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3부 : 사신의 영생 (반양장) - 완결
류츠신 지음, 허유영 옮김 / 단숨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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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삼체3권은 2권보다도 무려 100페이지가 더 두껍다. 800쪽이란 것인데. 이번 편도 2권처럼 전작에 나왔던 인물을 거의 재활용하지 않는다. 양념일 뿐이다. 스케일은 더욱 커졌다. 제3의 외계인은 역시나 등장했고, 인간과 삼체문명과의 싸움인듯한 책도 더욱 큰 시간과 공간으로 커져간다. 

 2권에서 뤄지박사는 우주사회학에서 문명의 최우선 목표가 생존이고, 그럼에도 우주의 질량을 무한하지 않다라는 공리를 내세웠다. 그리고 그 공리에서 도출된 것이 우주에 문명이 있다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에 무한한 우주를 무한히 먹어들어가고 필연적으로 지구상에서 그랬던 것처럼 문명간의 경쟁과 갈등이 생겨날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었다. 소설상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광속에 터무니 없이 못미치는 우주선으로도 고작 100만년이면 은하수를 가로지른다. 그렇다면 과학기술문명이 더 큰 문명에게 다른 문명이란 거저 파괴의 대상일 뿐이다. 뤄지는 이 논리로 삼체세계의 위치를 알린다는 협박으로 삼체의 침공을 막아낸다. 

 삼체문명과 지구문명간엔 평화협정이 이루어지고 지구로 향하던 삼체함대는 회항한다. 삼체문명은감정을 기반으로 하는 인간문명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독재와 전체주의에 가까웠던 사회가 크게 변화한다. 인간 역시 지자의 감시에서 벗어나 입자가속기를 통한 기초과학이 가능해졌고, 삼체세계는 자신들의 과학기술도 전수한다. 좋은 시기였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면벽자로 삼체세계에 대한 위협신호를 언제든 알릴 준비를 하던 뤄지가 어느덧 100세를 넘어선다. 평화에 젖은 인류로써도 그 대체자를 찾는데 유력한 후보가 청신이었다.

 청신은 세기의 시기의 과학자다. 소설 삼체는 삼체문명과의 조우와 관계변화로 시기를 구분한다. 삼체문명 등장 이전의 시기가 기존의 서기의 시기다. 그리고 삼체의 위협이 시작된후를 '위기의 세기', 그리고 뤄지의 위협으로 평화가 온 시기를 '위협의 세기'로 나눈다. 청신은 과학자로 위기의 세기에 계단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인간하나를 동면해 우주 자그마한 셰일이 달린 우주선을 핵탄두 폭발로 가속하여 광속에 이르게하여 삼체문명과 조우시킨다는 것이었다. 당시 기술의 한계로 인간전체의 몸과 무거운 동면기는 불가능했고, 청신을 사모하던 윈텐밍이란 사람이 죽자 그의 뇌만을 동면하여 우주선에 실려보낸다. 물론 핵탄두 폭발의 우주와 우주선 셰일 부분의 파손으로 궤도를 상실해 이 프로젝트는 잊히고 만다.

 그리고 이 청신이 동면후 젊은 체로 깨어나 뤄지의 뒤를 잊는 면벽자로 선출된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삼체 물방울의 공격이 시작된다. 삼체물방울은 빠른 속도로 지구의 중력파 발송기를 모두 파괴한다. 청신은 두 세계를 감히 파괴할수 있는 발송장치를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음에도 누르지 못하다. 그리고 어느덧 삼체함대가 다시 지구로 향했음이 밝혀진다. 광속의 1/10정도였던 삼체함대는 어느덧 광속기술을 개발하여 광속으로 지구로 향한다. 남은 시간은 과거와는 달리 400년이 아니라 고작 수십일이었다. 청신이 유력한 후보가 될 것이고 그녀가 위협이 될 가능성이 10%대라고 예측한 삼체함대가 이미 미리 출정했던 것이다. (지구인과의 오랜 교류로 사고를 공유하던 삼체문명도 어느덧 속임수와 기만을 배운 것이다.)지구를 제압한 삼체문명은 전 지구인을 지구상에는 호주, 우주상에는 화성으로 집결할것을 명한다. 교류를 통해서 너희와 우호적이되었고 삼체문명이 도착하면 지구인을 다른 우주로 보낼 것이라 약속한다. 하지만 호주로 지구인들이 집결하자, 모든 전기와 문명도구를 끊어내고 너희들 끼리 생존하라 명한다. 식량은 주변 도처에 있지 않냐고 비웃으면서(식량은 다른 지구인을 말한다.) 이에 사람들은 경악한다. 

 한편 2권에서 삼체물방울에 의해 격멸되었던 지구함대중 하나인 블루스페이스호가 지구함대의 추격에 거의 사로잡힐 위기에 처한다. 불루스페이스호는 우연히 4차원의 공간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추격함대에 잠입해 제압한다. 이미 삼체물방울이 수명을 다한 이후로 그들은 지구의 위기를 발견하고 중력파호 삼체문명의 위치를 발송한다. 전송의 결과 삼체함대는 바로 귀환하고 지구에서의 위협도 사라진다. '전송의 세기'가 시작 된 것이다. 하지만 전송의 세기가 시작된 후 수년후 삼체문명은 멀리서 발사된 광속의 광립에 의해 항성 하나가 파괴되며 행성이 궤멸한다. 삼체문명의 최후였다. 물론 일부삼체함대는 탈출한 후였다.

 이로써 지구엔 벙커의 세기가 찾아온다. 지구 역시 삼체세계와 매우 가까웠으므로 다른 외계문명이 지구를 찾아내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길어봐야 70여년 정도 여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대응방법으로 세가지가 대두된다. 하나는 벙커이론으로 광립에 의한 공격이 있을 경우 가까운 암성형행성은 모두 파괴를 면하지 못하지만 멀리 떨어져있는 기체형행성은 무사할 것이고 그들 행성의 태양 뒤편에 기지를 건설해 생존하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태양계전체를 광속이 느려지는 블랙존으로 만드는 방법이다. 사실상 문명을 퇴화시키는 방법이고, 기술적 어려움으로 진행이 어려웠다. 마지막은 현실적 방법으로 광속우주선을 개발해 지구를 탈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광속은 곡률을 변화시켜 진행하는 것으로 우주의 시공을 뒤틀어 흔적을 남겨 외계문명에 위치를 전송하는 위험을 않고 있었다. 이에 UN은 이를 금지하고 벙커전략으로 나아가게 된다. 

 한편 면벽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던 청신은 살아남은 삼체함대로부터 수백년전 뇌만 실려 우주로 보낸 윈텐밍이 살아있음을 연락받게 된다. 삼체문명에 살아남아 인간으로 다시 부활한 윈텐밍은 삼체문명의 엄중한 감시하에 윈텐밍과 연락하게 된다. 원텐밍은 청신에게 삼체문명의 비밀과 외계문명의 공격으로부터 대응할 암시를 넣은 연작동화3편을 들려주고 오래전 자신이 청신에게 선물한 항성에서 훗날 만나자고 한다. 청신은 과거 자신의 상관이었던 웨이드로부터 청신이 세운 기업을 넘기라고 말한다. 웨이드가 보기엔 인류문명의 생존은 광속기술의 개발에 달렸고, 일부 과학자들은 이에 동조하고 있었다. 그리고 청신은 무서운 웨이드의 판단이 그간 옳았음을 생각하고 웨이드에게 전권을 넘긴다. 그리고 최후의 판단은 자신에게 맡기라고 하며 동면에 들어간다. 하지만 다시 깨어난 청신은 웨이드에게 반대하고 이로써 지구 문명의 선택지는 벙커전략 하나로 좁혀지게 된다. 

 지구문명은 결국 외계문명에 발각된다. 이 문명은 광립만으로 공격하는 문명이 아니었다. 태양계에 사각지대가 있음을 알고 2차원 공격을 감행한다. 이는 2차원 세계가 목표지점에 광범위하게 두께가 0인 2차원형태로 편쳐져 강제로 3차원 세계를 2차원의 세계로 욱여넣는 공격이었다. 3차원세계의 모든 것은 그곳으로 빨려들어가 정교한 평면도로만 남게된다. 이 공격에서는 오로지 광속만이 이 빨려듬에서 탈출할수 있는데 지구문명은 광속을 포기한 대가를 치루게 된다. 이 공격이 펼쳐지자 태양계와 지구문명을 소멸한다. 아직까지 살아남아 광속우주선을 개발한 뤄지가 청신을 태워 탈출시키고 자신의 그릇된 두번의 판단으로 지구문명을 사실상 멸망시킨 청신은 망연자실하다 윈텐밍과의 약속을 기억해내고 그가 과거에 선물한 항성으로 향한다. 

 거기서 청신은 블루스페이스호의 생존자인 판이관을 만나게 된다. 원텐밍도 곧 도착해 만날 예정이었지만 항성 근처 전역이 블랙존이 되며 광속이 급격히 느려진다. 마침 우주로 나와있던 청신과 판이관은 광속으로 윈텡밍을 만나려하지만 광속이 느려지자 양자컴퓨터가 작동을 멈추고, 이에 과거 컴퓨터를 재부팅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컴퓨터가 작동하자 행성에 도착한 청신은 이미 18만년이 지났음을 알게된다. 그들의 흔적을 찾고자 지하 30M까지 지층을 파헤쳐내자 윈텐밍이 행복하게 잘 살았음을 알리는 바위에 새겨진 글귀를 발견하게 되고 삼체문명이 만들어놓은 다른 차원의 소우주로 들어가 판이관과 행복하게 살게된다.

 하지만 청신은 그곳에서 삼체문명의 지자와의 대화를 통해 우주는 결국 문명이 발달한 외계인이 스나이퍼 역할을 하고 지구처럼 너무 원시적이어서 숨지 못하는 문명이 저격당해왔음을 알게된다. 또한 시간을 포함해 11차원이던 우주가 지구가 당했던 저차원 공격을 통해 차원이 점차 줄어들어 3차원이 되었음을 알게된다. 그리고 더욱 충격적인 것은 자신이 피해있는 소우주가 627호 소우주이고 이런 것들이 우주상에 도피처로 엄청난게 많다는 사실이었다. 우주 물질의 양을 불변하고 삼체인이 알아낸 바에 의하면 우주는 팽창하다 다시 빅크런치를 맞게되고 다시 빅뱅으로 재탄생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소우주로 물질을 계속 빼앗기게 되면 팽창하다 빅 크런치후에 다시 빅뱅이 되지 못하는 죽은 우주가 된다는 것이었다. 이에 청신은 판이관과 더불어 자신들의 소우주를 허물고 대우주로 물질을 돌려주기로 한다. 작은 차이로 대우주는 빅크런치로 갈수도 아닐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설은 이렇게 끝을 마친다. 삼체 1권에서 물리학은 이미 끝났다라는 말이 나왔다. 우주의 스나이퍼처럼 상대를 공격할수 있는 문명이 있다면 그들이 삼체의 지자가 그랬던 것처럼 우물안 개구리인 그들의 우주를 조종해 진실과는 다른 결과만 도출되게 하고 그것으로 잘못된 과학기술이 발달하게끔 하는 유도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주사회학이란 아이디어도 무척 괜찮았고, 상당히 거대한 세계로 소설을 점차 발전시켜나가는 것도 대단했다. 마지막 시공을 초월한 열린 결말에서 삼체문명과 지구문명도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게 느껴지느 먹먹함이 있었다. 제법 두껍고 어려운 과학기술 내용을 많이 다루어 읽기가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그런 부분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거나 그냥 그려러니 넘기는 기술이 있다면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긴 추석 연휴를 이 책과 함께하기로 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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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10-04 15: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우!!! 저는 관심은 가나 보기 힘들듯합니다. 과학 젬병인데 알아들을수나 있을지싶다는....
연휴가 길었다 하나 할일은 여전히 이것저것 많을텐데 저 벽돌책들을 빨리 읽으셨네요. 님의 열정에 좋아요 살짝 놓고 갑니다

닷슈 2020-10-04 16:36   좋아요 0 | URL
저 책은 벽돌책이긴 하지만 무척 재밌어 빨리 읽을수 밖에 없습니다. 과학내용이 좀 어렵긴 한데, 그려려니 하시면 읽을만 합니다. 추천합니다.

바람돌이 2020-10-04 16:57   좋아요 1 | URL
음 끄덕 끄덕하다가 일단 보관함에 넣어봅니다. ㅎㅎ
 
삼체 : 2부 암흑의 숲
류츠신 지음, 허유영 옮김 / 단숨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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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0페이지의 1권에 이어 무려 700페이지에 이르는 2권이다. 삼체1권을 보면서도 걱정스러웠던게  속편에서 무려 400년후에 이뤄질 삼체인의 침공까지의 긴 시간을 어떻게 메울건지와, 그 긴 기간이라면 애써 창조한 1권의 매력적인 인물들이 모두 사라질텐데 어쩔런가 하는 것이었다. 물론 뛰어난 저자는 속편에서 이 둘을 '동면'이라는 장치로 해결한다. 중요한 인물은 동면으로 2권에서 수백년의 시간후에도 살아남게되고, 400년이라는 긴 시간도 동면으로 점프한다. 그리고 의외로 1권에 등장한 인물은 2권에 대부분 등장하지 않는다. 이것도 놀랍다.

 삼체인의 침공은 의외로 전세계에 금방 알려진다. 이 상황은 지구 자체의 분쟁은 조금 줄이는 역할을 했지만 그럼에도 전세계가 하나가 되거나 기술공개같은 민감한 시도는 놀랍게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1권말미에 삼체인이 지구로 보낸 양자는 지자로 지구내 삼체조직과 실시간으로 의사소통해 지령을 내리고, 입체가속기를 무력화 시켜 지구의 기초과학 성장을 사실상 막아버렸으며, 지구의 거의 모든 지역을 관찰해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지자의 역할도 지구인에게 알려졌는데 그 덕엔 인간은 저차원에서 펼침현상을 펼쳐 지구를 물리적으로 공격하는 지자는 막아내지만 차원접힘산태로 양자상태의 지자는 발견도 저지도 하지 못한다.

 몇몇 인간이 우주로 머리를 돌려 소형입자가속기를 지구궤도에 띄우지만 그것도 지자의 영역이었으며 2세대 허블망원경은 지구로 향하는 삼체함대를 발견하는데 성공한다. 그들이 생각보다 엄청난 규모이고 10대의 탐색기가 더 빠른 속도로 지구로 향한다는 것도 알게된다. 

 지자는 지구전체를 감시할수 있었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인간에게 한가지 희망이 있었는데 그것은 지구인과 삼체인의 의사소통의 차이였다. 인간은 자신의 생각과 의도가 대뇌에 갇히기에 언어로 의사소통을 한다. 이는 매우 느리고, 비효율적이며, 참과거짓을 구분할수 없는 방식이다. 하지만 삼체인은 대뇌의 전파가 강해 서로가 서로의 생각을 실시간으로 읽을수 있으며 그로 의사소통을 한다.(이런 상태에서 삼체인 개개인이 개성이 있다는게 놀랍다.) 하여튼 그러다보니 삼체인은 지구의 기만과 거짓, 속임수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게 있을수가 없기 때문. 이에 착안해 UN은 면벽자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면벽자는 자신의 의도를 숨겨가며 삼체인의 침공을 막아낼 계획을 실행하는 자로 그에겐 막강한 권력과 예산이 주어진다. 총 4명이 선정되는데 미국인 타일러, 유럽의 하인스, 베네수엘라의 레이디아즈, 중국인 뤄지다. 하인스는 과학자, 타일러는 전 군사령관, 레이디아즈는 자국의 대통령으로 전 세계의 각세력을 대변할만했다. 하지만 중국인이란 것을 뺀다면 뤄지는 의외다. 뤄지는 그저 일개교수로 특이점이 있다면 1권의 예원제의 권유로 우주사회학이란걸 만들고 전공했다는 것 뿐이다. 그리고 지자는 삼체조직을 동원해 각각의 면벽자의 계획을 파훼할 파벽자를 만든다. 

 그리고 타일러, 레이다이즈의 계획이 파벽자에 의해 파악된다. 그리고 그 계획은 삼체가 우려할만한 수준도 아니었다. 지자가 오직 민감해하는 것은 가장 우려스럽지 않아 보이는 뤄지뿐이었다. 뤄지는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동원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다른 면벽자와는 달리 이상형을 찾아내고 그와 결혼해 아이를 두고 평온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그런 삶을 UN은 더이상 허용치 않았고 뤄지의 아내와 아이는 동면에 들어간다. 뤄지는 드디어 일을 하기 시작하고, 그는 예원제가 한 것처럼 항성인 태양을 이용해 저주의 주파수를 우주로 날린다. 이는 그의 전공과 관련이 있는데 우주사회학의 공리는 딱 두개다. 1. 생존은 문명의 첫번째 필요조건이다. 2. 문명은 끊임없이 성정하고 확장되지만 우주의 물질 총량은 불변한다.

 뤄지는 이를 이용해 저주의 주파수를 날리고 동면한후 200년후에 깨어난다. 깨어난 세계는 지하세계였다. 과학문명은 놀랍게도 발전했지만 지자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컴퓨터 과학과 인공지능을 더 이상 성장하지 못했다. 하지만 우주함대가 생겨났고, 지구는 우주함대라는 사실상의 국가와 지상의 세력들, 지하의 세력으로 나뉜상태였다. 우주함대와 지하세력이 가장 힘이 강했고, 우주함대는 무려 2000여 함선으로 이뤄졌으며 광속의 1/100까지 가속이 가능해 태양계전체를 주무르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덧 태양계에 도달한 삼체 함대의 탐색기 1기에 의해 함대는 순식간에 전멸한다. 양측의 과학기술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지구는 다시 패배주의와 도피주의에 빠지고 궁여지책으로 뤄지에게 다시 면벽자 프로젝트를 부탁한다. 뤄지가 200년전에 날린 저주의 주파수가 뭔지 그것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가 2권의 가장 중심내용이다. 

 1권에 비해 무척이나 두꺼워진 2권도 알찼다. 새로 등장하는 인물들과 미래의 모습, 여전히 강력한 삼체집단과 이를 막아내는 내용은 상상이상이다. 지구를 침공하는 지구인보다 압도적인 외계인을 이런 방식으로 막아내는 영화나 다른 매체를 이전엔 본적이 없다. 물론 이는 더 큰문제를 양태하는 방법이며, 이 내용이 3권의 주 내용이 될듯하다. 어찌보면 혹떼려다 혹을 붙인 격이 된 이 해결책. 3권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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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류츠신 지음, 이현아 옮김, 고호관 감수 / 단숨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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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삼체시리즈 완간 기념으로 개정 양장본이 나왔다. 추석 연휴 전에 양가를 미리 다녀와 이 기간 이 책과 함께 하기로 했다. 그런데 책들이 어찌 된 것이 1-2-3권으로 갈수록 책이 살이 붙어 있어 표지느낌만큼이나 좀 공포스러웠다. 하지만 1권을 읽어나갈수록, 그리고 어색한 중국사람들의 이름과 배경에 적응해나갈수록 후속권들에 붙어 있는 살이 군살로 보이질 않았다. 재미와 기대감이 꽉찬 느낌이랄까.

 1권의 내용은 중국의 현대사와 함께한다. 예저타이란 중국의 저명한 과학자가 문화대혁명의 재물로 처단된다. 그 시절 사회주의권은 사상과 과학 모두가 혁명에 의해 손쉽게 정치적 판단을 당하던 시기였다. 이로인해 역시 과학자인 예저타이의 딸 예원제의 삶도 순탄치 않아졌다. 그런 그녀는 어쩌다 과거엔 발해와 고구려의 영토였던 만주의 대싱안링산맥근처의 홍안이란 시설로 가게된다.

 문화대혁명 시기 중국은 미국제국주의와 소련수정주의를 모두 적대하며 사방이 적으로 둘러쌓인 형국이었다. 핵무기나 수소폭탄등 어려 기초과학분야에서의 따라잡기가 중요한 문제였는데 당시 외계문명과의 조우도 이못지 않은 과제로 다룬 보고서가 채택된다. 문명이 더 발달한 외계문명과 조우할 경우, 예상과 달리 각기 입장이 매우 다른 지구문명은 하나의 입장을 갖기 어렵고 이에따라 먼저 외계문명과 조우한 지구 개별문명이 절대적 우위에 서게 될 거란 내용이었다.

 이에 중국은 홍안이란 거대 전파발신 및 수신시설을 만든다. 예원제는 여기서 일하며 그 기술적, 과학적 임무를 수행한다. 하지만 당시 기술과 홍안의 상대적으로 작은 구조로는 외계문명이 수신할만한 규모의 전파를 보내기 어려웠다. 우주엔 잡음이 생각보다 많았다. 하지만 예원제는 우연히 항성인 태양을 향해 전파를 발신하면 엄청난 규모로 증폭되 유의미한 전파 발산이 가능하단걸 깨닫고 당국몰래 이를 발신한다. 그리고 그 사건을 잊었던 예원제는 지구로부터 4광년 떨어진 또 다른 항성계에서 전파를 수신한다. 

 그들은 삼체문명으로 삼체문명의 최초 발신자는 지구문명을 향해 경고하며 더이상 응답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답신은 양문명간의 거리를 알게되는 꼴이 되어 삼체문명이 지구를 향하게 되어 너희를 멸망시킬 것이란 경고도 함께였다. 하지만 문화대혁명과 인간의 자연파괴와 악한 모습이 염증이 나있던 예원제는 감히 응답을 한다. 지구문명은 엉망이고 정화가 필요하고 내부적으로 분열되어 너희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그리고 그렇게 예원제는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지구의 환경론자나 지식인들을 규합해나가 삼체조직을 구성한다. 세력이 확장된 그들은 삼체문명이 지구 문명을 파괴하고 정화해주기를 바라는 강림파와 지구 문명의 해악을 치유해주기를 바라는 구원파, 그리고 강한 삼체문명에 협력해 생존하기를 바라는 생존파라 나뉘어진다. 

 삼체문명은 지구보다 오래된 문명으로 우수한 과학적 수준을 가진다. 사실 지구는 하나의 항성을 가졌지만 우주의 대부분 항성계는 쌍성계이며, 삼체세개는 항성이 무려 세개다. 이로 인해 이 문명은 고통받는데 태양이 지구와 달리 세개나 되어 규칙이 없고 이로 인해 태양이 규칙적으로 뜨는 항세기와 불규칙적인 난세기, 그리고 태양이 아예 멀리 사라져 혹한과 암흑이 찾아오는 비성기, 마지막으로 태양세계가 일자로 행성과 자리해 행성을 세 항성의 강한 인력과 열로 파괴하는 시기가 있다. 각 시기마다 삼체문명은 멸망과 발전을 반복해간다. 문명의 목적은 하나라 삼체의 규칙을 찾는 것이었다. 하지만 과학이 발달하며 이는 해결이 불가능한 난제임이 밝혀지고 이에 삼체문명의 외계로의 진출로 문명 생존의 방안을 선회한다. 그리고 홍원과 예원제로 인해 그 타겟이 지구가 된 것이다. 

 하지만 삼체문명은 난제에 빠진다. 호기롭게 지구로 송신했지만 연구결과 이 문명은 항상 항세기인데다 최근 과학기술문명 발전이 급속해졌고, 삼체문명의 1/10광속 우주선으로 향해도 무려 450년이나 후에 지구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리고 계산해보니 이쯤이면 지구 문명은 삼체세계의 문명수준을 상회하게 된다. 죽으러 가는 형국이 되고 만것이다. 이에 삼체세계는 지구의 삼체조직을 통해 지구의 내부분열을 일이키고 과학, 특히 기초과학분야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를 만들며, 더불어 지구 과학발전을 저해하기 위해 차원의 변화가 가능한 양성자 두개를 지구로 광속으로 보내 지구의 입자가속기를 모두 파괴하기로 한다. 이 양성자는 지구인에게 기적을 보여주어 그 행성을 종교적 분위기로 만들역할도 띄고 있다.

 여기까지가 1권의 내용이다. 무척 재밌고, 충격적이며 몰입감이 있다. 2권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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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0-09-29 19: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대 과학과 수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아직 삼체를 해결할 수 없다고 하던데요. 맞는지요?^^

닷슈 2020-09-29 20:57   좋아요 1 | URL
책에도 그렇게 나오더군요
 
복자에게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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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의 배경은 제주도 고고리섬이다. 초등학교밖에 없고, 중학교는 본섬의 대정읍으로 가는 지역이라기에, 책을 보며 검색으로 제주도 지도를 살피니 인근엔 갈파도와 마파도 뿐이다. 책 마지막 저자의 말을 보며 확신했는데 고고리섬은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의 섬이었다. 지도를 쭉 살펴보니 제주 주의엔 조금만 섬들이 제법 있었다. 하여튼 그 고고리섬에 서울 살던 이영초롱이가 99년에 들어간다. 집은 망했고, 부모님은 21세기를 눈앞에 둔 시점에도 공부를 월등히 잘하며 그걸 어필까지 한 딸을 물리치고 아들 녀석을 서울에 남긴다. 이영초롱이는 그렇게 제주, 그것도 외딴 고고리섬에서 진료소를 운영하는 고모에게 맡겨진다. 

 그리고 거기서 작품의 제목 복자를 만난다. 힘들고 외로운 이영초롱이에게 복자는 친구가 되어준다. 하지만 둘은 어른들의 문제에 대해 서로 함구하지 않아 다투게 되고, 2년만 제주에 머물렀던 이영초롱은 서울로 돌아간다. 그는 공부를 월등히 잘한지라 판사가 된다. 그리고 어이없는 재판과정중에 피고나, 변호인에게 욕을 해, 경고를 받기도 하고, 그렇게 제주로 좌천된다. 

 다시간 고고리섬에 더 이상 고모는 없지만 초등 동창인 고오세와 복자가 있었다. 복자는 제주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다 유산한다. 당시 간호사들은 동시다발적으로 여럿이 유산을 경험한다. 격무때문이라 생각한 그들이었지만 알고보니 위험한 약을 어떤 안전조치도 없이 갈았고, 그걸 흡입했던게 유산의 원인이란걸 알게된다. 집단소송이 벌어지고 그걸 제주로 돌아온 이영초롱 판사가 맡게된다. 

 이처럼 책은 어려서 잠시 아픔을 잊게 해주고, 자연을 알게해준 제주도, 그리고 고고리섬의 풍광과 친구들 속에, 한국에서 능히 있을 법한 의료사고와 그걸 은폐하려는 갑과, 피해자인 을의 대립을 뒤섞는다. 사실 전자에 좀더 집중하는게 소설의 전반적 분위기인데 판사라는 직종이 겪는 힘든일들도  함께 엮어재미가 더 배가된다. 제주방언도 제법 나오는데 작가는 곱씹으며 음미하면 무슨소린지 안다지만 문맥을 파악하며 읽어도 난 좀처럼 알기기 힘들었다. 하여튼 추석에 여행하며 차안이나 기차안에서 가볍게 읽기 좋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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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년세세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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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의 디디의 우산을 재밌게 봤었다. 독특한 느낌과 서술이 있는 책이었고, 동봉된 음악도 새로웠다. 이번 연년세세는 단편집 모음이라길래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각 단편이 모두 이어지는 것이었다. 좋은 작가의 장편을 더 좋아하기에 기쁘긴 했는데 이후 이걸 단편집이라고 해야할지 그냥 장편소설이라 해야할지 애매해졌다. 하여튼 각각 단편이라 생각하고 이어지는 장편효과를 누리니 특이했다. 이런 어리석은 생각은 책을 다읽고 표지를 보며 사라졌다. 표지에 크진 않지만 분명 써있다. 연작소설이라고, 난 대체 어디서 단편집이란 소문을 들을 것일까?

 한국은 서사소설을 쓰기에 적합한 나라다. 영화 대부를 좋아하는데 대부는 1-2-3시리즈가 마피아 보스 가문 3대에 이르는 큰 서사를 다루기 때문이다. 단신의 이탈리아계 이민자가 뉴욕일대의 거물 조직 보스가 되고, 암살시도를 당하고, 그 아들이 그 뒤를 계승해 아버지와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과정은 단순히 그려내는 것 만으로도 사람에게 큰 울림을 준다. 특히, 대부2는 아버지와 아들이 성장하고 고민하는 과정을 크로스 오버하며 담아내는데 그래서 더욱 서사가 극적으로 다가왔다. 본론으로 돌아가면 한국이 서사를 쓰기에 적합한 이유는 간단하다. 최근 3대 정도의 삶이 극적으로 다르고 격렬하기 때문이다. 수명이 충분히 길어진 지금으로부터의 3대면 일제시대의 아픔과 한국전쟁과 분단, 독재정권과 가난, 경제성장, 민주화와 문화 및 경제가 극도로 발달한 지금의 시기를 모두 담아낼수 있다. 

 이 책 연년세세도 그렇다. 모두가 한 해를 뜻하는 네글자의 반복인 이 제목은 '여러 해를 거듭해 이어짐'이란 뜻이다. 아마도 작가는 한국에서 그것도 소외 받고 더 약자였던 여성 세대의 삶을 비추며 그 아픔의 반복이 세대를 거쳐가며 계속 짊어지게 됨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 세 남매를 둔 어머니가 등장하는데 이름이 이순일이다. 46년생으로 어려선 순자라 불렸는데 사실 진짜 이름은 순일이다. 결혼하면서 혼인신고과정에서 본인의 진짜 이름을 알게되었는데 5살의 어린 나이에 등에 엎고 다니다 실수로 옷에 불을 붙게해 죽게만든 3살 여동생 이름이 은일이라는 것도 그제서야 알게된다. 순일은 어려선 아버지가 북한군이 내려왔을때 부역행위를 하다 군인에 자수해 실종되고, 어머닌 역병으로 잃었다. 외할아버지에게 거둬져 어린 동생을 돌보다 죽고, 고모란 사람이 나타나 잘 키워준다는 말에 따라 나서는데 그 고모는 무려 7명의 자식을 하꼬방에서 키우는 사람이었다.

 애초 순일을 식모로 삼으려던 생각이었던 듯하다. 순일은 갖은 고초를 겪으며 온갖 살림을 다하고 학교근처에도 가보질 못한다. 집을 떠나고 싶어 도망가 병원에도 잠시 취직해 파독을 꿈꿨지만 고모의 손에 다시 잡혀간다. 스무살이 넘어 사회적으로 혼자임을 용인하기 어려운 나이에 이르러서야 간신히 시장 상인과 결혼한다. 그는 한중언으로 그래서 순일의 자식들을 한영진, 한세진, 한만수가 된다. 장사가 제법 잘되다 달아난 계주의 보증을 잘 못서 한중언이 파산한다. 맞이인 장녀 영진은 한국에서 많이 본 래퍼토리처럼 가계를 건사해나간다. 제법 물건 파는 재주가 좋았던 영진은 집안을 이끌어가게되고 세진, 만수는 그 돈으로 공부를 한다.

 소설의 첫 장면은 파묘로 이순일이 딸 세진과 더불어 외할아버지의 묘를 파묘해 화장하러 가는 일정이다. 이순일은 왜인지 모르게 키워주지도 보살펴주지도 않은 외할아버지의 묘를 매년 찾았다. 그것도 민간인통제구역안에 있는 오지를 말이다. 나이가 들어 더 이상 험한 산을 타지 못하게 되 파묘를 결심한 것이다. 

 연작 소설엔 파묘를 시작으로 첫째인 한영진의 삶의 고뇌, 그리고 과거로 돌아가 순일의 삶의 모습, 마지막으로 세진이 미국을 방문해 가족의 파편인 제이미를 만나는 여정으로 이어진다. 한국전쟁과 가난, 입양 등 한국사의 어느정도 굴직한 사건들도 만져진다. 

 책은 여전히 재밌고, 상당히 몰입해 읽을 수 있었다. 뭔가 툭툭 던지면서 인물들의 심리를 드러내는 말과 행동을 던지는 부분이 재밌고, 여운이 남는다. 디디의 우산을 재밌게 본 분이라면 추천한다. 충분히 빠져들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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