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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
폴 크루그먼 지음, 이윤 역해 / 창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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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은 아시아 경제위기를 예측해 낸 것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으며 무역에 있어서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한 지리경제학을 제시해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시류가 상당히 지난 책인데 주요 참고문헌의 연도가 70-90년정도인 것만 봐도 그렇다. 하여튼 오래전에 이루어진 크루그먼의 3차례 강연내용을 묶어 낸것이 이 책으로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은 크루그먼의 이론에 대한 저자의 해설, 그리고 2-4장은 크루그먼의 3차례 강연내용 마지막 5장은 크루그먼이 제시한 내용들에 대한 경제학적 입증이다. 책 내용은 꽤 내게 어려운 편이었는데 특히 크루그먼의 강의 2-4장이 어려웠다. 강의내용을 그대로 담은 거라 글이 매끄럽지 못할 수도 있고, 번역이 문제일수도 있으며 내가 모자라서 일수도 있다. 책 내용이 나같은 일반인에겐 어려울수 있을 거란 역자의 위기감이 발동했는지 아니면 다소 부족해보이는 책의 볼륨을 보충할 의도였는지, 하여튼 역자는 1장에서 비교적 쉽게 이 학자의 이론을 설명했다. 내가 이책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인 부분은 사실상 이부분이다.

 크루그먼은 우선 전통경제학에 대한 비판부터 시작한다. 아담스미스의 경제학에서는 완전경쟁시장을 가정하고 양자간에 한쪽이 생산품에 절대우위가 있으면 무역이 일어날수 없다고 보았다. 하지만 실제상황에서는 그럼에도 무역이 일어났는데 이를 설명한게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이다. 강국이 모든 생산품을 생산하는데 우위에 있어도 소국이 그나마 한 생산품을 생산하는데 이점이 있다면 강국은 소국에서 그 생산품을 수입하고 자신들의 남은 역량을 보다 우위가 강한 무역품을 생산하는데 쏟는게 이점이기 때문이다. 리카도는 생산성의 차이로 이런 비교우위론에 의한 무역을 제시했고, 핵셔오린은 노동과 자본상의 차이로 비교우위를 제시했지만 실상 내용은 같다.

 크루그먼은 바로 이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을 비판한다. 리카도의 이론을 따르면 만약 두 나라가 만드는 모든 생산품에 있어 전혀 생산성의 차이가 없다면 무역을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그런경우에도 실제로 무역을 발생하는데 크루그먼에 따르면 이것은 규모의 경제와 각 지역들에 분포한 노동력과 수요차이 때문이다.

 여기서 규모의 경제란 수확체증의 법칙이다. 예로 스마트폰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우선 생산을 위한 대규모 공장설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꼴랑 한대 만든다면 그 엄청한 공장비용과 스마트폰 한대의 재료비와 노동비가 드는 것이다. 이 경우 한대생산에 드는 비용은 엄청나다. 하지만 그 공장에서 생산을 지속해 거의 백만대의 스마트폰을 만든다면 공장비용은 초기엔 많이 들지만 이후엔 거의 들지 않는 반면 스마트폰생산에 필요한 비용만 추가되 결국 스마트폰 한대의 생산비는 생산이 늘어날수록 평균적으로 크게 줄어들게 된다. 이것이 규모의 경제인 것이다.

 크루그먼의 지리 경제학에서는 특정지역에 산업이 몰리는 지역특화가 중심 개념이다. 실제로 세계각국에는 이런 곳들이 즐비한데 미국의 경우는 오대호 연안과 캘리포니아 일대의 공업단지, 한국은 수도권과 영남지역이 그러하다.

 생산입지가 결정되는 과정은 이러하다. 쉽게 하기 위해서 우선 가, 나 두 지역을 가정한다. 가는 나보다 인구가 많아 수요가 많은 지역이며 나는 인구가 부족해 수요와 노동공급이 모두 약하다. 초기에는 운송비가 중요한데 운송비가 매우 비싼 경우에는 기업들이 운송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자연스레 가, 나 두 지역에 공장이 입지하게 된다. 하지만 운송비가 중간정도로 떨어져 감당이 가능하게 되면  공장들은 규모의 경제를 따라 가로 이동하게 되며 주변의 인구도 직장을 찾아 가로 몰려든다. 이로서 가의 집적된 생산설비가 들어서게 된다. 나는 쇠퇴한다. 거기에 가 도시가 발달하면 국가는 보다 큰 발전을 위해 가와 나를 연결하는 고속철이나 고속도로등의 강력한 인프라를 구축하게 되는데 이는 수송비를 더욱 절감시켜 가의 발전을 더욱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렇게 결정된 집적된 생산입지는 새로운 신 기술의 발달이나 여러가지 이유로 쇠퇴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이미 구축된 생산설비의 이점과 모여든 인구와 풍부한 노동력으로 인한 장점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책에는 한국의 영남지역의 발전도 예로든다. 사실 영남의 발전은 한국교과서에서 해외에서 자원수입의 최단경로, 그리고 수출의 최단경로로서 수송비절감을 발전의 큰 이유로 든다. 하지만 크루그먼의 이론에 의하면 초기 수도권을 제외한다면 전라권과 영남권은 인구비율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기에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또한 영남지역이 일본 미국과는 아주조금더 가깝지만 유럽이나 중동, 동남아와는 전라권이 더 가깝다. 그리고 그렇다하더라도 이 작은 나라에 인접한 두 도에서 수송비차이가 얼마나 날까?

  그럼에도 영남권이 발전하고 그것이 더욱 고착화 된 것은 일제강점기 때문이라고 책은 설명한다. 일제는 남한 지역에 농업을 중시하면서도 일본 내지와 가까운 영남권을 산업단지로 개발하였는데 그것은 일본과 가깝기 때문이었다. 해방후 일본이 구축한 인프라가 영남권에 그대로 남아 남한 정부가 이를 그대로 계승하면서 자연스레 영남이 발전하게 된것이다. 거기에 산업시대 독재정권들의 영남선호현상이 겹쳐지면서 영남은 더욱 발전하게 전라권은 쇠퇴하고 인구가 유출되어 오늘날에 이르게 된다. KTX만 해도 영남권은 2005년경에 개통한 반면 호남권은 10년후에나 개통이 된다.

 책은 전체적으로 어렵지만 새로운 것을 배울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한 번 도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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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약탈 - 보이는 것에 투자하라!
마티아스 바이크 & 마르크 프리드리히 지음, 송명희 옮김 / 가치창조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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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는 역사상 대공황이나 세계대전, 스태그플레이션 등 몇가지 분기점을 갖는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분기점으로 삼는 사건은 미국의 불태환 선언이다. 이는 1971년에 일어난 일인데, 미국이 2차대전 이후로 세계중심국가로 발돋움하면서 영국의 파운드를 밀어내고 달러가 기축통화로 자리잡게 된다. 여기엔 중요한 약속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미국 달러를 미국에 들이대면 33달러당 1온스의 금을 준다라는 것이었다.  

 이는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었는데 자신들의 역사이래로 거의 10년마다 큰 전쟁을 치뤄온 미국에겐 이것의 유지가 쉽지 않았다. 가장 큰 계기는 60년대 시작한 베트남 전쟁이었는데 자신들의 금 보유량 이상의 화폐를 남발한 미국으로선 일반적 불태환 이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로 인해 각국은 달러화에 자신들의 화폐가치를 고정시키던 화폐정책을 철회하고 이후로 돈은 그야말로 신용화폐로의 길을 걷게 된다.

 다음 사건은 아마도 빌 클린턴이 저지른 스티브-글래스 법의 폐기다.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영업을 엄격히 분리하던 대공황이 탄생시킨 이 법을 클린턴은 과감히 없애버린다. 이 사건으로 미국의 금융권은 화폐발행과 그 영업에 있어서 사실상 고삐풀린 망아지가 되고 만다.

 미국과 세계의 은행 및 금융권은 그야말로 무리한 영업을 시작했는데 상업은행의 지급준비율이란게 고작 2%정도에 불과하여 발권은행으로부터 2만원의 돈만 받아도 무려 100만원의 대출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발권은행으로부터 빌리는 돈에 대한 금리가 유일한 고삐라고 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이마저도 곧 사라진다. 미국에서 전격적인 금리인하가 21세기 초반 실행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실행한 사람은 그 유명한 앨런 그리스펀이다.

 그가 이런 짓을 한 것은 당시 미국경제가 버블닷컴의 회사들의 붕괴로 금리인하를 통한 양적완화 정책이 필요했었기 때문이다. 역사상 가장 낮아진 금리에 은행은 대출사업을 마구잡이로 시작하게 되었고, 대출상대가 메말랐는지 금기야 일정한 직업조차 없던 위험계층인 서브프라임층에게로까지 대출사업을 시작한다. 모두가 싼 값에 대출을 받아 너나할 것없이 미국에서는 집을 마련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이로 인해 부동산가격도 폭등한다.

 금융권은 이에 질세라 파생상품 사업도 실행한다. 대출한 자금에 대한 이자수익을 증권형태로 바꾸어 이를 팔기 시작한 것이다.  은행들은 이를 통해 교묘하게 위험을 감추었고, 이 파생상품들은 파생상품의 파생상품 또 그것의 파생상품으로 그 누구도 원래의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러다 결국 약간의 흐름이 상당수 계층의 대출이자 상환에 문제를 일으켰고, 이것이 도미노 효과를 일으켜 미국 경제가 붕괴한다.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자본주의 붕괴 1.0이다.

 책은 그리고 1.0이후 우리가 배운 것이 없어 2.0 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경고한다. 책은 미국과 유럽 일본, 그리고 중국의 경제상황을 예로 드는데 미국과 일본의 부채는 국가총생산의 5-6배에 이르고 있으며 유럽의 각국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미국의 빚은 수치로보면 정말 놀라운데 2012년 채권자에 무려 15조 달러의 빚이 있으며 이를 국민 1인당으로 환산하면 5만달러의 빚이며 납세자 1인당 13만 달러의 빚이다. 다소 의외인 중국경제는 각 지방정부가 돈의 팽창으로 무리한 건설사업을 벌였고, 중국의 성장률의 상당수가 이를 통한 허수이며 각 지방정부가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음을 경고한다.

 세계경제가 붕괴한 후, 이를 수습하는 과정은 더욱 기가 막힌데, 우리도 익히 잘 알고 있는 공적자금의 투입이었다. 대마불사라고, 잘못을 저지른 금융권과 그들과 얽히고 섥힌 경제주체들이 너무나도 많다보니 각국 정부의 선택은 국가의 세금을 대거 투입하거나 이들 기관들을 국유화하는 것이었다. 책의 저자는 100년만의 공산주의의 부활이라며 이를 조소한다.

 저자는 이를 금융기관들이 잘 하는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라고 비판한다. 실제로 오바마가 비판한 것처럼 이 위기상황에서도 금융기관의 최고경영자들은 엄청난 급여와 보너스를 챙겼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난리를 통해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전히 금리는 매우 낮으며(올릴 수가 없다. 각국정부와 이 금융기관들의 빚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금융기관들은 자신들의 과오를 쉽게 잊고 비슷한 짓을 계속 반복하고 있다. 또한 각국 정부의 부채는 더욱 많아졌고, 경기의 전체적 둔화로 이를 장기적으로 상쇄할 만한 경제성장률도 보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것이 결국 국가파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역사상 국가파산은 여러번 있었으며 저자는 아르헨티나의 예를 든다. 아르헨티나가 국가파산을 하며 자국민들의 예금을 동결시켰고, 은행을 폐쇄한다. 거기에 더 나아가 자국내 모든 달러화 예금을 강제로 페소화로 바꾸었으며 그 결과 화폐가치가 대폭락하고 부동산가격이 90%이하로 폭락하고 많다. 가장 큰 피해자는 당연히 아르헨티나 국민들이었다. 거리는 범죄와 소란으로 뒤덮혔다.

 이런일들이 유럽각국이나 일본, 미국에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위기가 아닌 지금에도 일반 국민들은 손해를 보고 있다. 각국 정부와 지방정부는 엄청난 부채를 해결할 요량으로 일반 근로자의 국민들에게 상당한 세율로 세금을 원천징수하고 있으며 부유층은 돈놀이로 큰 혜택을 보면서도 세금 부담은 적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책에 나온 소제목처럼 눈에 보니는 실물에 자신의 재산을 옮겨놓으라고 조언한다. 지난 100년간 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무려 96%상실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실물인 금은 그 가치가 무려 50배 상승했다. 때문에 이런 귀금속이나 부동산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자신의 재산을 국가와 돈놀이를 일삼는 계층으로부터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나머자 화폐나, 주식, 각종 증권 등은 모두 인플레이션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금융위기시 그야말로 휴지조각이 되기 때문이다.

 책은 대충 10년정도 전의 상황을 다룬것이다. 그후로 10년이 지났지만 세계경제는 다행히 위기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개선되지도 않았으며 여전히 비슷하다. 지금이라도 금은과 부동산을 사야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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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 부의 탄생, 부의 현재, 부의 미래
하노 벡.우르반 바허.마르코 헤으만 지음, 강영옥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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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에 부라보콘은 150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90년대 초반 나온 메로나는 아마 200원이었다. 그랬던 것이 부라보콘은 지금은 1500원 정도 메로나는 7-8백원 정도한다. 이럴땐 웬지 손해보는 느낌이 들곤 하는데, 이렇게 물건의 가격이나 서비스의 가격이 오르는 것을 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이 책은 제목처럼 인플레이션에 대한 책이다. 사실 인간이 자신의 지능과 과학기술 사회문화를 이용하여 지구의 자원을 최대한 이용하는 생산성을 키워나가는게 경제성장이라면, 경제성장은 유사이래로 계속있었던 것으로 봐야한다. 물론 간혹, 전쟁이나 환경변화로 인플레이션의 반대인 디플레이션이 있었던적도 있겠지만 그만큼 사람에게는 인플레이션은 익숙한 것이다. 물론 효과는 미미했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그리고 경제의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인플레이션은 본격화하였고, 이에 따라 피해를 보는 사람과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나눠지기 시작했다. 

 초기 금, 은, 구리, 청동으로 화폐를 사용하던 시대에는 화폐자체가 가치를 가지고 있었으며, 희소성이 있고, 동전 주조자체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감에 따라 인플레이션은 거의 없었다. 물론 지도층은 이때부터 돈으로 장난질을 치기 시작했는데 초기엔 국가경제와 화퍠발행의 이득(동전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동전의 액면가의 차이)을 얻기위해 성실하게 돈을 만들다가 전쟁이나 재정난으로 상황이 어려워지기 시작하면 동전의 함량을 불량으로 하는등으로 이득을 취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피해는 고스란히 통화를 가진 일반 국민층에 돌아가게 된다. 

 그래도 동전엔 만드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지폐의 시대가 여러번의 실패끝에 결국 자리잡게 된다. 지폐를 통화로 하면 인플레이션은 정말 쉬워진다. 만들기가 쉽우며 희소성도 없고, 스스로의 사용가치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런 지폐를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강한 권력에 의한 신뢰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신뢰가 무너지면 한순간에 사라지는게 지폐 경제다. 

 지폐를 화폐로 사용하는 경제에서 인플레이션은 보통 다음과 같은 순서를 갖는다. 우선 지폐를 발행한다. 아직 믿음이 있고, 경제도 건실한 시기다. 다음은 정부의 실정이나 전쟁 등으로 예산적자가 쌓이는 순간이다. 책에는 모든 정부는 항상 세금으로 징수할 수 있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필요로 한다라는 말이 나온다. 그리고 적자 해소를 위해 지폐의 발행량을 증가시킨다. 물론 이 경우 증세를 하고나, 재정 감축등의 방법도 있만 모두 정치권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방법이라 거의 손쉬운 발행량 증가를 택하게 된다. 마지막은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화폐재산을 강탈당한 국민들에 의해 경제가 붕괴되는 것이다. 

 지금 전세계가 하고 있는 것이 3번째 단계인 재정적자해소를 위한 지폐의 발행량의 증가다. 이를 경제용어로 양적완화라고 한다. 양적완화의 단계는 우선 중앙은행이 정부이 채권을 나라의 각 은행들로 하여금 구입을 하게 한다. 이것로 정부의 빚을 해결하며 그 대가로 중앙은행은 각 은행에 화폐를 발급하는 것이다. 이것이 시중에 풀려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게 된다. 정부와 권력자들의 입장에서는 빚이 채권으로 해결되며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국가채무 자체도 줄어드는 이중효과를 누리게 된다. 하지만 생산수단이 전혀 없거나 대부분의 재산이 화폐로 구성된 일반국민에게는 재산강탈의 효과가 일어나게 된다. 

 이런 양적완화를 엄청나게 하고 있는 곳은 미국과 일본으로 일본이 경우 재정적자가 예산의 300%나 되지만 비교적 안전하게 자국민들이 이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거기에 미국은 달러가 기축통화이니 화폐를 마구 남발해도 한국이나 중국같은 다른 나라들이 지불수당으로 대량의 달러를 알아서 보관해주기 까지 한다. 

 저자는 이런 인플레이션의 시대는 앞으로도 사라지기 힘들고 실질적인 재산강탈효과가 있는 만큼 각자도생의 방법도 제시한다. 여긴 좀 뻔한데, 부동산, 주식, 채권 등의 투자가 그것이다. 독일인이라 축구를 좋아해서 그런런지 4-4-2전술을 써서 40%정도는 채권, 현금 같은 비교적 안정적 재산에 40%정도는 부동산이나 대기업 주식등 유동산과 수익성이 조금더 보장되는 자산에 나머지 20%는 개발도상국이나 중소기업 등에 투자를 권유한다. 

 책은 인플레이션의 경각심도 알려주고 역사적 요소와 경제적 요소를 잘 풀어주고 비교적 읽기 쉽지만 깊이 면에서 아쉬움이 좀 있었다. 거기에 막판 인플레이션을 피해가는 방법역시 일반적인 통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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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8-31 0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사이먼 & 카너먼 :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들 지식인마을 11
안서원 지음 / 김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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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자신도 믿기 어렵지만 난 한때 경제학과의 학생이었다. 물론 최종선택은 내가 한 것이었지만 나를 그렇게 만들었던 건 IMF라는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이었다. 좀처럼 나랑 어울리지 않는 학문이었는데, 경제학과 시절 교수님들이 제일 많이 하는 말은 이거 였던 것 같다. 바로 '만약'이다. 가끔 '만일' 이라고 말하기도 했던 것 같다.  

 지금도 잘 이해는 안가지만 경제학은 뭔가 그럴듯한 모델을 하나 만들어내기 위해 무수한 가정을 했던 것 같다. 왜냐하면 깔끔한 수학식으로 뭔가를 설명하기에 현실에는 계산과정에 넣어야 하는 무수한 변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교수님들이 IF를 사랑하신 것은 경제학의 이런 어쩔수 없는 면 때문이었다. 만약을 통해 다른 무수한 변수를 고정시키고, 효과를 알고 싶은 변수 몇개 만을 허용하고 움직여 법칙이란 걸 만들어 내는 학문이라는게 경제학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경제학에는 문화란 문제도 있었다. 문화라는 것에 따라 사람들에게 경제학에서 매우 중요한 경제적 가치나 효용이라는 것의 개념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자연친화적 문화를 가졌던 아메리카 토착민에게 경제학이란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들을 경제학의 기본전제인 사유재산 개념도 받아들이지를 못했다.  

 다음은 바로 이 책에서 제시하는 것인데, 인간을 마치 컴퓨터 기계처럼 철저한 이성으로 무장한 합리적인 존재로 가정한다는 것이다. 역시 IF가 들어간다. 행동경제학의 창시자들은 이 점을 파고 들었다. 우리 인간은 합리적인 척 하지만 본질적으로 상당히 비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인간이 결정이나 선택, 의사결정, 문제해결을 하는 과정에  있어 제한된 합리성을 갖고 있거나 비합리적이라고 보았는데 이를 휴리스틱이라고 칭했다. 휴리스틱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정보처리능력과 연산능력이 완전하지 못한데서 발생한다. 외부환경에서 무수히 많은 정보가 쏟아져 들어오지만 이를 모두 처리하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며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인간은 적은정보로 편향된 빠른 판단을 한다.

 휴리스틱이 생기는 두번째 이유는 인간이 정서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감정을 갖고 있으며 이것이 판단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책에 등장한 예로 카드 게임이 있는데 한 종류의 카드는 뒤집었을시 그 결과가 이득과 손실에서 위험성이 높은 리스크가 강한 카드였으며 다른 한 종류의 카드는 반대로 리스크가 낮은 것이었다. 참가자들은 초기 두 카드의 특성을 모르고 별 긴장없이 뒤짚었으나, 곧 특성을 파악하고는 리스크가 높은 카드의 경우 회피하거나 긴장하며 뒤집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감정부분을 다루는 뇌가 손상된 환자의 경우 위 게임에 참여했을때 리스크가 높은 카드와 낮은 카드에 대해 같은 반응을 보였다.

 인간이 판단및 문제해결에 있어 위와 같은 경향성을 갖게 된 것은 진화상 매우 당연한 일이다. 모든 외부 정보를 연산하여 최대한의 효율적 판단을 할만큼 두뇌가 커지는 형태로 진화하는 것은 당연히 무리이며, 설사 그게 가능하더라도 외부환경이 그리 오래 시뮬레이션을 하도록 허용치 않기 때문이다. 또한 생물은 행동을 함에 있어 목적을 갖고 가치 지향적으로 외부의 것에 대응하는데 이는 그렇게 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생존에 유리한 경험을 주는 외부대상에는 쾌의 감정이 반대의 것은 불쾌의 감정이 쌓이며 이러한 경험이 향후 판단에 영향을 주는 것은 진화상 지극히 유익한 일이었을 것이다. 

사이먼과 카너먼은 이러한 휴리스틱에 대하여 거의 공통된 견해를 갖고 있었지만 사이먼은 마치 진화론자의 용어처럼 이것을 적응적인 것으로 보아 제한된 합리성으로 비교적 효율적인 문제해결을 할수 있게끔하는 좋은 기능으로 파악하였으며 카너먼은 반대로 합리적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보았다. 둘다 맞는 말이다. 

 카너먼은 인간의 판단과정이 두 가지의 형태라고 보았는데 시스템1과 시스템2이다. 시스템1은 빠르고 자동적이며 정신적 노력을 요하지 않는 대신 통제나 수정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반면 시스템2는 느리고 계열적이나 정신적 노력을 요하고 의도대로 통제되며 융통성있고 규칙을 따르는 것이다. 다른 학자들도 용어만 다를뿐 거의 비슷한 구분을 했는데 시스템 1,2보다는 다른 학자가 말한 직관과 분석이 사실 개인적로 더 직관적으로 와 닿는다. 

 카너먼의 판단과정중 휴리스틱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것은 시스템1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2라고 해서 휴리스틱에서 완전히 벗어날수는 없겠지만 휴리스틱에서 벗어나 보다 합리적 결과를 도출할수 있는 과정을 기대할수 있다. 어려운 수학문제가 나타났을때 문제를 읽고 순간적으로 답을 내놓는 것은 1일 것이며 오랜 고민과 계산과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은 2가 될것이다.

 인간은 진화과정에서 시스템 1을 먼저 만들어내고 점차 2를 만들어내기 시작했을 것인데,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2의 발달이 더욱 촉진되고 리처드 도킨스의 확장된 표현형처럼 시스템 2를 구현하기 위한 갖가지 도구가 생존기계를 뚫고 나왔을 것이다. 인류의 여러가지 계산도구나 가장 최종 버전인 컴퓨터가 그것일 것이다.

 책은 행동경제학의 기반학문부터 출현 배경, 그리고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인 사이먼과 카너먼의 이론을 간략하게 잘 소개한다. 읽으면서 행동경제학이 인간 본성을 무시한 경제학에 대한 비판을 제기한 심리학 부분에서 출발하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는데, 인간이 그러한 본성을 어떻게 해서 갖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학문이 진화론이라는 점에서 행동경제학과 진화론간에 협업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지식인 마을 시리즈의 좋은 점이면서 나쁜점인 것처럼 입문서이다보니, 매우 친절하지만 역시 방대한 내용을 압축할수 밖에 없다보니 따라가기 좀 어려운 면도 있다. 이 책도 상당히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볼때마다 훌륭한 기획이었다는 생각이다. 시리즈가 나온지 이미 10년인데 새로운 지식인 마을 버전이 나올때도 되지 않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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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7-12-14 2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학문에서 만약...은 경제학뿐만 아닌 것 같습니다. ^^

닷슈 2017-12-14 20:34   좋아요 1 | URL
옳은 말씀입니다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 EBS 다큐프라임
정지은.고희정 지음, EBS 자본주의 제작팀 엮음, EBS MEDIA / 가나출판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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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후속편이지만 좀 어린 학생이라면 이 책을 먼저 보고 자본주의를 읽는게 나을수도 있다. 그만큼 좀더 쉽게 생활스토리형으로 책이 구성되었다. 저자는 자본주의에서 보다 많은 경제학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책을 쓴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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