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책 모임 하러 학교에 갑니다 - 책 싫어하는 아이도 빠져드는 책 모임 이야기
박미정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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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성인 독서율이 매우 낮지만 독서 모임은 여기 저기에 어느 정도 있는 편이다. 이런 책 모임은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편이므로 구성원들이 책 읽기를 좋아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자신의 여유시간에 책을 읽으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학교의 학생들은 다르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 위주의 책 모임은 자발성이 결여되어 있고, 구성원 역시 책에 관심이 없으며 무엇보다도 스마트 기기와 SNS로 인해 문해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세대들이다. 

 저자는 자신이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책 모임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풀어냈다. 저자는 초등교사로 함게 읽기를 강조한다. 이는 단지 같이 읽는 것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을 갖고 책 대화를 나누는 것을 말한다. 책의 사건과 인물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구성원들은 아무래도 자연스레 각자의 삶의 이력과 가치관을 나누게 된다. 오래 함께 읽으면서 학생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다른 사람과 교류하며 성장하는 기쁨을 알게 되는데 이것이 함께 읽기의 효과다. 

 교실 책 모임은 같은 책을 읽고 학급 구성원 전체가 감상을 나눈다. 과정은 쓰기 보다는 말하기 듣기에 집중하는데, 현 학교 온책읽기가 주로 쓰기와 활동에 집중 되는 것과 다소 다른 양상이다. 저자는 자신의 교실에서 한 달에 4회, 연간 30회 가까운 책 모임을 운영하였는데 모임이 지속될수록 학생들의 경청자세가 향상되었다. 책 모임 자체에서 서로의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앞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 대화를 지속하면 학생의 경청과 발표능력이 향상된다. 또한 자신과 다른 생각을 듣게 되면서 반감이나 틀림이라는 감정보다는 그럴수도 있구나라는 관용적 태도도 형성할 수 있다. 

 저자는 책을 선정하는데 기준이 있다. 우선 학생의 독서 수준에 맞아야 한다. 모두가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의미 있는 독서 경험을 줄 수 있어야 하며, 다양한 해석과 감상이 가능해야 하고, 무엇보다 작가가 어린이를 보는 시선이 건강해야 한다. 어린이를 미숙하고 어리석은 존재로 보거나 계도의 대상으로만 삼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교실 책 모임에서는 책 읽기와 대화는 반복적으로 실행하며 이를 점차 심화 시킨다. 책 모임에서는 학생이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질문을 만들고 자기들끼리 책 대화를 한다. 책을 통해 각자의 삶은 연결 짓고 자신과 타인을 깊이 이해하고 세상일에 관심을 갖게 된다. 

 책 모임에는 4가지 방향성이 있다. 첫째, 학급 안에서 대화 나누는 훈련을 꾸준히 한다. 둘째, 책읽기 습관을 들이고, 중심 내용을 파악하는 연습을 한다. 셋째, 읽은 책의 분량이나 주제, 영역을 단계적으로 높인다.(그림책-단편-중편) 넷째, 모임의 주도권을 점차 교사에서 학생으로 넘긴다이다. 

 책 모임이 성공하려면 일단 누구나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의 교실도 사람 사는 사회이니 만큼 당연히 힘이 강한 아이, 발언권이 강한 아이가 있다. 그래서 저자는 학급 구성원이 우리 교실은 안전하고 나는 무엇이나 말할 수 있어 라는 믿음을 교실 내 공유하려 한다. 방법은 서클 활동인데 글자 그대로 교실 모두가 둥글게 않아 돌아가면 특정 이야기를 말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신변잡기나 자신의 감정등을 말하며 초기엔 발언을 넘기는 것도 가능하다. 구체적 서클활동으로는 동시 같이 낭송 돌아가면서 하기, 함게 읽은 책에 점수주고 이유 말하기, 수업 마무리에 릴레이 소감 나누기 등이 있다. 

 학교 온책 읽기 활동에서 책으로 동시가 다뤄지는 경우는 드물다. 이는 활동을 구성하는 것의 어려움 때문인데 저자는 책 모임에서 동시도 강조한다. 동시는 어린이의 삶을 보듬고, 마음을 품어준다. 그리고 어린이가 자신과 세상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작고 여린 것을 돌보는 마음을 갖게 한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시를 읽고 느낌을 말하라고 하면 성인이나 어린이나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시의 함축성 때문인데 저자는 구체적 질문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질문은 시를 읽으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는가, 시의 어떤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드는가, 시에 담긴 상황과 비슷한 경험, 다른 시와 다르게 이 시가 마음에 드는 이유 등이다. 

 책 모임에서는 책을 읽는 활동도 매우 중요한데 특히, 여러 책을 완독하는 경험을 갖는 것을 중요시한다. 그래서 책을 매일 읽는데 읽은 분량을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인덱스 표시로 정해주고 일정 기간 계속 읽어 마침내 책 한 권을 완독하는 경험을 갖게 한다. 이런 날마다 읽기 활동으로 완독하는 책이 쌓일수록 아이들은 스스로를 책 읽는 사람으로 인지하게 되고, 뿌듯함을 갖게 된다. 날마다 읽기는 그냥 읽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공책에 읽은 내용을 두 세 줄로 간추리고 소감을 두 세줄 기록해야 한다. 

 책 한 권으로 나눌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책의 모양, 이야기 구성, 소재, 주제 등이다. 이야기의 구성요소인 인물, 사건, 배경에 관한 질문은 책의 읽음을 점검하고 이야기의 전체 흐름을 정리하게 해준다 그리고 책과 관련된 경험에 관한 질문은 아이가 자기 생각을 쉽게 떠올리게 해준다. 책의 주제와 관련한 질문은 독자로서 학생이 자기만의 해석을 갖게 해준다. 책 대화를 위한 질문 유형은 감상, 추론, 평가, 확장이 있는데 뒤로 갈수록 수준이 올라간다. 책 대화의 질문은 교사가 주는 경우가 초반엔 많지만 뒤로 갈수록 학생이 스스로 질문을 구성하는 것을 추천한다. 학생은 질문을 만드는 경험이 부족해 어려워하는데 이 경우, 왜, 어떻게, 만약에 같은 말을 사용하여 질문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 줄 필요가 있다. 

 책모임 후에는 책 모임 소감 나누기 질문도 좋다. 관련 질문은 책을 혼자 읽을 때와 모임에서 같이 읽을 때 어떤 점이 다른가, 오늘 모임에서 기억에 남는 질문, 모임을 하면서 든 생각과 느낌, 모임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점, 모임으로 생각이 바뀐 부분, 오늘 모임을 한 문장으로 한다면, 함께 모인 친구들에게 한 마디, 오늘 모임에서 나의 모습은 등이다. 

 책에는 그림책, 단편, 중편 등의 책을 통해 책 모임을 하는 구체적 모습과 방법, 그리고 저자가 선정한 많은 책들, 독서 교육과 관련하여 읽을 만한 책들이 수록되어 있다. 현장에 적용할 만한 지점이 많은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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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격차 해소를 위한 새로운 도전 : 보편적 학습설계 수업 - 모두의 존엄, 모두의 성장을 꿈꾸는 교육
조윤정 외 지음 / 살림터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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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엔 보편적 설계란 것이 있다. 과거 건물은 권력을 가진 특정인의 권위를 세우거나, 일반적인 사람의 특성만을 고려하여 설계되었는데 보편적 건축은 일반인, 장애인, 어린 아이, 왼손 잡이 등 모든 사람을 위한 건물을 설계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특징으로 공평한 사용, 사용상의 융통성, 사용자의 지식, 경험과 무관한 쉬운 디자인,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정보, 실수에 대한 포용력, 적은 신체적 노력, 접근과 사용을 위한 충분한 크기와 공간이 있다.

 보편적 학습 설계는 보편적 건축과 비유하여 학습에 있어서도 타고난 유전자와, 가정 환경, 학습 격차, 본인의 성격 등 모두 다른 점을 고려하여 모든 이에게 어울리는 수업을 실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의 교육은 교육과정부터 수업, 평가에 이르기까지 표준화되어 있다. 표준화된 교육에서 가장 수혜자는 이 표준을 딱 들어맡는 소수에 불과하다. 이 표준을 넘어서는 이들은 너무 쉬워 흥미를 잃고 수업에 집중하지 않게 되며, 이 표준에 못 미치는 아이는 학습부진으로 낙인찍히고 자신이 학습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비난을 받고 자괴감을 갖게 된다. 따라서 보편적 학습 설계는 이런 모든 학습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그에 맞는 교육과정과 활동, 평가를 준비하고 실시하는 것이 된다.

 보편적 학습 설계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다양한 능력을 가진 학습자들이 접근 가능하도록 단일 교육과정의 사용, 융통성 있는 교육과정을 광범위한 개인의 능력과 선호도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제시, 간단하고 직관적인 교수로 학습자의 경험, 언어, 지식, 집중도를 고려하여 수업의 복잡성을 조저하여 가장 적합하게 제공, 다양한 표현 수단의 제공, 교육과정에의 참여 독려, 적절한 학습자의 노력수준의 설정, 학습자의 다양한 접근의 허용이다. 

 때문에 보편적 학습 설계는 3가지 원리를 갖는데 이는 3가지 뇌의 네트워크 원리에서 유래한다. 뇌의 3가지 네트워크는 인지적 네트워크, 전략적 네트워크, 정서적 네트워크다. 인지는 우리가 보는 방식을 감지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학습하는 내용에 관한 것이다. 전략은 실행기능과 관련한 것으로 정신 및 운동 방식을 생성 감독하는 것으로 학습하는 방법이다. 정서는 우리가 보는 방식으 평가하고 감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학습하는 이유다. 그래서 인지 전략으로는 다양한 표상 수단의 제공, 전략에 대해서는 다양한 행동과 표현 수단을 제공, 정서는 다양한 참여수단을 제공하여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세 가지 네트워크는 각각의 세부 전략을 갖는다. 인지적네트워크 즉 표상의 원리에 따른 수업 전략은 학습목표 조직화(다양한 목표와 과제), 질문의 다양화(수준과 특성에 맞는 질문), 핵심 개념 이해(핵심 개념과 원리의 이해가 오래 파지), 미니 수업(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위한 별도의 수업이나 모임), 그래픽 조직자(새로 학습한 내용을 이미 학습한 인지구조에 의미 있게 관련 짓는 시각 자료)가 있다. 

 전략적 네트워크, 즉, 표현의 원리에 따른 수업 전략은 표현 방법 선택, 학습메뉴(반드시 해야 할 것, 선택하는 것, 필수와 선택을 한 후 다음에 할 수 있는 것), 학습 선택판(학습 내용의 다양한 표현 방식 선택), 시행착오 경험 제공, 평가 체크리스트가 있다.

 마지막 정서네트워크, 참여의 원리에 따른 수업 전략으로는 학습 속도의 다양화, 상호작용의 기회 제공, 전문가 팀, 차등적 과제, 학습 일지 등이 있다. 

 보편적 수업 설계는 구체적으로 다음의 순서를 따른다. 우선 사전 단계로 학습자 및 상황 분석과 교육과정 분석이 있다. 전자에서는 학습자의 특성을 파악하고, 학습 환경을 분석하며, 학습의 방해요소 및 확인 분석하고 후자는 성취기준 분석 및 학습 내용의 확인, 교육과정 조망, 교육과정 재구성이 있다. 수업 실행 단계에서는 보편적 학습 설계 목표설정으로 학습자에 따른 개별 목표를 설정한다. 다음은 보편적 학습 설계 수업 계획으로 원리를 적용하고, 그 실행을 위한 교수학습방법과 평가 방법을 구현하는 것이다. 다음은 수업의 실행으로 보편적 수업 설계 전략을 활용한 수업의 실천이다. 마지막은 보편적 수업 설계 평가로 과정중심 평가와 지속적인 피드백의 실시다.

 책에는 보편적 수업 설계를 실행한 초등 사례가 나와있다. 수학과 과학, 국어등이 제시되었는데 학생들의 사전 학습 정도, 다중지능 검사를 통한 원하는 접근 방법등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학습자료를 제시하고, 개별적으로 수업을 진행 평가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교사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무척 많다. 원칙적으로는 학습자 하나하나에 다가가야 하나 크게 무리지어도 5-6그룹 정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학습자료도 다양하게 해야하고 평가도 다양하게 해야한다. 교사는 이 과정에 무척 버거우나 그 과정에서 학습자가 개별적으로 성장해나가고 모두가 수업에 적극 참여하여 성취기준에 모두 도달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학습자에 대한 개별적 접근으로 모두가 다르게 나아가니 표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비판과 분노 역시 느끼지 않을 수 있었다. 학습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진정한 학습자로 거듭날 수 있었고 수업에 대한 주체의식이 생겨났고 서로 돕고 협동하며 같이 성장하는 풍토가 생겨났다.

 교육효과는 무척 크다. 하지만 현장의 많은 업무, 학생의 생활지도, 대강화를 절대 해주지 않고 분량도 줄이지 않는 한국의 표준적 교육과정은 이에 대한 장애요소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보편적 학습 설계에 한 번 정도 도전해보는 것은 무척 가치있고 참교육을 실현하는 방법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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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바꾸는 학교 수업 챗GPT 교육 활용 - 학교 교육편 AI 팀워크를 위한 내 옆에 AI
오창근.장윤제 지음 / 성안당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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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GPT가 나온지도 어느 덧 거의 일년이 되어간다. 지금은 초기의 폭발력은 다소 사라진 느낌인데 사람들이 이것에 익숙해져서인지, 아니면 아직은 사회적 영향력이 부족해서인지 모르겠다. 어쩌면 둘 다 일지도 모르겠다. 챗GPT는 사전 학습한 생성형 인공신경망 모델이다. 챗GPT는 트랜스포머구조를 사용해 기존 신경망 구조에 비해 병렬적으로 입력을 처리하면서 더 빠르고 조리있게 답변을 하는게 특징이다. 트랜스포머 모델은 셀프 어텐션 기법을 사용하여 입력된 단어의 주요 내용과 맥락에 집중하면서 가장 관련성이 높은 답변을 생성하는 것이다. 

 챗GPT4가 이미 유료로 활동중인데 이는 미국 변호사 시험에선 상위 10%, 생물학 올림피아드에서는 1%, SAT 읽기 쓰기에서는 800점 만점에 710점, 수학에선 700점을 얻을 정도의 능력이라고 한다. 챗GPT4는 매개변수가 무려 1조개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토큰량이 2만 5천개로 3.5버전에 비해 8배나 증가했다. 챗GPT4는 사전 훈련에만 1천억이 들었다는데 그래서 사회안전 위험 질문에 대해 그릇된 답변이 크게 감소했다. 그리고 간혹 3.5버전이 보이던 사실이 아닌 것을 마치 실제처럼 말하는 할루시네이션 오류도 줄었다. 

 인공지능에서 언어모델은 초기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 5년전 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언어모델 인공지능 개발은 다음의 6단계를 거친다. 우선 목적설정으로 인공지능 모델이 할 일의 목적과 성능의 최대치 설정이다. 다음은 자료수집으로 모든 데이터를 모은 후 문장의 경우 구조와 단어에 따라 잘게 분해하여 의미단위인 토큰으로 변환하여 모델에 입력한다. 세 번째는 신경망 구축이고 그 다음은 이 신경망을 훈련시키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다양한 문장의 패턴을 학습하여 인간의 복잡한 자연어 양식을 복잡한 행렬로 표현되는 수학식으로 재구성한다. 다섯 번재 단계는 피드백 적용으로 훈련 후 활용목적에 맞게 파인 튜닝하여 인간의 피드백을 적용하는 과정이다. 이 단계를 거치면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이 출시된다. 

 역전파 알고리즘은 딥러닝 방식으로 신경망을 훈련할 때 사용하는 핵심 알고리즘 유형이다. 지도학습 유형으로 네트워크가 자료를 통해 학습하고 시간이 누적될수록 정확도를 향상시키면서 뉴런 사이의 연결 가중치를 조절한다. 역전파는 여기서 마지막 출력 레이어에서 출발하여 최초의 입력 레이어로 되짚어가며 작동한다. 각 레이어의 에러를 계산하여 해당 레이어의 뉴런들 사이의 연결 가중치를 조절하여 에러를 스스로 줄이며 보상해나가 정확도를 높인다. 

 챗GPT의 장점은 압도적인 학습량과 맥락 이해력, 다목적 사용성, 생성능력, 전이학습이다. 교육적 장점도 우수한데 개인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고, 지능형 학습 시스템이며, 매일 24시간 교사 역할이 가능하고, 다국어를 지원하며,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챗GPT엔 이렇게 압도적 장점이 있지만 제대로 이용하려면 역시 프롬프트에 제대로 질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질문을 잘 하기 위해서는 우선 명확한 문장으로 질문해야 하며, 핵심어와 답변 스타일도 제시하고, 여러 번 물어 대답의 질을 피드백 해 나가고,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의 작성을 시킬 경우 주제, 형식, 분량, 핵심어, 표 작성 여부, 항목 구분점 표시등을 처음 부터 요구해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챗GPT를 대학원생 수준으로 비교한다. 자료의 취합과 정리에 능하고, 초안 수준의 보고서와 발표 자료의 작성, 교육행사의 기획과 성과 정리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걸 모든 분야에 걸쳐서 할 수 있다는게 대단하고, 사람의 할 일은 이 초안을 꾸준히 수정하고 완성된 초안에 살을 붙여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챗GPT와 오피스 365 코파일럿 기능이 재공되면 ppt 키워드 입력만으로 직접 시작적 슬라이드 생성도 가능해 질 것이라 한다.

 교육과 관련하여 2022개정 교육과정은 학생을 창의 융합형 인재로 양성하는 목표가 추가되었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 관련하여 뉴스와 정보를 비판, 분석하고 기존 정보 교육에 인공지능 교육을 추가하였다. 초등실과에 인공지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하고 인공지능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한다는 성취기준이 추가되었다. 중학교 선택과정에선 인공지능의 이해-인공지능과 학습-인공지능의 사회적 영향-인공지능 프로그램 등으로 나름 체계화된 교육을 선보인다. 

 이처럼 인공지능 시대에 교사는 기존의 지식 전달자에서 벗어나 지식의 중개자로 새로 거듭나야 한다. 지식 정보는 인공지능이 쉽게 제공할 수 있으니 그것들을 선별하고 서로 연결하여 창의적으로 재생산 과정의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많은 학교들이 챗GPT가 학생의 학습에 장애가 될 것을 우려해 금지하고 있지만 사실 챗GPT를 제대로 활용하여 창의적 결과물을 산출하는 과정을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할지 모른다. 인공지능은 무척 대단하지만 사실 이제까지 인간이 산출한 학습물이나 지식을 편집하는 기능만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비슷한 유사품을 만든다. 이것들은 본질적으로 새로운 것은 아닌데 아직까진 인간만이 이런 진정한 창의적인 일을 해낼 수 있다. 따라서 향후 교육은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적용하여 창조적 결과물을 산출하고 이를 보완하여 문제해결에 창의적으로 적용하는 역량 배양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책에는 챗GPT를 사용하는 매우 구체적인 단계와 질문들이 수록되어 있다. 영상을 만드는 기획안, 발표자료 만들기, 행사자료 제작, 자기주도 영어 학습 등 상당히 자세하다. 마지막 부분에는 코딩 교육에 초점을 두는데 이 부분도 유익하다. 챗GPT는 아무래도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보니 가장 잘하는게 코딩이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코딩을 학습했고 원하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언어로 요구하면 제작해준다. 이를 통해 학습자는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학습할 수 있고, 챗GPT가 만든 부분을 수정해서 제작하며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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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도르프학교 수학 수업 - 수학적 센스는 어떻게 자라는가 가르친다는 것 1
김진형 지음 / 천개의정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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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나라 교육교육과정이 개정될 때마다 늘 학습자 중심과 깊이 있는 학습, 이를 위한 내용의 대강화, 현장의 자율성 등이 강조된다. 하지만 이건 총론에서의 합의일 뿐 이걸 각자 구현할 각 교과의 각론자들은 교과중심주의에 빠져 이를 시행하지 않는다. 수학도 마찬가지인데 그 간 여러 단원의 학년 이동 정도만 이뤄졌다 다시 복귀되기만을 반복할 뿐 이렇다할 변화가 없었다. 즉, 여전히 빠른 시기에 많은 내용을 생활과 연관성이 없는 상태로 제시된다는 점이다.

 이렇다 보니 수포자는 늘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수포자는 대개 초2에서 위기가 오고 초3에서 대량 발생하는데 초2 시기는 누구나 그렇듯 구구단을 몽땅 암송해야 하는 시기기 때문이다. 초3에서 이뤄지는 많은 곱하기와 나누기들은 초2에서 학습한 구구단은 모두 암기한 상태에서 이를 연산에 자유자재로 적용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 구구단의 실패는 곧 수포자로의 열림이 된다. 

 초3이 또 어려운 것은 분수의 등장 때문이다. 그저 작은 것들을 다시 하나로 세면 되지 이 것을 굳이 1/3, 1/4로 나눠 표현하는 것은 상당한 혼란을 갖고 온다. 분수 역시 수학 학습의 기본이기에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역시 수포자의 길을 피하기가 어렵다.

 연산의 어려움도 마찬가지다. 소위 사칙 연산이라는 것은 초2-3시기에 완성되는 것이 거의 전제된다. 때문에 초3안에 이런 연산을 완벽히 해내지 못한다면 이후 학습을 따라가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자리한다.  

 수학이 이토록 교육에서 힘든 것은 그 누적성 때문이다. 그 어떤 교과보다도 수학은 앞의 개념을 쌓아가지 못하면 다음 개념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그리고 생활과의 관련성도 적다. 사실 수학은 현대 문명과 매우 관련이 깊지만 교과서로 추상화된 개념과 수식, 도형등을 대하다보면 현실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간지 오래다. 

 그래서 학생들은 대학 가는 것을 제외한다면 나의 인생과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수학을 이렇게 장기간 어렵게 강제로 해야만 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불만이 많다. 이런걸 방지하려고 2007년부터 수학 단원 앞부분에 스토리 텔링 수학이라고 각 단원 내용과 관련한 일상생활 이야기를 붙였지만 좀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그리고 실상 학생들도 이것도 결국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못한 예시이기에 별로 의미있게 다가오는 경우도 적다. 

 발도로프의 수학이 다른 것 학습자를 위한 수학수업과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는 점이다. 정확하게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이들은 대안학교이기에 일반학교의 교육과정과 다른 순서와 내용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리게 갈 수 있고, 깊이 있게 갈 수 있으며, 학습자의 삶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그래서 학습은 느리고 더뎌보이나 깊이 있고, 수학을 내면화 하고 수학적 사고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한국 학생의 수학 능력은 어릴 적엔 앞서나 결국은 서구 선진국 학생들에 뒤지게 되는데 우린 많은 내용과 결과만을 빠르게 가르칠 뿐 흥미와 수학적 사고를 학습시기진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그쪽들은 느리지만 수학적 사고력을 확실히 상승시키는 듯 하다. 발도로프는 곱셈구구도 그냥 배우지 않는다. 일반 학교에서 몇가지 구체물을 좀 다루다 바로 암기로 넘어가지만 여기선 계속 구체물을 다룬다. 구체물을 자기가 직접 채집하고 혹은 그려넣으며 곱셈 구구의 규칙을 깨달아간다. 예로 7단을 배우는 학생은 일곱개 잎이 달린 가지를 하나하나 그려넣으며 개수를 늘려가다 점차 이를 추상화하여 그냥 긴 막대 하나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들은 뛰어세기를 하면서 음악처럼 곱셈 구구를 학습하기도 한다. 모둠 별로 하는 활동도 재밌었는데 두 개 모둠이 서로 원 두개를 만들어 옆에 앉게 한다. 한 모둠은 돌아가며 숫자를 세며 3마다 박수를 치게 하고 다른 모둠은 4마다 박수를치게 한다. 그러면 공배수마다 박수가 겹치는데 이러면서 학생들은 곱셈구구에서 각 단의 공통되는 수를 깨닫게 되고, 이는 공배수의 개념으로 다가오게 된다. 

 책에는 삼각수와 사각수, 그리고 피타고라스의 정리, 백분율에 대해 학생들이 어떻게 배워나가는지가 나온다. 모두 자기 생각으로 표현하고 느리지만 사고력을 가지면 수학을 놓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래도 수학은 어려워 발도르프에서도 위기는 온다. 하지만 일반 학교와는 다르게 그 위기가 6학년 이후에나 찾아온다는 점이다. 이것만 해도 훨씬 낳지 않을까. 모두가 수학적 재능을 타고나진 못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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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기적인 교사 - 각자도생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행복한 학교를 위한 동력
이지명 외 지음 / 교육과실천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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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18일에 교사 사망사건으로 촉발된 교육계의 학부모갑질 사건은 한국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갑질의 가해자 학부모는 전교원 50만이 모두 일회 이상 당한 적이 있다고 할 만큼 상당 수지만 그래도 전체 학부모에 비하면 5에서 10% 수준으로 적다. 때문에 많은 일반 국민들은 이 일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해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10회 가량 진행되었던 교사들의 추모 및 항의집회는 교원 4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일단 숨을 고루는 모양새다. 하지만 아직 갈길을 멀며, 공적기관이자, 그 수행자인 교사에 대해 과거와는 다른 존중과 인정이 필요해 보인다.

 이 책은 학교에서 협력하지 않는 교사들에 대해 다룬 책이다. 물론 책은 올해 초에 출간한 것으로 서이초 교사 사건 이전에 나온 책이다. 만약 그 이후에 나왔다면 이런 책을 내는 것에 대해 시기상으로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초중등교육법엔 교사의 업무를 법령에 따른 수업으로 규정한다. 하지만 교육후진국인 한국은 그렇지 않다. 사회가 발전하고 갖가지 요구사항이 폭증하며 많은 일들이 학교에 들어왔다. 80-90년대 근무한 교사들은 일인당 담당 학생은 지금의 두배가 넘었지만 일은 오히려 많지 않았다고 한다. 교육과정은 매우 단순하고 수직적이라 교과서대로만 수업했고, 성적도 매우 단순하게 기술했다. 하지만 지금은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하며, 수업 및 평가도 복잡해졌다. 여기에 방과후학교, 돌봄교실, 교원능력개발평가, 학교폭력, 학교안전, 스쿨버스, 학부모민원대응, 학교급식, 온갖 조례에 의한 안전, 범교과 교육등이 그러한 것들이다. 여기에 업무관리시스템이로 온갖 기관 및 상급기관에 의한 공문시달이 편리해지면서 참으로 학교에 많은 일을 시키기 용이해졌다.

 하지만 이런 교사 본연의 업무와 과다한 잡무의 부과는 학교에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본연의 업무를 소홀히 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잡무는 그야말로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의 성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것을 한다고 해서 경제적인 보상도 거의 전무하다. 교사의 수당은 담임수당은 13만원, 부장수당은 7만원에 불과하다. 두 보직을 맡아서 업무가 폭증해도 한 달 20만원 정도의 보상에 불과한 것이다. 안하고 많다가 지배적인 분위기일 수 밖애 없다.

 하지만 학교는 이런 할당된 업무를 반드시 수행하려고 하거나 수행해야 한다. 때문에 자기 살길만 여겨 이런 업무를 기피하는 문화가 생겨난 것이다. 과거 일선 교육청과 교육부는 이런 잡무를 맡는 교사에 승진가사점을 부여했다. 하지만 승진체계가 바뀌고, 승진을 기피하는 문화가 확산하며 이런 당근은 더 이상 소용이 없다. 때문에 많은 학교들에서는 부장교사를 담임교사를 찾느라 매년 고생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돌아가면서 부장을 맡은 부장순환제를 제도화하고 있다. 

 책은 중등중심으로 써서 중고등학교의 많은 기피 상황을 알 수 있었다. 초등은 90%이상의 교사가 담임을 맡아야 해 사실상 담임기피가 불가능하지만 중등은 절반 정도만 맡아도 되기에 기피기 심하다. 여기에 함께 해야 하는 일은 교과별로 다르고 수업시수도 균등치가 않아 갈등이 많다. 교사는 일에 있어 협력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많은데, 언급한 것처럼 경제적, 문화적 동기부여도 거의 없을 뿐더러 그런 것에 협력적인 경우 덤터기를 쓰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난 적어도 교사들이 업무에선 협력적이지 않을 수 있고 그런 당위성도 있다고 보지만 교육과정과 수업 등의 본연의 업무에선 매우 협력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교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갈등은 교사 자체가 이기적인 이유도 있지만 그것은 지극히 내부적인 지적이다. 애초에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환경이 주어진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사회적으로 그리고 적어도 교육당국은 학교에 불필요한 업무를 제거하고 전가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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