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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렌디드러닝 온라인 수업도구 싹쓰리
우치갑 외 지음 / 디자인봄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몇 달이면 끝날 것 같던 코로나 상황이 1년 반 가량 지속되고 있다. 작년에 쓸데 없이 과도한 방역으로 등교를 막았던 교육부는 올해 상황이 훨씬 악화되었음에도 정신을 차리고 제법 많은 등교를 허락하고 있다. 2학기엔 전면 등교를 장담하였는데 어찌 될진 두고볼 일이다. 하여튼 이미 거의 모든 학교는 어느 정도 등교를 하고 있으며 소규모 학교는 이미 예전처럼 전면 등교를 하고 있다. 

 이런 등교반 원격반의 블렌디드 상황에서 교사들은 수업에 필요한 온라인 수업 도구를 많이 찾게 되었고, 책 '블렌디드 러닝 온라인 수업 도구 싹스리'는 그래서 제법 유용하다. 아마 코로나 상황이 끝나더라도 이런 온라인 도구와 디지털 플랫폼의 활용법을 익힌 교사와 그렇지 않은 교사의 교육력 차이는 더욱 현격히 벌어질 것이다. 

 책은 패들렛, 팅커벨, 멘티미터, 플립그리드, 티쳐메이드, 구글클래스룸, 잼보드를 소개한다. 많은 교사들도 느꼈겠지만 온라인 상황에서 학생의 협업과 의견을 공유하는 이런 플랫폼이나 도구를 제공하는 것은 모두 미국업체다.(팅커벨만 아니다.) 그리고 한국인에게 직관적 친숙함과 편의성을 주지 않는 외국업체들이 많든 도구다보니 교사들의 적응이 더 늦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네이버가 최근 구글의 크롬처럼 웨일이란 브라우저를 새로 만들고 구글 워크 스페이스를 본 딴듯한 웨일 스페이스를 곧 출범할듯 한데 어찌될진 두고 볼 일이다. 웨일 스페이스는 곧 유료화하는 줌처럼 실시간 영상수업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도 제공하며 크롬처럼 여러가지 기능을 탑재한 듯 하다. 

 패들렛은 8가지의 형태를 제공한다. 각각의 형태는 수업에 맞게 사용하면 되는데 개인 활동이나 모둠활동 그리고 토의토론에도 적합한 폼들을 제공한다. 패들렛은 별도의 앱 설치나 회원 가입 없이 주소만으로도 들어가 공동작업이 가능하다. 그런데 그렇다보니 들어온 사람들이 모두 익명으로 되어 학생들이 이를 사용할때는 주의도 좀 필요해보인다. 패들렛은 지도도 사용가능한데, 구글 드라이브상의 지도가 우수한 기능에도 불구하고 데스크탑에서만 지원이 되므로 패들렛은 이 경우 더 유용해 보인다. 패들렛에 작성한 모든 내용은 실시간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죽어라 작업에 열중한 나머지 저장을 소홀히해 모든게 날아가는 기억은 곧 완전히 과거의 일이 될듯 하다. 이미 대부분의 플랫폼이 자기내 서버에 작업물을 실시간 저장해주고 오프상태에서 프로그램을 써도 대부분 시간별로 자동 저장을 해준다. 날려먹기도 쉽지 않다. 

 팅커벨은 한국의 아이스크림에서 만든 것이다. 아이스크림은 교육이 컴으로 넘어가는 21세기 초반 등장한 업체다. 원래는 티나라라는 업체가 인기 있었는데 단순히 교과서 답만 보여주는 티나라에 비해 동영상이나 동기유발 자료가 좀더 있었던 아이스크림이 티나라를 압도해 지금에 이르렀다. 팅커벨은 5가지의 퀴즈와 6가지의 토의토론폼을 제공한다. 퀴즈는 선택형과 , OX퀴즈, 단답형, 빈칸형, 서술형이다. 토의토론은 찬성반대, 신호등, 가치수직선, 투표, 씽킹보드, 워드클라우드이다. 교사가 토의토론이나 퀴즈를 만드는 과정에서 한국업체답게 학년, 학기, 교과, 단원, 내용등을 클릭하게 해서 팅커벨 서버에 남을 자료가 분류되게 해놓았다. 그러니 한국 교사들을 팅커벨에서 다른 선생님들이 작업한 많은 자료를 이용할 수 있다. 큰 장점이다.

 멘티미터는 이미 여러 연수나 교육현장에서 동기유발 자료로 많이 사용된다. 처음엔 접할땐 우와 했는데 이젠 좀 식상하다. 멘티미터는 내가 원하는 도표를 간단히 만들어주고, 결과가 빠르고 쉽게 공유 가능하다. 직관적이고 설문도 무한히 많이 만들수 있다. 

 플립그리드는 동영상 사이트다. 플립그리드 상에서 학생들은 영상을 만들고 공유할수 있으며 영상으로 서로 간에 피드백을 주고 받는 것도 가능하다. 동영상 저장 공간도 필요 없고 간단한 동영상 편집도 플립 그리드 상에서 가능하다.

 티쳐메이드는 좀 놀랍다. 많은 교사들이 평가에 종이시험지를 사용한다. 디지털로 만드는게 너무나도 어렵기 때문이다. 티쳐메이드는 교사가 만든 워크시트지를 이미지 파일로 변환하여 올리면 이걸 디지털 워크시트지를 바꿔준다. 단원평가 20문항짜리 시험지를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로 답안을 입력할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티쳐메이드는 이걸 채점까지 해준다. 교사가 문항마다 배점을 하지 않으면 그냥 전체를 n분의 1해서 퍼센트로 점수가 나간다. 20문제중 2개 틀리면 90%이런 식이다. 구글 클래스룸과 연동이 되며 단답형, 드롭다운, 선택형, OX, 매칭등 대부분의 시험지들 문항이 커버가능하다. 

 구글클래스룸은 너무 유명하다. 협력과 공유가 가능한 구글 문서, 구글슬라이드, 구글스프레드시트를 제공한다. 몰랐던 기능인데 책에 의하면 글자가 있는 이미지 파일을 구글드라이브에서 텍스트로 변환도 해준다. 다소 제한이 있는듯 하지만 상당히 유용한 기능이다. 구글엔 잼보드도 있다. 잼보드는 패들렛과 비슷하다. 패들렛에 비해 프레임을 20개까지 만들수 있고 구글의 앱이다 보니 구글 클래스룸과 연동이 더 잘 되는 장점도 있다.

 최근 온라인 도구가 넘쳐난다. 선생님들이 이 모든걸 다 배울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을 것이다. 몇가지 만이라도 좋으니 조금씩 활용해 보는 게 어떨까? 분명 온라인 상황 이후에도 개별화 교육이나 학생들 자체가 이미 디지털 세대이므로 이런 요구는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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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교실 - 아이의 미래,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다이앤 태브너 지음, 우미정 옮김 / 더난출판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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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교육 관련 책을 보면 좀 눈에 띄는 점이 있다. 한국은 그래도 서열화에서 좀 벗어난 사람들이 '모두가 공부를 잘 할 수는 없다'라고 선언하는 반면 미국은 그래도 서열화에서 좀 벗어난 사람들임에도 '모두가 공부를 잘 할 수 있다'라고 선언한다는 점이다. 비슷한 교육관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임에도 정반대의 서술이 일어난 건 한국은 아직도 공부를 잘 하는 것을 남보다 잘 하는 상대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반면 미국은 공부를 잘 하는 것을 스스로가 잘하는 절대적인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에로 아직도 한국은 공부를 잘 하는 것을 점수나, 스펙차원에서 생각한다면 미국은 공부를 잘 하는 것을 보편적 역량이나 일상생활에서의 실제 수행능력이나 문제해결능력으로 생각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 다이엔 테브너는 모두가 공부를 잘 하는 학교인 공립고등학교인 서밋고등학교를 만들었다. 이름 처럼 모두가 정상에 오를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1950년대만 해도 미국에서 고용주가 중시한 가치는 빠른 속도로 오래 일하는 능력, 세부사항과 방향 기억 능력, 산술계산능력이었다. 하지만 2020년인 지금 기업은 인재들에게 복합문제해결능력, 비판적 사고력, 창의력, 인간관계능력, 타인과의 조정능력을 요구한다. 이는 혁신적 사고와 독립성 그리고 자기주도성에 기반한 능력들이다. 때문에 서밋 스쿨은 프로젝트 기반학습과, 깊은 사고, 협업을 기반으로 삼는다. 이 세 가지 활동을 통해 위와 같은 역량들이 양성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실행하는 것을 교사이기에 서밋은 교사 채용시 두 가지를 고려한다고 한다. 우선 이 교사가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이 가능하다는 걸 믿는지, 그리고 이 교사가 새로운 접근 방식을 배우기 위해 지금까지의 경험과 훈련을 내려놓을 수 있는지다. 즉, 교사가 지금가지 평균적으로 해온 믿음과 철학을 버리고 새로운 철학과 믿음을 수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일부 혁신적인 학교에서도 프로젝트 학습은 부분적으로만 운영된다. 각 교과가 모두 분절제시되어 있고, 각 교과를 가르치는 교사도 다르며 각 교과의 목표나 성취기준은 그 교과만을 위해서 설정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교사가 이 모든 것들을 프로젝트로 꿸만한 디자인 능력을 갖추기 어렵다. 하지만 서밋은 매일 프로젝트 학습을 구성한다. 프로젝트는 학생들과 그들의 공동체 그리고 그들의 삶과 관렪나 문제 및 질문, 도전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문제를 직접 설명하고 질문에 답하거나 관련 도전을 받아들이는 과제를 수행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서빗에서 학습은 일정 점수를 얻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역량과 지식을 배우고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학습으로 정의된다. 서열적, 객관적, 분절적 지표가 아니라 삶에서 필요한 실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을 얻는 과정인 것이다. 그리고 이 학습의 과정은 철저히 자기 주도적이다. 모든 학생의 관심사와 능력, 성장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자유와 자료를 마음껏 주고 이에 대해 접근이 가능하게 한다. 독서나 영상, 팟캐스트, 온라인 모의체험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후 학생은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시험을 보며 스스로 완전히 학습했음을 입증하면 학습이 성공이고 이에 실패하면 성공할때까지 다시 공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각각의 자료가 범주별 하위 항목으로 구성되고, 배워야할 내용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보여주기를 원했고, 문제를 더 연습할 기회를 얻기를 원했으며, 자신들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한 것인지 알기를 원했다. 즉, 학생들은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을 선택하게 해줄때 존중받은 느낌을 갖고 더 좋은 성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밋은 경쟁이 아닌 협업을 택한 학교다. 연구 결과 한 명이 결정하는 것보다 집단 지성을 발휘한 다수의 결정이 66%정도 더 좋은 성과를 보였다. 때문에 서밋은 학교분위기와 문화, 학습방법으로 협업을 강조한다. 서밋의 협업은 프로젝트나 학습에서의 협동 뿐만 아니라 서로의 관심사와 성장속도 학습방법의 다름을 인정하는 문화이기도 하다. 때문에 자기주도적 학습에서 서밋스쿨의 학생은 서로 돕고 같이 성장한다. 이런 협업시스템 속에 서밋의 아이들은 자신만의 삶에 대한 전망과 자신만의 진로를 설정하는 잠재력도 생겨난다.

 서밋스쿨에서도 학교를 혁신적으로 바꾸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혁신적이고 열정넘치는 교사를 선발했지만 그들 역시 기존의 사고에 젖어 있는 부분이 많았고, 이로 인해 학교 혁신과정에 진통이 적지 않았다. 서밋 역시 기본적으로 의사결정에 만장일치를 선호한다. 다수결의 의한 결정은 빠르고 과반을 대표하지만 과반이 크지 않을 경우 대표성의 문제와, 패배한 소수가 방해자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만장일치를 선호하지만 모든 문제가 만장일치로 가기는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서밋은 만장일치를 강요하는 강한 의사결정 도구를 만들었다. 이는 구성원들에게 역할을 주는 것으로 D는 의사결정을 내릴 권한을 갖는 사람으로 해당문제에서 가장 권위가 높다. 하지만 그에겐 이 문제를 만장일치로 이끌어야하는 의무가 주어진다. V는 결정에 반대하는 역할을 맡은 자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기 위해 더 나은 제안을 해야하는 의무가 있다. P는 결정에 대해 제안을 할 수 있는 자이며 I는 단순히 의견을 낼 수 있는 자이다. 그리고 이 외에 해당 문제에 대해서 정보를 반드시 알아야 하는 다수로 구성된다. 이런 역할을 맡고 회의가 진행되면 주어진 역할들로 인해 보다 생산적이고 빠른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 만장일치로 갈 가능성도 높아지고 말이다. 

 이 같은 방법은 한국의 혁신학교나 일선학교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도구로 쓰이면 좋을 듯하다. 워낙 반대를 위한 반대도 많고, 주체성을 잃고 타성에 젖은 자들도 많기 때문이다. 서밋의 여러 가지가 인상적이었지만 아무래도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철학이었던 것 같다. 모든 아이들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철학. 그것이 서밋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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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치 시대의 인사제도 혁신
김성천.신범철.홍섭근 지음 / 테크빌교육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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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사는 입직하자마자 일반 공무원 7급에 해당하는 대우를 받으며, 경력이 쌓여 급여가 24호봉에 이르면 4급에 해당하는 대우를 받는다. 생각보다 높은 대우다. 물론 교직은 수평조직이며 실제 급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이는 어디까지는 예우다. 그리고 교사집단에서 한 학교를 책임지는 위치인 학교장은 3급정도에 해당한다. 이 역시 예우겠지만 한 마을의 행정총책임자인 면장이 5급임을 감안한다면 역시 상당히 높은 직위다. 거기에 학교장은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다. 물론 대통령이 매년 임용되는 수많은 학교장에게 임명장을 직접 건네진 않지만 학교장의 임명장엔 대통령의 이름이 들어간다. 그만큼 중요한 위치라는 셈이다.

 실제 학교에서 학교장의 권한과 책무는 막강하다. 많이 민주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학교내 거의 모든 의사결정 권한이 학교장의 소관이다. 학교운영위원회가 있긴 하지만 심의기구에 불과하며 일부 학부모만의 리그다. 교사집단은 수가 많지만 오랜 비민주적 풍토에 길들여져 있어 주체라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소신이 있더라도 권한이 많이 집중된 학교장의 의사에 반해 일을 진행하기는 매우 어렵다. 현 상황이 이러한 만큼 한 학교의 어떠한 역량과 민주성, 혁신성을 가진 학교장이 부임하느냐는 그 학교의 교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한국의 학교장 제도는 승진제도다. 이는 일반 교사가 경력 및 여타 점수를 쌓아 승진하는 구조인데 이런 체계를 갖춘 나라는 적어도 OECD국가중 한국이 유일하다. 다른 나라들은 학교장을 승진구조로 바로 보지 않으며 교사 집단과는 다른 투 트랙체제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50대 가까이 되어야 간신히 교장이 되는 한국과는 다르게 젊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교장이 될 수 있다. 거기에 다른 나라들은 교장선발을 위한 심사과정에서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고 다단계 심사를 거처 임용한다. 또한 교장에 대한 업무 평가를 매우 중요시하고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이 과정에 적극 참여한다. 거기에 교장이 되기 위한 엄격한 양성 프로그램을 거치며 이를 통해 교장 자격을 취득하게 한다. '  

 한국의 교장은 위와는 무관하게 언급한 것처럼 교직생활 중 승진을 위한 점수를 쌓아서 임용된다. 때문에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는데 우선 직무역량의 문제다. 현시대 교장에게 요구된는 역량은 민주적 리더십과 혁신교육성공경험, 이론을 겸비한 실천가, 사람을 아우르는 인성이다. 하지만 승진 점수를 쌓는 과정은 이와 무관하다. 각 시도교육청은 자신들이 새로운 정책을 시도하는 경우 업무부과에 부담감을 느끼는 교원들의 반발을 무마하고자 이 업무를 수행하는 자들에게 승진가산점을 부여해왔다. 돌봄교실이나 방과후, 청소년단체, 영재학급운영등이 이러한 것들이다. 물론 이와 같은 업무를 수행해보고 그 절차과 운영방안을 터득하는 것은 학교장에게 필요한것들이라 볼수 있겠지만 앞서 말한 학교장의 직무역량을 쌓게해주는 것들이 보기는 어렵다. 

 또 다른 문제는 교직문화다. 한국은 승진을 위한 가산점을 쌓기 위해 남들이 기피하는 어려운 업무들을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승진대상자들도 같이 학급을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히 그들이 더 힘든 업무를 맡아야 한다는 문화가 생겨나게 된다. 

 민주성도 문제다. 한국은 교장으로의 임용이 다른 보직을 맡는 것이 아닌 승진의 개념이다. 때문에 교사가 교장으로 임용되면 자신이 다른 교사보다 우월한 직위에 있다고 생각하게 되며 실제 한국의 체계는 그러하다. 때문에 비민주성이 발생한다. 또한 승진과정에서도 비민주성이 쉽게 발생한다. 승진대상자는 가산점을 따기 위한 업무를 맡아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은 대부분 학교장이 결정한다. 때문에 승진희망자들을 중심으로 학교장에게 순응할수 밖에 없는 구조적 비민주성이 발생하게 된다. 

 마지막 문제는 제약과 차별이다. 언급한 것처럼 교사는 교장이 되기 위해서 상당기간을 점수를 쌓으며 준비를 해야한다. 하지만 그것만이 교장에 필요한 직무역량을 쌓는 길을 아니다. 그것과 무관하게 현장에는 교육실천에서 상당한 내공을 쌓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은 교사로서 성공적일수 있어도 교장이 되기는 불가능하다. 즉, 한 가지 길만 열어놓음으로써 다양한 방식으로 역량을 쌓아올린 여러 교사들이 교장이 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학교장 승진제도의 문제점으로 교육 현장에선 교장공모제를 실행해왔다. 하지만 현재의 공모제는 그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유명무실하다. 현행제도는 3개의 공모제로 초빙형과 내부형, 개방형을 실행하고 있다. 하지만 교장자격증으 가진 자로만 그 대상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아 활용가능한 인력풀이 적다. 또한 현 교장들은 4년임기에 대부분 별 평가 없이 중임을 하여 8년간 교장으로 임용되는 것이 가능한데 공모제교장의 경우 이 8년의 임기에 포함하지 않아 교장임기를 실제적으로 12년까지 늘려주는 역할만 하고 있다. 이는 과도한 특혜란 지적이 많다. 때문에 책은 공모제에 대한 개선안을 제시한다. 우선 쉬운 방법은 초빙형과 내부형을 합쳐 통합형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는 현 직위에 상관없이 15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교사라면 누구나 지원을 가능하게 하여 인력풀을 크게 늘리는 형태다. 외부인사가 임용가능한 개방형은 그대로 유지한다.

 공모제의 경우 그 평가의 공정성과 투명성 담보가 도마위에 오르는 경우가 있는데 책은 이 부분에 대한 보완책도 제시한다. 공모제 교장의 총 수를 예측하여 교육청에서 일괄 공채를 운영 실시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교육청 담당 인사실무자, 해당교의 교사, 지역전문가, 주민등을 포함하는 심사단이 대거 구성되어 심사를 실시하게 된다. 

 그리고 학교장 양성 프로그램도 매우 중요하다. 언급한 것처럼 한국의 교장승진제도는 교장에게 필요한 직무역량을 쌓게 만들지 못한다. 그럼에도 한국의 경우 교장으로 임용되면 고작 35일 219시간의 연수만으로 교장에 임용된다. 하지만 다른 선진국들의 경우 교장 양성 프로그램을 강력하게 운영한다. 우선 학교장에게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제시하며 이를 바탕으로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이론과 실천 교육을 병행한다. 즉, 이론으로 무장했으면서도 이를 실천할 수 있는 학교장을 양성하는 것이다. 거기에 엄격한 학사관리를 바탕으로 최소 1년 이상의 교육 기간을 설정하고 있으며 현직 교장 이외에도 학교장 직위를 희망하는 교원에 대해 프로그램 참여를 열어놓는다.

 즉, 책에서 정리하는 학교장 승진제도를 정리하면 이렇다. 학교장을 승진으로 바라보는 개념을 버리고 하나의 직무로써 바라보아 민주성을 확보하며, 직무역량을 갖춘 학교장을 임용하기 위해 다양한 인력풀 확보방안으로 최소 자격기준(일정경력이상, 혹은 학교장양성프로그램이수자 등)을 갖춘 사람들을 상대로 질적 평가위주의 공모제를 실시하여 임용하는 것이다. 또한 이들이 임용되면 강력한 학사기준을 갖춘 학교장 양성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하거나 혹은 그 이수자들을 대상으로 학교장을 공모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직무역량과 민주성을 갖춘 학교장이 학교에 자리잡게 하자는게 책의 생각이다. 

 책은 교육전문직원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교육전문직원은 각 시도교육청에 소속된 장학사, 장학관, 연구사, 연구관을 말한다. 이들을 각 지역교육청에 소속되어 장학에서 행정, 예산, 기획등 교육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매우 다양한 일들을 수행한다. 교육전문직원들은 교사와 마찬가지로 국가직 공무원이었지만 시도교육청에 자율성을 주기 위한 인사방안으로 2011년부터 지방직으로 전환되었다. 또 재밌는 것이 교사의 경우 24호봉이 이르면 4급에 상당하는 대우를 받지만 어이없게도 힘들게 교사에서 시험을 통과해 장학사에 임용되면 6급대우를 받는다는 셈이다. 

 일반교사들이 교육전문직원을 하는 이유는 승진때문이다. 교육전문직원이 되면 장학사의 경우 5년 장학관이 경우 3년이면 각각 교감, 교장으로의 승진이 가능하다. 점수를 쌓는 일반 승진의 경우보다 승진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일반 승진의 경우 거의 교장만이 될 수 있는 반면 교육청이 끈이 있는 이들은 교육청 내의 다양한 보직과 교육장등을 독점할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로 인해 교육전문직원이 수행해야할 업무들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장에선 전문적이어야 할 교육전문직원이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 못함을 성토한다. 이는 교육전문직원이 고작 5년만 근속하고 교감으로 승진하기 때문이며 그 5년동안에도 여러 보직을 맡게 되어 전문성을 갖출수 없는 구조적 원인에서 기인한다. 때문에 책은 교육전문직원을 승진시키는 지금의 구조를 바꾸어 행정업무를 보다 희망하고, 적성이 있는 교사가 오래도록 교육전문직원으로써의 전문성을 쌓는 형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교육전문직원 역시 교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교육전문직원이 어떠해야 하는 가라는 비전과 직무전문성에 대한 합의가 사실상 부재하며 그간 기능적인 업무중심으로 선발한 만큼 앞으로는 이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선발하고 관리햐야 함을 주장한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혁신성, 현장지원, 전문성, 학습을 전문직원의 상으로 설정했다고 하는데 참고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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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오장원 2023-03-31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장이 3급은 아니고, 5급이나 4급 정도로 보면 됩니다. 대통령 임명장이 나오는걸로 봐서 5급 정도로 보면 될 듯 합니다. 선생들끼리는 3급이라고 생각해줄 순 있겠네요.
호봉수 쌓여서 4급 대우라는건 그냥 대우공무원 수준의 처우이구요. 실제 직급과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
 
AI 교육 혁명 -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이주호.정제영.정영식 지음 / 시원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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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W교육이 교육현장에 들어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AI교육이 새로이 화두다. 교사입장에선 사실 대부분이 SW교육 능력 및 관련한 교육과정 디자인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그런 상태에서 AI라니.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그만큼 시대가 빠르게 변한다는 것이기도 하며 학생들을 위해 마땅히 따라가야하는 변화이기도 하다.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인 로렌스 카츠와 클라우디아 골딘은 국가의 발전을 교육과 기술간의 경주로 비교하였는데 교육이 기술과의 경주에서 뒤쳐지면 경제성장이 감소하고 경제불균형이 확대하는 반면 교육이 기술과의 경주를 잘 따라가주면 경제성장이 증가하고 경제불균등이 감소한다고 주장하였다. 새로운 기술이 발빠르게 등장하는 지금 이 말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유효해질거란 느낌이다.

 물론 한국정부도 이 변화에 가만히 있지는 않다. 2018년 AI R&D전략을 발표했고 2019년 12월 AI국가전략을 발표하였다. 교육과 관련하여서는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과 AI 기초연구 지원 확대를, 초등 저학년은 SW와 AI 흥미를 갖도록 2022년까지 놀이와 체험중심의 교육과정 편성 계획을, 초등 고학년에서 중학교는 AI 교육을 필수 이수 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교사부문에서는 초등교사 사범대, 교직이수 과정에 AI 관련 내용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계획하고 있으며 AI 교육대학원을 신설하여 연간 초중고교원중 AI 교육 전공자를 1000명 씩 5년간 양성할 계획이다 

 AI 교육은 AI 기술활용과 AI 를 만드는 전문교육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모두가 AI 전문가가 될수도 도 없고 그럴 필요성도 없으니 다수의 학생들에게 AI 시대를 행복하게 살수 있도록 필요한 내용을 교육하는 것이 목표가 된다.  AI 의 놀라운 가능성의 활용과 AI 와 공존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하는 것이다. 

 교육과정에 AI 교육을 도입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요건은 AI 교육을 기본적인 소양교육으로 추진하고 AI 교육을 위한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AI 기반 기술인 교육용 데이터를 개방하고, AI 를 활용할 수 있는 정보 인프라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미국컴퓨터과학교사협의회와 인공지능발전협의회는 AI 을 이해시키는 교육과정을 제시하였는데 인식, 표현과 추론, 학습, 인간과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 사회적 영향의 5가지이다. 인식은 AI 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며 표현과 추론은 AI가 추론을 사용하여 학습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다. 학습은 AI가 데이터를 활용하여 학습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며 인간과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은 AI 기술과 인간과의 관계를 이해하고 AI와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교육하는 것이다. 사회적 영향은 AI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긍정, 부정적 영향을 이해하고 대비하는 역량을 교육하는 것이다. 

 이러한 AI 교육을 통해서 인간은 AI의 주인이 되어야하는데 주인이 되기위해서는 인간 자신이 적절하게 AI를 조정하고 명령, 감독하여 AI가 범할 수 있는 기본권 침해나 위험성에서 벗어나는 AI 통제기능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직접 AI 를 감독하고 AI 통제를 다른 이에게 맡기지 않을 수 있어야 하며, AI 가 분석한 나의 데이터에 따른 판단을 따르면서도 나와 관련한 의사결정을 직접할 수 있어야 한다. 

 AI 교육이 교육계에 미칠 영향은 크게 두 가지로 개별화맞춤학습과 협력학습의 활성화다. 교육계의 흐름은 획일화에서 다양화 그리고 개별화로 이어지고 있다. 그간 개별화 교육은 교사 일인이 맡아야 하는 학생이 다수인 상황, 그리고 교육 내용이 획일적으로 주어지는 문제, 교사 개인이 맡아야 할 수많은 행정업무, 개인진단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사실상 불가능했었다. 하지만 AI 교육이 실행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AI 는 학습입문기부터 개인의 모든 학습 데이터를 수집 분석한다. 이를 근거로 개인에 맞는 처방과 흥미를 강조하는 개별 맞춤형 학습이 가능해진다. 

 AI 교육은 협력학습도 활성화한다. 협력학습의 최대의 적은 무임승차자와 방해자, 봉효과자이다. 교사는 협력학습을 실행하면서 모둠내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두 관찰하거나 개입할수 없다. 하지만 AI 는 실시간 센서로 학생들의 반응이나 대사, 표정, 감정등을 분석함으로써 학생이 협력학습에 기여를 하는지 따라가지 못하는지를 진단 분석할수 있다. 때문에 AI 활용교육은 협력학습을 촉진한다. AI는 소규모 학급에서의 협력학습도 활성화하는데 소규모 학급은 학생 수 자체의 부족으로 협력학습이 어렵다. 하지만 AI를 통해 자신들과 흥미및 관심사가 비슷한 국내 및 국외의 그룹가 매칭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소규모 학급에서의 협력학습도 가능해진다. 

 AI 교육은 이런 형태로 학교현장에 들어왔을때 기존 학교와 교사, AI 간의 새로운 관계 및 역할 재정립이 요구된다. 책은 이를 High tech와 High touch로 구분한다. High tech를 담당하는 것은 AI 로 학생의 사전지식 수준, 니즈를 빅데이터 분석으로 파악하여 진단하고 학생의 각자 속도로 맞춤학습을 지원하며 학생의 학습상황과 개인 정보등에 대해 분석하고 가공한 학습정보를 교사에게 제공한다 High touch는 교사의 역할로 소프트웨어의 정보 데이터를 통한 개별 맞춤형 지도, 고차원 소프트 스킬에 집중한 능동적 학습 경험 제공, 학생멘토링과 사회정서학습을 실행한다.

 이 과정에서 AI는 학습에서 지식과 이해부분을 담당하게 되며 교사는 적용과 분석, 평가, 창조등 보다 고차원적인 부분을 담당하게 된다. 지식의 직접전수와 학습코칭이라는 부분을 AI가 담당하고 학습디자이너이자 상담가 조언가로서의 기능을 교사가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책은 AI 가 등장하더라고 교육분야에서는 교사를 밀어내는 것이 아닌 기존의 강의, 지식, 맞춤형 코칭과 개별화 교육, 평가, 행정업무를 담당함으로써 오히려 여유가 생긴 교사가 마땅히 기존해 해야했떤 교육의 고차원적 부분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가능하려면 정부차원에서의 일대 교육개혁이 필요하다. 우선 정부는 학교, 교사, 교과데이터, 기술 등의 영역에서 장벽을 만드는 요소를 대대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그래야 AI 활용하고자 하는 교육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 관치주의가 사라져야 하며 기업과 정부출연 연구진에 더 높은 자율성이 주어져야 하며 실패가 용인되어야 하며 관료들의 이기주의에서 탈피해야 한다 

 미래의 교육과정은 학생에게 더 이상 다른 사람이 제시한 문제를 풀게 만들지 말고 동료와 협력하여 새로운 질문을 찾아내어 질문에 기계가 답하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과정이 되어야한다고 한다. 책은 학생 개인의 학습 데이터의 축적으로 가까운 미래에는 고부담이며 일회성이고 역량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수능같은 시험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AI에 의한 진정한 입학사정관 제도 같은 입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 막연히 교육의 적, 아니 교사의 적일지도 모른다는 AI에 대한 생각을 다시 정립할 수 있었다. 선생님, 학습, 학부모가 반드시 한 번쯤 봐야할 책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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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1-05-06 20: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AI도 결국 알고리즘 문제라고 본다면 학교에서는 수학과 윤리 등 기초 학문 교육이 더 중요하지 않을지 생각듭니다. ^^

닷슈 2021-05-07 10:41   좋아요 0 | URL
맞는 말씀입니다. 거기에 그 알고리즘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의 문제와 알고리즘 자체의 설계도 중요한듯 합니다. 엠비씨 보도 보면 최근 주요포털 기사들이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보수언론만 집중 소개되는 점, 그리고 자체 알고리즘으로 포털내 자체 쇼핑몰만 유리하게 설정되어 있는점도 문제죠. 알게모르게 이미 인공지능에 사람들이 많이 조작되고 있어 교육이 시급해보입니다.
 
이야기가 담겨 있는 사시사철 생태놀이
박항재.옥흠.박병삼 지음, 소노수정 그림 / 뜨인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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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을 목표로 자연물을 주로 이용하거나 생물의 습성을 토대로 여러가지 놀이를 하는 것이 생태놀이다. 도시에 살고, 깨어 있는 시간 대부분도 아파트건물 같은 학교에 머무는 아이들에게 이런 생태놀이도 필경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이론적 토대는 플로러닝에서 따왔다. 플로러닝은 하나의 목적을 향하여 물이 흐르듯 이어지는 놀이나 활동을 배우는 것을 말한다. 4가지 동물의 특성에서 각 단계가 비유적으로 나왔는데 수달, 까마귀, 곰, 돌고래다. 

 1단계인 수달에서는 하루종일 어른이 되어도 장난을 치는 수달의 열정에 빗대 재미있고 활동적인 놀이를 통해서 하고 싶은 마음을 만드는 단계다.2단계는 까마귀로 까마귀의 민첩하고 지적인 관찰력을 빗대어 오감을 집중하고 활용하는 놀이를 통해 감성을 높이고 관찰력을 기르는 단계다. 3단계는 곰으로 곰이 온몸으로 자연을 만나는 것이 비유해 자연을 몸으로 직접 느끼는 놀이나 활동을 통해 자연과 일체감을 느끼는 단계다. 4단계는 초음파로 서로 의사소통 하는 돌고래의 습성에 비유해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서로 나누는 놀이나 활동을 통해서 감동이 한층 깊어지고 유대감을 강화하는 단계다. 

 책은 이 4단계에서 몸과 마음을 열어요, 함께 알아봐요, 온몸으로 놀아요, 감동을 나눠요 의 4단계로 모든 놀이를 구성했다. 

 놀이도 놀이지만 이 책의 또 다른 재미는 과학적 설명도 많다는 것이다. 다람쥐, 청설모, 어치등은 도토리를 좋아한다. 타닌의 떨떠름함 맛 때문에 사람은 묵이나 쑤어야 간신히 먹지만 많은 동물들에게 도토리는 소중한 식량이다. 이들은 도토리를 땅에 묻고 보관하는데 땅속은 습도가 높고 온도도 높아 도토리가 싹 틔우기 좋은 여건이다. 또한 어치의 경우 자신이 보관한 도토리의 무려 70-90%를 잃어버린다고 한다. 

 플라나리아는 생긴것과는 다르게 1급수에 산다. 플라나리아는 항문이 없고 입만 있는데 입이 머리 부분에 있는게 아니라 몸통부분에 위치한다. 그래서 먹이를 발견하면 몸통부분에서 긴 집게가 나와 먹이를 뜯는다. 현대의 공중급유기는 이런 플라나리아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공중급유기들의 기름 탱크는 몸통에 있으니 당연히 거기서 긴 집게가 나와 서로 연결하여 급유한다. 

 경기 고양 장항습지에는 말똥게와 버드나무 군락이 있다. 둘은 공생관계인데 버드나무 주변 생태계에서 말똥게가 먹이를 얻고 나무위로 오르거나 숨어 천적을 피신한다. 말똥게는 버드나무 밑에 굴을 판다. 그 굴의 크기가 공교롭게 버드나무 뿌리 굵기와 거의 맞다. 그래서 나무 뿌리까지 산소가 닿아 성장이 좋고 말똥게의 배설물이 거름 역할을 한다. 말똥게는 과거 주민들이 이를 삶아 먹으려 했는데 말똥냄새가 났다 하여 붙인 이름이란다. 

 나비와 나방은 차이가 있는데 나비는 주로 주행성이고 나방은 야행성이다. 나비는 앉을 때 나비를 접는데 반해 나방은 날개를 그대로 펴고 앉는다. 나비는 더듬이가 방망이 모양이지만 나방은 빗살 모양이다. 

 책에 있는 놀이는 아이들이 꽤나 좋아할 만한 것들이 많다. 자연물을 손으로 느껴서 뽑아 무엇인지 맞추거나 포식과 피식 관계를 주로 착안하여 서로 잡고 쫓는 일이 많다. 그러면서 포식이란게 생각보다 힘들고 자연의 균형이란것도 몸으로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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