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방정식 - 궁극의 이론을 찾아서
미치오 카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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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계, 물리학계는 궁극의 이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는 우주에 작용하는 모든 힘을 하나로 통일하고 팽창하는 공간에서 소립자의 미세한 운동에 이르는 우주 만물을 설명하는 것이다. 시작은 뉴턴이었다. 뉴턴은 운동 및 중력이론을 제시하여 기존의 운동법칙을 하나로 묶은 최초의 통일 이론을 만들었다. 그의 이론은 대칭성을 갖고 있는데 이는 어떤 대상을 재배열해도 변하지 않는 무언가가 존재하는 경우를 말한다. 

 다음 법칙은 전기와 자기에서 나왔다. 패러데이가 자석을 고리형 전선안에서 움직이니 전선에 전류가 흐르는 것이 확인되었다. 전기와 자기의 밀접한 관계가 발견된 것이다. 맥스웰은 여기서 더 나아가 전기와 자기가 서로 뒤바뀌는 것에 착안했다. 이 상생이 반복되면 전기와 자기가 끊임없이 뒤바뀌는 파동이 되어 앞으로 나갈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이 파동의 속도는 빛의 속도와 거의 일치했다. 그래서 맥스웰은 빛이 전자기파라고 주장했고 이는 사실이었다. 빛은 전기와 자기 현상을 일으키는 물질에서 방출된 횡파다. 전기와 자기는 수학적 대칭관계로 동일한 힘의 두 가직 측면이었던 것이다. 

 이번엔 아인슈타인의 차례였다. 당시 뉴턴의 운동방정식과 맥스웰의 방정식은 서로 모순되었다. 뉴턴의 운동방정식에 따르면 운동은 상대적이어서 내가 빠르게 어떤 물체와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면 그 물체는 느리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게 당연했다. 하지만 빛은 그렇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내가 아무리 빨리 움직여도 빛은 속도가 항상 같았다. 아인슈타인은 이게 가능하려면 시간과 공간이 달라져야함을 깨달았다. 즉, 내가 빠르게 움직이면 시간이 느리게 가야 이 원리가 말이 되는 상황인 것이었다. 

 시간과 공간이 변하면 물질과 에너지를 포함하여 측정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변해야했다. 빠르게 움직이면 질량이 늘어나는데 이 초과 질량은 운동에너지에서 오는 것이다. 즉, 운동에너지의 일부가 질량으로 변한 것으로 여기서 E=MC2이라는 유명한 식이 나왔다. 아인슈타인은 이 상대성 이론으로 시간과 공간을 통일하고 질량과 에너지도 통일했다. 여기까지가 특수상대성이론인데 문제는 물체가 가속도 운동을 하는 경우와 중력이 다뤄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걸 포함한게 일반 상대성 이론이다. 물체의 속도가 빠를수록 공간이 진행방향으로 줄어들이기에 물체도 진행방향으로 수축된다. 회전목마가 회전하면 중심에서 가장 자리로 갈수록 회전속도가 빠르기에 가장자리 공간이 더욱 수축한다. 광속에 가까울수록 심하게 아래 원판이 수축되어 그릇을 뒤집은 듯한 곡면이 된다. 때문에 만약 누군가 그 위를 지나면 눈을 감고 있다면 마치 바깥으로 밀려나가는 힘을 느끼게 되는데 이게 원심력이며 이는 중력의 원리와 같다. 즉, 중력은 잡아당기는 힘이 아니라 휘어진 공간때문에 생기는 것이었다. 

 다음은 양자역학이었다. 슈뢰딩거는 전자는 작은 원자핵을 둘러싼 파동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원자에는 특별한 파장을 갖는 전자의 파동만 들어 갈 수 있었다. 전자가 원자 안에 자리를 잡으려먼 궤도의 길이가 전자파 파장의 정수배로 맞아 떨어져야 한다. 그래서 원자 안에서 전자의 궤도는 띄엄띄엄 존재하고 전자수가 많은 수록 원자핵에서 멀어지며 궤도가 멀어질 수록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전자수가 많아진다. 최외곽 궤도에 들어있는 전자의 수가 같으면 원자의 화학적 성질을 비슷하다. 슈뢰딩거의 방정식은 큰 성공을 거두나 입자의 속도가 느려야 방정식이 적용되고 상대성 이론이 반영이 안되고 대칭도 없었으며 시간과 공간을 따로 취급해 계산이 복잡했다. 

 디렉은 4차원 시공간에서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을 반영하는 파동방정식을 유도한다. 디렉은 방정식에서 잔자의 스핀이 자기장을 만든다고 예측했는데 스핀에서 생성된 자기장은 전자 주변의 자기장과 일치한다. 이것이 자성의 기원이다. 디렉은 반물질도 얘견했는데 반물질은 일반 물질과 물리 법칙은 동일하나 전하가 반대인 것이다. 

 독일 물리학자 막스 본은 파동의 실체는 각 위치에서 전자가 발견될 확률이라 주장했다. 이는 전자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다는 뜻이며 하이젠 베르크의 불완전성의 원리로 이어졌다.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은 정확하게 측정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전자는 입자이지만 주어진 위치에 전자가 존재할 확률은 파동함수로 주어진다. 그래서 빛은 이중슬릿 실험에서 입자와 파동 두가지 성질을 모두 보인 것이다. 

 그리고 전자에 관한 디렉 방정식과 맥스웰의 전자기 이론을 하나로 묶어서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을 만족하는 빛과 전자의 거동을 서술하는 양자전기역학이 나타난다. 1930년 오펜하이머는 전자와 광자의 상호작용을 양자역학적으로 서술하면 양자적으로 보정된 양이 무한대라는 결과를 냈다. 이는 심각한 오류였다. 이에 양자전기역학은 전자의 질량과 전하를 특정값으로 주어진 디렉 방정식과 맥스웰 방정식에서 출발하고, 처음 전하값과 질량값을 무한대로 가정하고 보정하면 무한대가 상쇄되는 유한한 의미있는 값을 얻어냈다. 이는 무척이나 작위적이지만 실험실에서 매우 정확한 값을 도출하여 아직까지 잘 통하는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양자역학에 이어 입자의 발견이 이뤄졌다. 자연에는 두 가지 핵력이 있는데 강력과 약력이다. 강력은 원자 핵의 양성자의 척력을 이겨내며 이들을 견고하게 붙여내는 힘으로 매우 강력하다. 약력은 중성자를 묶는 힘으로 강력의 100만분의 1에 불과하다. 때문에 중성자는 자주 붕괴한다. 입자가속기가 생겨난 후 과학자들은 양성자 빔과 양성자의 충돌로 매번 수많은 입자를 얻어냈다. 이들은 너무 방대했고 규칙성도 없는 것 같았다. 이에 겔반은 양성자와 중성자가 기본 입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그는 쿼크라는 더 작은 입자가 있다고 주장하였고 세 개의 쿼크를 포함하는 방정식을 제안했으며 이는 성공적이었다. 그 결과 강력은 양성자와 중성자가 세 개의 쿼크로 이뤄져 있다는 겔만의 대칭에 기초한 이론이 되었고 약력은 전자와 뉴트리노 사이의 대칭에 기초하여 전자기력을 결한합 이론이 되었다.  

 초기 우주는 빅뱅이 일어나는 순간 네 가지 힘이 거대한 대칭을 만족하는 하나의 초힘으로 통일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빅뱅 이후 이 대칭이 붕괴한 것이다. 우주는 원래 완벽한 대칭이었고 모든 입자는 동일한 대칭의 일부이고 질량이 0이었다. 질량이 없어 배열상태를 바꿔도 방정식엔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어떤 미지의 원인에 의해 상태가 불안정해지면서 가짜진공상태가 생겨났고 이들이 진짜진공상태인 대칭붕괴상태로 이동하면서 힉스장이 생겨났다. 힉스장도 전기장처럼 골고루 퍼져나갔고 힉스장이 어떤 이유로 붕괴하면서 작은 거품이 생성되고 이 거품내부에서 입자가 질량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거품이 빅뱅으로 빠르게 펴저셔 지금의 우주가 된 것이다. 

 향후 모든 것을 통일할 이론으로 끈 이론이 대두된다. 끈이론의 장점은 중력이 자연스레 포함된다는 것이고 특별한 조작이 없이도 끈의 최저에너지 진동모드 중 하나가 중력자에 대응된다. 끈이론은 시공간이 4차원이 아니라 10차원이나 11차원이라 말한다. 끈이론이 옳다면 초기 우주는 10차원이었고 상태가 불안정해지자 6개의 차원이 아주 작은 공간속으로 돌돌 말려들어 지금의 4차원이 된 것이다. 그리고 이 여분의 차원은 매우 작기에 관측이 되지 않는다. 끈이론은 우주가 무한대로 존재함을 말한다. 이 이론의 약점은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것인데 중력자가 보유한 에너지는 플랑크 에너지 수준으로 이를 검출하려면 은하계 크기 만한 입자가속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물의 이론은 무수히 많은 해가 존재하고 초기 조건에 따라 하나의 해로 줄어든다. 이는 뉴런의 운동방정식, 맥스웰의 운동방정식도 마찬가지로 왜 초기 조건이 이렇게 결정되는지는 큰 의문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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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주를 삼키고 있는가 - 50년간 우주를 올려다본 물리학자의 30가지 대답
폴 데이비스 지음, 박초월 옮김 / 반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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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 들어 우주에 관한 중요한 발견이 많이 이뤄졌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중력이 힘이라기보다는 에너지와 물질이 시공간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는 것을 밝혀냈고 빛의 속도가 절대적이고 이 우주에서 가장 빠르고 불변함을 알아냈다. 계속된 관측으로 먼 은하에서 오는 빛이 적색편이를 보임이 밝혀졌고 이는 우주가 점점 가속 팽창함을 밝히는 근거가 되었다. 당연히 시간을 거꾸로 돌려 우주가 퍼지기 이전인 빅뱅의 아이디어가 등장했다. 빅뱅은 우주 전 곳에 균일하게 퍼진 우주배경복사가 발견된 게 그 입증의 결정적 근거가 되었다. 우주배경복사가 어디서나 균일하므로 우주는 초창기에 슷한 상태에서 급속히 팽창함한 것으로 밝혀졌다.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의 존재도 예상되었다. 우주의 모든 원소가 발견되자 이들의 수가 충분치 않음이 문제였다.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가 상정되었다. 이들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들인데 거의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아 검출이 되지 않고 있다. 블랙홀도 1970년대 발견되었다. 그리고 이 블랙홀은 무한정 커지는 것이 아니라 사건지평선 경계 부근에서 양자요동으로 생기는 쌍입자 중 하나만 흡수되고 하나는 남는 일로 인해 음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점차 증발한다는 것도 밝혀졌다. 결국 블랙홀은 상당히 많이 흡수하지만 복사를 하는 셈으로 언젠간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밝혀지지 않은 것도 많다. 우선 빅뱅이전이다. 빅뱅이 있었던 것은 확실한 편인데 그 이전엔 무엇이 있었냐는 것이다. 사실 시간은 엔트로피 법칙으로 인해 느껴지는 것이기에 빅뱅이전 모든 물질과 에너지가 변화하지 않고 그 변화가 빛에 의해 전달되기 전까지는 시간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음은 역시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다. 우주 대부분을 차지하는 물질과 에너지인 이것들이 무엇인지 밝히지 못한다면 우주가 무엇이라고 밝혀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 다른 문제는 우주를 지배하는 기본 법칙들이다. 물질은 쿼크와 전자 그리고 이들 사이의 힘을 전달하는 강력과 약력, 전자기력, 중력이 있다. 하지만 이들이 왜 이런 성질을 갖고 이렇게 움직이는지 이유를 알아내지 못했다. 또한 이 기본입자와 4가지 힘을 설명하는 대통일이론도 완성되지 못했다. 

 하여튼 책은 우주론을 전공한 저자가 우주에 대해 갖는 여러가지 의문과 궁금증등을 30개의 장으로 짧지만 깊게 풀어낸 책이다. 위의 언급한 내용과 중복되어 몇 가지만 살펴 본다. 일단 밤하늘이 어둡다는 점이다. 무척 당연한 것이지만 우주에는 무한히 많은 별이 있기에 아무리 멀어도 이들이 밝게 빛난다면 밤하늘이 사실 밝아야하는게 아니냐는 점이다. 하지만 하늘은 어두운데 그 이유는 우선 별의 갯수가 무한하지 않다는 점이다. 별은 끊임없이 명멸한다. 거기에 아무리 밝고 크다한들 빛의 밝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므로 멀수록 엄청나게 어두워진다. 게다가 우주의 그 많은 별들의 빛이 지구로 모두 오지도 못한다는 점이다. 우주는 140억 년 정도의 역사가 있고 상당수의 우주는 팽창으로 인해 영원히 관측 못하는 지점에 있다 또한 지구와 너무 멀어 빛이 아직 도달하지 못한 곳도 있다. 이러니 하늘은 충분히 밝을 수 없다.

 전자는 이상한 성질을 갖는다. 모든 전자는 정확히 같은 속도(이것도 왜 인지 모른다. 그리고 회전하는 에너지는 어디서 얻는 것일까)로 끊임없이 회전한다. 이는 전자 고유의 특징이다. 과학자들은 무슨생각인지 자기력을 이용해 이 전자를 360도 뒤집어 보았다. 그러면 원래와 똑같은 상태이니 회전 방향도 같아야 하는데 웬일인지 전자는 반대로 회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360도를 한번 더 뒤집어서 결과적으로 두 바퀴인 720도를 뒤집자 원래대로 회전하고 있었다. 정말 이상한 일이 아닐수 없다. 

 시간은 우주의 탄생과 동시에 생겨났다. 사실 시간은 허구적 개념에 가깝다. 우주의 에너지와 물질은 모두 보존된다. 이들은 열역학 제 2법칙인 엔트로피 법칙에 의해 확률적으로 더 일어나기 쉬운 무질서한 방향으로 이동한다. 이것이 우주의 시작이고 엔트로피가 모두 매우 높아져 더 높아질수 없는 상태인 완전한 무질서에 이르렀을 때가 우주의 끝이다. 그리고 시간은 이 엔트로피가 높아진 물질이나 에너지의 상태 변화를 감지해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물질과 에너지의 변화를 알려주는 시간은 사실상 이 변화 정보를 전달하는 빛에 의해서만 느낄 수 있다. 때문에 우리는 빛이 도착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강한 중력과 빠른 속력에 의해 시간의 왜곡을 느끼게 된다. 엔트로피 법칙은 우주 어디에서나 적용되고 있지만 중력이 강한 곳과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곳에서는 빛이 이동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그곳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상당히 이상한 부분이다. 엔트로피 법칙이 완전히 절대적이라면 통상적인 곳과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곳에서도 같은 정도로 엔트로피가 증가해야 하지만 빛이라는 정보가 전달되어야만 그것이 인정되므로 정보전달이 늦은 곳에서는 엔트로피도 늦게 증가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마치 엔트로피 법칙이 우주 전역에서 균일하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중력이 충분히 강한 곳과 속력이 빠른 곳에서는 늦게 흐른다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방식은 엔트로피를 국소적으로 늦추는 방법이 아닐지 모르겠다.

 이 책을 짧지만 강렬한 의문과 우주에 대한 다양한 성과의 발견과 인류가 걸어온길 그리고 앞으로 밝혀내야 할 길을 알려준다. 저자는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갑자기 모든 문제가 풀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는다. 그리고 우주는 어찌해서 아무것도 없는 기본 입자와 에너지에서 시작해 우리처럼 스스로를 성찰하고 원리를 알아낼 수 있는 물질을 만들게 되었는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갖고 있다. 채사장은 이를 지대넓얕 제로편에서 우주가 우리를 통해 성찰능력을 갖게 되었음으로 논의한 바 있다. 생각이 깊은 사람들의 생각은 비슷한 편인듯하다. 정말 우리 인간은 우주의 성찰도구인지 모른다. 그리고 모든 것을 알아냈을때 어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 무섭지만 할 수 밖에 없는 일이고 인간이 하고 싶고 해내고야 말듯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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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2-08-04 20: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물리학에서조차 인간이 과연 언젠가 사실과 진실 자체를 알 수 있는 날이 올지 의구심이 듭니다. ^^

mini74 2022-09-08 09: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축하드려요 ~ 추석연휴도 즐겁게 보내세요 ~

닷슈 2022-09-13 23:1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너무 늦게 봤네요. 죄송.

thkang1001 2022-09-08 09: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하고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닷슈 2022-09-13 23:14   좋아요 1 | URL
항상 활동이 대단하십니다.

그레이스 2022-09-08 0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축하드려요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닷슈 2022-09-13 23:1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잘 보내셨죠. 명절.

이하라 2022-09-08 13: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축하드립니다.
즐거운 추석연휴 되세요.^^

닷슈 2022-09-13 23:14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늘 감사드려요.

서니데이 2022-09-08 18: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닷슈 2022-09-13 23:14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힐링 글 늘 잘보고 있습니다.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 곽재식의 기후 시민 수업
곽재식 지음 / 어크로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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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에도 온실이 있었다. 15세기 나온 산가요록이란 책은 요리 책으로 유명하다. 각종 요리법을 수록하였는데 술 만드는 법은 무려 60가지 이상이란다. 그런데 이 책에 온실에 관한 기록도 있다. 조선시대 온실을 만들어 한 겨울에도 꽃을 피워 왕에게 진상하곤 했는데 사치가 지나치다는 언급도 있었다. 당시의 온실은 지금과 원리가 같은데 주변은 모두 차단하되 천장은 가급적 투명하게 하여 빛을 들게 했다. 유리나 비닐이 없던 시기이기에 종이에 기름을 먹여 최대한 투명하게 하여 지붕을 만들었다. 기름을 먹였으니 눈비에 대한 방수효과도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지구온난화와 그 해결에 대한 책이다. 온실가스는 생각보다 적어 지구 기체 전체의 0.1%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제거가 쉽지 않다. 아마 질소나 산소를 제거해야 했다면 보다 쉬웠을텐데 적다보니 골라내기가 어렵다. 온실기체는 태양 빛을 받은 지표가 방출하는 적외선에 의해 달궈지는 기체다. 이들은 분자 구조가 적외선 등의 빛에 의해 쉽게 흔들린다. 이로 인해 열을 받게 되는데 그래서 온실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인간은 하루 300-4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연간 1억 1천만 톤에 달하는 양으로 상당하다. 물론 기체가 워낙 많기에 우리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0.01%, 100ppm 정도를 높였다. 하지만 이로 인해 기온이 1도 이상 상승했고 2도까지 상승하는 것을 막는게 이번 세기의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여러 학자가 꾸준히 연구하고 경고했지만 킬링에 의해 정확히 입증되었다. 그는 주변의 이산화탄소 배출 영향을 피하기 위해 하와이 마우나로아 산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였고 지금은 교과서에도 많이 등장하는 킬링 곡선이 탄생했다. 이 그래프를 보면 이산화탄소 농도는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며 증가하는데 매년 들쭉날쭉 톱니처럼 오르락내리락 한다. 내리는 시점은 7-8월로 한창 여름이라 북반구에서 식물들이 탄소를 대거 흡수하는 시기다. 그리고 겨울이 되면 이 효과가 사라져 들쭉 날쭉하는 것이다. 여기에 인간이 내뿜는 탄소는 꾸준히 증가하므로 그래프를 결국 우상향한다. 

 냉전이 끝나자 사람들은 핵무기보다는 다른 공포인 온실효과에 주목했다. 마침 다같이 뭔가를 해보자는 분위기도 세계적으로 무르익었다. 그래서 1992년 리우에서 처음으로 지구환경에 대한 국제적 협의가 열렸다. 이런 협의를 COP라고 한다. COP는 6회에 이르자 기후변화에 대한 몇 가지 해결책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기술적 해결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산업이나 기술을 퇴출하고 가급적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둘째는 탄소배출권에 대한 것이다. 기술적 해결은 40년이 지난 지금도 해결이 안될 정도로 어려웠다. 여기에 후발주자인 인도, 중국 등의 개도국에겐 적용이 어려웠고, 거의 전 산업체계에서 탄소를 배출하기에 사실상 불가능한 방법이었다. 탄소배출권은 거래제나 벌금의 형태로 지금도 남아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고 배출되면 확산하는 이산화탄소를 정확히 누가, 어떤 기업, 국가가 배출하는지 특정하는게 어렵다. 

 COP7에서는 미국이 교토의정서를 거부했다. 하지만 COP15인 2009년에 이르자 미국에선 오바마가 당선된다. 또한 세계 각국이 온난화로 인한 피해를 체감하고 기술도 더욱 발전했기에 변화분위기가 감지되었다. 하지만 이렇다할 합의를 도출하는데는 다시 실패한다. 한 가지 성과가 있다면 녹색기후기금의 창설이다. 이 기금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 기금으로 피해가 일어난 국가나 지역을 지원하게 된다. 놀랍게도 이 기구는 한국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다. 당시 녹색성장을 밀어붙인 결과가 아닌가 한다.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탄소에너지가 아닌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근본적 해결책이다. 그 대표적인게 태양광 발전이다. 태양광 기술은 많이 발전했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넓은 부지의 필요성이다. 2021년 충남 태안에 200-300만 제곱미터에 이르는 넓은 태양광 발전 부지가 계획되었다. 이 정도 넓은 부지에서 생산하는 전기는 300만 메가와트다. 많은 발전량인 것은 분명하나 공장 크기의 화력발전소 하나가 만드는 전기가 이것의 두배인 800만 메가와트란 점을 감안하면 문제가 있다. 상당히 넓은 부지가 필요함에도 발전량이 크지 못한 것이다. 특히 한국은 비좁은 국토에 산지가 많아 이런 설비를 구축하기 어렵다. 사우디처럼 태양이 강하고 사막이 많은 나라가 적합하다. 여기에 태양광은 만들면 끝이 아니다. 끝없는 유지 관리가 필요하다. 패널엔 오래되면 먼지가 쌓여 발전효율을 떨어뜨리고 한국의 혹독한 여름과 겨울, 폭우와 폭설, 강한 바람을 견뎌내야 한다. 이로 인해 유지보수가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관리가 힘든 것이다. 

 관리가 힘든 건 풍력도 마찬 가지다. 풍력 발전기는 기본적으로 수십미터 높이다. 발전기 2000기당 한 개정도에서 화재가 발생하는데 이럴 경우 화재 진압이 어렵다. 특히 발전기가 산꼭대기나 해상처럼 화재장비가 진입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한 경우도 많다. 요즘처럼 가물다 산에 위치한 풍력발전기에서 화재가 일어나 대형산불로 번지는 사건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풍력 발전기는 복잡하기도 하다. 태양광은 패널에 전기선정도로 구조가 단순하다. 하지만 풍력은 강한 바람을 이겨내며 계속 회전해야 한다. 유지 보수가 더욱 어려운 것이다. 

 전기차는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에디슨도 만들었을 정도다. 하지만 무거운 배터리와 충전기술의 어려움으로 사장되었다. 그러다 중동전쟁에서 오일쇼크로 잠시 주목받았다. 풍부한 석탄으로 화력발전을 하고 이 전기로 자동차를 운용하려 한 것이다. 전기차가 다시 주목받게 되는데는 배터리 기술의 발전이 크게 기여한다. 80년대 들어 일본의 전자회사들은 휴대용 기기들을 보급하고 대중화한다. 소니의 워크맨이나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 기기들이다. 이 기기들은 기본적으로 휴대용이고 디자인도 중요했기에 배터리가 반드시 소형화하면서 효율도 높아야 했다. 일본 업체들은 이를 해냈고 마침내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한다. 지금도 사용하는 그 전지다. 

 배터리의 높아진 효율과 소형화로 많은 기기들이 전기화하고 있다. 자동차와 드론이 그것이다. 그리고 각종 기기의 전기화는 중국 같은 후발주자에게 기회를 제공한다. 기존 비행기나 헬리콥터 자동차는 내연기관으로 그 구조가 매우 복잡하며 높은 기술을 요구한다. 하지만 전기기기는 그 구조가 매우 단순하다. 때문에 드론이나 전기자동차 같은 경우 이미 중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위치에 진입했다. 

 수소경제도 주목받는다. 수소는 그 자체가 좋은 연료이긴 하지만 전기 에너지의 저장과 이동 매체로 더욱 각광받고 있다. 전기는 최대 약점이 저장하지 못하고 이동이 용이하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지금의 발전은 전기량을 예측해 발전하고 비효율적으로 전기선을 이용해 큰 손실을 보며 공급하는 구조다. 하지만 수소로 전기를 저장한다면 이런 문제가 많이 해소된다. 남는 전기로 물을 전기 분해하여 발생시킨 수소를 저장 유통하는 것이다. 각 가정에 이미 가스관이 연결되어 있고 이를 수소로 중앙에서 공급하여 각 가정의 수소연료전지로 발전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한국정부는 이런 수소의 가능성에 눈을 뜨고 이 부분에서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한국은 수소경제에 유리한 점이 많은데 우선, 가스나 석유가 전혀 없어 이 부분에 대한 이익집단이 없어 빠르게 탈탄소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음은 화학산업이 발달했다는 것이다. 많은 화학공정에서 수소가 필요하고 발생하는데 한국의 산업체들은 오래전부터 이런 수소를 만들고 유통하고 서로 판매해왔다. 마지막은 완성차 업체들이 장기간 수소차 개발에 투자해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국가 사회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다. 하지마 어려운 점은 나의 행위가 얼마나 많은 탄소발자국을 남기는지 아는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 사람이 일회용 종이컵을 안쓰고 텀블러를 쓰기 시작했다. 매일 종이컵 하나를 아낀다면 그는 매일 11g의 이산화 탄소 배출을 막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태평양의 섬으로 해외 여행을 떠나서 머물다온다면 그의 이산화탄소 배출은 무려 1000kg이상이 된다. 종이컵을 240년 안써야만 도달할 수 있는 탄소배출량이다. 플라스틱의 사용도 마찬가지다. 플라스틱은 썪지 않고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환경을 오염시킨다. 하지만 의외로 탄소배출량이 생산과정에서 적다. 만약 플라스틱을 쓰지 않고 조선시대처럼 도자기를 쓴다면 탄소배출량이 어마어마하다. 이들은 1000도 이상에서 장기간 구워야해 막대한 탄소를 배출한다. 여기에 무게도 무거워 그 유통과 생산과정에서도 많은 탄소를 배출하며, 잘 파손되기에 플라스틱보다 자주 교체될 것이다. 생각보다 도자기가 탄소배출을 많이 하는 것이다. 먹거리도 그렇다. 반도체 하나를 생산하는데는 불과 675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만 치즈 1kg은 2만g정도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기후 변화를 위해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선 기후 변화는 한 국가만의 힘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닌 전 세계 공통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강대국과 선진국은 기후 변화 문제를 자국에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점이다. 기후변화의 해결을 위해 전기차와 수소차 모두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수소경제에 강한 기술과 인프라를 구축한 나라를 수소를 해결책으로 주장할 것이고 전기차에 강점이 있는 나라는 전기차로의 해결을 주장할 것이다. 마지막은 기후 변화는 약자들부터 피해를 입는다는 점이다. 기후 변화로 기온이 상승하면 부유층은 에어컨으로 해결하면 된다. 하지만 약자들은 그 뜨거운 온도를 온몸으로 겪어내야 하고 심한 경우 사망할 수 있다. 기후변화로 식량의 가격이 오른다면 부자들은 이를 감내할 수 있다. 하지만 가난한 자들은 굶주려야 한다. 이처럼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와 피해는 약자에게 먼저오기에 이들을 보호하는 조치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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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카인드
잉그리드 뉴커크.진 스톤 지음, 김성한 옮김 / 리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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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우주를 연구하고 다양한 과학기술의 연구로 지구의 지배자가 되었다. 하지만 의외로 정작 지구 자체와 인간 자신, 그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생물종에 대한 연구는 완벽하지 않다. 지구상엔 약 900만종의 생물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인간은 그 중 15%정도만을 알고 있다. 인간의 환경파괴로 생물들은 꾸준히 빠른 속도로 멸종하고 있는데 이는 인간이 자신이 발견도 하지 못한 생물종을 이미 절멸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 

 책 애니멀 카인드는 크게 두 부분을 나뉜다. 앞부분은 동물의 갖고 있는 놀라운 능력에 대한 설명이다. 그들이 진화과정에서 갖게됨 다양한 능력을 이해함으로써 경이로운 대상이자 동등한 존재로 이해의 폭을 넓혀주기 위한 시도같다. 뒷부분은 동물에 대해 인간이 하고 있는 행위다. 그것이 얼마나 굳이 필요없고, 쓸모가 없으면서도 매우 잔학한 행위임을 보여줌으로써 동물에 대한 인간의 이용과 학대를 멈추려는 시도다. 

 인간은 새를 멍청이 취급한다. 그들의 뇌가 작고 지능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는 뇌는 비교적 작으나 지적능력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그들은 뇌가 작은 대신 무게당 뇌세포 수가 대부분의 포유동물보다 높으며 문제해결력이 영장류의 유사한 수준이다. 새는 뼈가 비어있고 그 안에 심지어 산소를 받아들이는 공기주머니까지 있다. 깃털이 있어 공기가 날개의 위보다는 아래로 더 빠르게 흘러 양력이 형성되어 새는 쉽게 떠오를 수 있다. 여기에 새가 날개를 아래로 펄럭이면 날개 아래의 고압의 공기가 날개 위의 저압의 공기로 이동해 상승기류가 생겨난다. 이래저래 날기 좋기 위해 진화한 셈이다. 여기에 더해 새들은 집단적으로 날면서 편대를 이룬다. 사람도 올림픽에서 달리기를 하면 앞사람이 공기저항을 받게 되는데 새는 이 공기저항을 잘 흐트려 뒷 부분의 새들은 이 저항을 거의 받지 않는다. 때문에 일부 새들은 제대로 된 날개짓 하나 없이 상당히 먼 거리를 날아가는게 가능하다. 

 제왕나비의 진화는 무척 신비롭다. 이들은 이주하면 살아가는데 그것이 무려 4세대에 걸쳐 이뤄진다. 1세대 제왕나비들은 3-4월에 탄생한다. 2-6주간 살아 번식한다. 2세대 제왕나비들은 5-6월에 탄생하고 역시 2-6주 살아 번식한다. 3세대 제왕나비들은 7-8월에 태어나고 역시 2-6주 살아 번식한다. 9-10월 탄생하는 개체들이 대단한데 이들은 무려 6-8개월을 생존한다. 왜냐하면 새로운 지역을 찾아 무려 4000km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동부에서 일어나는 이동도 신비롭다. 아프리카 동부해안에서는 매년 대 이주가 일어난다. 매년 누 150만 마리, 얼룩말 20만 마리, 가젤 40만 마리가 아프리카 응고롱고에서 케냐 마사이마로 이동한다. 누는 1-2월 탄자니아에서 몇 주간 35만 마리의 새끼가 일거에 태어난다. 포식자들로썬 파티인 셈인데 누들이 한꺼번에 새끼를 낳기에 생각만큼 많이 먹지 못한다. 새끼를 살리려는 누 집단의 행동인 셈이다. 새끼누는 3월이면 가뭄이 시작되므로 바로 이동한다. 6월에 이동해 8월이면 케냐에 도착하고, 기력을 회복한 후 10월에 다사 돌아가서 번식을 준비한다. 

 동물은 기억력도 인상적이다. 자연환경에서 닭은 쪼는 서열이라는 복잡한 계층을 형성한다. 그래서 모든 닭은 무려 100마리 이상의 다른 닭의 얼굴과 서열을 기억한다. 이를 통해 사회 위계질서 속에서 자기 위치를 파악한다. 닭은 30가지 이상의 발성 방법ㅇ로 육지나 상공에서의 위협도 구분한다. 고래는 인간처럼 일정한 공통의 지적능력이 있다. 그들은 수생 포유류 중 뇌 대 신체비율이 가장 크며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인식한다. 일부 돌고래는 도구를 이용해 사냥하며 돌고래는 매우 사회적이라 12마리가 소집단을 이룬다. 돌고래는 피부가 민감해 수중 음파를 탐지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울음소리를 낸다. 돌고래는 무려 20년전에 한 번 들은 다른 돌고래의 휘파람까지 기억한다. 이는 인간과 거의 유사한 수준의 사회적 기억이다. 연구에 의하면 동물들의 울음소리는 생각보다 인간의 발화패턴과 비슷하다고 한다. 특히, 큰 귀박쥐, 십자매, 돌고래의 울음소리가 그러하다. 어쩌면 소음 같은 동물의 소리는 사실 무한정 복잡한 언어일 가능성도 있다. 

 동물의 성생활도 인간과 유사하다. 새들은 일부일처가 많은데 조류의 90%이상이 일부일처제다. 고니는 평생 같이 하는 비율이 무려 95%이고 비둘기도 평생 짝을 바꾸지 않는다. 거대새 알바트로스는 알을 하나낳고 새끼의 성숙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인지 그들 역시 일부일처제를 강하게 고수한다. 설치류중 드물게 일부일처제를 고수하는건 프레리들쥐다. 이들은 새끼를 낳은 후 열성적으로 지키고 서로 긴장의 순간에 파트너에게 위안을 준다. 이 쥐들은 배우자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그들 특유의 키스와 포옹으로 위안을 준다. 설치류는 단 3%만이 일부일처다. 자연속엔 동성애도 나타난다. 일본 눈 흰 원숭이, 수컷 초파리, 알바트로스, 침팬지, 보노보가 동성애를 보인다. 이들은 서로간의 유희와 친밀감 향상을 위해 동성애를 즐긴다.

 동물은 자신의 감정 뿐만 아니라 상대의 고통을 느끼는 공감 능력도 있다. 개의 2/3은 친구의 사망 이후 식욕저하, 집착, 무기력증 등 사람이나 보일 법한 슬픔의 징후를 보인다. 무려 60%의 개와 63%의 고양이가 세상을 떠난 친구들이 낮잠을 자던 장소를 다시 계속 차즌다. 개들은 연구결과 콧노래를 부르는 사람 보다는 슬피 우는 사람에게 더 많이 접근하였는데 이는 그들의 선천적 고통 이해능력을 보여주는 결과다. 1959년 러셀 처치는 레버를 누르면 인접 우리의 쥐가 전기 충격을 받는 실험을 설계하였는데 이 사실을 깨달은 다른 우리의 쥐들은 더 이상 레버를 작동시키지 않았다. 1962년 아그네스 스콧갈리의 연구원은 쥐가 벨트를 내리는 레버를 작동시켜 인접 방의 다른 쥐들을 풀어주려 한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한 연구에서 붉은 털 원숭이는 친구를 감전시키면 음식을 얻을수 있는 실험에서 차라리 11일간 단식하는 것을 선택했다. 또한 쥐들은 다른 쥐가 고통을 받고 있는 모습을 관찰하면 향후 상당한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은 놀이를 한다. 놀이는 어른이 되기 위한 준비과정이자 학습 및 인지를 강화한다. 놀이를 통해 인간을 포함한 동물은 뇌의 뉴런 연결을 강하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한다. 즉, 놀이는 진화상 강한 이점이 있는 것이다. 영장류를 혼자 공 같은 것을 가지고 즐겨 노는데 이런 비사회적 놀이는 도구사용법과 창의성을 강화한다. 같이 하는 놀이는 사회의 위계질서를 탐색하는데 활용되는 속임수 같은 복잡한 행동과 연관이 있다. 영장류들은 놀이를 같이 하면 할수록 피질-소뇌 시스템의 크기가 커진다. 이 부분은 감각 정보로 공유기억을 발달시키는 학습 영역으로 놀이를 통해 개체를 더욱 똑똑하게 만든다. 개는 놀이를 통해 몸쓰는 법을 배우고 자신의 한계를 파악하고 먹이를 찾고 자신의 방어법을 배운다. 고양이는 포식자 본능 놀이를 하는데 어려서부터 설치류 잡기를 흉내내어 형제의 목덜미를 무는 놀이를 한다. 고양이는 성체가 되어서도 놀이를 하는데 이를 통해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하고 억눌린 에너지를 방출한다. 고양이는 잡은 먹이를 가지고 노는데 얼핏 잔인해 보이는 이 행동은 고양이의 신체구조와 관련한다. 고양이는 상대적으로 주둥이가 짧다. 때문에 먹이의 힘을 충분히 빼놓지 않는 경우 눈을 포함한 얼굴 주변이 공격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고양이는 포식전 안전해질때까지 먹잇감의 힘을 충분히 빼어놓는 것이다. 

 문어도 놀이 행동을 보인다. 문어는 매우 영리하며 미로를 잘 통과하고, 도구를 사용하며, 모양과 무늬도 구별한다. 관찰을 통한 학습도 가능하다. 일부 문어는 심지어 서로의 안면도 인식한다. 문어는 피부세포의 색과 패턴 변화로 의사소통을 한다. 이런 대단한 문어는 뇌라고 할만것이 없다. 다만 신경계가 사방으로 퍼져있을 뿐이며 뉴런의 2/3이 몸과 다리의 신경절에 분포한다. 때문에 문어의 다리를 산채로 자르는 것은 상당한 고통을 가하는 일이 된다. 문어는 무척추 동물중 뇌대 신체질량 비율이 가장 높으며 일부 척추동물을 능가하기도 한다. 

  

 이런 놀라운 동물을 인간은 자신의 이득을 위해 필요이상으로 잔학하게 남용하며 살해한다. 인간이 동물을 이용하는 것은 동물실험, 의류 및 상품 제작, 의약품 및 화장품의 임상 실험, 먹이로의 이용등이다. 

 의학의 발전 이후로 동물은 꾸준히 의학 실험에 사용되어 왔다. 수술의 대상, 새로운 처치의 대상, 장기 이식의 대상, 약물의 대상 등등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7만 마리의 영장류가 연구에 사용되며 이 과정에서 좁고 고립된 작은 우리에 수용된다. 또한 연간 6만 마리의 개가 실험에 사용된다. 쥐는 무려 수천만 마리다. 현재 미국법은 화장품 동물 실험을 요구하지 않으나 금지는 하지 않으므로 많은 회사들이 이를 실행한다. 

 영국은 최초로 동물 보호법을 만들었다. 3R로 대표되는데 replacement, reduction, refinement로 대체, 감소, 개선을 의미한다. 이는 이후 세계적으로 채택되었다. 최근 인간 대상 임상 실험 기술의 발달로 보건상의 발전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반면 동물 연구는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 투여에도 불구하고 무수한 신약실패가 일어나고 있다. 효용이 있는지 의문이다. 

 동물은 인간의 오랜 의류였다. 밍크는 작은 우리에 갇혀 살며, 밍크의 생가죽을 최대한 깨끗이 얻기 위해 업자들은 밍크가 있는채로 우리를 고압 세척한다. 밍크는 일산화탄소가 가득한 통으로 들어가 질식사하며, 운이 좋게 살아있다면 다시 탱크행이거나 아니면 목을 부러뜨린후 가죽을 벗긴다. 물론 산채로 벗겨지는 경우도 있다. 

 소는 고기와 우유를 위해 사육되나 가죽 제공도 적지 않게 한다. 자동차나 소파등 큰 제품에 소가죽이 흔히 사용된다. 2015년 세계 3대륙에 26개 공장을 보유한 JBS는 세계 최대 가죽 생산업체로 천만개 소가죽을 자동차 업체에 공급했다. 타조도 가죽이 이용되는데 의식이 있는체로 거꾸로 매달라 전기로 기절시킨 후 목을 베고 가죽을 얻는다. 물론 그전에 산채로 깃털부터 뽑아낸다. 악어도 가죽으로 이용되는데 배설물이 넘쳐나는 콘크리트 우리에 갇혀 있다. 등 윗 부분이 칼로 베어지고 업자들이 척추에 쇠막대기를 박아넣어 도살한다. 가죽손상을 없게 하기 위함인데 다수의 악어가 이 과정에도 살아남아 상당기간 의식을 유지하다 죽는다. 

 양은 인간에 의해 교배되어 털이 무한정 자라난다. 양털깎기는 수익성을 위해 빠른 시간안에 이뤄진다. 때문에 양을 매우 폭력적으로 다뤄지고 상처를 입는다. 심지어 털을 깎기 수일전부터 음식과 물을 주지 않는데 겁먹은 양이 배설물을 지려 털이 오염되는걸 방지하기 위함이다. 양은 어릴때 털을 위해 뮬싱을 당한다. 양은 배설하면 항문 주의 털이 오염되고 여기에 파리가 알을 낳아 양의 털과 해당부위가 손상되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때문에 새끼때 마취없이 해당 부분을 도려내는 뮬싱을 행한다. 

 다운은 거위의 털로 구스다운으로 잘 알려져있다. 점퍼와 이불에 많이 사용된다. 다운은 일반 털이 아니라 새들의 두꺼운 외부 깃털 안에 있는 단열 기능의 부드러운 깃털이다. 보통은 새가 털갈이를 할때 이 부분이 드러나 채취하곤 하는데 때로는 그냥 뽑아버리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새는 엄청난 공포와 고통을 느끼게 된다. 한 농장에 연간 구스다운은 15톤 생산하는데 거위 한 마리당 57g미만이 나오므로 25만번의 채취가 행해져야 가능한 수치가 된다. 

 견직물은 곤충을 향해 행해지는 행위이므로 의외로 비판이 별로 없다. 하지만 역시 잔인하다. 견직물을 얻으려면 고치 안의 누에를 산 채로 삶아 죽이고 견사를 감아내야 한다. 450g의 견직물을 얻는데 누에가 무려 3천마리 필요하다. 옷 한벌이라면 누에게 무려 5만 마리 산채로 삶아져야 한다는 말이다. 

 동물은 유희거리이기도 하다. 동물원이 대표적인데 동물원은 그 서식지를 아무리 훌륭하고 넓게 꾸밈에도 절대 원래의 서식지 기능을 하지 못한다. 동물원에 갇힌 동물은 자유롭게 놀거나 먹이 활동을 하지 못하고, 원하는 짝과 짝짓기도 하지 못하며, 대개 자기가 낳은 새끼를 바로 빼앗긴다. 코끼리는 자연수명이 56세 정도이지만 동물원에서 자라날 경우 17세 정도까지 밖에 살지 못한다. 경마는 평생에 걸쳐 말을 학대하는 행위다. 말은 뼈가 다 자라지 않은 상태에서 약물을 투여해가며 경주에 참여한다. 그 결과 평생에 걸쳐 부상, 긴장, 스트레스에 시달리가 결국은 대부분 뼈가 부러져 사망하게 된다. 북미에서는 매일 3마리의 말이, 연간 수백마리의 말이 이 과정을 통해 죽는다. 살아남아도 그 말은 대개 5세면 퇴물이 되고 이후 도살장으로 향하여 말고기가 되고 만다.

 동물은 인간의 식량이기도 하다. 단백질과 지방이 인간에게 준 진화상의 혜택은 상당히 클 것이다. 하지만 산업과 기술이 발달한 지금 인간은 이 모든걸 식물에게서 얻어낼 수 있다. 게다가 인간은 잡식이긴 하나 기본적으로 채식동물이다. 육식동물을 먹이를 통째로 삼키고 강한 산성으로 살코기를 분해 살균하며 장이 짧아 신속히 소화가 이뤄진다. 이는 고기가 위험하기 때문이다. 반면 인간은 영장류처럼 길고 구불구불한 내장을 가졌다. 이는 과일과 채소의 소화에 적합한데 실제 침팬지는 식단에서 3%만이 육식이다. 인간은 위산이 충분히 강하지 않기에 고기의 살균이 충분치 않다. 또한 고기가 소화기관을 통과하는 시간이 길어 이로 인해 장안에서 부패하여 감염과 대장암 위험을 증가시킨다. 

 미국에서는 매년 100억 마리, 전세계로는 연간 500억 마리 동물이 인간의 먹이로 희생된다. 지난 세기 공장식 축산과 저가 동물 제품은 크게 성장해는데 이는 사실 거짓 가격으로 보조금에 의한 것이다. 미 정부는 육식을 줄이라고 하면서도 육류와 유제품 업체에 매년 380억 달러의 보조금을 사용한다. 이는 낙농가 수익의 73%에 달하는 수준이다. 어류의 사육도 문제인데 어류는 양식장에서 과밀, 부상, 굶주림, 오염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기생충과 부딪힘도 상당하다. 양식장은 폐기물과 살충제, 기타 화학물질 배출로 주변 생태계를 오염시킨다. 환경 부담도 큰데 양식장에서 물고기 1t 사육을 위해 8t의 물이 필요하다. 새우 사육에는 무려 80t이 필요하다. 

 책은 동물실험, 동물포식, 동물의류, 동물학대 및 유희를 모두 반대하며 이것을 자행하는 업체를 구체적으로 직시하고, 대체할만한 충분한 수단과 방법을 제공한다. 사람들에게 의지만을 불어넣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실행방법도 알려주는 것이다. 언급한 것처럼 인간은 동물을 생존을 위해 쓸수 있는 수준을 오래전에 넘어섰다. 그리고 이는 동물의 행복 및 살아갈 권리와 인간 자신의 생존, 그리고 지구환경을 위해 해야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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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하늘 빨간지구 - 기후변화와 인류세, 지구시스템에 관한 통합적 논의
조천호 지음 / 동아시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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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난화는 매우 잘 알려져 있지만 그 과정을 자세히 설명한 책은 드물다. 이 책은 그 드뭄을 대한 갈증을 충족시켜주는데 설명이 매우 자세하여 온난화 과정과 그 원인에 대해서 많은 과학적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책은 인간에게 매우 소중한 지구가 인간과 생명에 어쩌다 우호적 환경을 선사했는지 부터 설명한다. 그리고 이는 알다시피 기적적 우연에 가깝다. 일단 태양계의 위치인데 은하계에서 가장자리다 중심이 아니라 슬퍼게 느껴지지만 만약 태양계가 은하계의 중심에 위치했다면 블랙홀의 강한 복사에너지 때문에 행성들이 초토화되었을 것이다. 즉, 생명의 발생 가능성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 태양계는 블랙홀에서 멀리 떨어져있다. 

 그리고 태양계 내에서 지구는 다행이 위치가 적절하다. 지구와 형제인 금성과 화성은 생성 초기 대기조건이 매우 유사했다. 다만 금성은 태양과 가까워 복사에너지가 지구의 2배에 달하고 이로 인해 물이 기화되고 강한 자외선으로 수증기가 산소, 수소로 분리되었다. 가벼운 수소는 우주로 모두 날아가버리고 산소는 금성의 암석을 산성화시켰다. 때문에 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화성은 질량이 지구의 1/10에 불과하다. 낮은 중력으로 기체가 거의 우주로 날아가버렸고 복사에너지도 적어 물이 없고 있다해도 지하나 일부 표면에 얼음으로만 존재한다. 

 반면 원시 지구는 달랐다. 초기엔 수증기만 존재했지만 소행성충돌로 고온상태가 끝나고 수증기가 응결하여 비가 내려 바다가 형성되었다. 당시 지구는 이산화탄소만 60기압에 달했는데 이 이산화탄소를 생성된 바다가 흡수했다. 그래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10기압까지 하강했는데 지구의 판구조로 인해 대륙의 갈라진 틈으로 칼슘과 마그네슘이 공급되었고 바다에 녹은 탄소가 이들과 결합해 탄산칼슘과 탄산마그네슘을 형성하여 초기 대륙의 재료로 쓰였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35억년 전 엽록소를 가진 생물이 탄생하여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전화하였다. 산소는 대기 중 수소와 만나 물을 형성하였는데 이를 통해 지구는 가벼운 수소가 물로 붙잡혀 상당량 남게 되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초기에 무척 높던 이산화탄소는 지금처럼 적정하게 낮아지게 되었다. 

 생성된 산소는 위로 올라가 성층권에서 오존을 형성하여 자외선을 차단하게 되었다. 오존은 자외선으로 산소와 산소라디칼로 분리되지만 둘은 불안정하여 곧바로 다시 오존으로 결합한다. 5억8천만년이 되어서야 오존의 충분한 형성으로 자외선 량이 지금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식물이 육상으로 진출하게 되었다. 성층권은 열구조가 대류권에 비해 안정적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이때문에 지구 대기는 지구의 약한 중력에도 불구하고 탈출이 어렵다.

 달도 지구의 안정적 환경에 한몫을 했다. 원래 지구의 자전 주기는 6시간이었지만 달의 중력으로 인해 서서히 느려져 24시간이 되었다. 하루가 6시간이라면 진화는 매우 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달은 지구의 자전축을 기울여 계절을 발생시켰다. 계절로 인해 생명체는 안정적 진화가 가능해졌다. 만약 자전축이 기울지 않았다면 극한의 여름과 극한의 겨울만이 발생한다. 

 지금의 지구 환경엔 빙하가 큰 역할을 한다. 3500만년전 남극 대륙이 분리되어 남으로 이동하여 강한 해류가 주변에 생성되었다. 그로 인해 남극 주변으로 따뜻한 물이 유입되지 않기에 이르렀는데 그래서 남극에 거대 빙하가 생성되기 시작했다. 북반구에는 거꾸로 따뜻한 물의 유입이 빙하를 형성했다. 300만년전 대서양 열대 해류가 멕시코 만류를 통해 북극으로 흐르기 시작했는데 이 해류가 눈을 많이 내리게 해 북반구에 빙하게 형성된 것이다. 

 이 빙하는 확장과 수축을 반복하는데 북반구의 여름이 약해지면 고위도 지역의 눈이 여름에도 안 놓고 쌓여 빙하를 생성하고 성장한다. 그러면 빙하가 무거워져 그 압력으로 아랫부분이 녹아 빙하가 흘러내리면서 빙하는 점점 성장하며 퍼져나간다. 이 빙하는 햇빛을 더욱 반사하여 기온을 하강시키고 대양은 차가워져 이산화탄소 흡수를 더 많이 하게되어 온실효과가 약해져 빙하가 더욱 성장한다. 음의 되먹임 효과다. 

 반면 여름이 강해지거나 화산의 분출등으로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지면 기온이 상승하고 빙하는 후퇴한다. 대양은 뜨거워져 이산화탄소를 녹여내지 못하고 대기중으로 방출하여 기온은 더욱 상승하고 빙하는 점점 적어진다. 양의 되먹이 효과다.

 이런 빙하는 현재 지구의 10%정도다. 빙하기 때는 25%였고, 두께도 2-3km였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240ppm이면 빙하기로 전환되는데 현재는 산업화로 인해 무려 405ppm이다. 인간이 100ppm이상을 올려 놓았고 빙하기 간빙기 전환때 1만년간 4-5도가 상승하기에 지금의 온난화 속도는 이것의 20-25배에 해당한다.  

 인간은 20만년 전 등장했지만 문명은 겨우 7천년 정도 전에 형성되었다. 이는 빙하기와 관련이 깊다. 빙하기때는 기온이 낮아 증발량이 적고 사막이 많았다. 물론 해수면이 지금에 비해 크게 낮아 땅이 많았지만 대부분 빙하로 덮히거나 사막이 많아 거주할 만한 곳은 더 적은 셈이었다. 거기에 극지방과 저위도간 온도차가 커서 바람도 매우 세게 불었다. 이런 환경에선 사실상 농업은 거의 어렵고 채집과 수렵경제만이 가능하다. 그러다 2만년전부터 간빙기가 도래했고 인간은 그제서야 계절에 따른 식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간빙기에 상승하던 해안선은 7천년전에야 지금모습으로 안정화하였는데 이 시기가 문명 발생시점과 일치한다. 즉, 자연환경이 안정되었기에 문명의 발전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문명 이후에도 기후는 영향을 강하게 미쳤다. 기원전 400-기원후 200년은 기후가 매우 온난하고 안정적인 기후 최적기로 불린다. 이 시기 서양에서는 로마제국이 동양에서는 한 제국이 번성했다. 하지만 이후 가뭄이 닥치자 양 제국은 경제가 붕괴하고 이민족의 침략으로 멸망한다. 이는 역사의 법칙인데 기후가 좋아지면 농경제국은 번성하고 유목민족은 침공하거나 제압한다. 하지만 기후가 안좋아지면 농경제국의 경제는 붕괴하고 역시 목초지의 환경이 나빠진 유목민이 농경제국을 침공하여 위기에 빠뜨린다. 제국은 망하기도 하며 유목민제국으로 교체되기도 한다. 

 14-19세기는 소빙기로 동아시아는 서늘했고, 유럽은 17세기 북미는 19세기가 추웠다. 소빙기는 16세기의 잦은 화산활동으로 생겨났는데 인구감소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된다. 당시 유럽은 흑사병, 북미는 원주민의 전염병으로 인한 절멸, 중국은 기아로 인구가 1억가까이 줄어들었다. 이는 목초지 및 농경지를 숲으로 회복하는 결과를 가져와 식생에 의한 대기중 이산화탄소 감소를 불러일으켰고 이것이 온난화 효과를 줄여 소빙기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소빙기엔 왕조간 다툼 및 종교분쟁으로 전례없는 폭동과 전쟁이 생겨났다. 농업생산량 감소로 곡물가격은 폭등했고 인간의 신장은 작아지고 영양수준이 낮아 면역력이 떨어졌다. 이로 인해 전염병이 창궐했고 농민은 이를 피해 도시로 유입하여 전염병을 더욱 악화시켰다. 프랑스는 이로 인해 결국 혁명이 일어난다. 소빙기에 유럽엔 난방을 위한 목재수요가 급증했고 공급이 달려 어쩔수 없이 하급재료인 석탄에 의존하게 되었다. 석탄 수요가 급증하자 광산에서 이를 캐내기 위해 증기기관이 발명되었고 이는 곧 산업혁명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기후는 인간의 역사와 문명의 흥망성쇠에 지대한 역할을 미쳤다. 그런데 인간이 산업화로 인해 그 기후를 바꾸고 있다. 온난화는 온실가스에 의해서 발생하는데 질소나 산소등 이원자 분자나 아르곤 같은 단원자 분자는 적외선을 흡수하지 않는다. 이산화탄소나 메탄같은 다원자 분자가 적외선 복사와 같은 진동수로 진동하며 적외선을 흡수해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사실 수증기가 가장 큰 온실효과를 일으키지만 인간에 의한 증가가 적고 어쩔수 없는 부분이기에 온실가스로 치부하지 않는다. 

 온실가스의 대표주자는 이산화탄소다. 이산화탄소는 온실효과의 74%를 담당하며 한번 대기에 방출되면 사라지는데 수백에서 수천년이 소요된다. 즉, 우리가 뿜어낸 이산화탄소는 한창 뒤의 후손들이 계속해서 감당해야 한다는 뜻이다. 메탄가스는 온실효과의 19%를 기여하나 12년정도만 대기에 머무른다. 아산화질소는 8%를 기여하며 대기중에 114년이나 머문다. 

 사실 인간이 내뿜은 온실가스에 의한 온실효과는 생각보다 적은 편이다. 인간은 산업혁명 이후 1초마다 히로시마 원폭의 4개, 하루 35만개 정도의 에너지에 해당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하지만 이 에너지는 바다가 90%, 육지 5%, 대기2%에 흡수되기에 온난화 효과가 적게 나타난다. 바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셈인데 이는 어떻게 보면 시한폭탄이기도 하다.

 바다는 매우 순환이 느리며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육지에 비해 변화가 오래 걸린다. 현재 열대 아열대의 바다는 표층이 늘 따뜻하다. 거센 폭풍이 불면 표층의 열이 깊은 바다로 전달되는데 이는 20-30년정도 걸리는 일이다. 그리고 북극의 차갑고 밀도 높은 바닷물은 빙하를 형성하고 염분이 높아져 깊은 심해로 가라앉는다. 그리고 이 물이 대서양을 남북으로 갈로질러 남극 심층수와 합쳐지고 이 물이 동으로 올라가 북태평양에 도달한 후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를 거쳐 멕시코 만류와 합쳐져 다시 북극으로 이동한다. 이 거대한 순환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온난화로 인한 변화 역시 상당한 훗날에 갑작스레 크게 나타남을 의미한다. 이 순환이 약화하거나 사라진다면 지구기후가 크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유럽 지역은 위도가 매우 높음에도 상대적으로 따뜻한 기후를 유지하는데 그것은 바로 이 해수의 흐름때문이다. 이것이 사라진다면 유럽지역은 빙하기에 빠져드는 것이다. 

 온난화가 일어나면 증발량이 늘어 수증기가 늘어난다. 습한 공기가 더 많이 상승하는데 이는 응결하여 비를 많이 내린후 건조해져 하강한다. 호우와 가뭄이 반복되는 것이다. 현재 지구는 열대지역에서 강한 상승기류가 형성되어 열대호우가 발생하고 아열대 고압대에 하강기류가 생겨 이지역이 건조하다. 온난화는 열대호우는 강화하는 한편 그 반대급부로 하강기류도 강화한다. 즉, 건조지역이 확대하는 것이다. 때문에 이 지역에 해당하는 유럽 남부와 미국 서부는 건조의 확대로 매년 산불에 시달리고 있다. 산불이 온난화를 더욱 부채질하는 것은 자명하다.

 제트기류는 중고위도의 날씨를 제어한다. 온난화로 고위도 저위도간 기온차가 감소하면 제트기류가 비정상적으로 느려지는 블로킹 현상이 발생한다. 상층흐름이 정체되면 지상날씨도 정체되는데 그 결과 지상의 고기압 저기압이 더욱 강화한다. 이는 고기압 지역은 폭염, 저기압 지역은 홍수를 의미한다. 제트기류는 북극권의 공기와 중위도의 공기를 분리하는 역할도 하는데 이게 약해지면 북극권의 공기가 중위도 지역까지 흘러내린다. 혹한이다. 

 태풍은 지구의 에너지 불균형을 해소하는 장치다. 중위도의 고기압 저기압은 열대의 공기를 북으로 이동시키고, 극지방의 차가운 공기는 남으로 이동한다. 해양에서도 열대의 뜨거운 물이 북으로 이동하는데 그래도 에너지가 해소되지 못하면 태풍이 생겨난다. 대규모의 수증기가 응결하면 이 과정에서 대기로 열을 방출해 팽창한 공기가 상승한다. 상승한 공기는 태풍 상부에서 바깥으로 빠져나가고 이로 인해 중심기압이 낮아져 외부 공기가 태풍의 하부로 밀려 상승한다. 이때 수증기가 공급되며 이 과정이 반복해 태풍이 지속되거나 커진다. 태풍은 기압이 낮아 해수면은 누르는 힘이 약해져 해수면이 상승하는데 이로 인해 태풍이 불면 저지대가 침수된다. 온난화로 태풍은 강해졌는데 그 결과 저지대 침수가 잦아졌다. 또한 온난화는 열팽창으로 대양 자체를 팽창시켜 지난 백년간 해수면은 20cm나 상승했다. 

 온실가스가 계속 누적되어 온실효과를 가속화하면 지구는 티핑포인트를 넘어 대양과 토양, 식생을 통해 탄소를 흡수하는 역할에서 탄소를 배출하는 찜통지구로 변모한다. 학자들은 지구가 찜통지구로 진입하면 기온은 4-5도 가 높아지고 해수면ㅇ느 10-60m상승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를 막기위해 2018 IPCC보고서는 지구 온난화를 1.5도이내로 제한하는 것과 2도로 제한하는 것을 비교했다. 여름철 해빙은 전자의 경우 1세기에 한번 모두 녹고 후자라면 10년에 한번 사라진다. 산호초는 70-90%전멸에서 완전 전멸이 되고, 기후에 적합한 영역을 상실할 식물은 8%에서 10%가 된다. 극심한 폭염에 노출된 인구는 양자가 4억2천만이 차이가 나고 어획량도 150만톤의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온실가스의 배출을 2030년까지 2010년의 45%수준으로 감축해야하고 2050년엔 탄소제로시대를 만들어야만 한다.

 온난화는 수자원의 상실도 가져온다. 온난화는 증발량을 크게 해 집중호우를 불러온다. 집중호우는 강우량 자체는 늘리지만 하천의 유출량을 크게하여 물의 보관 및 이용을 더욱 어렵게 한다. 물의 저장효율은 떨어지지만 토양침식이라는 부작용만 커지는 것이다. 그리고 세계인구의 무려 25%가 산악 빙하에 식수를 의지한다. 온난화는 이 산악빙하를 모두 녹여버려 사실상 이 지역의 수자원을 고갈시킨다. 대표적 산악빙하는 히말라야 산악빙하인데 이는 인도 갠지스, 인더스 강, 동남아사아 메콩강, 중국의 양쯔강과 황하강의 발원지이다. 그리고 이에 의존하는 인구는 무려 10억이 넘어간다. 수자원엔 한국도 긴장해야한다. 가상수란 개념이 있는데 식품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물의 양이다. 한국은 식량자급률이 25%에 불과한데 한국의 가상수 수입은 그래서 연간 무려 288억톤에 달한다. 이는 세계 5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온난화로 인한 각국의 물부족이 한국의 어떤 치명타를 불러올지 쉽게 알려주는 대목이다. 

 온난화의 또 다른 문제는 공평하지 못함이다. 온실가스의 70%는 세계인구 20%이하의 공업선진국이 배출한 것으로 이들은 그래서 기후변화 무임승차국이된다. 반면 그 피해는 고작 3%이하를 배출한 저위도의 가난한 10억에게 집중한다. 이들은 기후변화 강제승차국이다. 또한 기후 변화는 선진국내에서도 더욱 가난한 이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힌다. 2009-2012년 서울의 전체 사망자 335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난할 수록 온난화에 의한 폭염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았다. 폭염발생때 가난하면 사망위험이 18%높았고, 녹지공간이 적은 곳에 살면 18%가 높았고 근처에 병원이 없다면 19%가 높았다. 때문에 기후변화의 정당한 대응원칙이 중시된다. 이는 형평성, 공동이지만 차별화된 책임, 개별 국가의 역량을 주장한다. 공동책임이지만 배출량이 많은 국가가 더 많은 책임을 지고, 기후 변화에 드는 비용은 각 나라의 지급능력에 따라 부담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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