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교육 2030” & “2022 개정 교육과정” 미래 교육 나침반 - “3년 같은 1년, 학생의 성장으로 증명한다.”
지미정 지음 / 앤써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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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가 변하면서 교육의 흐름도 이를 추종한다. 하지만 양자의 변화 속도는 현저하다. 사회는 실시간으로 빠르게 변하며, 이는 주로 과학, 기술, 산업의 발전에서 촉발되며, 자본이 이를 가장 빨리 쫓는다. 반면 공공의 영역이며 경직된 교육은 그 추세가 사회에서 가장 느린 편이다. 때문에 4차 산업혁명 운운하는 시점에 학교교육은 아직도 산업화시대의 그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대는 급변하는 사회 변화에 맞춰 어떤 상황에서도 높은 개인 역량을 바탕으로 타인과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여 그 과정과 결과에서 사회와 개인 그 자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변혁적 역량을 갖춘 인재를 원하고 있다. 이런 인재를 키우려면 학교교육은 그 과정에서 학생이 실제생활의 문제 혹은 그것과 몹시 가까운 문제를 제공하고 이를 해결하는 기회를 교육과정 안에서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학교는 실생활과 동떨어진 교과의 틀에서 단편적 지식, 기능을 학습하는 틀만을 제공한다. 둘의 상관관계는 매우 낮은 걸로 보이며, 이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은 단편적 지식과 암기력 측정 위주의 객관식 대학입시시험이다. 

 물론 교육도 나름 변한다. 개인적으로 보기에 90년대 열린 교육의 흐름이 일어나 전제적이고 권위주의적 학교교육에 학생 중심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했던 것 같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서 비로소 관에서도 동기유발이나, 수업에서의 교사 주체성을 다소 인정하여, 단위 수업 재구성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이 때 초등같은 경우는 인디스쿨이라를 사이트가 유명해졌는데 단위 수업 재구성을 위한 다양한 학습자료 공유 커뮤니티다. 이후 혁신교육이 들어서며 단위 수업을 넘어선 교육과정 재구성이 주목받았고, 이어 교수평 일체화 그리고 더 나아가 마을 교육 개념까지 등장했다. 때문에 한국에서도 현재의 흐름은 지역과, 학생, 학교, 학부모, 교사 자신의 필요를 바탕으로 학급만의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것이 추세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를 실행할만한 역량을 가진 교사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잘하고 못하는 것을 떠나서 시도자체가 무척 빈도가 낮다는 것이 문제다.

 이런 면에서 책 미래교육 나침반은 무척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학년 부장으로 근무하면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이를 공유하고 있다. 저자가 학생 중심 프로젝트를 실행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도구는 디지털 두구이며 구글 워크스페이스를 많이 사용한다. 독특한 점은 스프레드 시트를 무척 많이 사용한다는 점이다. 구글 도구는 문서와 슬라이드 설문도구, 스프레드시트등을 기본으로 제공하며 교사는 구글 클래스룸을 개설하여 이를 학습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교사는 엑셀에 약한 집단이기에 스프레드 시트를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업무용으로는 쓰는 편이지만 학생교육용으로는 잘 쓰지 않는 편인데 저자는 이를 무척 잘 사용한다. 주 용도는 학생의 자기 평가와 꾸준한 발전을 위한 기록 관리, 또는 상호간의 평가 도구로의 이용이다. 당연히 함수를 잘 사용해야 하는데 저자 자신도 불과 몇 년 전만해도 함수가 약했고 하나하나 학생을 위해 배워가며 실력이 늘게 되었다.

 이 책의 대상은 6학년인데 초등 6학년 교육과정엔 정부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나 역시 이 부분을 가르치면서 실제와 가까운 정부구성을 해보면 어떨가 고민한 적이 있는데 저자는 이를 해냈다. 민주 정부는 삼권이 분립되어 있다. 보통의 교사라면 처음부터 3부를 모두 구성할 것이고 원칙적으로 한다면 법이 있어야 사회가 굴러가므로 입법기관인 국회부터 구성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저자의 접근은 다르다. 교육적으로 접근했는데 우선 정부부터 구성했다. 그러다보니 학습부, 체육부 등 다양한 부서가 학생의 실제 교실생활을 위해 생겨났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청들이 부 산하에 세부적으로 생겨났다. 그리고 부서가 운영되다보니 자연히 법의 필요성이 느껴지며 여러 정책과 법을 제안하는 정당이 구성되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이 법을 어기는 사람들이 생겨나며 법원도 구성되었다. 학생들은 법을 어기는 사람에 대한 처벌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논의했는데 결국 처벌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무임승차에 대한 고민도 깊었다. 인간은 자신의 능력과 무관하게 집단을 이루면 봉효과와 무임승차 효과가 발생한다 집단은 작업에 공동으로 부여되니 각자 그것에 대한 동기와 수행능력에 차이를 보이고 이것이 이런 부작용으로 나타난다. 저자는 무임승차의 원인을 능력으로 본 것 같다. 때문에 모두가 기본 능력을 갖게 되면 부작용도 적다고 생각해 1학기엔 무조건 디지털 도구를 통한 프로젝트 수행능력 향상을 위해 모든 과제가 개인형으로 주어진다. 이후 기초기본을 모두 갖췄다 생각하면 2학기 부터 집단 프로젝트가 부여되는 형이다.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책에는 저자가 구글도구와 여러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여 진행한 십수개의 프로젝트와 그 과정과 결과물, 학생 반응이 많이 실려있다. 책의 주목적은 이런 프로젝트의 소개와 공유이기에 구글도구나 디지털 도구의 활용법인 전혀 없다. 조금 아쉽기도 한 부분이다. 많은 결과물을 보여주기 위해 책의 편집도 꽉찬 편인데 처음엔 좀 난잡해보이다 적응이 되었고 감탄하게 되었다. 

 저자의 책에 나온 많은 프로젝트가 한국 교육계 및 개별 교사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라 생각한다. 교사에겐 전문성이 있다. 때문에 현재 학교에서는 교사가 구성한 각 교과나 학급의 교육과정은 교감이나 교장, 혹은 교육청의 관리 대상일 뿐 결재 대상이 아니다. 이런 흐름은 하위 집단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좋은 장치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몇몇 교사는 자신만의 관성에 갇혀 현재의 변화를 무시하고 머물러 있는 것을 전문성이라는 미명하에 소위 정당화한다. 내가 전문성을 갖고 내 맘대로 나만의 경험으로 수행하고 있는데 왜 너희가 자꾸 변화를 강요하냐는 식이다. 하지만 교사의 전문성의 보장은 당연히 발전을 전제로 한 것이다. 많은 변화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학생이 살아가야할 시대가 너무나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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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교육트렌드 2023 - 한국교육을 움직이는 20가지 키워드
교육트렌드2023 집필팀 지음 / 에듀니티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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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번 지적한 것처럼 한국은 교육에 큰 관심이 없다. 능력주의에 빠져 교육에 관심이 많은 것 같지만 사실 어떻게 하면 내 자식이 남보다 좋은 대학에 진학해 더 나은 노동 조건을 얻을 수 있는지와 그 과정이 자식에게 얼마나 유리하고 공정한가가 주요 관심사안이다. 이것 외엔 사실상 무관심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는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지난 대선 윤석렬과 이재명은 둘 다 교육정책에 상당히 무관심하고 아는바가 거의 없었다. 모처럼 이번 총선에서 사실상 적대적 공존 관계인 두 양당이 비교적 높은 순위로 현직 교사를 영입했는데 작년 서이초 사건 이후 교육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모처럼 증폭된 까닭이라 본다. 

 대한 민국 교육 트렌드는 2022년부터 나온 것 같다. 트렌드 코리아처럼 이 책은 현재의 주요 쟁점이나 유행을 다루는데 제목이 이런 것처럼 교육 정책과 사안에 대해 여러 저자가 한 꼭지씩 다루고 있다. 전반적으로 흥미로웠지만 아쉬운 점부터 말한다면 여러 저자가 쓴 만큼 통일성이 좀 없어보이는 면과 각종 통계자료가 책이 두꺼움에도 작게 들어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역시 여러 부분을 다루다보니 깊이가 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서문에서 다룬 점이 인상 깊었다. 현재의 교육은 21세기 임에도 20세기 초반에 형성된 근대 산업국가의 대전제를 그대로 갖고 있다. 이 전제들은 우선 생산에서 인간의 노동력 비중이 크고, 자본은 이윤을 노동은 임금을 얻어 부의 재분배가 이뤄지며, 핵가족이 형성되어 남자는 주로 일을 하고 여자는 가사육아를 하며, 지구의 자원은 무한하고, 후진국은 선진국에 대한 압축 추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교육에도 근대 산업사회의 논리가 적용된다. 학교교육에서의 성공은 그에 걸맞는 직업 보상체계로의 진입을 확실시 하며 학교의 교과지식이 고정된 직업이 요구하는 지식과 일치하고, 아동이 핵가족의 보살핌 속에 대체로 자기 성장에 문제가 없으며, 지식 암기로 서구 추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21세기 신자유주의가 심화하고 4차산업혁명기에 들어서며 이 전제는 모조리 부서진다. 더 이상 노동력은 생산성의 큰 비중을 차지 않고 가까운 시일내에 인공지능과 로봇에 상당부분 대체될 것이다. 환경 위기로 지구의 한계가 드러났고, 신자유주의 심화로 부의 불평등이 극심화하여 대개의 가정이 맞벌이가 되었고, 경쟁의 심화로 핵가족 자체가 거의 탄생하지 않고 붕괴되었다. 따라서 가정에선 더 이상 아동이 정서적 돌봄하에 자라지 못하고 어려서부터 여기저기 위탁되고 돌봄된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학교지식과 사회의 요구 지식의 크게 유리되었고, 이로 인해 학교교과의 성공이 꼭 사회, 기업이 요구하는 역량을 보장하지 못한다. 

 책에서는 많은 부분을 다루지만 인상적인 것중 하나는 무엇보다 학생의 정서안정문제였다. 초중고 학교급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가장 원하는 교육을 물어보면 십수년째 능력주의에 빠진 나라치곤 놀랍게도 인성교육이 항상 1위를 차지 한다. 이는 인성을 중시하는 사회풍토도 있지만 그만큼 가정에서의 인성교육이 소홀해진 것을 공교육에 요구하는 결과로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많은 교사들은 과거와 다르게 학생수가 반토막이 났음에도 오히려 학생수가 많을 때보다 학생 인성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문제는 학생의 인성교육에는 가정에서의 협조가 중요함에도 대부분의 가정은 자녀의 정서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는 점이다. 실제 교사의 50%는 가정이 학생의 정서지도에 비협조적이라 응답했다. 교사들은 학생의 정서문제를 위해 지원 전문시스템을 학교에 마련하고, 학부모 소환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위기 학생 훈육 가이드라인의 법적 정비, 학교 관리자의 강한 책무성을 요구했다. 

 교육부는 초등학교 4학년과 중학교 1학년 때 나이스 시스템을 이용한 학생 정서행동검사를 실시한다. 하지만 초등같은 경우 학부모가 응답해 신빙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고 자녀와 보내는 시간도 적어 그런 부분이 더욱 강해진다. 그리고 여기서 위기로 드러나게 되도 학부모가 조치에 거부할 경우 학교가 할 수 있는 것이 마땅히 없다는 문제가 있다. 

 학생의 정서문제는 학교운영의 큰 문제점중 하나임이 작년의 사태로 드러났고, 정서행동에 문제가 있는 상태로 자라난 학생이 사회의 위협이 될 수 있는지라 관심과 조치가 필요하다. 교육당국에선 과감히 교육적 처치를 벗어난 치료 대상 학생에 대해 강하게 개입하고. 이에 대한 법적 강제성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음으로 인상적인 문제는 교원의 과원 문제가. 며칠 전 급격한 학생 수의 감소로 교육부는 새로운 교사 정원기준을 발표했다. 일부 교장, 교감 자리를 제외하곤 초중등 전체에서 대규모의 교원 감원이 발표되었다. 문제는 교원이 신분이 보장되는 국가 공무원인 만큼 그냥 과원이라고 해고하여 감축할수는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향후 10년 정도 안에 초중고교에서 대규모의 교원 과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교원의 과원은 학급당 학생수 등의 기준을 지금으로 유지할 때의 이야기다. 세월의 변화에 발맞워 학급당 12명으로 인원을 맞추면 교원의 과원을 이뤄지지 않고 지금보다 높은 수준의 질관리도 기대된다. 한국은 그간 정부가 법적 교원 수를 항상 어겨가면서 학생 수 대비 부족한 교원의 수를 유지해왔는데 저출산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과도하게 선진적인 상황에 진입하게 되는 형국이다. 하지만 학급당 수가 무조건 적은 것이 능사는 아니다. 많은 교육 전문가들은 학급당 적어도 16명 정도의 학생이 있어야 교사와 학생 관계, 교사 효능간, 교사 만족도, 팀 혁신, 교사 협력에서 가장 높은 점수가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다른 방식의 교사 과원 해소 방안이 필요하다. 행정적인 방법은 명예 퇴직의 유도와 임금피크제, 신규채용을 크게 줄이거나 아예 안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교육적 해결 방안은 3시 학교제를 통해 수업시간을 늘려 필요 교원을 늘리는 방법, 학급당 학생수의 축소로 과원을 막는 방법, 전문교사제의 신설로 과원을 돌리는 방법, 증치교사배치로 역시 과원을 돌리는 방법등이 있다. 이중 전문교사제는 학습지원, 생활교육, 놀이교육, 정서행동지원, 마을학교등 학교현장에서 실제로 요구하는 다양한 분야의 도움 인력을 교원으로 채우를 방법이다. 이는 교사의 행정적, 수업 부담을 줄이고 학교에 넘치는 다양한 직종을 하나로 일원화해 교육효과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여겨진다.

 2032년 학생 수는 지금의 절반으로 감축될 것이 확실하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법정교원이 많은 초등은 과원, 그리고 현재 교원의 30-40%를 기간제로 충당하고 있는 중고교의 경우 기간제 교원의 대량해직 사태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좀 더 빠른 사회적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시점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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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오늘도 무사히! - 교사의 소진과 트라우마 치유 심리학
김현수 지음 / 창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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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9월 4일의 공교육 멈춤과 그 도화선이 된 서이초 교사 자살사건은 한국 사회 전반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교육계는 소위 몬스터 패런츠와, 금쪽이들, 교사를 돌보지 않고 보신하는 관리자, 지시만 하는 교육청으로 인해 골병이 들대로 든 상태였으나 이것이 시민사회에 알려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그 모든 것이 알려지게 되었고, 늘 시민사회로부터 질타와 시기의 대상이었던 교육계는 모처럼의 대중적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그 결과 교육4법이 극한의 여야 대치속에서도 비교적 빠른 시일내에 통과될 수 있었다. 하지만 작금의 늘봄학교 문제 그리고 여전히 아동학대법을 악용한 일부 학부모와 학생의 무분별한 신고가 가능하고 계속되면서 교육계 정상화를 위한 갈길은 아직은 더 멀어보인다.

 이 책은 2021년에 나온 것으로 이런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 학생의 정서문제와 도전, 그리고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인한 무기력, 학교 기능의 확장으로 계속 부과만 되는 행정업무,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책임만 과도하고 권한은 거의 없는 교사들이 어떻게 소진되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2021년 한 교원단체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현직 교사 40%가 우울증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중 12%는 당장 진료가 필요한 수준이었다. 초등은 주로 학부모, 학생의 민원, 중학교는 학생의 거친 욕설과 도전, 고교는 학생의 무기력함이 교사 스트레스의 주 원인이었다. 

 지그문트 프로이드는 정신분석가와 교사, 정치가가 세상에서 가장 만족을 누리기 어려운 직업으로 보았는데 이는 이 세 직업이 목표가 매우 높아 그 끝을 알 수 없으며, 목표의 도달이 혼자서는 도무지 할수가 없고, 무엇보다도 상대방의 요구에 끝없이 응해야 한다는 점 때문이었다.

 교사는 학생과 갈등을 많이 겪는데 그 유형은 다음과 같다.

1. 배움과 가르침에서 배움에 대한 저항

2. 신세대와 구세대로 문화 저항

3. 권위자대 비권위자로 위계에 대한 저항

4. 평가자와 피평가자로 평가에 대한 저항

5. 애정과 인정을 추구하며 불인정에 대한 저항 이다.


 학교와 교육청, 세계의 변화는 교사를 힘들게만 한다. 세계적으로 교사의 업무와 역할을 날로 확장추세다. 실제 80-90년대 학교의 업무와 작금의 교사업무는 비교하기 어렵다. 적어도 방과후, 돌봄, 에듀티크, 정보, 학교폭력, 생활, 스포츠클럽 등이 추가되었다. 이는 세계적 변화로 인한 것인데 핵가족의 약화로 인해 가정에서의 돌봄과 정서적 지지, 양육기능이 사라져 이들 상당 부분이 교육기관인 학교로 전가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현대의 교사는 본연의 수업에 더해서 상담과 행정, 돌봄, 정서적 지원, 봉사, 대인관계 기술까지 해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하고 말았다. 이는 교사에겐 매우 의외이고 부당한 일이다. 법적으로 역할이 가르치는 것이고, 교육대학과 임용고시란 것은 그 부분에만 초점을 두기 때문이다. 즉, 기대한적도 없고 배운 적도 없던 일을 교사는 해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에 대한 경제적, 사회적 보상과 지지는 보잘 것 없는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교직기피 현상은 우리 만의 것이 아니다. 영국의 신규교사는 2015년 2/3이 5년안에 떠났다. 떠난 이유는 업무의 과다, 언론사회의 교사 폄하, 너무 많은 변화, 학생의 도전적 행동, 영국교육기준청의 평가가 이유였다. 미국은 5년안에  신규교사의 19-30%가 떠난다. 이유는 너무 많은 업무와 스트레스, 사회적 존중과 지지, 지원의 부족, 시험과 문서, 자료 준비의 어려움, 적은 급여와 지원이다. 미국은 2019년 이런 이직으로 인해 73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교사의 이탈은 교직 전문성의 저해로 이어지고 교육의 효과저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오늘날 교사는 감정노동자가 가깝다. 교사는 교육과정과 교재를 연구해 수업준비를 하지만 정작 이를 함께 해야하는 학생은 준비가 안된 경우가 많다. 학생은 가정의 양육, 돌봄 기능의 파괴로 자신의 감정을 지지받거나 해소하지 못하고 학교로 오게 된다. 학교는 이들의 분출구가 되고 교사는 아이의 감정적 돌봄과 해소구가 되고 만다. 모든 직장에는 감정표현 규칙이 있고 학교도 마찬가지인데 도덕적으로 우월하고 완벽함을 요구받다보니 자신의 감정이 엉망이고 상대방은 마구잡이로 감정을 표출하는데도 교사는 어른스럽고 스승다워야 하기에 그러지 못한다. 이런 감정부조화는 크게 다가와 교사를 소진시킨다.

 번아웃은 프로이덴 베르거가 창안한 개념이다. 번아웃은 활력 상실과 에너지 고갈, 업무와 대상자에 대한 반감 증가, 업무 효율성 상실의 순으로 나타난다. 번아웃은 업무처리에 헌신하고 전념하며 자신의 일에 확신을 갖고 자발직이고 열정적으로 임할 수록 더 많이 나타난다. 현대 사회는 서비스 업이 증가하고 사람을 대해야 하기에 번아웃이 증가한다. 번아웃의 공통점은 육체, 정서적 고갈, 비인격화와 냉소주의 및 반감, 일에 대한 효율성과 자기효능감의 저하다. 

 직무요구 통제 모델이란게 있는데 이는 직무가 요구하는 수준과 업무 자율성과의 관계다. 직무수준이 낮고 업무 자율성도 낮으면 권태 증후감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직무요구 수준이 높고 업무자율성도 높으면 즐겁게 일하지만 스트레스가 높아 자기 관리가 중요하다. 직무요구 수준이 업무 자율성이 높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직무요구수준이 높으면서 업무 자율성이 높으면 스트레스가 높고 건강에 치명적인데 이것이 교사직군이다. 

 이렇다 보니 교사는 소진된다. 소진은 너무 많은 것을 줄 때 그리고 그것을 심지어 내가 갖고 있지 않을 때 일어난다. 그리고 도덕손상도 생긴다. 도덕손상은 권력을 가진 사람과 제도에 의해 위험하고 중요한 상황에서 평상시 옳다고 여긴 신념 도덕을 위배하는 행위를 한 후 겪는 심리, 정신, 영적인 부정 반응이다. 교사는 소진과 도덕손상은 모두 자주 겪는다. 정서적 돌봄 결핍상태의 학생과 학부모는 요구하는 것이 많고 불합리한 경우에도 관리자나 교육당국에 의해 사태를 덥기 위해 문제를 제기하는 학부모와 학생에 억지로 사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본에선 한국의 서이초 처럼 교사를 자살로 몰고간 학부모가 등장하며 몬스터 패런츠란 용어가 등장했다. 이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자기 자녀의 이야기만 믿고 교사나 학교에 불만을 터트림

2. 자기 자녀의 문제는 절대 인정하지 않음

3. 교사의 대응에 조금이라도 불만이 있으면 교장, 교육청 등을 들먹이며 사태를 확장시킴


몬스터 패런츠는 다음과 같은 사회적 이유로 탄생했다.

1. 공동체 붕괴, 소수의 자녀

2. 학교에 대한 불신 증가

3. 현대 부모는 교육에 관여할 재력과 시간이 과거에 비해 증가함.

4. 학교에 소비자로서 무엇이든 요청 주문해도 된다는 천박한 소비문화

5. 자신의 책임을 전가하는 경향이 농후한 사회분위기

 사실 이런 사회적 이유는 전통근대사회의 붕괴 때문이다. 저출생에 고학력, 고경쟁, 고인구밀도, 고령화가 배경에 있는 것이다.

 책에는 공무원 직종별 평균수명이 수록되어 있다. 공무원은 일반 사기업에 비해 노동강도가 약하고, 연금으로 노후가 보장되어 수명이 길것 같았지만 놀랍게도 전 직종이 한국 평균수명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공무원 직종이 대부분 서비스업으로 최근 들면서 무한한 민원과 요구, 터무니 없는 대우에 노출되어 상당한 스트레스를 재직중에 받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가장 수명이 긴것은 정무직으로 사람을 덜 대하고 정책을 수립하다보니 82세로 가장 한국 평균에 가까웠다. 가장 낮은 것은 소방으로 69세 경찰은 73세, 법조는 74세로 의외로 낮았다. 소방과 경찰은 직무중 사망이 가장 많을 터이고, 스트레스와 위험물질 노출로 인한듯하다. 법조는 스트레스와 격무가 있을 것이다. 교직은 77세로 이들보다 높긴 했으나 직무 중 사망이 거의 없음에도 수명이 낮았다. 재직중의 높은 스트레스가 원인 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교사의 퇴직 연령은 생각외로 이르다. 교직의 퇴직 연령은 62세로 60세인 다른 직종보다 높다. 하지만 퇴직이 무척 빠르다. 교직의 평균 퇴직 연령은 54세우 불과하다. 정년을 8년이나 채우지 못하는 것이다. 가장 낮은 것은 고등 여교사로 50.4세가 평균 퇴직 연령이다. 고등 남교사는 57.5세, 초등 남교사는 84세, 초등 여교사는 54.2세였다. 스트레스로 와 업무과다, 낮은 보수 등이 빠른 퇴직의 원인 일 것이다.

 저자는 그럼에도 교사가 외상후 성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외상후 성장은 자신이 다른 사람이 되었다는 느낌, 타인과의 관계가 예전과는 달라졌다는 느낌,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 철학이 달라졌다는 느낌이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이 겪은 외상과 고통의 현실을 부인하지 않고 마주하기, 일어난 불행을 왜곡하지 말고 수용하기, 굴복하지 말고 이겨내기, 자신을 비난 모멸하지 말기, 이 역경을 이겨낸 후 삶은 어떻게 책임지는 자세로 살아갈 것인지 계획하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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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4-02-03 17: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본 영화 <괴물>이 생각나는 글입니다. ^^

닷슈 2024-02-03 20:41   좋아요 1 | URL
괴물 재밌어 보이던데 보셨군요.
 
개념기반 교육과정 및 수업 - 생각하는 교실을 위한
린 에릭슨 외 지음, 온정덕 외 옮김 / 학지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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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념기반교육과정(Comcept-Based Curriculum and Institution)은 2차원이 아닌 3차원의 교육과정과 수업을 지향한다. 2차원은 전통적인 산업시대 이후에 확립된 교육과정과 수업으로, 지식의 이해와 기능을 강조한다. 개념기반교육과정이 3차원인 것은 지식과 기능을 토대로 개념적으로 이해해야한다는 차원이 하나 더 추가되기 때문이다. 개념적 이해는 학습한 지식과 기능을 토대로 그것을 비슷한 맥락 혹은 다른 맥락에 적용해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학습한 것을 다른 상황에 전이하여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저자에 의하면 교육계는 6가지 중요한 통찰을 발견했다. 

1.지적발달의 핵심은 사실적 사고와 개념적 사고 수준간의 시너지를 내는 상호작용에 있다. 

2.전통적 교육과정은 수많은 정보에 대해서 강력한 개념적 구조를 제공하지 못한다.

3.모든 학문은 내적으로 비슷한 개념적 구조를 지닌다.

4.구체적인 내용, 지식, 기능 외에 교육과정은 각 교과 학년별 중요한 개념과 이해를 명확하게 정교화해야 한다.

5.이해의 전이는 개념적 수준에서 일어난다.

6.학년이 올라갈수록(초3이 기점) 학습동기가 떨어진다.

 

 전통적 교육과정은 확실히 실패했는데 이는 학생에게 고차원적 사고를 불러일으키는 깊이 있는 교육과정과 수업자료를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통적 학교와 교육은 학생이 습득해야할 지식과 기능에만 초점을 둔다. 그래서 교육과정과 교과서에는 학생이 알아야 할 주제와 기능만 배열되어 있는데 이로 인해 학습자는 이를 실제 생활과 다른 맥락, 문제해결에 적용하지 못한 체 의미없이 저차원적 인지수행에만 그치게 된다. 결국 학교는 본질보다는 스타일을 깊이보다는 폭을 추구하고 속도를 강조한 셈이다. 그래서 전통적 학교 교육은 교육과정과 교과서, 성취기준, 수업목표, 시험이라는 도구가 목표가 되어버렸다. 주객전도임 셈이다.

 이와 다르게 개념기반 교육과정에서 강조하고 목표로 삼는 개념적 사고는 규칙성, 연관성, 깊이 있고 전이 가능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사실과 기능을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시너지를 내는 사고란 뇌의 고차원, 저차원의 상호작용으로 이는 학습한 지식, 기능으로 개념적 사고를 해내는 것을 의미한다. 

 개념기반 교육과정엔 개념적 렌즈라는 용어가 있다. 개념적 렌즈는 사실적 지식에 대해 심층적인 수전에서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에 자신의 생각을 끌어오므로 사건에 대한 개인적 의미를 더 잘 구성하게 되며 이로 인해 학생은 수업 내용을 정서적으로 자신과 관련지을 수 있게 되어 학습동기를 높일 수 있게 된다. 

 개념기반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은 사실과 기초기능을 넘어서 관련 개념, 법칙, 일반화와의 관계와 규칙성을 찾는 것을 통해 학습의 깊이 있는 의미 이해에 도달할 수 있고 이것이 바로 개념적 이해다. 그리고 교육과정의 통합은 시너지 사고를 내는 개념적 렌즈를 이용한 인지적 과정이 된다. 

 개념기반 교육과정의 개념적 이해는 사실 특별하지 않다. 이해중심 교육과정과 상당히 유사한데 실제로 저자는 개념적 이해는 이해중심 교육과정의 영속적 이해, 빅아이디어와 같은 개념이고 IB의 주요 아이디어, 탐구결과와 같은 의미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도 그렇다.

 개념기반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은 지식과 기능을 새롭거나 비슷한 맥락에 전이시키는 능력을 보이는데 이것은 심층적 이해와 고차원적 사고의 증거가 된다. 전이는 두 가지로 가까운 전이는 학습한 개념과 비슷한 과제로의 전이이며, 먼 전이는 전혀 다른 맥락의 과제로의 전이다. 가까운 전이의 예는 자동차 운전의 개념적 이해를 버스 운전에 적용하는 것이며 먼 전이는 전기 시스템을 혈액 순환계에 적용하는 것이다. 

 언급한 것처럼 교육에 대한 통찰에서 각 학문의 지식과 기능은 같은 구조를 지니며 아래와 같다.


지식은 [사실-소재-개념-원리, 일반화-이론]

기능은 [과정/전략, 기능-개념-원리, 일반화-이론]


-지식의 구성요소 

사실은 인물, 장소, 상황, 물건의 구체적 예로 원리와 일반화의 귀납적 근거가 된다. 전이는 일어나지 않고 한정적이다.  

소재는 구체적인 인물, 장소, 상황, 물건과 관련한 일련의 사실로 역시 전이가 안도니다. 다만 구체적 사실을 서로 관련짓는다. 

개념은 소재에서 도출된 지적 구성체로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추상적이며 보편적이고 짧은 구로 이뤄진다. 그리고 전이가 된다. 

일반화는 개념적 이해, 빅아이디어로 하나의 문장으로 두 개 이상의 개념 간 관계를 진술한다. 보편적이고 시간 제약을 받지 않으며 추상적이고 다른 예에 의해 뒷받침 된다.

원리는 영속적 이해, 빅아이디어로 학문의 기초를 이루는 기본 원리다. 

이론은 현상이나 실천 양상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적 아이디어의 집합이나 가정이다. 


-기능의 구성요소

과정/기능, 전략에서 과정은 결과를 만드는 행동이다. 전략은 자신의 수행을 향상시키기 위해 의식적으로 적용하거나 점검하는 체계적 계획이며, 기능은 전략에 내재된 작은 행동이나 조직이다.

개념은 한 두 개의 단어로 내용으로부터 추출한 정신적 구인 또는 아이디어다. 학습하는 과정, 전략 기능에서 도출된다. 단원 학습 후 깨닫기를 원하는 이해의 진술에 사용된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정교하며 보편적이다.

일반화는 사고의 요약이다. 두 개 이상의 개념 또는 그 관계를 진술한다. 

원리는 기본 원칙과 진리다.

이론


 개념기반 교육과정의 실현을 위해 교사는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한다. 우선 연역적이 아닌 귀납적 교수를 해야한다. 수업 초반 부에 일반화나 원리를 직접 교수하고 그 사례를 살피는게 연역적 접근인데 이 경우 학생이 개념적 이해에 도달하는 것을 방해하게 된다. 답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내와 연결고리를 만들어 귀납적 접근으로 개념적 이해에 도달하게 해야한다. 그리고 전통적 접근에서는 개념적 이해를 위한 도구인 사실과 지식, 기능, 소재가 사실상 목표로 작동했다. 이것을 학습지원도구로 생각해야 한다. 

 각 학문 영역의 개념들은 그 범위에 따라 매크로와 마이크로 개념으로 나뉜다. 매크로 개념은 폭이 넓은 것으로 여러 분야에 적용되어 학문과 교과를 넘나드는 이해에 용이하다. 마이크로 개념은 이해의 깊이를 추구하는 것이다. 

 개념기반 교육과정의 단원 설계는 다음과 같다.

1. 단원 명 정하기

-학습의 초점, 중심 소재와 맥락, 학년 수준과 시기를 암시한다. 간결한 소재, 생생적 사고, 자극적 질문이 될 수 도 있다.

2. 개념적 렌즈 파악하기

3. 단원 스트랜드 파악하가

-단원 명이 책의 장이면 스트랜드는 그 장을 구성하는 소재다.

4. 스트랜드 안에서 단원 소재와 개념을 읽기

5. 학생이 단원 학습에서 기대하는 일반화 작성하기

6. 안내 질문 만들기

7. 중요한 내용 파악하기(학생이 알아야 할 것)

8. 핵심기능(학생이 할 수 있어야 할 것)파악하기

9. 최종 평가와 채점 가이드 또는 루브릭 작성하기

10. 학습활동 설계하기

-학교에서 권장하는 수업실천에 관해 학생과 소통하기

-학생이 정해진 시간 내 최종과제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학습활동의 속도 제안하기

-학생의 전이 지원하기, 단원 학습 후 학생이 보여줄 단원의 일반화, 중요내용, 핵심기능을 학습활동과 직접 연결하고 명료히 전달하기.

11. 단원 개요 작성하기


 개념기반 교육과정의 단원 설계에서는 단원 그물을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단원 그물은 교사가 중요한 소재와 개념을 브레인 스토밍하고 전체 개요를 볼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단원의 그물이 완성도가 높을 수록 단원의 일반화는 공고해 질 수 있다. 

 개념기반 교육과정은 탐구학습과 여러 방식에서 유사하다. 탐구학습은 구조화된 탐구와 안내된 탐구가 있다. 구조화된 탐구는 교사가 질문과 사실적 정보를 결정하나 학생들이 이를 분석하고 자신만의 개념적 이해를 도출해야 한다. 교사의 안내 질문으로 학생들이 사실과 기능에서 일반화된 연결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안내된 탐구에서 교사는 광범위한 주제를 선정하되 교사와 학생이 함께 탐구의 방향을 설정하는 질문을 만든다. 학생은 더 큰 맥락을 선택할 수 있고 탐구 질문을 조사하는데 활용할 방법 그리고 탐구결과 발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탐구학습에서 학생이 자신의 학습에 책임을 갖도록 하면 배움의 과정에서 개인적인 관련성을 발견하게 된다. 때문에 학습동기가 크게 향상되고 전이도 일어난다. 탐구과정 전반에 걸쳐 교사는 학생에게 피드백을 제공하고 학생이 시너지를 내는 사고를 통해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도록 안내 질문을 해야 한다. 

 개념기반 교육과정의 단원 설계는 한 교과 내 그리고 간학문적 양 측면에서 모두 가능하다. 간학문적 접근은 서로 다른 교과 내용을 실제적으로 연결짓는다. 그래서 여러 교과의 관점에서 문제나 이슈를 생각할 수 있게 하며 교사는 중복을 피할 수 있어 수업시간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고 단원의 구성이 실생활과 가깝게 이뤄질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특정 교과 위주로 단원 설계가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사회나 도덕과 같은 교과 위주로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이 교과들이 다루는 주제나 성취기준이 실생활과 유사하고 다른 교과를 포괄하기 좋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다른 교과의 중요한 지식, 과정, 전략/기능에 대한 이해가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영어나 수학처럼 위계적 교과일 경우 더욱 조심해야 한다.

 다음은 개념기반 교실의 특징이다.

1. 이해를 위한 교육을 한다.

2. 명료한 학습 초점이 있다.

3. 귀납적 교육을 한다.

4. 개념적 렌즈를 사용한다.

5. 시너지를 내는 사고를 한다.

6. 낮은 수준과 높은 수준의 사고를 연결하게 돕은 안내 질문을 사용한다.

7. 학생 맞춤형 수업을 한다.

8. 학생들이 알고, 이해하고, 할 수 있어야 할 것들이 드러나는 평가를 한다.

9. 학습의 전이가 일어난다.


 개념기반 교육과정의 실행은 교사의 변화를 전제로 한다.

교사는 다음과 같은 단계로 발전 할 수있다. 

전문성 개발- 교실 실천의 변화-학생 학습의 변화-교사의 신념과 태도 변화이다.


교사의 신념은 다음 양극단의 사이에 위치한다.

학생 활동-학생 학습

지식 습득-지식 이해

표면적 학습 전략-심도 있는 학습 전략

의존도-독립성

고착형 마음 가짐-성장형 마음 가짐


 딱 봐도 오른 쪽이 학생중심적이고 발전적이고 혁신적이며 변화를 가져오는 마음에 가깝다. 교사는 교육의 상당한 변화에도 그것에 무감각한 경우가 많은데 이는 역설적으로 현장에 지나치게 많은 혁신과 전략에 도입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진정성 있는 변화와 발전을 만들어내기 전에 사장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교사는 이를 자신의 수업에 애써 적용하지 않고 또는 침묵을 지키고 기존의 것을 고수한다. 이 또한 지나갈 것 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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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두 2024-03-02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다 읽은 것 같습니다ㅡ^^ 요약 감사합니다
 
우리는 책 모임 하러 학교에 갑니다 - 책 싫어하는 아이도 빠져드는 책 모임 이야기
박미정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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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성인 독서율이 매우 낮지만 독서 모임은 여기 저기에 어느 정도 있는 편이다. 이런 책 모임은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편이므로 구성원들이 책 읽기를 좋아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자신의 여유시간에 책을 읽으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학교의 학생들은 다르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 위주의 책 모임은 자발성이 결여되어 있고, 구성원 역시 책에 관심이 없으며 무엇보다도 스마트 기기와 SNS로 인해 문해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세대들이다. 

 저자는 자신이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책 모임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풀어냈다. 저자는 초등교사로 함게 읽기를 강조한다. 이는 단지 같이 읽는 것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을 갖고 책 대화를 나누는 것을 말한다. 책의 사건과 인물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구성원들은 아무래도 자연스레 각자의 삶의 이력과 가치관을 나누게 된다. 오래 함께 읽으면서 학생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다른 사람과 교류하며 성장하는 기쁨을 알게 되는데 이것이 함께 읽기의 효과다. 

 교실 책 모임은 같은 책을 읽고 학급 구성원 전체가 감상을 나눈다. 과정은 쓰기 보다는 말하기 듣기에 집중하는데, 현 학교 온책읽기가 주로 쓰기와 활동에 집중 되는 것과 다소 다른 양상이다. 저자는 자신의 교실에서 한 달에 4회, 연간 30회 가까운 책 모임을 운영하였는데 모임이 지속될수록 학생들의 경청자세가 향상되었다. 책 모임 자체에서 서로의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앞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 대화를 지속하면 학생의 경청과 발표능력이 향상된다. 또한 자신과 다른 생각을 듣게 되면서 반감이나 틀림이라는 감정보다는 그럴수도 있구나라는 관용적 태도도 형성할 수 있다. 

 저자는 책을 선정하는데 기준이 있다. 우선 학생의 독서 수준에 맞아야 한다. 모두가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의미 있는 독서 경험을 줄 수 있어야 하며, 다양한 해석과 감상이 가능해야 하고, 무엇보다 작가가 어린이를 보는 시선이 건강해야 한다. 어린이를 미숙하고 어리석은 존재로 보거나 계도의 대상으로만 삼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교실 책 모임에서는 책 읽기와 대화는 반복적으로 실행하며 이를 점차 심화 시킨다. 책 모임에서는 학생이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질문을 만들고 자기들끼리 책 대화를 한다. 책을 통해 각자의 삶은 연결 짓고 자신과 타인을 깊이 이해하고 세상일에 관심을 갖게 된다. 

 책 모임에는 4가지 방향성이 있다. 첫째, 학급 안에서 대화 나누는 훈련을 꾸준히 한다. 둘째, 책읽기 습관을 들이고, 중심 내용을 파악하는 연습을 한다. 셋째, 읽은 책의 분량이나 주제, 영역을 단계적으로 높인다.(그림책-단편-중편) 넷째, 모임의 주도권을 점차 교사에서 학생으로 넘긴다이다. 

 책 모임이 성공하려면 일단 누구나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의 교실도 사람 사는 사회이니 만큼 당연히 힘이 강한 아이, 발언권이 강한 아이가 있다. 그래서 저자는 학급 구성원이 우리 교실은 안전하고 나는 무엇이나 말할 수 있어 라는 믿음을 교실 내 공유하려 한다. 방법은 서클 활동인데 글자 그대로 교실 모두가 둥글게 않아 돌아가면 특정 이야기를 말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신변잡기나 자신의 감정등을 말하며 초기엔 발언을 넘기는 것도 가능하다. 구체적 서클활동으로는 동시 같이 낭송 돌아가면서 하기, 함게 읽은 책에 점수주고 이유 말하기, 수업 마무리에 릴레이 소감 나누기 등이 있다. 

 학교 온책 읽기 활동에서 책으로 동시가 다뤄지는 경우는 드물다. 이는 활동을 구성하는 것의 어려움 때문인데 저자는 책 모임에서 동시도 강조한다. 동시는 어린이의 삶을 보듬고, 마음을 품어준다. 그리고 어린이가 자신과 세상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작고 여린 것을 돌보는 마음을 갖게 한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시를 읽고 느낌을 말하라고 하면 성인이나 어린이나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시의 함축성 때문인데 저자는 구체적 질문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질문은 시를 읽으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는가, 시의 어떤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드는가, 시에 담긴 상황과 비슷한 경험, 다른 시와 다르게 이 시가 마음에 드는 이유 등이다. 

 책 모임에서는 책을 읽는 활동도 매우 중요한데 특히, 여러 책을 완독하는 경험을 갖는 것을 중요시한다. 그래서 책을 매일 읽는데 읽은 분량을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인덱스 표시로 정해주고 일정 기간 계속 읽어 마침내 책 한 권을 완독하는 경험을 갖게 한다. 이런 날마다 읽기 활동으로 완독하는 책이 쌓일수록 아이들은 스스로를 책 읽는 사람으로 인지하게 되고, 뿌듯함을 갖게 된다. 날마다 읽기는 그냥 읽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공책에 읽은 내용을 두 세 줄로 간추리고 소감을 두 세줄 기록해야 한다. 

 책 한 권으로 나눌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책의 모양, 이야기 구성, 소재, 주제 등이다. 이야기의 구성요소인 인물, 사건, 배경에 관한 질문은 책의 읽음을 점검하고 이야기의 전체 흐름을 정리하게 해준다 그리고 책과 관련된 경험에 관한 질문은 아이가 자기 생각을 쉽게 떠올리게 해준다. 책의 주제와 관련한 질문은 독자로서 학생이 자기만의 해석을 갖게 해준다. 책 대화를 위한 질문 유형은 감상, 추론, 평가, 확장이 있는데 뒤로 갈수록 수준이 올라간다. 책 대화의 질문은 교사가 주는 경우가 초반엔 많지만 뒤로 갈수록 학생이 스스로 질문을 구성하는 것을 추천한다. 학생은 질문을 만드는 경험이 부족해 어려워하는데 이 경우, 왜, 어떻게, 만약에 같은 말을 사용하여 질문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 줄 필요가 있다. 

 책모임 후에는 책 모임 소감 나누기 질문도 좋다. 관련 질문은 책을 혼자 읽을 때와 모임에서 같이 읽을 때 어떤 점이 다른가, 오늘 모임에서 기억에 남는 질문, 모임을 하면서 든 생각과 느낌, 모임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점, 모임으로 생각이 바뀐 부분, 오늘 모임을 한 문장으로 한다면, 함께 모인 친구들에게 한 마디, 오늘 모임에서 나의 모습은 등이다. 

 책에는 그림책, 단편, 중편 등의 책을 통해 책 모임을 하는 구체적 모습과 방법, 그리고 저자가 선정한 많은 책들, 독서 교육과 관련하여 읽을 만한 책들이 수록되어 있다. 현장에 적용할 만한 지점이 많은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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