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의 언어
장한업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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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에 나가있는 한국인의 수는 얼마나 될까? 무려 750만이다. 이는 남북한의 인구를 합친 것의 무려 10%에 달한다. 참고로 전세계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중국인도 전인구의 단 4%만이, 그리고 일본은 전인구의 1.5%정도만이 해외에 살고 있다. 

 이처럼 생각외로 한국인이 이렇게 전세계를 떠돌게 된 것은 구한말의 아픈역사와 관련이 깊다. 19세기 말 북부 지역에 수해가 심해지며 중국 동북부로의 이주가 시작되었다. 일제강점후에는 일본의 토지조사사업으로 농민들이 생활기반을 잃게 되자 그 쪽으로의 이주가 더욱 많아지게 되었고 이들의 수는 1945년말 무려 145만에 달했다. 

 일본으로의 이주도 많았다. 1915년 불과 3917명이던 것이 1920년에는 3만으로 증가했다. 이는 조선의 경제는 매우 취약했고, 일본은 1차대전후 활황을 맞으면서 노동력이 많이 필요했던 것과 관련한다. 중일전쟁이후에는 강제로 이주가 이루어지며 해방당시에는 무려 236만이 일본에 머무르고 있었다. 

 한편 19세기 말부터 하와이와 멕시코, 쿠바등의 농장으로의 이주가 있었고, 스탈린에 의한 고려인의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1960년대 서독으로의 간호사 광부파견, 한국전쟁이후 해외로의 꾸준한 이민도 있었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한국은 사실상 디아스포라의 나라가 되고 말았다. 문제는 이렇게 디아스포라의 아픔을 겪고 있는 나라가 해외에서 들어온 이주민들에 대해 매우 편협한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한국에서 많이 쓰는 우리와 국민이라는 말이다. 우리는 과거 울타리에서 유래된 말로 내집단을 강하게 지칭하는 언어이며 국민이라는 용어는 한국 혹은 일본정도에서만 쓰는 매우 국가주의적 단어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민족은 상상의 공동체로 여기는 것이 상식이라 보면 한국의 이런 민족적이고 국가주의적 단어사용은 우리의 매우 편협한 시각을 잘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애국가에는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보전하세라는 가사가 나오는 전세계 국가중 이렇게 대한민족과 대한민국인을 강조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이런 가사를 부르며 공감할만한 외국인이 얼마나 될까라고 책은 자문한다. 

 한국인은 자신들을 제외한 외국인들을 '놈'이라고 지칭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물론 선진국일수록 절 덜하기 하지만 양놈도 자주 쓰이는 용어임을 감안하면 큰 차이는 없는 듯하다. 특히 주로 놈으로 지칭되는 것은 왜놈과 떼놈이다. 왜는 일본을 지칭하는 말로, 왜소하다는 뜻으로 착각하고 있지만 사실 그 한자는 왜나라 왜자다. 떼놈은 중국인들이 한국전쟁 중 떼거지로 몰려와서라던가, 혹은 중국인이 잘 씻지 않아서 그 더러움을 칭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전혀 아니다. 떼놈의 어원은 되놈으로 되는 한국어에서 북쪽을 뜻하며 과거 여진족을 칭하여 되놈이라 불렀던 것에서 유래하였다. 하지만 명이 망하고 여진족의 청이 들어서며 되놈이라는 말은 중국인 전체를 지칭하는 것으로 변형하였고 오늘날의 떼놈이 된 것이다. 

 한국인은 화교도 매우 탄압하였는데 중국에서 들어온 화상이 근원인 그들은 임오군란때 군인들과 함께 들어왔다. 화상은 그 수가 1884년 588명이던 것이 1923년엔 3만3천에 달할정도로 활발했다. 하지만 일제가 언론조작한 1931년의 완바오산 한중농민 갈등보도로 국내에서 중국인에 대한 반중감정이 커졌고 이로인해 국내 화상 증가가 줄어들게 된다. 1945년 6만2천에 달하던 화교는 한국전쟁이 일어나며 근거지인 서울과 인천이 대대적인 파괴와 이승만정권이 수입허가제를 도입해 한국무역상에게만 유리한 법령을 마련함으로써 대대적으로 쇠퇴한다. 1961년엔 외국인토지소유금지령까지 도입되어 화교는 농업, 제조업등에 종사가 어려워진다. 화교가 중국집만을 거의 운영하고 한번 생긴 중국집이 좀처럼 이사가지 못했던 것은 바로 이때문이다. 

 한국에는 많은 수의 외국인 노동자가 들어와있다. 하지만 이들은 사실상 직업선택의 자유가 없다. 1980년대 후반 노동운동의 성과로 국내노동자의 임금이 증가하자 정부는 1988년 올림픽과 발맞추어 외국인의 입국비자조건을 크게 완화함으로써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에 들어오는 길을 열었다. 하지만 이런 조치로도 모자라자 1991년 산업연수생 제도를 도입한다. 이 제도가 많은 문제를 일으키자 2004년에 들어서 고용허가제를 도입한다. 하지만 이 고용허가제도 3년 체류 후, 일년 간 출국 후 다시 입국을 허용하는 제도이며, 3년 체류기간중 고용자의 허가를 얻어야만 최대 3번 사업장을 옮길수 있다는 면에서 사실상 직업선택의 자유를 크게 침해하는 제도다. 

 한국은 문화를 수입하는데서도 매우 차별적이다. 보통 문화나 가치의 중심이되는 사물이나 개념에 먼저 명칭이 붙고 대비되거나 새로운 것은 뭔가를 앞에 붙여 명명되기 마련이다. 영어는 북쪽에서 생긴 언어이니 북극(arctic)이 먼저가 남극은 그 반대의 의미로(antarctic)이 된게 그 예다. 하지만 한국은 신기하게도 자신의 문화에 한복, 한식, 한의사등의 '한' 명칭을 붙인다. 본디라면 옷, 음식, 의사로 끝나야하는 명칭이지만 과거 개화기에 서구의 것에 양자를 붙이며 그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이렇게 되었다. 매우 이상한 형태다. 한국인은 특이하게도 한복을 전혀 입지않으며 결혼식에서도 여성만이 한복을 입게 한다. 여기서도 왜곡이 느껴진다. 또한 한국인은 이탈리아 국수인 스파게나 파스타, 피자등에는 그들의 용어를 그대로 수입해 쓴다. 국내에 대체할만한 충분한 용어가 있음에도 말이다. 하지만 베트남 쌀국수는 퍼라는 고유용어가 있음에도 쌀국수라는 명칭을 굳이 사용한다. 베트남이 유럽국가라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문화의 수용에는 6단계가 있다고 한다. 

1단계는 차이를 거부하고 자기문화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단계. 

2단계는 문화적 차이를 방어하며 우리문화만이 최고이고 다른 문화는 무시하는 단계

3단계는 최소화로 문화적 차이를 사소한 것으로 여기고 인류의 보편적인 부분만을 강조해 차이를 신경쓰지 않는 단계다. 

 여기까지가 민족중심적인 수준의 단계로 한국은 2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4단계는 수용의 단계로 자신의 문화를 여러문화중 하나로 생각하고 다른 문화에 큰 관심을 갖는 단계이다.

5단계는 적응의 단계로, 다른문화에 감정이입하여 다른문화의 관점을 수용하고 그 문화권에서 그 문화에 맞게 올바르게 행동하는 단계다.

6단계는 통합으로 주어진 상황에 따라 여러 문화적 관점에서 판단하고 늘 새로운 문화적 정체성을 가질수 있는 단계다. 

 한국의 다문화교육은 사실상 2단계에 해당하는 교육이다. 국내에 들어온 여러나라의 문화를 대등하게 여기기보다는 한국문화와 언어로의 적응을 돕는, 즉, 통합시키는 교육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다문화상황에서는 자국문화도 다문화의 하나로 여겨져야하지만 한국의 다문화교육에서는 명백히 한국의 문화와 언어가 지배적인 것으로 습득하고 받아들여져야만 하는 것으로 여겨지며 이주민의 그것과 평등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이미 유럽국가들은 상호문화교육이라는 명칭으로 한국다문화교육 스타일의 언어교수와 적응위주의 교육을 버리고 상호문화적 태도로 대등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유럽에는 상호문화도시 프로그램이란게 있다. 상호문화도시는 상이한 국적, 출신, 언어, 종교, 신념을 가진 사람으로 이루어지며, 이 도시의 정치지도자와 시민들은 다양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그것을 자원으로 여겨야한다. 상호문화도시로 선정되려면 엄격한 지표를 통과해야하는데 도시에 다른 문화, 민족, 소수자 배경의 학부모를 학교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지, 이들과의 상호작용을 장려하는지, 이들에게 행정서비스면에서 차별을 금지하는 헌장이나 문서가 있는지, 선출된 정치인의 민족적 배경이 도시의 인구구성을 반영하는지 등이다. 대부분 유럽국가의 도시가 선정되나 일본도 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는 이에 해당할만한 도시가 있는지 의문이다. 국제도시인 서울이나 외국인이 많이 사는 안산이 해당될만하지만 그저 외국인 수만 많은게 아닐까 싶다. 다문화의 정의와 한국인의 인식수준까지 모두 되짚어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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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10-11 2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제시대 해외 이주민 숫자를 보면 정말 놀라워요. 그만큼 살기 힘들었다는 얘기겠죠. 식민지 시절을 겪었고, 군사독재 시절을 겪으면서 무조건 단결 문화를 강조해서인지 민족주의에 대한 신념이 너무 강한게 우리나라죠. 여기엔 역사교육의 책임도 굉장히 크다고 생각하고요. 한국이 세계 속에서 차지한 위치나 지금의 시대를 생각한다면 이런 의식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렇게 많이 되어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갈길이 머네요.

닷슈 2021-10-12 21:34   좋아요 1 | URL
맞는 말씀으로 많이 공감합니다. 교육이 중요하고, 현재 산업화 이후 한국의 경제력과 문화적 파급력이 정점에 달한 지금일수록 상호문화교육이 중요하단 생각입니다.
 
나는 진보인데 왜 보수의 말에 끌리는가? - 인지 과학이 밝힌 진보-보수 프레임의 실체
조지 레이코프 & 엘리자베스 웨흘링 지음, 나익주 옮김 / 생각정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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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정치, 사회, 문화, 인권, 교육 여러 면에서 보수와 진보의 양극단 사이의 어느 스펙트럼에 위치한다. 그리고 자신의 이런 평소 성향, 그리고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들을 바라보며 스스로를 또는 다른 사람을 보수적 혹은 진보적이라고 칭한다. 이처럼 사람은 누구나 정치적 입장을 갖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러한 진보와 보수적 성향이 왜 생겨나는 것일까? 

 인지과학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자신의 제자인 엘리자베스 웨흘링과 대담하는 구조의 이 책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한 자신의 대답을 제시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모든 인간은 자신의 초기5년간 신체경험에서 비롯되는 경험을 통해 생성된 초기개념을 활용한 은유를 통해 다른 개념을 이해하며, 인간의 진보적, 보수적 성향은 어릴적 양육환경에서 얻은 개념을 이용한 은유에 기대어 형성된다는 것이다. 

 조지레이코프는 인간은 자신의 사고에 대해서 4가지 잘못된 가정을 범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선 자신의 사고가 의식적이라 가정하는 것이고, 둘째로 인간의 합리성은 신체와 독립적이라는 것이며 셋째는 추론은 보편적이라는 것이고 마지막은 인간은 사물을 존재하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인식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대부분의 사고(98%)를 무의식적으로 행하며, 합리성은 물리적 실체인 뇌와 자신의 신체에 기반하며, 추론은 개인의 성향 그리고 문화적, 사회적 환경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며 사물은 은유에 기반하여 이해한다. 

 인간은 자신도 모르게 세계를 개념적 은유를 통해 이해한다. 은유에는 두 가지 영역이 필요한데 하나는 사유하고 이해하기 위한 인지영역이며 다른 하나는 그 영역을 이해하기 위해 내가 이미 경험을 통해 쉽게 이해하고 있는 영역이다. 전자를 목표영역이라고 하며 후자를 근원영역이라고 한다. 근원 영역은 대부분 어려서의 신체경험을 통해 형성되며 매우 구체적이다. 목표영억은 근원영역을 통한 은유를 통해 이해되며 보다 추상적인 영역이다. 

 예를 들어 양과 수직성을 은유한다. 인간은 어려서 물이 차오르거등 무언가 많아지는 것을 높이로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세계공통적으로 양과 수직성이 은유하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거나 내린다는 표현, 주식이 오르거나 내리는 표현, 성적이 오르거나 내리는 표현등이 그러하다. 하지만 실제 양과 수직성은 뇌의 다른 영역에서 다루며 논리적으로도 상관이 없다. 많음은 반드시 수직성과 연결하지 않는다. 또한 사람과의 관계를 온도와 은유것도 그렇다. 인간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사랑이 식었다던가 관계가 차가워졌다 등의 은유를 사용하며 반대로 사랑이 불타오른다던가 등의 식으로 관계와 온도를 은유한다. 이는 어려서 부모나 보호자의 사랑과 관심을 받는 과정에서 밀접한 신체접촉이 이루어지고 자연히 따스함을 느끼면서 생겨나는 은유이다. 

 이처럼 은유는 사람이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은유의 기반은 근원영역이 의지하여 목표영역을 이해하므로 근원영역은 사실상 목표영역에 어떤 윤곽을 부여할 수 있으며 목표영역에 내재하는 것을 감추거나 부각하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어떤 은유적 사상이 더 자주 사용되고 공적일수록 이러한 은유는 강화되어 사람을 특정한 성향이나 이해로 몰아가는 것이 가능하다. 이 과정은 무의식적이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공적인 토의와 정책결정의 기반이 되는 이런 은유적 구조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못한다. 

 그리고 인간은 근원영역을 형성하는 경험을 대부분 어린 시절 가정에서 하게 된다. 때문에 유년기 가정에서의 경험은 향후 개인이 세계를 바라보는 이해틀이 되는 은유구조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실제로 개인은 국가를 이해하고 바라보는데 있어 국가-가정 은유를 사용한다. 모국이나 조국이라는 표현, 국가의 아들딸, 건국의 아버지 같은 은유는 이러한 반증이다. 진보적 보수적 성향에 대한 레이코프의 생각도 여기에 착안했다.

 레이코프가 보기에 보수 혹은 진보의 주장은 도무지 논리적 일관성이 없다. 보수는 미국에서 낙태를 반대하고, 자유경제를 옹호하며, 세금감면에 찬성하고, 총기사용에 찬성하며, 인종차별적이며, 성적소수자를 비정상으로 보고, 복지에 전체적으로 반대하고 범죄에 대해 징벌적이다. 반면 진보는 낙태에 찬성하고, 수정 및 관리되는 경제를 옹호하며, 부자에 대한 세금증세에 찬성하고, 총기사용에 반대하며, 인종평등적이고, 성적 소수자를 인정옹호하며, 복지에 찬성하고, 범죄에 대해 교화적이다. 이런 입장을 우린 평소 당연히 일관되게 접해서 논리적 일관성이 있다고 착각하지만 자세히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낙태의 반대와 자유경제는 무슨 상관이며, 복지에 대한 반대와 범죄에 대한 징벌은 대체 어떤 관련이 있을까? 접점을 찾기 어렵다.

 이에 대해 레이코파가 알아낸 해법은 이러한 보수, 진보적 성향이 이럴적 가정양육환경에서 형성된 근원영역에 대한 은유라는 것이다. 레이코프의 의하면 인간의 가정양육환경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엄격한 아버지 모형과 자애로운 부모유형이다. 

 엄격한 아버지 모형은 보수로 은유되는 가정양육환경이다. 이 모형에서 아버지는 가정의 수장으로 합법적 권위를 가지며 권위에 대한 도전을 허락치 않는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권위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존재에 불과하다. 아버지에게 이런 도덕적 권위가 허락되는건 이 세계가 위험한 곳이기 때문이다. 가정을 제외한 다른 세계를 악으로 가득찬 세계이며 아버지는 악에 대항해 가정을 보호한다. 세계는 경쟁적이며 선악 이분법적으로 구분된다. 아버지와 가정의 역할을 이런 위험한 세계에 대응하여 자녀가 세상과 경쟁할수 있는 역량을 배양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자녀는 절제를 해야하며 부모는 자녀의 행동을 통제하고 역량과 자제력을 배양하기 위해 상벌제도를 강요한다. 자녀 자체도 악하게 태어나기에 상벌로 옳고 그럼을 가르쳐야 하며 상보다 벌을 더 강조한다. 이를 통해 자녀는 자신만의 힘을 길러 세계와 싸워 이기는 힘인 절제를 갖게 된다.

 이런 경험을 통해 보수는 절제로 누구나 세상에서 승리하고 성공할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다. 그러므로 성공은 개인의 노력에 달린 것이고 실패하는 사람의 책임은 개인의 절제력 부족으로 귀결된다. 때문에 보수에게 빈곤은 악이며 빈곤에 처한 자는 게으른 사람이 된다. 보수가 복지에 반대하는 것은 이때문이다. 절제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오히려 절제력을 발휘해 마땅한 성공을 거둔 사람의 부를 빼앗게 되는 것이고 퍼주기로 인해 빈곤한 사람이 더욱 절제력이 없는 사람이 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범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역시 절제력이 없는 사람이므로 징벌이 마땅해진다. 시장에 대해서도 여기에 함부러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절제력을 발휘해 성공을 이룬 기업가를 방해하는 행위가 된다. 법인세를 그토록 싫어하는 이유다. 총기 역시 세계는 위험한 곳이기에 우리와 가정을 지키기 위해 마땅히 필요한 것이 된다.

 자애로운 부모 유형은 진보로 은유되는 가정양육환경이다. 부모는 자녀에게 감정이입하고 자애롭게 베풀며 개인적 책임과 사회적 책임을 모두 강조한다. 부모는 자녀에게 모범을 보이며 자애로운 태도를 보이고 이를 통해 자녀를 자애로운 사람으로 양육한다. 부모는 특정 성공을 강조하기 보다는 자녀게 스스로의 꿈을 쫓도록 권한을 위임한다. 성공보다는 개인적 탁월함에 대한 강조다. 타인과의 관계도 경쟁보다 협동을 중시하며 타인에게 감정을 이입하고 타인의 눈으로 세계를 보는 역량을 갖게 한다. 위계적 의사소통이 없으며 자녀의 눈높이에 맞춘 열린 의사소통을 한다. 이를 통해 자녀는 부모에 대해 사랑과 존경을 느끼게 된다. 

 이런 경험을 통해 진보는 세계에 대한 다양한 이해와 시각을 갖게 된다. 세계는 경쟁해서 성공해야하는 곳이기 보다는 서로 협력해야하는 세계이며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곳이다. 때문에 복지가 필요하다. 사람의 실패는 그사람의 귀책이라기보다는 개인의 환경, 사회적 상황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정인의 성공도 마찬가지다. 이는 다양한 사람과 사회에 의존한 것이므로 오로지 그사람만의 것이 아니다. 그래서 부자증세와 법인세등으로 빈곤층을 부양하는 사회복지에 찬성하게 된다. 성소수자나 다른 인종 및 종교에 대해서도 관용적이게 되며 범죄자에게도 징벌보다는 교화에 초점을 두게 된다. 총기는 나와 우리, 그리고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는 것이므로 규제되어야 한다. 

 이처럼 엄격한 부모유형과 자애로운 부모유형을 근원 영역으로 보고 사람들의 보수적 성향과 진보적 성향을 은유하면 완벽에 가깝게 들어맞는다. 책은 중도는 없다고 말하는데 사람은 누구나 엄격한 부모유형과 자애로운 부모유형을 갖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둘 중 하나를 이용하여 정치사회문제를 이해하기 때문이다. 

 책은 미국에서 보수가 강한 이유로 보수가 도덕성이나 자유 등의 여러 주요 가치를 선점하고 이를 자신들의 가치를 설파하는데 이용하기 때문으로 본다. 예를 들어 자유시장경제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데 보수는 자유시장경제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진보의 시장정책은 규제라는 프레임을 뒤집어 씌움으로써 싸움에서 불리하게 만든다. 때문에 진보와 보수라는 두 이해의 템플릿을 갖고 있는 대부분의 이중개념자들에게 보수가 더 설득력있게 다가오게 된다고 주장한다. 진보는 보수가 짜놓은 프레임이 흔들리기보다는 자신들만의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보수성과 진보성에 대해 설명한 이 책은 상당히 재미있었고, 설득력이 있었다. 레이코프는 인지과학자로 탁월한 통찰로 은유개념을 통해 인간의 진보성과 보수성의 근원영역으로 가정양육환경을 생각해냈다. 하지만 더 근원적으로 인간의 가정양육환경이 어째서 엄격한 아버지 모형과 자애로운 부모유형으로 크게 나타나는지에 대한 고찰이 아쉽다. 이는 필경 진화심리학에 의지해야하는 부분인데 이에 대한 접근은 책에 없었다. 있었다면 더 깊이 있지 않았을까. 두 유형이 나타난건 생각해보면 매우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다. 생명체 본연의 목적인 생존과 번식을 위해서 세계는 개인에게 맞서 싸워 버텨내야하는 곳이다. 이런 위험한 곳을 악으로 생각하는 관념과 이겨내기 위한 노력과 절제력 획득을 위한 엄격함은 반드시 나타날 수 밖에 없다. 반면 생존과 번식을 위해 개인적 경쟁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물은 같은 종 심지어 다른 종과도 자신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협력을 한다. 협력이 생존가능성을 크게 높여주기 때문이다. 협력을 위해선 다른 개체를 이해하고, 감정이입해야하며 서로 믿고 도와야 한다. 때문에 이런 감정이입과 다양성에 대한 이해는 협력을 역시 반드시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이런 사실 때문에 개인을 키우는 부모의 가정양육형태는 양방향으로 다소의 치우침과 적절한 섞임속에 나타날 수 밖에 없으며 이것이 진보적 성향과 보수적 성향으로 은유되는 것도 나타날수 밖에 없는 현상이다. 이것에 대한 부작용을 줄이자면 책에서 레이코프가 언급한 것처럼 자신이 이런 은유에 의지해 세상을 인식함을 인지하고, 자신도 모르게 남이 짜놓은 프레임에 휘둘리기 보다는 사실에 집중하여 사안을 이해하고 올바른 정치적 판단을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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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선택 - 21세기 미중 신냉전 시대
이철 지음 / 처음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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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고 코로나19사태가 세계적으로 지속되며 미중전쟁은 잠시 주춤한 모양새다. 하지만 물밑에선 계속이다. 바이든이나 시진핑이나 지금은 내부단속이 더 급한 상황이지 코로나 19가 어떻게든 마무리되면 이 갈등은 지속 될 것이며 바이든은 벌써 코로나19의 기원이 중국이라는 결과를 얻어놓고 언제 엄포를 터뜨릴지 분위기만 잡고 있는 듯하다.

 경제적으론 중국에 크게 종속되고 안보외교에선 미국에 크게 종속된 한국이 이 사이에서 해야 할 것은 뭘까? 결국은 중국에 대한 이해이며 이를 통해 중국인민의 인심을 얻는 것이라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코로나 19사태에서의 무책임성, 그리고 미중갈등으로 인해 드러난 중국의 패권주의와 자기만 생각하는 민낯과 옹졸함은 전 세계적으로 중국에 대한 호감도를 크게 떨어뜨렸다. 난 이게 한미일이나 호주, 그리고 서방 일부국가에 제한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서방세계 전반적으로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지난 20년간 크게 떨어졌다. 한국은 특히 극심한데 이런 중국의 행동에 대해 중국공산당과 중국인민을 분리시켜서 생각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한국인의 중국에 대한 인식은 크게 바뀌어왔다. 아마도 명대까지는 적어도 지식인에겐 상국으로 유구한 역사문화와 힘을 지닌 패권국으로 존경의 대상이었지만 청대에는 힘에 눌려있었지 정신적 호감의 대상은 아니었다. 그러다 중화민국이 들어서고 우리는 일제시대에 접어들며 비호감의 청은 사라지고 공통의 적인 일본이 등장하며 협력의 대상으로 호감이 생겨난다. 하지만 한국전쟁으로 한국에서 중국은 '중공'이 되어버렸고 반세기 가까이 지나서야 노태우 때의 북방외교의 일환으로 북한을 고립시키고 경제협력의 대상이자 거대한 가능성을 지닌 시장으로써 중국은 호감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강해진 중국의 패권주의로 직접적 피해를 보고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태도와 자기중심적행태를 목도하고 비호감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런 중국에 대해서 한국인은 그들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전략을 세우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전문적이어야 할 정치권마저도 국가와 시민의 이해보다는 당리에 의해 그저 반중정서를 이용하거나 정부가 코로나19초기 중국은 봉쇄하지 않은 것 가지고 아직도 난리다. 이런 상황에서책 '중국의 전략'은 중국이 얼마나 치밀하게 대미전쟁을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매우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으며 지금의 중국이 어떤 과정을 통해 성립되었는지, 그리고 중국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를 매우 잘 알려준다. 저자는 상당한 중국통으로 보이는데 덕분에 책에서 얻는 것이 무척 많았다.


1. 중국 특색 사회주의

중국은 자신들의 사회주의를 특색 사회주의라 칭한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데 중국의 사회주의는 중국이 시대적 변화에 따라 자신들의 사회주의를 꾸준히 수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번째 특징은 토지개혁정책이다. 이는 마오쩌둥이 도입한 것으로 지주에게서 땅을 빼앗아 농민에게 준 정책이다. 이를 통해 공산당은 집권할 수 있었고 아직도 중국에서 법적으로 도시지역의 토지는 국가의 소유이지만 농지는 농민들의 집체소유 상태다. 중국에서 농민은 경제적으로는 소외되지만 당의 중심으로 함부러 할 수 없는 존재이다.

 두 번째 특징은 개혁개방이다. 덩샤오핑이 도입했다. 개혁개방은 자본주의 진영의 논리이기에 비판이 많았지만 사회주의 발전단계에 따라 계획경제에 도달하려면 우선 산업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덩샤오핑의 논리로 도입되어 지금의 중국을 만들었다.

 세 번째 특징은 삼개대표 이론이다. 원래 중국공산당은 당연히 노동자와 농민등 무산계급을 대표했다. 하지만 개혁개방으로 적지 않은 자본가, 지식인, 기업인이 생겨났고 이들 역시 중국공산당이 대표한다는게 삼개대표이론이다. 장쩌민이 도입했다.

 네 번째 특징은 시진핑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다. 반부패척결운동으로 대표된다. 덩샤오핑 이후 중국은 일인전제정치를 피하기 위해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하고 10년정도씩 번갈아 지배하는 격대지정지도자 방식을 택했다. 실제 덩샤오핑 다음은 장쩌민 그리고 후진타오, 시진핑의 순이었다. 하지만 후진타오 집권시 장쩌민은 권력을 쉬이 넘기지 않고 실권을 장악하고 있었다. 이에 불만을 가진 후진타오가 장쩌민세력이 후진타오 이후 지명한 보시라이를 거부하였고 이 과정에서 양진영과 모두 무관한 시진핑이 집권하게 된다. 시진핑은 내부기반이 젼혀 없는 상태였고 반부패척결을 기치로 하여 장쩌민, 후진타오 세력을 제거하고 빈자리를 자기 사람으로 채워나가며 권력을 획득해 나간다. 이는 일거양득이었는데 개혁개방을 통한 이권을 중앙세력이 독차지하는 것에 대한 인민의 반감도 상당했기 때문이다. 시진핑으로썬 권력과 민심 모두를 얻는 전략이었다.\


2. 중국내 파벌

 중국내 파벌은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태자당, 흥얼다이, 홍산다이다. 태자당은 중국 혁명 1세대이고 흥얼다이,홍산다이는 글자 그대로 이들의 2-3세대다. 자신들이 지금의 중국을 건설했고, 건설한 사람의 후예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권력과 이권을 당연시 하고 요구하기도 한다. 개혁개방과정에서 기업을 직접 설립하거나 이권을 얻었다. 기본적으로 시진핑의 지지 기반이기도 하다.

 다른 파벌은 상하이방이다. 장쩌민의 지지기반으로 장쩌민이 권력을 잡고 있을 때 자신의 지역이었던 상하이 출신들을 대거 등용하며 형성되었다. 개혁개방시기에 정권을 잡고 있었던 만큼 많은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 태자당, 흥얼다이 세력과 경쟁하였고, 태자당 세력은 이들이 자신들의 권한을 훔쳤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파벌은 공청당이다. 후진타오 집권 때 생긴 세력으로 전문관료 집단이다. 이해로 뭉친 집단이 아니어서 사실 세력이라 말하기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다. 

 시진핑은 집권하며 반부패세력 척결과 더불어 중국몽을 내세웠다. 이는 기존 집권 세력을 척결해나가면서도 여러 분파로 갈라진 중국내 세력을 외세와 맞서며 서로 단결시키고 그 과정에서 시진핑의 권력을 공고히 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3.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중국몽의 주요 정책중 하나가 일대일로 정책이다. 사람들은 중국이 일대일로정책을 통해 다른 나라로부터 큰 이권이나 경제적 이득을 얻은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대규모 적자 사업이다. 중국정부는 중국 국영기업을 동원해 철도, 항구, 항공, 에너지 네분야의 정책을 세계 각국에서 벌였는데 이는 사실 미국과의 대결을 앞두고 전세계 주요 해안을 장악한 미국에 의해 교역로 및 전략 자원 보급선이 봉쇄될 것을 우려해 중국의 전략 자원 보급선을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때문에 적자든 흑자든 중요치 않은 사업인 것이다.

 일대는 육로로 아프가니스탄이 중요하다. 중동에서 중국 위구르 자치구로의 길목에 아프가니스탄이 있으며 아프가니스탄은 중국과 협로로 국경이 이어진다. 그런데 이 아프간에 미군이 주둔하는게 골치아팠는데 마침 미국이 철수했다. 그리고 중국은 미군주둔하의 아프간 정부와도 지난한 협상을 통해 국경지대에 중국인민해방군 기지를 건설해냈다. 이를 통해 이란-파키스탄-아프간을 잇는 자원보급로가 확보된다.

 일로를 위해 해안에는 아프리카 지부티에 해군기지를 건설한다. 그리고 인도와는 적대적 관계이므로 인도의 적인 파키스탄은 우방으로 삼아 파키스탄 과다르에 항구를 건설한다. 그리고 이 과다르는 파키스탄 북부 카슈카르와 연결된다. 이를 통해 과다르-카슈미르고원-라다크-악사이친 라인이 연결된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의 이런 속셈을 눈치채고 싱가포르와 괌 사이에 유사시 상호군대가 서로의 항구를 이용하는 조약을 체결하고, 일본, 호주, 베트남, 대만, 필리핀, 싱가포르를 맹방으로 끌어들였다. 이에 중국은 유사시 말라카 해협이 봉쇄되어 말라카 해협 서쪽을 이용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래서 중국은 인도 동북쪽을 이용해 미얀마로 진출한다. 그리고 미얀마 북쪽의 부탄을일부러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이용하려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방글라데시-미얀마-티베트 라인을 완성하려고 한다. 하지만 인도가 부탄을 보호국으로 천명하고 부탄에 대한 침공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나서 쉽지 않은 형국이다. 하지만 이 미얀마 라인은 앞서 언급한 라인보다 무척 짧아 경제성이 있어 중국으로썬 포기하기 쉽지 않은 일대다.

 언급한 일대일로 라인은 모두 긴 육로와 불안한 해안을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안전한 전략자원라인이 하나 있으니 러시아 라인이다. 중국은 러시아 야말반도 프로젝트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 러시아 야말반도의 자원을 베링해-블라디보스토크-중국동북부로 운송하면 적대적 국가를 하나도 지나지 않게 되어 무척 안전하다. 하지만 베링해가 겨울엔 얼어붙으므로 중국은 야말반도에서 중국내륙으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도 추진중이다. 


4. 중국의 쌍순환 경제정책

 쌍순환 경제는 사실 별게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뿐 어느 나라나 하고 있으며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외부 수출입인 외순환, 그리고 내수인 내순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과의 경쟁국면에서 외순환이 막힐 것을 대비해 세운 정책이므로 다른 나라의 정상적인 쌍순환 경제와는 차별성을 둔다.

 사실 그동안 중국은 개발도상국으로 외부의 수출입에 의존하는 외순환 위주의 경제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경제력이 충분히 커지고 미국과의 경쟁에서 버텨내기 위해 내순환 위주로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이번 쌍순환경제정책의 핵심이다. 

 내순환은 소비진작과 문화, 스포츠산업육성, 농촌개발, 내륙개발이 골자다. 그동안 중국은 도시와 농촌을 엄격히 구분했다. 그리고 연안위주의 개발을 하였으며 연안의 도시가 성장압에 못이겨 더 커져야만 했을 때 주변 농촌지역을 도시로 흡수하는 것을 허락했다. 농민의 이주도 허락치 않아 중국의 도시화율은 아직 50%대에 머물고 있으며 도시로 가지 못한 노동자, 농민공의 수가 2억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도시 농촌간의 경계를 풀고, 이주도 비교적 자유롭게 허용하며 우한, 시안, 충칭등 내륙의 도시를 개발하는데 더욱 초점을 두려고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토지의 용도변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토지유전이라 하는데 지금까지 중국의 지방정부는 토지유전을 해주는 대가로 이용 기업에 상당히 불리한 조건을 내거는 경우가 많아 큰 효용이 없었다. 하지만 이를 바꾸려 한다. 하지만 농촌은 인프라가 부족하고, 생산성이 있는 도시와 가까운 농촌지역엔 이권문제가 크게 작용할 여지가 크다. 

 내순환정책의 일환으로 남수북조정책의 수리정책도 준비중이다. 중국의 수자원은 양은 충분하나 분포가 불균형하다. 대체로 장강의 남부는 물이 넘쳐나가 북을 모자라는 형국이다. 그래서 중국의 역대왕조가 황허와 장강을 잇는 대운하를 건설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장강의 경우 산샤댐 위에 하나의 댐을 더 설치하여 홍수와 가뭄을 막고 장강 상류 칭장 고원의 물을 황허에 연결해 황허의 수량을 풍부히 하고 수위를 깊게 하여 수운을 확보하고 물도 식수로 활용할수 있을 만큼 깨끗이 할 계획이다. 

 외순환정책은 미국의 봉쇄에 대비해 일대일로를 통한 전략자원과 에너지의 확보, 그리고 역시 기술봉쇄에 대비한 자체기술 개발, 그리고 금융공격에 대비한 위안화의 기축통화 전략이다. 중국의 원유와 천연가스 해외의존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때문에 저자는 중국의 일대일로를 통한 전략에도 전략자원과 에너지의 확보엔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본다. 물론 중국은 이에 대비해 엄청난 양의 자원을 폭격에도 안전한 장소에 비밀로 비축중이다. 

 하지만 기술은 문제다. 중국은 엄청난 빅데이터 강국이다. 그럴만도 한것이 인구가 많아 데이터의 양자체가 많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 중국은 자체의 정보보안법으로 정부가 중국내의 모든 기업의 서버에 대한 접근과 이를 위한 기술적 요구가 가능하다. 개인정보에 무한접근이 가능하고 이를 빅데이터기술로 쓸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최근의 인공지능은 양질의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는 딥러닝방식이다. 중국의 인공지능이 강력해질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는 반도체라는 하드웨어가 필요하다. 중국은 당초 반도체를 한국을 통해 얻을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어이없게도 미국의 기술이 조금이라도 들어간 것은 제재를 걸었다. 이전부터 중국은 반도체 생산에 사활을 걸었지만 대부분 실패였다. 그래서 중국은 차라리 3세대반도체에 명운을 걸고 있다. 3세대 반도체는 실리콘 카바이드와 질화갈륨 반도체로 일반 실리콘보다 훨씬 더 높은 전압, 주파수, 온도에서 작동하고 스위칭 및 전도손실이 더 낮으며 주로 전력전자제품, 전기자동차에 사용된다. 향후 군사기술에 필수적이고, 중국이 재료분야에서 오히려 우위에 있어 주력으로 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기축통화 달러에 도전하고 있지만 위안화 결제비율은 세계 결제 비중의 2%에 불과하다. 이도 주로 이란, 파키스탄, 러시아등 중국과 밀접한 나라에서만이다. 이에 중국은 아세안등에 혜택을 주어가며 위안화 결제를 유도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그래서 중국이 노리는 것이 디지털 위안화다. 디지털 위안화는 실제 화폐와 같다. 중국 발권 은행들은 디지털 위안화를 발권하면 그만큼의 현금을 은행에 예치하므로 실제통화량과 같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답게 다액현금관리제를 도입했는데 이는 어이없게도 개인이나 법인이 일정금액 이상의 돈을 인출, 예치하는 경우 그 목적과 자금 경로를 보고해야하는 법이다. 하지만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할시는 이 법이 면제된다. 기업은 물론 일반 소상공인까지 디지털 위안화를 쓸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디지털 위안화는 또 하나의 능력이 있는데 바로 중국내의 검은돈의 축출이다. 장쩌민 시절 많은 개혁개방과 함께 부정부패도 많이 자행되었다. 시진핑이 집권하며 미국과의 대결및 부정부패척결이 단행되자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급격히 감소했는데 이는 부정부패세력이 해외로 자본을 빼돌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디지털 위안화의 도입으로 모든 자금흐름에 대해 중앙의 추적 관리가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검은돈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과의 대결을 앞두고 반대 세력의 국부유출을 막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중국이 해외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현지 외화로 교환하게 하는 경우 국가간 결제나 개인간 결재에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결제시스템이 사용되게 된다.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디지털 위안화를 새로운 기축통화로 밀고자하는게 중국의 전략이다. 여기엔 홍콩이 중요한데 중국은 선전지역과 홍콩, 마카오를 묶어 하나의 거대한 외순환경제의 중심지로 만들고자 한다. 홍콩은 그간 자유무역지대로 상당한 금융역량이 있다. 이를 이용하려는 것이다.


5. 중국의 약점

 중국의 쌍순환 경제는 약점이 많다. 에너지 비축을 한다해도 충분치 못할 것이고, 무엇보다 성공을 위해서는 서방에 뒤지지 않는 기술개발이 중요한데 창의성이 허용되지 않고 텐센트나 알리바바의 경우처럼 중앙권력에 도전할만큼 강성한 민영기업을 중국정부가 허용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그 어떤 나라도 중국을 이길지언정 무너뜨릴순 없다고 본다. 중국이나 러시아 인도 미국처럼 자원이 많고 인구가 많으며 큰 나라는 그나라 인구를 모조리 절멸시키지 않는한 사실상 점령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는 기술이 발전해도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미국은 이라크나 아프간 같은 나라에서도 그 나라를 점령하고 정부를 새로 세웠음에도 그들이 원하는 민주정부를 수립하는데 실패했다. 오랜 사회주의 경험과 역사문화를 가진 중국에는 당연히 성공할 수 없다. 즉, 미국이 당연히 중국을 이길순 있지만 전쟁의 경우 미국자체도 헤어나올수 없는 수렁에 빠질수 밖에 없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공멸한다는 것이다. 

 이런 중국을 무너뜨리는것인 무엇보다도 중국인민일수 밖에 없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실제 역대 중국의 역사를 보아도 중국의 왕조를 세운 것도 인민의 민심을 얻은 세력이며 무너진 왕조역시인민의 민심을 잃은 왕조다. 그리고 지금 중국 공산당 역시 토지정책으로 민심을 얻었기에 세력을 얻는 것이 가능했다. 

 더군다나 중국은 다민족 국가다. 특히, 위구르가 심각하다. 위구르는 민족도 백인종으로 아랍입에 가깝고 종교 역시 이슬람으로 상당히 이질성이 높다. 신장지역은 자치구이긴 하지만 중국 중앙정부는 이 지역에 한족을 꾸준히 이주시키고 있으며 실제 지역의 이권과 프로젝트는 모두 한족의 차지다. 위구르를 구슬리기 위해 원로와 장로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으나 이 우두머리들이 이익을 독차지해 일반 위구르인에게는 이득이 가질 않는다. 때문에 위구르인들은 이들을 오히려 한족의 앞잡이로 여긴다. 그래서 위구르는 상류계층은 한족, 그리고 이 한족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간층이 회족, 그리고 가장 가난한 하류층이 위구르가 된다. 그나마 중앙아시아나 주변 이슬람 국가들중 위구르위 분리 독립을 획책할만한 국가가 없다는게 중국으로선 다행한 일이다. 일말의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를 아프간은 어쩌면 그래서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몽골족은 같은 사회주의이기에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시진핑이 집권하며 중앙의 뜻이 강력해지자 소수민족의 교과서마저 한족의 언어로 사용하게 강제하며 다소 문제가 생겨났다. 

 티베트는 바깥에서는 난리지만 중국안에서는 오히려 잠잠하다. 실제 중국내부에서 티베트는 독립이 아닌 자치만을 요구한다. 그러나 티베트불교세력이 해외에서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다. 티베트 불교는 싱가폴, 타이완, 홍콩에 세력을 두고 있으며 서방에서도 영향력이 강하다. 특히나 티베트의 영역은 중국의 1/4나 된다.

 마지막은 조선족이다. 사실 조선족은 중국에게 최대 공포의 대상이 되어야 마땅하다. 다른 소수민족은 이렇다할 배후국가가 없지만 조선족은 한국이라는 막강한 배후국가가 있기 때문이다. 통일한국이 이뤄지면 중국은 미국과 사실상 국경을 맞대게 되고, 고토에 대한 열망을 가진 막강한 국가와 부딪히게 된다. 이 접경지역에 그나라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기 까지하다면 대체 어떨까? 막아내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전혀 걱정이 없다. 개혁개방이후 조선족은 한국정부에 대해 기대를 했지만 모멸과 차별로 인해 현재 대부분의 조선족은 중국인으로써의 정체성이 오히려 더 강하다. 한국으로선 큰 실책이고 중국으로선 매우 다행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은 인민이라는 중국의 약점을 눈치채고 중국과의 대결을 국가대 국가의 패권경쟁이 아닌 가치관의 충돌이라고 재프레임했다. 전제적 사회대 자유주의의 대결이며 서방사회와 중국인민의 자유와 중국공산당의 대결로 프레임 한 것이다. 실제로 미중갈등으로 미국은 매우 현실적이고 전략적이게도 중국공산당원의 입국만을 금지했다. 이에 시진핑이 대노했음은 당연한 일이다.

 저자는 한국의 전략도 여기서 찾는다. 최근 한중갈등으로 한국내에 중국 혐오정서가 팽배한데 기본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미국처럼 우리도 중국공산당과 중국정부를 비난해야지 중국인민 전체를 동일시 하여 같이 혐오하는 것을 좋지 못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럴 경우 중국인민들은 당연히 중국 공산당 및 중국 정부와 자신들을 동일시하여 외부세력과 대결하게 된다. 

 때문에 저자는 한국의 풍부한 소프트파워와 인터넷 SNS등을 통해 중국인민에게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실제로 미국 역시 중국의 방화벽을 무너뜨리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용하는 것을 주요 전략중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대놓고 말하진 않지만 결국 저자가 원하는 것은 중국의 진정한 공화국으로써의 민주화가 아닐까 싶다. 이를 통해 중국의 국가사회주의나 민주주의도 많이 누그러질 것이고 이를 통해 자연히 대결국면도 해소되고 동북아에 평화가 찾아오고 남과북이 통일하는데도 유리한 조건이 조성되는 것으로 생각한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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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시간 - 아픔과 진실 말하지 못한 생각
조국 지음 / 한길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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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가 가장 후회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첫째 집값을 잡을 충분한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과 둘째는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한 것일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가장 공을 들였던 북한과의 평화협상이 미국에 의해 깨진 후, 정권은 검찰개혁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청사진은 조국 법무장관 임명과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이다.

 당시만 해도 윤석열은 박근혜, 최서원 국정농단 사건을 조사한 검사로 인상깊었다. 하지만 윤석열을 임명하는 시점에 이미 여권 내부에선 우려도 상당했다고 한다. 검찰주의자임이 이미 여러차례의 언행을 통해 판명나고 있었고, 과거 이명박 BK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검사로써 정의감도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임명을 강했했고 조국 전 장관은 책을 통해 이 부분이 무척 휘회스럽다고 밝히고 있다. 

 조국이 책을 낸 것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다. 자신이 법무부장관으로 지목되자 이미 낌새를 채고 있던 검찰은 전방위적인 수사를 해서 온가족을 그리고 관련 직장과 지인들을 압수수색했고, 거리낌없이 피의사실을 언론에 흘려 심지어 검찰수사가 이뤄지기도전에 뉴스보다가 되는 공격을 감행했다. 검찰이 흘리고, 여론이 이를 받고, 정치권과 보수단체가 문제화하는 악순환 구조를 통해 조국관련 뉴스는 100만건을 넘어섰다.

 정작 조국 자신은 대부분의 사안이 무혐의로 기소조차 되지 않았지만 먼지털이식 저인망수사에서 그의 동생과 아내, 딸이 희생되었다. 더군다나 최서원의 경우처럼 한국인 입시문제에 매우 민감하여 표창장 위조협의와 딸의 인턴과정참여여부, 봉사시간은 상당히 첨예한 문제가 되었다. 검찰은 이 혐의로 무려 7년을 구형했다. 당시 뉴스를 보며 형량에 적잖이 놀랐다. 이게 7년 구형할 일인가? 우리나라의 경우 살인죄의 경우 최소 5년인걸 감안하면 이는 가장 너그러운 살인의 경우보다 쎄게 형량을 때린 셈이다. 참고로 작년쯤 응급실로 향하던 사설 구급차를 한 택시기사가 자신의 운전을 방해했단 이유로 자기가 감히 책임지겠다며 그 길을 막은 적이 있는데 이 사건에 대해서 검찰이 구형한 형량도 7년이다.

 하여튼 책을 통해 조국 전 장관은 자신이 당한 억울한 일에 대한 충분한 소명과 자신과 가족을 향하던 검찰과 언론, 보수정당의 무자비한 공격에 대해 성토한다. 그 와중에서도 짧은 장관직을 수행하던 중 몇가지 개선사항도 제시했는데 심야수사와 포토라인, 피의사실 공표금지다. 이 세가지는 모두 피의자의 인권을 크게 침해하는 것으로 반면 검찰에겐 매우 유리한 사안이었다. 한국에서 검찰의 조사는 재판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는데 심야수사로 밤새 사람을 괴롭히고 피의사실 공표로 언론을 통해 피의자를 범죄자로 기정사실화해버리고, 포토라인을 통해 전국민 앞에 세워 망신살을 뻗치게 하면 피의자를 대개 검사와의 대면과정에서 무너지게 된다. 이를 통해 검사는 유리하게 조서를 작성할수 있었고 놀랍게도 얼마전까지 검사앞에서 한 증언은 바로 증거가 되어버렸었다. 

 조국 전 장관은 윤석열을 필두로한 검찰개혁 반대를 처음엔 택군의 상황으로 보았다. 윤석렬과 보수정당, 보수언론은 검찰개혁을 앞둔 상황에서 총선 승리를 자신했다. 때문에 검찰개혁 반대를 통해 여당의 아픈 부분을 찌르며 총선 승리를 통해 대통령 탄핵까지 염두에 두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그리고 유시민 사건등 여러 사건의 정황상 이를 설득력이 있다. 그런데 총선에서 야당이 참패하자 택군이 힘들어졌다. 그리고 검찰개혁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힘을 되자 급기야는 킹메이커를 넘어서 자신이 킹이 되는 것까지 결심한 것으로 파악한다. 상당히 개연성이 있다.

 이는 설사 윤석렬이 정의롭다해도 매우 위험한 상황인데 책은 브라질의 예를 든다. 브라질은 룰라대통령과 그 후임대통령이 브라질 모루 검사에 의해 무너졌다. 무리한 기소와 정치적 수사를 했는데 룰라는 결국 대법원에서 무죄처분을 받지만 이미 그의 정치적 기반은 무너졌다. 반면 모루와 검찰측은 정권을 잡았다. 수사를 할수 있는 권력을 통해 정권을 잡은 셈인데 우리나라 역시 윤석열이 집권한다면 비슷한 상황이 되는 것으로 책은 말한다. 

 책은 검찰의 선택적 수사와 선택적 정의,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에 대해 강력 비판한다. 조국일가에 대해선 먼지털이식 수사를 했으면서도 학점이 최하점에서 최고등급으로 열차례나 상향된 나경원의 문제, 그리고 윤석열 자신의 처가 문제에 대해선 검찰이 이렇다할 수사조차 하지 않고 묻어버리는 것에 대해서다. 살아있는 권력도 마찬가지다. 검찰은 자신들을 옹호하고 출세의 밑거름이 되주면서도 적극적으로 권력 유지를 위해 검찰을 이용하는 보수정권에 대해서는 순응한다. 하지만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주고 수사에 개입하지 않지만 검찰개혁을 하려고 하는 진보정권에 대해서는 살아있는 정권에 대해서 가혹하게 수사한다. 이러면서 검찰은 진보정권일때만 자신들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수사한다며 그 중립성을 방패로 내세워 검찰개혁에 저항한다. 상당히 편파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애초에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고 있는 것이 공정하지 못하고 검찰을 망친 셈이다. 자신은 정치적 적과 방해세력에 대해 마음껏 수사를 할수 있으면서 자신들은 그로부터 안전하다면 이보다 공정하지 못한 게임이 어디있을까. 책은 이런 점을 비판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말하는 것 같다. 윤석열이든 혹은 보수정권의 누구든 조국만큼만 수사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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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터라이프 2021-08-04 13: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닷슈님! 쓰신 글의 감상으로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뭔가 속시원한 느낌이 절로 들더군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닷슈 2021-08-05 09:11   좋아요 1 | URL
속시원하시다니 다행입니다. 저도 검찰개혁이 잘 이뤄지면 속 시원할듯 합니다.

크리스티나 2021-08-04 13: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조국만큼 수사하면 남아있는 국회의원 고위권력자는 거의 없겠죠

닷슈 2021-08-05 09:12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렇게 여당관계자들 부동산가지고 공격하던 김현아가 4주택자로 밝혀지고 SH사장 낙마하는걸 보니 웃기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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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이 작년에 인기가 좋았다. 한창 인기가 좋을 때 읽었는데 시대가 만들어낸 90년생의 주요 특징과 그것을 받아 줄 수 있는 사회적 주문과 성숙도가 골자였던 것 같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그러면 그 90년생을 받아주는 세대에 대해서도 다뤄야 하는게 아닐까란 생각이었다. 70년생은 자신들의 생각을 했을 것이고 이제 슬슬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60년생도 아마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저자는 90년생과 가장 부딪히는게 70년대 생이라 생각한 것 같다. 그럴만한 것이 80년대 생은 아직 관리직에 이르지 못하고, 90년대생과 문화적 격차도 아주 크진 않을 것이고 60년대생은 임원직 이상이거나 퇴임을 앞둔 사람들로 직접 90년대생과 대면하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무래도 남는건 70년대생 뿐이다. 한창 부장이나 팀장급의 직위일 것이고 그룹의 리더로 실무자인 그들을 관리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90년대생에겐 한창 꼰대로 보이겠지만 사실 70년대생은 한국 역사상 최초로 X세대라고 명명된 신세대였다. 압구정 오렌지족에 배꼽티, 댄스음악과 레게에 열광하고, 질투나, 파일럿, 마지막 승부같은 드렌디 드라마와 농구를 좋아했다. 당시 독재정권에서 벗어나 대학가엔 시대적 과제해결로 낭만과 소비문화가 팽배했다. 사회전반적으로도 소득이 크게 향상되어 무척이나 트렌드한 분위기였다. 

 책은 그런 그들이 50년대생과 부딪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IMF라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자신들의 자유분방함을 꺽고 사회에 순응할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사실 별로 설득력이 없었다. 그런면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70년대생은 자유분방함이나 개인주의가 90년대생보다 훨씬 약했다는게 정답일 것이다. 90년대생은 대부분 고향이 대도시이고 선진사회에서 도시문화 속에서 자라났으며 부모역시 대부분 도시 출신이다. 하지만 70년대생은 어려선 군사정권 그리고 가난한 나라 혹은 농촌에서 태어났다. 도시로 왔어도 농촌에서 자라나다 이전한 경우이고, 부모세대는 거의 확실히 농경문화에서 자라난 사람들이었다. 즉, 70년대생은 한국최초로 도시문화를 가진 사람들이었지만 거의 반 이상은 농경문화의 영향을 상당히 받았다. 때문에 완전한 도시세대인 90년대생들과는 다르게 보다 유교적이고 집단적인 문화를 갖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에 진출했을 때 개성을 발휘하며 저항하기보다는 사회에 녹아드는것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으로 보는게 더 타당해 보인다.

 책이 조금더 아쉬웠던 점은 70년대생들의 특징을 충분히 설명하기보다는 90년대생들에게 맞추기 위해 더 나은 리더로 거듭나라는 주문을 했다는 것이다. 이것도 해결책이겠지만 90년대생들도 70년대생의 특징을 잘 분석한 책을 보고 그들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는 책이 더 낫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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