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여정이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은 그 동안 11차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3차례 16강에 올랐다. 박지성이 맨유시절 전성기의 기량으로 한국을 2010년도 16강으로 이끌었는데 이 때는 열기가 지금 같진 않았다. 2002년은 홈에서의 개최와 사상 최고 성적, 그리고 이 번엔 16강으로 향하는 길이 극적이기에 열기가 큰 것 같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 조는 쉽지 않았다.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로 언뜻 일본의 조보다 손쉬워 보이나 3팀이 모두 강력하고 우리보다 선수구성이 좋은 팀들이었다. 거기에 상성도 좋지 않았다. 우루과이와는 평가전에서 단 한 번 이겨보았을 뿐 모두 졌고, 특히 월드컵에선 90, 2010년에 만나 모두 졌다. 가나 역시 거의 이겨 보지 못한 상대다. 과거 가나 축구가 아프리카 정상급으로 올라오기 전 몇 번 이겼을 뿐, 가나가 아프리카 정상의 팀으로 발돋움 한 후로는 상대가 되질 못했다. 2006년, 그리고 2014년 월드컵 전초전으로 평가전을 가졌는데 모두 1-3, 0-4로 크게 당한 적이 있다. 포르투갈 역시 월드컵에서 한 차례 승리는 있었지만 올림픽대표, 청소년 대표등 각급 대표들이 거의 지는 팀이었다. 2019년 이강인이 팀을 이끌어 준우승을 한 한국 청소년 대표도 예선 첫경기에서 포르투갈에 졌었다. 

 이런 악조건에도 대표팀은 브라질에 크게 패했으나 12년만에 16강에 올랐다. 잘 한 부분은 사상최고의 선수구성이다. 손흥민, 김민재, 이재성, 이강인, 황의조, 황인범, 작은 정우영이 유럽에서 뛰고 있다. 여기에 손흥민, 김민재는 세계 어느 프로팀이나 국대를 가도 주전을 꿰찰만한 월드 클래스급이다. 다른 하나는 감독의 4년 임기 보장이다. 놀랍게도 한국 국가대표가 지난 월드컵 이후 다음 월드컵 까지 4년을 꼬박 고용한 감독은 벤투가 처음이다. 다른 나라에겐 당연한 일들이 냄비가 죽끓듯 하는 축협에 의해 이뤄지지 못했다. 이러면서 성적을 요구했다는게 웃기는 일이다. 프로팀 감독의 경우 1년을 맡아도 수십차례의 경기가 연간 이뤄지고, 동절기우 수개월의 훈련 기간이 주어진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은 다르다. 일년 평가전은 7-8차례가 고작이고 간헐적으로 이뤄지며 훈련 기간도 경기 전 2-3일이 고작이다. 때문에 국대감독은 무조건 4년은 줘야했는데 그걸 이번에 해낸 것이다. 마지막은 빌드업 축구다. 빌드업 축구는 수비부터 미들, 공격까지 패스를 유기적으로 주고 받으며 공을 점유하고 상대를 공략하는 전술이다. 한국은 오래전부터 개인 전술 및 피지컬을 중시하는 스타일, 대표팀은 하나의 철학 전술보다는 상대에 따른 임기응변을 강조했기에 놀랍게도 빌드업 축구를 하지 못했다. 때문에 1994, 2002, 2010, 2022 월드컵을 제외한 나머지 경기에서는 한국은 쉽게 상대에게 공을 건네주고 돌아서지 못하고, 주도권을 내주는데 매우 답답한 경기를 펼쳐왔다. 하지만 벤투는 이번에 상식과도 같은 빌드업 축구를 빌드업 불모지 한국에 강요하였고,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뿐만 아니라 본선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아쉬운 점은 역시 선수들의 기량이다. 사상 최고의 인재풀을 이번에 선보였으나 다른 팀들에 비하면 역시 초라한 수준이다. 우리는 주전의 절반정도가 유럽파인 반면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은 거의 100%일 뿐만 아니라 유럽 4대리그 주전이 대부분이다. 역시나 더 많은 선수들이 유럽으로 건너가서 기량과 경험을 쌓아야 한다. 또한 수비의 아쉬움이다. 김민재와 김영권의 센터벡은 상대적으로 든든했던 반면 측면 수비가 매우 약했다. 현대축구에서 측면 수비는 공격과 수비의 중핵적 역할을 맡고 있어 다른 나라의 경우는 기량이 매우 우수하다. 하지만 한국은 확실한 약점이었다. 우리의 빌드업으로 공간이 많은 측면 수비에게 공이 많이 갔지만 효과적이지 못했다. 개인기로 상대수비를 제치지 못했으며 완전한 프리찬스에서만 크로스가 올라왔다. 측면 수비는 공을 받으면 대개 백패스로 일관했고 상대공격을 포르투갈전, 가나전, 브라질전에 완전히 놓쳐 실점의 결정적 빌미를 제공했다. 골키퍼의 방어력도 다소 아쉬웠다. 사실 수퍼 세이브란건 없었고 먹을 것을 다 먹은 기분이다. 브라질의 알리송 키퍼는 황희찬과 손흥민의 득점과 같은 두 차례 유효슈팅을 막았는데 우리에게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마지막은 국민적 관심이다. 한국인은 축구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월드컵을 좋아한다는 말이 있는데 딱 맞는 말이다. 유럽과 남미가 축구에 강한 것은 나라 전체가 축구에 미쳐있기 때문이다. 남자들 같은 경우는 오죽하면 축구선수가 되지 못하면 다른 적성을 찾는다고까지 할까, 의사냐 축구선수냐의 고민에서 망설임 없이 축구선수를 택하는 것이 그들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에 연고를 둔 프로팀들이 1부부터 그 이하까지 매우 든든하다. 그렇기에 인구400만에 불과한 크로아티아 같은 나라가 상당한 선수구성을 갖고 지난 대회 준우승까지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한국은 프로팀의 지역 연고가 매우 낮은 수준이며 축구에 대한 인기도 시원찮다. 가나전에서 두 골을 넣은 조규성은 전북 현대 소속으로 이번 시즌 득점왕이었다. 월드컵 이전 이걸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열에 하나 둘에 불과하다. 물론 축구에 이렇게 미칠 필요는 없다. 다만 미치지 않을 거면 미친 녀석들을 이기는걸 당연시하거나 기대하는 건 좀 줄여야 할 것이다.  

 다음 월드컵을 대비한다면 역시나 큰 축구철학의 유지를 거론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아주 오래전부터 패스를 중심으로 한 유기적 플레이와 조직력을 꾸준히 강화해았다. 때른 그것이 브라질 식, 독일식, 멕시코 식으로 다소 변화하긴 했지만 큰 철학의 유지는 분명했다. 그리고 이 체계가 프로팀과 각급 학교, 각급 대표팀이 적용된다. 한국은 전혀 이렇지가 않다. 모처럼 적용된 빌드업 축구의 철학을 유지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국대라도 말이다.

 그리고 외국인 감독의 선임이다. 한국에서 월드컵을 지휘한 외국감독은 총 3인으로 2002 히딩크, 2006 아드보카트, 2022 벤투다. 히딩크는 본선에서 3승 2무 2패로 4위, 아드보카트는 1승1무1패로 17위, 벤투는 1승1무 2패로 아마 16위가 예상된다. 한국이 11차례 월드컵 본선에서 올린 총 승수는 이번 대회까지 해서 7번이고 이 중 6번이 외국인 감독에 의해 이뤄졌다. 이들은 선진 축구철학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 연고와 꼰대주의가 자리한 한국 축협으로부터 자유로운 존재다. 때문에 이런 성적이 가능했다고 본다. 벤투는 많은 흔들림과 비판에도 빌드업 축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는데 한국인 감독이었다면 불가능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외국인 감독은 한국에 부재한 철학도 제공한다. 히딩크는 기존 통념과는 다르게 한국은 기술은 우수하고 체력과 정신력이 문제라고 지적했고 벤투역시 본선에서도 한국식 빌드업 축구가 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한국인 감독에게 이런 기대를 솔직히 어렵다.

 마지막은 언급한 것처럼 선수들의 활발한 유럽진출이다. 일본이 반 세기만에 한국 축구를 능가한 것은 주전 모두를 유럽파로 채울만큼 활발한 유럽 진출 덕이 크다. 이들은 초기 거의 선수를 무료로 독일이나 유럽 중소리그로 넘겼는데 거 덕에 유럽 구단들이 성적이 미지수인 이들을 공짜로 영입하고 쓸만하다고 여겨지면서 다른 선수들이 제 값을 받고 넘어가는 일이 많아져 상당한 수의 유럽파를 자랑하게 되었다. 물론 일본 선수들중 한국의 김민재나 손흥민처럼 최고 수준의 선수는 없다. 하지만 축구는 팀 스포츠이고 두껍고 비슷한 것이 강하고 중요하다

 또한 사람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대부분의 사람이 올림픽 비인기 종목처럼 몇달 흥분하고 다시 월드컵을 잊을 것이다. 하지만 축구가 강해지고 월드컵에서 성적을 내려면 절대적으로 국내리그가 흥행해야 한다. 선수들도 잘해야 하지만 관심도 있어야 지원도 이어지고 강해지는 법이다. 양자는 같이 움직여야 한다.

 이번에 16강에 올랐기에 다음번엔 8강 8강 할것이다. 절대 금물이다. 월드컵에서 8강을 당연시 하고 자랑하는 국가는 사실상없다. 이탈리아는 월드컵에 2회 연속 못왔고 독일은 2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했다. 그런 것이 월드컵이다. 우리가 지역이 손쉬워 월드컵을 쉽게 나가기에 본선 진출과 그 이상을 당연시 하지만 우리의 현실적이고 매우 어렵고 사실상의 목표는 다음번에도 16강이다. 그것도 달성해서 16강이 좀 편해진다면 우리도 일본처럼 8강을 목표로 할만할 것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레삭매냐 2022-12-06 14: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은 월드컵 뽕이 아닌가 싶습니다.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육상과 수영 같이 메달
이 많이 걸린 종목의 기본기를
축적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는 전혀 기대할 수가 없는 부분이죠.

축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4년마다 가끔 돌아오는 열광만으로
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게 바로
성적이지 싶네요.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사반세기는
족히 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고로 저는 축알못이랍니다.

닷슈 2022-12-06 15:48   좋아요 1 | URL
한국은 모든 분야에서 기본과 대중화에 약하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교육에서는 창의적 부분을 양성못하고 위계질서로 말살하기에 스스로 성장하고 연구하며 실력있는 인재가 거의 모든 분야에서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체질개선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미래 관련 도서를 읽기 시작한 것은 2013-14년 무렵이다. 당시 4차산업혁명과 관련한 기술들이 슬슬 모습을 드러내면서 미래에 관한 생각이 많이 유사해졌다. 이전 까진 이렇다할 과학기술 발전이 드러나지 않아 사실 중구난방에 책들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 시기부터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드론, 3D프린팅, 블록체인. 메타버스, 인공지능의 기술이 본격 대두되었고 클라우스 슈밥이 4차산업혁명이란 용어를 공식적으로 거론하며 미래 책이 많이 쏟아져나왔다.

 10년전만 해도 미래 화두기술은 3D 프린팅, 자율주행차, 드론, 사물인터넷이었지만 최근엔 기술의 변화로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메타버스, 우주 산업과 관광이 더욱 대두되는 느낌이다. 각 분야별로 읽기도 했지만 종합적인 시야를 가질 수 있는 책으로 가장 좋은 것은 아무래도 세계미래보고서 시리즈가 아닌가 한다. 매년 발간되며 최신의 기술을 각 분야별로 빠짐없이 반영된다. 매년 보는기 보다는 격년으로 보는게 좋은 것 같다. 한해한해는 좀 비슷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국내의 상업적 문화적 흐름을 보고 싶다면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르리 추천한다. 매년 십이지의 해와 색에 맞게 책의 제목과 색을 구성하는데 이렇게 맞추는 것만도 보통일은 아닌 것 같다. 이 시리즈 역시 격년으로 보는 걸 추천한다. 매년은 큰 차이가 없다. 

 이번에 본 책은 세계미래보고서 2023이다. 작년에도 보고 큰 흐름의 변화에 놀랐는데 이번에도 그 흐름을 유지한다. 인공지능은 정치와 문화, 산업, 여러 전문직과 관련하여 더욱 중요해졌고 가장 파괴적으로 보인다. 우주 역시 중요하지만 이번엔 의외로 그 순위가 뒤로 다소 밀렸다. 이번에 강조하는 기술은 재생에너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이러닝, 클라우드 컴퓨팅, 드론, 블록체인, 사이버보안, 나노기술, 증강현실, 로봇공학, 3D프린팅, 유전체학, 데이터 과학이다.

 이 중 인상적인 몇몇 기술의 파급효과를 살펴본다.


1. 인공지능

 책은 놀랍게도 인공지능이 정치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전 세계 민주주의는 세계화와 양극화로 큰 위기다. 권위주의 포퓰리즘이 선진사회에서도 집권하고 있고 극심한 양극화로 대선 이후 승자와 패자 모두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와 패배주의로 홍역을 앓는다. 여기에 SNS와 유튜브 알고리즘은 개인이 선호하는 정보만을 편향적으로 제공하여 사람을 확증편향으로 만들어 중간지대와 합리성을 더욱 사라지게 하고 있다. 팽배한 가짜뉴스도 문제다.

 이로 인해 유럽인의 51%가 국회의원의 인공지능 대체를 찬성했다. 중국인은 무려 75%, 스페인은 66%, 이탈리아는 59%에 달했다. 이는 정치인의 비효과성과 비신뢰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실제로 인간 정치인은 의사결정을 할 때 자신의 특정한 가치판단에 의존하며 이는 자신의 이익 및 영향세력과 결보하며 당연히 대다수 유권자의 그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즉, 자신을 선출해준 사람을 대변하지 못하며, 선출이후에도 다수의 여론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다. 현재는 이런 불일치를 막을 방법이 딱히 없는데 인공지능 정치인은 여론 수렴의 복잡한 과정을 계산하여 반영할 수 있다. 

 기술이 민주주의에 기여하는 방법은 두 가지인데 시민참여 민주주의, 인공지능 정치인이다. 시민참여 민주주의는 시민들이 각자 인공지능으로 자신을 대표하는 에이전트를 마련하여 각자의 의견을 정치사안에 반영하는 방법이다. 인공지능이 개인의 상황과 정치, 사회적 성향을 고려하여 안건을  처리해준다. 인공지능 정치인은 인간과 달리 사리사욕이 없고, 특정 정파도 대변하지 않으며 최적의 분배와 정책적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2018년 도쿄 도지사로 인공지능 후보 마츠다 미치히로가 출마한바가 있으며 약간의 지지도 얻었다. 

 인공지능은 판사로도 활약할 수 있다.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약 99%의 정확도로 인간의 죄책감을 분석하는 인공지능 로봇이 근미래에 인간 판사를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중국 항저우에서 인공지능 사법전달 시스템이 최초로 도입되었다. 중국에는 3개의 인공지능 인터넷 법원이 있으며 여기서는 상품 및 서비스의 판매, 저작권 및 상표, 도메인 소유권 및 침해, 무역분쟁, 온라인 거래 관련 분쟁을 심판한다. 24시간 연중무휴이며 온라인 재판으니 평균 소요시간은 28분으로 매우 짧다. 효과를 놀랍다. 인간 판사의 업무가 1/3으로 줄어서 큰 사건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중국임민의 시간은 무려 17억 시간 아껴주었다. 

 책은 2022년에 이어 올해도 DAO를 강조한다. DAO는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의 약자로 탈중앙화전문지식이다. DAO는 대의와 직접 민주주의의 최적 혼합인 유동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한다. 시민의 요구를 더 잘 충족하고 안정적이며 모든 시민의 전문지식을 잘 반영하는 민주주의 설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DAO는 블록체인 기술로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어떤 계약이 자동적으로 이행되는 프로토콜이다. 즉,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DAO에 참여하고 참여구성원들은 거버넌스 토큰을 통해 의사결정에 동등하게 참여하는 것이다. 

 DAO는 네트워크가 분산되어 있기에 특정권력의 개임이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방향성 결정이나 자금 관리들이 투명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현재 해킹에 취약하고 개인정보 보호 및 규제의 문제, 확장성의 단점이 있기도 하다. 대중들이 지역 공동체의 공동사업을 DAO로 수행해 나가면 결국에는 분산화한 자율 회사가 출현할 것이다. 이는 정치에도 적용되어 분산화한 탈중앙화당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다. 

 정치DAO가 활성화되는 날에는 결국 기존 정당도 이에 참여하게 된다. 그러면 정치인은 다른 회원들처럼 토큰을 소유하고 DAO에 참여하게 된다. 시민은 대표인 이들이 공약을 잘 지키는지 스마트 컨트랙트에 따라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그의 토큰 지분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지분관리를 위해 정치인은 공약 이행을 위해 노력하게 된다. 지금처럼 당선과 동시에 공약을 철회하는 일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DAO에 의해 분권화된 정당은 지금과 같은 정치적 부족주의 상황을 없애고 국경없는 거버넌스의 시대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래 정치는 DAO로 국민이 직접 국정의 방향을 결정하고 행정부가 이를 실행하고 사법부가 이를 감사할 것으로 보인다. 

 DAO는 기업에도 이용된다. 2021년 미국 와이오밍 주는 상원에서 DAO를 기업으로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DAO는 기업 커뮤니티 노동이 조직되는 방식을 혁신적으로 재구성하여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DAO의 장점은 임원이나 이사, 관리자가 필요없으며 리더십이 유동적이어서 많은 구성원이 참여한다는 점, 거버넌스로 부패가 방지된다는 점, 분산화로 외부위협을 최소화 한다는 점, 자체토큰 발행과 참여자의 토큰 구매로 자체적인 자금조달이 가능해 독릭적이라는 점이다 

 미래의 수입은 X-to-Earn으로 예측된다. 이는 돈을 벌기 위해 놀고, 돈을 벌기 위해 배우고, 배우기 위해 창조하고, 벌기 위해 일하는 순환구조다. 암호화 경제의 개방성은 사람들이 여러형태의 DAO 및 암호화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 다양한 소득 흐름과 소유권을 갖게 한다. DAO는 토큰 소유와 현상금 사냥꾼, 핵심기여자를 포함한 여러 유형의 참가자에게 열려 있는 기회의 창이 될 것이다.


2. 로봇

 2050년까지 로봇은 우리 몸의 세포 수리에서 궤도, 달, 화성에 우주도시를 건설하는 것까지 인간의 모든 삶에 침투할 가능성이 높다. 로봇은 인공지능을 가진 존재로 인간의 지식과 가치관을 비롯해 문화들의 정신적 유산을 물려받은 사실상의 신인류다. 

 우리는 로봇을 세 가지로 분류한다. ANI, AGI, ASI다. 첫 번째는 초기 수준의 협의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으로 알파고 같은 것들이다. 두 번째는 인공지능이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는 범종형태다. 세 번째는 초 인공지능 로봇이다. ANI와 AGI는 2050년까지 지구와 우주에서 생산성, 안전성을 크게 개선시키고 고령화 인구를 적극 지원할 것을 보인다. 인공지능 로봇의 혁신적 발전은 탄소중립화와 빈곤퇴치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로봇은 운송과 제조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인프라 환경을 운영해 나간다. 문맹을 작동시키는 운송, 건설, 농업 및 서비스를 위한 인간 노동의 대부분을 사물인터넷 및 센서네트워크로 연결된 로봇과 인공지능 및 다양한 차세대 기술로 대체한다. 로봇 문명은 인간의 노동과 지식에서 기계의 노동과 지식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이는 일자리 경제에서 인간이 자아실현경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인간은 몸과 외부에 통합된 나노봇이 인공지능로봇과 통시함으로써 의식과 기술의 연속체로 삶을 통합적으로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인간과 로봇이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미래 선진사회는 고령화가 가속화하고 1인가구의 일반화로 개인주의가 심화될 것이며 도움이 필요하다. 이에 반려로봇의 등장인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발맞추어 최근 인공지능 기술과 5G센서 등 로봇의 두뇌와 오감기술의 발달로 서비스 로봇이 본격 생산되고 있다. 

 로봇은 전쟁에도 사용된다. 이미 우크라니아-러시아 전쟁에서 폭격용 드론 및 정찰용 드론이 위세를 떨치고 있다. 드론에 드는 비용은 유인 전투기 조종사의 양성비용보다 현저히 적으며 전투드론은 인간 군대보다 유지비가 훨씬 적다. 특히, 정치적 부담도 적다. 미국은 각종 전쟁에서 사망자로 인한 정치적 곤란을 겪군 하는데 드론의 손실에 대해선 그런 부담이 거의 없다. 

 최근 초소형 드론은 의료기술에 사용된다. 나노봇이 의료행위를 하려면 세포보다 크기가 작아야하는데 세포의 크기는 25마이크로 미터이고 가장 작은 모세혈관의 직경은 8마이크로 미터다. 여기에 인체에 침투한 초소형 로봇을 탐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의 기술이 아직은 미흡하다. 하지만 미래에는 미크로 로봇이 뇌 모세혈관에 이식되어 수십억개의 나노봇이 인간지능을 확장할 것이다. 인간은 컴퓨터와 자연히 합쳐지고 유전학, 나노기술,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인간은 노화와 죽음에서 해방될 수도 있다. 

 다중감각 인공지능도 대두되고 있다. 청각이나 언어지능의 단순 결합이 아닌 사람처럼 인지하고 표현하는 다양한 지능을 서로 연결 구현하는 것이다. 즉, 언어와 감각지능을 스스로 통합하여 무언가를 새롭게 창출하는 능력을 가진 범용 인공지능로봇이다. 이들은 사람처럼 여러 감각을 익혀 스스로 말하고 쓰는 인공지능으로 방송, 패션, 산업에서 혁신적 제품과 서비스를 개별하는 핵심기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3. 자율주행 모빌리티

 자율주행 기술의 승리자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노동시장의 상당부분을 장악하고 그 가치는 세계경제의 1/3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혁신적 모빌리티 기술은 물류, 배송, 금융, 건설, 쇼핑, 가전, 농업 등 거의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비즈니스와 경제 및 정책결정에 모든 기존 규칙을 깨뜨리 가능성이 높다. 향후 10년내에 자동화에 의해 세계 노동시장의 대규모 실업과 기술 때문에 번영과 평등이 지속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노동에서 해방되는 대신 기술과 수단을 가진 승자독식으로 인한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자율주행차를 넘어서 메타모빌리티란 개념이 있다. 이는 로봇이나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한 새로운 차원의 이동경험을 제공하고 인공지능 자율주행 기술을 자동차에 적용해서 모빌리티간 경계를 파괴한다. 메타모빌리티에서는 로봇이나 드론이 이동하고 인간은 그것을 타고 이동하되 그 시간동안 다른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그래서 메타모빌리티의 내부는 각종 전자제품이 탑재되어 업무 및 휴식공간으로 이용된다. 

 자율주행으로 배송기사는 운전에서 해방된다. 대신 물류 준비와 배송 준비에 시간을 할애하게 된다. 자율주행으로 가장 큰 변혁을 맞는 곳은 예상외로 부동산이다. 공유자율주행차 및 도심항공모빌리티가 도입되면 도로의 사용빈도는 크게 줄어든다. 즉, 차량의 혼잡도로 인한 교통체증이 크게 줄어 이동시간이 감소하게 된다. 그래서 주거용 부동산의 가치는 도심에서 멀어질수록 상승한다. 직주근접이 아니라 직주원접이어도 상관없는 시대기 때문이다. 때문에 산업단지와 상업단지라는 공간적 종속에서 벗어나 자기가 살고 싶은 곳에서 살며 일하고 공부하는 시대가 열린다. 여기에 메타버스의 활성화로 교육과 일이 가상세계에서도 일반화하면 부동산의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차량공유가 일반화하면 집안의 차고나 주차장은 필요가 없어진다. 사람들은 이런 여분의 공간을 개인용 침실이나 창고, 작업공간으로 전환할 것이다. 도시에도 대규모 주차공간이 많은데 이런 곳들도 공원이나 신규개발용지로 변경되어 토지가 부족한 도시에 새로운 개발 활력을 넣을 것이다. 주택의 형태는 공유차량이 항상 들락거리므로 공유차량이 들어오는 호텔의 입구같은 유자형 진입차도가 필수적으로 생길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전세계의 항공 모빌리티 산업은 도심항공모빌리티를 넘어서 미래항공 모빌리티로 확장하고 있다. 도심항공이 도심내에서 수직 이착륙하는 기기라면 미래항공은 주요 도시를 비롯한 지역 거점간 이동을 위한 기기와 인프라를 포함한다. 


4. 미래식량

 정밀 발효는 미생물을 프로그래밍하여 정확한 맛과 질감, 영양 품질을 가진 단백질을 양조하는 것이다. 2030년까지 가격이 지금의 5배이하, 2050년까진 지금의 10배 이하로 가격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정밀 발효를 통해 과학자는 식품 및 기타제품의 맛, 느낌, 성능향상을 포함해 원하는 대로 맞춤형 분자를 만들도록 미생물을 프로그래밍 한다. 청정전기시스템으로 정밀발효는 기존 농업보다 효율적이다. 생산된 단백질 1kg당 토지는 기존의 10%만 필요하고, 농업이 비적합한 곳에서도 생산이 가능하다. 그래서 미래식품은 생산 비용은 일반 동물성 제품의 절반에 불과하면서 기능, 영양, 맛이 강화되어 동물성 식품 과다 섭취로 인한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여 관련 천문학적인 의료비용을 크게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푸드테크는 3D프린팅, 로봇셰프 대체육을 말한다. 주문량을 사전에 데이터화하여 관리하는 예측알고리즘으로 식품 품절과 변질, 신선도를 극대화한다. 또한 헬스케어로 건강한 식습관을 관리하고 음식물 쓰레기도 최소화한다. 

 애그테크는 농업과 기술의 합성어다. 농축산업의 샌상활동에 필요한 자원의 투입과 효율화로 지속가능한 성장 및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투입되는 첨단기술이다. 애그테크는 기후위기와 인구증가, 병충해, 글로벌 공급망 교란의 시대에 식량 공급망의 안정을 꾀하는 것이기에 최근 각광받는다. 

 수직농업은 아파트형 실내농장이다. 빛, 온도, 습도를 조절하여 기후와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고 병충해의 영향도 미미하다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매우 높다.


5. 메타버스와 스마트 시티

 메타버스의 가장 큰 수익원은 전자상거래다. 거의 모든 블랜드와 기업이 가상 매장을 개설할 것이다. 메타버스 경제내에서는 일거리와 일자리가 무한창출 가능하다. 메타버스의 비즈니스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다. 가상 오피스를 위한 올인원 서비스다. 이는 메타버스내 플랫폼에서 부지 구매 및 사무실 구축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다. 다음은 NFT기반 가상 부동산 투자가 있고 3D 자산 생성이 있다. 예술적 재능과 기능적 노하우로 가상세계내에서 아이템을 제작해 판매하는 것이다. 몰입형 VR교육 비즈니스와 가상이벤트 기획등이 역시 사업거리가 된다. 

 2030년이면 쇼핑은 모든 측면에서 개인화한다. 상품의 발견, 구매, 배송이 수월해지고 공급망 관리 알고리즘으로 배송이 자동화 된다.

 스마트시티는 2025년까지 88개가 탄생하고, 2050년이면 인구의 70%가 스마트 시티에 거주할 것으로 보인다. 하늘엔 택시가 날고, 도시 곳곳엔 센서가 설치되어 소음과 공해를 관리한다. 인공지능이 전력망을 관리하고 자동으로 조명과 히터가 작동되며 각종 오염과 하수처리 시스템이 자동화되고 로보캅이 범죄자를 추적한다. 테러 징후 역시 데이터로 사전 징후를 파악하여 대응한다. 이런 첨단기술과 데이터의 실시간 이용으로 도시의 기능과 거주자들의 모든것을 최적화하는 것이 스마트 시티다. 

 해상스마트 시티는 바다위에 인공섬 같은 초대형 해상구조물을 설치한 것이다. 그 위에 각종 로봇, 건설, 인프라를 바탕으로 첨단 ict를 융합한 다목적 첨단 스마트 플랫폼이다. 

 무선전력전송은 4차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이다. 무선전력전송방식은 3가지이다. 자기 유도방식은 근거리, 자기공명방식은 수십미터거리로 코일사이의 자기 공명 방식을 이용하는 것이다. 마이크로파방식은 수백미터 거리로 전송거리가 긴편이나 동식물 유해성 논란이 있다. 무선전력 기술은 우주로 확장가능하다. 우주태양광발전은 우주에서 전기를 생산해 지구로 전송하는 것이다. 우주태양광은 지상과는 달리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24시간 작동도 가능하다. 그래서 효율이 지상의 10-20배다. 


6.미래의학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수집하는 데이터는 유전 정보를 기반으로 건강관련 설문과 진료기록, 신체계측 데이터를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활용한 라이프로그 정보, 디지털 헬스데이터생체시료를 포함한다. 디지털 치료제는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폰으로 각종 IT기술을 활용해 질병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다. 

 오가노이드는 세포을 입체구조로 배양해 만든 조직이다. 오가노이드로 만든 조직으로 환자의 몸상태를 바깥에서 관찰하는게 가능하다. 환자의 장기를 배양해 바깥에서 볼수 있는 것이다. 이는 분명 ct나 MRI등보다 월등하다. 


7.우주산업

 우주의학은 우주에서 겪는 환경과 몸의 변화를 연구하고 이에 대한 치료를 비롯해 여려 의학적 문제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우주공간은 중력이 약해 인체의 심장순환기능과 근력, 뼈의 약화가 일어난다. 여기에 인체세포는 치명적인 강한 자외선과 우주방사선에 노출된다.

 ISS에서는 3d프린터로 심장근육 생성이 성공했다. 지상에서는 중력으로 인해 세포를 3d프린터로 출력하는 경우 서로 눌려 조직생성이 어렵다. 하지만 무중력 공간에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 조직생성이 쉽다. 여기에 우주정거장에서는 약물이 중력에 의해 한곳으로 물리지도 않아 매우 균질한 순도가 높은 약물의 생성이 가능하다. 

 오비탈 인사이트는 인공위성, 드론, 열기구, 모바일폰 기지 추적으로 인간 활동을 데이터분석 후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로 각종 비즈니스 트렌드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오비탈 인사이트의 위성은 50cm크기의 물체식별이 가능할 정도로 정밀하다. 

 우주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우주내 핵심적인 운송과 더불어 인프라 서비스가 매우 중요하다. 인공위성은 적절한 궤도를찾기 위해 많은 연료를 소모한다. 비고라이프 셔틀은 여러 대의 위성을 탑재한체로 발사되어 정확한 궤도에 어려 위성을 내려 놓는다. 앞으로는 우주 물류와 우주 택배 서비스가 대두된다. 

 2030년이면 우주 저궤도가 인간의 경제활동 공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많은 우주인이 필요한데 현재 우주인을 양성하는 곳은 국가기관 뿐이며 이조차도 몇 개 나라 되지 않는다. 때문에 민간 우주인 양성기관인 스타 하비 아카데비가 설립되었다. 각 국의 우주인 보유여부와 기술력 그리고 연구개발 수준이 우주 소유권 경쟁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주엘리베이터를 이용할 경우 물자수송에 필요한 연료가 기존의 1/3으로 감소한다. 이것이 실현되려면 양쪽의 중력을 견딜 수 있는 고강도 케이블이 필요하고, 재료는 탄소나노튜브가 거론된다.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질병의 단백질 구조를 알아내고, 이를 위해서는 단백질을 결정화하는게 중요하다. 무중력공간에서는 균질한 결저응ㄹ 만들기 좋다. 여기에 우주공간은 온도가 매우 낮아 특수물질을 저온에서 보관하기가 용이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근 능력주의와 관련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능력주의는 요즘 논란이 되고 있지만 그 역사적 기원은 상당히 길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더 기여하는 것이 많으니 사회의 중요한 역할을 맡고 그에 따라 더 많은 사회적 지위와 부를 누려야한다는 것. 이는 매우 합당한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귀족이나 왕족 등 사회적 계급이 있어 모든 것이 세습되는 사회에서도 제한적인 범위내에서의 능력주의는 통용되었다. 실무능력이 있는 관료는 계급사회에서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실무 관료 선발하는 동아시아의 과거 시험 같은 것이 그 예다.

 이렇게 면면을 유지해오던 능력주의는 세습귀족 사회가 붕괴하면서 그 전기를 맞는다. 민주주의 사회가 열렸고, 산업화를 기반으로 대규모의 노동력이 필요해지면서 모든 사람에게 교육기회가 열렸다. 세습귀족 사회 붕괴의 초창기라 교육에 의한 사회적 이동성은 매우 활발했고, 어리석은 귀족에 의한 지배에서 자신들의 대표, 그리고 스스로의 능력을 입증하여 그 대표로 선출된 자들에 대한 신뢰와 선망은 하나의 신화를 낳았다. 이는 비교적 세습귀족 사회가 최근에 붕괴하고 고속성장한 한국에서 매우 극적으로 작용했지만 사실 좀 덜할 뿐 다른 서구사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영향이 극심해지면서 능력주의에 대한 회의와 비판이 작용하기 시작했다. 소위 능력을 가졌다고 판정된 소수에게 더욱 많은 부와 사회적 명성이 몰렸기 때문이다. 책 '당선합격계급'은 시험의 신뢰성과 공정성에만 집착하여 정작 제대로된 능력을 살피지 못하는 우리 사회에 대한 종합적 비판이었다. '시험능력주의'에서는 교육 제대로 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시험을 통과하는 이들에게 우리 사회가 과도한 특권을 주는 것을 비판했다. 그리고 사회와 교육 양자가 같이 변해야 진정한 교육개혁과 사회변화가 가능함을 역설했다. 

 센델의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은 작년 EBS 위대한 수업에서 처음 봤었다. 코로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센델은 위대한 수업에 등장하는 학자들 중 원격으로 연결해 청중들을 상대로 직접 강의를 펼쳤다. 당시 많은 방청객이 있었는데 교육에 대한 고민이 많은 교사들이 많이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교육의 목적과는 다르게 대부분의 교사는 능력주의를 신봉하는 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자신이 각고의 노력 끝에 능력이란 걸 입증받아 한국에서 되기 어려운 교사가 될 수 있었고, 역시 자신처럼 능력을 입증받아야 좁은 관문을 통과할 수 있는 학생들에게 그 능력을 획득하도록 가르치고 노력하도록 격려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센델의 능력주의에 대한 강한 비판과 문제점 지적은 당시 한국 방청객들에게 제법 큰 각성과 충격을 주는 것 같았다.

 그런데 능력주의는 이토록 세계적으로 강고하면서도 의외로 20세기와 21세기를 지배하고 있는 두 자유주의에서 모두 부정한다. 두 자유주의는 시장주의 자유주의와 평등주의 자유주의다. 시장주의 자유주의의 선두주자는 하이에크로 그는 능력주의와 부의 상관성을 부정한다. 하이에크가 보기에 시장에서 가치는 단지 소비자가 상품에 얼마만큼의 대가를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와 관련한다. 그래서 시장주의 자유주의에서 개인의 소득과 부는 그 개인이 제공할 수 있는 재화와 용역의 가치를 반영한다. 그리고 그 재화와 용역의 가치는 수요와 공급의 우연한 일치에 좌우된다. 때문에 개인이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인 재화와 용역은 미덕이나 도덕과는 완전히 무관하다.

 복지국가 자본주의는 롤스의 철학에 기반한다. 정의론에서 그는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여 계층 차이에 따른 불이익을 완전히 보상해주는 체제를 주장했으며 설사 그런 사회가 가능하다 해도 정의로운 사회라고 부르기엔 불충분하다고 보았다. 롤스는 재능있는 자에게 핸디캡을 주기보다는 그가 얻는 승리의 과실을 불운한 다른 이들과 나누는 방법을 제시했는데 이것이 유명한 차등의 원칙이다. 롤스에게 자연적 재능의 분배상태는 공동자산에 가깝다. 때문에 그 분배에서 비롯한 편익은 무엇이든 공동체에 향유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개인의 노력 역시 그것을 뒷받침 하는 가정, 사회적 환경에 의해 좌우되기에 그것에 의한 과실 역시 나눠져야한다고 보았다.

 즉, 하이에크나 롤스 모두 정의의 기반으로 능력이나 자격을 옹호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능력주의적 직관은 정치적 성향을 불문하고 널리 퍼져있다. 특히, 1970-80년대에 시작된 신자유주의 시대는 이후 수십년간 능력주의 가치와 행동방식이 부흥하도록 길을 열었다. 그 결과 지금의 능력주의는 큰 부작용들을 많이 낳았는데 센델은 3가지를 지적한다. 우선, 사회적 연대외 약화다. 능력이 부족해 세계화에 뒤쳐진 이들은 사기가 꺾인다. 둘째는 학력주의 편견의 조성, 그리고 마지막은 사회정치적 문제를 고도의 교육을 받고 가치중립적인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되어 능력주의의 승자들만이 정치경제권력을 차지하고 이들이 이를 당연시하고 자신들만의 위한 정책을 펼쳐 민주주의가 타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수의 능력주의 패배자들은 사회경제적 지위의 몰락으로 정치집단에 분노하였고 이는 외부 집단에 대한 배척과 포퓰리즘 정치인들이 서국각국에서 권력을 차지하는 모습으로 귀결되고 있다(영국의 브렉세트, 미국의 트럼프, 이탈리아의 멜로니 총리)

 이렇게 된 데는 복지국가 자유주의 진영, 즉 좌파진영이 능력주의로 기운 경향이 크다. 원래 우파는 고학력자들의 지지를 좌파는 저학력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서구의 좌파정당들은 어느새 고학력자들의 지지를 받는 정당이 되어버렸다. 이들은 합리적 고학력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성차별, 인종차별, 종교차별을 주장한다. 이는 극히 옳은 일이나 문제는 이런 차별이 전체의 평등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을 없애 기회의 균등을 추구한다는 점에 있다. 이는 능력주의와 이어지는 지점으로 이로 인해 그런 차별폐지로 인해 세계화의 물결속에 자신들의 일자리를 잃어버린 저학력 노동자들은 이런 차별을 지지하는 우파로, 반대로 이런 차별폐지에 찬성하는 고학력자들이 좌파로 향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좌파의 시도는 결국 능력주의만을 강화시킨 결과를 낳았다. 능력주의를 통해 선택된 부유한 유력자들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자신들의 트구건을 영구화하고 전문직업인 계급은 자신들의 유리함을 이용해 이를 자녀에게 물려줄 방법을 찾아내며 이는 매우 성공적이다. 실제로 한국을 포함한 서구 전체사회에서 부와 지위, 학력의 대물림은 세습귀족 만큼은 아니어도 상당히 세습되고 있다. 결국 능력주의가 세습귀족제로 탈바꿈화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능력주의는 매우 옳지 못하다. 우선 내가 가진 재능은 사실 나 자신의 노력보다는 행운의 결과에 가깝다. 내가 가진 재능은 유전, 그것도 우연한 행운에 의한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선수는 매우 열심히 노력하겠지만 반드시 그가 세계에서 최고로 노력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인 수많은 선수들이 타고난 재능이 부족해 그를 이길수 없다. 또한 재능이라는 것은 사실 매우 측정하기 어려운 것이다. 능력주의는 타당성이 높은 방법이건 한국처럼 타당성이 매우 낮은 방법이건 일종의 허들을 넘어서서 인정받아야 하는데 이것이 완벽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실제로 세계최고 프로구단의 스카우터들도 잘못된 영입을 매우 많이 하며, 유수의 기업이나 대학 역시 잘못된 인재를 많이 뽑으며 뛰어난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 대단한 아이유가 한국의 한 대형기획사에 뽑히지 못한 것은 유명한 예다. 

 그리고 재능은 그 재능을 후하게 보상하는 사회에 철저히 의존한다. 최고의 축구 재능을 가진 천재는 지금의 시대에선 엄청난 부와 명예를 쌓을 수 있다. 하지만 그가 프로축구와 월드컵이 존재하진 않는 시대에 살았다면 그저 발힘과 달리기가 빠른 사람 정도로 끝났을 것이다. 또한 동시대에 살았더라도 그의 축구재능을 이끌어줄만한 스포츠 체계가 잡히지 않은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역시 빛을 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천부적 행운과 사회적 배경이라는 우연에 의존하는 재능에 의한 능력주의는 쌍방향적 폭력을 낳기도 한다. 우선 능력주의는 금과옥조인 우리는 개인으로서 우리 운명의 책임자다라는 도덕률을 낳는다. 때문에 패배자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되며 극심한 사기저하와 더불어 굴욕감을 갖게 된다. 반면 승자는 자신의 가치를 계속해서 입증해야 하기에 불안증, 완벽 강박주의 ,능력주의적 오만을 갖게 된다. 

 센델은 이런 능력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책 말미에 제시한다. 신자유주의로의 전환 이후 세계는 시민에 대한 생산자 복지보다는 소비자 복지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소비자 복지에서  공동선은 소비자 부의 극대화로 즉 경제성장이다. 때문에 보다 싸게 생산할 수 있는 곳으로 마구잡이로 외주화가 이뤄지며 경제는 개방되고, 이로 인해 저학력층 위주로 실직과 임금정체가 이어졌다. 실제 저학력 계층은 이 기간 중 구매력의 저하도 겪었지만 생산자로서의 지위 상실이 그들의 가장 큰 시련이었다. 시민적 개념의 관점에서 인간이 경제적으로 수행하는 가장 큰 역할은 소비자보다는 생산자 역할이므로 센델은 경제규모의 극대화에서 일의 존엄과 사회적 응집에 친화적인 노동시장 중심으로의 관점 이동을 촉진한다. 

 또 다른 해결책은 사회지도층, 즉 정치부분 대표의 선발 방식 변화다. 지금은 투표에 의해 대표를 선출하고 있으나 말이 선출이지 한국을 비롯한 서구사회에서 선출가능성이 있는 계층은 능력주의의 관문을 통과한 승리자들 뿐이다. 실제 2차대전 기간 중 영국이나 미국의 선출직이나 정치인들은 비대졸자 및 저학력 계층들이 과반수 이상이었다. 하지만 현재 선출직 중 저학력 계층 출신은 매우 극소수에 불과하다. 때문에 지금의 선출직들은 대다수 능력주의 소외자들의 정치적 문제나 욕구에 무관심하며 이를 해결할 의지가 부족하다. 이는 민주주의의 파괴로 이어졌으며 정치적 무관심 및 세계각국에서 극우정치가 다시 들어서는 계기를 주고 말았다. 때문에 센델은 추첨에 의한 선발을 주장한다. 정치에 있어 필요한 것은 확실하지도 않은 재능에 의한 능력이 아닌 도덕적 인성과 통찰력이기 때문이다. 이는 표준화된 시험이나 명문대 출신이라고 해서 보장받는 것이 아니다. 센델은 오히려 과거 정치계층의 학력이 낮았을 때 정치적으로 옳은 선택이 이뤄졌으며 갈수록 고학력층으로 이뤄진 지금의 선출직들이 점점 무능한 결정을 내리는 사례를 들고 있다. 

 센델은 능력주의가 천부적 행운과 사회적 우연,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성공이 다른 사람에 의해 철저히 빚지고 있다는 것을 능력주의의 통과자들이 깨달을 때 겸손함과 부끄러움 공동선에 대한 의식을 가질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그렇다. 내가 성공적인 앱을 개발해 부를 갖게 된다면 그것은 스마트폰을 사서 쓰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 의한 것이며, 그전에 스마트폰을 개발한 사람, 이 인터넷망을 가능하게 하며, 나라의 경제규모등 많은 사회적 요소에 의존하는 것이다. 또한 앱을 개발한 나의 재능은 천부적 우연에 의한 것이며, 노력과 학력을 쌓는데도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을 것이다. 능력주의의 승리자들이 인식해야하는 것은 이런 것들이다. 그리고 승자도 패자도 이런 것을 자각해야 센델의 말처럼 새로운 공동선을 향한 노력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2-11-09 15: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이달상 이관왕 추카합니다
11월 건강 잘 챙기세요 ^^

닷슈 2022-11-10 21:23   좋아요 0 | URL
스콧님은 늘 항상 이관왕이신 것 같습니다. 부럽고 축하드립니다.

서니데이 2022-11-09 15: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닷슈 2022-11-10 21:2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항상 좋은 글 써주셔서 좋습니다.

thkang1001 2022-11-09 1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이관왕에 선정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닷슈 2022-11-10 21:2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알라딘 활동량이 정말 많으십니다.
 

 올해 한국은 제법 시원했다. 덥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여름철 한낮 최고기온이 40도가 되어버린 지금의 기준에선 그렇다. 대신 비가 많이 왔다. 장마가 끝나고 닥친 8월 초의 집중 호우는 장마 이상이었다. 원래 이 시기는 비는 소나기나 태풍 뿐이고 그냥 덥기만 한 시기다. 그리고 8월말인 지금은 과도하게 서늘하다. 몇몇 지역은 8월 중 최저 기온을 찍고 있다.

  반면 유럽은 덥고 말라버렸다. 유럽은 작년에 홍수가 와서 독일의 한 마을이 침수되는 장면을 본 것이 기억나는데 올핸 정반대가 되어버렸다. 연중 일정한 강수량으로 강폭이 비교적 좁고 깊어 수운에 유리한 유럽의 배들은 이제 강 한가운데서 바닥에 닿을까 조심하며 운행하고 있다. 그래서 선적도 기존의 1/4밖에 하지 못하고 있고 운임은 당연히 4배로 올랐다. 얼마전 뉴스에서 기후가 2도 정도 올라갈 경우 강수가 늘어나는 지역과 줄어드는 지역이 나왔는데 아프리카 니제르 강 유역은 엄청나게 늘어나는 걸로 나왔고 유럽은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왔다. 사막화나 반건조 기후로의 전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문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유럽지역조차도 화력발전과 원전을 재가동하고 있다. 친환경으로 유명한 노르웨이도 기후 변화로 올해 풍력발전이 기존의 절반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내뿜는 중국과 인도는 선진국 수준의 국민소득에 도달할때까지 온실가스를 줄일 생각이 크게 없어보인다. 미중갈등이 첨예한 지금 협력은 매우 요원한 일이 되어버렸다. 세기말이 되면 세계 인구는 100억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2도 상승을 막는 일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태가 이래서인지 지구온난화를 막고 환경을 지키자는 책들도 유독 많이 나오고 있다. 적절한 비유가 아닌걸 알지만 마치 한창 경기가 불타오를때 부동산, 주식, 코인 투자 책이 쏟아지던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이런 책들을 많이 봤고 적지 않을 깨달음을 얻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걸 읽고 온난화 방지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아침 기온이 20도 정도인 오늘 같은 날씨에도 다소 습하다고 에어컨을 키는 사람이 있다.

 














 대한민국 쓰레기 시멘트의 비밀과,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는 온난화는 아니지만 환경파괴에 대한 책이다. 둘 다 산업논리를 앞세워 시민 건강과 환경을 위협하는 책이다. 한국의 시멘트는 외환위기 이후 도산하게 되었다. 환경부와 정부는 놀랍게도 이들을 회생시키기 위해 이 때부터 폐기물을 시멘트의 원료로 사용하게 허락해주었다. 폐타이어를 비롯한 온갖 화학물질과 쓰레기가 여기서 고온에 처리된다. 정부와 시멘트 기업입장에선 일석 이조다. 정부는 시멘트 기업을 살리고 골치아픈 쓰레기를 요상한 방법으로 처리하여 친환경지수를 높인다. 그리고 시멘트 기업은 저렴한 가연재료를 얻는다. 피해는 시민의 몫이다. 이런 시멘트는 아파트에 사용되어 시민, 특히 어린이의 건강을 위협한다. 화학물질은 검증되지 않은 물질이다. 이런 물질의 검증은 매우 안정적인 상황에서 하나의 물질의 안전성을 검증하며 동물실험을 한다. 당연히 문제가 많다. 우선 인간과 동물은 다르다. 그리고 하나의 물질만을 투여하기에 다른 물질과 인체내 대사작용을 통해 섞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무른다. 또한 개개인은 유전자가 달라 체질이 달라 특정인에게 괜찮은 것이 다른 사람에겐 전혀 그렇지 않다. 담배나, 술, 코로나만 봐도 그렇다. 

 죽음 없는 육식의 종말은 동물에게 가해지는 고통과 축산업이 내뿜는 온실가스의 대안으로 배양육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준다. 수소경제는 미래의 석유로서 수소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재생에너지는 전기를 생산하고 전기는 저장과 유통 수송의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남는 전기를 전기분해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데 사용하면 이는 해결된다. 미래는 재생에너지 강국이 배와 트럭에 가득 실은 수소를 판매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는 소비에 중독된 인간이 지난 세기 얼마나 자신의 풍요의 대가로 지구를 해쳤는지를 담담하게 수치로 보여준다. 저자 자신의 책임의식 때문인지 본인의 탄생연도부터 시작하는게 인상깊었고 도덕적 큰 비난보다는 정확하게 사실로 적시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파란하늘 빨간 지구는 지구 온난화의 효과를 지구 기후 변화와 지구 탄생 및 역사로부터 조망한 책이다. 현재 지구는 탄소를 먹고 있는데 일정 기점을 넘어서면 탄소를 내뿜는 형태로 바뀐다. 이를 찜통지구로 하는데 북극의 땅에서 엄청난 온실가스가 나오는걸 생각하면 된다. 이 시점이 되면 온난화는 현재 과학기술 수준으론 더이상 막을 수 없게 된다.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는 온난화 해결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이 어려움, 그리고 앞으로 해결방안을 제시한 책이다.

 이번에 본 탄소로운 식탁은 지구온난화와 관련하여 먹거리가 뿜는 탄소에 집중한 책이다. 사실 축산업과 양식업에 대한 지식은 있는 편이었지만 농업이 내뿜는 탄소에 대해서는 지식이 없던 편이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유용한 책이었다. 저자가 보기에 먹거리 산업은 기후 변화의 최대 피해자이자 가해자이다. 기후변화로 생산량이 위협받는 동시에 그 기후변화를 야기한 탄소를 마구 배출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이 책에 더욱 주목해야하는 것은 우리가 무척이나 탄소로운 식탁을 즐기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해산물 섭취 세계 1위, 돼지 고기 소비 세계 2위, 쇠고기 소비 아시아 1위에 해당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축산업 종사자만 9만에 달하며 이와 관련한 각종 가공업 및 고깃집까지 생각하면 관련 종사자의 수는 그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다. 이는 한국인이 무척이나 탄소로운 식탁을 즐기고 그와 관련한 이익관계자도 무척이나 많아 전환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농업은 생각보다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데 이는 세계의 농업 산업이 화학 비료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땅에 투입되는 비료의 양은 나날이 증가하는데 한국은 비료 투입량이 매우 세계적인 수준이다. 헥타르당 134kg을 쓰는데 세계 평균은 그 절반인 70kg정도다. 식물은 이 비료를 모두 먹지 못하고 절반 이상이 토양에 잔류하거나 물에 씻겨 내려가는데 이로 인해 강에 부영양화가 일어나고 결과는 녹조라떼다. 질소비료는 암모니아가 주 재료다. 암모니아 합성에는 400-500도의 고온, 150-300기압의 환경이 필요한데 이런 환경을 만드는데 당연히 화석연료가 많이 사용된다. 암모니아의 합성을 위해서는 수소가 필요한데 물을 통한 전기분해보다는 천연가스에서 얻어내는게 경제적이다 보니 이 방법이 주류다. 문제는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빼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점니다. 그렇다보니 세계적으로 암모니아의 제조에 총 에너지의 2%가 사용되고 총 이산화탄소 배출의 1.2%가 발생한다. 제법 큰 규모가 아닐 수 없다.

 경작 농법도 탄소를 배출한다. 상식적으로 농사짓기전 가정 먼저 하는 일이 땅을 깊게 갈아 엎는 일이다. 잡초제거도 하고, 땅을 부드럽게 해 농작물이 잘 자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땅에 숨겨져 있던 탄소가 공기중으로 배출된다. 땅에는 오랜 세월 식물이 자랐고 그 식물이 사체가 되어 땅속으로 들어가며 토양엔 탄소가 흡수된다. 사막은 식물이 거의 없기에 토양내 탄소가 거의 없다. 열대는 식물이 많아 축적량이 크나 역시 식물이 많아 흡수량도 많아 상쇄되는 편이다. 다만 고위도의 경우 기온이 낮아 미생물의 활동적 적어 분해가 천천히 이뤄져 토양내 탄소가 많이 쌓이게 된다. 그렇다 보니 중위도 고위도에서는 토양내 탄소가 많이 쌓여있고 그래서 갈아 엎으면 탄소가 공기중으로 배출되어 온난화를 일으킨다. 토양내 탄소 비축량은 엄청나다. 1조5천억에서 1조6천억톤이 흡수되어 있는데 이는 대기 중 탄소량의 2배, 지구 상 살아있는 동식물이 흡수한 탄소량의 무려 4배다. 한국은 벼농사를 위해 물에 논을 대는데 물을 대면 산소가 부족한 혐기성 환경이 구축되어 혐기성 미생물에 의한 메탄이 발생한다. 그래서 한국의 논은 소보다 무려 40%나 많은 메탄을 배출한다. 

 농업에 농약도 문제다. 과거 작물은 잡초와의 경쟁을 위해 키가 큰 품종이 선호되었다. 긴 줄기는 건축의 재료와 사용으로 사용되는 선순환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키가 크고 낟알이 많으면 쓰러지는 문제가 발생하다보니 지금은 키가 작으면서도 낟알이 많은 품종으로 개량되었다. 잡초와 다시 경쟁하게 되어 제초제가 사용디었고 이 농약을 만드는데 많은 에너지가 투입된다. 이 역시 탄소를 배출하게 되는 것이다. 

 정리하면 땅을 갈아엎는 지금의 경종 농업은 땅을 갈아 엎을 때, 그리고 논에 물을 댈 때, 비료를 생산할 때, 비료를 뿌려서 토양과 강을 오염시킬 때, 농약을 만들 때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무려 5단계인 것이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땅을 갈아 엎지 않고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는 친환경 농업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유기농 및 친환경 농업을 늘지 않고 오히려 쇠퇴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소비자와 판매자가 영양분 및 기능과 상관없이 예쁜 농산물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국의 농산물을 노지재배보다는 탄소를 마구 내뿜는 시설 농업에 대한 집중이 심해지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가격의 불안정성이다. 놀랍게도 농산물을 판매자가 가격을 정하지 못하는 거의 유일한 상품이다. 농산물의 가격을 철저히 도매업체에 의해 경매로 이뤄지고 사실상 경매가 아닌 가격을 도매업체가 일방적으로 정하고 이를 농민이 받아들이는 형식이다 보니 가격이 극히 불안정하다. 심지어 수요 공급 뿐만 아니라 매수 업체에 따라서도 가격은 심하게는 10배 이상이 차이가 난다. 그래서 한국의 친환경 농업은 학교급식과 생협이 전부라 할 수 있다.

 대안 농법으로는 논밭을 갈아 엎지 않는 태평 농법이 있다. 기존 벼농사는 3월에 땅을 10-15cm깊이로 파고 뒤집은 후 해충제, 제초제를 살포하고 날이 더워지면 물을 대고 모내기 후, 틈틈이 해충을 방제하고 수확하는 형식이다. 반면 태평 농법은 가을에 보리나 밀을 파종하고 5-6월에 수확할 때 땅에 이미 보리, 밀의 재배로 호기성 미생물이 가득한 상태로 땅이 딱딱하지 않고 부슬부슬해진다. 그래서 땅을 갈 필요가 없이 씨를 바로 파종하며 수확한 보리와 밀 짚을 그대로 두어 자연비료이자 제초효과를 낸다. 그리고 짚 사이로 물이 고이기에 물을 댈 필요가 없어진다. 

 이런 무경운 건답직파 농법은 기존 경운 이앙농법에 비해 메탄 발생이 23%에 불과하다. 다만 수확량이 다소 적어지며 특히, 농법은 전환하는 초창기에 수확량이 급감하는 문제가 있다. 땅과 농부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초창기엔 잡초가 다소 많이 자라 벼와 잡초를 구분하는데 노동력이 들기도 하다. 다만 적응되면 물대기, 농약살포, 비료살포, 제초의 필요성이 적어져 광대한 농지를 적은 노동력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어 다소 간의 수확량 감소를 모두 만회할 수 있으며 친환경 농산물인 만큼 가격경쟁력도 있다. 

 책은 수직 농업도 비판한다. 수직 농업은 공장식 농업으로 땅이 아닌 온도와 습도, 밝기가 조절되는 공장식 환경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미래 농업이다. 하지만 수직 농업의 경우 온도와 습도, 밝기 조절을 위해 투입되는 에너지가 막대하며 이는 역시 탄소를 배출한다 .수직 농업은 환경의 조절로 농작물의 생육이 빠르고 생산량이 높다. 노지의 무려 40-50배 수준이다. 하지만 시설비가 비싸고 에어컨을 연간 가동해야한다. 이는 항상 LED가 켜있어 실내 기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내라 농약은 쓰지 않으나 흙이 없기에 더 대량의 비료를 투입해야 한다. 그리고 외부와 대기가 차단되어 있어 필연적으로 이산화탄소가 모자라 오히려 공급을 해줘야 한다. 즉, 수직 농업은 엄청난 생산량에도 불구하고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꼭 그렇진 않다는 생각이다. 우선 기후변화의 시기에 실내 운영으로 안정적 생산량을 유지하는 수직농업은 기후 변화의 시기에 피할수 없는 현실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수직 농업 자체는 탄소를 많이 배출하지만 수직 농장을 5층으로 구축하면 당연히 4배의 땅이 녹지로 돌아가 탄소를 흡수하는 효과를 내게 된다. 그리고 가까운 시일 내에 수소와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에너지 네트워크가 구축된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질 거란 생각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2-09-08 0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당선 축하드려요. 추석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
 

 2022년엔 근무지를 옮겼다. 소규모 조직에서 큰 조직으로 옮기다 보니 이러저런 의견 조율도 쉽지 않았고 의사 결정도 복잡했다. 다만 일을 나눠하니 편한 점이 있긴 했다. 하여튼 상반기에 읽은 도서의 수가 줄었다는 것은 일이 그만큼 더 어려웠다는 확실한 반증이다. 7월까지 간신히 50권을 읽었다. 다년 간의 경험으로 나의 지적 한계와 시간적 여유, 에너지, 독서에 대한 의지의 총합은 연간 100권 정도의 독서량이다. 7월까지 50권이니 올해는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 상대적으로 읽기 쉬운 문학을 덜 읽은 탓도 있어 보인다. 


인문철학[6권] 

자유론, 지리기술제도,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후불제 민주주의, BTS와 철학하기, 무엇이 옳은가


미래[5권]

트렌트코리아2022, 세계미래보고서2022, 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 NFT 사용 설명서, 수소경제


과학[11권]

생명이란 무엇인가, 암흑물질과 공룡, 열두 발자국, 모든 순간의 물리학, 엔트로피, 동물은 어떻게 슬퍼하는가?, 비만의 종말, 파란하늘 빨간지구,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애니멀 카인드,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문학[2권]

클레이의 다리, 소마


교육[11권]

로컬에듀, 포노사피엔스를 위한 진로교육, 어린 시민, 미래교육의 불편한 진실, 상처받은 아이는 외로운 어른이 된다. 트라이앵글의 심리, 우리는 청소년 시민입니다, 초등6년 글쓰기 캠프,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 2025 미래교육 대전환, 교실 속으로 간 이해중심 통합교육과정, 


사회[3권]

생명가격표, 좌우파 사전, 언론혐오사회, 


역사[6권]

중앙아시아사, 대한민국의 설계자들, 폭격기의 달이 뜨면, 역사의 역사, 유라시아 역사기행, 첨단*유산, 


경제[1권]

잠깐 애덤스미스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예술[3권]

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1, 반고흐 예술의 편지1-2권, 


지리[1권]

지리의 힘 2


경영투자[1권]

나는 대출없이 0원으로 소형아파트를 산다, 


10. 수소경제

 무분별한 온실가스 배출로 인류는 기후변화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 미중냉전과 우크라니아 전쟁, 코로나19로 인해 다소 주춤거리고 있긴 하지만 이번 세기가 재생에너지의 세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 기술발전으로 이미 채산성이 탄소에너지 보다 좋아졌기 때문이다. 전기에너지의 최대 문제인 저장문제를 수소가 해결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수소 경제의 원리와 가능성, 문제점등을 현실성 있게 집어준 책이다. 국내저자가 쓴 책이라 한국 상황에 맞게 쓰여져 더욱 좋았다.


9. 세계 미래 보고서 2022

미래보고서 시리즈를 오랜만에 보았다. 우주시대, 로봇과의 동거, 메타버스, 노화의 종말, 기후 위기의 극복, ESG를 큰 주제로 잡았다. 우주자원 채취와 우주쓰레기 수거 산업, 우주 관광산업 등이 등장한다. 로봇과의 동거는 미래로봇이 메타버스를 관리하고 사람과 섹스하고 예술작업을 하는 등 인간의 생활에 크게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한다. 인간은 유전자를 통한 개선, 컴퓨터와의 결합, 가상세계로의 진출로 사실상 죽음을 피하게 된다. SWB라는 재생에너지로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세포배양육 및 수직농업이 기후변화 해결의 핵심이 될 것으로 책은 예측한다.


8. 로컬에듀

한국은 중앙집권형 교육을 하고 있는데 로컬에듀는 여기서 벗어나 지역의 교육의 주제와 소재로 삼자는 것이다. 소위 마을교육공동체와 비슷하다. 지역 교육은 학교를 특색화하고 지역사회를 풍성하게 한다. 여기에 학교에 돌봄 및 방과후 등을 지원해 학교가 교육의 본업으로 돌아가게 하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지역, 학교, 관이 하나가 되어 하나의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도 이 체제의 큰 장점이다.




7. 암흑물질과 공룡

공룡이 유카탄 반도에 떨어진 거대한 소행성으로 인해 멸종된 것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왜 떨어졌는지에 대해선 딱히 설명이 없는데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을 그 원인으로 찾은 것이 이 책이다. 태양계는 우리 은하의 중심을 공전하데 우주는 완전 균일하지는 않으며 우리 항성계는 때론 암흐물질이 더 많아 소행성이 몰린 오르트 구름대에 섭동이 가해지는 현상을 주기적으로 겪게 된다. 이로 인해 태양계의 중심으로 소행성대가 향하게 되고 과거에 이것은 지구의 표면을 때려 우리가 금속을 손쉽게 얻게 해주었으며 가장 최근엔 공룡의 멸종의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 책의 주장이다.


6.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

요즘 우영우가 유행하며 자폐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지만 사실 원조는 영화 레인맨이다. 그리고 우영우의 자폐인은 드라마의 전개상 어쩔수 없긴 하지만 상당히 비현실적 자폐인이다. 자폐인중 극히 일부만 갖는 서번트 신드롬을 갖는데다가 의사소통 및 공감이 거의 장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자폐인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여튼 이런 자폐의 역사를 미국에서 지난 100년간 살펴본 책이다. 최초의 자폐진단, 그리고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지원을 받기 위한 지난 수십년간의 노력이 담겨 있다. 


5. 좌우파 사전

한국의 좌우파는 갈등이 매우 심하다. 좌파의 우파를 지지하면서도 그들이 무엇인지 모르는 이들이 많은데 그렇다면 이 책을 봐야할 것이다. 우파는 경제적으론 자유와 불평등을 당연시 하며 성과를 얻기 위한 공정한 게임을 강조한다. 때문엔 교육은 경쟁구도를 선호하며 법치주의를 강조하고,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고 동정하나 동등한 대상으로 보지 않으며 북한이나 성소수자 등을 부정하며 잘못된 것으로 여긴다. 반면 좌파는 협력을 강조하며 문화적 다양성과 소수자를 옹호하고 지원하며 사회적 양자를 보호하는데 주력한다. 이들은 승자와 패자가 없는 교육을 강조하며 경제적으로 분배를 옹호한다.


4. 폭격기의 달이 뜨면

2차대전 영국은 주 참가자이지만 상대적으로 독일과 미국에 비해 주목을 덜 받는 편이다. 하지만 영국이 주춤하던 미국이 참전할때까지 버텨내지 못했다면 적어도 유럽은 나치화 되었을 것이다. 당시 영국의 수장은 처칠로 그를 중심으로 그가 개전 이후 덩케르크의 실패, 그리고 공군력으 강화하여 어떻게 독일 루프트바페의 폭격에 견디며 미국의 참전을 이끌어냈는지를 서술한 책이다. 분량이 상당하지만 소설처럼 잘 읽히며 폭격의 참상에 대해 다시금 일깨워준다.



3. 생명가격표

생명은 마땅히 값으로 헤아릴 수 없으나 우린 누군가를 다치게 하거나 생명을 읽게 한 사람에 대해 보상을 치루게 해야한다. 때문에 생명을 돈으로 치는 가격표는 사실상 어느사회나 존재한다. 책은 놀랍게도 생명 자체에는 값을 매기지 않는 현실과 사회의 강자들이 약자의 생명에 대해 얼마나 가중치를 낮게 두는지를 적나라하게 지적한다. 책은 주로 미국의 사례인데 그나마 이들의 보상치는 한국보다 훨씬 높다. 



2. 지리의 힘2

지리의 힘 1권에 이어 나온 2권이다. 1권이 주요 강대국을 다뤄다면 2권은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나라들이다. 호주, 이란, 사우디, 그리스, 에디오피아 등을 다룬다. 특히, 이란과 사우디, 그리스, 에디오피아는 모두 인접한 편이라 상당히 연관성을 갖고 읽을 수 있었다. 책은 말미에 우주를 새로운 지리의 영역으로 편입하고 다루는데 지극히 당연하며 앞서가는 조치란 생각이다. 현재까지의 전쟁과 지리는 어떻게 보면 평면이었는데 우주 시대로 인해 앞으로는 3차원이 된다. 


1. 엔트로피

우주는 엔트로피로 모든 게 설명된다. 작은 점 같은 것에 엄청난 에너지와 물질이 모여있다가 극히 약간의 요동에 펴져나갔으며 역시 매우 짧은 시간에 매우 커진 후 더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이는 물질과 에너지가 질서정연한 엔트로피가 매우 낮은 상태에서 높은 상태로의 이전으로 이것이 확률적으로 더 일어나기 쉬운 상태이다. 우주의 모든 역사는 이 진행과정이며 이것이 모두 끝나는 날이 모든 것의 끝이 된다. 인간과 우리 항성계 같이 엔트로피가 낮은 고도의 것들은 이 법칙을 위협하는 것 같으나 실상은 다른 지역의 엔트로피를 더욱 높여 법칙을 위배치 않는다. 인간은 환경을 파괴하고 에너지를 무분별하게 소비하며 지구라는 닫힌계의 엔트로피를 빠르게 높이고 있다. 이는 당연히 다른 생물체를 파괴하는 일이 되며 점점더 낮은 엔트로피를 얻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한 문명의 발달과 에너지 소비가 다른 문명의 파괴 및 우주의 파괴를 앞당기는 것이라는 견해를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2-08-01 0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상반기 50권 완독👍👍
하반기까지 50권 읽으신다면
100🖑🖐
닷슈님 읽으신 목록속에 저도 완독한 책이 있네요
8월 찜통 무더위
건강 잘 챙기세요 ^^

닷슈 2022-08-01 10:52   좋아요 1 | URL
같이 읽은 책이 뭔지 궁금하긴 하네요. 100권은 아무래도 어려울 듯 합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