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비롯한 생물의 삶의 본질적 목적은 유전자 운반이라는 매우 기능적인 것이다. 유전자 운반을 위해서는 생존과 번식을 잘 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환경에 잘 적응을 해야 한다. 그래서 생물은 감정을 느낀다. 자신의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것에는 쾌감 좋은 감정을 그리고 불리한 것에는 무서워하거나 혐오하거나 싫어하는 감정을 갖는다. 감정은 본능적인 것으로 사전 프로그램 된 것이지만 어떤 것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해서는 후천적으로 학습하기도 한다. 

 생물은 자신이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환경에 둘러 싸이게 되면 당연히 좋은 감정이 넘쳐 흐르게 되며 이로 인해 행복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많은 철학자들이나 심리학자, 진화 생물학자들이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주장하는 것처럼 행복을 느끼는 것은 나의 생존과 번식에 성공적인 상태이므로 생물체의 목적이 되며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누구나 왜 사냐고 물으면 다소 간의 차이는 있어도 대답은 본질적으로 행복으로 귀결된다.

 인간에게 행복은 개인적이기도 하지만 매우 사회적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인간은 지구 상의 그 어떤 생물보다도 협력하는 종이기 때문이다. 협력은 당연히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보다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기에 선택되었고 그래서 인간은 다른 사람과 잘 협력하고 관계가 좋을 때 행복을 느낀다. 그러한 환경이 유전자 운반에 매우 좋기 때문이다. 책 '행복의 기원'은 여러 가지 행복 요건을 고찰하고 인간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좋을 때 가장 강한 행복을 느낀다고 결론 짓는다. 

 그렇다면 지금의 한국 사회는 전체적으로 행복할까? 사회 학자 오찬호는 한국 사회의 불안정성을 여러 책을 통해서 드러냈는데 책 '결혼과 육아의 사회학'에서는 한국 만큼 결혼과 육아, 교육으로 이어지는 구조에 각자 도생의 원리가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즉, 한국은 개인에게 매우 비협력적인 사회인 것이다. 한국은 이처럼 사회적인 협력이 부족해 생존과 번식이 개인에게 달린 매우 불리한 환경이기에 한국인의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준의 상태이며 출산율 역시 0.8정도로 압도적 꼴찌다. 

 이처럼 행복과 관련한 주요 문제는 사회에 자리하고 있음에도 행복을 달성하기 위한 대부분의 설파는 개인에게 집중되어 있다. 소확행이나 가심비, 워라밸 등의 용어들은 이래서 모두 힘을 잃는다. 근본적인 원인인 사회 문제는 뒤로 하고 개인적 차원에서의 해결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언제든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전쟁터의 군인에게 전쟁이란 근원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술을 마시든, 잠시 휴가를 떠나든, 동료들과 진한 전우애를 나눠도 그 모든 것들이 일시적 해결책이 불과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책 '가짜 행복 권하는 사회'는 이런 문제에 대해 심리학과 자본주의의 영합을 지적한다. 행복에 대한 생각은 크게 쾌락주의와 금욕주의로 나뉜다. 금욕주의는 종교적이거나 철학적인 것으로 과거 서양의 중세시대에는 현세의 모든 욕망을 금지하고 내세에서의 구원을 통한 즐거움을 강조했다. 그러던 것이 계몽주의 시대에 행복을 인간의 손으로 내려다 놓았고, 자본주의가 되면서부터는 돈이 곧 행복이 되었다. 

 초기 자본주의에서 생산수단이 없는 노동자들은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 시달렸다. 이는 생산성에 상당한 손실을 가져왔고 노동력의 재생산에도 문제를 초래했다. 특히 시장측면에서 수요창출에도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자본가들은 사회복지의 확충과 임금상승을 허용한다. 그리고 여기엔 사회주의의 대두라는 문제도 있었다. 하지만 구소련권의 붕괴로 신자유주의가 유일의 이데올로기가 되자 이런 측면이 약화되었다. 또한 신자유주의는 부익부 빈익빈의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켰다. 때문에 노동자들은 매우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으며 제조업 일자리의 이동과 서비스 직종으로 내몰리며 불안정성은 더욱 커지게 되었다. 서비스 직종은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기에 제조업보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 커졌다. 이처럼 불행이 매우 커져 생산성이 더욱 떨어지자 행복이나, 웰빙. 힐링 같은 말이 마구잡이로 등장하게 되었다. 사회구조는 그대로 두다 개인을 행복하게 하는 해결책을 자본주의가 제시하기 시작한 것이며 이렇게 자본주의와 심리학이 영합하게 된다.

 이처럼 주류 심리학은 행복을 사회적인 것이 아닌 개인주의 적인 것으로 은폐하는데 이는 세 가지 문제점을 야기하게 된다. 우선 행복 개념을 왜곡하여 사람들을 진정한 행복으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한다. 다음은 불행한 이들의 일을 그들 개인의 문제로 귀결시켜 불행을 그들 개인의 탓으로 만들게 한다. 마지막은 행복 경쟁을 부추긴다는 점이다. 행복 개념이 개인으로 귀결되어 사람들은 사회적, 국가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개인의 물질적 혹은 정신적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게 되며, 불행한 사람은 이런 개인적 노력이 부족한 사람이 되고, 서로 간에 더욱 행복해지기 위해 물질적으로 과시하며 실제로는 불행한데도 경쟁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행복은 실제로는 매우 사회적인 것이다. 미국 갤럽은 150개국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 행복은 다섯 가지 영역으로 분류되었다. 직업에서의 행복, 인간관계에 의한 사회적 행복, 경제적 행복, 육체적 행복, 공동체 행복이다. 그리고 이들 중 세 가지는 사회와 매우 직접적으로 관련되며 사실상 다섯 가지 모두 사회와 관련이 있다. 그래서 저자는 사회와 국가의 구조 변화가 행복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국가나 사회가 개인의 생존을 책임지고 사회가 평등할수록 행복함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책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에는 이런 부분을 책임지는 북유럽 사회의 행복함이 잘 드러난다. 

 저자는 책을 정리하며 행복은 개개인이 삶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과 매우 관련이 깊으며 인간은 이를 실현해야 만족감을 느껴 진정한 행복을 달성할 수 있음을 주장한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삶의 목적인 개인이 공동체 속에 소속되며 이 공동체를 위해 기여하는 무언가를 하는 것을 통해 타인으로부터 존중받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각 개인에게 인간의 주요 본성 중 하나로 자유가 허용되어야 한다. 이 자유는 세계 혹은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는 것으로 자신의 인생에 대한 통제력을 의미한다. 때문에 최소한의 물질이 필요한데 이는 자신의 육체적 생명을 유지하고 사회생활의 자유를 위한 정도이다. 또한 사회적 자유도 필요하다. 인간은 다른 인간에 의해 착취되고 압박당하면 자유를 잃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정권과 생산수단이 그런 상황을 만드는데 따라서 모든 사람이 정권과 생산수단을 공유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사상, 문화적 자유도 중요하다. 극단주의, 혐오주의, 차별주의, 인종주의, 개인이기주의에 빠지거나 천착하는 것은 결국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파괴하여 자기 자신의 행복과 자유를 저해한다.

 이런 자유가 국가와 사회로부터 주어질 때 사람은 다른 사람과 연대하고 창조활동을 할 수 있다. 창조활동은 개인이 자신과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무형, 유형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으로 이것의 달성을 통해 개인은 강력한 보람을 갖게 되며 이를 통해 만족감과 진정한 행복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적어도 지구상의 생명체는 생겨난 36억년 전부터 태어나고 죽음을 반복해왔다.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존재이기에 늘 왜 태어났으며, 기왕 태어났는데 어째서 죽을 수 밖에 없는지를 늘 고민한다. 이렇듯 삶과 죽음은 당연해 보이나 엄밀히 그 뜻을 정의해본 다면 생각만큼 규정짓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죽음의 정의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살아 있는 것이 생명활동을 영구적으로 멈추고 그 체조직이 사라지기 시작하면 그것이 죽음이기 때문이다. 즉, 죽음의 정의가 생명의 뜻에 의존하기에 살아 있는 것이 명확히 정의되면 죽음의 설명은 간단해진다.하지만 살아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좀 정의하는 것은 고민스럽다. 

 우주는 모든 물질과 에너지가 아주 좁은 곳에서 뭉쳐진 상태에서 아주 작은 요동으로 빅뱅이 일어나 퍼지게 되었다. 우주의 초기상태는 우주배경복사 등의 증거에 의하면 묘하게도 상당히 균일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다 빅뱅으로 매우 불균일해졌는데 다시 물질이나 에너지가 확률상 가장 경우의 수가 많아지는 가장 균일하고 무질서한 상태로 퍼져나가 엔트로피를 다시 최대로 높여놓는 것이 마치 우주의 최종 모습인 것처럼 사태가 진행되고 있다. 즉, 어찌보면 공간의 차이는 어마어마하 엔트로피 측면에서 보자면 처음 상태로 다시 돌아가는 셈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엔트로피가 최대가 되어 우주가 다시 완성되면 다시 빅뱅이 일어나는 무한 반복이 우주의 생애라고 보는 이도 있다.

 하여튼 열역학 제2법칙인 엔트로피 법칙에 의해 우주는 엔트로피가 커지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책 '암흑물질과 공룡'에서 언급된 것처럼 우주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로 가득차 있으며 이들이 뭉쳐서 상대적으로 약간 높은 중력을 보이는 것에 보이는 물질들도 뭉쳐 은하계와 항성계를 이루게 된다. 이들은 열역한 제2법칙을 어기는 것 같지만 사실 외곽 지역의 엔트로피는 자신들이 낮춘 것보다 더 높여놓기에 사실상 이 법칙을 더 잘 수행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항성계의 혹성에서 스스로의 유지를 위해 외부의 엔트로피는 높이고 자신의 엔트로피는 낮추는 존재가 생겨났으니 그것이 생명체다. 즉, 엔트로피라는 관점에서 생명체는 자신의 유지를 위해 외부의 엔트로피를 높이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생명자체의 목적과 현상에 주목하면 정의는 좀 더 세밀해진다. 폴 너스는 그의 저서 '생명이란 무엇인가'에서 생명의 요건으로 3가지를 제시한다. 번식이 가능하고, 유전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진화를 위해 그 유전체계가 다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생명이란 결국 유전자를 계속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번성 및 존속시키기 위해 그 유전자 자체나 그것을 운반하는 유기체가 자손을 이어가며 다양하게 변화하여 환경에 적응해 진화하는 존재정도가 될 것 같다. 

 그래서 죽음은 이 모든 활동이 멈추는 즉, 생명체가 유전자 전달을 위해 자신의 유지 빛 번식을 멈추는 행위가 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엔트로피를 낮춰 주변의 엔트로피를 높이는 행위가 멈추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생명의 목적은 유전자의 존속과 지속적 번영이며 이를 위해 유전자를 변형하고 그 운반자의 모습도 변이를 통해 어떤 환경에 맞게끔 변형시킨다. 제법 분명하다. 하지만 죽음의 목적은 생각할 여지가 많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은 죽음도 진화과정에서의 하나의 선택이었음을 분명히 입증한다. 즉 생명체는 존속과 더불어 죽기위해서 태어나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는 죽음이 진화상의 충분한 이점이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책 '생물은 왜 죽는가?'에서는 죽음이 갖는 진화상의 이점을 설명한다. 지구상에서 제법 진화한 생명체는 다세포생물이다.(하지만 아직도 상당수가 단세포 상태인 세균으로 남아있다.) 다세포생물의 경우 세포분열을 통해 꾸준히 세포를 주기적으로 교체하는데 이는 세포가 오래되면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 부작용은 분열과정에서의 치명적 오류 발생 가능성, 그리고 활성산소의 발생, 사이토카인의 분비다. 세포는 분열과정에서 10억분의 1정도로 아주 작은 염기 복사 오류를 일으킨다. 그리고 심지어 이를 수선하는 기능도 있다. 하지만 분열의 횟수가 길어질수록 스트레스와 거친 환경에 노출되어 오류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다세포 생물 최대의 적인 암세포로 이어질수 있다. 또한 세포는 오래되면 활성산소를 발생시키는데 이는 노화를 촉진한다. 그리고 제거되지 않은 오래된 세포는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는데 이것이 주변에 염증반응을 일으켜 주변 조직의 기능을 저하시킨다. 때문에 인체는 이런 오래된 세포를 꾸준히 제거하나 이 역시 노화, 즉 생명체가 존속을 오래함에 따라 그 기능이 저하된다. 즉, 인체는 상당기간은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나 결국에는 이 기능이 떨어져 노화가 되도록 설계된 것으로 죽음은 애초에 계획된 것이 된다.

 이는 애써 만들어내 생존한 생명체가 죽음으로써 얻는 진화상의 이점이 충분하기에 발생하는 일이다. 첫 번째는 기존 생물체가 영구히 존속한 상태에서 다음 생명체가 태어나면 지구의 자원의 한정되어 있기에 결국 모두가 존속하고 번식할만한 식량과 생활공간이 부족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부모 생명체가 죽어야만 다음 생명체가 존속하고 번식을 할 수 있다. 아마 자신들이 죽지 않는다면 부모개체는 굳이 다음 개체를 만들려고 하지 않을 것이고 그들이 태어나더라도 아마 경쟁하여 제거하려 들 것이다. 다른 이점은 생물의 진화를 위해서다. 기존 생명체가 영구히 존속하도록 설계되었따면 굳이 부모개체는 굳이 자손을 낳으려는 욕구나 기능자체가 아예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오래살고 자신이 나름 환경에 적응하더라도 부모의 형질은 결국 변하지 않으므로 급변하는 환경에 대한 대응력은 당연히 떨어질 것이고 종이 끝나버릴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또한 변이를 일으키기 위한 자손도 없으니 당연히 해당 종에서는 진화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즉, 종이 멸종하기 쉬워지는 것이다. 때문에 진화를 위해 죽음은 선택된 것이다. 

 노화는 죽음이 설계된 생명체가 탄생에서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노화는 신체의 기능들이 점점 떨어져서 결국 기능하지 않게 되는 과정이다. 세포는 분열할 때마다 염색체의 말단 부분인 텔로미어가 점점 줄어든다. DNA는 상보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복제가 일어나는 과정에서 한 부분은 순방향이 되고 자연히 상보적이라서 반대쪽 부분은 역방향이다. 희안하게도 복제의 방향은 정해져 있어 역방향 부분을 복제하는 경우 매우 짧은 부분마다 순방향으로 복제에 사슬처럼 연결해서 붙여야 한다. 때문에 염색체 말단까지 복제가 일어날 경우 이 부분에 짧은 사슬을 넣기가 어려워져 복제가 되지 않아 없어지는데 그래서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이다. 이것이 반복되면 결국 염색체가 짧아져 기능하지 않을 수 있는데 그래서 개체가 건강할 땐 이 부분에 대한 수리가 일어난다. 하지만 결국 나이가 들면 이 기능이 떨어져 점점 신체기능이 약화된다. 

 인간에게 노화와 관련한 유전자는 크게 세 가지가 알려져있다. GPR1, FOB1, SIR2다. GPR1은 당센서로 당이 세포주변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으로 세포는 당을 이용할 준비를 하게 된다. 이것이 망가지면 세포는 외부 영양분을 잘 쓰지 못하게 되는데 이상하게도 이러면 세포는 발육이 줄고 크기도 줄지만 수명은 늘어난다. 책 노화의 종말에서는 영양분이 줄경우 세포의 수명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영양분의 결핍은 번식을 위한 주변 환경이 좋지 못함을 의미하고 번식을 미루기 위해 수명이 늘어나는 것으로 설명한다. 실제 영양분 부족, 추위, 가혹한 신체적 고통(운동)은 개체의 수명을 늘려준다. FOB1은 망가지면 수명이 무려 60%가 늘어나며, SIR2는 유전자 수선과 관련한 거승로 이것이 망가지면 수명이 50%나 감소한다. 물론 이는 효모의 경우라 사람에게 일괄 적용하기는 힘들다.

 정리하면 생명은 지구상에서 우연히 생겨난 화학물질이며 이것이 RNA등의 구조를 갖추며 복제에 능해졌다. 그리고 세포를 형성하여 자신의 복제를 더욱 활발히 하게 되었고 세포가 집단을 이뤄 다양한 기능을 갖춘 생명체를 형성했다.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이 생명체는 우주의 방향과 다르게 엔트로피는 적극적으로 낮춘다. 하지만 주변의 엔트로피를 더욱 높이기에 전체적으로 열역학 2법칙을 위해하지는 않는다. 생명체의 목적인 유전자의 번성으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변이를 일으켜 진화를 하고, 생명체는 그 목적만큼만 살아 다음 세대의 진화를 위해 죽게끔 설게 되었다. 그리고 이 죽음을 서서히 일으키는 과정이 노화인 것이다.  

 인간이 노화를 정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인공지능이 과학기술을 연구하게 되면 신약개발과 유전자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이 노화를 극복할지도 모른다. 혹은 신체의 상당부분을 기계와 결합하여 오래도록 존속할 수 도 있으며 가상세계에 의식을 올리는 것이 가능해지면 거기서 영구히 살아갈 수도 있다. 어떤 부분이 되었던 죽음의 정지는 곧 생물학적으로는 진화의 정지를 의미하게 된다. 하지만 과학기술로 자신의 적응도를 계속 높인다면 유전자가 계속 존속되므로 이 또한 다른 의미의 진화라고 볼 수 있을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 중 추리 소설과 과학 소설을 조금 보는 편이다. 그 중 재밌고 읽기도 상대적으로 쉬우며 과학이 관심이 좀 있어서 SF 소설은 상대적으로 더 본 것 같은 느낌이다. 얼마 전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가 새로 나와 보게 되었다. 테드 창은 유명한 작가인데 그 전에 읽었던 '숨'은 생각만 큼 인상적이진 않았다.

 읽은 과학소설 중 최고봉은 단연 '삼체'다. 중국 작가 류츠신의 책으로 제목이 삼체라 그런지 총 3권인데다가 1에서 3권으로 갈수록 더욱 두꺼워진다. 각 권은 이어지는 내용이지만 중심인물이 마치 세대교체하듯 모두 다르며 전혀 다른 세계의 이야기처럼 펼쳐진다.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삼체행성이 지구 문명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지구를 차지하기 위해 오는 이야기로 그들이 오게된 경위와 오는 과정에서 자신들보다 잠재력이 높은 지구 문명의 발전을 저해하기 위한 공작 등이 매우 재밌게 펼쳐진다. 결국 지구는 이들에게 당하게 되는데 그 가정도 자못 흥미롭다.

 '멀리가는 이야기'는 한국 작가의 책으로 과학소설을 읽기 시작한 무렵 막 읽어서 무척 인상적이었다. 광속으로 여행하며 어떤 문명엔 유전자 단계부터 자신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기제를 넣어놓기도 하며 몸에 나노머신이 있어 웬만한 치명상엔 죽지도 않는 사람의 이야기, 인간의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되어 인간의 육신을 초월해 인공지능과 결합해 영생을 누릴 단계에서 자녀는 그러한 삶은 선택하고 부모는 인간으로써 죽는 이야기, 그리고 그것을 자녀는 받아드리지 못하는 이야기 등이 기억에 남는다. 

 역시 한국 작품으로 김초월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수 없다면'과 '지구 끝의 온실'도 좋았다. 사실 장편인 지구온실 보단 빛의 속도가 더 좋았는데 단편집이어서 그런지 기발한 이야기들의 엮임과 과학소설이지만 그걸 소재로 인간의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부분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쿼런틴'은 최근 읽은 것으로 나온지 오래되었지만 역시 소재는 매우 창의적이다. 양자역학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며 인간이 관측하기 시작하면 확률이 무너지고 대상이 고정되는 매우 당연하면서도 이상한 사실이 오직 인간에게만 가능한 것이란 생각에서 소설은 출발한다. 때문에 인간의 과학기술이 발전해 우주의 관측 범위가 넓어질 수록 우주는 다양하고 혼재된 세계에서 하나의 고정된 대상만 남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한 외계문명이 태양계를 둘러싼 거대한 막을 쳐서 제목처럼 인간을 '격리'시켜 버린다.

 '멸망' 3부작 시리즈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의 추천으로 보게 되었다. 모든 것이 불에 타고 모든 것이 크리스털로 결정화되고, 모든 것이 물에 잠겨 세계가 각각 멸망으로 향하는 3가지 책이다. 제목은 시리즈 느낌이 드나 사실 전혀 연결되지 않고 각각의 책이 모두 독립적이다. 이 중 가장 재미난 것은 물 시리즈로 오래전 나온 책임에도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구가 상당 부문 수몰되고 기온이 크게 올라 극지방에서 밖에는 살 수 없는 인간의 모습이 등장한다. 사람들은 낮이 너무 뜨거워 기온이 겨우 30도 정도인 새벽이나 아침에만 일하는데 한 낮엔 온도가 거의 50-60도까지 올라간다. 그리고 그 지역이 런던이란게 기막힌 설정이다.  

 사람들은 뭔가가 현격히 다른 수준을 보이면 흔히 차원이 다르단 말을 많이 한다. 이 말을 가장 잘 보여주는게 소설 '플랫 랜드'다. 제목처럼 이차원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3차원이 얼마나 대단한 존쟁임을 보여준다. 이차원 세계가 있는데 한 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다면 모든 것들이 그 쪽으로 쏠리는 힘을 받게 된다. 이들은 이걸 중력처럼 받아들인다. 이차원엔 오각형도 삼각형도 원도, 사각형도 있다. 사람들은 정면만을 볼 수 있기에 이들을 모두 비슷하게 바라본다. 하지만 이차원에서도 이들의 다른 모습을 어렴풋이 여긴다. 3차원에선 이차원 도화지의 어느 곳이나 순식간에 갈 수 있다. 또한 이차원을 구부려 서로 만나게 할 수도 있다. 이들에게 이것은 마치 웜홀 같은 일이다. 하여튼 오래되었음에도 정말 재미난 설정의 책이었다. 4차원 세계의 외계인이 있다면 우리 인간은 플랫랜드 사람들 같은 것이다.

 '더 로드'는 크리스천 베일 주연으로 영화화 된적도 있는 작품이다. 아마도 핵전쟁이나 소행성 충돌 혹은 거대 화산 분출 같은 거대한 불로 인해 세계는 망해버린다. 인간들은 초기 잘 모이기도 했지만 결국 야만화한다. 약탈자들이 곳곳에 산재하고 이 와중에 주인공 부부는 아이를 낳는다. 엄마는 견딜 수 없는 현실에 세상을 등져 버리고 아버지 홀로 이 아이를 키워 나간다. 영화에선 벙커, 소설에선 한 주택에서 아들과 아버지가 모처럼 괜찮은 비상식량을 얻어 만찬을 즐기며 잠시만의 평안을 누리고 그 와중에 이들을 노리는 약탈자들의 모습이 긴장감이 넘친다. 

 '숨'은 마치 증기기관 처럼 인간의 뇌와 인지가 기압에 의해 유지되는 세계를 묘사한다. 그런데 인지능력이 저하되는 사람이 곳곳에 나타나기 시작하고 조사 결과 이는 대기압이 점차 변화하기 때문으로 밝혀진다. 인간 내외부의 기압차가 사라지면 공기의 흐름은 멈추고 인간의 뇌도 멈춰 결국 세계는 지적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이고 만 것이다. 

 '종이 동물원'은 여러 단편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야기들이 전체적으로 기발하고 매우 재밌으며 과학소설로의 장점도 놓치지 않으면서 인간적인 부분을 잘 후벼판다. 최근 시류와 맞물려 기억에 남는 부분은 먼 미래 과거로의 여행이 가능해지며 인류 역사상 일어났던 잔혹한 학살이나 전쟁범죄등에 대한 확인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역사를 부정하던 가해국가들은 초기 충격을 받지만 곧 이조차도 부인하는 놀라운 정신승리를 보여준다. 일본과 한국 보수층의 만행을 보고 있으면 가끔 그들의 머리에 그들 조상이 친일했거나 조선인을 학살하고 괴롭히는 모습을 재생시켜 주고 싶다는 충동에 빠지는데 소설을 보다보니 어쩌면 이조차 소용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sf의 힘'은 과학소설 자체는 아니지만 인공지능, 외계인등 과학기술에 대한 인간의 논의를 전개시키며 이들을 다룬 과학소설을 소개하고 등장시키며 인간의 생각을 조망한다. 한국 작가가 쓴 책인데 많은 과학소설을 추천 받을 수 있고 이런 시도 자체가 독특하고 인상깊었다.

 마지막은 이번에 본 책인 '당신 인생의 이야기'다. 역시 과학소설 단편 모음집으로 바벨탑을 다룬 이야기, 강화 인간 이야기 등이 있다. 인상 깊은 에피소드는 칼리란 도구에 관한 책이다. 이는 인간 뇌 신경 일부를 마비시켜 상대방의 외모에 대한 성적 반응을 사실상 제거하는 것이다. 그래서 칼리를 장착한 인간은 어떤 외모를 보아도 어떤 감흥이 없고 철저히 상대방의 내적인 면에 의해 이끌리게 된다. 그래서 외모가 출중한 영화배우, 탤런트, 모델등을 보아도 감흥이 없다. 일부는 칼리를 중단하고 이런 것을 느끼며 처음으로 자신의 외모가 어떤지에 대해 신경쓰게 된다. 

 과학소설을 늘 읽어도 어려지만 재밌고 술술 읽힌다. 소설에 따라 과학적인 부분에 더욱 신경을 써서 그것 자체가 주제인 경우도 있으며 과학은 그저 외피이고 인간적인 이야기에 치중하는 것들도 있다. 모두 재밌고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더 많은 양질의 과학 소설이 한국에서도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처드 도킨스는 무려 1970년대에 그간의 진화론을 대중적으로 집대성하여 이기적 유전자를 펴냈다. 여기서 처음으로 밈의 개념을 등장시켰고, 무엇보다도 진화를 유전자의 측면에서 쉽게 풀어 설명한 것이 화두였다. 이기적 유전자는 유전자가 자신의 번성(지속적 복제)을 위하여 그것을 담아내는 유기체를 만들어내었고, 그 유기체가 유전자를 번성시키는 방법은 자신이 번식할 때까지 충분히 생존하고, 이후 성공적으로 번식하는데 성공하여 자신안에 갇혀있는 유전자를 다음세대로 존속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진화란 이런 이기적 의도를 가진 유전자가 성공적으로 번성하도록 유기체가 적합도가 높은 방향으로 변화해나가는 것이었다. 

 이처럼 진화에서 유전자는 자신의 번성만을 당연히 생각하기 무척이나 이기적으로만 느껴지며 다른 유전자 및 그것을 담아내는 개체들과 경쟁만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세계는 복잡하며 오로지 자신에게만 속하는 이득은 존재하기 어렵다. 때론 아니 상당히 많은 경우에 다른 유전자 및 개체와의 협력은 나 자신만의 번성이라는 유전자의 이기적 의도를 보다 경쟁할 때보다 더욱 성공적으로 이끌어주게 된다. 때문에 유전자 및 세포, 개체들은 경쟁만큼이나 오랫동안 협력을 해왔다. 그렇기에 애초에 인간은 협력적인 존재이며 타고난 선한 존재라는게 책 '휴먼 카인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에 등장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인간만이 갖고 있는 도덕이라는 도구는 인간사회의 성공적 협력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협력을 위한 내적기제들이 사회문화와 복잡하게 얽히며 진화 및 문화의 발달과정에서 얻게 된 발명품으로 보인다. 

 이처럼 인간은 진화로 얻은 적응기제로 협력과 경쟁이라는 심리 요소 및 육체적 특질,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갖고 있으며, 이는 환경 및 문화와 타고난 조건에 따라 상당한 변주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조지 레이코프는 진보와 보수로 갈리는 지금의 사회에서 보수는 세상을 경쟁의 장이자 선과 악의 이분법적으로 보며, 승자와 패자를 평등하게 보지 않는 성향의 부모 밑에서 자라는 사람들이 갖는 성향이며, 진보는 세상을 평등과 모험의 장으로 보고, 세계를 유연하고 답이 없는 곳으로 보는 개방적 부모밑에서 자라나는 사람들에게 많이 생겨남을 주장했다. 이는 경쟁적 성향과 협력적 성향의 부모로 대응될 수 있으며 결국 인간의 진보적 성향과 보수적 성향도 진화과정에서 얻게 된 협력과 경쟁에 대해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느냐로 파악할 수 있는 문제로 보인다. 최근 인간사회는 자본주의 및 여러 세계적 위기의 심화로 협력보다는 경쟁으로 치닫고 있으며 소득의 감소로 인한 실존적 위기로 인해 서로 간에 장벽을 쳐가는 종족주의의 편협한 시대로 치닫고 있는데 이를 지적한 것이 팀 마샬의 장벽의 시대다.

 이번에 읽은 책 협력의 시대는 어떻게 보면 이런 내용들의 집대성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책은 인간이 어떻게 다른 종과는 질적으로 다른 협력을 하게 되었고, 최근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위기가 우리의 협력을 저해하기에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협력을 고안해야한다는 주장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책으로 들어가보자.

 인간은 사실 그 존재자체만으로 매우 협력적인 존재다. 왜냐하면 인간의 몸은 무려 37조개의 세포로 이뤄져 있으며 그 세포들이 모두 협력을 하고 있고, 그 내부의 유전자들도 모두 협력하며 생명을 이뤄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세포 생물의 역사가 무척이나 오래되었기에 이런 협력은 매우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이렇게 여러 부분이 복잡하게 모여 하나의 개체로 결합하려면 사실 모든 부분의 이해관계가 들어맞아야 한다. 그리고 그 이해관계는 바로 근연성이며 최고로 근연성을 높이는 방법은 복제다. 때문에 다세포 생물의 모든 세포는 유전자가 같다. 하지만 조금더 안으로 들어가 유전자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유성생식을 하는 다세포 생물은 생식세포가 감수분열을 한다. 즉, 자신이 다음세대로 이어지는 생식세포에 들어갈 확률이 50%라는 것이다. 때문에 몇몇 유전자는 자신만의 번성을 위해 이기적 행동을 한다.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는 모계로만 전승되는데 따라서 이 유전자에게 인간 남성을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는 모계에는 유리하지만 남성에게는 불리한 증상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레비 유전 시신경 병증이 그것이다. 이는 유전자 변이로 시력을 읽는 증상으로 남성에게만 발현된다.

 어떤 유전자는 감수분열 전 자신을 미리 복제하여 모든 염색체에 숨어드는 꼼수를 쓰며, 다른 유전자는 조용한 암살자가 되어 자신이 포함되지 않은 생식세포를 제거해보린다. 이는 정자와 난자의 수를 줄여 난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유전자들은 결집하여 이런 부정행위를 감시하고 막는다. 한 몸의 개체안에서도 협력과 이를 방해하는 경쟁이 상존하는 것이다.

 개체들간의 협력은 집단수준에서 이뤄진다. 실험에서 단세포 조류가 있는 곳에 단세포 포식자를 넣으면 단세포 조류들끼리 뭉치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는 포식을 피하기 위한 행동으로 먹이감들이 뭉치게 되면 포식될 확륙이 뭉친 수만큼 줄어들게된다. 때문에 아마도 최초의 다세포의 결집은 포식을 피하기 위함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여튼 가장 손쉬운 개체간의 협력은 높은 근연도를 자랑하는 가족간의 협력이다. 인간의 짝짓기는 남여의 신체구조차이와 고환의 크기를 미뤄볼때 일부일처를 오랜기간 고수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완전한 일부일처는 아니며 사별이나 여러 이유등으로 새로운 만남이 허용되는 순차일부일처제이다. 이 경우 필연적으로 남여의 적합도가 완전 일치하지 않아 양육에 있어 불협화음이 발생한다. 때문에 인간 남여는 양육에 있어 헌신도에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자신의 자식임을 확신할 수 있는 모계는 양육에 헌신적인 반면 부계를 그렇지 않다. 다만 이런 경향은 문화적인 차이를 보이기도 하며 환경에 의해 달라지기 한다. 성비가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여성이 많은 경우 남성은 육아에 거의 헌신하지 않으며 새로운 짝짓기 기회를 노린다. 반면 남성이 많은 경우 여성을 지켜 후세를 확실히 하기 위해 육아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를 조절하는 호르몬은 테스토스테론인데 이것이 높으면 육아에 집중하지 않고 낮음녀 집중한다. 

 남여갈등은 태아의 몸속에서도 일어난다. 태아는 모체에게서 얼마나 많은 영양분을 쥐어 짜내는지에 대해 모계 유전자와 부계 유전자가 갈등한다. 동물의 태반은 두 종류로 상피융모막 태반과 혈융모태반이 있다. 상피융모막 태반은 태반 조직이 자궁상피와 분명한 경계를 이루는 반면 혈 융모태반은 태반세포가 자궁벽을 지나 모체의 혈관에 파고든다. 그래서 인간은 태반이 영양공급에 주도권이 지닌다. 태반에서 만들어지는 태반성 락도겐은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한다. 그 결과 임산부의 혈당이 올라가고 혈당흡수능력이 떨어지며 그 결과 태아는 더 많은 혈당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다른 호르몬은 모체의 혈압으로 높여 태아의 영양흡수를 높인다. 즉, 모체는 태반으로 인해 심각한 임신증후군은 고혈압과 당뇨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여기에 태반세포에 대해 침투를 허용하는 쪽으로 인간의 신체가 진화하면서 전이암에도 취약해졌다. 실제로 태반의 침투성이 적은 종일 수록 전이암이 낮게 나타났다. 반면 인간은 한 장기에 암이 발생하면 다른 부위로 암이 쉽게 전이된다. 

 인간의 협력은 가족을 넘어서도 이뤄진다. 사실 그렇기에 인간은 지금 수준의 문명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인간의 협력은 단순한 상호호례를 넘어선다. 자신이 가까운 시일내에 보답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도 인간은 협력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성향을 지닌다. 이런 인간의 협력 경향을 상호의존이라 한다. 상호의존은 개체의 이익이 동료의 건강에 달려있어 설사 도움을 보답받지 못하더라도 동료에 투자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즉, 나의 소속 집단의 구성원이라면 그의 안녕이 소식집단의 안녕에 기여하고 그것이 나의 적합도 상승으로 이어지기에 이런 수준의 협력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협력 이외에도 당연히 자신만의 안녕이라는 이기적 동기도 갖고 있기에 추가적 도구가 필요한데 이것이 처벌과 평판이다. 실제로 상호의존에 협력하지 않는 규칙 위반자를 처벌할 수 있게 되면 매우 높은 수준의 협력이 이뤄진다. 규칙 위반에 대해 처벌이 없는 경우와 있는 경우를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하지만 처벌은 그 집행이 쉽지 않다. 처벌은 기본적으로 그걸 당하는 규칙 위반자를 해롭게 하는 행위기에게 쉽지 않다. 때문에 처벌하는 사람은 시간과 비용을 많이 들이기되고 규칙위반자에게 보복당할 우려도 생긴다. 그럼에도 처벌은 집단의 안녕에 기여하기에 제2의 공공재라 불리기도 한다. 그리고 처벌의 방관자는 제2의 무임승차자로 불린다. 이처럼 처벌은 어렵지만 인간은 처벌을 즐기는 쪽으로 심리기제가 진화했다. 인간은 친사회적 행동 및 봉사등의 활동을 할 때 보상영역이 활성화된다. 그런데 처벌할때도 같은 부위가 활성화된다. 실제 우리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사회내 다른 개인이 악영향을 끼친 악당이 처벌받으면 강한 카타르시스와 즐거움을 느낀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가 항상 높은 인기를 누리는 이유다. 이처럼 처벌은 협력을 위하여 필요하지만 부담스러우며 인간은 처벌을 즐기기에 제3자 차벌이 생겨났다. 이는 피해자가 아닌 제3자가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으로 오늘날 인간사회가 거의 실행하고 있다. 경찰이나 검찰, 교도소를 생각하면 되는데 제3자 처벌로 인해 인간은 대규모 초협력 사회를 실현할 수 있었다.

 평판은 상대에 대한 정보다. 대부분의 거래는 비동기적으로 이뤄지며 때문에 집단에서는 신뢰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 신뢰를 나타내는 지표가 개개인이 가진 평판이다. 때문에 인간은 집단에서의 협력을 위해 평판이라는 심리기제 역시 진화시켰다. 원시부족에서의 사냥에서도 평판의 중요성은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의 사냥하는 이유는 사실 평판때문이다. 원시부족의 사냥 성공률은 3%정도로 매우 낮다. 때문에 사냥은 열량의 획득때문이 아니다. 인간은 사냥물을 나누어 먹는데 사냥기술이 뛰어난 자가 주로 사냥물을 나누어 주게 되므로 그사람만 수혜를 보게 된다. 하지만 사냥엔 사냥기술이 부족한 자도 참여가 이뤄지느데 이는 이 협력을 통해 사냥을 못하는 자도 위신과 존경을 얻게 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사냥을 못하고 열량에도 도움이 안되며 나눔도 일부에게만 유리함에도 사냥이 이뤄지는 것은 이 행위에 적극 참여하는 모두의 협력도가 평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간의 평판 획득은 복잡한 면도 있다. 사람들은 대개 선행은 대놓고 떠벌리는 사람보다는 몰래 실천하는 사람을 선호하며 실제로 사람은 자신의 선행을 남들이 알아주기를 원하면서도 몰래하려는 경향을 갖고 있다. 평판을 얻으면 인간 사회에서 지위를 얻게 되어 적합도가 매우 높아지므로 당연히 그것을 갖지 못한 자들에게 질시당하고 공격 받게 된다. 때문에 인간은 남몰래 선행을 하여 공격을 회피하려는 성향을 갖는다. 

 인간은 협력하는 경향을 진화시킨 덕에 부작용도 얻었다. 바로 피해망상증이다. 피해망상은 다른 사람이 나에게 해를 입히려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다. 모든 인간은 어느 정도 피해망상 경향을 지니고 있는데 사회 생활을 하며 해로운 타인을 피하거나 무력화하는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과도한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인간이 어두운 곳이나 잘 보이지 않는 곳에 포식자나 위험한 타인이 있다고 과도하게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부정적 과다함으로 인한 착오는 약간의 피해를 입지만 이것이 실제인 경우 대가는 목숨이다. 피해망상도 이와 비슷하다. 해로운 사람에 대한 잘못된 판단은 실제로 큰 피해로 이어지기에 이에 대해 과도하게 판단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피해망상은 소외된 종교나 인종,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거나 사회관계망이 좁은 사람들에게 더욱 잘 나타난다. 

 협력의 또 다른 부정적 대가는 비합리적 믿음이다. 사실 정당한 믿음과 그렇지 않은 믿음간의 구분은 애매하다. 기준은 과학성, 합리성이라기 보다는 사회적 평가다. 그리고 이런 특정 믿음은 어떤 집단에 소속할 자격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인간은 집단에 소속되어 자신의 적합도를 높이기 위해 자신의 집단 혹은 소속 되고 싶은 집단이 고수하는 믿음에 대해 과도하게 집착하고 쉽게 받아들인다. 이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뻔한 증거가 있음에도 그러하다. 때문에 이런 믿음에 대해 인간은 확증편향, 의도적 합리화, 선택적 기억등으로 이를 비호한다. 문제는 한 집단이 갖고 있는 이런 잘못된 믿음은 결국 그 집단의 쇠퇴를 불러와 소속 개인의 적응도를 결과적으로 낮추게 된다는 점이다. 백신이 자폐증을 불러온다는 믿음, 지구가 네모난 판이라는 믿음, 코로나에 대한 여러 잘못된 믿음 등이 그러한 예다. 

 이런 잘못된 믿음에 대한 맹신과 확증편향은 최근 더욱 강화되고 있는데 이는 자본주의의 세계화로 인한 서구 및 아시아의 부유한 민주국가들의 물질적 환경의 악화와 연결되는 부분이다. 물질적 안전은 인간이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회의 모양과 크기를 근본적으로 바꾼다. 물질적 안전이 부실하면 인간의 사회관계망이 좁아지고 반대의 경우에는 넓어지게 된다. 자본주의의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로 서구 및 아시아의 부유한 국가들의 중산층은 붕괴되거나 경제적 기반을 많이 상실하게 되었는데 민주주의의 위기 및 양극화의 심화가 이것과 같이 일어났다. 즉, 물질적 기반의 상실은 자신의 집단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갖게 만들었고, 다른 집단을 공격하고 자신의 집단의 잘못된 믿음을 맹신해 여러 선진국가에서 좀처럼 등장하기 어려운 잘못된 지도자가 선출되거나 잘못된 정치적 판단을 일으키는 결과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지구온난화나 민주주의의 위기등 세계적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상황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지구 공공재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결국 지구적으로 생각하되 지역적으로 해결하자를 제시한다. 인간의 협력은 자신의 집단, 즉, 지역 수준에세 가장 효과적이니 그런 지역 수준에서 세계적 위기의 문제를 다루자는 것이다. 미국의 트럼프가 파리협약을 탈퇴했음에도 미국의 많은 시나 주들이 지자체 수준에서 이를 거부하고 그 문제를 지역 수준에서 해결해나간 것이 그런 좋은 예이다. 

 언젠가 인간의 협력 수준은 지역과, 국가를 넘어서 지구로 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협력에 대해 인간이 현재 갖고 있는 도구 만으로 그것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23-02-07 21: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닷슈 2023-02-09 11:0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별헤는밤 2023-09-15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2022년엔 다니는 직장의 규모가 커졌다. 계속 작은 곳에만 있다가 그 6배정도에 달하는 사람들과 일을 같이 하다보니 어려움이 많았다. 초반엔 적응하기가 쉽진 않았는데 그래서 첫 한 두달간은 심지어 시간이 늦게가기까지 했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학습이 충분히 되고, 생활이 패턴화하면서 주변 자극과 새로운 학습자극이 부족해 시간이 빨리 흐른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주변 환경이 급변하면 마치 어릴적처럼 시간이 다시 느려지는데 바로 그런 경험을 한 것 같다. 하여튼 그래서인지 올해 읽은 책은 85권에 불과하다. 작년 115권에 비해 무척 적어졌고, 목표인 연간 100권에도 미치지 못했다. 아쉬운 한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학책을 거의 보지 않았는데 이것도 읽은 권수의 감소에 영향을 미친 듯 하다. 반면 미래책과 과학책 교육분야의 책을 많이 보았다. 읽은 책을 분야별로 정리해보았다. 


인문철학[8권]

자유론, 지리기술제도,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후불제 민주주의, BTS와 철학하기, 무엇이 옳은가, 공정하다는 착각, 의무란 무엇인가

미래[10권]

트렌트코리아2022, 세계미래보고서2022, 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 NFT 사용 설명서, 수소경제, 메타버스시티,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사용설명서, 세계미래보고서2023, 세븐테크, 2045인공지능미래보고서

과학[17권]

생명이란 무엇인가, 암흑물질과 공룡, 열두 발자국, 모든 순간의 물리학, 엔트로피, 동물은 어떻게 슬퍼하는가?, 비만의 종말, 파란하늘 빨간지구,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애니멀 카인드,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무엇이 우주를 삼키고 있는가, 단 하나의 방정식, 탄소로운 식탁, 센스 앤 넌센스, 떨림과 울림,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문학[4권]

클레이의 다리, 소마,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관객모독

교육[22권]

로컬에듀, 포노사피엔스를 위한 진로교육, 어린 시민, 미래교육의 불편한 진실, 상처받은 아이는 외로운 어른이 된다. 트라이앵글의 심리, 우리는 청소년 시민입니다, 초등6년 글쓰기 캠프,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 2025 미래교육 대전환, 교실 속으로 간 이해중심 통합교육과정, 교사교육과정 어떻게 만들고 운영할까, 학교의 미래 전문적 학습공동체로 열다, 과정중심피드백, 디지털지능, 한발앞선 부모는 인공지능을 공부한다. 교육을 가로막는 벽, 미래의 교육을 설계한다.자폐아들과 아빠의 작은 승리, IB를 말한다. 대한민국의 시험, 꿈의 학교 헬레네 랑에

사회[5권]

생명가격표, 좌우파 사전, 언론혐오사회, 시험능력주의, 두려움 없는 조직

역사[7권]

중앙아시아사, 대한민국의 설계자들, 폭격기의 달이 뜨면, 역사의 역사, 유라시아 역사기행, 첨단*유산, 거의 모든 전쟁의 역사

경제[1권]

잠깐 애덤스미스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예술,건축[6권]

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1, 2권, 반고흐 예술의 편지1-2권, 공간혁명, 컬러의 힘

지리[4권]

지리의 힘 2, 앞으로 100년 인류의 미래를 위한 100장의 지도, 지도위의 붉은 선, 지리학이 중요하다.

경영투자[1권]

나는 대출없이 0원으로 소형아파트를 산다


다음은 올해 읽은 책 중 10권이다.

10.컬러의 말

이 책을 읽기 전 사실 색에 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공간심리학에 이어 색채심리학이 있듯 주변의 색채가 사람들의 정서와 인지에 미치는 영향을 알게 모르게 크다. 그런 것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여 준 책이기에 꼽았다. 물론 원래 색에 대해 잘 알고 관심있는 분에게 대단한 책은 아닐 것이다.



9.시험 능력주의

한국의 망국적 시험능력주의를 잘 지적한 책이다. 한국의 시험 능력주의는 정작 능력을 평가하지 않으며, 가진자가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뤄지며, 그 통과자에게 과독한 혜택을 부여해 부작용을 초래하고, 교육의 본질을 파괴한다는게 책의 골자다.



8.미래의 교육을 설계한다.

미래의 교육은 교과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지금 당장 세상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를 실천하는 방향으로 구성해야한다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교육에 대한 상당히 신선한 실천적 시각과 방향을 읽을 수 있었다. 선생님이라면 강력하게 추천한다.


7.좌우파사전

한국의 좌우파는 갈등이 매우 심하다. 좌파의 우파를 지지하면서도 그들이 무엇인지 모르는 이들이 많은데 그렇다면 이 책을 봐야할 것이다. 우파는 경제적으론 자유와 불평등을 당연시 하며 성과를 얻기 위한 공정한 게임을 강조한다. 때문엔 교육은 경쟁구도를 선호하며 법치주의를 강조하고,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고 동정하나 동등한 대상으로 보지 않으며 북한이나 성소수자 등을 부정하며 잘못된 것으로 여긴다. 반면 좌파는 협력을 강조하며 문화적 다양성과 소수자를 옹호하고 지원하며 사회적 양자를 보호하는데 주력한다. 이들은 승자와 패자가 없는 교육을 강조하며 경제적으로 분배를 옹호한다.

6.지도위의 붉은 선

지리적 요소 뿐만 아니라 문화 경제적 요소도 지리학적 관점에서 잘 풀어서 쓴 책이다. 책에선 독일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 국가를 다루고 있으며 재미나고 독특한 점은 민주주의의 위기와 기후위기 부의 집중 같은 최근의 주요 세계적 현안도 역사 지리적 관점에서 다룬 다는 점이다. 지리의 힘 같은 책을 좋아한다면 반드시 추천한다.


5.암흑물질과 공룡

공룡이 유카탄 반도에 떨어진 거대한 소행성으로 인해 멸종된 것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왜 떨어졌는지에 대해선 딱히 설명이 없는데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을 그 원인으로 찾은 것이 이 책이다. 태양계는 우리 은하의 중심을 공전하데 우주는 완전 균일하지는 않으며 우리 항성계는 때론 암흐물질이 더 많아 소행성이 몰린 오르트 구름대에 섭동이 가해지는 현상을 주기적으로 겪게 된다. 이로 인해 태양계의 중심으로 소행성대가 향하게 되고 과거에 이것은 지구의 표면을 때려 우리가 금속을 손쉽게 얻게 해주었으며 가장 최근엔 공룡의 멸종의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 책의 주장이다.


4.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

요즘 우영우가 유행하며 자폐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지만 사실 원조는 영화 레인맨이다. 그리고 우영우의 자폐인은 드라마의 전개상 어쩔수 없긴 하지만 상당히 비현실적 자폐인이다. 자폐인중 극히 일부만 갖는 서번트 신드롬을 갖는데다가 의사소통 및 공감이 거의 장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자폐인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여튼 이런 자폐의 역사를 미국에서 지난 100년간 살펴본 책이다. 최초의 자폐진단, 그리고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지원을 받기 위한 지난 수십년간의 노력이 담겨 있다.


3.생명가격표

생명은 마땅히 값으로 헤아릴 수 없으나 우린 누군가를 다치게 하거나 생명을 읽게 한 사람에 대해 보상을 치루게 해야한다. 때문에 생명을 돈으로 치는 가격표는 사실상 어느사회나 존재한다. 책은 놀랍게도 생명 자체에는 값을 매기지 않는 현실과 사회의 강자들이 약자의 생명에 대해 얼마나 가중치를 낮게 두는지를 적나라하게 지적한다. 책은 주로 미국의 사례인데 그나마 이들의 보상치는 한국보다 훨씬 높다.


2. 지리의 힘 2편

지리의 힘 1권에 이어 나온 2권이다. 1권이 주요 강대국을 다뤄다면 2권은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나라들이다. 호주, 이란, 사우디, 그리스, 에디오피아 등을 다룬다. 특히, 이란과 사우디, 그리스, 에디오피아는 모두 인접한 편이라 상당히 연관성을 갖고 읽을 수 있었다. 책은 말미에 우주를 새로운 지리의 영역으로 편입하고 다루는데 지극히 당연하며 앞서가는 조치란 생각이다. 현재까지의 전쟁과 지리는 어떻게 보면 평면이었는데 우주 시대로 인해 앞으로는 3차원이 된다. 지리의 힘은 최근 1-2권을 묶어 리커버 판이 나왔다.


1.엔트로피

우주는 엔트로피로 모든 게 설명된다. 작은 점 같은 것에 엄청난 에너지와 물질이 모여있다가 극히 약간의 요동에 펴져나갔으며 역시 매우 짧은 시간에 매우 커진 후 더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이는 물질과 에너지가 질서정연한 엔트로피가 매우 낮은 상태에서 높은 상태로의 이전으로 이것이 확률적으로 더 일어나기 쉬운 상태이다. 우주의 모든 역사는 이 진행과정이며 이것이 모두 끝나는 날이 모든 것의 끝이 된다. 인간과 우리 항성계 같이 엔트로피가 낮은 고도의 것들은 이 법칙을 위협하는 것 같으나 실상은 다른 지역의 엔트로피를 더욱 높여 법칙을 위배치 않는다. 인간은 환경을 파괴하고 에너지를 무분별하게 소비하며 지구라는 닫힌계의 엔트로피를 빠르게 높이고 있다. 이는 당연히 다른 생물체를 파괴하는 일이 되며 점점더 낮은 엔트로피를 얻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한 문명의 발달과 에너지 소비가 다른 문명의 파괴 및 우주의 파괴를 앞당기는 것이라는 견해를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