 드물며 캐나다 그랜드뱅크스 지역은 아직도 조업이 어렵다고 한다. 대구가 산란하는 시기가 무려 15년정도 걸린다고 하니 어장의 회복은 요원한 일이다.

 20세기 들어 대구 어획량이 극적으로 회복된 것이 조업이 어려웠던 세계 1-2차대전 시기라니 우습고, 이 시기를 틈타 전쟁에서 자유로웠던 아이슬란드가 홀로 대구 조업에 나서 막대한 수익을 얻고, 이로 인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출 만한 자본력을 갖게 되었다는 것은 또한 재밌는 부분이다. 우리에게 명태가 있었다면 서양인들에게는 대구가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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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7-01-17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좋죠. 저도 무척 아끼는 책입니다.. 흥미진진하죠..ㅎㅎ

닷슈 2017-01-17 11:47   좋아요 0 | URL
막판대구요리모음도좋았습니다
 
심야 이동도서관
오드리 니페네거 글.그림, 권예리 옮김 / 이숲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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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나의 추억이 담긴 물품이 모두 모아져 있는 곳들이 있다면, 그리고 책들이 모인 곳이 있는데 거기 있는 책들이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여태껏 내가 모두 봤던 책들만 모여있다면, 기분이 과연 어떨까? 이 책은 이 두가지가 결합된 장소가 어느날 나아게 등장하는 것이다. 상상만 해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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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1-17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책장에 둘러싸인 상황을 겪는 꿈을 꿉니다. 저에게는 길몽입니다. 그 꿈을 꿨으면 헌책방에 가서 책을 삽니다. 기분 탓이지만, 나름 제가 원하는 책들을 많이 발견하곤 합니다. ^^

닷슈 2017-01-17 12:10   좋아요 0 | URL
저는 책꿈은아직꾼적이 없습니다 헌책방도 참가본지가. . .... 알라딘 헌책방은 몇번가봤는데 제가좋아하는 책들은 거의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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