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중심평가 - 교육과정-수업-평가를 일체화하는
유영식 지음 / 테크빌교육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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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번 유영식 선생님의 교육과정 문해력을 인상적으로 읽고 이번엔 그의 전작인 과정중심평가를 읽었다. 이번엔 평가였다. 교육과정 전체를 다루다 평가만을 소재로 하니 그 영역이 좁아진듯하지만 평가가 교육전체에 갖는 파급력을 생각한다면 그렇지만은 않다. 평가가 수업에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교육과정에도 영향을 미치며 셋은 일체화되기 때문이다.

 최근 교육계는 역량을 교육목표로 선발적 평가관에서 발달적 평가관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과정중심평가는 발달적 평가관을 반영한 하나의 평가방식이다. 과정중심 평가는 기존 학급결과에 대한 평가에서 학습으로서의 평가, 그리고 학습을 위한 평가로 확장된다는 점에서 기존의 평가와 의미가 크게 다르다. 또한, 결과보다는 문제의 해결과정에 중점을 두며, 과정중심이므로 학생에게 계속해서 피드백을 주고 교육과정과-수업-평가가 일체화 되게한다.

 저자는 책에서 과정중심평가의 특징으로 6가지를 제시하는데 다음과 같다.

1. 성취기준에 기반을 둔 평가

2. 수업 중에 이루어지는 평가

3. 수행과정의 평가

4. 지식, 기능, 태도에 인지적, 정의적 영역까지 포함하여 종합적으로 평가

5. 다양한 평가 방법을 통한 학생의 다양한 측면 파악

6. 학습자의 발달을 위한 평가 결과 활용

 

 과정 중심 평가는 위와 같은 특징을 갖으며 평가와 수업을 떨어질 수 없기에 과정중심평가는 수업과 교육과정 및 교육방향에 변화를 요구한다. 그리고 그것은 다음과 같다.

 

1. 평가도구 및 운영방법의 변화가 필요(수설형, 논술형, 질적평가 등)

2. 수업 방식의 변화가 필요(배움중심수업, 삶과의 연결)

3. 수업안에서 평가와 피드백이 동시에 이루어지도록 수업을 설계하기 위해 교육과정 재구성이 필요

4. 교사의 교육과정 문해력이 필요

5. 평가 결과 기록의 변화(상시적 기록)

6. 미래교육으로의 전환

 

과정 중심 평가 방안으로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결국 저자는 기존 꾸준히 존재왔으면서도 제대로 구현화 된적은 없는 수행평가를 든다.  수행평가는 무려 20여년 전인 7차교육과정때 도입된 것이지만 그 의미를 살려 현장에 정착되진 못했다. 저자는 수행평가는 알고 있는 것이 아닌 할 수 있는 것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아는 것이 아니라 역량을 평가하는 셈이다. 또한 좋은 수행평가는 내용타당도, 수행과제의 유무, 실제활용가능성, 교과 특성의 반영, 올바른 평가기준의 설정, 성장을 돕는 형태의 존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전작 교육과정 문해력보다 더 이론적이고 현장의 다양한 자료가 교과별로 실려있다. 유영식선생님이 초등교사이다보니 초등의 자료가 많지만 중등선생님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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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0년, 대한민국 부동산 - 기회가 있는 지금, 과감히 행동하라!
김장섭 지음 / 트러스트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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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전에 저자가 쓴 뉴스테이 관련 책을 보고 무척 깊게 인상을 받은 기억이 있다. 대부분의 부동산 책은 시류에 상당히 편승하여 그 시점 이외에는 가치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의 이전 책은 정책과 흐름에 관한 깊은 통찰이 느껴졌기 때문이며 이번 작도 그렇다. 책의 제목은 앞으로 10년 대한민국 부동산인데 대충 앞으로 10년이라면 투기성이 느껴지는 대목이지만 이 책의 10년은 충분한 사회와 세계 경제흐름을 고려한 것이란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책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현재 한국의 부동산이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된 이유와 앞으로 10년 부정적 시나리오와 긍정적 시나리오다.

 

1. 한국의 부동산이 지금 같은 이유

 저자는 일단 자영업을 하지 말것을 권고한다. 자영업자는 과거 수공업자이거나 기술자였는데 이들은 중상주의 시대와 산업혁명이 도래하며 자본가에 의해 철저히 무너졌다. 자본가는 생산수단인 토지와 노동, 자본을 이용하여 원가를 낮추어 이들을 무너뜨렸는데 2차산품인 경우 공산품을 대량으로 찍어내어 원가경쟁을 했고, 3차산품인 경우는 프랜차이즈로 원가를 낮추는 전략으로 승리했다.

 이 등식은 현재도 유지된다. 현대의 자본가는 프랜차이즈로 자영업을 무너뜨린다. 프랜차이즈는 제품품질이나 서비스, 입지, 가격경쟁력에서 모두 압도적 우위에 있다. 그래서 자영업자는 프랜차이즈와 맞서 싸우다 프랜차이즈에 합류한다. 사정이 좀 나은이들은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합류한다. 하지만 거대한 매출과 사장이라는 허울좋은 이름뿐 철저히 노동에 시달리며 착취당한다. 중소프랜차이즈는 더 심하다. 대기업 프랜차이즈는 그래도 프랜차이즈가 유지라도 되는 편이나 중소인 경우 저렴하고 싼 것을 무기로 삼거나 시류를 타는 아이템으로 승부하는 경우가 많다. 가격이 싸니 가맹주로 참여하기도 쉽고 그러다보니 순식간에 레드오션이 된다. 중소 프랜차이즈는 가맹점을 모으면 그것자체로 돈이되기에 가맹점의 장기적 상황은 오히려 뒤가 된다.

 이렇다보니 현재 한국의 자영업 실패율은 무려 90%에 육박한다. 그러니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은퇴한 이의 선택은 은퇴이전에 노후를 대비할 만한 충분한 수익처를 남기는 것이고 그것은 부동산이나 주식, 토지등의 생산수단을 갖는 것이 된다.

 하여튼 한국의 부동산이 이렇게 된 이유로 저자는 세계화를 짚는다. 다소 뻔한데 의외로 날카롭다. 세계화 이전 그리고 임금이 충분히 오르기전인 아이엠에프 이전 즘은 한국의 지방과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세계화가 되며 대기업의 하청, 혹은 생산기지는 저렴한 조건을 찾아 다른 나라로 대거 이전한다. 반면 세계화에 따라 대기업은 더욱 커져 본사의 역량은 더욱 중요해진다.

 이는 지방과 서울의 운명을 갈랐는데 공장인 제조업의 경우는 노동자의 능력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 가격경쟁력이 중요하므로 한국에서 공장은 지방의 것들이 우선적으로 해외로 빠져나갔다. 하지만 본사가 집중된 서울은 그렇지 않았다. 본사에서는 연구개발 역량과 경쟁력 및 전략 수립을 위해 서울에 그대로 남았고 오히려 집중되었다. 우수한 두뇌가 많이 필요하기에 인구와 인재가 많은 서울이 최적지였기 때문이다. 이렇기에 서울의 부동산은 오르고 지방은 떨어졌다. 게다가 서울에서도 대기업 본사는 시청 부근과 강남일대에 집중하기에 이들은 더욱 차별적으로 상승했다.

 

2. 부정적 시나리오

이 책에서 10년을 사용한 이유는 앞으로의 10년을 한국 부동산 활황의 마지막으로 보기 때문이다. 여기엔 인구학적 근거가 자리한다. 한국 인구의 중심축은 3개인데 주로 50-60년대 출생한 베이비붐세대와 60-70년대 출생한 x세대 그리고 7-80년대에 출생한 에코세대다. 이들은 가장 큰 인구집단으로 가정을 이루어 부동산에 대한 강한 수요층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이천년대 대형평수의 아파트가 크게 오른 것은 베이비 붐세대가 40대에 도달해서였고, 지금은 x세대가 그 뒤를 있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10년후면 베이비붐세대가 70대가 되며 x세대 역시 60대에 근접해 부동산을 내놓을 시기가 된다. 이들의 물량을 받을 만한 뒷세대가 없다는 것이다. 이렇기에 위기는 찾아오며 위기의 1기 신도시에 찾아온다. 10년후면 1기 신도시는 어느새 조성된지 40년이되며 이 시기는 아파트의 수명한계와 일치한다. 재건축이 된다면 자산이 상승하거나 도시가 재생되겠지만 그럴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문제다. 저자는 1기 신도시의 아파트가 중층이상으로 지어져 건축업자 입장에서 수익성이 낮으며 그것을 만회할 만큼의 평당 단가도 낮기에 재건축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재건축이 되지 못한 낡은 아파트는 수명의 한계와 노후함으로 사람이 빠져나가게 되며 급격히 슬럼화한다. 일본의 다마신도시가 대표적인데 노후 아파트가 방치되어 기본적인 서비스 제공이 안되고 아파트는 팔리지 않으며 노인들만 소수 남아있다. 서유럽의 경우 이런 아파트를 정부가 매수하여 리모델링해 임대아파트로 재생시켰으나 한국의 경우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일본은 정부가 오히려 도쿄의 구도심지를 재개발하여 신도시의 수요를 흡수하여 신도시의 사망을 불러왔다. 한국도 비슷한 방향을 갈 가능성이 높다는게 저자의 판단이다.

 부정적 시나리오의 다른 이유는 역시 일자리다. 지방의 경우 세계화로 공장이 빠져나가 제대로 된 일자리가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방은 부동산이 폭락한다. 또한 4차산업혁명의 여파로 제조업의 자동화가 더욱 이루어지면 투자가 이루어져도 사실상 고용은 사라진다. 역시 문제가 되는 것이다.

 거기에 지방에는 건설업자와 정치인, 세입자의 3딜레마가 있다. 부동산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공급조절이 필요한데, 건설업자는 마구 잡이로 공급을 한다. 공급을 해야 장사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과잉공급을 해도 분양이 어느정도 이루어진다. 사람들이 새집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역할을 하는게 지방의 세입자다. 정치인도 문제다. 이들은 자신의 지역이 젊은이로 활기차기를 원하며 그래서 개발에 긍정적이다. 이 3딜레마로 인한 공급조절 실패가 또 하나의 좋지 못한 시나리오다.

 

3. 긍정적 시나리오

긍정적 시나리오의 이유는 우선 외국인이다. 일본은 폭락했지만 미국, 프랑스, 캐나다, 영국의 부동산은 폭등했다. 그것은 외국인들이 매수세로 등장했기 때문인데 주로 정세가 불안한 중국이나 중동, 남미의 부자들이다. 이들 국가의 부유층은 정세가 불안하여 언제든지 숙청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 때문에 해외로 재산을 도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현금의 경우, 경로가 그대로 드러나니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이다. 이들의 매입으로 위 국각의 부동산이 폭등했고, 제주도도 중국인에 의해 급등했다. 이런 외인의 한국 유입은 부동산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

 다음은 미중무역전쟁으로 인한 제조업 및 조선업의 회복이다. 미국은 금융위기시 이를 타개하고자 유가조작에 들어간다. 이스라엘을 동원하고 이란을 제재해 유가를 급등시킨 것이다. 유가가 급등하자 해양이나 채산성이 낮은 유전이 경제성이 생기고 이런 유전의 국가들이 미국으로부터 많은 대출 및 투자를 받았다. 이에 따라 이들 국가의 해양시추선등의 수요급증으로 10년전 한국의 조선업은 대활황을 맞은 것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경제상황이 이로 인해 정리되고 투자금 회수를 위해 미국은 다시 유가를 조작한다. 이번엔 사우디를 동원하는데 사우디는 미국의 셰일가스에 대응하기 위함이라며 증산을 시도한다. 유가가 폭락하고 이에 따라 한국의 조선업도 불황에 빠진다. 하지만 미국은 다시 유가 상승을 최근 시도하고 있다. 바로 중국때문인데 중국의 경제개발을 하며 주요 원유수입국이 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은 셰일가스층의 개발로 막강한 산유국이 되었다. 유가의 장기적 상승은 조선업의 상승을 불러올 것이며 미중무역전쟁결과 중국이 몰락하면 한국 제조업이 다시 상승할 것이기에 한국 부동산 전반에 상승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는게 저자의 시각이다.

 마지막 요인은 통일이다. 통일이 되면 북한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한국으로 내려와 수도권 부동산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북한의 주요 도시와 생산거점의 부동산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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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지리 - 지리로 포착한 세계경제 40장면, 2019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미야지 슈사쿠 지음, 오세웅 옮김 / 7분의언덕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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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책은 적어서 늘 소중하다. 저자는 일본인 학원강사인데 일본에서는 지리 교과를 많은 고교에서 아예 개설하지 않을 정도이며 지리를 가르칠 교사도 매우 부족해 다른 교과의 선생이 가르치고 있는 일이 허다하고 한다. 지리가 역사이상으로 중요함에도 지리 대중서나 인재가 부족한 것은 아무래도 역사나 다른 비슷한 분야에 비해서 대중적 인기가 부족해서가 아닐까 싶다. 어디서 역사 좋아한다는 사람은 많이 봤어도 지리 좋아한다는 사람은 사실 드물다. 

 이 책은 다섯가지 주제로 책을 풀어내는데 입지, 자원, 무역, 인구, 문화다. 벌써 아쉬운 점을 말하자면 모음 글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고 위 다섯가지를 일관되게 풀어내는 하나의 큰 흐름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그냥 따로따로인 글을 읽는 느낌이었으며 자원 부분을 보다가도 내가 자원부분을 보고 있다는게 잘 의식이 안될 정도였다. 기대가 너무커서 실망도 컸는데 그렇다고 책의 가치가 아주 낮지는 않았다. 소소한 지식들을 얻는 재미가 있었다.

 일단 거리 개념이다. 책에서는 거리를 시간적 거리와 경제적 거리, 심리적 거리로 범주화했다. 시간적 거리는 특정 장소에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며 경제적 거리를 그 장소에 가는데 드는 비용, 심리적 거리는 내가 주관적으로 그 장소를 얼마나 친근하게 느끼느냐다. 가령 한국에서 미국을 간다면 비행기를 타면 시간적 거리는 줄어드나 경제적 거리는 늘어나며 미국은 비교적 친근하기에 상당히 물리적으로 멈에도 이웃처럼 느끼는 것이다. 

 포장수력 개념도 재미있다. 포장수력은 약간 일본식 한자 같은데 국내에 존재하는 수자원 중에서 기술적 경제적으로 이용가능한 수력에너지의 양을 말한다. 아무래도 강수량이 많고 국토 면적이 넓은 나라일수록 포장수력이 크다. 한국의 수력활용은 낮아 수력에 좀처럼 주목하지 않으나 수력에 의존하는 나라도 제법 있었다. 

 대표적인 나라가 노르웨이다. EU지도를 보면 노르웨이와 스위스가 포함되지 않는데 노르웨이는 험준한 스칸디나비아 산맥에 많은 강수량으로 전체전력의 무려 95%를 수력이 담당한다. 노르웨이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조경수역에 해안이 뱅크이어서 농사가 불리해도 수산업이 우수하고, 강한 전력과 거기에 원유와 천연가스까지 있어 유럽연합에 기대지 않을 수 있었다. 

 의외의 사실들도 좀 있었다. 개인적으로 좀 우습게 보았던 스페인이 의외로 유럽의 자동차 강국이었다는 점이다. 유럽자동차하면 프랑스의 르노나 이탈리아의 피아트 독일의 벤츠 등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스페인은 유럽 2위의 자동차 생산국이다. 스페인이 이리 된건 저임금 때문이다. 유럽연합의 형성되며 공장의 이전이 크게 자유로워졌는데 독일이나 영국 프랑스에 비해 스페인의 임금 수준은 매우 저렴했다. 그래서 유럽연합 초기 스페인에 다수의 자동차 공장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하지만 유럽 연합이 동유럽으로 확대되며 스페인은 임금경쟁력을 상실한다. 하지만 그간의 노하우가 있어 소규모 생산 고급자동차나 다목적 차량등으로 업종전환을 하며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와 관련해서는 세개의 국가를 비교한다. 인도와 태국, 멕시코다. 인도는 초기 자동차에 큰 관심이 없었으나 무려 12억의 인구를 바탕으로 큰 내수시장을 통해 자동차 산업을 양성중이다. 이들의 목표는 내수시장을 통한 성장이며 이를 위해 외국 기업들에게 많은 인센티브를 주며 합작회사를 만들고 있다. 

 반면 태국은 인도에 비해 인구가 적고 국내에서 완성차를 생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 하지만 자동차 관련 수입이 지나쳐 적자 폭이 커지자 적어도 자동차 관련 부품을 국산화하려 노력하였으며 이에 성공한다. 태국은 부품을 자체 생산하고 해외 기업이 태국내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외국에 수출하며 자동차 산업을 성장시키고 있다.

 멕시코는 초기 부유한 미국인을 대상으로 자동차를 생산하는 거점 기지가 되었다. 이게 가능했던 점인 멕시코의 임금이 매우 낮았기 때문인데 믿기 어렵게도 거의 25년간 임금이 거의 오르지 않았다고 한다. 멕시코는 정세가 불안하지만 상당히 지리적 강점이 있는 나라다. 세계최대 경제국인 미국과 인접하고 그들과 FTA를 체결하고 있다. 또한 미국처럼 동서과 양 대양에 접한다. 즉, 아시아 시장과 유럽시장으로의 진출이 용이한 것이다. (우리만 봐도 유럽과 거리가 멀어 한국의 무역은 대개 미국과 일본, 동남아시아에 집중된다.) 거기에 인구가 많아 노동력이 풍부하며 초기부터 FTA 강국으로 무려 45개국과 조약이 체결되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눈에 띈 부분은 트럼프의 미국이 TPP, 즉 환태평양 무역협정을 탈퇴한 이유다. 트럼프는 미국 우파인 공화당으로 이들은 전통적으로 자유무역과, 친기업정책, 세금감소, 작은 정부를 주장한다. 하지만 트럼프는 다른건 다 따르면서도 작은 정부를 반대하고 큰 정부정책을 우선시한다. 여러 종류의 자유무역 협정은 우파의 입맛에 맞는 것이지만 자유로운 공장 이전과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트럼프의 지지기반인 가난한 백인 노동자를 힘들게 한다. 이에 트럼프는 TPP를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아쉬움도 많았지만 오래전 교과서의 여러 챕터를 공부하는 느낌이었다. 큰 깨달음은 없지만 소소한 지식은 얻을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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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 - 2018 제1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한강 외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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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회 김유정 문학상 수상작품 7선을 모아놓은 책이다. 유명한 한강의 작품이 수상해서 가장 앞에 있고 나머지들이 차례로다. 색깔이 매우 다른 독특한 작품들을 모아 놓아 짧은 책임에도 생각보다 읽기가 쉽진 않았다.

 두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우선 한강의 작별, 주인공은 겨우 24살에 엄마가 되어 이젠 그 아이가 어느덧 중학생이 되어버린 여성이다. 그러니 나이가 30대 후반일 것이다. 요즘은 이나이에 연애를 하거나 결혼했어도 나이가 어린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인지 주인공도 연애를 하고 있다.

 연애를 하는 사람은 지독히도 가난하고 여기서 벗어날 마땅한 재주도 없는 남자다. 나이차이는 제법 나는데 이 남자는 주인공이 일하는 자그마한 회사에 인턴으로 들어왔다 결국 정규직이 되지 못한 사람이다. 그래도 독한 면은 있어 3-4일을 회사에 죽치고 찾아와 못받은 몇달치 마지막 급여를 받아갔다. 주인공이 다니는 회사의 사장은 한국에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나쁜 사장이다.

 이런 주인공의 일상에서 그녀는 남자친구와 만나기로 하고 눈내리는 날 잠시 앉아서 졸다 눈사람이 되어 버린다. 몸이 쉽게 부서져버리고 녹기까지 한다. 어릴적 애써 만들었지만 잘 녹거나 망가지는 눈사람은 보관한다고 냉동실에 넣어본 기억이 있어 상황은 더 절망적이다. 눈에는 공기가 있어 기온이 유지되어도 눈사람은 쪼그라들었다. 자신도 그렇게 되고 말것이다.

 재밌게도 주인공도 생각보단 태연하고, 남자친구도, 심지어 아들녀석도 놀라지만 태연하다. 작가가 말하려는게 뭔지 모르겠다. 주인공의 고단한 삶에 대한 공감인지, 악덕기업들에 대한 비판인지 모호하다. 하지만 독특한 느낌이 있었다.

 다른 하나는 언니다. 이것도 우리의 무거운 갑질사회가 드리워져있다. 주인공은 서울 북부의 대학을 다닌다. 오래전 독서실에서 인회언니를 알게되는데 중어중문과에 진학해보니 그 언니가 그 과의 조교였다. 언니의 지도교수는 민교수로 여성이다. 한국의 교수 갑질은 유명한지라 민교수는 나이도 젊고 학생들에게 인기도 제법 좋지만 인회언니에게 프로젝트를 하나 던지고 무책임하게 외국의 가족에게로 떠나버린다.

 언니에게 던진 것은 한 중국어 책의 번역이었는데 초벌 번역이 워낙 형편없는 수준이라 처음부터 다시해야 하는 형국이었다. 그걸 인회언니가 주인공과 그 친구 성주에게 부탁하여 시작한다. 인회언니는 누구나 한번 쯤 만났을 법한 여느 대학의 생활력 강한 여선배를 생각나게 한다. 꾸미지 않고 성실하며 밥도 잘 사주고 헌신적이다. 그렇게 방학 수개월을 번역에 몰두하여 프로젝트를 해낸 언니에게 민교수는 외국에서 사온 백하나를 던져준다.

 그렇게 출간 된 책에는 버젓히 민교수와 역시 교수인 그녀의 남편의 추천사가 들어있었고 인회언니의 이름은 전혀없었다. 언니는 그 일에 대한 항의로 대학에서 멀어진다. 석사논문이 좌절되고 학교에서 밀려난다. 복수는 유치하지만 치명적이었다. 그래서 교수갑질이 가능한 것이겠지. 언니는 대학당국에 항의하지만 얻는건 없었다. 그렇게 인회언니와 주인공은 이별한다. 공감하고 유대하지만 헤어지며 다신 볼것 같지 않은 헤어지는 말이 더 무서웠다. 이 작품은 그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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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한 마음 - 전중환의 본격 진화심리학
전중환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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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문이나 책에는 총론과 각론이 있다. 학문의 기저 배경이나 핵심원리를 담은 짤막한 원리가 총론이며 그 뼈대를 기반으로 살을 붙여나간 것이 각론이다. 인간이 하는 모든 학문을 인문학이라고 보면 이 학문의 배경이 되는 것은 결국 인간의 핵심원리를 다룬 진화론이고 다른 학문은 각론에 불과해진다. 물론 각론도 매우 중요하지만. 이런 생각을 담은 책이 사회생물학이었고, 이 책은 대충 40년 정도 전에 엄청난 격론을 불러일으켰다. 이와 같은 생각은 아직도 일부에겐 수용되고 일부에겐 상당한 거부감을 불러온다.

 그래서인지 진화심리학을 다루는 이 책도 방어적인 설명이 많았다. 진화심리학에 대한 공격은 우선 방법론이 과학적이지 못하고 끼워맞추기 식이라는 점과, 인간의 본성을 설명한 것들이 현대사회 민주주의나 성평등에 맞지 않는 부분이 다소 있다는 것이다. 책은 이런 공격에 대해 설명한다. 진화심리학의 연구는 우선 독특한 인간의 한 심리적 특성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것이 이런 이유로 인간의 적응도를 높였을 것이라고 가설을 세우고, 그것이  여러 문화권에서 실제로 그런 이유로 적응도를 높였는지 검증한다. 쉽게 말해 자식을 더 많이 낳고 생존도를 높였냐는 것이다. 그리고 가설이 맞는 것으로 판명되면 그것은 인정된다. 즉, 방식이 단순히 끼워맞추기 식이 아니라 결국 과학적이라는 것이다.(그리고 사실 과학조차도 완벽한 방법론을 갖고 있지 못하다. 게다가 다른 학문의 방법도 그다지 과학적이지 못하다. 진화론만 비판할 것은 아니며 오히려 진화론이 그나마 더 과학적 방법을 사용한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밝혀진 인간의 진화한 심리기제가 비민주적이거나 비도덕적 혹은 성평등에 반하는 것이라면 이것은 그저 인간이 이런 경향을 많이 갖게된 설명이며, 정당화는 아니라고 말한다. 인간의 폭력성이 적응도에 도움이 되었다는게 밝혀졌다고 해서 폭력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런 설명을 통해 그 원인을 알게 되어 그런 것을 방지하고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책은 말한다.

 서론이 지나치게 길었다. 책은 인간의 성과 생존, 폭력성, 정신병, 교육, 우정, 가족, 정치성등 많은 재밌는 부분을 다루고 있다. 전에 여러 책에서 접해서 익숙한 부분을 빼고 이번에 여러 재밌는 생각거리를 준  부분만 정리해보았다.

 

1. 폭력성

인간이 폭력적인 동물이라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상당히 폭력적인 영화와 스포츠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그것도 모자라 꾸준히 직간접적으로 저지르며 그 대상이 자신과 혈연관계인 사람도 예외가 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이는 무척 자명해보인다.

 책은 폭력이 인간의 본성임을 보이는 증거로 3가지를 든다. 일단 아기에게 폭력성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기는 통념과 다르게 상당히 폭력적이다. 그녀석들이 얼마나 물고 뜯고 할퀴고 때리는가! 폭력 빈도를 계산해본 결과 인간의 그 어느시기에 비해 아기 때가 가장 폭력빈도가 높으며 절정은 만2세시기다. 이후로 오히려 사회성과 교육으로 감소하는듯 보인다. 어릴때 폭력빈도가 높다는 것은 인간이 폭력적으로 태어났다는 증거가 된다.

 다음은 인간의 대다수가 자신을 괴롭히거나 싫어하는 누군가를 살해하는 상상을 진지하게 여러번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다른 동물처럼 제한된 자원과 성기회를 놓고 결국 경쟁해야한다는 면에서 동종끼리 실제로 폭력을 행사할 수 밖에 없고 그렇고 있는 입장이라는 점이다. 마지막은 인간의 뇌와 신체가 타인을 공격하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양성중 보다 공격적인 남성은 팔근육량이 여성에 비해 무려 75%가 높다. 다리 근육은 50%정도임에도 말이다. 상체는 공격을 하체는 주로 도망가는데 쓰인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차이는 유의미해 보인다. 실제로 헬스클럽에가면 많은 남성들이 상체위주의 운동을 하며 상체를 적극 드러낸다. 다리운동에 집중하거나 다리근육을 드러내는 이들은 극히 드물다. tv에서도 남자 아이돌이 드러내는 근육은 주로 상체다. 어디 다리드러내는거 본적 있는가?

 그렇다면 어찌하여 인간은 폭력성이라는 심리기제를 진화시켰을까? 우선 도구적 폭력이다. 언급한 것처럼 제한된 자원을 얻기 위해서 경쟁상태에서는 폭력은 적응도를 높이는 심리기제였을 것이다. 다음은 복수다. 인간은 복수심이 상당하고 공감한다. 복수를 다룬 책이나 영화가 얼마나 많고 그것을 다루는 장면을 보았을때 우리가 느끼는 쾌감은 상당하다. 복수는 얼핏 자신을 위험에 빠뜨려 적응도를 낮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빚진만큼 돌려준다는 행위는 남이 자신을 우습게 보이지 못하게 하여 상대의 선제공격효과를 낮춘다는 측면이 있다. 마지막은 지배다. 사회적 지위를 지키기 위해 단순한 욕설이나 모함, 가벼운 신체적 부딪힘에도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살인사건이나 우발적 폭행은 그다지 심하지 않은 모욕이나 충돌에서 비롯된다. 이는 폭력으로 자신의 지위를 유지해 적응도를 높이려는 심리기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2. 보수와 진보

인간의 보수적 성향과 진보적 성향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우선 일반성향모델을 거론한다. 이는 우리의 마음속에 극좌에서 극우에 이르는 스펙트럼에 속하는 하나의 성향이 있고, 이게 하나의 본성으로 진화햇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 인간이 모든 사안에서 진보다 보수적 성향을 일관되게 보이지 않는 점에서, 그리고 이럴 경우 그것 자체가 복잡한 인간사회에서 오히려 적응도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나온 것이 영역-특이적 모델이다. 이는 사람들이 일관된 정치적 성향을 띠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화적 이득에 따라 각 쟁점에 대해 견해를 달리한다는 것이다. 진보와 보수가 부딪히는 사회적 사안은 폭넓지만 위든가 커즈번은 세영역으로 단순화했다.

 경제영역과 사회집단적 영역, 성번식 생활영역이다. 경제영역은 소득 재분배나 사회복지에 관한 부분이며 사회집단적 영역이 다른 집단에 대한 수용성이나 배타성 여부, 성번식 생활영역은 성적인 개방성에 관한 것이다.

 경제영역에 대한 연구결과 저소득층은 당연히 진화적으로 적합도를 높이는 소득 재분배와 사회복지를 선호했다. 하지만 여기에 그들의 사회적 네트워크인 혈연이나 지연, 종교가 추가되면 입장은 다소 달라진다. 저소득층이라도 주류네트워크에 소속되어 있으면 네트워크에 대한 기대로 복지정책에 대한 지지가 다소 낮아졌다. 반면 고소득층에 고학력자라도 이런 네트워크가 약하다면 경제영역에 대해 진보적인 성향을 드러내었다.

 사회집단적 영역에서는 자신의 소속집단과 자신의 실력에 따라 입장이 다양했다. 실력있는 비주류집단(고학력 비종교)의 경우는 집단에 따른 차별에 당연히 반대했으며 반대로 실력없는 주류진단은 경우(저학력 종교)의 경우에는 집단에 따른 차별에 찬성하는 경향을 보엿다.

 성번식 생활양식 영역에서는 우선 순정파전략 집단과 자유분방한 바람둥이 전략집단의 입장이 엇갈렸다. 순정파집단 전략은 한 배우자에 충성하므로 당연히 성적인 개방에 반대한다. 반면 바람둥이 잡단은 보다 많은 성기회를 위해 이런 개방성에 찬성한다. 묘하게 약물에 대한 개방성은 성적인 개방성에 대한 태도와 상당히 일치했는데 약물과 성이 상당히 연결되었다는 증거로 보이기도한다.(실제로 현실세계에선 그런일이 많이 일어난다)

 위의 예를 한국에 적용해보면 저소득이며 저학력이지만 조상대대로 살아 학연지연이 막강하고 교회를 다니며 이성애자이고 순정파인 영남의 서민을 생각해볼수 있다. 그는 가난하니 소득재분배에 찬성하지만 네트워크가 충실하여 경제적 진보정책엔 주로 반대한다. 저학력에 주류집단에 속하니 외국인아니 외부집단에 혐오감을 갖고 배타적이며, 순정파에 이성애자니이 마약등에 반대하고 성적으로 매우 보수적이며 성소수자를 허용하지 않는다.

 

3.교육

인간은 누구나 직관을 갖고 있으며 이는 빠른 판단을 욕하는 상황에서 유용하며 실제로 정확도도 의외로 상당하다. 하지만 정확하지 못하고 과학적이지 못하다는 점에서 한계를 갖는다. 직관 이론은 아이가 학교에서 어떤 현상에 대해 과학 이론을 배우기 전에 그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 나름대로 품는 추측이다.

 직관은 단지 틀린 것 뿐만 아니라 논리적이고 일관된 체계를 갖는다. 또한 시대와 문화를 막론하고 모든 정상인의 마음에 어려서부터 자리하며, 매우 튼튼해 이를 반증하는 증거나 주장을 접해도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다.

 과거 수렵시대에는 이런 직관으로도 충분했지만 인간의 과학기술과 학문이 양적질적으로 엄청나게 쌓이면서 인간의 직관은 문제를 맞이한다. 직관에 의해 얻는 인간의 지식이 1차지식이라면 인간의 문명이 이룩한 지식을 2차지식이라 할 수 있는데 결국 인간은 2차지식을 쌓는데 적합한 진화적 심리기제를 아직 만들어내지 못한 셈이되는 것이다.

 학교교육은 결국 이 1차와 2차지식 간의 간극을 메우려는 시도가 되는 셈이며 모두가 알다시피 이는 매우 어려운 시도다. 실제로 심리학을 교육과 접목한 교육 심리학은 만은 편이지만  진화심리학과 교육을 연결하는 시도는 매우 미약하다. 물론 책에는 교육진화심리학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실제 내용도 빈약하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2차지식의 습득에 약한 것은 아닌것 같다. 인간에게 매우 익숙치 않은 도구인 활자를 좋아하고, 이를 엮은 책을 좋아하는 이상한 사람들도 소수이지만 있다. 그리고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도 역시 존재한다.)

 

4. 성격

인간은 모두 제각각 다른 성격을 지닌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성격을 파악하는 5개의 특질로 개방성, 성실상, 외향성, 원만성, 신경성을 제안했으며 이로 인해 인간의 성격을 상당히 파악하는게 가능해졌지만 왜 그런 성격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한다. 단지 기술할 뿐이다.

 인간의 성격이 다양한 이유는 환경에 따라 최적의 형질값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요즘 핵인싸라고(무척싫어하는 용어다)탁월한 개방성과 적극성으로 무리를 선도적으로 이끄는 성격이 주목받는다. 그리고 아싸인 우리들은 그런 인싸를 부러워한다. 인싸는 인기가 많고 주목받으며 성기회도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아싸가 많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책은 난데없이 거피라는 물고기를 예로 든다. 인싸인 거피는 무척이나 대담하다. 반면 아싸들은 겁이 많고 소심하다. 이들은 강에 사는데 강의 중류는 무척 좁아 거피의 천적이 좀처럼 침투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성격이 대담한 거피들이 적합도가 높았다. 반면 드넓은 하류에서는 천적을 겁내고 도망하는 소심한 거피가 오히려 적합도가 높았던 것이다. 인간사회도 비슷했을 것이다. 대담하고 적극적인 인간은 전쟁이나 재난시 오히려 적합도가 떨어질 수 있으며 반대의 성격은 생존에 유리했을 것이다. 이런 인해 인간의 성격은 다양해진다.

 다른 이유로는 한 행동전략이 드물수록 높은 성공을 거둔다는 점이다. 한 인간 무리의 성격이 모두 원만해 웬만한 배신자는 용납하고 있다. 이 경우 원만한 성격들은 자기들만 있으면 별 무리가 없지만 극악한 배신자나 사기꾼이 등장하며 적합도가 크게 떨어지며 사기꾼은 올라간다. 물론 시간이 지나며 이들의 균형은 맞춰지게 되고 이로 인해 인간의 성격도 다양해지는 것이다.

 책에서 재밌는 점은 전염병과 성격도 관련지었다는 것이다. 책은 전염병이 강하게 나타나는 지역이라면 외향적인 성격보다는 사회적 접촉이 적고 보수적인 내향적 성격이 적합도가 높을 것으로 보았다. 아무래도 접촉이 적은 것이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덥고 습하여 전염병이 잘 창궐하는 아프리카나 동아시아의 경우 내향적인 성격이 다수 나타났다. 동아시아의 권위적 문화가 가능한 것은 아무래도 내향적이고 순종적인 사람들만 살아남았기 때문이었을까? 재밌는 추론이다.

 

이 책에는 이외에도 내가 너무 길어서 정리하지 않은 도덕성이나 정신병 부분도 무척이나 재밌게 실려있다. 진화심리학과 진화론을 무척 좋아하고 믿는 편이이서 무척 재밌게 보았다. 이 책은 진화심리학 역시 적응도를 높이는 심리기제가 진화하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전제에 동의하는 편이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많은 논쟁이 있는 만큼 생각해볼 부분이다. 물론 인위적인 것이 있긴 했지만 인간이 불과 일만년 정도 만에 동물을 가축화하고 식물을 식용작물화한 것을 보면 진화의 속도는 생각보다 빠를수도 있다. 실제로 인간 역시 지난 일만년간 많이 변했다. 피부색이 다르게 변했고 체격들도 다양해졌다. 이것은 모두 농경과 더불어 일어난 일인데 문화적 폭발이 일어난 이 시기에 심리상의 진화가 전혀 없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생각해볼 부분같다. 몸보다 마음이 변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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