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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반생기
양주동 지음 / 최측의농간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작년(2019) 9월에 구입하여 즐겁게 읽고 나서 독후감을 이 곳 알라딘에 몇자 적으려 했는데 게으름 탓에 이제야 올린다.
좋게 말하면 순진무구 또는 치기어린 무애의 글들. 허장성세, 과장 망상에 가까운 돈키호테적 자신감으로 여러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무애의 어리광쟁이 도련님의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듯 하다.
아쉬운 것은 편역자들의 수고가 느껴지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
너무 쓸데없는 단어 설명은 종종 독해를 방해하는 수준이다. 또한 ‘안티고네’ 마이리뷰 내용과 같이 오탈자 및 주해 설명이 틀린 곳이 꽤 많은 수준이다. 주해가 틀린 곳은 그렇다 치더라도 곳곳의 단순한 오탈자는 변명의 여지없이 교정을 성실하게 하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바로잡을 곳이 너무 많아서 이걸 다 밝히기는 난감한 일이지만 지금도 이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곳이 이정도인데 앞으로 수십년 후에는 어떠할까 하는 걱정에서 되는대로 잘못된 곳을 적어보겠다.
29쪽 - “全譯을 시험에 보았으나” 부분을 각주 9번에서 ‘전체를 완전하게 번역함’이라고 어구해설을 한바, 이는 사전적 의미일뿐이고 여기에서의 문맥상 뜻은 ‘엘리엇 전집의 통독을 시도해 보았으나’의 뜻이다. 이후 문맥을 보면 알 수 있다.
35쪽 - 讀書百遍義自見(독서백편의자현)의 음을 달면서 見의 음을 현이 아닌 견으로 잘못 달고 있다. 見(현)은 본다는 뜻이 아니고 나타나다의 뜻
39쪽 - 任戌之秋七月의 음은 “임술지추칠월”임에도 ‘임수지추칠월’이라고 잘못 기재. 戍(수자리 수)와 혼동한 듯
48쪽 – 망살(忙殺)은 망쇄의 오기(매우 바쁘다는 뜻)
50쪽 – 교도자연(敎導者然)의 뜻을 각주 133에서 ‘가르침을 인도하게 된 연원’이라고 적고 있으나 이는 그런뜻이 아니고 “가르치는 자인양 하는 모습”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도 흔히 학자연한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51쪽 - ‘공명이 미스하며’ 는 ‘미소하며’의 오타
60쪽 - 讀書百遍義自見(독서백편의자현) 오류 반복
80쪽 – 중람(重覽)의 뜻을 각주 207에서 ‘무겁고 진지한 자세로 살펴봄’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이는 그런 뜻이 아니고 ‘거듭 거듭 보았다’는 뜻이다. 重은 무겁다는 뜻도 있지만 중첩(重疊)에서 알 수 있듯이 거듭이라는 뜻도 있는 것 아닌가!
90쪽 - ‘혁명’의 문학일 깃이요는 ‘~ 것이요’의 오타
95쪽 – 시학斯學은 사학의 오기
103쪽 – ‘사상기西廂記’는 서상기의 오기
113쪽 – 삼미三昧는 삼매의 오기. 미안하지만, 독서삼매(讀書三昧) 모르나?
120쪽 – 삼일주(三日酒)의 뜻을 각주 23에서 ‘담근지 사흘 만에 마실 수 있는 맑은 술’이라고 적고 있으나 이는 그런 뜻이 아니고 ‘술먹고 뻗어서 삼일만에 깨어났다’는 뜻이다. 글을 읽어보면 너무도 명백한 것을....
161쪽 - 六王畢 부분 해석을 각주 181에서 ‘전국의 여섯왕이 지나가고’라고 하였으나 畢은 여기서 亡과 같아서 망했다는 의미이다.
171쪽 – 뒷산 이름 모비산(鷺飛산)은 노비산의 오기
179쪽 – 체동(滯東)의 뜻을 조선에 체류함이라고 했으나 이는 그런 뜻이 아니고 무애가 동쪽 즉 일본에 체류하는 동안을 말하는 것이다.
184쪽 – 각주 151에서 호암의 암자는 岩이 아니라 巖이 정확하다고 말하고 있으나 岩은 巖의 俗字로 서로 통용하는바, 필자(무애)의 착오가 아니다.
196쪽 – 소본(孤本)은 고본의 오기
227쪽 – 진재(震災)의 뜻을 ‘지진으로 생긴 재해’라고 각주에서 말하고 있으나, 이는 본문에서 그런 뜻이 아니고 1923년 동경대지진을 말하는 것으로 고유명사로 사용된 것이다. 그들은 東京大震災라고 표현한다.
228쪽 - 飯疏食飮水의 음을 ‘반소식음수’라고 달고 있으나 이는 ‘반소사음수’의 오기. 여기서 食(사)는 밥이라는 뜻으로 소사(疏食)는 거친밥이라는 뜻이고 飯은 먹다라는 뜻의 동사
229쪽 – 상단의 一簞食(일단사)를 일단식으로 오기
255쪽 – 동칙손(動則損)은 동즉손의 오기. 음직이면 손해다라는 저자의 해학적 모습. 146쪽에는 동즉손이라고 제대로 기재하였음에도..... 여기선.....
268쪽 – 징소(徵召)의 뜻을 각주 127에서 병역의무자를 징집하여 복무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여기서는 그런 뜻이 아니고 문맥상 군수의 부름(소환)을 받았다는 의미이다.
319쪽 – 각주 306에서 “일심춘부견춘(盡日尋春不見春)”에서 앞에 ‘진’字 누락
322쪽 – 연형(連衡)은 연횡의 오기. (※ 소진, 장의의 합종연횡)
410쪽 – ‘총망한바 있으나’는 ‘촉망’의 오기
533쪽 – 이문(異問)의 뜻을 ‘신기한 소문’이라고 달고 있으나 이는 ‘이채로운 질문’의 잘못이다. 신기한 소문은 異聞
569쪽 – 막중한 견산(遣産)은 유산(遺産)의 오기
571쪽 - ‘遺事’를 각주 249에서 ‘예로부터 전하여 오는 사건의 자취’라고 적고 있으나 이곳에의 뜻은 ‘삼국유사’를 말하는 것이다.
같은 쪽의 ‘석(釋) 균여의’의 뜻을 각주 251에서 ‘균여가 풀어서 해석해 놓은’으로 적고 있으나 이는 잘못이다. “승려 균여”라는 뜻이다. 釋은 승려라는 뜻이 있다.
572쪽 – 시석(試釋)의 뜻을 각주 261에서 ‘검증하여 해석함’이라고 적고 있으나 이는 그런 뜻이 아니고 ‘시험삼아 해석함. 또는 해석을 시도해 봄’이라는 뜻이다. 이는 문맥으로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다.
594쪽 – 獅子搏免 亦用全力(사자박면 역용전력)이라고 쓰고 있으나 이는 “獅子搏兎 亦用全力(사자박토 역용전력 – 사자는 토기를 잡을때도 역시 전력을 다한다.)”의 오기
책은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책을 읽는 내내 킥킥 거리며 행복했다.
재판을 찍을 기회가 된다면 좀더 나은 모습을 기대해 본다.