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구조론 - 아름다운 지구를 보는 새로운 눈
김경렬 지음 / 생각의힘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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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교 시절 판구조론을 배운 적이 있다. 베게너가 만든 것으로 우리 가 발을 딛고 있는 이 땅이 매우 조금 씩이지만 움직인단 이론이다. 지금은 무척 당연하게 생각되는 판 구조론은 사실 이론으로 확립되는데 오랜 기간이 걸렸다. 사람들은 지구 내부에 대해서 알지 못했으며 이 거대한 구조물인 지각이 움직인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학의 발전으로 광범위한 증거가 쌓이고 나서야 판구조론은 정설이 된다.

 베게너는 독일의 기상학자로 판구조론을 주장했다. 그가 보기에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연안은 생김새가 마치 퍼즐의 조각처럼 상당히 유사했고 실제로 특이한 지질학적 구조나 동식물들의 화석이 공통적으로 등장했다. 또한 일부 대륙의 지층에서만 나타나는 극단적인 기후 변화의 증거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었다. 베게너의 주장은 일축되었는데 그가 1차대전의 전범 국인 독일 출신인데다 감히 기상학자인 주제에 지질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도무지 전문성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당시엔 지구 내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당시 사람들은 지구의 내부는 서로 관통된 공동들이 산재해 있는 고체 정도로 여겼다. 이 관통된 공동은 두 가지 종류로 한 종류는 비어 있거나 부분적으로 물이 차 있고, 광활한 지하의 강이나 바다를 엮은 거대한 연결망이다. 다른 하나는 바로 여기에 물 대신 뜨거운 물과 용암이 자리한다. 세계의 기후는 바로 이 공동에 뭐가 흐르냐에 따라 갈리는데 화산이 많고 뜨거운 지역은 용암이 서늘하고 축축한 지역은 물이 아래에 있다고 생각했다. 당대의 소설 해저 2만리 같은 소설은 바로 이런 당대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이후 몇 가지 발견이 일어난다. 우선 지구의 질량이다. 지구의 질량을 1799년 캐번디시가 마침내 측정하였는데 이로 인해 지구 내부의 물질 추정이 가능해졌다. 부피는 익히 알고 있었으니 질량만 구하면 밀도는 자연히 나오는 것이었다. 지구의 무게는 6조kg의 1조배에 달했는데 지구의 부피를 감안하면 지구의 밀도는 5.24g/cm3여야 했다. 지표의 암석대는 겨우 2.5-3에 불과했기에 그러면 지구 내부는 밀도가 거의 8-10에 달해야 했다. 이러려면 지구 내부의 물질은 마땅히 액체나 금속이었어야 했으나 당대의 학자들은 액체의 고체는 압축될 수 없다고 믿었기에 놀랍게도 지구 내부는 기체가 초고압으로 압축되었다고 생각했다.

 다음의 발견은 지진파다. 지진파는 p파, s파, 표면파가 있다. 언급한 순으로 도착하는데 이외에도 이들은 지나는 물체에 따라 속도가 바뀌거나 아예 지나가질 못한다. 이로 인해 지구 내부에 대한 추정이 가능해졌고, 핵의 크기도 알게 되었다. 핵의 반지름은 2900km정도이며 외핵은 액체, 내핵은 고체임을 밝히게 되었다.

 또 다른 발견은 대서양 해령의 확장이다. 해저소나의 개발 등으로 이 시기엔 해저의 지도 작성이 가능해졌다. 해저의 지형은 통념과 다르게 지상과 다를 바 없었다. 대서양 중앙해령은 가운데를 중심으로 암석의 자기층이 좌우가 대칭이었다. 지구 자기장은 주기적으로 극이 바뀌며 이로 인해 암석이 매번 반대 방향으로 자화된다. 그런데 가운데를 중심으로 좌우에 동일하게 나타나는 암석대가 심지어 자화 방향까지 같았던 것이다. 이는 대서양해령을 중심으로 해저가 좌우로 확장됨을 말해주는 결정적 증거였다. 학자들은 지각의 아래 부분도 매우 단단할 것으로 추정하였는데 이런 발견들을 토대로 지각 바로 아래층이 연약권이라는 생각에 도달하게 된다.

 1960년대 들어 판 구조론은 확립된다. 우선 지구의 약 100km 두께의 표층은 해저산맥, 해구 등을 경계로 하는 10여개 조각으로 나뉘어 지며 이들은 상대적으로 운동을 한다. 그리고 판의 경계는 지질적으로 불안정하기에 여기서 지진이 발생한다가 된다. 판의 생성과 소멸은 주로 해양 지각에서 일어난다. 증거로는 우선 해양지각의 퇴적물 양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해양지각이 매우 오랜 기간 존속되었으면 퇴적물의 양이 상당해야하지만 의외로 축적량이 적다. 또한 해양지각은 암석이 어리다. 가장 오래된 해양지각의 암석이 1억년 수준인데 육상에선 40억년 짜리도 있다. 해양지각이 생성과 소멸이 반복되는 지점이라는 증거다.

 판의 경계는 3가지로 발산형과 수렴형, 변환단층형이 있다. 발산형은 지각이 생성되는 곳으로 대서양 해령과 동아프리카 지구대가 있다. 수렴형은 판이 서로 부딪혀 소멸하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또 세 종류가 있다. 우선 해양판끼리 부딪히는 경우로 양자가 밀도가 비슷하여 한 쪽이 앞서가는 해양판 밑으로 섭입한다. 해구가 생성되고 해구 앞에는 화산섬이 생성된다. 마리아나 제도나 일본, 사이판이다. 해양판과 대륙판이 부딪히는 경우 해양판이 무거워 섭입하고 대륙은 그 위로 솟아로른다. 그래서 앞바다엔 해구가 생기고 대륙쪽은 높아지는데 안데스 산맥과 그 앞의 칠레 해구가 여기 해당한다. 대륙판끼리 부딪히는 경우는 둘다 가벼와 가라앉지 않고 주름이 생기며 밀착한다. 인도와 아시아가 충돌한 히말라야 산맥, 티베트 고원, 과거 남중국과 북중국의 통일로 생긴 중국대륙이 여기 해당한다. 

 변환 단층형은 발산형 경계와 그 반대편의 수렴형 경계가 하나의 판을 만들려면 이들을 연결시켜 주는 경계가 필요한데 바로 여기 해당한다. 이 부분은 바로 인접한 두 판이 서로 수평적으로 미끄러지는 곳인데 미 서부 연안의 샌안드레아스 단층이 여기 해당한다. 이 변환 단층은 대개 버티다 100년 정도 주기로 미끄러지며 그 간의 스트레스를 발산해 지진을 일으킨다. 

 사실 지구의 껍데기인 판을 움직이는 거대한 힘은 지구 내부에 있다. 지구 내부엔 상당한 열이 축적되어 있는데 우선 방사성 물질의 붕괴에서 오는 열과 지구 생성 초기 수많은 운석에 충돌하면 발생한 열이 내부에 갇혀있다. 이 초창기의 열은 암석대에 섞여 있던 니켈이나 철등을 거대한 열로 녹였고 유동성이 확보되자 이들 금속은 중력에 의해 핵으로 스며들었다. 관측결과 지구 내부에는 거대한 2-3개의 상승류가 존재하며 이들은 판을 움직이는 중요한 힘으로 작용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지구 내부와 외부의 열 차이에 의한 대류다. 그 매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우선 고온의 외핵이 핵-맨틀 경계부의 맨틀 물질 일부를 가열하여 상승류를 형성한다. 이들이 지표에 도달하면 하와이 제도 같은 화산 섬이 형성된다. 핸-맨틀 경계부의 넓은 면이 가열되면 중심부 물질이 상승하기 시작하며 거대한 원통형의 통로가 생성된다. 많은 물질이 상승하면 거대한 상승류가 생겨나고 이들은 상부 맨틀 및 하부 맨틀의 경계면(670km)까지 도달한다. 그리고 이 때 경계면의 위아래의 압력 차이로 스피넬 구조에서 감람석 구조로 바뀐다. 이들은 대개 경계면을 따라 수평으로 퍼지면서 가지를 치며 상승하여 약 100km두께의 판의 하부에 도달한다. 이들이 판을 뚫고 지표면까지 나오게 되면 아프리카 열곡대 같은 열점이 되며, 판에 균열을 내어 올라와 해양저 산맥과 같은 확장 축을 이룬다. 해양저의 확장축으로 상부 맨틀의 물질이 계속 올라오며 해양지각을 덮어 나가며 옆으로 확장한다. 오랜 기간 해양지각은 서서히 식어가며 밀도가 높아져 가라앉으며 섭입하게 된다. 이들은 무려 상하부 맨틀의 경계로 까지 내려가 다시 옆으로 퍼진다. 위에서는 계속해서 물질이 내려오는데 그러면서 덩어리가 매우 커진다. 이 압력으로 덩어리의 감람석은 다시 스피넬 구조로 바뀌게 되며 더욱 무거워지면 하부 맨틀의 바닥까지 떨어지게 된다. 이 거대한 무게의 하강류가 그 강대한 압력으로 액체인 외부 맨틀을 강타하게 되고 액체의 특성상 그 받은 압력은 다른 곳을 자극하여 솟구치게 된다. 즉, 다시 거대한 상승류가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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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12-25 17: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40억년이라니... 상상이 안 됩니다요. 즐거운 성탄절 보내십시오.^^

닷슈 2023-12-26 10:11   좋아요 1 | URL
40억년이면 아마 지구에 대규모로 운석이 충돌하던 시점의 종료와 대충 맞물릴 것 같습니다. 하여튼 상상이 안가는 세월이죠. 연말 잘 보내십시오.
 
뇌는 왜 아름다움에 끌리는가 - 뇌과학과 성선택으로 풀어본 성적 미학의 탄생
마이클 라이언 지음, 박단비 옮김 / 빈티지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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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의 추동력은 환경 압박과 성 경쟁이다. 산업 시대 영국에서 대기가 스모그로 뒤덮이자 그을린 나무의 색과 비슷한 회색 나방이 우세종이 된 것은 환경 압박에 대한 진화다. 반면 유지비만 많이 들고 비행 및 생존 등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수컷 공작의 화려한 날개는 성 경쟁의 산물이다. 성선택은 이처럼 개체의 생존에 그닥 도움이 되지 않기에 진화론의 창시자 다윈에겐 상당한 고민이었다. 물론 그는 이를 과학적으로 인정하고 분석한 성선택에 관한 책을 펴냈다. 책 '뇌는 왜 아름다움에 끌리는가'는 이 성선택에 대한 책이다. 저자는 재밌게도 오히려 환경압박보다 성선택이 더 큰 진화요인이라 주장한다. 

 성선택이 이뤄지려면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우선 생물종이 당연히 유성생식을 해야한다. 그리고  번식 때 성비율의 균형이 무너저야 한다. 그래야 성경쟁을 하고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생물은 암수 성비가 비슷하지만  번식 때는 성비율의 균형은 대개 무너진다. 이는 수컷은 거의 항상 생식이 가능하지만 암컷은 수정이 이뤄지면 상당기간 생식을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번식을 원하는 수컷은 항상 많지만 그것에 응해줄 암컷의 수가 적기에 성경쟁이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설사 암컷의 수가 수컷과 1:1대응이 되거나 암컷이 많은 경우라도 상당수 종의 강력한 수컷들은 많은 수의 암컷을 독차지해 다른 수컷의 짝짓기를 방해한다. 때문에 그런 종의 수컷들은 늘 암컷 부족과 경쟁에 시달린다. 다른 전제는 이 성 경쟁에서 미적인 요소를 인식할 감각 기관과 그를 바탕으로 이를 미로 인식한 암컷의 두뇌발달, 그리고 암컷이 미적인 것으로 수컷의 행동이나 신체요소, 혹은 그의 확장형의 발현이다.   

 언급한 것처럼 저자는 성선택이 더 강한 진화의 추동력이라 주장한다. 그럴만도 한 것이 도킨스가 말한 것처럼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는 유전자의 전달을 위해 생성된 생존기계이기 때문이다. 결국 생존의 목적인 번식이고, 결국 길게 생존을 하는 이유는 번식의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차례의 번식기회를 갖기 위해서다.

 저자는 파나마 운하의 퉁가라개구리를 연구했다. 봄만 되면 개구리는 밤에 시끄럽게 울어대는데 이는 번식을 위한 구애의 수단이다. 수컷은 암컷에게 자신의 정체와 위치, 짝짓기 준비 정도를 알려주기 위해 노래한다. 성적 아름다움은 개체의 형질과 그를 인식하는 감각기관과 두뇌사이에서 벌어지는 상호작용의 결과물이다. 그래서 퉁가라 개구리는 소리를 내고 그것은 두 종류이다. 단순음성은 '퉁'소리와 복합음성인 '퉁+그륵'소리다. 그리고 복합음성이 더욱 내기 어렵고 비용이 요구되기에 암컷 퉁가라는 이를 더 선호한다. 울음의 지속시간과 여기에 들이는 에너지는 10%더 늘리면 수컷의 매력도는 무려 50%나 상승한다. 암컷은 소리의 크기로 수컷의 크기도 판별하는데 이는 크기가 클수록 대개 발음기관도 커져 소리가 크고 낮아지기 때문이다. 퉁가라 개구리가 크면 몇 가지 이점이 있는데 일단 크기는 수컷의 건강과 좋은 발달을 하는 유전자를 의미한다. 그리고 퉁가라개구리는 수컷이 암컷의 등에 올라타 교미를 하는데 이 때 수컷이 커야만 실패 확률이 줄어든다. 암컷은 단 한 번의 실패로 무려 6개월 후를 기약해야 하기에 이는 상당한 비용부담일 수 있다. 

 그리고 수컷의 울음은 두 가지 상당한 비용이 따른다. 우선 대사량의 증가다. 울음을 내면 수컷은 에너지 소비가 무려 250%폭증한다. 그리고 이 비용은 복합울음을수록 더욱 증가하기에 수컷은 복합울음이 효과적인 것을 알고 있음에도 이를 가급적 기피하고 단순울음을 내려고 한다. 또 다른 비용은 천적에게로의 위치 노출이다. 박쥐는 대개 개구리의 가음영역을 듣지 못하지만 파나마의 일부 박쥐는 놀랍게도 구애 울음을 탐지하도록 진화했다. 그래서 울음은 커질수록 암컷과 더불어 천적에게도 자신의 위치는 노출된다. 수컷의 저음은 박쥐에게 덜 감청되는데 그래서 저음은 더 선호될지도 모른다.

 유성생식을 하는 동물에게 있어 이종교배는 반드시 피해야할 최악의 선택이다. 다른 종과의 교미는 에너지는 그대로 소비하지만 후세가 태어나지 않거나 태어나도 불임이거나 기형등 약체로 태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때문에 대부분의 종에서 구애자들은 선택자에게 자신의 종 정체성을 확실하게 알리는 특징을 선호한다. 그래서 우리가 듣기에 다 비슷해 보이는 개구리들의 소리는 각각의 종에게 다 다르게 들린다. 그래서 암컷의 두뇌는 청각, 의사결정, 행동출력 체계까지 전체 신경 회로가 암컷으로 하여금 동물의 음성을 가장 매력적이고 성적으로 아름답게 느끼게 편향을 일으킨다. 어쩌면 최초의 성적 구애는 종구분을 위함에서 시작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동물의 성적 미학은 다음의 두 규칙이 절대적이다. 우선 동종의 짝을 구분하여 찾기, 그리고 그 동종의 개체 중 더 우월한 짝을 찾기가 된다. 동물의 성적 미학 차이는 감각기관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당연히 상대방이 감지하지 못하는 모든 행위와 신체적 특징은 무의미 하기 때문이다. 암컷 개구리가 듣지 못하는 소리를 목청 껏 낼수도 없겠지만 내어서 무엇하겠는가. 그리고 이는 대부분의 동물의 감각기관의 기능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모든 동물의 감각기관은 자신의 생존에 적합한 정보를 얻고 해석하게끔 진화한다. 우린 가끔 모든 정보를 수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비용적으로도 너무 큰 문제를 일으키고 두뇌가 처리하지도 못한다. 정보가 너무 많이 들어올수록 뇌의 처리 효율이 큰 폭으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각기관은 일부 필요한 정보만을 수용하게끔 설계된다. 또한 감각 경로는 이걸로도 부족해 온갖 신호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뇌에 도달하기 전에 필터링한다. 

 동물은 상대방의 미를 감지하기 위해서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학자들에게 어려운 부분이기도 한데 미를 발현하고 감지하는 유전자는 당연히 하나가 아니며 여러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모든 동물 및 인간의 성적 두뇌가 처리해야 하는 갖아 중요한 과업은 서로 다른 감각에서 오는 자극을 하나로 모아 통합한 다음 이것을 통해 새로운 배우자 감이 나의 성적 미학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판단하는 일이 된다. 

 구애를 하는 입장에서 상대방의 뇌를 자극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 어려운 점은 한 종의 구애행동은 대개 무척이나 비슷하다는 것이다. 퉁가라 개구리만 해도 비슷한 주파수의 단순울음이 반복된다. 이는 단순한 행동을 무의미하게 처리해버리는 뇌의 습성상 자극적일 수 없다. 때문에 수컷들은 이 지루함을 방지하기 위해 성적 미학을 복잡하게 진화시킨다. 퉁가라 개구리의 복합음성이 그러한 대표적 예다. 하지만 이는 많은 비용과 위험을 초래하기에 수컷은 무조건적으로 복합음성을 내기보다는 상대적인 전략을 취한다. 경쟁 수컷이 많으면 복합울음의 빈도를 높이고 적으면 하지 않는 식이다. 이런 절대적 차이보다 상대적 비율로 우위를 점하려는 행동을 베버의 법칙이라 하며 이는 과도한 성적 미 진화의 브레이크로 작용한다. 

 성적 미학은 감각기관을 자극한다. 그리고 동물의 감각탐지는 크게 시각, 청각, 후각이 있다. 공작의 화려한 날개나 큰 덩치, 뿔등은 시각적 요소다. 구리고 새의 울음소리, 인간의 노래, 통가라 개구리의 울음을 청각을 자극한다. 다만 시각과 청각은 쾌감센터로 보내지기전 두뇌 하부의 중계국을 거쳐 더 많은 처리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하지만 후각은 다르다. 후각은 지체하지 않고 바로 쾌감센터에서 작동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동물들은 시각과 청각 정보가 보내주는 미에 대해서는 계산하고 고민하나 후각정보에 대해서는 본능적 무의식적으로 반응한다. 즉, 효과가 가장 직접적이고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동물들은 서로의 우월한 유전자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없다. 유전자가 발현된 간접적인 모습을 보게되는 것이다. 하지만 더 잘 탐지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것이 바로 후각에 의해서다. 인간의 몸에는 주조직적합성 복합체(MHC)라는 것이 있다. 이는 우리 면역 반응에서 기능을 하는 유전자 집합이다. 이들은 병원체나 기생충과 같은 이질적 형태의 세포를 식별하고 그것들이 확인되면 신체에 경고를 보내 t세포로 하여금 침입에 맞서게 하는 것이다. 

 MHC 유전자가 엄청나게 다양한 적군과 아군을 정확히 구분하려면 변이를 아주 잘해야 한다. 그래서 모든 척추동물에게서는 MHC가 가장 변이를 많이 하며 상대방이 자신과 상이한 MHC를 가질 수록 자녀의 변이가 심해져 면역력이 강해지게 된다. 그리고 MHC보유 동물들은 바로 상대방의 체취로 이 MHC를 감지한다. 

 한 티셔츠 실험에서 남성들은 거의 3-4일간 씻지 않은 상태로 티셔츠를 입었다. 그들의 채취가 충분히 밴 티셔츠의 냄새를 여성들에게 맡게하였는데 여성들은 이 실험에서 자신과 상이한 MHC유형의 남성 채취를 더 매력적으로 느꼈다. 때문에 MHC차이로 인한 성적 매력도의 차이는 다른 성적 미학과는 다르게 매우 상대적인 요소가 된다. 나에겐 좋은 것이 남에게는 다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동물의 성적 미학에는 시간과 기회도 하나의 중대한 변수로 작용한다. 동물에게 상대방을 탐지할 충분한 시간과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의 성적 미학은 정상적으로 작동하며 기준도 까다롭다. 하지만 시간과 기회가 없다면 그것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기준도 한없이 낮아지게 된다. 이는 매우 당연한 것으로 번식의 기회를 아예 상실하는 것 보다는 미덥지 못하더라도 하는 것이 오히려 비용적으로 이득이기 때문이다. 퉁가라 개구리 암컷은 한번 번식 기회를 놓치면 무려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그렇기에 고르고 고르다 결국 어려우면 주변의 아무 수컷이나 잡게 되는게 결국 이득이 되는 상황인 것이다.

 이는 인간도 마찬가지다. 한 실험에서 술집에서 이성에게 매기는 점수 실험을 실시하였는데 초반에는 정상적이던 점수가 술집 마감시간이 높을 수록 치솟았다. 기회도 중요해서 남성은 가임기인 여성의 사진을 더 매력적으로 인식한다. 그리고 여성 자신도 가임기에 더 톤이 높고 매력적이며 여성스럽게 목소리가 변화한다. 또한 여성은 가임기일수록 다른 여성의 매력을 더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금전적 보상도 공유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여성은 남성과 다르게 폐경하면 생식능력이 사라진다. 때문에 여성은 남성보다 마감시간 효과가 이르게 작용하게 된다. 그래서 여성은 중년이 되어 갈수록 섹스에 대해 더 많은 환상을 갖게 되고 실제로 더 많은 남성과 섹스한다.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것이다. 

 성적 미학에는 배우자 선택 복제효과도 있다. 모든 암컷과 수컷에게는 배우자는 잘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유전자의 전달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여기엔 자신만의 검증과 성적 미학 기준도 중요하게 자리하지만 다른 개체의 선택도 하나의 기준으로 자리할 수 있다. 때문에 한 수컷이 다른 암컷에게 선택된다면 또는 심지어 많은 암컷에게 선택된다면 이는 일반 암컷의 눈에 매우 매력적인 요소로 자리하게 된다. 그래서 암컷들은 또래의 선택을 따라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는 매우 특이하게도 다른 종과 섹스하는 모습을 보아도 작용한다. 세일핀 수컷은 아마존 암컷과도 어울린다. 물론 둘은 비슷한 부류지만 엄연히 다른 종으로 세일핀 수컷은 아마존 암컷과 교미해도 자식을 얻을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세일핀 수컷은 당연히 세일핀 암컷과 어울리는 빈도가 훨씬 높긴 해도 적지 않은 빈도로 의도적으로 아마존 암컷을 노리기도 하는데 이는 명백히 배우자 복제 효과를 노리는 행동이다. 실제로 세일핀 암컷들은 아마존 암컷과 어울리는 세일핀 수컷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아름다운 형질과 그를 선호하는 미학이 짝을 이루는 방식을 정리하면 세 가지다.

 기존의 형질이 선택자에게 이익을 주어 선택자들이 그에 대한 선호를 진화시키는 경우다. 가령 수컷 사슴의 작은 뿔이 육식동물에 대한 대항력을 높여 종의 생존을 높이는데 기여한다면 이를 암컷이 성적 미학으로 인지해 더욱 폭발적으로 진화하는 형태다. 두 번째는 형질과 선호가 동시에 진화하는 것이다. 어떤 종에서 갑작스레 새로운 형질이 나타났는데 이럴 선호하는 암컷의 선호도 같이 나타나 이 형질이 진화하는 경우다. 세 번째는 어떤 형질이 진화할 때 그것이 숨겨진 선호를 이용하여 즉각적으로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경우다. 한 물고기 종은 꼬리 지느러미 부분에 긴 형태의 검 모양을 선호하여 수컷의 꼬리 지느러미에 긴 검 모양의 줄무늬가 진화했다. 반면 근연종은 그런 모습이 수컷에게 나타나지 않았었는데 실험자가 한 수컷에게 그런 모양의 줄무늬를 부착하자 암컷들에게 큰 선호를 받게 되는 경우다. 이는 숨겨진 선호로 우연히 한 수컷이 그런 형질을 나타내게 되면 급격히 선호를 받아 진화하게 된다.

 책은 성적 선택과 이를 위한 성미학에 대한 재미난 지식과 원리가 가득하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예가 많기를 기대했는데 애초에 실험에 적합하지 않고 상당히 많은 요소가 성적 미학으로 자리잡고 있는 인간인지로 기초적인 내용외에도 대개 동물의 내용인점이 아쉬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무척이나 재미있게 볼만한 책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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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 - 해양생물학자의 경이로운 심해 생물 탐사기
에디스 위더 지음, 김보영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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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혁명 이후 유럽 세력을 필두로 반지름 6400km나 되는 이 광활한 행성은 인간의 발자취로 뒤덮였다. 그들은 사람이 가보지 못한 지역은 남겨두지 않으려 했다. 현대에 이르러 지구에 대한 탐험은 사실상 끝난 듯 하며 이제 남은 것은 우주로의 진출 뿐인 듯 하다. 하지만 지구상엔 아직 인간이 가보지 못한 광활한 지역이 남아 있는데 바로 심해지역이다. 아직 인간이 진출하지 못한 이 지역의 영역은 인간이 가본 지역보다 훨씬 더 광대하다. 여기는 탐험이 매우 어려운데 햇빛이 들지 않고, 기온이 낮은데다가 내려갈수록 수압이 엄청나게 상승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기가 우주보다 더 위험하다 생각하는데 우주에선 우주복과 바깥 사이가 고작 1기압 차이지만, 심해에선 수백, 혹은 수천 기압의 압력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약간의 틈만으로도 바깥의 물은 엄청난 압력으로 침투해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찢어 놓게 된다. 

 그리고 이런 심해와 그 중층수에는 생각보다 많은 생물들이 존재한다. 저자는 해양생물학자로 수백번은 잠수정과 잠수복에 몸을 싣고 이 생물들을 관찰해왔다. 매우 중요한 첫 발견도 저자가 해냈는데 팰리컨 장어나 대왕오징어에 대한 것들이 그런 듯 하다. 그리고 상당히 많은 중층수와 심해생물을 발광을 한다. 발광은 진화사에서 무려 50회나 독립적으로 진화를 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만큼 생존에 꼭 필요한 형질이란 뜻이다. 

 중층수에 사는 생물이 발광하는 이유는 이 곳에 마땅한 은신처가 없기 때문이다. 그야 말로 망망대해다. 연안이라면 해초도 있고, 가까운 해저도 있고, 산호도 있어 은신하기 충분하나 물밖에 없는 이곳은 360도로 뚫려 있다. 하지만 바다는 빛을 잘 투과시키지도 않고 산란시킨다. 그래서 반드시 빛이 거의 없는 어두운 곳이 존재하는데 이를 어둠의 가장자리라 한다. 지구가 자전을 하기에 이 어둠의 가장자리는 위치가 변화한다. 한 낮엔 바다 깊이 이동하지만 밤이 되면 표층으로 이동한다. 그래서 지구상 가장 거대한 생물군 이동이 하루에 일어나게 된다. 해양 중층수 생물들은 낮엔 어두운 중층수에 머무르다 밤이 되면 표층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서로 사냥을 한다. 

 생물발광은 다양한 색을 띠지만 육지에서 떨어진 외해로 갈수록 압도적으로 푸른색을 띤다. 이는 물속에서 다른 색은 거의 흡수되고 푸른색만이 압도적으로 가장 멀리까지 전파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해와 중층수에 사는 생물들은 대개 적색은 띤다. 적색이 청색광을 흡수해버려 포식자의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빛이 대개 청색광이기에 이 지역의 해양생물들의 눈은 거의 청색광만을 포착한다. 간혹, 적색광도 보는 것들도 있는데 이는 먹이 포착을 위해서다. 

 중층수의 생물들은 위장을 위해 몸도 변화시켰다. 이들은 매일 중층수와 표층수를 오가느라 많은 이동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그렇기에 발광 외에도 에너지가 들지 않는 다른 위장술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신체 외형의 변화다. 대부분의 어류는 은색의 비늘을 갖고 매우 가는 몸체를 갖고 있다. 비늘이 은색이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빛을 받아 위쪽의 빛과 흡사하게 빛을 반사하게 된다. 때문에 포식자는 이를 잘 발견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어류는 대개 등이 어둡다. 그러면 포식자가 보기에 아래로 갈수록 빛이 약해져 어둡기에 잘 보이지 않게 된다. 이를 역그늘 효과라고 한다. 또한 어류는 체형이 얇다. 어류는 배부분이 밝은 편으로 노출이 되는데 이를 최대한 줄여 안보이게 하는 것이다. 

 때문에 돛새치나 청새치, 청다랑어, 청새리상어등 매우 빠른 속도를 가진 어류들 만이 둥근 몸체를 갖는 것이 허락된다. 이들은 포식자이거나 포식자로부터 도망갈 수 있는 만큼 빠르기에 몸이 얇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생물발광을 하면 몸이 흡수하는 빛을 대체하여 사실상 역조명 역할을 하게 도니다. 완벽한 위장을 위해서는 생물발광이 방출하는 파장이 그들 위의 빛의 파장과 일치해야 한다. 때문에 발광 생물은 눈이나 다른 기관으로 빛의 변화를 실시간 감지해 발광 정도를 세밀하게 조정한다. 빛의 색상과 각도도 일치해야 하므로 발광색은 언급한 것처럼 당연히 푸른색이고 렌즈, 오목거울, 광섬유등을 사용하여 각도를 맞춰나간다. 

 중층수 생물과는 다르게 심해생물을 발광을 다르게 이용한다. 여기엔 아예 거의 빛이 없기에 발광은 자신의 위치를 드러내는 치명적 약점이 된다. 그래서 이들은 포식자가 다가오면 순간적으로 강하게 발광하여 포식자를 일시적 실명상태로 만들어 도주하거나, 빛이 나는 물질을 뿜어내고 다른 데로 이동하여 포식자를 기만한다. 

 발광은 이처럼 위장 기능 외에도 짝짓기 용으로도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랜턴상어와 바이퍼 상어는 둘다 배쪽에 발광기관이 있는데 랜턴상어는 측면에도 빛표식이 있지만 바이퍼 상어는 그렇지 않다. 랜턴상어의 측면 발광은 짝짓기 용도로 추정되는데 이는 다양한 종분화를 일으켜 랜턴 상어는 무려 37종인데 반해 바이퍼는 겨우 1종에 불과하다. 짝을 유인하는 발광은 치명적으로 포식자도 유인하기에 짝짓기에 발광을 사용하는 심해 생물들은 빛구름을 방출하는 방식으로 진화하여 빛과 자신의 몸을 분리시켜 포식자를 피하며 짝짓기에 성공한다. 

 눈의 크기는 빛과 관련이 깊다. 눈이 커지면 작은 빛도 잘 감지하지만 그만큼 비용도 많이 든다. 해양에선 수심이 깊어질 수록 생물체가 눈이 커지고 몸은 작아지는 경향을 띤다. 빛이 줄어들고 먹이가 줄어 몸을 크게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중층수로 가면 다시 눈이 작아지게 된다. 이는 은신을 위해 중층수 생물들이 대개 발광하여 빛을 내기에 눈이 굳이 커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해로 가면 발광생물이 다시 크게 줄기에 다시 눈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실제 중층수 생물은 75%가 발광하는데 비해 심해생물은 1-2%만 발광한다. 

 그리고 중층수와 심해는 발광색이 다르다. 중층수는 언급한 것처럼 파란색을 발광하지만 심해는 녹색광을 발광한다. 이는 해저 가까이 부유하는 퇴적물이 청색보다는 녹색광을 잘 투과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놀랍게도 바다에선 세균들도 발광을 한다. 큰 발광 생물은 섬광을 발하는데 비해 세균 발광은 빛을 지속적으로 분출하기에 차이가 난다. 이것은 세균의 발광에 관여하는 화학반응이 호흡과 관련한 화학반응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부 생물은 자체 발광 기관이 아닌 세균을 통해 발광을 한다. 아귀나 손전등고기가 그러한데 이들은 발광 세균을 몸의 특정 기관에 가두고 이들에게 산소를 공급하거나 차단하는 방식으로 발광한다. 즉, 발광 때는 산소를 공급하고 아닐때는 차단하는 식이다. 이들은 공생관계로 발광 세균은 빛을 제공하는 대신, 보금자리와 영양분을 얻게 도니다. 

 발광 세균은 공생 이외에도 자체적으로 발광하기도 한다. 이는 진화상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발광은 상당한 에너지를 요구하기에 충분한 적응도가 있어야 진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선 자외선이 요인이 된다. 자외선은 세균의 DNA를 파괴하는데 발광세균은 손상도니 유전자를 복구하는 포톨리아제라는 광분해 효소를 갖고 있다. 이는 발광 효과를 갖는다. 그리고 세균도 포식 작용을 하기에 발광을 하면 먹이를 찾느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세균은 분변에 모여 발광을 한다. 심해 생물이나 중층수 생물은 표층 생물의 사체나 배설물이 중요한 먹이가 된다. 발광 세균은 이 분변에 모이는데 발광을 하여 분변을 눈에 띄게 하여 포식자의 내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들은 포식자의 내장에서 살아남아 더 영양분이 많은 환경에서 번성하게 된다. 또한 이들의 발광에는 정족수 감지 기능이 있다. 세균 하나하나의 발광은 대단치 않아 포식자의 눈에 띄지 않게 된다. 따라서 어느정도 규모가 되어야만 발광이 의미가 있는데 이를 위해 세균들은 특정 분자를 방출하고 이것이 어느정도 임계점에 이르러야 같이 발광을 한다. 

 책에는 저자가 다양한 해저 탐험을 통해 훔볼트 오징어나 대왕오징어, 팰리컨 뱀장어, 갈치 등 무수히 많은 해양생물을 만나며 경외감을 갖게 되고 중요한 발견을 하게 되며 위기에 처하게 되는 순간도 나타난다. 하나하나 재밌는 이야기들이다. 저자는 어릴 적 매우 개구장이 였던 것 같은데 그로 인해 허리가 부러진 채로 자라나로 그 증상이 어른이 되어서야 나타나 죽을 고비에 처하기도 한다. 책 제목처럼 우린 심해와 바다 중층수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 우리가 일으키는 온난화는 알려진 생물 외에도 전혀 알지도 못하는 생물들도 절멸시키고 있을 것이다. 지구 온난화와 탄소가스의 흡수, 남획으로 해양 생태계는 어류보다는 해파리류가 번성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머잖아 해파리 냉채만 먹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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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12-05 2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올해의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따뜻한 연말 좋은 시간 보내세요.^^

닷슈 2023-12-05 21:5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좋은 연말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3-12-06 0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로벌 워밍의 시대를 지나
이제 글로벌 보일링의 시대에
진입했다고 하는데...

당대와 미래 세대가 살아갈
지구별의 환경을 위해 미약하나
마 관심과 신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닷슈 2023-12-07 16:05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이 문제 해결 못하면 다음세대는 수영과 부가 모두쥰겁니다
 
인간의 본능 - 우리는 어떻게 자유의지를 갖도록 진화했는가
케네스 밀러 지음, 김성훈 옮김 / 더난출판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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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많은 특질을 지닌다. 언어 능력, 사회적 협동능력, 고도의 윤리체계, 도구 사용능력, 과학기술, 직립 보행 등 수많다. 하지만 이것을 인간만의 특성이란 보기 어려운게 비록 인간 수준만큼은 아니나 지구 상의 다른 생물들도 이것을 어느 정도는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적 협동능력에 관해선 군집동물들이 어떤 면에서는 인간을 능가하기 조차 한다. 

 그렇다면 인간만의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책은 많은 썰을 풀어나간다. 여기에는 인간의 진화과정, 종교의 획득, 협력성과 이타성, 사회생물학과 진화심리학의 내용과 그 성과 및 한계들, 인간 뇌의 진화과정, 인간 의식 등이다.

 여기서 저자가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인간의 의식이다. 20세기 들어 무의식의 개념이 대두하고 현대 과학의 많은 성과들은 인간이 의식적 결정을 하기 전에 대부분 무의식과정을 통해 모든 것이 결정되었다고 증거를 일부를 발견하기도 했다. 실제 인간은 의식적 과정을 통해 어떤 결정이나 행동을 행하기전 관련 뇌 부분이 이미 활성화한다. 이를 준비전위라 하는데 이것들이 바로 의식은 사실 무의식이 결정한 것을 실제로 자기가 결정한 것 마냥 합리화하는 도구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의 근거가 된다. 

 하지만 이런 사전 활성화를 꼭 모든 것이 결정된 것으로 보는데는 반박 의견도 많다. 인간은 감각을 통해 자극을 수용하고 신경회로가 뇌로 연결되고 다시 뇌가 반응해 신경회로로 반응을 한다. 이는 외부와 동시적일 수 없는데 그런 부분 때문에 많은 상황에서 인간의 뇌는 선제적으로 반응하기도 한다. 대문에 이런 결정도 꼭 모든 것이 무의식적으로 결정된 상황으로 볼 수 만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철학적 아니면 우주적 문제도 있다. 생물체의 의식에 의한 선택이란 것이 사실상 없고, 모든 것이 이미 결정된 것이라면 이는 결정론적 우주론으로 귀결되게 된다. 하지만 양자역학은 본질적으로 비결정론을 본질로 한다. 때문에 저자는 생물체의 자유의지, 특히 인간에 의한 자유의지가 양자역학과 부합되기에 더욱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때문에 저자에게 인간만의 갖고 있는 특질은 바로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 그리고 성찰 능력이다. 저자는 여기서 인간만의 가치를 부여하는데 우주는 자신의 일부인 인간만을 통해서 비로서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마침내 자기 자신을 탐험하고 설명할 능력을 갖춘 종을 만들어낸 물질 세계는 의문의 여지 없이 역사에서 중대한 전환점에 도달한 것이고 그것을 해낸 인간의 의식과 자유의지, 성찰능력이 인간만의 특질이 되는 것이다.

 비슷한 의견을 칼 세이건, 그리고 한국에선 채사장이 했는데 처음 들었을 땐 아리송하던 이 말이 최근에 조금 이해되는 느낌이다. 물론 우주에 대한 의식을 인간만이 했을지는 의문이다. 외계 존재가 있었고 그들이 지성을 갖추도록 진화했었다면 그들 역시 비슷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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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나우 : 시간의 물리학 - 지금이란 무엇이고 시간은 왜 흐르는가
리처드 뮬러 지음, 장종훈.강형구 옮김, 이해심 감수 / 바다출판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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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에는 열역학 1법칙과 2법칙이 있다. 1법칙은 모든 에너지와 물질의 총량이 보존된다는 것이다. 빅뱅 이후 아주 작은 곳에 있던 물질과 에너지는 그 형태와 흩어짐은 매우 달라졌지만 그 양은 우주 공간이 아무리 넓어졌어도 같다. 그래서 우주는 공간이 커질수록 점점 차가워지고 있다. 제 2법칙은 엔트로피 법칙으로 우주는 엔트로피가 최대로 향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엔트로피는 확률상 가장 높은 상태로 가장 무질서한 상태다. 방의 한 공간에 좁은 공간에 뭉쳐 있던 연기가 시간이 지나면 방 전체로 번지는 원리다. 그래서 우주는 빅뱅 이전 매우 좁은 곳에 매우 높은 엔트로피로 뭉쳐있던 물질과 에너지가 빅뱅으로 공간이 무한히 펼쳐지며 엔트로피가 급격히 낮아지게 되었다. 우주의 역사는 어찌 보면 다시 예전처럼 엔트로피를 최대로 높여나가는 과정이라 볼 수 있는데 그래서 몇몇 과학자들은 그렇게 되면 다시 폭발적으로 공간이 늘어나는 빅뱅이 무한 반복되는게 우주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우주는 공간도 에너지도 물질도 분명하지만 인간이 살면서 분명히 느끼는 시간이 불분명하다. 많은 물리 법칙들은 시간이 앞으로도 뒤로도 갈 수 있음을 허용하나 시간은 선형적으로 항상 앞으로만 간다. 어쩌면 시간이란 없는 건지도 모른다. 그냥 엔트로피가 커져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환경의 변화를 인간처럼 진화 과정에서 감각이 생겨난 생물체는 시간처럼 감지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즉, 시간은 있는게 아니라 생명체가 주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발명해낸건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생명이 아닌 우주의 물질들은 당연히 시간이란 걸 인지하지 않을 것이고 아무런 빛도 들지 않는 즉, 환경의 변화 감지가 차단된 곳에 생물이 들어가면 시간 감각이 사라지게 된다. 

 책, 시간의 물리학에서는 시간에 대해 다소 독특한 주장을 펼치는데 저자인 리처드 뮬러는 시간이 공간처럼 우주의 탄생과 동시에 생겨난 것으로 생각한다. 그는 시간이 생성된다는 주장하는데 빅뱅으로 공간이 무한히 팽창한 것으로 시간도 같이 팽창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주의 탄생과 동시에 공간과 더불어 시간도 생성 된 것이고 그렇기에 우주의 모든 만물이 시간의 지배를 받는 것은 당연해진다. 우주는 지금도 상당히 빠르게 팽창하고 있기에 지금도 시간이 생성되고 있으며 매순간 팽창하여 생성된 시간이 지금을 구성한다. 그렇게 지금이 켜켜이 쌓여 과거를 구성하고 우주가 계속 팽창하는한 미래도 오기에 우주의 만물은 시간을 앞으로 향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며 우주가 다시 축소되어 시간이 거꾸로 가는 길도 없기에 역행도 없게 된다. 

 하지만 몇 가지 의문이 남는다. 그렇다면 우주가 팽창을 멈추게 된다면 시간의 생성도 사라지게 되는데 그러면 우주는 어떻게 될까. 우주가 팽창을 멈추어도 엔트로피의 증가는 상당히 오랜 기간 계속될텐데 의문이다. 그리고 팽창이 멈춘다고 해서 우리의 변화, 노화나 자연의 변화가 멈출지도 의문이다. 또한, 우주는 팽창이 가속화 하고 있다. 그럼 시간의 생성도 가속화한다는 것인데 우리는 여전히 1초를 예전처럼 같이 1초로 여긴다. 이게 가능한 것일까? 아니면 우주 전체의 시간이 동시에 같은 비율로 빨라진다면 실제로는 과거의 1초와 지금의 1초는 다르지만 우리는 그걸 같다고 인식할지도 모른다. 모두가 느렸다가 갑자기 같은 비율로 빨라진다면 여전히 우리는 서로의 속도가 같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은 사실 어려운 면이 많고 좀 종교적이거나 신비주의적인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에 대해 새로운 하나의 해석을 접한 것에 만족한다. 그런 측면에선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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