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부 - 인공지능 시대, 돈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는가
이지성 지음 / 차이정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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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10년이 안된 것 같은데 뜬금없이 미국의 골드만 삭스가 미래 한국이 세계 경제규모 2위를 차지할 거란 분석을 내놓은 적이 있다. 중국도 인도도 아닌 한국이 2위라 무척 의아했었다.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말인데 당시만 해도 아직은 연간 출생아 수 40만을 유지하면서 출산률이 1점대를 찍는 상황이었다. 보고서는 아마도 통일이 빠른 시간 안에 잘 되어 남한의 자본기술과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과 자본이 결합하고, 섬의 한계를 벗어나 대륙인 중국과 러시아와 결합하여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누리게 되는 통일 강소국 한국을 상상하고 작성된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통일은 쉽지 않다. 북한의 2인자 김여정은 한국을 거의 역사상 처음으로 대한민국이라 불렀다. 그동안 북한이 기분 좋으면 남측 나쁘면 남조선이라 칭하니 약간 무시하는 듯했는데 이젠 대놓고 대한민국이라 부르니 다소 정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여기에 출생아 수는 40만 수가 무너진 후 2010년대 중반 불과 3년만에 30만선도 무너졌고 곧 10만대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주 성장 발판이었던 거대한 중국 시장은 미중 갈등 속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실리 외교로 사실상 사라지고 있는 형국이다. 

 국내의 형국도 어렵긴 매한가지다. 쌓아 놓은 돈이나 충분한 복지 체계도 없는데 OECD최고의 노인 빈곤률을 자랑하는 상황에서 벌써 국민 연금의 고갈 걱정을 하고 있다. 돈은 없는 상태에서 무자비한 사회적 경쟁과 부실한 사회 안전망으로 기성세대는 교육 전쟁으로 자식 투자에, 그리고 복지 미비로 부모 부양에 재산을 모두 써버렸다. 이들은 수십년 내 이렇다 할 자산 없이 모두 은퇴할 것이고 지금보다도 훨씬 빈약한 명맥만 유지하는 국민 연금이 그들의 썩은 생명 동아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보다 고령화를 몇 십년 먼저 겪은 일본은 우리의 반면교사임과 동시에 우리보다 상황이 낫다. 일본 정치인들은 그래도 한국보다 몇 배는 나아 자신들의 인구 구조를 미리 살피고 고령화에 철저히 대비했다. 그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공적 연금과 사적 연금 체계를 마련했고, 오랜 기간 세계 2위의 황금 경제를 유지하면서 중산층이 워낙 두터웠기에 사적 자산도 잘 마련되어 있었다. 하지만 부동산이 지난 30년간 워낙 크게 폭락했고, 평균수명이 세계 최고를 자랑하면서 2016년 노인 200만이 파산하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하지만 일본은 그래도 건실하다. 버블경제와 인터넷 전환기에  자신들은 새로운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했어도 많은 해외투자를 해놓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은 형편없는 경제상황 속에서도 매년 해외에서 국채나 여러 채권 및 주식배당금 및 각종 투자이익으로 무려 200조의 자산이 국내로 들어온다. 여기에 일본은 과거의 영화에서 얻은 기축통화국의 지위로 인해 통화도 안정적인 편이다. 그리고 아직 경제 규모도 세계 3위로 막강한 내수시장을 자랑한다. 여러모로 우리에 비할바가 아닌 것이다.

 책은 이런 암울한 상황에 대한 답을 사회적으로 찾기 보다는 철저히 개인에게 돌린다. 이게 이 책의 마음에 안드는 점인데 그래도 개인적 자구책을 무시할 순 없다. 책이 제시하는 답은 주식인데 다른 여러 나라의 주식도 아닌 바로 미국의 주식이다. 이유는 4차 산업혁명 미중 전쟁 상황 속에도 미국은 초기술격차를 반도체와 인공지능 등에서 이미 벌려 놓았고 중국을 기술 경쟁에서 철저히 국제적으로 배제시켜 놓았기에 향후 100년 동안에도 1위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래서 책은 미국의 강력한 기술 기업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의 기업을 추천한다. 이들은 이미 미래의 먹거리인 데이터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기술에서도 다른 기업이 따라올 수 없고, 클라우드 시장 또한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과거와는 다르게 다른 나라의 막강한 기업들도 이들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차별적인 부분이다. 때문에 저자는 이미 비싼 이들의 주식은 미래의 값어치에 비하면 아직도 싼 편이며 그렇기에 충분히 비축하여 미래 암울한 한국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은 1등 주식을 사고 배당을 받으면 다시 그 돈으로 1등 주식을 산다고 하는데 한국인 역시 그래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냉정하게 한국의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을 낙관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있다. 반도체의 설계 및 비메모리 부분을 하고 있지 못하기에 한국의 반도체는 냉정히 말해 소작농에 불과하다. 그리고 배터리 역시 아직은 최고 수준이지만 차세대 제품은 전고체 부분에서의 경쟁력이 부족하고 중국의 교체 방식과 테슬라의 단순 배터리에 대응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갖는다. 물론 이 예상과 다르게 현재 국내 배터리 주식은 매우 잘 나가고 있다. 대표적 인게 에코프로다. 

 책을 읽으면서 암울함과 답답함이 밀려왔다. 한국의 암울한 미래 전망이 뭐하나 틀린게 없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출산율을 제고하기 위해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무자비한 교육경쟁을 배제하고, 국민 행복과 인재양성을 위해 교육개혁을 해야 하며, 여력이 남아있을 때 증세를 통해 두터운 복지체계를 구축하고, 지방을 양성해 인구를 분산시켜 더욱 인구를 늘려야 하며, 북한과의 평화정책을 통해 통일까진 아니더라도 군사적 긴장을 풀고 서로 간 왕래 및 평화교류를 통해 지정학적 약점을 극복해야하는데 말이다. 현재는 이 모든 상황 속에서도 모든 게 반대로 가는 것 같아 암울하다. 국가가 하는 것이 없어 각자도생을 해야하니 그 또한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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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배터리 레볼루션 - 향후 3년, 새로운 부의 시장에서 승자가 되는 법
박순혁 지음 / 지와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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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 한국의 반도체 기술 수준이 인근 경쟁 국가가 따라오기 힘든 초격차를 갖고 있다는 책을 본 적이 있다. 한국은 반도체 외에도 이차전지, 즉, 배터리 부분에서도 상당한 기술을 갖고 있다는 기사를 여러 번 본 적이 있었는데 이것이 초격차 수준이라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이 책은 한국의 배터리가 인근 국가가 웬만해선 따라오기 어려운 초격차 수준을 지니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국의 배터리 부분 기업들의 주가가 반도체 기업들을 가까운 시일 내에 상회할 거란 주장을 담고 있다. 독서 이후 추천한 기업을 알아보니 실제로 주가가 엄청나게 오르긴 했다. 미리 책을 보았다면 이란 아쉬움이 컸다. 

 테슬라는 미국 제1의 전기차 기업이지만 원래 자동차와는 무관한 기업이다. 현재 전기차 시장을 보면 전통의 내연 기관차 업체는 의외로 부진한 반면 완성차 업계에선 듣도 보다 못한 기업이 득세하고 있다. 원래 내연기관차는 축적한 오랜 기술을 요구하는 부분으로 그로 인해 후발주자들이 따라잡기 거의 불가능했다. 지금 위세등등한 중국이나 인도도 내연기관차 부분만큼은 거의 포기상태였는데 전기차로 판세가 뒤집히며 이들도 막강한 내수시장을 압세워 선두로 치고나가고 있다. 이는 전기차의 단순한 구조로 인해서인데 배터리와 모터, 차체가 거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차는 연료통에서 연료를 분사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폭발시켜 에너지로 전환하고 열을 식히고 관리하는 등 수많은 관련 장치가 필요하다. 이에 비하면 전기차의 구조는 그야말로 장난감 수준이다. 

 이렇기에 후발주자가 차를 생산하기 용이하다. 하지만 모터는 그렇다쳐도 배터리는 상당한 기술이 요구된다. 전기차 배터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 밀도다. 즉, 같은 배터리 무게나 부피당 얼마만큼의 에너지가 저장가능하냐의 여부다. 한국 배터리의 주력은 니켈함량이 90%에 이르는 NCMA, NCM9, Gen6등이다. 이들의 에너지 밀도는 305kw/kg수준으로 중국의 배터리는 165kw/kg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중국이 LFP방식 배터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즉, 한국의 배터리는 경쟁국인 중국이 것보다 무게는 절반정도에 불과하면서 에너지 저장량은 거의 2배 수준이다. 즉, 한국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가 1회 주행거리, 가속력, 실내공간크기, 화물선적에서 압도적 능력을 갖고 있다는 셈이 된다. 

 배터리의 핵심은 양극재다. 배터리는 양극에 물질이 있고 가운데 이동매개체인 전해질이 있는데 양국에 있는 물질이 바로 양극재다. 이 양극재의 기술진입장벽은 매우 높은데 이것의 비용이 배터리 가격의 50%를 차지한다. 양극재에는 코발트, 망간, 니켈 등이 들어가는데 여기서 가격이 비싸고 원료가 부족한 코발트를 크게 줄이고 니켈의 함량은 90%까지 높인 것이 하이이켈로 품질이 우수하며 가격이 비싸다. 이것이 가능한 업체는 전 세계의 4곳인데 바로 한국의 LG화학, 에코프로비엠, 앨앤에프, 포스크 케미칼이다. 

 양극재를 만드는 공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혼합으로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등 혼합물질을 섞는 과정이다. 다음은 소성으로 혼합된 물질을 열을 가해서 익히는 과정이며, 분쇄는 소성과정에서 만든 알갱이를 쪼개서 일정한 크기로 만드는 것이다. 다음은 세정으로 알갱이에 붙은 잔류리튬 같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이며 코팅은 입자의 형태를 강화하는 과정이다. 다음엔 다시 한 번 소성과정을 거치며 마지막은 포장으로 겉표면을 감싸 안정성을 높이는 과정이다. 

 저자는 배터리 책을 쓰다보니 전기차를 강조하지만 수소전기차 역시 매우 중요하며 그 시대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전기차가 과도하게 광물 의존적이라는 점이다. 배터리의 주재료가 리튬이다 보니 이런 필수 희귀 금속의 가격이 폭등한다는 점이다. 반면 수소전기차는 이렇다할 광물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음은 송배선의 문제다. 모든 가정에 전기차가 보급되면 각 가정의 전기수요가 딱 지금의 2배가 된다. 그렇다면 도시에 송배선을 확장해야하는데 이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수소차는 내연기관 완성업체에 유리하다. 수소차는 전기차와는 다르게 연료보급장치, 열관리시스템 등이 필요해 복잡한 구조에 대한 기술을 보유한 기존 업체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대형트럭등 장거리 운송차량엔 전기차보다는 수소차가 압도적으로 적합하다는 점이다. 

 배터리는 형태에 따라 원통형과 각형, 파우치형이 있다. 원통형은 가장 전통적인 구조로 구조상 내부에 열이 잘 모여 위험하다. 그래서 원통형은 오랜 기간 지름 18mm에 높이 65mm를 사용해왔다. 기술이 발전하며 이것이 조금 커지는 수준인데 테슬라 모델 3에는 2170원통형 배터리가 4300개 들어간다. 원통형 여러 개를 붙이는 방법인데 당연히 쓸모없는 빈 공간이 생겨난다. 또한 각각의 껍질이 있는 배터리가 4300개가 있다보니 무거워진다. 사용공간 대비 비효율이 큰 셈이다. 

 각형과 파우치 형은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 각형은 원통형 같은 데드 스페이스는 없으나 껍질의 무게와 부피가 크다. 파우치형은 배터리를 감싸는 아주 얇고 갸벼운 견고한 비닐 재질을 쓴 것이다. 그래서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 여기에 파우치형은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 원통형이나 각형은 배터리의 형태가 정해져 제품이 이에 맞춰져야 하지만 파우치형은 배터리를 다양한 형태로 제작가능하다. 실제 배터리 관련하여 특허는 테슬라가 고작 700개 중국의 CALT가 4000개를 갖고 있는 반면 한국의 LG에너지 솔루션은 2만 4천개다. 

 다음은 주가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7만원 수준으로 시가 총액이 360조에 달한다. 반면 LG에너지 솔루션은 120조로 2위다. 3배의 차이인 셈이다. 저자는 이것이 가까운 시일내에 뒤집힐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유는 향후 배터리 시장 규모가 반도체 시장규모를 압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연간 반도체 시장은 600조 규모인데 이는 메모리와 비메모리로 나뉜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이중 비메모리를 석권하여 200조 정도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이차전지 시장은 매년 28%고성장하고 있으며 자동차는 고가로 메모리 반도체의 10개급 시장이다. 전기차 시장은 커질 수 밖에 없는데 이는 인간과 지구를 급습하는 기후위기 때문이다. 선진국은 중심으로 내연기관차는 가까운 시일내에 법적으로 퇴출된다. 세계 연간 자동차 시장은 1억대인데 배터리 가격이 1차량당 2천만원 수준으로 2000조의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세계연간 자동차 시장은 중국2500만대, 미국2천만대, 유럽연합 1500만대 수준인데 이 중 미국시장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은 인구밀도가 작고 땅이 넓어 큰 차량이 요구되고 따라서 차량에 들어가는 배터리도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저자는 한국 배터리 업계의 성장성과 시장성, 그에 따른 주가의 미래를 매우 높이 보고 있다. 과연 이렇게 될 지 두고 볼 일이지만 현재까지는 그 예언이 실현되고 있어 자못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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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삼국지 - 글로벌 반도체 산업 재편과 한국의 활로
권석준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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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는 한국 수출액의 20% 정도에 주식 시가총액에서도 역시 20%를 차지한다. 한국은 자동차, 스마트폰, 첨단 가전, 조선, 석유화학 등 제조업 부분에서 고루 강하지만 무역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세계 시장에서도 반도체 산업의 규모는 매우 크다. 세계 반도체 산업의 규모는 연간 2000억 달러에 달하며 향후 인공지능, 자율 주행차, 사물 인터넷, 통신 분야에서 반도체의 요구도는 날로 커질 것이 분명하다.

  한국은 80년대부터 반도체를 시작했는데 불과 20여 년 만에 세계적 선두 주자에 위치에 올라섰다. 이 시기부터 세계 반도체 산업은 냉전의 붕괴로 세계화가 추진되며 비용을 가장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분화되었다. 설계와 공정 생산, 그리고 여기 필요한 소재, 부품,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가 나라 별로 비교 우위에 따라 다분화 된 것이다. 이런 체제에서 한국은 오랜 수혜를 받으며 선진국의 위치로 올라섰으나 이제 그 게임이 끝나버렸다. 미국은 자신들의 위치를 위협하는 강국 중국을 제대로 견제하기 시작했으며 반도체는 차세대 산업의 주력으로 그 제재의 주요 대상이다. 문제는 대중 수출 규모에서 한국의 반도체는 연간 800억달러에 달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이전처럼 눈치를 보며 애매한 위치를 고수하기 매우 어려워졌다. 이 책은 이러한 형국에 대한 분석과 해답을 제시한다. 책은 우선 한중일 삼국의 반도체 발전의 역사와 현 시점 향후의 과제를 제시한다.


1. 일본

 반도체의 역사는 서진한다고 한다. 최초 개발은 영국, 다음은 미국, 일본, 한국과 대만, 중국 순으로다. 중국으로의 걸음은 미국의 제재로 미지수가 되었지만 하여튼 일본은 미국 다음으로 세계 반도체를 제패했던 국가다. 일본은 한 때 세계 최초의 NAND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기술개발, 세계 최초의 KB급 DRAM 양산 공정 개발, 세계 최초 CMOS이미지 센서 양산, 세계 최초의 수퍼컴퓨터 개발이 일본의 작품이다. 

 1970년대 만해도 지금과는 매우 다르게 동아시아 국가는 반도체 시장에 없었다. 하지만 일본은 국가 주도로 준비하여 1980년대부터 시장을 장악한다. 통신산업성 주도로 초 LSI 기술 연구조합을 설립하여 기업 간의 중복투자 방지, 기술 노하우 공유 등으로 일본 만의 독자적인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한다. 그 결과 NEC가 1985-1991 반도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80년대에서 90년대 초반 반도체 상위 10개 기업 중 6개가 일본 기업이었으며 전체적인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무려 80%에 달했다.

 이런 일본 반도체에 위협을 느낀 미국은 1985년 미국 통상법 301조(언론에 자주 나오는 수퍼 301조다.)를 걸고 넘어진다. 무역 제재와 보복 관세를 시작하였는데 그래서 일본 반도체 기업은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 50%이하를 유지하고 일본 국내 시장의 20%를 미국 기업에 내줘야 했다. 이 기간 일본 반도체 회사들은 수율을 높이고 극단적 품질 강화로 대응한다. 하지만 이는 차세대 기술의 미비로 한국과 대만에 밀리게 되는 패착이었다. 

 그리고 1980년대부터 반도체 생산에 세계적 변화가 일어난다. 기존에 반도체는 설계와 제조의 공정을 모두 한 회사에서 담당했었다. 하지만 세계화의 바람과 더불어 미국의 일부 반도체 회사들이 이 관습을 포기하고 설계와 생산을 분리하기 시작한다. 설계와는 다르게 생산공정과 수율관리는 막대한 자금과 인력 및 시행착오가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이 때부터 세계 반도체는 설계만 하는 팹리스, 팹리스의 설계를 의뢰 받아 제작해주는 파운드리, 그리고 이 공정에 필요한 소재, 부품, 장비를 공급하는 회사들로 분업하여 최적화되기 시작한다. 반면 일본 업체는 이 흐름을 타지 않았다. 이들은 자체 생태계를 믿고 설계, 소재, 부품, 공정, 후공정에 이르는 수직계열화 방식을 고수하여 경쟁력을 잃게 된다. 

 결국 일본 반도체는 90년대 이후 급격히 몰락하여 지금은 흔적만 남게 되고 소부장에 집착하는 신세가 되었다. 일본의 패착은 3가지가 요인이었다. 우선 자신들이 구축한 기술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과 그로 인해 세계 시장에 대응력이 떨어진 점, 자신들의 기술을 믿고 과도하게 혁신을 하여 효율과 수익률을 떨어뜨린 점, 그리고 과거엔 성공적이었지만 시대착오적인 정부의 과도한 간섭이다. 하지만 일본은 아직 반도체를 포기하지 않고 있으며 대만 TSMC와도 협력하는 등 자신들만의 생태계 구축을 더 이상 고집하지 않는다. 일본은 미국의 중국 제재에 편승해 칩4동맹에 편승하여 과거의 영화를 회복하려 한다. 

 

2. 중국

 중국은 2020년 기준 전역에 50개가 넘는 반도체 투자 사업을 진행중이다. 총 투자비가 무려 2430억 달러로 한국 돈으로 280조다. 돈은 엄청나게 투자하지만 현재 반도체 자급률은 15%에 불과할 정도로 성과가 미비하다. 중국 반도체는 사실 정부 주도로 지난 20년 간 급성장해오긴 했다. 이들의 발전 비법은 강력한 정부의 정책과, 연구 개발 분야의 투자, 그리고 해킹을 이용한 무분별한 해외 기업들의 기술 탈취와 해외인력 스카우트를 통한 기술 획득이다. 

 중국은 공산당 중앙정부가 시책을 펼치면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지방 정부들이 무리하게 이 시책을 적극 추진하는데 반도체 분야도 그렇다. 하여튼 여러 시책에 무리하게 참여한 대가로 2020년 기준 중국 지방 정부의 부채는 무려 4600조다. 중국 국가 전체의 부채는 무려 6경원에 달한다. 중국 31개 성 중 8곳이 GDP대비 부채가 100%가 넘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거의 절반 이상의 성이 이런 처지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더 이상 투자를 위한 여력이 남아있지 않게 된 것이다. 여기에 중국은 고령화 문제와 엄청난 부채, 미국과의 제재로 인한 저성장 국면에 고착화되면서 반도체 부문의 기술 획득이 쉽지 않게 되었다.

 현재 중국이 기술적 한계에 부딪힌 부분은 10나노 공정이다. 10나노 까지는 비교적 쉽게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지만 그 이하로 내려가면 기술에 차원이 달라진다. 반도체는 패터닝을 통해 생산하는데 패터닝을 글자 그대로 반도체 표면 위에 2차원이나 3차원의 구조로 아주 미세한 작동 패턴을 새겨넣는 공정이다. 그리고 이것이 섬세해질수록 작은 크기에도 집적도가 높아져 고성능의 반도체가 생겨난다.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크기엔 큰 변화가 없음에도 무어의 법칙을 따라 성능이 꾸준히 개선되는 것은 이런 패터닝 기술이 극도로 발달해왔기 때문이다. 

 이 반도체 패터닝에는 품질이 매우 우수하고 신뢰도가 높은 광원이 필요하다. 이 광원에 감과원을 노출시켜 패턴을 얻기 때문이다. 넓은 파장의 저렴한 광원을 쓰면 물질이 전자기파를 흡수하는 정도가 달라져 균질한 제품을 얻을 수 없으므로 아주 좁은 범위의 파장이 필요하다. 레이저나 플라스마 발광이다. 

 10나노 이하의 공정에서 사용하는 광원이 EUV다. 이 광원은 신뢰도가 매우 높으나 여러 물질이 잘 흡수되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EUV공정에서는 나노두께로 수십겹을 겹쳐 극도로 반사율을 높인 거울을 여러 개 연결하여 광원을 집결시켜 패터닝을 한다. 때문에 처음 광원 세기의 7.5%수준에 불과해지고 전력 역시 크게 소모한다. 이렇게 낭비가 심한데도 이 기술이 아니면 10나노 이하 공정이 불가능하기에 이 기술이 사용된다. 

 이 고성능의 EUV장치를 양산단가에 맞춰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네덜란드의 ASML이다. 문제는 미국의 제재로 중국은 ASML의 EUV장비를 수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장비는 대당 1800억원의 고가이지만 돈이 많고 안달이 난 중국에 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ASML은 네덜란드 기업이지만 EUV장비 생산에 필요한 부품 20%정도가 미국에서 생산되다. 때문에 중국은 EUV를 구매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때문에 저자는 중국의 반도체 미래를 암울하게 전망한다. 중국 자체만의 힘으로 오랜 역사와 협력을 자랑하는 반도체 기술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를 자체의 물량과 돈, 그리고 해외 기술 빼돌리기와 스카우트로 해결하려 하겠지만 이 또한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쉽지 않은 형국이 되었다. 또한 기술 개발에 성공하더라고 세계 표준과 멀어지는 갈라파고스화가 진행되어 완전히 독자적인 길로 가게 된다면 그 또한 문제가 된다. 하지만 중국의 넘쳐나는 인재와 반도체 분야의 논문 수준의 우수성과 기초과학 분야에서의 뛰어난 능력을 보면 위협적인 것만은 분명하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3. 한국

 한국은 1980년대부터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다. 당시 일본 업체가 세계를 제패하고 있었으므로 한국의 도전은 무모해보였다. 한국은 1980-90년대까진 선두 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줄여나가며 동시에 선행 기술을 개발하는 전략을 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는 선행기술을 적어도 두 세대 이상 먼저 개발하는 초격차 전략을 펼쳐 성공한다. 그 결과 삼성은 1996년 세계 최최로 1GB급 DRAM개발에 성공한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미국은 한국 반도체를 견제한다. 정부의 기술개발 보조금, 세제지원 축소, 대기업의 자금조달 투명화, 대출자금 정보 공개등이 요구되었다. 당시만 해도 반도체는 삼성외에도 현대와 LG에서도 사업을 진행했는데 현대반도체가 LG반도체를 흡수 합병한다. 21세기 초반은 반도체 업계가 불황이었기에 현대 반도체는 15조에 달하는 부채가 있었고 자본금이 부족해 신기술에 대한 투자도 미비했다. 결국 2001년 말 채권단에 매각되어 워크 아웃에 돌입했고 매각 후 하이닉스로 이름을 바꾼다. 2005년 업계가 호황으로 전환되어 흑자기조로 정상궤도에 올랐고 이동통신으로 자본을 쌓은 sk가 인수해 지금의 SK하이닉스가 된다. 

 대만의 TSMC는 파운드리 회사다. 파운드리는 설계사가 설계하거나 특정 제조사가 주문한 반도체를 그들의 입맛에 맞추어 제작해주는 회사다. 때문에 파운드리 회사에는 고도의 신뢰와 기술이 요구된다. 파운드리 회사는 고객의 입맞에 맞추기 위해 반도체 설계 단계부터 고객사와 협력하며 그들의 공정에 맞게 최적화해준다. 그리고 여러 회사의 칩을 설계해나가며 다양한 기술을 익히게 되고 이를 통해 시너지 효과도 갖게 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종합 반도체 회사다. 즉, 제작 뿐만 아니라 반도체 설계까지 하는 것이다. 그래서 경쟁업체들이 고객이 되기도 한다. 삼성은 2017년부터 시스템 반도체에서 파운드리 부분의 사업을 독립시켰다. 그리고 2020년부터 파운드리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저자는 삼성이 파운드리 부분의 법인을 독립시킬 필요가 있다고 보는데 이는 삼성과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들인 기술 유출 문제로 삼성에 제작을 맡길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 사의 신뢰를 얻기 위해 법인의 분리가 필요하고 파운드리 제작사로 거듭날 때 삼성이 TSMC의 경우처럼 고객 다양성을 통한 경쟁력을 확보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현대 문명에서 가장 중요한 혁신의 동력이 되고 있다. 그 동안 한국은 중국과 미국의 협력 체계 하에서는 양국사이에서 모호한 입장을 취하며 경제적 이득을 얻어왔다. 하지만 미중갈등의 고착화로 판이 변하면서 이런 입장을 위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저자는 과감히 한국이 중국을 버리고 미국이 운영하는 칩 4동맹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연간 8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 시장의 포기와 관련 산업체에 큰 타격을 입히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는 미국이 반도체 뿐만 아니라 세계 과학 기술을 선도한느 강국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2차대전 이후로 제조업 각 분야에 대한 원천기술을 선점하고 확보하여 시장의 지배력을 보존해오고 있다. 특히, 각 산업의 공정마다 원천기술을 갖고 있어 자신들의 기술이 세계 시장의 표준이 되게끔 하는 노하우가 강하다. 현재 반도체 산업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패터닝이 극 미세화하며 원자 두께 이하의 양자영역으로 치닫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는 양자 ICT가 중요해질 텐데 이 부분에서도 미국이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그래서 한국은 미국이 선점해나가는 기술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이를 잘 따라가며 몇몇 기술에서는 세계를 선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상실하게 될 중국 시장 역시 생산기지와 소비지로 아세안을 주목해야 한다. 인도와 호주가 중국을 대신할 새로운 생산 및 공급기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양국 모두 미국과 친밀한 경제, 정치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에 대한 시각도 거두지 말아야 한다. 우선 이들이 꾸준히 시도할 기업 기술 유출을 막고 인재의 스카우트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 흔히 첨단 기술 인력에 대한 스카우트가 이뤄진다고 믿지만 반도체 공정에서는 긴 시간 이 환경에서 근무하여 각종 시행 착오를 겪고 이를 해결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중국 기업은 회사 승진에서 밀리거나 정리해고 위기에 처한 즉, 기존 기업에서 크게 신경쓰지 않는 인재를 거액에 스카우트 하여 단기간 고용하고 버린다. 때문에 인력에 대한 처우를 높이고 감시도 더욱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산학협력도 중요하다. 반도체에 대한 산학협력은 미흡한 수준으로 대학에서 현재 기업의 현장 수준에 필적할 만한 시설을 갖춘 학교는 서울대가 유일하다고 한다. 네덜란드 수준으로 산학협력을 강화해 시설과 보안을 강화하고 현장의 경험 많은 고수준기술의 인재가 학생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소재, 부품, 장비의 생태계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자유로운 분업체제에서는 이를 글로벌 공급망에 맡겼지만 이것이 붕괴된 지금은 비용이 더 들더라도 자국내에 안정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일본의 쓸데없고 무리한 제재로 다수의 일본 소부장 기업들이 한국으로의 진출을 희망하는데 이들에게도 적극 지원을 해 한국에 종속되는 생태계로의 편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세계 정세의 급변으로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이제 새로운 공식을 따라 새로운 위기와 기회를 맞는듯 보인다. 중국 시장의 상실은 단기적으로 큰 손실이지만 중국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제거되는 이점이 있기도 하다. 향후 이 부분에 대한 불투명성은 매우 높아 보이며 반도체 부분에 대한 개인의 투자도 무척 조심스러워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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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출 없이 0원으로 소형 아파트를 산다 - 300만 원으로 100억 자산을 이룬 부동산 소액투자의 기술
잭파시(최경천) 지음 / 다산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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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이든, 코인이든, 주식이든 볼 때 마다 이게 무슨 짓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불장에 뛰어들지 못한 개인적인 아쉬움도 갖고 있으며, 근로소득자가 수 십년을 노력해야 만질 수 있는 돈을 일거에 벌어들인 것을 보아도 어처구니가 없다. 게다가 부동산, 코인, 주식은 벌어 들인 돈에 대한 세금도 천차 만별이다. 사실상 부동산은 조정지역이라면 10억이 올랐어도 내가 다주택자라서 중과된 양도세를 내게되면 가져가는 돈은 2-3억에 불과하다. 하지만 주식은 내 보유 주식 금액에 따라 이것보다 한참 적은 세금을 낼 것이며, 코인은 그나마도 없다. 

 부동산의 경우 경제 성장 없이 2배 정도 오른 것을 보면 허구란 생각 뿐이다. 집이 두 채인 사람은 큰 의미가 있다. 한 채를 100% 수익을 거두며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세금을 크게 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한 채인 사람은 당장 그것을 팔고 지방으로 내려 갈 것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다. 하지만 아이들도 있고 내 직장에, 생활이란게 있어 이렇게 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2배가 올랐다고 해서 모두가 이 가격에 팔 순 없다. 만약 상당한 수가 이 가격에 집을 내놓는다면 폭락할 것이다. 결국 상승한 집값이란건 내가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의 상승, 그리고 지금 집을 팔고 그걸 받아줄 사람이 있을 때 수익을 거둘 기회정도로 보인다. 물론 이것도 상당히 큰 혜택이자 장점이다.

 세계적으로 금리가 크게 인상하며 부동산, 코인, 주식 모두 폭락 중이다. 투자 주기에 접어들어 막 시작한 하락장이기에 적어도 2-3년은 하락장을 탈 것이란게 중론이다. 2008년에 시작한 하락장은 갑작스럽게 터진 것이었지만 이번 하락장은 그래도 어느 정도는 예측이 가능한 것이었다. 그리고 2008년의 하락장은 한국의 경우 2008년부터 2013년정도 까지 이어졌고 과거 2000년대 초반의 상승 분을 거의 반납했었다. 이번 하락장은 사실 2019년 정도에 양적완화의 중단과 더불어 시작되었어야 했는데 코로나 19로 인해 그 끝이 미뤄졌고 양적완화가 더욱 크게 이뤄져 풍선은 더욱 커졌다. 때문에 그 골은 더욱 깊고 길게 형성될지도 모른다. 

 이런 하락장에 읽은 투자책이라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리고 저자는 이런 금리 인상을 예상하지 않고 책을 서술한 것이기에 더욱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읽으면서 배울만한 점과 독특한 점도 적지 않아 괜찮은 편이었다. 저자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소득이 그리 크지 않고 가진 것 없는 흙수저이기에 무피투자나 플피투자에 집중했다. 그래서 투자 10년간 100억대의 부동산을 소유하게 되었다. 그리고 투자금 자체를 적게 잡기에 다른 부동산 책과는 다르게 서울의 주요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많지 않다. 경기권과 특히 서울 북부인 고양 등지와 인천에 투자가 많고 지방 아파트에 대한 투자가 많다. 특히, 조정지역에 대한 양도세중과로 인해 지방의 공시가 1억 미만 아파트 투자가 많다. 이렇게 하면 양도세가 중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투자는 역시 시기가 중요하다 말한다. 부동산 투자 역시 시기를 타며 대개 상승장 5년 하락장 3년이다. 물론 부동산은 장기 우상향한다. 경제가 계속 성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전 주기에서 상승의 끝 부분에 투자했다면 긴 하락장을 견뎌내고 다음 상승장에서 그 상승이 자신의 투자금을 넘기를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하락기의 끝 부분에서 투자를 한다면 상승장의 상승분을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다. 저자는 상승장이 5년 주기를 갖는다고 하는데 이는 불황기 미분양으로 장기휴업중인 건설사가 회복기에 들어서면 다시 아파트를 짓고 분양 계획을 갖는다. 하지만 상승기 초기에는 매수세가 작아 완판에 자신감을 갖기 힘들고 그래서 분양가도 낮게 잡는다. 이후 시간이 지나 상승기 2-3년차가 되면 분양을 시작하고 완판된다. 분양 후 입주까지는 3년이 걸린다. 그렇기에 상승장이 5년이 되는 것이다. 

 이 책의 차별성은 부동산 투자에서도 불황기를 견딜 수 있는 전략을 제공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것을 6:4전략, 4:2:2:2전략이라 부른다. 6:4 전략은 수도권에 6을 지방에 4를 투자한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도권은 세계적인 부동산의 주기를 따른다. 하지만 지방은 그렇지 않다. 수도권을 따르기도 하지만 멀리 떨어져 있기에 공급과 수요가 굴러가는 시기가 다르다. 때문에 수도권은 불황이어도 지방은 오르는 경우가 많다. 실제 수도권 부동산의 불황기에 지방은 오르는 경우도 많았다. 다음은 4:2:2:2전략이다. 이건 수도권 아파트4, 지방의 공시가격 1억 이하 아파트 서울 인천 지역의 구축 빌라, 서울의 오피스텔에 각각 2를 투자하는 것이다. 수도권 아파트는 장기투자, 지방의 저렴한 아파트는 수도권과 다른 상승 주기를 노린 투자, 구축 빌라는 장기적 재건축 재개발을 노린 투자, 오피스텔은 서울 중심가에 대한 접근 및 현금흐름을 위한 투자다. 저자는 갭투자를 위주로 하지만 현금흐름도 중시하는데 불황기의 현금압박을 견뎌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책에는 저자의 실전 투자 경험 사례와 중요한 자료를 획득하는 방법 등이 자세히 수록되어 있다. 불황기에 나온 책이기에 특이하고 독특했다. 오늘 라디오에서 한 펀드투자자가 나왔는데 지난 기간 동안 자신들의 펀드가 200% 정도의 수익을 기록했다고 했다. 하지만 들어왔다 나간 펀드 가입자 중 그만한 수익을 거둔 사람은 절반이하라고 한다. 그만큼 투자는 무엇이든 들어가는 시기와 불황을 견뎌내는게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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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로저스 앞으로 5년 한반도 투자 시나리오 - 경제통합 한반도를 바라보는 월스트리트 전설의 투자 전망
짐 로저스.백우진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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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 로저스는 유명한 투자가로 두 가지 언급으로 한국인의 마음을 샀다. 우선 한국의 숙적 일본의 경제를 매우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이미 물러난 아베의 정책을 상당히 비판했다는점(실제로 그는 일본에 투자했던 모든 것을 처분했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 특히 통일 한국의 미래를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책의 수준은 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는데 로저스의 언급이 좀 있고, 그게 추상적이고 내용이 좀 모자라서인지 출판사에서 북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와 상황을 채워넣은 것이었다. 원래 재작년 정도 따끈할때 보려했는데 출판한지 2년이 지난 시점이라 아직 트럼프 당선을 예측하고, 이후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반영되지 않은 점도 좀 아쉽다. 그래도 얻는 것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책 내내 로저스는 북한에 대해 매우 투자하고 싶어하는데 미국의 경제재제를 받는 북한이라는 국가에 미국국적자가 투자를 하는 것은 불법이라 하고 있지 못하는 듯 하다. 그래서 그는 기회가 될때 북한에서 발행한 금화와 은화를 투자했는데 아주 거금은 아니었다. 북한에 투자하라면서 정작 본인도 방법이 없으니 한국인이 읽어도 북한에 투자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 중국에 꽌시로 연결된 믿을 만한 다리라도 있다면 모를까. 

 실제 북한에 투자를 많이 하는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로 이미 상당부분을 투자를 한 상태다. 주로 광물을 구매하고 항구이용권리를 구매한 것인데 한국과 북한이 향후 통일을 하게 된다면 분단상황에서 북한이 경제제재로 인해 헐값에 넘긴 여러 이권이 분명 문제가 될 것이다. 과감하게 무효화 하거나 아니면 주변국들이 통일에 찬성하게 하기 위해 조건부로 보장해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북한엔 이미 시장과 사기업이 많은데 이들은 90년대 사실상 배급경제가 종식되면서 자연스레 생겨났다. 시장은 배급의 끝으로 인해 그리고 사기업은 관청이나 기관이 스스로 운영능력이 없어 업무를 부과함으로써 생겨났다. 이들은 2002년 7.1경제관리개선조치로 부흥했다가 2007년 철퇴를 맞고 쇠퇴하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며 다시 활성화하고 있다. 북한은 2007년 경제와 관련하여 한 차례 내홍이 있었는데 점점 커져가는 시장세력에 대해 당권 세력들이 반격을 가한 형국으로 결국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당시 당은 화폐개혁을 단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한 사람에게 하루에 일정한도내로만 구화폐를 신 화폐로 교환해줘 사실상 북한 돈을 쥐고 있던 시장주의자를 붕괴시켰다. 하지만 이로 인해 유통화폐가 감소하고 물가 환율이 폭등하여 당시 기획자가 처형되는등 부작용이 컸던 사례였다.

 하여튼 이 일을 계기로 당국에선 경제를 함부로 조절할 수 없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고 시장주의자들을 북한 화폐를 불신하게 되었다. 이후 달러 경제가 활성화 되어 전문가들은 북한을 사실상 달러경제권으로 본다. 실제 북한에서는 5만달러 이상의 달러화를 가진 사람이 무려 25만에 달한다. 100만달러 이상은 5천명으로 매우 적다. 5만달러면 웬만한 한국인의 연봉수준인데 북한의 경제수준을 감안하면 제법 부를 축적한 사람의 수가 매우 많은 편이라 할 수 있다. 

 책은 북한의 막대한 지하자원, 그리고 우수한 수준의 노동력을 강조한다. 동독과도 비교하는데 동독을 통일당시 동구권이 함께 붕괴하며 상당히 불안하면서도 경쟁적인 분위기에 노출되었다. 동독과 동구권 국가들은 인프라의 부족으로 많은 투자가 필요했지만 서로 동시에 투자를 요구하면서 경쟁이 붙어 서구권으로부터 투자를 얻기 힘들었다. 게다가 동독은 주변이 불안해 안정적인 성장도 힘들었다. 하지만 북한은 반대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수준으로 인프라가 절박하지 않아 투자 경쟁이 일어나지 않는다. 거기에 주변에 남한과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등 투자를 할만한 나라도 많고 안정되어 있다. 때문에 북한은 경제가 발전하기에 용이하다. 

 위치도 완벽하다. 짐 로저서는 북한의 나진항이 향후 싱가포르를 능가할 만한 위치로고 본다. 나진항은 중국 동북2성이 동해로 가기위해 반드시 가야만 하는 곳이고 육로로는 시베리아 철도를 거쳐 유럽으로 직결된다. 한국은 러시아의 가스가 필요한데 북한을 통한 육로로 파이프를 연결하면 3자가 모두 이득을 본다. 한국은 천연가스를 보다 저렴하게 구매하는 통로가 생겨나며 러시아는 판매로가 주로 유럽인 천연가스 수출의 다변화를 꾀할수 있으며 북한은 파이프 연결 수수료로 연간 1억달러를 챙길수 있다. 북한의 연간 총 수출액이 30억 달러에 불과하기에 매우 유의미한 금액이 아닐수 없다. 

 통일 한국은 인구 8천만에 강력한 군사력과 매우 유리한 지정학적 위치, 그리고 저렴한 노동력과 우수한 자본과 기술, 막대한 자원이 결합하는 나라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남한은 현재 심각한 저출순과 고령화, 젊은 계층의 취업난으로 성장한계에 부딪히고 있지만 통일이 이루어지면 적어도 십수년간 북한에 대규모 건설과 투자가 일어나고 강한 상호 교류로 이런 문제가 일거에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통일 후 사회가 안정되면 십수년후 다시 이런 문제는 불거질 것이다. 하여튼 그래서 로저스는 북한에 그리고 통일 한국에 투자하라고 한다. 남한에 사는 한국민으로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고민해봐야할 날이 빠르게 왔으면 한다. 무슨 근거인지 로저스는 2020년대 말이면 한반도에 평화가 올거라고 한다. 기대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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