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물리학 - EBS 다큐프라임
EBS 다큐프라임 [빛의 물리학] 제작팀 지음, 홍성욱 감수, EBS MEDIA 기획 / 해나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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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의 성경 최초의 구절은 "빛이 있으라"이다. 태양 빛에 의존하여 모든 에너지를 얻고, 모든 것을 볼 수 있으며, 태양이 있는 시기에만 활동할 수 있는 인간과 지구생물에겐 이것 만큼 세상의 생성에 전제가 되는 구절도 따로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빛은 당연한 것이었고 필수적인 것이었지만 빛에 대한 궁금증과 연구도 오래되었다.

 빛에 대한 첫 번째 궁금증은 물체가 보이는 것이 물체가 빛을 뿜어 눈에 들어와 보이는 것인지 아니면 눈에서 빛이 나와 물체를 볼 수 있는지의 여부였다. 중세 아랍의 과학자들은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나올 때 눈이 아픔을 근거로 빛이 외부에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외부 빛의 근원은 태양일 수 밖에 없었다.

 두 번째 궁금증은 빛의 굴절이었다. 빛은 공기에서 유리나, 물 등의 다른 매질로 들어갈 때 굴절이 일어났다. 우리 눈에는 빛이 꺽이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 굴절 각도에 특정한 비례 관계가 존재했고 이를 사인법칙으로 정리했다.

 세 번째는 빛의 속도 측정이었다. 번개가 치면 갑자기 밝아지고 해가 뜨면 세상이 밝아지는 것처럼 빛은 빠른 속도로 퍼지는게 분명했다. 빛의 속도를 재고자 갈릴레이는 먼 산에서 등불을 켜고 반대편 산에서 등불이 보이는 시간과 산 사이의 거리를 통해 빛의 속도를 측정하려고 했다. 다만 빛의 속도가 너무 빨라 이 합리적 시도는 실패한다. 빛의 속도 측정에 성공한 자는 덴마크의 천문학자 뢰메르로 그는 지구가 공전하며 목성과 가까워졌다 멀어지는데 이 때 목성의 위성들이 나타나는 시각과 지구의 공전 지름간의 관계를 이용해 빛의 속도를 측정했다. 실제의 2/3까지 정확했다.

 네 번째는 빛을 반사하는 외부물체들이 어떻게 사람의 눈에 정확히 한상으로 보이느냐 였다. 물체의 여러 점에서 빛이 나오는데 사람의 수정체가 렌즈처럼 빛을 굴절시켜 망막의 한 점에 모아 볼 수 있다는게 밝혀졌다.

 다섯 번째는 물체의 색이다. 통념은 물체가 고유의 색을 갖고 있다였으나 뉴턴은 색이 물체가 아니라 빛에 있음을 밝혀냈다. 뉴턴은 프리즘을 통해 빛 안에 여러 색이 포함되어 있음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여섯 번째는 빛의 본질이다. 빛은 파동이란 생각이 많았으나 뉴턴에 의해 빛은 입자로 취급되었다. 빛이 만약 파동이라면 물과 같은 매질을 지나면 속도가 느려지고 입자라면 매질 사이의 압력으로 매질에서 속도가 빨라져야 한다. 현재 빛은 입자이면서 파동으로 여겨진다. 

 일곱 번재는 및의 다양한 스펙트럼이다. 뉴턴이 빛이 여러 색이 혼합임을 밝혔고 이어 보이지 않는 적외선이나 자외선 같은 빛도 발견되었다. 전자기파 역시 빛이다. 

 여덟 번째는 빛의 속도의 일정함이다. 사실 속도는 절대적이기 보다는 다른 물체의 움직임에 의해 규정된다. 다른 물체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시속 100이나 그 물체가 나와 같은 방향 같은 속도로 움직이면 양자는 서로 정지한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빛은 관측자나 다른 물체의 운동과 무관하게 항상 속도가 일정하다.

 언급한 것처럼 빛은 파동같았지만 뉴턴의 위상에 밀려 입자로 과학계에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토마스 영의 이중 슬릿 실험에 의해 빛이 파동임이 밝혀졌다. 그리고 빛은 파동이기에 전달 매개물딜이 필요했고 과학자들은 그래서 세계에는 빛을 매개하는 에테르란 물질이 가득하다 믿었다. 그리고 그 에테르를 측정하기 위한 실험이 실시되었다. 두 줄기 빛을 동시에 쏘고 앞에 반투명 거울을 놓았다. 빛 하나는 이를 통과하고 하나는 반사되어 위에 있는 거울에서 다시 반사되어 그 거울 아래의 측정이게 감지된다. 반투명 거울을 통과한 빛도 직진해 역시 맞은 편 거울에 반사되어 돌아와 이번엔 반투명 거울 아래로 반사되어 역시 같은 감지기에 측정되는 형태였다. 에테르 바람이 어디로 부는지 몰라 이렇게 여러 방향으로 같은 거리를 돌리다보면 두 빛중 하나는 에테르로 인해 속도가 느려질거란 예상이었다. 하지만 측정 결과 빛의 속도는 같았다. 에테르가 없음은 물론이요 빛의 속도가 항상 절대적으로 같을지도 모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인슈타인은 모든 운동이 상대적인데 어째서 빛의 속도는 상대적이지 않은지 고민했다. 속도는 거리 나누기 시간인데 공간과 시간은 당시 절대적인 것으로 건드릴 수 없는 것이었다. 아인슈타인은 여기서 시간을 건드린다. 아인슈타인은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안에서는 빛이 이동하는 거리가 늘어남을 파악했다. 즉, 빛의 속도는 절대적이지만 시간이 상대적이므로 물체의 움직임에 따라 시간이 다르게 흐를 수 있다는 특수상대성이론의 탄생이었다.

 아인슈타인은 여기서 더 나아간다. 특수상대성이론은  중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 아인슈타인은 가속하는 물체 안에 있는 경우 몸이 가속방향의 반대로 쏠리는 현상과 지구의 중력으로 인해 물체가 지구에 붙어 있는 것이 같은 원리임을 파악한다. 즉, 가속과 중력은 같은 현상이었던 것이다. 이를 통해 아인슈타인은 중력이 공간을 휘어지게 함을 밝혀내어 특수상대성이론을 보완한 일반상대성이론을 창안한다. 아인슈타인은 절대적이라 여겨졌던 시간과 공간을 상대적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뉴턴은 스펙트럼 실험으로 빛 속에 여러 색이 들어있음을 밝혀냈다. 그리고 빛이 특정한 색으로 분산될때는 특정한 굴절률을 가짐을 알아냈다. 이는 빛의 색이 파장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맥스웰은 전자기파를 연구하며 전자기파가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탐구했다. 그는 세상이 작은 셀로 가득찼고 각 셀은 작은 유동바퀴로 연결되었다고 상상했다. 그리고 각 셀은 탄성을 지녀 전하 사이의 힘이 파동으로 전달된다는게 그의 생각이었다. 이것이 전자기파인데 맥스웰은 전자기파의 속도를 계산해보니 그것이 빛과 같음을 밝혀낸다. 즉, 전자기파는 빛이었던 것이다. 

 JJ톰슨은 음극선을 발사하는 음극선 실험으로 음극선에 질량이 있는 입자가 있고 그것의 질량이 수소 원자의 1/1000정도임을 알아낸다. 그리고 이 입자는 원자의 종류가 무엇이든 항상 질량이 같았는데 이것이 전자의 발견이다. 러더퍼드는 전자 질량의 7500배에 달하는 알파선을 얇은 황금막에 대학원생들을 시켜 수천번 발사했다. 그러다 2년만에 마침내 알파선이 1/8000의 확률로 튕겨나가는 현상을 감지했는데 이는 원자안에 무겁고 단단한 물질이 존재함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즉, 원자핵의 발견이었다. 

 이들의 발견으로 원자의 구성과 원자가 텅 비어있음을 밝혀졌다. 원자는 만약 축구장 크기라면 원자핵은 작은 구슬정도이고 전자는 원자 전체 크기의 10만분의 1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텅빈 수준이라 인간 한 명의 몸에서 이런 빈공간을 빼고 압축시키며 겨우 소금 알갱이 하나의 물질이 나오며 60억 인구를 마찬가지로 압축시키며 사과 한개 분량에 불과해진다. 

 막스플랑크는 흑체를 연구하며 고전물리학의 통념과는 다르게 모든 파장이 동일한 에너지로 연속적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정수 배의 에너지 형태로만 매우 불연속적인 형태를 나타내는 것을 발견했다. 즉, 양자화되어 있는 셈이었는데 그 양자화의 규모가 매우 작다보니 세상의 에너지는 연속적인 것처럼 보였다. 이는 원자 내부의 전자의 상태로 연결되었다. 닐스보어는 원자핵이 양극이고 전자가 음극임에도 전자가 원자핵으로 떨어지지 않는 이유가 의문이었다. 뉴턴의 실험에서 빛의 스펙트럼은 각기 다른 색깔, 즉, 다른 에너지 진동수를 나타냄이 밝혀졌는데 보어는 이 스펙트럼이 원자의 내부구조와 빈공간을 알려준다고 생각했다. 보어는 플랑크 상수를 이용해 전자가 불연속 에너지를 갖는다고 추측했는데 이것이 유명한 양자도약이다. 전자는 여러 궤도에 존재할 수 있으며 가장 낮은 궤도로 갈때는 에너지를 흡수했고 높은 궤도로 갈땐 에너지를 방출했다. 이것이 스펙트럼으로 보인 것이다. 즉, 전자는 가장 낮은 궤도 더 아래론 갈수 없기에 전자가 원자핵으로 떨어지지 않는것이었다. 

 보어의 제자 하이젠 베르크는 보어의 전자 궤도를 버리고 전자파의 진동수와 세기만을 고려했다. 그는 전자의 궤도는 허상이라 생각했다. 그의 생각은 이후 다른 과학자들에 의해 더욱 발전해 지금은 전자는 입자이나 어느 한 위치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파동의 형태로 확률적으로 다양한 위치에 존재한다고 여겨진다. 즉, 전자는 물질파로 여겨진다. 하이젠 베르크에 의해 그 위치와 운동량을 정확히 잴수 없는 불확정성의 원리가 밝혀졌고, 전자가 어느 위치든 확률적으로 존재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 되었다. 

 한 편 세상에는 네 가지의 힘이 있다. 이들은 처음엔 통합되어 있다 분리되었다. 빅뱅후 10의 -43초에 중력이 분리되었고, 10의 -34초에 인플레이션이 종료되자 강력이 분리되었고, 이후 순차적으로 전자기력과 약력이 분리되었다. 대통일장 이론은 이들 네 힘을 통합하여 설명하는 것이다. 현재 우주에는 12종류 입자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쿼크 6개, 렙톤 6개이다. 그리고 위의 4가지 힘을 매개하는 입자가 존재한다. 문제는 이것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초끈 이론은 이들 입자들이 10의 -33cm길이에 불과한 끈들로 이루어졌다고 본다.

 이 끈들의 진동에 따라 각기 다른 성질을 갖고 변화한다는 것이다. 끈이론은 여분의 차원이 있다고 주장하며 현재의 4차원 공간에 6차원 공간이 관측불가능할정도로 매우 작게 말려있다고 본다. 즉, 세계는 10차원인 것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 끈이론을 설명하는 이론이 무려 5개로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이론은 M이론이다. M은 membrane의 약자로 막이란 뜻이다. 기존 10차원에 막의 등장으로 세계는 11차원이 되며 한 차원위에선 모든 문제가 간단해지듯, 5개의 끈이론도 같은 현상을 각기 다르게 본 사례에 불과해지면 하나로 통합된다. 막이론에 의해면 끈은 막에 붙어 있거나 막에서 생성되기도 한다. 일부 M이론 과학자들은 우주의 생성은 막 들이 서로 이동하며 충돌하여 생긴 것으로 파악하기도 하며, 각 막들마다 다른 우주의 생성이 가능해 다중우주이론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책은 빛에 대한 인간의 생각과 궁금증이 빛의 속도와 색 등을 알아내는 과정에서 우주의 비밀을 밝히는 상대성이론과 전자기파이론, 양자역학, 초끈이론 등으로 연결됨을 잘 보여준다. 우주와 물리에 대한 책은 읽어도 읽어도 항상 알듯 말듯 어려운데 이 책은 비교적 쉽게 읽혀져 조금이나마 이해도를 높여준 것 같다. 2014년 EBS다큐로 방영한 것을 책으로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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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 종말론적 환경주의는 어떻게 지구를 망치는가
마이클 셸런버거 지음, 노정태 옮김 / 부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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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대, 그리고 2020년대 들어 세계 각국은 기후 위기에 따른 환경변화로 극심한 고통을 확실히 체험하고 있다. 때문에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은 전 지구적 과제가 되었고, 환경운동은 세계를 지배하는 하나의 테마가 되었다. 인간은 산업화와 더불어 자신의 신체적 안녕과 욕망, 번식이라는 생물학적 요구, 그리고 문화사회적 욕구를 위해 자연을 과도하게 파괴하였다. 또한 과거에 축적된 태양에너지(화석연료)를 이용하는 능력을 획득해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 이상의 에너지를 사용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이것은 기온을 분명히 상승시켰으며 인간이 그 대가를 다른 희생자 생물들과 같이 치루고 있다. 

 하지만 기후운동을 비롯한 환경 운동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환경운동은 마치 기독교의 교리처럼 다소 교조적이고 이분법적이라는 점이다. 환경운동은 환경보호를 절대시 하고 이에 반하는 측은 악으로 다루는 성향이 있다. 이는 과학으로 지적 권위를 얻고 있기도 하다. 분명히 옳은 일이나 이는 환경보다 더 중요한 생존의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하루 세 끼와 안전한 식수와 거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인간의 수는 10억 이상이다. 이들은 선진국 사람들에 비해 거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지 못하지만 이런 나라들의 경제개발조차 환경운동은 비용이 크고 효율이 낮은 친환경방식이나 재생에너지 사용을 강요한다. 그날 그날의 생존과 삶의 질이 매우 낮은 사람에게는 분명 환경운동이나 기후위기 보다는 내일의 생존이 더 중요한 문제이며 이는 당연하며 도덕적으로 문제 삼기 어렵다. 특히, 환경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선진국이나 개도국의 중상위층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이들은 이러한 기본적인 욕구를 이미 과도하게 해결한 상태이며 현재의 환경파괴를 자행한 사람들이다. 이들 국가들의 숲이나 자연은 과거 철저히 파괴되었었고 오히려 경제개발로 인해 최근 많이 회복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의 전지구적인 환경보호 주장은 위기를 막기 위한 당연한 방안이자만 이기적이고 도덕적 정당성을 얻을 수 없다.

 두 번째 문제는 자연적인 것이 무조건 좋다라는 착각이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만든 수많은 인공물이 자연을 파괴한 것은 사실이다. 인간이 매년 만들어내는 엄청난 규모의 플라스틱은 해양과 토양을 오염시키고, 미세플라스틱으로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의 순작용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인간이 저렴한 인공물을 생성해 물건의 원료를 만들어내기 전까지 그것들은 모두 자연에서 충당했다. 코끼리는 피아노 건반과 당구공의 원료인 상아로 인해 멸종위기에 몰렸고, 고래는 등유의 재료가 되어 같은 위기에 처했다. 거북의 껍질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들을 구한건 훨씬 저렴한 인공물 재료였다. 

 마지막 문제는 환경주의자들의 모순된 행태다. 유럽과 미국의 많은 셀럽들은 환경보호를 주장하며 대중들에게 문제를 알리고 긍정적인 홍보효과를 낸다. 하지만 일부는 환경운동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 및 포장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환경보호를 위해 탄소를 매우 많이 배출하는 광란의 파티를 벌이거나 장거리를 제트기를 타고 여행해 역시 거대한 탄소를 배출하는 행위를 일삼는다.  

 책은 이런 환경주의의 모순을 지적하면서 가난한 지역에서의 진정한 환경운동은 인프라의 구축과 고밀도 에너지 확보, 경제개발을 통해 자연의 파괴 범위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이들의 기본적 욕구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책은 가난한 국가에서의 댐 건설 행위, 공장의 건설, 원자력 발전의 허용, 화력발전, 과도한 국립공원 이용의 해제를 주장한다.

 댐 건설은 광범위한 수몰지역을 형성해 환경론자들로부터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간주된다. 하짐나 정작 이런 주장을 하는 선진국 중 수력에 의존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 현재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수력이다. 여기에 수력은 낮은 기술수준으로도 건축 및 유지가 가능하며 100년 정도의 긴 수명도 자랑한다. 댐을 건설하면 광범위한 지역이 수몰되어 자연이 파괴되는 것은 맞지만 그 이상의 이득이 있다는 것이다. 

 공장의 건설 및 화력발전도 마찬가지다. 석탄이나 석유, 천연가스는 매우 밀도가 높은 에너지다. 이들은 적은 양으로 다른 자연물보다 연소를 통해 막대한 에너지를 낸다. 실제로 화력발전소는 매우 적은 부지를 요구하며 이에 비해 막대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같은 수준의 에너지를 내는 풍력발전과 태양광 발전은 수십배나 넓은 에너지를 요구하며 기후에 따른 불안정성에 노출되며 전기의 특성상 딱히 기후여건이 좋은 날 생산한 에너지를 저장할 방법도 없다. 에너지를 위한 넓은 부지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이들은 화력발전보다 더 많은 자연을 파괴하게 된다. 풍력발전은 많은 생물을 죽이기도 한다. 수많은 철새들이 매년 풍력발전기에 의해 희생되며 훨씬 더 많은 수의 곤충들이 여기에 갈려나간다. 곤충이나 새의 사체 찌꺼기가 풍력발전기에 붙어 효율이 절반가량 떨어지는 일도 많다. 또한 풍력발전은 박쥐에게 곰팡이 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책은 원자력을 매우 옹호한다. 이유는 화력발전의 옹호와 비슷한데 우라늄이 가장 밀도가 높은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화력발전은 꾸준히 탄소를 배출하는 단점이 있지만 원자력은 전혀 그렇지 않다. 책은 원자력은 생각보다 매우 안전하며 사실상 필요한 방식의 발전이라 주장한다. 화력발전이나 원자력 발전을 하지 않는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은 나무를 통해 연료를 얻는다. 산업혁명 이전 유럽인들도 그러했는데 이런 이유로 인해 유럽대륙을 뒤덮었던 광대한 살림을 거의 사라졌었다. 산업화를 이루고 고밀도 에너지를 사용하면서부터 산림이 복원되었기에 가난한 나라에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쳐야한다는게 책의 주장이다. 그들의 기본적인 욕구와 생존권을 해결하고 자연문제도 해결하자는 것이다.

 환경파괴로 인해 비정부기구와 환경단체 및 선진국의 정치인들은 가난한 나라의 국립공원 지정 및 운영에 간섭한다. 이들은 국립공원 내의 침팬지나 고릴라, 야생동물의 보호에 큰 관심을 두며 이를 절대시 한다. 하지만 국립공원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동물들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피해를 주는 동물들일 뿐이다. 이 사람들은 가난한 상태로 농경에 의지하거나 사냥에 의존한다. 하지만 국립공원내 동물들이 밭은 침범하여 농작물을 모두 가져가도 이들이 그 동물을 사냥하거나 죽이는 것은 금지된다. 또한 인근 토지의 이용도 상당히 제약을 받는다. 환경단체들은 이런 사람들의 소득을 보존하기 위해 국립공원내 관광을 추진하기도 하지만 이는 충분치 않다. 사람은 많은 돈을 내고 치안이 불안하고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곳으로 관광을 가진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책은 생존을 위한 이들의 권리도 인정하고 개발권을 어느 정도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놀랍게도 수십년 간 환경운동에 투신한 사람이 쓴 것이다. 때문에 환경운동의 맹점에 대해 잘 알고 날카롭게 모순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신선했다. 책의 여러 가지 부분이 생각하지 못했던 점이어서 설득력이 있었지만 주장하기 어려웠던 지점도 많다. 우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부분이다. 저자는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많이 지적했지만 기술수준은 꾸준히 증가하여 이미 발전단가가 화력발전보다 저렴해졌다. 또한 수소를 통한 저장방법이 활성화되면 에너지 수급의 불안정성도 해결된다. 다만 풍력발전의 위해성과 넓은 부지의 필요성은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다음은 원자력이다. 책은 원자력을 상당히 강조한다. 하지만 원자력은 매우 위험하다. 인간은 아직 원자력 폐기물을 처리하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져 방사능이 나오는 것을 막고 안전한 곳에 보관하는 방법이 전부이다. 발전소의 위험성도 마찬가지다. 지구상의 많은 발전소들이 지진이나 해일, 태풍, 화산등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한 곳에 자리한다. 화력발전소나 재생에너지 발전소에게 그런 일이 닥친다면 작은 참사지만 원자력은 전혀 그렇지 않다. 책은 이런 점을 외면한다.

 최근 세계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적 참여를 독려하고 이를 위해 선진국들이 가난한 나라에게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매우 옳은 일이며 책의 방향과 일치한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당장 신재생에너지 및 개발과 생산을 고밀도로 할 수 있는 기술의 이전이 더 중요하다. 그저 돈을 뿌린다면 그들은 역시나 환경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경제개발을 해나갈 수 밖에 없다. 또한 늘 그렇듯 정치적 구조의 미비로 그 돈의 향방 역시 안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지원 금액의 액수도 구체적이지 않다. 하지만 기술이전은 그 나라의 경쟁력을 공개하고 나누는 것이기에 쉽지 않다. 기후위기문제의 해결을 위해 더 큰 노력과 정밀한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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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림과 울림 - 물리학자 김상욱이 바라본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
김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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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의 모든 물체는 떨고 있으며 고유의 진동수를 가진다. 물체의 고유진동수로 그 물체에 진동을 가하면 엄청나게 진동이 증폭하는데 이것이 공명이다. TV나 라디오는 각 채널에 고유 진동수의 전파를 보내며 수신기는 그와 같은 진동수를 일치시켜 공명을 일으키는데 이 원리로 우리는 스위치로 라디오 채널과 TV채널을 수신한다. 

 전자는 양자역학에 의해 특별한 궤도에만 존재하며 이 특별한 궤도가 원자의 고유진동수의 근원이 된다. 그래서 수소원자는 특정한 주파수의 빛만을 흡수한다. 원자는 양성자의 수에 따라 종류가 정해진다. 그래서 양성자의 수에 따라 원자번호가 정해진다. 원자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나 가장 먼저 생겨난 단순한 수소와 헬륨이 거의 100%를 차지한다. 원자는 92번 우라늄까진 자연생성된다. 하지만 3번부터는 자연생성이 안되며 인공물이다. 93번은 넵튬, 94번 플루토늄, 96번 퀴륨, 95번 아메리슘, 101번은 멘델레예프를 기념해 멘델리븀이다. 현재 118번 오가네슘까진 개발되었다. 

 원자 내의 전자는 특별한 반지름을 갖는 궽도에만 존재한다. 한 궤도에서 다른 궤도로는 점프로만 이동한다. 연속적 이동이 아닌 것이다. 전자는 점프를 할 때 빛을 흡수하거나 방출한다. 전자는 입자이면서도 파동의 성질을 갖는다. 우선 전자는 질량을 갖는 입자이며 그래서 한 순간 한 장소에만 존재한다. 하지만 전자를 측정하면 관측자의 영향을 받아 다른 위치로 가게 된다. 그래서 전자는 위치를 측정할 때마다 여기적시 발견되는데 이것이 전자의 파동성이다. 

 산소는 반응성이 매우 큰 원자다. 다른 원자를 만나면 바로 결합하는데 산소가 홀로 몸을 돌아다니면 그래서 문제가 된다. 다른 조직과 결함하여 몸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산소를 활성산소라 한다. 이런 위험으로 인체는 헤모글로빈이 폐를 통해 들어온 산소를 결합해서 운반한다. 나머지 원자는 그냥 혈액을 타고 이동한다. 헤모글로빈은 정확히 산소분자에 맞는 빈 공간을 가지고 있는데 문제는 이 공간이 교묘라게도 일산화탄소와도 맞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가 발생한다. 산소는 포도당을 산화시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데 포도당의 전자 2개를 빼앗는다. 

 원자간 결합하면 바깥 전자의 껍질끼리 맞닿을 것 같으나 실제로는 아니다. 각 껍질의 전자들이 안개처럼 고체 전체에 스며드는데 이것이 띠이다. 그리고 도체와 부도체는 이 띠의 특성이 결정한다. 띠에 놓인 전자가 전류를 만들기 때문이다. 도체의 띠를 전도띠라 하며 부도체의 띠를 원자가띠라고 한다. 전압을 크게 하면 전류가 더 많이 흐르는데 도체에 따라 그 증가비율이 다르고 이를 전기전도도라고 한다. 그리고 이것의 역수가 저항이다. 공기는 저항이 무한대에 가깝다. 전류는 원자전체게 만든 전도띠에 전자가 있을 때 생긴다. 하나의 전자가 모든 원자의 위치에 동시에 존재하는 기괴한 양자역학적 상태다. 상태자체가 전자의 자유를 보장한다. 전자는 원자라는 규칙적인 방해물들이 있을 때는 마치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이동할 수 있다. 즉, 저항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규칙이 깨지면 그 때부턴 저항이 생겨난다. 고체에 불순물이 있거나 온도가 높아지면 저항이 커진다. 온도가 높으면 원자가 요동쳐 규칙이 깨지기 때문이다. 이런 저항이 없는 상태가 초전도 상태다. 절대온도0도가 도되면 저항이 0이 된다. 하지만 오히려 고온일때도 저항이 0인 경우가 있는데 이를 고온초전도라고 하며 아직 그 이론적 설명은 없는 상태다. 

 뇌터정리란게 있는데 이는 대칭이 있으면 그에 대응하는 보존 법칙이 있다는 것이다. 각운동량이 보존되는데 각 운동량은 물체의 질량, 속도, 거리를 모두 곱한 물리량이다. 시간에 대한 대치응로 에너지가 보존되며, 공간에 대한 대칭으로 운동량이 보존된다. 물리학에서는 단진동운동이 중시된다. 단진동 운동은 진자시계에서 진자의 운동으로 원운동도 옆에서 보면 단진동운동이다. 그래서 전자의 운동도 단진동운동이 된다. 파동은 단진동의 모임으로 볼 수 있다. 전파, 빛, 소리는 모두 파동이다. 즉, 모든 것은 단진동운동으로 설명이 된다. 액션-앵글 변수는 모든 운동을 단진동의 조합으로 바꾸려는 수학의 마술이다. 파동은 물질의 운동방식 중 하나가 아니라 물질 그자체의 본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많아졌으며 그래서 진동하는 작은 끈인 초끈이론이 만물의 이론으로 꾸준히 연구 및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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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2-11-08 2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윽...넘 어려워요
문과적 머리만 발달한 저에겐 너무 어려워 이해가 안돼요
읽어보고 싶었는데...
포기해야 할까봐요

닷슈 2022-11-10 21:22   좋아요 0 | URL
어렵긴 하죠, 과학이. 그래도 계속 읽다보면 읽을 만 합니다.
저도 문과적인 사람입니다.
 
센스 앤 넌센스 - 20세기를 뒤흔든 진화론의 핵심을 망라한 세계적 권위의 교과서
케빈 랠런드 & 길리언 브라운 지음, 양병찬 옮김 / 동아시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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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론은 다윈에서 시작해 다섯 갈래의 분파를 이뤘다. 인간사회생물학, 인간행동생태학, 진화심리학, 문화진화론, 유전자-문화공진화론이다. 책 센스앤 넌센스는 이 다섯가지를 살핀다. 이들은 유전자, 발달, 학습, 문화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도 매우 다른 개념을 제시한다. 따라서 상당히 다른 듯 하지만 사실 중첩적인 부분이 많고 상호보완적이기까지하다. 특히, 강성한 진화론으로 보이는 이들도 문화의 영향을 부정하지 않는데 즉, 유전자 결정론 입장을 취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1. 인간행동생태학

 인간행동생태학의 전제조건은 인간의 행동전략은 광범위한 생태적, 사회적 조건에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행동생태학의 관심사는 생활환경이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 개인이 채택한 행동전략이 문화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인간행동생태학의 목표는 최적성과 적응 극대화 모델이 개인차를 제대로 설명하는지를 확인함으로써 인간행동의 차이를 해명하는 것이다. 

 인간행동생태학은 인간은 환경조건에 대응하여 행동을 유연하게 바꾸어 일생동안을 생식 성공률을 최적화하도록 진화했다고 본다. 그래서 인간의 행동이 특정 사회적, 생태적 자원에 대응하여 수시로 변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과거의 선택이 누적되어 특정한 환경에서 이익과 비용의 차이를 최대화하는 전략을 선택하는 능력이 형성되었다고 본다. 즉, 적응성이란 하나의 생물종이 광범위한 환경에서 생존하여 성공적으로 번식하는 정도를 말한다. 

 동물은 한정된 자원으로 인해 여러 절충의 문제를 겪는다. 신체적 노력과 번식 노력간의 절충, 직접 번식과 간접 번식간의 절충, 짝짓기와 양육투자간의 절충, 새끼의 수와 질의 절충이다. 그래서 인간행동생태학의 관점에서 인간 남녀는 배우자 관계의 지속기간, 가족의 규모, 양육투자의 수준등을 놓고 갈등을 겪는다. 


2. 진화심리학

 진화심리학이 보기엔 인간의 적응 중 상당수는 과거 세계에 대한 적응이지 현재에 적응적인 것은 아니다. 이들은 적응과 적응적 행동을 구분한다. 적응은 특정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여 자연선택의 관문을 넘어선 형질이다. 반면 적응적 형질은 자연선택을 아직 넘진 못했으나 현재 생식성공률을 증가시키는 기능적 행동이다. 그래서 적응은 4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적응이면서 현재도 적응적 행동을 보이는 것은 현재의 적응이다. 그리고 적응이지만 현재는 적응적이지 않은 것은 과거의 적응이다. 반면 적응은 아니지만 현재 적응적인 것은 굴절 적응이고, 적응도 아니고 현재도 적응적이지 않은 것은 기능장애 부산물이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인간의 행동 근간을 이루는 적응은 심리적 수준에서 발견되며 행동을 제어하는 인지기구로 기능한다. 때문에 적응은 행동이 아닌 심리에서 찾아야한다는게 이들의 생각이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자연선택은 행동에 직접 작용하지 않는다고 본다. 단지 행동을 뒷받침할 행동규제기구(아마도 뇌구조나 신경, 호르몬 일듯 하다)에 작용한다고 본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인간이 과거에 놓였던 진화적 적응환경에 집중한다. 이 시기는 석기시대로 수렵채집인으로 인간이 활동한 플라이스토세환경이다. 진화심리학은 이 시기에 형성된 적응으로써 진화된 인간의 심리적 매커니즘에 초점을 둔다. 조상이 직면한 적응의 문제를 재구축하기 위해 과거시대를 활용하며 조상들이 적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화한 영역 특이적 정신기관이나 모듈을 강조한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는 인간의 진화가 문명화로 급속히 진행되면서 인식의 모듈성은 감소하고 모듈간의 정보 교환 및 의사소통이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모듈은 영역 특이성을 유지하지만 상호간에 개방적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리고 진화심리학자들은 생물학적 진화가 매우 늦게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있지만 인간이 농작물과 가축에게 그러했던 인간 자신도 상당히 빠른 진화를 겪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당수 인간 유전자가 문명화의 영향을 받았고 최근 선택되었다. 이들은 주로 뇌에 발현된 유전자다. 


3. 유전자-문화 공진화론

이는 문화진화론과 진화심리학의 이종교배에 수학적 엄밀성이 더해진 결과다. 유전자와 문화 양자를 강조한 것으로 생물학적 필요성에 의해 문화가 형성되고, 동시에 문화혁신에 대한 반응으로 유전적 진화에 의해 싱물학적 형질이 바뀐다는 럼즈든과 윌슨의 발언이 대표적이다. 유전자문화공진화론은 유전적으로 정해진 후성규칙과 사회적 학습의 조합이 개인의 문화유전자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즉, 진화된 유전적 편향이 문화정보의 채택에 영향을 미치고, 약한 유전적 편향도 행동의 순응에 따라 증폭될 수 있으며 집단의 성격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문화는 유전적 변화의 속도를 지연 또는 가속화하는게 가능한 셈이다. 

 유전자문화공진화론은 다음과 같은 문제들을 다룬다. 우선 유전자가 문화의 성격을 제한하고 기술하는가, 인간의 협동과 갈등의 밑바탕에는 어떠한 과정이 있는가, 문화는 어떻게 진화했으며 인간의 혈통이 진화하는데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이다. 

 실제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이 입장을 증거로 강력 지지한다. 진화심리학자들의 입장과는 다르게 최근 인간이 빠르게 진화했음을 암시하는 방대한 증거를 제시하는데 최근 인간에게 일어난 자연선택의 10%가 지난 5만년간의 유전자변이체로 나타났다. 이들 유전자 변이는 아무래도 농경이나 동물가축화등 인간의 문화활동으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인간은 면역에 관한 유전자, 식생활 변화에 대응하는 유전자, 신경계와 뇌에 발달하는 유전자를 채택했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로 인해 인간은 ADHD, 자폐증, 조현병, 알코올 중독 같은 장애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가령 FOXP2는 언어 발달에 필요한 유전자이고 MYH16은 아래턱에 발현되는 유전자로 최근 삭제되었는데 이는 요리가 등장한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 

 문화는 적소구축을 일으킨다. 적소구축은 유기체가 국지적 환경의 요인과 조건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둥지를 만들거나, 굴을 파고, 거미가 줄을 치는 행위가 그러하다. 그리고 인간의 적소구축은 다른 동물과 그 차원을 달리한다. 우리가 이룩한 메가시티들은 모두 적소구축이라 볼 수 있다. 적소구축은 자연선택을 완화한다. 즉, 자연상태에서 도태될만한 개체를 살리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적소구축은 유해한 대립유전자를 고정시킬 수 있고, 멸종을 초래할만한 환경에서도 유기체를 존립시킨다. 때문에 문화적 과정을 바탕으로 하는 적소구축은 유전자를 바탕으로 하는 적소구축보다 강력하다. 새의 동지와 인간의 의료기술 및 도시문명은 비교가 되질 않는다.

 때문에 문화는 자연선택을 완화한다. 이로 인해 인간은 대립유전자를 많이 보유하게 되었고 국지적 환경압력에서 자유로워지게 되었다. 때문에 인간의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는 종말을 맞이한게 아니란 의견도 있다. 하지만 문화적 압력에 의한 진화를 계속 될 것이다. 

 유전자문화공진화론은 집단선택의 문제도 해결한다. 집단선택은 매우 매력적인 개념이고 그럴듯하지만 실패했다. 자연선택으로의 집단선택은 여러 문제를 갖는데 우선 집단선택이 있으려면 집단간 다른 적응에 의한 유전적 차이가 있고 이것이 이어져야하는데 인간의 집단은 개인간의 이동으로 이런 유전적 차이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즉, 한 집단이 이타성을 발현시키고, 다른 집단이 이기심을 발현시켰어도 상호간의 혈연적 교류로 이 차이가 무색해진다는 점이다. 다른 문제는 집단의 이타성이란게 사기꾼에 의해 쉽게 붕괴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유전자문화공진화론은 문화적 변이로 집단선택을 설득력있게 바꾸었다.

 유전자문화공진화론이 말하는 집단선택은 다음과 같다. 우선 순응이 집단의 차이를 유지시킨다. 문화적인 것이니 혈연적 섞임은 문제가 되질 않는다. 실제 다른 계통의 사람이 이민을 와도 그 자손은 손쉽게 그 지역에 문화적으로 순응한다. 그리고 집단 수준에서는 문화적 변이의 선택이 자연보다 빠르게 일어난다. 또한 집단에는 언어나 깃발, 아이콘등 다양한 상징시스템이 있어 다른 문화의 침투로 인한 동질화를 방어한다. 

 최근 연구결과 약 4-5만년전에 도파민 D4수용체가 발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진기한 것을 추구하는 행동과 관련하는데 실제 이 수용체의 발달시기는 인간의 전세계로 뻗어나간 시기와 일치한다. 그리고 최근의 연구는 유전자 발현 네트워크의 중심부에 위치한 유전자보다는 가장자리 유전자가 더욱 급속히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가장자리 유전자는 신경전달물질 수용체나 전달체 분자등을 코딩하는 유전자로 이것을 변화시키면 변화가 어려운 뇌기능 자체의 변화를 이끌지 않으면서도 유기체의 행동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즉, 손쉬운 진화방안인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최근 진화의 정수같지만 벌써 나온지 10년이 넘은 책이다. 그 사이 여러 진화책을 읽어 책에 나온 내용 중 여러 연구성과를 이미 접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인상적인 책이었으며 진화론의 각 갈래의 특징와 설명하고 이들의 상호보완성과 장단점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한 것이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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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방정식 - 궁극의 이론을 찾아서
미치오 카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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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계, 물리학계는 궁극의 이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는 우주에 작용하는 모든 힘을 하나로 통일하고 팽창하는 공간에서 소립자의 미세한 운동에 이르는 우주 만물을 설명하는 것이다. 시작은 뉴턴이었다. 뉴턴은 운동 및 중력이론을 제시하여 기존의 운동법칙을 하나로 묶은 최초의 통일 이론을 만들었다. 그의 이론은 대칭성을 갖고 있는데 이는 어떤 대상을 재배열해도 변하지 않는 무언가가 존재하는 경우를 말한다. 

 다음 법칙은 전기와 자기에서 나왔다. 패러데이가 자석을 고리형 전선안에서 움직이니 전선에 전류가 흐르는 것이 확인되었다. 전기와 자기의 밀접한 관계가 발견된 것이다. 맥스웰은 여기서 더 나아가 전기와 자기가 서로 뒤바뀌는 것에 착안했다. 이 상생이 반복되면 전기와 자기가 끊임없이 뒤바뀌는 파동이 되어 앞으로 나갈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이 파동의 속도는 빛의 속도와 거의 일치했다. 그래서 맥스웰은 빛이 전자기파라고 주장했고 이는 사실이었다. 빛은 전기와 자기 현상을 일으키는 물질에서 방출된 횡파다. 전기와 자기는 수학적 대칭관계로 동일한 힘의 두 가직 측면이었던 것이다. 

 이번엔 아인슈타인의 차례였다. 당시 뉴턴의 운동방정식과 맥스웰의 방정식은 서로 모순되었다. 뉴턴의 운동방정식에 따르면 운동은 상대적이어서 내가 빠르게 어떤 물체와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면 그 물체는 느리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게 당연했다. 하지만 빛은 그렇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내가 아무리 빨리 움직여도 빛은 속도가 항상 같았다. 아인슈타인은 이게 가능하려면 시간과 공간이 달라져야함을 깨달았다. 즉, 내가 빠르게 움직이면 시간이 느리게 가야 이 원리가 말이 되는 상황인 것이었다. 

 시간과 공간이 변하면 물질과 에너지를 포함하여 측정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변해야했다. 빠르게 움직이면 질량이 늘어나는데 이 초과 질량은 운동에너지에서 오는 것이다. 즉, 운동에너지의 일부가 질량으로 변한 것으로 여기서 E=MC2이라는 유명한 식이 나왔다. 아인슈타인은 이 상대성 이론으로 시간과 공간을 통일하고 질량과 에너지도 통일했다. 여기까지가 특수상대성이론인데 문제는 물체가 가속도 운동을 하는 경우와 중력이 다뤄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걸 포함한게 일반 상대성 이론이다. 물체의 속도가 빠를수록 공간이 진행방향으로 줄어들이기에 물체도 진행방향으로 수축된다. 회전목마가 회전하면 중심에서 가장 자리로 갈수록 회전속도가 빠르기에 가장자리 공간이 더욱 수축한다. 광속에 가까울수록 심하게 아래 원판이 수축되어 그릇을 뒤집은 듯한 곡면이 된다. 때문에 만약 누군가 그 위를 지나면 눈을 감고 있다면 마치 바깥으로 밀려나가는 힘을 느끼게 되는데 이게 원심력이며 이는 중력의 원리와 같다. 즉, 중력은 잡아당기는 힘이 아니라 휘어진 공간때문에 생기는 것이었다. 

 다음은 양자역학이었다. 슈뢰딩거는 전자는 작은 원자핵을 둘러싼 파동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원자에는 특별한 파장을 갖는 전자의 파동만 들어 갈 수 있었다. 전자가 원자 안에 자리를 잡으려먼 궤도의 길이가 전자파 파장의 정수배로 맞아 떨어져야 한다. 그래서 원자 안에서 전자의 궤도는 띄엄띄엄 존재하고 전자수가 많은 수록 원자핵에서 멀어지며 궤도가 멀어질 수록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전자수가 많아진다. 최외곽 궤도에 들어있는 전자의 수가 같으면 원자의 화학적 성질을 비슷하다. 슈뢰딩거의 방정식은 큰 성공을 거두나 입자의 속도가 느려야 방정식이 적용되고 상대성 이론이 반영이 안되고 대칭도 없었으며 시간과 공간을 따로 취급해 계산이 복잡했다. 

 디렉은 4차원 시공간에서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을 반영하는 파동방정식을 유도한다. 디렉은 방정식에서 잔자의 스핀이 자기장을 만든다고 예측했는데 스핀에서 생성된 자기장은 전자 주변의 자기장과 일치한다. 이것이 자성의 기원이다. 디렉은 반물질도 얘견했는데 반물질은 일반 물질과 물리 법칙은 동일하나 전하가 반대인 것이다. 

 독일 물리학자 막스 본은 파동의 실체는 각 위치에서 전자가 발견될 확률이라 주장했다. 이는 전자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다는 뜻이며 하이젠 베르크의 불완전성의 원리로 이어졌다.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은 정확하게 측정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전자는 입자이지만 주어진 위치에 전자가 존재할 확률은 파동함수로 주어진다. 그래서 빛은 이중슬릿 실험에서 입자와 파동 두가지 성질을 모두 보인 것이다. 

 그리고 전자에 관한 디렉 방정식과 맥스웰의 전자기 이론을 하나로 묶어서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을 만족하는 빛과 전자의 거동을 서술하는 양자전기역학이 나타난다. 1930년 오펜하이머는 전자와 광자의 상호작용을 양자역학적으로 서술하면 양자적으로 보정된 양이 무한대라는 결과를 냈다. 이는 심각한 오류였다. 이에 양자전기역학은 전자의 질량과 전하를 특정값으로 주어진 디렉 방정식과 맥스웰 방정식에서 출발하고, 처음 전하값과 질량값을 무한대로 가정하고 보정하면 무한대가 상쇄되는 유한한 의미있는 값을 얻어냈다. 이는 무척이나 작위적이지만 실험실에서 매우 정확한 값을 도출하여 아직까지 잘 통하는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양자역학에 이어 입자의 발견이 이뤄졌다. 자연에는 두 가지 핵력이 있는데 강력과 약력이다. 강력은 원자 핵의 양성자의 척력을 이겨내며 이들을 견고하게 붙여내는 힘으로 매우 강력하다. 약력은 중성자를 묶는 힘으로 강력의 100만분의 1에 불과하다. 때문에 중성자는 자주 붕괴한다. 입자가속기가 생겨난 후 과학자들은 양성자 빔과 양성자의 충돌로 매번 수많은 입자를 얻어냈다. 이들은 너무 방대했고 규칙성도 없는 것 같았다. 이에 겔반은 양성자와 중성자가 기본 입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그는 쿼크라는 더 작은 입자가 있다고 주장하였고 세 개의 쿼크를 포함하는 방정식을 제안했으며 이는 성공적이었다. 그 결과 강력은 양성자와 중성자가 세 개의 쿼크로 이뤄져 있다는 겔만의 대칭에 기초한 이론이 되었고 약력은 전자와 뉴트리노 사이의 대칭에 기초하여 전자기력을 결한합 이론이 되었다.  

 초기 우주는 빅뱅이 일어나는 순간 네 가지 힘이 거대한 대칭을 만족하는 하나의 초힘으로 통일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빅뱅 이후 이 대칭이 붕괴한 것이다. 우주는 원래 완벽한 대칭이었고 모든 입자는 동일한 대칭의 일부이고 질량이 0이었다. 질량이 없어 배열상태를 바꿔도 방정식엔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어떤 미지의 원인에 의해 상태가 불안정해지면서 가짜진공상태가 생겨났고 이들이 진짜진공상태인 대칭붕괴상태로 이동하면서 힉스장이 생겨났다. 힉스장도 전기장처럼 골고루 퍼져나갔고 힉스장이 어떤 이유로 붕괴하면서 작은 거품이 생성되고 이 거품내부에서 입자가 질량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거품이 빅뱅으로 빠르게 펴저셔 지금의 우주가 된 것이다. 

 향후 모든 것을 통일할 이론으로 끈 이론이 대두된다. 끈이론의 장점은 중력이 자연스레 포함된다는 것이고 특별한 조작이 없이도 끈의 최저에너지 진동모드 중 하나가 중력자에 대응된다. 끈이론은 시공간이 4차원이 아니라 10차원이나 11차원이라 말한다. 끈이론이 옳다면 초기 우주는 10차원이었고 상태가 불안정해지자 6개의 차원이 아주 작은 공간속으로 돌돌 말려들어 지금의 4차원이 된 것이다. 그리고 이 여분의 차원은 매우 작기에 관측이 되지 않는다. 끈이론은 우주가 무한대로 존재함을 말한다. 이 이론의 약점은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것인데 중력자가 보유한 에너지는 플랑크 에너지 수준으로 이를 검출하려면 은하계 크기 만한 입자가속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물의 이론은 무수히 많은 해가 존재하고 초기 조건에 따라 하나의 해로 줄어든다. 이는 뉴런의 운동방정식, 맥스웰의 운동방정식도 마찬가지로 왜 초기 조건이 이렇게 결정되는지는 큰 의문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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