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중심 수업을 위한 협력적 수업 설계 가이드 - 교사 공동체의 역량 기반 융합수업 만들기
이은상 지음, 김현진 감수 / 푸른칠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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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서 선생님들끼리의 생각은 생각보다 어렵고 좀 처럼 잘 일어나지 않는다. 초등이라면 전교과를 다 가르치고 하루종일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 개별교실에 철저히 갇혀있는 편이다. 공간적으로 서로 간의 격리가 있고 간섭하지 않는게 서로의 전문성을 존중한다는 분위기이다 보니 간섭하는 물론 딱히 협력이 일어날 일도 없다. 중등은 교과의 벽이 두텁게 쳐있다. 교무실에 서로 붙어 있긴 하지만 서로간의 교과의 벽이 높고 서로의 수업에 간섭하는 것은 상당히 주제넘은 일이 된다. 역시 수업설계상 협력이 일어나기 어려운 구조다. 

 하지만 앞으로, 아니 지금의 세상은 교사의 협력을 요구한다. 시대는 역량중심교육을 요구하고 있으며 학생중심학습과 교육과정의 운영을 해야한다. 이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함께하였을때 더욱 제대로 할 수 있다. 모든 교과를 혼자 가르치는 초등은 사실 혼자서도 역량중심교육을 실천하는 프로젝트학습이나 문제중심학습 등의 교과통합수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중등은 교과의 벽이 쳐져있기에 위와 같은 실천을 위해서는 반드시 개별교과를 넘어서는 교사들간의 협력이 요구된다. 그리고 이 책은 그 협력을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것이다.

 책에 의하면 교사의 협력 유형은 크게 네 가지이다. 우선 단순 협력으로 일상 이야기나, 단편적 아이디어의 교환, 수업 자료와 방법의 공유다. 현장에서 쉽게 많이 일어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긴밀한 렵력으로 특정 책임을 공유하는 교사들의 상호 의존적 협력이다. 자율성과 집단에 대한 소속감과 목표를 공유하는데 현장에서 진정성 있게 운영되는 혁신학교를 제외한다면 거의 관찰할 수 없는 유형이다. 세 번째는 완전한 협력으로 자율성을 기반으로 주도권을 갖고 협력하는 것으로 역시 드물다. 네 번재는 인위적 협력으로 타인(주로 교육청 또는 교장교감)에 의해 강제, 강요, 명령에 의한 것으로 특정시간과 장소에서 일어난다. 주로 학교 행사나 공문을 해결하기 위한 협력으로 가장 교육적 의미가 적으면서도 가장 많이 일어나는 유형이다.

 교사가 제대로 협력하면 여러 긍정적 효과가 일어나는데 학생의 학업 성취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교사의 전문성 개발에 도움이 되고, 교사의 업무 방식과 상호작용을 바꾸어 학교의 문화적 수준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변화를 처리할 수 있는 학교의 변혁적 역량을 향상시키게 된다. 

 책은 교사의 협력을 통한 협력적 수업 설계를 강조한다. 협력적 수업 설계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맺고 자율적으로 의사소통함으로써 공통 수업 혹은 개별 수업을 협력적으로 분석, 설계, 개발, 설정, 평가하는 과정이다.

 협력적 수업 설계의 단계는 다음과 같다.

1. 팀 준비

 수업 설계전 팀의 목적과 환경등을 마련하는 것이다. 학교의 비전이나 지역, 학생특성을 토대로 올해 학년의 목표 등을 정하는 것이며, 가용가능한 자원 및 서로 간의 역할, 앞으로의 규칙이 정해진다.

2. 분석하기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주제를 선정한다. 주제는 빅아이디어나 핵심개념등 큰 것으로 자유나, 평화, 의사소통, 환경 같은 것들이다. 이 주제를 달성하기 위한 교과나 성취기준 등을 정하며, 구체적인 평가상황도 지정한다. 주제가 환경이라면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우리 지역이나 학교 등에서 해결방안 마련하기 정도가 되겠다.

3. 설계하기

 설계에선 분석 내용을 토대로 구체적인 평가 내용 및 방법, 문제상황, 학생활동, 도구, 지원방안등을 결정한다.

4. 개발, 실행하기

 구체적인 자료를 탐색 및 개발하고 실제로 수업을 진행하는 과정이다.

5. 성찰, 평가하기

 모든 설계 단계마다 수행하는 형성평가와 수업과 설계활동을 모두 종료한 뒤 그 성과를 평가하는 총괄평가 같은 역할을 한다. 


책에는 위 협력적 수업 설계단계가 매우 상세히 나와있다. 사실 다섯 단계마다 하위의 단계들이 있으며 해야할 일들이 구체적으로 명시된다. 그리고 이를 적용한 실제 사례도 나온다. 중등의 예인데 여러 교과가 하나의 목표를 위해 협력한다. 위의 과정은 목표설정 후, 평가상황을 먼저 상정한다는 점에서 이해중심교육과정과 그 순서가 같다. 때문에 유사한 면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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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학교, 헬레네 랑에 - 상상을 현실로 만든 혁신학교 이야기
에냐 리겔 지음, 송순재 옮김 / 착한책가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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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혁신학교는 학교와 지역에 따른 차이를 보이지만 많은 공통점을 보인다. 우선 학생을 교육의 주체로 본다는 것이다. 때문에 학습자 중심의 학생주도적 프로젝트를 많이 운영하며 다양한 체험과 노작의 기회, 문화예술체육의 경험을 강조한다. 또한 교육의 주제로서 교사의 전문성을 믿고 자율성을 크게 부여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혁신학교의 교사는 교육과정을 국가의 지침이 허락하는 범위내에서 자유롭게 주무르고 조직하며 예산이나 행정에서도 많은 권한을 위임받아 교육에 힘쓴다. 그리고 지역과 학부모를 교육의 장이자 주체로 본다는 점이다. 혁신학교는 마을을 통한, 마을을 위한, 마을에 의한 교육을 강조하며 학부모가 교육의 주체로 참여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런 혁신적 흐름의 원조격인 학교가 바로 독일의 헬레네 랑에 학교이다. 언급한 교육개혁은 10년에서 20년전 한국의 몇몇 선구자들이 실행했을땐 매우 혁신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헬레네 랑에 학교는 비록 독일이지만 이것을 무려 1980년대에 실행했다. 학교의 수업은 교과의 두터운 벽에 쌓여있었지만 헬레네 랑에의 교사와 학생들은 이걸 프로젝트로 묶어냈다. 연극 수업은 많은 혁신학교에서 그 효과성이 높아 자주 이뤄지고 있으며 심지어 초등교육과정 국어과에도 도입되어 있다. 하지만 헬레네 랑에 학교에서 이것을 교육과정에 도입했을땐 그렇지 않았다. 사실 이들은 교육과정이라기 보다는 별도의 프로그램이로 이것을 돌린듯 한데 많은 학생들이 연극에 몰두해 수업인정이 안되고 기존 수업 점수도 낮아 문제였다. 거기에 일부 열성적 강사가 학생과 함께 임의로 학교 교실을 검게 연극에 맞게 칠해버리고 밤늦게 남아 연습을 하여 난방비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이것을 밀어 붙였고, 연극에 참여하여 그 맛을 경험한 학생들은 단기적으로는 성적에 문제게 생겼지만  장기적으로는 그것을 상회하는 역량을 갖추게 되었다.

 헬레네 랑에 학교는 그 울타리 안에서 모든 학생이 각자 자기 능력이 한계를 뛰어 넘도록 함과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을 함께 발견하고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한다면 그 할일을 다한 것으로 판단한다. 그래서 헬레네 랑에 학교 졸업생들은 스스로 주체가 되어 학습하고 학습의 결과물을 학급과 평가단에 발표하며 지식 전문가들의 지식을 자유롭게 끌어다가 맥락에 맞게 사용하고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탁월하게 체득한다. 그야먈로 교육의 목표와 이상을 모두 실현한 학교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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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시험 - 대한민국을 바꾸는 교육 혁명의 시작
이혜정 지음 / 다산4.0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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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어도 중고교까지 한국 학생들의 학업수준이 높다는 건 사실이다. 단순암기 뿐만 아니라 창의력등 고등 사고력도 높게 나오는 편이다. 하지만 이것은 실제로 그런 자질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선행학습과 지식암기위주의 교육 때문이다. 어느 정도의 선행은 그런 고급사고력도 높아 보이게 만든다. 상황은 고등교육, 즉 대학에서 부터 역전된다. 

 대학부터 학생은 사실상 지식 생산자가 된다. 논문을 쓰기 때문이다.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사안을 창의적으로 바라보고 재조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즉, 문제를 창출하고 그 해결과정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인데 고교까지 꺼내는 교육이 아닌 집어 넣는 교육만 가능한 한국학생은 여기서부터 뒤쳐지게 된다. 때문에 한국 학생들의 서구권 대학에서의 중도탈락율은 높다. 

 저자는 오래전 회자되었던 서울대에서 에이플러스를 받는 것에 대한 다큐의 관련자다. 나도 대학에서 느낀 것이지만 고등교육에서도 한국의 수업과 교육은 비슷하다. 교수의 견해를 받아들이고 그 관점과 지식을 암기하는 것이다. 토론은 사실상 거의 없으며 그나마저의 토론도 학생들끼리다. 교수와 대담하며 진행되는 수업은 사실상 없다. 설령 공부하며 교수와 다른 가치와 지식을 갖게 되어도 이를 답안에 쓰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교수의 그것을 따르는 것에 비해 낮은 학점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교수들은 이런 경우 사실 자신에게 대드는 듯한 기분과, 자신의 수업을 성실히 수강하지 않았다는 편견을 갖는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설득력이 낮기에 평점을 낮게 주었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서구의 교육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주어진 답변만을 충실히 써내려는 답안을 가장 낮게 평가한다. 

 하여튼 저자는 한국의 교육의 문제를 이런 평가에 있다고 지적한다. 주어진 답안을 써내는 교육만을 하니 교육수준이 높을 수 없다는 것이며 IB처럼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어가는 교육과정과 수업, 그리고 평가를 해야만 교육이 바뀔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지극히 옳은 말이다. 초중고, 특히 입시와 직결되는 고교 및 대학입시의 평가가 이렇게 바뀐다면 한국 교육은 상당히 바뀔 수 밖에 없다. 혁신교육의 실패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결국 입시가 이것에 맞추어 바뀌지 않았던 탓이 크다. 그렇기에 혁신 교육은 초등에서 중학교, 고교로 갈수록 그 위세가 약하며 반발도 심했다. 

 하지만 평가만 바뀐다고 해서 모든 게 바뀌지도 않을 것이다. 결국 사회도 같이 바뀌어야 이런 교육도 더욱 빛을 발하고 부정적인 요소를 줄여 진정성 있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서열화와 능력주의에 빠진 상태에서 이렇게 평가만 아름다워진다면 그 아름다워진 평가에서 능력주의로 무장한 인재들이 나오게 될 것이다. 물론 이번엔 다소 진정한 능력을 갖춘 자들이 배출된다는 점이 중요한 차이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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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를 말한다 - 대한민국 미래 교육을 위한 제안
이혜정 외 지음 / 창비교육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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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이 바뀌고 두 달 후 지방선거에서 교육감들도 많이 바뀌었다. 지난 지선에선 진보교육감이 대거 당선된 반면 지금은 보수와 진보가 균형을 이룰 정도로 지형이 달라졌다. 특히, 3선을 했던 경기와 강원은 보수교육감으로 바뀌어 기존 혁신교육의 대대적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그리고 IB가 많이 회자된다. IB는 국제 바깔로레아로 프랑스의 바깔로레아 체제를 국제표준화한 것이다. IB는 1968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등 국제기구 주재원, 외교관, 해외주재 상사의 자녀들을 위해 개발된 것이다. 이 자녀들은 이동이 많았기에 특정국가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기는 무리였고 때문에 국경을 넘나드는 교육과정이 필요했다. 한국에서는 대구와 제주가 IB를 하고 있으며 경기도는 대대적 도입을, 서울은 부분적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IB는 4개의 프로그램을 갖는다. 초등, 중등, 고등 디플로마 프로그램, 직업교육 프로그램이다. 이중 고등 디플로마 프로그램이 1968년부터 가장 밀도 있게 운영되고 있다. 초중등 같은 경우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의무교육과정이기에 IB는 교육과정의 골조만 제공하여 각 국가의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끼워넣을 수 있게 구성되었다. 

 IB의 교육목표는 다음과 같다.

1. IB는 다른 생각들 간의 이해와 존중을 통해 좀 더 평화롭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도록 탐구심있고 박식하며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을 양성한다.


2. 이를 위해 IB는 학교, 정부, 국제기구들과 협업하여 국제적인 교육과 엄정한 평가의 도전적 프로그램을 발전시킨다.


3.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 학생들이 좀 더 적극적이고 공감력 있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도 옳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평생 학습자로 성장하게 한다.


이런 목표로 인해 IB는 교과서의 생각과 저자의 생각을 넘어서 학생 각자의 생각을 개발하게 끔 하는 교육구조를 형성한다. 그리고 시험보다는 과정중심평가를 하며 평가성적을 누적시키기보다는 과정을 통해 노력으로 드러난 최종 성적을 반영한다. IB의 인재상은 탐구적 질문을 하는 자로 탐구적 질문이란 세상에 대해 자신만의 의문과 호기심, 궁금증을 발굴하는 것이다.


 다음은 IB의 학습자상이다.

1. 탐구적 질문 2. 지식 3. 생각 4. 소통 5. 원칙과 소신 6. 열린 마음 7. 타인을 배려

8.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 9. 균형 10. 성찰


 IB학교에서는 이런 학습자상의 달성을 위해 개발할 지식, 역량, 기능, 태도를 명시한다. 그리고 학생에게 유의미한 학습 활동을 허용한다. 학생이 자신이 사는 개인, 지역, 국가, 세계의 이슈에 대해 자각하게 하며, 교육과정은 학생의 경험과 연관되게 구성한다. 

 IB에서 가르침과 배움은 구성주의적 접근이다. 탐구적 질문하기-수행하기-성찰적 생각하기-다시 탐구적 질문하기-수행하기-성찰적 생각하기-다시 탐구적 질문하기의 순이다. 즉, 탐구적 질문하기와 수행하기, 성찰적 생각하기가 계속 맞물리며 학습과 질문을 심화해나가는 것이다. 

 IB는 탐구적 질문에 기반하는데 이는 학생이 스스로 정보를 찾고 이해한 바를 구성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IB는 개념 이해를 강조하는데 개념 이해를 심화하고 연계성을 찾아내어 학생들에게 새로운 맥락으로의 전이학습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IB는 지역적이고 구체적인 맥락이해와 연결을 하는데 실제 삶의 맥락과 실례를 가르침으로써 학생들 자신의 고유한 경험과 그들을 둘러싼 세계를 연결해서 새로운 정보처리, 지역적 정체성과 확장된 시야를 갖추게 하는 것이다. IB는 효과적인 팀워크와 협력에 집중하며 학습의 장벽이 되는 국가, 지역, 계층간 경계를 제거하여 개별화한다. IB는 평가정보를 잘 활용하는데 평가를 형성평가의 개념으로 생각한다.  

 IB 디플로마는 취득을 위해 고급수준 3과목, 표준수준 3과목 이수가 필요하다. 과목당 최고 7점이다. 표준수준 과목은 2년간 150시간, 고급수준 과목은 2년간 240시간이 필요하다. 이외 소논문, 지식론, 창의봉사체험활동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평가는 전 과목 논술, 수행평가이며 최종 점수에 내신이 포함되고 모두 절대평가다. IB 디플로마는 총 45점 만점으로 과목 6개*7점, 그리고 소논문이 3점이다. IB 디플로마는 지식론이 의무교과다. 지식론은 우리가 배우는 지식이 무엇이고, 이것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배우는지를 아는 것으로 즉, 학습에 대한 메타인지 교과다. IB 디플로마의 소논문은 대학수준 쓰기는 아니다. 영어4000자 이하의 글쓰기로 실제 어떤 문제를 발굴하고 그 답을 찾아가는 연구절차를 경험하는 것이다. 창의체험봉사활동은 주3-4시간 씩 18개원간 150시간을 하는 것이다. 학생이 그 과정을 온라인에 스스로 입력한다. 

 중학교 프로그램은 5년 과정이다. 각 나라의 학제에 따라 2,3,4년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중학교 프로그램도 10가지 학습자상이 같이 제시된다. 8개의 과목군이 있으며 매년 각 최소 50시간의 교과별 수업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8개 과목군은 모국어, 외국어, 사회, 수학, 과학, 체육, 보건, 예술, 디자인이다. 교사는 좋은 탐구형 질문을 설계할 수 있도록 수업설계도구를 제공하는데 주요 콘셉트, 교과별 관련 콘셉트, 글로벌 맥락이 그것이다.

 콘셉트는 학습의 기반을 형성하는 거시적 아이디어 렌즈다. 중학IB는 16개 주요콘셉트, 그리고 교과별 12개 콘셉트를 제공한다. 심미, 변화, 의사소통, 공동체, 연결, 창의성, 문화, 발달, 형태, 글로벌 상호작용, 정체성, 논리, 관점, 관계, 시간장소공간, 체제다. 중학 IB에서 교사는 주요 콘셉트, 교과별콘셉트, 글로벌 맥락을 도구로 하여 각 국가의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탐구할 질문과 수행과제를 설계하고 평가를 진행한다. 중학교 IB의 글로벌 맥락은 정체성과 관계, 시간과 공간의 방향성, 개인적 문화적 표현, 과학기술혁신, 세계화와 지속가능성, 공정성과 개발이다.

 초등 IB는 학생은 자신의 경험을 기반하여 배운 내용을 이해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존 지식을 새롭게 경험하는 것과 연계하는 것을 강조한다. 그래서 교사의 역할은 학생의 과거인식과 현재인식을 제대로 관련 짓게 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아동이 지역 사회에서 경험한 사례를 세계적 맥락에서 볼 수 있게 협력과 소통을 강조한다. 초등에서는 8개의 콘셉트가 제시된다. 형태, 기능, 인과관계, 변화, 연결, 관점, 책임, 성장이다. 이들 콘셉트는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 보편적인 것이며 일반 아이디어를 이해하고 고차원적 사고를 하는 추상적인 것이다. 초등에선 태도가 제시되는데 감사, 노력, 자신감, 호기심, 공감력, 열정, 독립성, 진실성, 존중, 인내다. 초등 IB 에는 중학교의 글로벌 맥락에 연계되는 융합교과적 주제가 제시된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가 있는 시간과 공간은 어디인가, 어떻게 우리 자신을 표현하나,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나, 어떻게 우리를 조직하나, 지구를 공유하기이다.

 책에는 구체적 수업 사례는 등장하지 않지만 국어과를 예로 IB수업과 일반 수업의 차별점을 든다. IB는 작품을 통으로 보고, 학생과 교사가 학습할 작품을 선택하고, 대화와 토론을 진행하며, 자신의 생각을 길게쓰고, 수업중 협력한다. 하지만 일반 국어수업은 작품의 일부분만을 다루고, 작품 선택권이 없으며, 설명과 강의가 이뤄지고, 주어진 문항 중 하나를 답으로 골라야하며, 협력보단 경쟁이 일어난다. 

 IB 는 연간 비용이 든다. 디플로마는 1만 1560달러, 중학교는 1만 50달러, 초등은 8520달러, 직어학교 프로그램은 1480달러다. 이는 학교크기와 무관하게 학교당 산정되는 비용이다. 초중학교는 IB학교 인증신청을 하면 관리자가 3일 연수를 받아야 하고, 신청과 동시에 IB수업이 가능하다. IB본부가 인증한 IB학교가 되는 과정은 관심학교-후보학교-인증학교의 과정으로 1.5년에서 2.5년이 소요된다. 

 IB에 대한 이 책을 읽고 난 생각은 이미 회자되는 것처럼 IB와 기존 혁신교육이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이다. 초중등 프로그램엔 공통적으로 콘셉트와 교과 콘셉트가 나오는데 이는 2015개정교육과정의 총론에 제시된 역량, 그리고 각 교과역량과 매우 유사하다. IB의 콘셉트는 보편적이고 추상적인 변하지 않는 전이력이 높은 지식이라는 점에서 혁신교육에서 강조하는 이해중심교육과정의 영속적 이해 개념과도 상당히 비슷하다. 전체적 콘셉트와 각 교과 콘셉트의 달성과 이들을 연결하는 주제인 중등의 글로벌 맥락이나 초등의 융합교과적 주제는 역시 이해중심교육과정의 주제통합과 유사하다. 다만 이해중심교육과정에선 이 주제를 교사와 학생이 찾아야하지만 IB에서는 주어진다는게 차이겠다. 

 이런 상당한 유사성 때문에 혁신교육에 익숙한 교육계에서 IB를 소화하고 받아들이는데는 문화적 거부감이나 역량부족 문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비용인데 한 학교당 연간 1만달러 즉, 지금 환율로 1400만원 가량의 예산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경기도내 초등학교는 1320개이므로 이를 곱한다면 184억 가량의 예산이 필요한 셈이된다. 책의 저자들은 이 예산을 기존의 혁신학교 운영비나, 연구학교 운영비로 충당할 수 있다고 하였는데 이는 혁신학교나 연구학교 프로그램 개발비가 아니라 이미 그 철학으로 개발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다. 즉, 비슷한 수준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는데 IB는 프로그램비와 운영비를 해서 두배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셈이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다.

 물론 IB는 이름 처럼 선진적이고 외국 것이기에 오히려 혁신교육보다 한국의 일반 학부모에게 좀더 접근하기 수월할수 있다. 또한 입시까지 변화시키며 같이 나아갈수 있다면 매우 성공적일 수 있다. 혁신교육이 초중에만 그친 것은 입시가 변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곧, 실행할 고교학점제와 더불어 잘 연도되어 한국교육을 혁신시킬수만 있다면 사실 위 비용은 문제가 아닐 수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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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네이티브 그들은 어떻게 배우는가 미래교육 디자인 시리즈 6
마크 프렌스키 지음, 정현선.이원미 옮김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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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프랜스키의 미래교육을 설계하다를 보고 인상이 깊어 그의 다른 책을 찾아봤다. 미래교육을 설계하다에서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교육으로 패러다임을 바꿀 것을 주장했다면 이번엔 파트너 맺기 교육 방법을 제안한다. 그리고 교사의 교육 파트너는 당연히 학생이다. 

 현재 학생은 교실에서 고통 받고 있다. 자신들의 열정 관심과 무관하고, 방법도 일방적이며, 시대의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고, 실생활과 무관한 교육 때문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강의가 싫고, 존중과 신뢰, 자신의 의견이 소중히 여겨지기를 원한다. 자신의 관심과 열정을 품고, 시대의 도구를 이용하여 창조하고 싶어한다. 동료화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싶어하나 무임승차나 게으른 녀석들은 싫다. 결정을 내리고 통제권을 나누기를 원하고 동료와 학습성과와 과정을 공유하고 연결하고 싶어한다. 협업과 경쟁을 적절히 원하고 단순 교육이 아닌 실재적 교육을 원한다.

 학생들은 이런 특성을 갖기에 다음과 같은 일을 잘 한다.

 열정을 찾고 좇기, 사용가능한 기술을 무엇이든 활용하기, 정보를 조사하고 찾기, 질문에 답하고 생각과 의견 공유하기, 적절한 동기부여 때 실행하기, 글과 멀티미디어로 발표하기이다. 그리고 이런 학생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교사는 적절하게 질문을 만들고 던지며, 학생에게 안내 및 제공을 하고, 학습자료를 각각 부여하고, 1:1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마크프랜시키가 제시하는 파트너 관계 맺기 교육에서 학생과 교사의 역할이 당연히 변해야한다. 학생이 맡아야 하는 역할은 스스로 탐구하고 평가 공유하는 연구자, 기술 이용자이자 전문가, 생각과 논리를 만드는 사람,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 스스로를 가르치는 사람이다. 교사는 안내자이자 코치이고, 교육의 맥락을 제공하며, 엄격한 교육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교육의 품질을 보증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파트너 맺기 교육에서 교사는 학생의 열정을 불러일으켜 스스로 탐구하고 성장하게 하기 위해 적절한 질문을 해야한다. 나쁜 질문은 학생을 스스로 움직이게 하지 않는 질문으로 다음과 같다. 쉽게 정답이 나오는 질문, 학생이 탐구할 복합적인 해답과 하위질문이 나오지 않는 질문, 정해진 시간에 답을 하기가 적당하지 않은 질문, 표현이 지나치게 현학적이고 전문용어가 과다한 질문, 답과 관련한 어떠한 요구도 없으며 질문의 답이 학생의 행동을 유도하지 않는 질문이다.

 반면 좋은 질문을 학생을 움직인다. 복합적인 해답을 요구하며 간단하게 답이 도출되지 않는 질문, 지역적 세계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있는 질문, 실제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질문이다. 더 좋은 질문도 있는데 이는 학생들이 질문에 좋아요라고 반응하는 질문, 다양한 학생들의 흥미와 열정에 적용될 수 있는 질문, 학생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실질적인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질문이다. 

 파트너 맺기 교육으로 나아가기는 쉽지 않다. 프랜스키는 책에서 현재의 강의식 교육에서 파트너 맺기 교육으로 나아가는 단계를 제시했는데 학생과 교사라면 이를 보면서 자신이 어느 위치에 놓여있는지를 가늠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선 교사다.

0단계 : 모든 수업이 강의다. 활동에 언제나 활동지를 활용한다.

1단계 : 강의에 동영상 같은 다른 방법이 추가된다. 여전히 활동지를 많이 쓴다.

2단계 : 교사가 전자 화이트 보드나 파워포인트, 동영상을 사용한다. 활동지 외에도 컴퓨터나 검색엔진을 사용한다. 수업을 교실뿐만 아니라 컴실에서도 이뤄진다.

3단계 : 강의시간이 크게 줄고, 학생은 교실 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한다. 대부분 컴퓨터를 쓴다.

4단계 : 학습주제와 관련하여 파트너 관계 맺기의 날이 있다. 학생은 학습을 안내하는 질문을 받고 발표, 토론으로 스스로 학습한다. 학습지는 일부만 사용한다.

5단계 : 모든 수업이 파트너 맺기다. 교사는 지도시 설명과 강의를 전혀 하지 않는다. 학생은 스스로 그룹을 형성하여 학습을 하고 목표를 위해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여 이를 달성한다. 또한 참여자로 토론과 비평에 적극적이다.


다음은 학생의 단계다.

0단계 : 듣기, 말하기, 쓰기, 필기, 과제, 시험통과가 과업이다. 

1단계 :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는 것에서 다소 벗어나 과업에 참여한다.

2단계 : 학습을 안내하는 질문과 목표를 스스로 찾고 교사가 제공한 목록을 보고 학습활동을 선택하는 등 파트너 기반 활동에 주어진 시간의 절반정도를 사용한다.

3단계 : 2단계에서의 활동 이외에도 수업에 대해 교사와 토론하고 학습안내 질문을 만들 때 도움을 준다. 학습활동과 도구를 제안하고 자신만의 연구를 수행한다. 여전히 일부 수업에 필기와 강의가 있다.

4단계 : 학생 스스로 안내하는 질문을 찾고 만들고 연구하여 발표한다. 필요한 경우 스스로 기준을 형성하고 자기가 설계한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비평과 토론에 참여하고 이에 도달할 것을 기대받으며 역할을 수행한다.

5단계 : 4단계를 수행하고, 교사의 수업설계에 최대한 개입하고 협력하며 새롭게 학습한다.


 마크 프랜스키가 제안한 내용을 한국 교육에 비춰 생각하면 교사입장에서 0-1단계는 90년대까지의 모습이다. 교사 중심 설명에 인터넷이 도입되어 변화가 시작되고 수업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조금씩 하게된 시기다. 2단계는 2000년대 3단계는 2010년대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수업이 중요하다는 생각과 정보화 기기의 사용이 많이 대중화되었다. 하지만 대부분 교사는 2단계에 머물고 일부가 3단계에 도달했다고 본다. 4-5단계는 일부 학생중심 교육 및 혁신교육의 실현자가 구현한 단계다. 교육과정을 만지작 거리고 설계하는 단계인데 여기에 도달한 것은 극소수로 보인다. 

 마크 프랜스키는 이 책에서 디지털 도구를 적극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이것이 학생들이 원하는 것이고 무엇보다 파트너 맺기 교육에 적합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전작과 내용이 비슷한 부분이 다소 있어 충격을 좀 덜했으나 다시금 그의 교육철학을 정리할 수 있어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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